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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이기적 유전자] 외에는 경험이 없다. 하지만 본서는 제목에서 죽음과 영원이 동시에 읽어지고 죽음과 동시에 유전자가 계승됨으로써 불멸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읽혀져 죽음과 영원 그리고 필멸하면서도 불멸을 논하는 인간의 사고의 다채로움에서 갖게 되는 감상이 깊어 선뜻 선택하고 싶던 책이다.
본서의 원제는 [The genetic book of the dead]로 마치 티벳의 [사자의 서]와 이집트의 [사자의 서]가 동시에 연상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한국어 제목도 원제를 약간 변형해 [유전적 사자의 서]라고 했다면 명상가들과 영성서 애독자들의 유입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유전자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과거나 현재의 시신들 그러니까 개체의 고고학적 화석 같은 것을 통해서 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의 역사와 가능성이 모두 담겨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려 한 책이라는 감상이다.
나는 ‘100% 진화론’을 신봉하지 않는다. 진화론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진화만으로 현재의 생명체들과 인류가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 진화에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개입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프의 법칙’이라는 어휘 사용빈도수가 인간의 유전자 체계에서 발견되는 것이고 트랜스 상태가 되면 채널링도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성경과 불경 같은 종교서들과 남미 유적이나 이집트 유적에서 발견되는 그리고 해저 유적에서 발견되는 초고대의 발전된 문명의 흔적이 가능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 진화도 있다고 믿는다. 고작 몇 세대만으로도 지능이 유전되고 한쪽 팔이 더 두껍다던가 하는 신체적 특징이 유전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자녀가 대개 다른 종목에서도 운동신경이 탁월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르게 하고 말이다. 고작 두어 세대의 유전자 계승만으로도 이런데 긴 역사 동안 유전적 변화가 지속된다면 당연히 진화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창조론을 믿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신이 창조 후에는 진화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는 단정을 섣불리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본서에서 저자는 진화의 흔적들을 환경에 적응하거나 자신이 살아갈 환경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변화해온 고생물들부터 현재 존재하는 생물들까지를 비교하며 전달한다. 출판사 리뷰처럼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 등 저자의 전작들의 내용들이 총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는데 [확장된 표현형]은 읽어보지 못해서 검색해 가며 읽기도 했다. 개체가 환경에 의해 변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개체가 주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성인들의 주목을 끄는 아기의 울음소리나 다른 개체를 밀어내 죽여버리고 먹이를 독식하는 뻐꾸기의 사례나 달팽이의 껍질이 강화된 경우 더 나아가 세균이 곤충을 감염시켜 새에게 더 잘 먹힐 곳으로 이동해 새의 먹이가 되도록 곤충을 유도해 새를 감염시키는 경우를 저자는 전작에서 예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동충하초를 연상하니 더욱 잘 이해되었다. 개미나 여타 곤충을 감염시켜 다른 무리에서 이탈해 홀로 외진 곳에서 죽어가게 만들면서 세균은 해당 곤충의 몸을 뚫고 나오며 동충하초라는 식물로 변화한다. 타자를 완전히 통제하고 그를 먹이로 이용하며 자신이 탈바꿈하는 것이다. 일부 인간들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이면서 납득이 되었다. 유전자는 이와 같이 개체 자신의 변화와 외부에 영향을 주는 변화를 다채롭게 가져오며 계승되고 필요하면 더욱 발전하며 진화한다.
학습 지능이나 학습된 양식의 경우도 유전적으로 계승된다고는 하지만 이성이 우월하다고만 보기에는 몸에 새겨진 유전적 체계가 더욱 빠른 학습이 가능한 대상을 한정 짓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결국 우리가 계승해온 역사이며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현재이며 가능성이 펼쳐질 미래라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저작이었다.
본서에서는 이런 통찰을 전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해온 다수의 동식물과 균류까지 다채로운 생물군을 사례로 들고 있으며 특정 왕조의 유전병 사례까지 피부에 와닿는 사례들을 제시해 서술하기도 한다. 이미 저자의 전작들을 두루 읽어온 독자에게는 사고를 정리할 기회를 또 리처드 도킨스의 저작을 처음 읽어보는 독자들에게는 저자의 메시지들의 핵심 주제를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리의 필멸성이 우리가 존재해온 역사를 우리라는 한 개체에서 중단시키지 않으며 우리의 존재 양상과 역사가 불멸하는 유전자 체계 속에서 계승되어 가는 것이라는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한순간만 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깊은 감상을 갖게 하는 책이다. 이런 감상을 보다 피부에 와닿게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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