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이해하는 지진의 과학
홍태경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진과 화산 발생 위험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때이다. 이미 발생한 지진들과 폭발한 화산들을 제외하고도 일본의 후지산 화산 폭발이나 한반도의 백두산 화산 폭발을 비롯한 재앙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매체들도 상당하다. 이러한 시기 본서와 같은 저작의 발간은 사람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지진의 모든 것 지진의 과학]이라는 본서를 대할 때 첫째로 이제까지의 화산 폭발과 지진 발생의 경과 그리고 지진과 화산 폭발의 규모와 영향력, 둘째로 지진과 화산 폭발을 예측할 수 있을 가능성과 체계, 셋째로 지진과 화산 폭발에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 대안 등이 무엇보다 궁금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본서에서 부족한 면은 셋째, 지진과 화산 폭발 발생 시의 대응법 등이다. 이런 내용은 상세히 알고 싶다면 생존 매뉴얼이 담긴 책들에서 방법을 구해야 할 것 같다.

 

지진이란?

 

지진은 땅속에 축적된 거대한 에너지가 단층을 따라 갑작스레 방출되면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저자는 핵실험이나 셰일 가스 개발 등 인간 활동이 지진을 유발하기도 하고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 작용으로 인한 조석 현상이 일본 난카이 해구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만 지진의 대부분은 지구 내부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고 한다. 지구는 지각, 맨틀, 핵의 층상 구조인데 지진의 원인은 지구 형성 초기부터 생성되고 축적된 지구의 열에너지가 맨틀의 대규모 대류 운동을 불러와 지진이 야기된다고 한다.

 

본서에서는 이런 지진을 크게 유발 지진과 촉발 지진으로 구분하던데 이 둘의 명확한 차이를 저자의 해설을 읽고도 잘 모르겠더라. ‘유발 지진원인 요소의 자극 범위 내에서 발생한 지진’, ‘촉발 지진자극 범위 밖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구분하던데 다시 인간 활동이 직접적이고 지배적으로 영향을 미쳐 발생한 지진유발 지진으로 촉발 지진외부 요인이 작은 방아쇠 역할을 하여 발생한 지진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이 관여하면 유발 지진이지만 원인으로 보면 촉발 지진인 경우도 있다는 말인 건가 싶기도 했다. 어쨌건 북한의 핵실험 시 지진과 같은 진동이 감지된다고 하는 데 이것과 오일 셰일 개발 시의 진동과 물의 주입이 단층을 확산해 지진이 유발되는 경우 등은 유발 지진이라고 하고 있다. 아마도 인간이 개입하면 유발 지진이고 아니면 촉발 지진인 것 같다.

 

지진 규모는 1 차이가 날 때마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32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규모 5의 지진은 규모 4에 비해 32배이고 규모 5는 규모 3에 비해 32 X 32 = 1024배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지진은 어떻게 감지하고 관측할 수 있나?

 

지진계는 장주기, 단주기, 그리고 광역대 지진계로 구분된다. 그리고 측정 물리량에 따라 속도계, 가속도계로 구분된다. 속도계는 땅의 흔들림 속도를 기록하며 일반적으로 지진 탐지와 분석에 사용되지만 근거리에서 발생하는 큰 지진은 속도계의 기록 범위를 넘어서는 강한 지진파를 발생하거나 파형이 잘리는 경우 분석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이와 같은 강진동은 가속도계를 통해 기록되는데 가속도계는 땅의 흔들림의 가속도를 기록하며 지역 내 건축물과 시설물에 가해지는 힘도 가속도계 기록으로 알 수 있다. 해저 지진계는 설치 및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한국에서는 2006년 울릉도 근해에 유일하게 설치했다가 여러 차례 가동을 중단하다 결국 2015년 폐기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겪다가 세계적으로 광케이블을 활용한 지진 탐지기술 DAS이 개발되었다. 구글은 큐리 Curie라는 이름의 해저 광케이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약 10,000km에 달하는 이 해저 케이블을 지진 탐사에 이용한다. 1,000km 떨어진 지역까지 지진파가 이동하는 데 약 120초가 소요되는데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해저 광케이블은 0.001초면 세계 어느 곳이나 지진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고 한다. 각국이 지진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여 우리나라의 지진의 경우도 지진 감지 몇십 초 내외로 지진을 대중에게 경고할 정도이다.

 

지진 정말 미리 알 수 있나?

 

일본에서도 그렇고 세계에서 심해 생물들이 육지 가까이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근래 들어 잦아졌고, 다른 나라를 비롯해 우리나라도 부산과 제주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악취가 발생한 일이 있는데, 이들을 지진 전조로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지진광, 지진운, 동물들의 이상 행동, 라돈 가스 농도 증가, 지하수 변화 등을 지진 전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20201217일 교토부 해안에서 심해어 발견 이후 202126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사례도 있으며, 2008512일 중국 쓰촨성의 규모 8.0 대지진과 200949일 이탈리아 라퀼라의 규모 6.3 지진 발생 전에도 지진광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지진광을 목격한 일부 사람들이 대피하여 인명 피해를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인도양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지진광이 목격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진 전조로 볼 수 있는 경우들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비해야겠지만 전조가 없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지진에서 전조를 찾기는 어려워 모두 미리 알거나 대비할 수 있으리라 안심할 수만은 없기도 하다.

 

한국은 지진에서 안전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반도 동해안은 일본 열도 방향으로 5cm 이동했고 서해안 지역은 2cm 이동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반도 지각은 동서 방향으로 약 3cm 확장되어 지각의 매질 강도를 약화시켰다. 이후 2013년에만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93회 발생했는데 이는 한반도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4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한다. 1978년 이후, 동일본 대지진 이전까지 한반도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33년 동안 총 5번 발생했으나 동일본 대지진 이후 똑같은 규모의 지진이 5번 일어난 것은 65개월 동안이다. 또한 한반도에서 일찍이 관측되지 않았던 군집형 지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서는 부록을 제외하고 전체 5장의 구성으로 지진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해 지진을 관측하고 분석하는 법과 지진이 재난이 되는 과정, 한반도와 일본에서의 지진, 지진 연구의 경과 등을 다루고 있다. 부록도 간추린 차트 같지만 흥미로운 구성이다. 한반도 단층 분포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고, 전 세계 대형 지진 목록, 전 세계 규모별 지진 발생 현황과 사망자 수를 도표화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주요 지진, 한반도의 역사지진 분포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본서는 이 분야에 대한 저작이 드문 국내에서 희소한 책으로 더군다나 국내 전문가의 저작이면서 한국인들이 궁금해 할 주제를 담고 있기도 하여 해당 분야에 대해 반드시 필요했던 책이 아닌가 한다. 지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지구과학자들의 전언이 있는 이 시대에 그리고 세계 각지와 일본과 한국의 대지진과 화산 폭발이 경고되고 있는 이 시절에 더욱 필독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지진의과학 #홍태경 #김영사 #지진관측 #역사속지진 #한반도일본지진 #지진전조 #지진대비 #서평단 #도서협찬 @gimmyou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받아들임 (20주년 기념판) - 자책과 후회 없이 나를 사랑하는 법
타라 브랙 지음, 김선주.김정호 옮김 / 불광출판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서의 부제는 자책과 후회 없이 나를 사랑하는 법이다. 영문 원제는 ‘Radical Acceptance: Embracing Your Life with the Heart of a Buddha’인데 영문 원제는 시적 감성이 있고 한국어 부제는 직설적이라 바로 와닿으면서도 책의 성격과 주제를 잘 설명하고 있다.

 

본서는 출간 20년이 넘었으니 많은 분들이 이미 경험해 보신 내용일 것이다. 이번 개정판이 처음인 분들도 불교의 심리 치료적 면과 영성 저작들에 대한 애호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끌릴 만한 저작이 아닐까 싶다.

 

이 리뷰를 쓰고 있는 리뷰어 본인도 이 책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미, 숙고하고 부대끼고 상처나고 일어서고 부서지고를 반복해오던 삶 속에서 불교와 읽어온 심리 치료서들과 심리학 저작들에, 내 삶의 무게와 상처와 괴로움이 어우러지며 갖게 된 교훈들과 이 책의 내용이 결이 다른 바가 크게 없었다.

 

나를 사랑하고 내게 먼저 자비로워야 하고 그 자비를 타자와 세상으로 향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벗어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거듭되어감은 알고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나를 알고 있고 타자가 근본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며 비난하고 염오하는 나라는 존재의 진짜 모습이 무언지는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잘 알지 않는가 말이다. 나는 나를 알기에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나를 비판할 부분이 있다 해도 그것이 타자의 시선과 다른 바에서의 비판이고, 타자가 사실도 진실도 모르며 퍼붓는 비방을 두려워하다가 그들의 비방이 진실을 모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아프다는 마음의 통증은 어느새 퍼뜩 사라져 간다. 두려움은 사실과 진실을 모르는 이들의 비난과 비방의 규모를 예단하기 때문이고 아픈 이유는 그들의 관점을 극단화해 미리 경험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안다. 나의 삶과 나의 여정은 내가 안다. 타자의 시선과 외면이 두렵고 배척이 아프다 해도 내가 나를 알기에 나는 나를 포기할 수 없다. 나를 나도 잘 모르겠을 때 그러면서도 살고만 싶을 때 사람은 자살을 시도하고 때로는 그 시도가 성공도 할 것이다. 하지만 더는 삶에 연연하지 않게 되고 타자의 시선과 나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지옥 속에서도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자각할 수 있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나를 알면서 실현되고 붓다의 가르침은 나를 해체하면서도 나를 완성해 가게 한다. 결국 타자의 오해와 세상의 배척 속에서도 누구나 자신다운 자신이 되어간다. 그러한 여정의 시간이 길고 짧고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본서는 나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며 타자와 세상을 받아들이고 연민과 포용, 자비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해와 명상을 통해 체험하고 체득하고 실천하도록 해 주는 책이다. 삶이 벅찼던 이들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결국 같은 결론에 이르셨을 것이고 삶이 지금 이 순간 벅차지만 잠시의 틈, 안도할 겨를이라도 순간순간 주어지는 이들에게는 본서가 유용할 것이다. 안도할 잠시의 틈도 없는 분들은 그러한 틈을 만들 기회부터 가져야 한다.

 

살아가다 보면 “사장님 (또는 사모님) 절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오는 대상은 넘치고 넘친다. 그렇지만 진짜 혹할 만한 대상은 자신의 영혼이 그런 말을 건네 올 때일 거다. 내 영혼의 목소리가 아직 들려오지 않는 나날에는 이런 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 트럼프 2.0, 미국이 만드는 세계의 명암
문정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디치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포지션과 관세 문제 등이 최근 미국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지만 삼성과 일부 기업들에 바이든 정권이 제시했던 이익들의 해제 등 기존 정책 노선에서 급변하는 양상, 그 외에서는 한국인 대부분이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체감으로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양상의 해제과 밀입국자와 불체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기존 미국의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고 트럼프 2.0 시대가 되어 다시 한번 느낄지도 모르겠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려 하고 상호관세 문제를 야기한 정책들, 일부 기업 특혜 취소 등 그리고 밀입국자와 불체자 대한 대응이 강력해진 것은 왜일까? 그리고 이건들이 미국의 기존 정책 노선에서 크게 다른 것일까?

본서를 통해 기존 미국의 외교 이념이 해밀턴주의, 제퍼슨주의, 윌슨주의, 잭슨주의 네 가지의 범주에서 정권마다 힘을 싣는 주의가 달랐다고 하나 크게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범주를 벗어난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미국의 중산층이 와해 되어가며 위기의식이 고조되어 유권자들의 요구와 신호가 꾸준한 바가 있어서 바이든 정권도 중동 군사력 철수와 전략적 거점 확보를 중시하고 무역 정책에서 반도체와 제조업의 공장들을 다시 미국으로 복귀시키려 하는 등 전 트럼프 정권과 같은 노선의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고 찰스 쿱찬 교수는 말했다.

본서의 제목이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라서 트럼프 정권 이후 정책적 큰 변동이 있고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정권의 오해와 잘못을 찾으려 하는 독서 의도를 지니고 책을 드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본서를 통해 미국 외교 노선의 큰 흐름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도 되었다.

본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들은 이 시절에 가장 크게 대두되는 전쟁이라는 화두로 인해 북핵, 우크라이나, 가자, 중국이 등장하는 대목들일 것이다. 대부분의 맥락은 기존 정책 노선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로버트 갈루치 교수는 헛소리 정확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에 있어 베이징에 위협을 가하는 것 외에는 북핵 문제로 대화하는 데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같은 맥락이다.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한국에서 핵을 보유하게 되면 한반도 내에서 쌍방 핵 공격의 가능성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며 한국의 핵무장을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미중 관계가 경색되고 두 대국 사이의 전쟁 가능성이 증폭되면 더욱 위기가 고조된다. 그런데 수잔 손튼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진정으로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하나의 세계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건설적인 경쟁이라는 현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바는 같으며 그래서 문제인 것이다. 패권국을 유지하려는 자와 패권국이 되려는 자의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 않고 바로 다르지 않아서 문제인 것이다. 다극 체제를 서로가 수용하려면 두 강국이 둘 다 서로를 향해 나는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다. 피해가 막급한 상황이 주어지기 전에는 다극 체제로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서는 전체 10장으로 각 전문가들의 강연과 청중과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적인 각 주제에 대한 담론이지만 상당히 상식적이다. 본서의 이 강연들은 미국의 이번 대선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고 도서로 출간하며 각 강연자들에게 후기를 요청했는데 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태세가 크게 전환되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없었다.

본서에서 전문가들의 주요 주장은 밴 잭슨 교수의 후기 말씀으로 정리될 것 같다. “미국의 외교 정책은 제국주의적일 것이다-패권적이고, 폭력적이며, 배타적이고 아메리카 퍼스트에 맞춰질 것이다. 내가 살아온 동안, 미국의 외교정책은 결코 다른 방식이었던 적이 없다.”

트럼프 2.0으로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다수는 급변을 느끼는 것만 같을 지도 모르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미국이 보인 양상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때론 주지만 때론 뺏어왔던 양상 대로인 것이다. 뺏을지 줄지 가늠해 보고 싶기에 본서와 같은 저작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일 거다. 하지만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지 맘대로구나”라는 것이다. 그래도 일관성이 있다는 건 예측 가능하다는 거고 그래서 예측하고 싶은 이들이 미국 외교 정책에 관한 저작들에 손이 갈 것 같다.

#미국외교는왜실패하는가 #문정인 #미국외교 #트럼프2기 #관세전쟁 #서평단 @medicimedi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치료는 왜 경제적으로 옳은가 -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심리치료 모델, 영국 IAPT 탄생 이야기
리처드 레이어드.데이비드 클라크 지음, 솝희 옮김, 최진영 외 감수 / 아몬드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형도 크지 않고 분량도 넘치지 않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깊이 넓게 심리치료 분야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심리치료가 왜 경제적인 효용성이 있는지에서 시작해 심리치료 전반에 대한 효익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모두 영국의 노동경제학자와 영국의 심리학자로 제시하는 기준들이 영국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선진국 대부분에서의 정신과적 지표들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성인 5명당 1명꼴로, 아동 청소년은 3명당 1명꼴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이환율(특정 기간 동안의 해당 인원을 인구 대비로 환산하는 것)로 볼 때 육체질환 각각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통계로 각기 10~20 퍼센트 내외이나 정신질환의 경우는 40 퍼센트를 육박한다. 그리고 정신질환을 진단받거나 그로 인해 치료를 받는 이들은 전체 정신질환에서 3분의 1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신질환은 육체의 질병보다 감당하기 버거운데, 각각의 환자들에게 자체 평가를 하게 할 때 육체의 질병으로 극단적 고통을 느낄 때의 괴로움을 10단계로 할 때는 지표가 2 정도에서 그친다고 하지만, 정신질환에서의 괴로움은 10단계에서 4라고 자체 평가를 한다고 한다.

 

정신질환은 개인 스스로도 감당하기 버겁기도 하며 결석이나 결근의 사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일의 성취와 소득의 감소를 불러오고 자살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사회적 손실과 개인적 손실에 가장 큰 파급을 불러오는 요소인 것이다. 그럼에도 보건 의료 예산에서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바는 어느 나라든 대개 15 퍼센트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정신질환 시 심리치료를 받으면 치료율은 50 퍼센트를 상회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 완치율이 높은 경우는 다른 질환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심리치료의 경우 심리기법과 그 외 복약 등 거의 모든 경우 임상을 다각도로 거쳐 완치율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저자들의 보고다.

 

이 책의 중반과 후반은 정신질환과 심리치료의 경우를 다각도로 헤아려 보는 장들이다.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정신질환이 유전되는지 돌아보는 경우도 있으며 아동에게는 어떠한 치료가 좋은지와 정신질환은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필요한 의문과 답이 아닌가 싶다. 우울증과 불안증의 경우 편도체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완화할 수도 있지만 전전두엽의 편도체에 대한 영향력을 개선하여 스스로 자각하며 개선해 나가는 경우가 더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샤이니의 종현의 경우 사망 전 담당의에게 우울증 약을 처방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고 하는데 의사는 그의 요구를 계속 묵살했다고 한다. 종현의 사망이 의사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지행동치료로 보다 나은 개선을 의도한 것이 의사의 판단이었을 것이겠지만 내담자의 상태가 당장 자살을 시도할 정도의 경우인지 아닌지 상담만으로 확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내담자가 거듭 약을 요구할 때는 절박한 상황일 수도 있으니 신속하게 약을 처방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모노아민 산화효소 A (MAOA) 수준이 낮은데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으면 반사회적 성향을 띄게 되기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경우 MAOA 수준이 낮아도 학대의 경험이 없으면 반사회적 성향을 띄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테면 사이코패스 성향을 타고나도 양육 환경이 좋은 경우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한 경우들이 많은 것처럼 환경적 요인이 범죄 발생 범주를 만드느냐 아니냐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듯하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이런 까닭에 환경 개선이나 범죄자에 대한 심리치료가 사회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일부 유려한 환경의 교도소에서 재소한 재소자의 경우 재범률이 거의 없는데 반해 교도비용을 아끼며 열악한 환경에서 재소한 미국 재소자들의 재범률은 월등히 높다는 사례를 [휴먼 카인드]라는 책에서 보았다. 교도비용에 심리치료비와 환경 개선 유지비용을 조금 높여도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화해서 범죄를 하지 않아 범죄에 대한 수사와 처리비용을 낮추고 사회에 기여하며 세금을 납부하여 GDP와 정부 예산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시민의 인구를 높인다면 국가가 사회 전체와 국민 개개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교육 환경도 취업만이 아닌 행복한 경험을 추구하고 행복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과 그 이후에도 범죄나 자살 등 반사회적이고 비사회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감소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의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 본서의 저술 의도일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 개선이 심리치료의 경제적 효용성을 이야기하는 본서의 주제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진작부터 관심 가져왔고 각성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 내비게이터 -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 탐구자를 위한 석학들의 과학 대화
도쿄대학교 교수진 지음, 다키구치 유리나 엮음 / 모노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피티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모노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펼치면 [들어가며]에서 ‘지금은 VUCA 시대’라는 표현이 최근 들어 종종 들린다며 VUCA란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는 말로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두문자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본서를 엮은 의도는 이런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전문가들의 견해로 짐작해 보며 그려보자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유는 본서에서 언급되었듯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짐작해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이들의 바람과 욕망과 기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중적인 미래예측서들을 좋아하는 데 그와 같은 책들에 끌리는 이유로 본서에도 끌렸다. 이 책에 대한 한줄 감상은 미래예측의 소스로만 기대하기에는 정보의 밀도보다 대중성이 훨씬 더 높은 책이라는 것이다.

대화 형식의 본서에서 대화를 주재하는 경제저널리스트를 제외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의 각 분야 전문가 11명이 동원되어 화려한 전문진이 등장한다. 까닭에 본서에 등장한 대담이랄까에 깊은 기대가 생기는데 어느 대목에서는 정보의 깊이와 인사이트가 느껴지고 어느 대목에서는 아주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다.

본서는 미래사회, 정보통신, 우주시대, 질병과 생명의 네 파트로 나뉘어 있다. 질병과 생명 파트에서는 미래 의학의 발전 가능한 상을 폭넓게 담론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특정 분야에서 현대의 의학적 설명이 많았고 우주시대라는 파트도 우주개발에 대한 담론 외에도 천문학과 물리학에 대한 학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져 기대한 미래 예측 정보 위주만의 서술이 아니라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래서 내가 독서의 목적을 본서의 집필의도와는 달리 잡았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과학의 미래만이 아닌 과학의 현재도 그리고 과학을 대하는 태도도 본서 전체를 흐르는 중요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미래사회 파트가 가장 다가오는 대목들이 많았다. 인체능력을 다운로드받는 시대에 대해 BCI기술을 통해 뇌로 전문지식과 기술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인간의 계산 능력과 뇌의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유전자 개량과 기기와의 연결이 벌써부터 시도되어왔다는 내용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간이 1000년을 살게 될 수 있음을 실험대상들을 통해 수명을 연장한 사례로 들며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1000년을 사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이야기는 현실에서의 수명으로 인해 가정 자체에 거부감이 들어서인지 솔깃하기보다는 섬찟하게 다가왔다. 거듭 세대가 교체되며 진화하는 것보다 1000년을 살면서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량해서 얻는 진화의 밀도가 더 높다는 대목에서는 개인 진화만이 다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미 AI라는 신적 존재로 급속하게 진화 가능할 존재를 창조하고는 인간에게 더 이상의 진화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보통신 파트에서는 공중에서 에너지를 끌어 쓴다는 공간 속의 전자와 광자에서 에너지를 전환해 쓴다는 개념을 통해 무한 에너지의 시대에 인간의 향로는 어떻게 될까라는 이미 과거 다른 저작에서도 깊이 하게 된 상념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메타버스 저작들을 통해 앞으로 국가의 경계는 흐릿해지고 기업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수 있다는 상념도 본서를 통해 다시 돌아보는 기회였다. 우주시대에서는 우주개발의 민간 기업주도를 짚기도 한다. 질병과 생명 파트에서는 면역과 장, 뇌와 장내 미생물의 영향을 논하며 에코 시스템(상호의존)과 초개체(다수의 개체가 한 개체처럼 행동하는 것)를 초유기체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독자적인 기능을 통해서만이 아님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지구와 우주 차원의 다른 의미의 공존에 대한 생각도 돌아보게 되었다.

본서에서 담론하는 과학의 발전상은 다각도의 독서를 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관심이 깊은 분들께는 기존에 알던 부분을 다시 헤아리게 해주는 역할과 미래 과학 발전에 대해 이 시대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될 수 있다. 가볍게 또 넓게 그러면서 적절하게 핵심을 읽을 수 있으며 타인(해당 분야 전문 과학자)의 시선과 마음을 통해 미래를 헤아려 보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과학내비게이터 #도교대학교교수진 #모노하우스 #미래사회 #정보통신 #우주시대 #질병과생명 @book_withppt @monohouse_inst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