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 뇌를 누비는 2.1초 동안의 파란만장한 여행
마크 험프리스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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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이름도 개념도 생소한 계산신경과학과의 석좌 교수라고 한다. 계산 및 통계 모델을 사용해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시스템 신경과학자라고 한다. 계산신경과학도 시스템 신경과학도 참 생소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본서는 그런 생소한 분야의 과학자가 저술한 책이라 그런지 뇌과학 분야 책 중에서도 생소한 스파이크를 다루고 있다. 시냅스를 가로지르는 미세전기 전달을 다루는 저작은 이 책 외에는 본 적이 없어서 더욱 끌렸고, 무엇보다 내가 이 책에 끌린 이유는 운기나 주천 또는 꾼달리니 샥티라고 불리는 에너지 운행을 근간으로 하는 수행을 사랑하다 보니 신경계와 뇌에서의 전기 전달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척수와 뇌에서의 전기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수행법을 따르다 보니 [우리 몸은 전기다]라던가 본서 [스파이크] 같은 분야는 유난히 관심이 가는 저작이다. 14살 때부터 수행을 하다 보니 그 시절에 [생명과 전기]도 읽어보았으나 그 책은 독서를 중도에 포기하게도 되었었다. 어떻든 생체 전기와 뇌 내 스파이크는 선도(단학)나 쿤달리니 요가 또는 탄트라 요가 수행자라면 누구라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관심 분야라 해도 독서하는 중에 전문적인 대목에서는 흥미를 지속하기 쉽지 않기도 한데 그렇다 보니 이 리뷰에서는 유독 흥미로웠던 몇 가지만 언급하려 한다.

 

그건 암흑뉴런과 시냅스 실패 이 두 가지이다. 암흑뉴런은 활동을 하지 않는 뉴런을 말한다. 혈혈단신이면서 고립무원인 지경의 뉴런들을 말하는데 아무런 스파이크 활동을 주고받지 않는 1형과 스파이크를 보내지만 다른 뉴런들이 반응하지 않는 2형으로 나뉜다. 마치 정크 DNA처럼 그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뉴런들인데 정크 DNA처럼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존재 이유가 궁금한 게 사실이다. 암흑뉴런 2형은 스파이크를 보내는데도 왜 다른 뉴런은 반응하지 않을까? 이게 무의식의 작용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1형의 경우는 더욱 의문과 여러 상념이 오가게 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라는 과학 저작에서는 물질세계에서 A에서 B로 운동을 파악하는 것과 B에서 A로 역행하는 운동을 똑같이 정리한다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하는 예가 등장한다. 물리학적으로 시간을 배제하거나 역으로 정리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우주가 팽창하면 다시 수축한다고 본다면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가지만 언제가 미래에서 과거로 역행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책 저자의 말이다. 그 외에도 시간의 역행을 주장하는 과학적 가설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 이렇다. 이 가설들을 굳이 기술한 건 그 책을 읽으며 시간이 역행할 수도 있다면, [자유의지는 없다]라는 책을 집필한 어느 과학자의 주장처럼 우리가 상황이 일어나기 몇 초 전에 이미 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란 걸 인정한다면, 과연 우리는 이미 정해져 있는 시공간적 여정을 단지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과학적 가설들과 또 [자유의지는 없다]에서의 과학적 발견을 인정한다면 우리의 뇌는 과거부터 미래까지 미래부터 과거까지의 모든 순간을 현재에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우리가 기시감이니 미시감이니 부르는 것들도 우리의 뇌가 현재에 미래의 정보들을 인식하는 걸 제한하는 기능을 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하는 의문 말이다. 미래를 인식하는 걸 제한하는 기능이 통제를 완전히 잃었을 때 우리는 예지라던가 예언을 하게 되고, 그 통제력이 어느 정도 상실되었을 때는 기시감을 느끼고, 무척이나 과하게 기능할 때는 미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념 말이다.

 

더한층 상상을 더해 보자면 우리의 뇌나 심장에 영혼이 있다는 고대인들의 신념과는 다르게 우리의 본체는 상위 차원이랄까 현재의 시공간 밖에 있으며 우리의 뇌는 그 본체와 교신하면서 기능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다. 우리세계 외부의 우리의 실체는 이미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알면서 우리세계에서 아바타를 통해 연기하고 있으며 우리의 몸이 우리의 실체와 교신하는 작용을 하도록 기능하는 게 우리 뇌의 실체는 아닌가 하고 말이다. 암흑뉴런의 기능은 우리세계 밖의 실체와 교신하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는 말이다. 이런 의문이랄까 가설은 아직 연구 대상이 되기에는 과학자들의 보수성이 깊을 것이라 생각된다.

 

시냅스 실패의 경우는 뉴런 간에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나의 뉴런이 7500개의 시냅스를 가질 수도 있다는 데 이렇게 다른 뉴런과의 연결고리가 많아질수록 시냅스에서 스파이크 전달이 실패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한다. 7500개의 시냅스의 경우 실패 확률은 75%에 이른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적절해 보이는 시냅스 실패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시냅스 실패가 실패이기만 하다면 이렇게 다중 연결해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예를 들면서 하는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시냅스 실패의 이유가 납득이 갔다. 파킨슨병은 스파이크의 전달이 지나치게 효과적이라 근 긴장이 극대화되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 미세 전선을 이용해 미세전류를 흘려서 시냅스의 스파이크 전달을 교란시켜 주면 증세가 완화된다고 한다. 이를 보며 과거에 있었다는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전기충격 치료가 원리상으로는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생각되었다. 다만 과거에는 전압의 세기를 높이면 치료되는 것으로 오해했으나 현대에는 미세전기를 빈발하게 시냅스 교란의 목적으로 이용하면 치료되는 정신과적 이상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간질이나 망상 또 환각 같은 경우 미세전류을 빈발하게 주입하면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에 대해서도 정신의학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연구가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로서는 본서의 전문적인 내용들 중 이렇게가 가장 인상 깊었다. 뇌의 활동은 미래를 만든다기보다 예측하는 작용을 한다는 대목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저작들에서도 들은 바 있는 내용이라 이 부분에 대한 서술은 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책이 말해주는 내용으로 나름의 상념을 전개해 보는 것도 독서의 재미 가운데 하나인데 본서를 통해서는 이런 상념들을 해 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흥미가 없으신 분에게는 별 감흥이 없을 것도 같지만 생체 전기나 뇌의 전기적 작용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감상이 깊어질 만한 책이다. 선택하시는 분들은 즐겁고 유익한 독서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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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안다는 착각 - 전 세계를 지배하는 진짜 힘의 실체는 무엇인가
김봉중 지음 / 빅피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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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의 강연으로 유명해지고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학에서 미국사를 가르치는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남다르게 평가되는 김봉중 교수의 신작이다. 이분 저서로는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를 읽어보기는 했다. 본서 [미국을 안다는 착각]전 세계를 지배하는 진짜 힘의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부제 또한 매력적이라 선뜻 눈길이 갔다. 미국인들 시각으로는 미국사를 가르치는 이국의 남자일 이분의 독특함이 더욱 남다른 관점으로 미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미국인이 간과할 수도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본서는 5장의 구성으로 POLITICS, ECONOMY, REGION, SOCIETY, CULTURE의 분야로 나뉘어 서술된다. POLITIC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시 이어진 연방과 주 정부간의 소송전을 다루며 미국 정부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총득표수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에서 밀려 선거에서 질 수도 있는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나, 선거를 좌우하는 미국의 중도층을 다루고 있기도 하며, 트럼프의 간격을 둔 재출마가 미국사에서 갖는 의미를 짚기도 한다. 먼로 독트린을 훼손하면서도 테러국가에 대응한 미국의 외교원칙 변화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미국의 군사력을 다른 강대국들과 간결하게 비교한 대목도 있다. ECONOMY에서는 미국 독립시기 월가가 형성된 이야기로 시작해 달러의 위상과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으로 미국의 기업과 경제가 자국 이익 추구의 형세를 갖춘 것을 짚기도 한다. REGION에서는 13개에서 50개 주로 확장하며 영토확장에 얽힌 타국과의 역사 그리고 미국인들의 의식 변화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원주민 정책으로 문명과 야만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미국의 실상을 짚어보기도 한다. SOCIETY에서는 총기 규제가 어렵고 그 현안으로 갈등을 반복하는 미국의 문화가 역사적으로 깊은 의미로 인한 갈등임을 보여주고 있다. 인종갈등 무엇보다 흑백갈등은 현재의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는 미국에서 아직까지 이어지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한데 짧지만 흑백갈등의 양상이 어떠한지 언급하고 있기도 하며, 역사적으로 중국인 차별과 함께 시작된 반이민 정서를 담론하기도 한다. 동성 결혼 합법화 문제를 논하며 미국의 정치적인 추구와 지역 간 문화적인 차이를 논하기도 한다. CULTURE에서는 미식축구와 야구의 기원과 미국인들의 열광을 번갈아 보여주기도 하고 스포츠를 통해 다민족들을 미국인이라는 일체감을 갖게 하려 노력해온 역사적 노력을 언급하기도 한다. 미국의 학력 인정과정과 대입 과정을 언급하며 그 속에서 아시아 학생들의 탁월한 성적 때문에 성적 기준이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에게 차별적으로 주어지며 그것이 아시아인 입학세로 불리는 현실과 이런 불평등이 오히려 대입 과정에서의 평등과 공정을 위해서라고 인식되고 있음을 짚고 있기도 하다. 할리우드가 플랫폼화되는 과정과 미국의 패스트푸드가 기업화되고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위상과 문화가 더 높아지고 보편화된 것을 언급하기도 한다.

 

본서는 미국에 대해 인류사적인 관점에서도 두루 깊이 언급하고 있는 저작으로 역사라는 규정을 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사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회적인 여러 대목을 깊이 다루고 있다. 애초에 김봉중 교수만의 특별한 시각과 시야를 기대하는 마음이 완전히 충족되는 책이라기에는 다소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역사와 정치, 경제. 지역과 사회, 문화라는 축들을 씨줄과 날줄을 얽듯이 엮으며 다채로운 영역에서 미국에 대한 궁금증을 충족시키는 책이다.

 

미국을 알고 싶은데 미국사 책을 읽기에는 무겁고 건조하고 분량이 부담된다는 분들에게 이 책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보듯 미국도 여느 나라처럼 산재한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고 이 책은 그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다수의 국가들이 띠고 있는 문제들을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그 해결책이 제시될 수도 있지 않을까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또 타국가의 문제를 논하면서 우리가 안은 문제를 직시할 수도 있겠기에 이런 책들은 많은 분들이 상식으로 많이 읽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미국을안다는착각 #김봉중 #빅피시 #미국사 #미국정치 #미국경제 #미국지역 #미국사회 #미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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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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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대중적 학자로 자리매김한 마이클 샌델 씨의 저작이다. 출간 초기에는 이렇게 광고했겠지만 현재는 [공정하다는 착각] 역시 저자의 대표저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책이다. 다만 나로서는 두 저작 다 유명세는 알았으나 생소했고 이 책의 초중반까지 읽으면서는 이 저서에 몰입되지 않았다. 중반에 이르고 후반까지 독서를 진행하고서야 저자의 이야기가 주목되는 바가 있었다. 초중반까지는 몰입되지 않은 데 대하여 많은 분이 번역에서 문제를 찾기도 하던데 나로서는 정치철학적 접근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철학적 논지의 전개는 사실 대중이 몰입하기에는 거리감이 있지 않을까 싶고 중후반부터는 실제 와닿는 현실과의 접점들이 이어지기에 쉽게 몰입되지 않은 것인가 싶다.

 

성공의 척도가 부의 축적이 된 마당에 공정을 논의한다는 건 필요한 관점이면서도 괴리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저자도 언급한 도박장 업주나 마약상으로서 부를 축적한다고 해도 현재는 (법적 문제를 배제한다면) 나도 그렇게 부자가 되겠다는 이들이 많을 사회이기도 하지 않은가? 정당함, 정의, 공정보다는 성공이 목적이 되고 이 성공이란 것은 이제 돈이라는 권력의 변이에 집중되고 있다. 여기서부터 공정은 먼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저작의 시작에 미국의 입시비리를 다루고 있는데 한국은 조국이란 사람과 그 자녀의 불법을 통해 이미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된 사안이다. 그리고 결론은 조국의 국회 입성으로 보여지고 있다. 성취의 과정이 비리여도 상관없는 사회가 되어버렸고 이재명은 아마도 대통령이 되고 말 것이다. 정의, 공정, 도덕 따위를 문제 삼더라도 콧방귀도 안 뀌는 시대가 되었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하고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서양 격언이 어떤 수단이든 다 된다로 대중을 호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정의나 공정을 논하는 저작은 필요하기도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본서는 능력주의, 학력주의, 성공주의 등을 비판하는 저작이다. 이 책이 문제 삼는 부분들이 주목되기는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문제해결은 사실 문제 해결로 보이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대입에서 수험생이 갈 대학 결정을 제비뽑기로 하자는 대목에서 빵터질 지경이었다. 이런 대안이 실천되자면 이미 대학 입학을 하려는 사람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사회가 된 이후일 것이다.

 

저자의 문제 제기들은 좋았다. 부의 불평등과 같이 엘리트 계층도 세습되고 있으며 학습에 있어서도 이미 출발선이 다르다는 지적이 그렇다. SAT에서도 부유층과 특권층의 자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라는 것, 역사 이래 최고의 대학들 출신 부모의 자녀가 그 대학의 입학이 거절된 사례가 없다는 것, 엘리트 계층의 자녀들은 이미 학업에 몰입하기 충분한 배경이 되는 환경으로 출발선이 다름을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회의 성공 공식은 자신의 성공은 그럴만해서 그런 것이고 타인의 실패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는 등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출발선에서는 평등과 공정이 주어져야 하지만 대부분 이걸 간과하게 만드는 사회적 밈에 취해있다는 식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던 것은 사회가 고학력자와 저학력자의 갈등 구조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각국의 정당 지지율, 정치인 지지율은 명확히 학력에 따른 편차를 보이는데 미국에서 저학력층이 트럼프를 지지해 당선시켰듯 코로나 시기부터 각국의 정당 지지도는 저학력층이 지지하는 정당의 득세가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마이클 영이라는 분의 미래예측으로는 2034년 즈음 저학력자 계층의 사회 주도권 전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는 데 이미 코로나 시기부터 이런 양상이라고 한다.

 

저학력층의 사회전복을 우려할 만도 한 게 이미 노동자 계층의 평균 연봉과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 격차가 300배가 된 것이 2014년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에드워드 로이스의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라는 저작에서는 평사원들 평균 연봉과 CEO 계층 평균 연봉의 격차를 364배인가로 지적한다. 이 말은 CEO1년 버는 금액을 노동자나 평사원 계층이 벌자고 하면 360년이 넘게 걸린다는 말이다. 이쯤이면 사회전복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의아한 지경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국가의 국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자신의 능력이 없는 데서 찾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그 대다수는 깨달을 것이다. 자신이 아닌 사회적 밈과 가치체계가 문제란 것을 말이다.

 

유재석의 수입과 소방 공무원이나 경찰 공무원의 수입의 격차가 이렇게 나야 하는 사회에서는 사람의 성공이 그가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느냐에 달렸다는 이 시대의 신화 같은 공식에 과연 합치되는가 하는 의문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며 능력주의의 이점을 보던 사람들과 그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일어서는 순간이 곧 올 거라고 예측된다. AI가 대다수의 생업의 기회를 박탈하는 순간이 다가오면서 말이다.

 

능력주의는 사회의 색깔을 지정했고 사회의 분열을 주도했다. 그리고 사회의 갈등은 능력주의를 통해 폭발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의 저작에서도 저자의 지지 정당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서술은 하고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포퓰리즘을 앞세워 득세했다고 하는데 그들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도 성공적인 포퓰리즘이다. 저자도 그걸 알만한 사람이지만 저자 역시 한 측으로 기울어있기는 매한가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능력주의의 폐해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는 바이겠지만 이것을 혁신하기는 쉽지 않도록 사회 깊숙이 그리고 개인의 무의식 깊숙이 아로새겨진 밈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각하는 데서부터 문제해결의 여지가 있을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 본서와 같은 저작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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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스킬 - 명쾌하게 생각하고 정리하고 말하는 법, 개정판
복주환 지음 / 천그루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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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맵, 로직트리, 만다라트, (A4용지를 5번 접으면 나오는 32분할) 원페이지 정리법 등을 활용해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을 담고 있다. 활용도가 높고 간단한 실천법들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주로 하는 분이라 그런지 업무에서의 활용을 주로 예로 들고 있다. 실천하기 쉬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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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전쟁 - 세계경제를 뒤흔든 달러의 설계자들과 미국의 시나리오
살레하 모신 지음, 서정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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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제 감상을 담은 리뷰입니다

 

물론 관심이 있는 책은 검색부터 해보시겠지만 그래도 저자에 대해 짧게 언급하자면 저자 살레하 모신은 미국 재무부를 담당한 기자 출신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재무부 장관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을 것이고 본서를 집필하기 위해 각 전문가들과의 접촉도 용이했을 것이다. 텍스트의 근거가 뇌피셜일 가능성이 적으므로 또 해석보다는 사실관계 전달에 더 비중이 있는 책이므로 미국의 역사와 함께 달러의 역할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고 하겠다.

 

저술의 차례가 거의 연대기식이기는 하지만 중요 시기가 언급되는 부분도 있다. 원제는 [Paper soldiers]인데 [달러 전쟁]이라는 한국어 제목도 나쁘지 않겠지만 원제가 더 인사이트가 느껴지며 달러가 역할을 해온 과정이 어떠했는지 피부에 와닿기는 한다. 번역 없이 영어 제목 그대로 출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어쨌든 그린 백의 사용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의 파란과 곡절이 달러와 또 미국 재무부와 어떻게 관계되어있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주는 책으로서 남다른 저작이 아닌가 싶다. 다른 책들은 미 연방제도이사회(연방은행, FRB)FRB 의장의 역할을 주로 서술한데 비해 본서는 미 재무부 장관의 역할을 중요히 서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장관의 강달러 발언과 약달러 발언이 국제경제와 국제 정치에서 어떻게 파급을 주는지로 시작하는 본서는 미국이 기침을 하며 모든 나라가 들썩인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걸 미국인들 자신부터 짙게 인식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911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군사적인 입장에서만 취해지는 것이 아니고 테러 자금의 차단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와 푸틴의 자금에 대한 제재 등 다방면으로 취해지는 제재 등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세계비자금에 대한 대응과 세계금융위기에서 재무부의 결정과 정책이 역할하는 과정도 그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과 트럼프 대통령 시절 재무부와 대통령의 정책상의 충돌이 어떠했는지도 간략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모두 당시 뉴스들에서 알 수 있는 사안이기도 했지만 본서와 같이 하나의 저작으로 다시 본다는 자체도 의미가 작지 않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국익과 세계무역의 안정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취하는 노선이 각 정부마다 달랐으며 앞으로도 다를 것임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에 번역되는 대부분에 미국의 정치, 경제, 외교에 관한 책들 대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는데 그가 자신의 장관들과 협력자들을 손쉽게 해고하며 쓰고 버리는 과정도 그려지고 있어 그렇게 트럼프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 정도는 알 수 있는 듯했다.

 

본서에 대한 소개와 색깔을 안내하는 데는 이 책의 출판사 리뷰가 가장 바람직한 선택지일 것 같고 나로서는 책 전반의 인상을 남겨야 할 것 같은데 무엇보다 브레턴우즈 회의부터 그 중요성이 정점을 찍게 된 달러가 이제까지 어떠한 굴곡을 거쳤으며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재무부 장관과 함께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테러와의 전쟁과 세계 테러에 대한 대응 그리고 세계금융위기부터 달러에 대한 도전인 패트로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 재무부가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떤 부분은 이미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본서의 저자 살레하 모신을 통해 알게 된 디테일한 부분도 다소 있다.

 

본서는 경제서로 분류하기보다 일반상식 책으로 분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상식의 수준을 어렵지 않게 높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술 전반이 쉬우면서 대부분 상식으로 아는 내용에 간혹 디테일이 주어질 때 소설 읽는듯한 재미가 있다. 경제 전문 용어는 최대한 자제되고 있고 달러라는 하나의 개념을 통해 역사의 한 면을 재미나고 맥락있게 서술하고 있다. 공부하며 읽겠다는 책이라기보다 재미로 다가서는 경제 역사서랄 수 있을 책이다. 부담없이 다가서는 상식을 위한 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한 번쯤 독서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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