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낯가림이 심하구나,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사진을 찍을 때도.
학원에서도 뚱..한 표정으로 사람들과 말도 잘 안했었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같은 수업을 받은지 다섯달정도 되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친하게 얘기도 하고 웃으며 인사도 하고 했었지만 나는 모자 눌러쓰고 귀에 이어폰 꽂아서 교실에 들어갔다가 수업 끝나면 휭- 다시 모자 눌러쓰고 이어폰 꽂으면서 서둘러 나와버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수업시간에 이십여분간을 옆짝과 그날의 주제에 대해 떠들어대야 하니 얌전히 있을수가 없다. 뭐... 나와 코드가 안맞는 사람하고는 여전히 썰렁하고 어색하게 지나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몇몇은 수업 기다리는 시간에 밖에 앉아서 이런저런 잡담도 하게 되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봐.
그래도 한번 친하게 되면.... 마구마구 좋아지잖아. 그지? 내 장점,이라고 생각하자.
이런 발전적인 얘기를 쓰려고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머 어떤가. 좋은게 좋은거지.
사실, 난 상대방이 내게 갖는 실망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오늘 출근하면서 잠시 그 생각에 빠져들었는데. 음.. 그니까. 왜 난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까지 두려움을 갖고 있는거지? 내가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이 그렇게 큰가? 과거의 상처가 여전히 나를 쑤셔대고 있는거야? 솔직히... 더 좋은 일이 많았잖아. 여전히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주고, 좋은 녀석으로 기억해주고 있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내가 신경 쓸 이유가 있는지.
아침부터 뭔 말인가.
역시... 사무실에 앉아서는 정리가 안되잖아!
아, 일해야지. 뭐야아~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