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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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님의 신간소식이 들려 책을 찾아봤다. 멜랑콜리 해피엔딩, 멜랑콜리한 제목이 이상해 봤더니 많은 작가님들의 단편이 담겨있는 단편집이다. 그런데 이 조합은 뭐지?

다시 보니 박완서 선생님의 8주기 추모를 하며 이렇게 많은 한국작가들이 그녀의 문학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쓴 단편을 모아놓은 것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아주 오래전에 읽었는데 선생님의 글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스러웠지만 이내 마음을 정하고 이 책을 펼쳤다. 박완서 선생님이 쓰신 작품들은 솔직히 말해서 강한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잔잔하게 일상을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것 자체가 대단함으로 느껴진다. 역사의 굴곡을 그려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시간을 살아낸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자체가 귀한 것이 아닐까.

 

그 모든 것을 생각해본다면 여러 작가들이 그려낸 우리의 일상과 현실은 정말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느껴진다. 솔직히 모든 작품을 다 기억할수는 없지만 설 명절을 맞아 처음으로 펼쳤던 한창훈 작가의 '고향'은 자꾸만 곱씹게 된다. 서정적인 제목과 달리 고향을 찾은 부부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로 시작해서 여수순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역사로 끝을 맺는 것은 내가 느꼈던 박완서 선생님의 글에 대한 느낌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싶어 더 기억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소설이 고플때마다 딱 한편씩 야금야금 먹는 재미를 느껴야하는데, 단편이 주는 강한 여운을 느낄새도 없이 마구 읽어대서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이제부터 다시 하나씩 꺼내 읽는 재미를 느껴봐야겠다.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읽는 것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선생님의 작품을 읽은 작가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쓴 짧은 단편을 읽는 재미와 의미가 커 이 책을 먼저 집어든것이 나름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가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해 우리의 역사나 정서를 잘 모르는 조카에게 한국 작가의 글이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곤 하는데 백가흠 작가의 '나는 오마르입니다'에서 말하는 소통과 지극히 현실적인 삶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느끼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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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9-02-0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