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의 역습 - 빈부, 세대, 지역, 이념을 통해 새로 그리는 유권자 지도, 개정증보판
이현우 외 지음 / 책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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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5년 단위로 세대를 구분짓고 세대별 뚜렷한 정치정향과 주목하는 이슈를 설명하면서 부터 본서는 전개된다. 이후 계층과 지역 간의 정치정향을 돌아보기도 한다. 보수와 진보가 경제정책에 따라 나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와 달리 한국은 미국에 대한 태도와 북한에 대한 대응 방식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결정된다고 하니 (물론 젊은층 부터 이러한 경향이 미국과 유럽과 닮아 간다고는 하지만) 노령인구가 많을 빈곤층에서 되려 보수적인 정치정향을 나타내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버리고 말았다.


동일한 세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각 세대가 유사한 세계관을 갖을 수는 없음을 깨우치는듯 했다. 그리고 안보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어왔음을 돌아보면서 빈곤층이 18대 대선에서 보수적 성향을 버리지 않으면서 복지에 대한 기대를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갖도록 대선공약 전략을 새누리당에서 잘도 이용한 것을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부정선거 후 밀월기간이 지나고도 지지도가 상당했었음을 돌아볼 때 과연 지지도 통계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도 되었지만 대북전단지 살포하는 탈북민들을 경찰까지 보내 보호하고 지원하던 정권의 정략이 노골적이면서도 유효했던 것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남북관계 경색이라는 악재를 전략적으로 잘도 이용해 먹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말이다.


본서에서 제시된 통계와 그래프에서 정치권이 대중심리를 악용할 꺼리가 있는지가 가장 궁금했지만 분석방식 자체에 신뢰도가 의심스러웠다. 통계가 악용되는 것이 아니라 통계 자체가 악용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촛불집회가 수차 이어지고 있지만 반대집회도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 한명으로 인해 국제적인 대한민국 이미지도 실추되고 일부 박근혜대통령 비호 세력과 민심이 격돌하기도 하는 현실이다. 이것을 내분으로까지 보지는 않지만 다수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를 현실에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가 작년 4월 총선 분석을 증보해 개정증보판을 내놓았던데 개정증보판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에 다시한번 개정증보판이 출간한다면 꼭 보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어느시대나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야 할 시대는 없었을 것이나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정치에 관심을 놓지 않아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본서는 세대별 정치정향과 이슈를 전개할 때부터 이미 시대를 보는 시야를 넓게 만들어 주는 것만 같았다. 앞으로가 더 암담할 이런 시대를 살아가야하면서 정치에 대해 무관심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본서가 이 시대를 살아가며 정말 필요한 저작이 아닌가 싶다. 대선 전이나 그 이후라도 꼭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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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의 분석심리학과 신화
Steven F. Walker 지음, 장미경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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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공산주의에 대해 전혀 두렵지 않다. 나는 무의식과 현대과학이 두렵다" - 칼 융


조목조목 신화를 대조하며 분석심리학적 툴로 해석하는 방식을 가르침하는 자상한 책을 기대했다. 신화의 구조와 유형에 대한 관심으로 분석심리학과 융 그리고 신화가 동시에 언급된 도서들에 목말라했었는데 코냑을 기대하다가 맥주 한 캔에 퉁친 샘이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악평을 유발하는 정도의 저작물은 아니다. 분석심리학의 기본툴들을 아우르고는 있다. 다만 상세한 신화와 그 원형상들과의 관계와 해석이 간소하다는 것뿐이다.


이 책에 실망했다기엔 오히려 융 학파의 신화 해석에서의 갈등 내지는 충돌 사이에서 어떻게 분석심리학이 발전해 왔는지를 짚어주기도 하며 칼 융 박사가 남성으로서 한계를 느꼈을 여성이 보는 아니무스에 대해 융 학파의 여성학자들이 선전한 내용들이나. 학계의 다양한 업적이 발전해온 과정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나의 독서 목적이 분석심리학적 툴로 신화를 해석하는 방식을 좀 더 깊이 있고 폭넓게 아우르는 가르침을 얻고 싶어서였다는 게 함정이었던 것 같다. 어쨌건 신화 관련 다음 도서는 이창재님의 『신화와 정신분석』을 읽으려 하는데 이건 목차를 보니 기대를 배반하지 않을 저작이라는 확신이 드는 키워드들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든 짧은 생각 하나는 세상이 위기와 불안으로 가득 찰 때 그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서 신화적 원형상들이 드러난다고 본서에서는 이야기하는데 현재의 세계가 점점 위기와 불안이 팽배해지고 있는 국면이다 보니 《진격의 거인》 《2012》 《월드 워 Z》 《나는 전설이다》 《부산행》 《판도라》 같은 유형의 영화들과 수퍼히어로물 영화들이 이 시대의 위기와 불안에 공명하는 집단무의식이 드러낸 신화적 원형상들을 닮아 있는 것만 같고... 사람들의 위기감과 불안심리를 통해 분석심리학을 역이용하고 있는 통합적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지경이다. 사실 의구심이 아니라 확신에 차있긴하지만... 공산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체제가 두려움의 근원일 수 없고 이런 체제들을 강력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체제의 첨단 위에서 세상을 조망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무의식이 두렵고 현대과학이 그 두려움을 공포로 가져다줄 수도 있는 시대다. 그렇다 보니 무력감을 못이길 때가 더러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건 풀어나가라고 있는 문제들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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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 프로이트와 라캉의 사랑론
강응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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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자들을 대상으로 한듯하지만 대중적 교양서로는 너무 어렵다
인문교양서를 사랑하는 배경지식이 풍부한 님들은 구태여 말려선 안되겠지만
《첫사랑은 다시 돌아온다》란 달콤한 제목에 무턱대고 선택하는 님들에겐 손사래를 쳐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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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 프로이트와 라캉의 사랑론
강응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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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이 언급된 것을 보고도 대중적 교양서로 쓰인듯하니 

이해가 다소 쉬울 것이라고 단정 지은 것이 실수였다.


프로이트와 라캉으로 분류해 

첫사랑이라는 옷을 입은 정체화에 대해 담론하고 있는 저작이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입문은 

중학생 때 읽어 기억도 희미하지만 

프로이트는 다소 이해가 쉬웠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본서에서 프로이트의 욕동과 리비도에 대한 전개는

후반부의 라캉의 분석을 논하던 것에 비교하자면 쉽게 이해가 되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 라캉에 대해서는 입문서라고 해도 이해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라캉의 세미나를 논하는 저자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을 때는 이해가 가는듯하다가

잠시라도 책장을 덮을 때면 여지없이 물음표만 난무하고 있었다.


기호와 수식이 춤을 추는데 잡힐 듯 잡은 듯 다시 빠져나가 

물음표들이 칼군무를 추는듯했다.


첫사랑이란 단어가 들어 간 제목이다 보니

대중적으로 쉬운 접근을 하리라 짐작했었다.


역시 전문가가 쉽게 풀이했다고 여기는 경계와

문외한이 쉽다고 여길 경계는 같을 수 없다는 작은 각성이 되는듯하다.


인문교양서를 사랑하는 배경지식이 풍부한 님들은 구태여 말려선 안되겠지만

《첫사랑은 다시 돌아온다》란 달콤한 제목에 무턱대고 선택하는 님들에겐 손사래를 쳐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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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사용설명서 -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마크 엡스타인 지음, 이성동 옮김 / 불광출판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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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트라우마에 대한 정의를 광역대로 폭넓게 해석한듯한 책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붓다의 트라우마로 접근하고 풀어간 대목들은 공감 가능했으나, 저자나 저자 주변 인물들의 트라우마에 대한 일화들은 트라우마가 이렇게 폭넓게 해석 가능한 것이던가 하는 의문이 일었다.

트라우마가 치료해서 없애는 대상이 아니라 그것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나 트라우마를 대하는 태도와 정서에 다른 관점을 가질 수도 있다는 투의 진단이 일견 타당해 보였다.


저자가 예를 든 뇌 신경 분야의 발견으로 유년시절의 정서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언제나 함께하는 것이라는 말이 수긍이 되었다. 그러니 트라우마를 해치워버리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하면서도 정서적으로나 행동화를 통해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을 완화하고 관조할 수 있다는 진단이 쉬이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고통이라고 번역되는 dukkha의 문자 그대로의 해석은 '얼굴을 맞대기 어려운'이라거나 자원적으로 접두어 duh는 '나쁘다', '어렵다'의 뜻이며 접미어 kha는 차축을 끼워 맞추는 '구멍'을 뜻한다고 두 가지 뜻을 결합하면 '무엇인지 딱 맞지 않아서 곤란하다'는 뜻이라고 하던데 이런 자원적 해석을 처음 보다 보니 참 흥미로웠다. 둑카가 이런 의미이기에 저자가 트라우마에 대해 예를 든 사례들 중 일부는 트라우마라기 보다 그저 스트레스로만 보였던가 보다.


산스크리트어 nirvana가 '꺼짐'을 뜻하는 말인지도 처음 알았다. 아니 예전에 어디선가 본듯한데 오랫동안 잊었던 것 같다. 이 단어는 '불어버린다'는 뜻의 어근 va와 '불타기를 멈추다', 불꽃이 꺼지듯이 '꺼지다'는 뜻의 nir가 결합한 말이라고 한다. 누가 "꺼지세욤" 한다고 해도 나로선 열받을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진짜 꺼지고 싶으면서 그런 말에 화가 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트라우마 사용설명서』라는 제목 때문에 아주 많은 기대를 하고 읽은 책이지만 기대만큼 부처님의 가르침 전반을 아우르지는 않고 있어 아쉬웠다. 그래도 저자가 붓다의 가르침을 대하며 깨우친 소소한 열매들을 건네받고 작은 여운을 함께 한 것이 나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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