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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3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모방범'을 읽었다.
도대체가 추리소설이라는 것은 범인을 찾는 묘미로 읽는 것이며, 그 궁금증으로 인해 밤을 세워서라도 읽게 되는 것인데 어째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이놈의 범인을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눈에 불을 켜고 읽게 되는것일까.
어쨌거나 나는 모방범을 읽었다. 이제는 '모방범'이 왜 모방범인지 알고 있다. 그걸 얘기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지는 않지만, 내 입은 약간 늦은 한밤중에 방금 읽은 책에 대해 마구 떠들어대고 싶어 근질거리고 있다. 미야베 미유키 책의 진득한 묘미는 그저 사건을 따라 흘러가는 이야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둘러싼 모든 것의 재구성에 있고 통찰과 성찰에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모방범을 다 읽고, 독후감 정도도 쓰지 못하겠다. 한밤중에 컴을 마주하고 앉아서 그저 걱정인 것은 모방범을 읽고 난 후 도대체 어떤 책을 읽지? 라는 것이다. 엄청난 책을 읽고 난 후의 후유증은 이렇듯 좋으면서도 두려운 것이다.
모방범이 그렇게 좋은가? 라고 묻지 마시라. 책이 어떻다, 라는 말이 필요없이 그저 엄지손가락을 번쩍 쳐들 수 있는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느낌일 것이다. '대단한 책이야'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