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떡으로 사랑을 가르치자





어머니 마음 같은 시루떡은 우리고유의 떡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풍습으로 우리 집에선

가을걷이가 끝나면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했다.

올 한 해의 농사는 대풍년이고 집안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사고 없이 지낸 것에 대한 조상님께 감사하고 지신이나

천지신명께 떡 한 시루에 맑은 정안수 한 그릇 퍼 놓고

촛불하나 밝히고 우리 어머니는 고사를 지내셨다.



"조상님들 부디 보살펴 주세요.

자식들 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집안이 두루 편안하여

재난으로부터 피하게 해 주시고 집안은 번창하여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기를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그러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어린 나는 신기하기만 했었다.

두 손을 모으시고 비시는 어머니 나도 덩달아 옆에서 따라 빌었다.

고생만 하시는 우리 엄마 제발 오래 살게 해 달라고 빌었던 것 같다.



집안에서 고사떡 말고도 시루떡은 새로 이사를 가면

그 집터의 대감님께 신고식을 하는 동시에 이웃집과

서로 나누어 먹으며 만남을 알리기도 한다.

개업식을 하거나 무슨 일을 다시 시작할 때 시루떡이 등장한다.

잘되어 번창하기를 빌며 절을 하는 것은

미신이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우리네 미풍양식이다.



이사를 하면 새로운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도

낯섦이 해소되면서 내 존재를 알리며 인사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시루떡으로 고사를 지내는 것은

서로에게 마음의 다짐을 통해 하나로 엮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마음을 합쳐 사고 없이 끝까지 힘을 모으자는 의미이다.

시작의 힘참을 여는 것으로 공동의 책임의식을 치루는 것이다.



시루떡은 팥을 오래 삶아 고물을 만들어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골고루 펴 놓은 다음에 그 위에 고물을 얹어 시루에 담아

한번 김을 내고 또 다시 김을 내어 푹 익히면 된다.

가마솥에 큰 시루를 달고 장작을 때고 집에서 했지만

지금은 방앗간에서 스팀으로 시루떡을 만든다.

그만큼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머니는 그러셨다.

집에서 팥 냄새를 풍겨야 모든 악신이 물러난다고...

그리고 부엌 안방 장독대 광 뒤란으로 해서 떡을 갔다 놓으셨다.

그러고 난 다음에야 이웃에게 나누어 주셨다.

꼭 그것은 내 몫으로 어둠을 뚫고 돌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분배의 법칙과도 같아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 혼자의 힘으로는 못 살아가니 서로 도우며 살라는

좋은 산교육이 된다. 情은 나누라는 의미도 된다.



지금은 또 다양한 종류로 많은 떡이 있다.

그러나 우리를 위해 두 손을 싹싹 비셨던

인자한 어머니 정을 생각하게 하는 시루떡의 맛을

무엇으로든 대신할 수는 없다.

우리의 아이들은 그 맛을 잊어 버린지 오래다.

어쩌다 시장에서 어머니가 손수 하신 그 맛은 아니어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 사노라면 아이들은 먹지 않는다.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핀잔이나 주지 말았으면 다행이다.

그 만큼 정겨운 모습들은 다 사라지고

그때 부모님의 그 마음을 느끼며 감사함을 지녔던

의미 있는 효도를 잊고 사는 우리의 아이들이다.



교육은 말로 주입시키는 것 보다는 은연중에

늘 마음으로 느끼게끔 일상화 되어야 한다.

보고 듣고 행할 수 있어 저절로 몸에 배는 참 교육이 아쉽다.

물질로만 채워지는 우리의 정신문화는 예전의 풍습이나

맛을 잃게 만든다. 

따스한 가슴을 느끼지 못하고 사랑에 굶주리며 살고 있다.

빠른 포만감으로 행복을 찾으려 하고 인내 끝에 얻어지는 보람을 모른다.


우리의 어머니가 심어 주시던 사랑의 가치를 내가 받고 자랐건만

난 왜 그 사랑을 그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가르치는 사랑만 가지고 현실은 빛바랜 것으로

치부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전통이 무너지는 것인지

현실의 교육이 답답하다고 탓하고 있을 수 만도 없다.

우리네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사랑보다 더 훨씬 정성으로 기른다.

부족함 없이 풍요를 주며 모든 것을 아량으로 덮어 주면서 기른다.



그런데 그 애들은 왜 더 바라기만 할까?

해 준 것 없다고 부모의 책임을 따지는지 참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루떡을 하는 것에 대한 그 과정을 가르치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까도 생각한다.



결과만을 위한 가르침으로 과정의 어려움은 극복해야 된다는

것이나 강하여 헤치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는 것이나 남에게 멸시를 받는 것이 두려워 급급하게

인성을 무시한 것이거나 남은 다 이겨야 내가 앞장서야

살아갈 수 있다고 허영을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시루떡의 맛을 알게 하지 못한 책임이 더 클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 날 때 침을 흘리면서도 기다리는

사고를 길러주면 어떨까 노력의 댓 가를 치루어야 하나의

결실을 맺을 수 있어서 떡을 먹을 수 있음을 가르치면 어떨까



어머니가 정성을 들일 때 너도 옆에서 같이 빌어보라고 하면 어떨까

나만을 위한 이기심을 버리고 다 같이 걸어갈 때 건전하고 아름다운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을 깊숙이 심어주는 것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면 나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돌아오고

내가 먼저 괴로움을 주면 내게는 더 고통으로 온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시루떡이 바로 우리 고유의 떡이며 어머니 마음임을 가르치는 것이다.



햄버거 피자 케잌이 비위생적인 것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외제가 우리 것 보다 못하다는 것을 생일이면 케잌보다

시루떡을 만들어 촛불을 밝히고 청정수 떠 놓고 빌어보자.



네 생일은 너를 축하하기보다 너를 낳아준 부모님이

축하 받아야 한다고 일러주면 어떨까?  생크림을 먹어서 살찌고

성인병 걸리는 것 보다 정과 사랑을 느끼는 시루떡을 만들어 보자.



시루떡으로 사랑을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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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으로부터 받은글입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 되었군요

어떤면에서는 다가올 2005년도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겠지요

건강하시고 편안한 12월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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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9-27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느 분인지 참...! 추천!^^

물만두 2005-09-2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울보 2005-09-2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스텔라님 어딘가를 한참여행하다가 너무 좋은글이라 저도 퍼왓는데,,
물만두님 그렇지요,저도 저글을 읽는순간 마음에 확와닿앗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