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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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예전에 다큐를 통해 봤던 코끼리의 행동이 떠올랐다. 코끼리는 자신의 죽음을 직잠하면 홀로 먼길을 떠나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코끼리들의 무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내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죽음을 감지한 코끼리가 스스로 찾아간 그들의 무덤이 아니라 상아밀수를 위해 코끼리를 대량살상하고 쌓아놓은 것이 그들의 무덤이 되었고 그곳을 코끼리가 찾아갔다...

이 모든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전혀 쌩뚱맞은 상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끼리들은 공동 생활을 하고 새끼를 보호할 줄 알며 학습이 가능하여 후대에 이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애도를 하기도 한다. 가족 코끼리가 죽으면 며칠간의 애도기간을 갖기도 하고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가족코끼리에게 애도의 시간을 준 후 같이 떠나기를 재촉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열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이라는 부제를 읽으면서도 이 책은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는데 코끼리만이 아니라 여러 동물들의 습성을 '의례'에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인사, 집단, 구애, 소리 등의 의례는 익히 알고 있는 익숙한 내용들이지만 동물들도 무언의 몸짓을 통해 소통하고 놀이도 하고 애도를 하기도 한다는 것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동물들 역시 자연의 순환과 순리를 통해 회복을 하고 여행을 통해 새로우과 활기를 찾는다는 것은 놀랍다. 물론 동물들이 여행의 개념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먹이와 물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겠지만, 계절의 변화에 따라 순환되는 생활의 리듬이겠지만, 새로운 가족이 형성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에 관점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보다는 의례를 통해 인간의 의례와 비유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을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읽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이 이야기의 마무리단계에서는 지구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동물들이 마음껏 다니던 생태계환경이 파괴되고 아프리카는 동물의 이동경로를 막는 시멘트와 철조망 벽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 모든 것은 동물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린시절부터 인간에게 키워진 - 물론 연구를 위한 것일테고 - 오랑우탄이 수화로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나 커가면서 연구소를 떠나 동물원에 갇혀지내게 되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고 자신을 꺼내줄 수 없다는 린 마일스 박사에게 몰래 문을 열어 구해주고 모른척하면 되지 않냐는 수화를 보냈다는 것은 정말 놀라지 않을수없었다. 자신을 오랑우탄들과는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동물원의 오랑우탄이 아플 때 수의사를 찾아 돌봐주게 했다는 것은 대단해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아픈 이야기이기도하다. 인간에게만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도 수많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야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자존감을 바탕으로 의례를 행한다. 마음을 다해 서로 인사하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힘을 얻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구애한다.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큰소리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손을 맞잡은 채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본다. 우스꽝스러운 놀이를 하고,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기리고, 우리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진다. 자연은 야생 의례에 다시 참여하는 길로 우리를 이끌어 더 풍요롭고 보람찬 삶을 살도록 돕는다."(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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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3-01-29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특이한 주제의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