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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리학으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 - 사소한 순간에 마주친 뜻밖의 물리학
하시모토 고지 지음, 정문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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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퀘스트 를 통해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사쿠라자카46’의 멤버 ‘가츠마타 하루’가 입학한 학교로 유명한 교토대 대학원 이학 연구과 교수라고 한다. 교토대는 도쿄대와 서로 우열을 겨루는 일본 대표 명문대학이다. AI와 물리학을 잇는 새로운 흐름인 ‘학습 물리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라고도 한다. 도대체 ‘학습 물리학’이란 게 뭔가 제미나이에게도 물어봤는데 “인공지능이나 뇌가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물리학적 원리로 분석하는 분야”라고 한다.
본서는 온라인 서점 책 소개 이미지에서도 조금 다른 물리학이라는 카피가 등장할 정도로 일반적인 물리학책과 다르기는 하다. 요즘은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과학에 접근하는 책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본서는 그 책들과도 다소 다른 면이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흥미 본위로 재밌는 소재를 찾아 신기하고 이상한 코드로 과학에 접근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면이 가장 다르지 않나 싶다.
본서는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상황을 과학으로 풀어주는 책이다. 이를테면 교토의 도심이 오후에 동과 서 어느 쪽에서도 그늘이 지는 예를 통해 “태양의 고도”로 접근하며 “태양의 방위”를 설명한다. 해는 늘 정동 쪽에서 뜨는 것이 아니라 춘분과 추분을 제외하면 그보다 북쪽으로 치우쳐서 뜬다. 그리고 비가 시속 30km로 오는 어느 날 비의 굵기로 볼 때 빗방울의 속도는 3분의 1로 줄어들 테니 몸을 앞으로 기울여 시속 10km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면 비에 젖지 않을 거라고 계산했다고 한다. “아! 이 사람 아인슈타인보다 천재인가!”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알기론 아인슈타인도 비에 젖지 않는 법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 그의 도전이 드러났다. 그는 달리지도 않고 비를 피하지도 않고 몸을 숙이면서 이동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에 쫄딱 젖었다. 까닭에 그는 그의 가설을 수정했다. “아! 내가 자신을 얇은 평면이라고 가정했구나!” 하는 깨우침 때문이었단다. 하지만 이 과학자 우산값 아끼려는 핑계를 떠올린 건 아닌가 싶다. “그냥 달리쇼 이 양반아!”
저자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성찰과 위안을 얻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그는 “아버지는 이제 무無로 돌아간 것인가” 하는 허무함을 느낄 뻔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의 아버지를 구성하던 철과 칼슘 등은 자연으로 환원된 것이었다고 느꼈단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이제 존재했던 것도 허무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으나 아버지의 생존도 자신과 함께 한 추억도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도 “모든 현상은 직전 현상으로부터 이어지는 시간 발전으로 결정된다는 ‘유니터리 시간 발전’이라는 과학 이론”과 함께 아버지가 존재하셨던 역사도 함께한 추억도 “모든 정보는 저장되어”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확률 보존의 원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라는데 이는 물리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반이 되는 이론이라고 한다.
뼛속 깊이 과학자인 저자의 사고는 상당히 학자적이기도 한데 음식을 먹다가도 이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건 다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를 구성하는 건 세포인데 세포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니 소립자로 구조화된 것이고 이는 다시 초끈이 이루는 것이라는 사유를 하고 있다. 당연한 이 사고를 굳이 음식 먹다가 했을 리는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독자들에게 과학과 일상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거란 걸 주지하게 하려고 이런 예를 든 것 같다. 하긴 과학자이자 유명 과학 인플루언서인 궤도 님은 고윤정 인스타에 고윤정이 “세상이 모두 오로라였으면 좋겠다”는 피드를 올리자 그걸 “과학 원리가 어떠하니 오로라는 극지방에만 있을 수밖에 없다”는 댓글을 달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냥 “연기 너무 잘 보고 있어요. 늘 응원합니다.” 같은 평범한 댓글이면 안 되는 걸까? 궤도 같은 과학자는 저런 멘트로도 여배우 유혹할 수 있는 걸까 싶기도 했다. 그분이 크리스마스이브 즈음 어느 매체에서 “전 세계에 선물을 돌리려면 산타 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초속 몇십km로 달려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때 나는 “저런 속도로 달리면 루돌프는 피 토하고 죽을 텐데 산타를 노동법에 의거해 악덕 고용주로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들 관점과 입장이 다르구나 싶다.
저자는 학생 시절 옆자리 친구가 다리를 떠는 걸 지진으로 착각했던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는데 그를 통해 “파동”과 “중첩 원리”를 이야기하며 물결의 마루와 골을 중첩해 물결을 잔잔하게 만들 수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파동방정식의 선형성”을 드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해 세계 모든 것은 파동이라는 “양자역학”의 시각을 말해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울트라맨과 고질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로 “가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기도 하다. AI 이야기로 “신경망”의 설명을 하는 건 서장에서이고 초중반 즈음 Chat GPT의 글로 “기계학습”을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버스 승객수 폭발 현상으로 시작해 우라늄 핵분열 현상으로 진행하며 “지수함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복숭아의 면을 이야기하면서 “토폴로지(위상)”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하며 “복잡한 형태의 대상도 일단 토폴로지로 분류하면 연구의 길이 열린다”면서 ‘2016년 노벨 물리학상도 “물질이 비자명한 토폴로지로 특정 지어질 수 있다”는 발견에 수여되었다’는 이야기로 끝맺는다. 과육 나누는 걸로 “이산 기하학”이라는 “연속 극한”을 논하는데 이러면 복숭아든 사과든 먹기 싫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걸 설명하기 위한 학문이 과학과 수학”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이 “세상의 구성과 운영” 그러니까 “세상 만물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것이 과학과 수학”이니 “일상의 모든 것, 삶의 어떤 순간도 과학이 아닌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본서를 읽고 나면 “모든 순간 모든 일상에서 과학을 발견하고 싶어지는 욕심이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세상의 많은 분야들이 다 그렇겠지만 “본서는 과학으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지 않은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