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브라운은 히틀러의 파킨슨병을 눈치 챘을까?" -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흥미진진하게 읽힌다는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는 이미 며칠전에 책을 받았다. 세계사를 바꾼.. 이 시리즈는 편차가 좀 있기는 한데 이 이야기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관심이 가는 책은 커피이야기와 살림비용. "조명을 더 가져오라고 하세요. 내 딸이 어둠속에서 책을 읽고 있잖아요." - 살림 비용은 자전적 에세이로 이혼한 50대 여성인 작가가 '나'로 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여성에게 가해지고 있는 다층적 억압을 섬세하게 파헤치는 작업이기도 하다,니.
[시간의 압력]은 중국의 대표적 소설가인 샤리쥔이 굴원과 조조, 상앙과 하완순 등 역사적 인물을 소개한 산문. 소설이 아님에도 루쉰문학상, 종신문학상, 린위탕산문상 등을 석권. 물이 줄어 잠겨있던 바위가 드러나듯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추적했다고 평가받는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미국문단에서 활동하는 저자는 대학논문을 작성하다 위안부 역사를 접하게 된다. 이후 전쟁범죄 피해자와 여전히 비슷한 폭력에 고통받는 모든 여성의 아픔을 시로 공유. 책임, 증언, 고백, 그 이후로 묶인 35편의 시는 고통에 공명하고 연대하길 촉구한다.
[[작고거대한 것들의 과학] 생명은 세포를 레고 블록을 쌓듯이 늘려가면서 진화했다. 식물이나 동물의 세포 속에서 벌어지는 생물학적 과정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하다. 저자는 원소부터 기후위기같이 너무 작거나 커서 인간의 감각이 놓치는 존재를 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삶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류세] 전염병과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이다. 인간이 만든 온갖 이기와 기술이 지구를 망친 대가이다. 그 흔적이 지층에 남을 곳이 '인류세'이다. 제작진이 목격한 세계 곳곳의 생생한 현장과 분량상 담지 못했던 과학적인 내용. 촬영 뒷이야기를 담았다.
[도미니언] 기독교는 세계사가 배출한, 가장 강력한 패권적 문화체제다.
역사책을 좋아하지만 연구자들이 쓴 책은 너무 딱딱하고 저술가들이 쓴 책은 재미만 추구해 믿을 수 없다면 완벽한 대안이 있다. 톰 홀랜드. 그는 역사학의 엄정함과 가슴 뛰는 스토리텔링의 균형점을 잡아내는 마법사다. 로마사, 페르시아사, 초기 이슬람의 역사 등 고대 지중해, 근동 세계를 주로 다뤄온 그가 이번에는 시공간의 폭을 크게 넓혔다. 도미니언은 기독교가 어떻게 서구 사회의 세계관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그 결과로 세계가 어떻게 변화햇는지, 또 세계와 만나면서 기독교 그 자체는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다룬다. 교회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은 늘 부침과 진화를 겪어왔다.
[아무튼, 언니]
중앙경찰학교에서 알게 된 언니들은 나의 조력자이자 구원자가 되었다. 저자 원도는 본인을 한마리의 가자미,라고 소개한다. 바다 아래 납작하게 엎드려 있지만 그곳이 바닥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책 살아갔다. 사람들은 원도를 볼 때 원도 자신보다는 장애를 가진 그의 오빠를 떠올렸다. 그의 삶은 오빠를 보살피는 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스물세 살에 경찰이라는 조직에 입직한 뒤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남성비율이 90% 가까이 되는 조직에서 한 줌의 여성들은 서로의 애환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더 나아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언니들ㅇ든 아픈 오빠를 둔 동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 데이터가 누락되어서 생긴 커다란 구멍이 하나 있다.
여자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다. 여자가 세계 무급 돌봄노동ㅇ의 75%를 담당한다는 사실이 이에 영향을 미친다. 여자의 이동 패턴엔 출근길에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기, 퇴근길 장보기 등이 포함된다. 여성이 ㅣ왜 더 냉방에 취약하고 스마트폰을 자주 떨구는지 그 답이 들어있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속지마. 죽음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야. 30여년간 의사로 살며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저자는 준비 없이 맞이하는 죽음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 지켜봤다. 자본주의 사횡서 죽음은 병원으로 외주화되었다. 현대 의료기술이 발달할수록 죽음에대한 정의마저 모호해지고 있다. 병원의 죽음 비즈니스에 속지 않고 원하는 방식으로 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예스 민즈 예스] 예스라고 말하는 행위가 성적 동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 싫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섹스를 원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부의사를 존중하는 노 민즈 노,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형사 절차에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왜 거부하지 않았는지 몯지않고 가해자에게 상대의 명시적ㅇ딘 동의를 받았는지 묻는다.
[동물기계] 이 책이 처음 출판된건 1964년. 75년 동물해방을 쓴 철학자 피터 싱어도 동물기계로부터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할 만큼 이 책은 동물복지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저자 루스 해리슨이 동물운동 단체의 전단지 한 장을 복 자극을 받아 이 책을 쓴 지 벌써 반세기가 넘었지만 공장식 축산 방식은 여전하다. 당시 흑백사진에 담긴 농장 내부 풍경은 낯설지 않다.
이전 주간지를 그냥 보지도 않고 폐기하기에는 슬쩍 양심에 찔려 신간정도만 보고 폐기를 하는데 문득 '산부인과에 가는 걸 두려워 마세요'라는 글이 눈에 띈다.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불쑥 들어온 내시경. 옳지 착하다,라는 말이 마취와 재검까지 받는 동안 소화되지 않았다면서 콧구멍에 비경을 넣는 거나 질에 질경을 넣는거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인데 왜 여성들은 산부인과 검사를 싫어할까. 예고 없이 쑥 들어오거나 힘배라고 윽박지르는 식의 열등한 존재 취급이 싫은거구나...라니.
"당신의 외음과 엉덩이가 의사의 눈앞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다리가 오므려지고 기어 올라가고 싶지만,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 의사는 그곳을 보라고 월급을 받는 사람이다."
최소한 요즘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모두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본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초음파검진을 한다고 들었다. 나의 경우 산부인과를 찾아갔을 때 간호사가 성경험 여부를 물어보고 항문을 통해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 얘기를 해 줬는데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산부인과에 처음 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묻는 것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성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기보다는 자궁내막암 검사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데도 모두 자궁경부암 검사만 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궁내막암 수술을 받고 이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때도 초음파검사는 생략한다고 들었다. 실질적으로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으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고 하지만 성행위가 없는 경우라면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들었다. 대신 정기적인 시티검사는 받는다.
좀 아이러니한것은 산부인과 가는 것이 편하지 않지만, 어렸을 적에 수간호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특별히 여자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내시경으로 마구 헤집어놓는 느낌에 무진장 아팠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 남자 의사에게 진료받을때는 오히려 - 내가 너무 겁을 먹어서 그랫을까? 아무튼 아프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내시경을 움직이며 자궁내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던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환자들에게 의사들의 진료는. 어느 부분까지가 인권의 존중인지. 애매모호할때가 있다는 것이 참.
[생리의 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만드는 것보다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다.
매장에서 생리대를 구매할 때마다 검은색 비닐봉지를 얻는다. 생리대 말고도 탐폰, 생리컵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안지 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류의 절반이 한달에 한번씩 피를 흘리는데 이토록 생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1998년 월경권 운동가인 저자는 안전하고 당당하게 피 흘릴 권리를 위해 비정부기구 피리어드 PERIOD를 만들었다. 생리에 대한 낙인을 걷고 생리 경험을 터놓기 시작하자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저소득층 학생, 노숙인, 재소자들이 겪는 '생리빈곤'의 문제는 국가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이슈였다. 책은 생리에 대한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