


아, 좀 더 잘 찍어보려고 각을 잡는 사이... 스르르 꺼져버리는 카메라.
평소 배터리 충전도 해 놓지 않는 게으름땜시 결국 사진은 이것뿐이다. OTL
그래도... 가로등불빛보다 더 밝은 달빛을 봤으니 좋다.
우리집 하천 건너편에 보이는 성당의 종탑불보다도 달빛이 더 밝다.
아, 소원빌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쳤는데... 어제가 대보름이었고, 나는 소원을 빌었구나.
다른 자질구레한 소망은 다른 이들이 다 빌어줬을꺼고
(안그랬음 평소에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를 해줬겠지,라는 간큰생각을 하며 그냥 넘기련다)
나는 오로지 '세계 평화'를 위해,
몇년동안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어.
앞으로 몇번이나 더 세계평화의 소원을 빌면 이뤄질까?
어릴 적, 첫영성체때 기도하는 건 하느님이 다 들어주실꺼라는 수녀님의 말씀에 (그때만해도 무지 순진했던 나는) 일주일동안 첫영성체하고 기도할 소원을 뭐로 할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남북통일'을 기원했더랬다.
이십년의 세월이 흘러 나는 아직 북한과의 자유교류가 이뤄질꺼라는 얘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까운 사람 중 몇몇은 금강산에도 댕겨오고, 이산가족도 만나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나의 남북통일에 대한 소망은 이뤄질것이다.
그러니 믿음을 갖고 대보름때마다 소망을 달빛에 띄워보내는거야.
나의 소원은 첫째도 세계평화요, 둘째도 세계평화요, 세째도 세계의 평화일뿐이요.....
(으음~ 대외적인 선전문구도 아닌데, 왜 슬쩍 민망해지려고 하지?)
조금은 길었던 듯 했던 연휴도, 아냐 토욜은 출근했고, 일욜은 성당갔다가 애들하고 태풍피해지역 복구작업 도와준다고 갔다가 종일 지내고 와서 연휴는 삼일이었는데, 대청소하면서 하루 보냈고, 오늘은 은퇴주교님께 인사간다고 나갔다 들어왔고....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낮잠은 하루도 못 잤다. OTL
공부도 하나 안했고.. 책은 겨우 두권 읽었고. 흐음~ 조금씩만 부지런해져야지.
아, 이제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로구나. 그래도 담 주에는 조카들이 내려오니까... 기대하면서 지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