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호평일색인 고지전을 보았다.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장기에 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담고 있다. 더하여 전쟁이란 적을 역사를 가진 하나의 '인간'이 아닌 '괴물'로 보아야만 한다는 것도, 인간으로 보는 순간 한 인간을 소멸시킬 만큼의 명분을 찾기란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빼어났고, 고지전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우리나라 산악지형의 좁은 시야 속에서의 전투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작위적이고 밍밍한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일전에 읽고 여러번 리뷰를 쓰려다 실패한 차가운 피부가 문득 생각이 난다. 너무나 얇고 어디선가 읽어 본듯한 줄거리인데 읽고나니 머리속은 복잡하고 속도 약간 미쓱하다. 타자, 폭력, 집착과 사랑, 고독과 광기, 인간의 정의까지 많은 질문을 던진다.  

 이 책 속에 남자는 인간들하고 한 일년 떨어져 조용하게 고독을 씹으며 책이나 읽으려고 남극에 기상관으로 지원한다. 아니 그런데 이놈의 남극에 오자마자 자신을 공격하는 차가운 피부를 가진 바다괴물들과 매일밤마다 싸워야 하는 신세다. 죽이고 또 죽여도 그들은 또 나온다. 그러나 그가 미워하는 것은 진정 죽이고 싶은 것은 차가운 바다 괴물이 아니라 자신을 무시하고, 죽음앞에 내버려둔 전임 기상관이다! 인간이란 이렇게 복잡미묘하다.  

뭐랄까 고지전에 인물들은 너무 전형적이다. 그들이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너무 단선이고 감정도 남북 모두 할 것 없이 모두 하나다. 그래서 인가? 여하간 결론은 차가운 피부를 여름나기용으로 추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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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8-0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고고씽휘모리님 :)

[차가운 피부] 꼭 읽어봐야겠네요. 줄거리 보니까 박민규의 '양을 만드신 그분께서 당신도 만드셨을까'였나요, 그 단편이 떠오르네요. 매일 같이 신호음이 울리면 정체모를 괴물들과 사투를 벌여야하는 일상의 반복, 그게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이상할 거 없을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8-10 08:3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말없는수다쟁이님
정말 두려운건 우리안에 폭력이 있다는 것보다 그 폭력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인거 같아요.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군대 같은 조직에서 한번 엄청난 폭력을 타인에게 저지르고 나면 그 이전의 상태로는 갈 수 없는 것 말이지요.. 그러니까 저 위의 주인공들은 어떤 의미에서 다 죽은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로 2011-08-0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지전 봤는데 님과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제현인가?? 그 사람 죽는 장면은 정말 뭉클했어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11-08-10 08:39   좋아요 0 | URL
저는 흐릿한 시야밖에서 중공군이 몰려올때요 --;;
정말 무서웠을거 같아요...
인간목숨이 정말 하찮던 그 시간이 불과 얼마전이라는게 놀라워요.
영화에 잠깐 나오는 낙동강 전투 이야기를 저는 어려서 많이 들었거든요.
어린 학도병들이 정말 많이 죽어서 우리집 앞에 비석도 있었어요..
그걸 미화하는 영화들에 비하면 훨씬 낫다는 생각도 들고요.

무스탕 2011-08-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지전 보면서 '배우랑 스텝이랑 대따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8-10 08:36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전투신이 약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던데 실제 전투는 오히려 이 영화 같았을거 같아요.. 산을 타고 또 타고 ㅎㅎㅎㅎ 장비든 스텝들이 더 고생했겠지요..

마늘빵 2011-08-09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지전 잘 만든 오락 영화라고 봐야. ^^ 이미 써먹은 소재를 새롭게 만들긴 했지만, 그 이상은 없는.

무해한모리군 2011-08-10 08:37   좋아요 0 | URL
너무 상업적으로 안전한 길을 간거아닐까요?
화자를 신하균으로 선택한 것도 그렇고 ^^
물론 오마이에 나온 것처럼 '이명박 정권'하에 이런식으로 한국영화를 그렸다는 게 의미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하늘바람 2011-08-1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지전보다 차가운 피부가 더 읽고픈데요

무해한모리군 2011-08-11 13:0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 차가운 피부 같은 어린이 작품을 만들면 멋질 거 같아요.
요즘 아이들 작품은 내용이 무거운 것도 많더라구요.

순오기 2011-08-1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지전에서 어린 중대장의 목욕 장면이 특히 작위적이었어요.
굳이 그런 장면을 넣어 몸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지.
하지만 고지전이 하고픈 말은 관객 모두 알아들었으니 됐지만...

무해한모리군 2011-08-12 18:13   좋아요 0 | URL
마지막 장면이 제겐 그랬어요...
 
파이 바닥의 달콤함 플라비아 들루스 미스터리 1
앨런 브래들리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추리소설 앙큼하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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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8-0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큼한 추리소설이라니^^ 참, 흥미롭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8-03 12:27   좋아요 0 | URL
화자가 어린 소녀다 보니 황당한 상상, 등상인물들에 대한 소녀의 평들이 아주 귀엽습니다 ^^

이매지 2011-08-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증류우뻐어어업~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8-03 12:27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전 말이죠.. 플라스크에 술따라서 마셔요... 한때는 공업용 스포이드도 골골루 분량을 나눠마시기도 했는데... 집에는 플라스크만 있어서 ㅋㄷㅋㄷ
 

우리집에서 가장 천대받는 기관지는 진보정치다.  

분당이후 필진이 형편없어져 볼 만한 기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긴 환경연합이나 참여연대에서 나오는 것도 제목만 보는 수준인데 진보정치는 아예 포장을 뜯지를 않는다 --;;

신랑이 보지도 않는데 끊으라고 하지만 당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밥줄인데 싶어 그대로 받고 있다. 

이번호는 관심이 가는 두가지 기사가 있어 옮겨둔다.

하나는 인천동구, 쪽방촌 100% 재정착 지역개발 추진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가본적이 없지만, 인천동구에 '아카사키촌'이라는 일제시대부터 형성되었던 곤궁한 촌락에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쪽방촌이 있나보다. 이를 50%는 리모델링, 일부는 10평 정도의 임대 다세대 주택을 짓고, 나머지는 공동작업장 등 주민 문화공간으로 꾸며 마을 기업을 통해 운영하고자 하는 계획이란다.  

진보진영이 지역개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점도 좋았지만 대안을 만든 방식이 진보구청장 다워서 마음에 들었다. 공무원들이 연구동아리를 꾸리고 그중 대상을 받은 안을 토대로 한다. 추진주체도 지역주민, 전문가, 공무원들로 구성해 사업초기부터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문제는 얼마나 예산을 확보하느냐인데 토건업자들의 '개발이익'이 빠지니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두번째는 통합진보정당에 국민참여당 합류 논란 이다. 

이정희 대표가 참여당의 동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당내에서는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찬성의견은 국민참여당이 강력한 반신자유주의 내용을 담고 있는 진보진영 연석회의 합의문을 승인했고, 노동현안들이 산재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고 합의문에 동의하는 누구라도 함께 하는 것이 민중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상임부의장 김장호

반대의견은 국민참여당은 참여정부 시절 무수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현재의 대량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양산 등) 민중을 고통에 빠트린 장본인인데 과거에 대한 어떤 반성도 하지 않고 '오늘부터 나는 진보'라고 선언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진보정치의 성장은 물리적 통합과 양적 확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나라 다양한 진보의 가치를 드러내며 진보정당의 노동중심성을 더 부각시키는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다. 경제주의와 실용적 운동으로만 본다면 노동대중을 선거의 동원수단으로 전락시켜 수동적 존재로 만들고, 국민참여당의 합류로 야기될 질적 후퇴는 감동을 줄 수 없는 진보정당운동이 된다. 좀 더디더라도 더 훈련시키고 더 준비해 항해를 시작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
_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이두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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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8-0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일 하나의 당으로 통합된다 하더라도
하나의 목소리만 내는 단체가 되는 것은 반대랍니다. 다양한 색채를 내고
그것을 서로 마음으로써 조율할 수 있는 그런 단체였으면 좋겠어요.

참 갈 길이 멀어요, 말씀하시는 분들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더라고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1-08-03 12:30   좋아요 0 | URL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크게 보고, 장점을 크게 봐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흉잡고 못할 부분을 들춰내서는 쉽지는 않겠지요..

좌파는 쪼개져서 죽는다는 소리가 왜 있겠어요 ㅎㅎㅎ 통합이 되더라도 한목소리가 되는 일은 위대한 슈퍼맨급 영도자가 나타나도 될동말동 한 일이니 걱정되지는 않는데 민주적 당내 권력 체계를 어찌 꾸릴지는 궁금하네요.
 

 

 

이민호가 길쭉한 팔다리로 멋진 발차기를 보여주는 시티헌터가 어제로 종방을 했다. 

각 종 사회 비리를 다뤘는데, 그중에 사학비리, 성매매 노동자들의 백화점 앞 시위 패러디, 불법 정치자금(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작은 변명), 삼성 백혈병 산재처리 투쟁, 노동자 자주관리 공장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시티헌터 속 세상엔 썩지 않은 것이 없다. 국회의원도, 기업도, 학교도, 검찰도... 마지막에 법을 상징하는 김영주 검사가 죽음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정능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기왕이면 또하나의 자정기관인 언론이 망가졌음을 보여줘도 좋았을텐데 그 점은 아쉽다. 

그리하여 이윤성은 법보다 주먹으로 현대판 홍길동, 시티헌터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로 끝맺는다.   

여하간 현실에는 시티헌터도 없는데, 어디 말한마디 붙일데 없이 사는 건 팍팍하고, 억울하면 혼자 골방에 박혀 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여기 인터넷에라도 주절되고,(그러다 잡혀가 인생 골로 간 사람도 몇 명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서재엔 다녀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랑 길에 나앉아 있기라도 해본다. 혹시 아는가. 그러다 차넘치면 우리가 어제 보았듯이 물이 바위도 뚫고 아름드리 나무도 뽑고 콘크리트 통과해 뜻한 곳으로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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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티헌터 작가가 드라마 대물에서 2회만에 쫒겨난 그 작가인거 아세요?
대물 2회까지는 고현정 아주 멋졌잖아요, 거기다 사회 풍자도 현실적이고.
시티헌터 보는데... 아, 참 좋더군요. 아슬아슬하고 통쾌하고 그러면서 속도 쓰리고.

진짜, 시티헌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위험한 생각이겠죠. ㅠ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6   좋아요 0 | URL
아 대물은 안봐서요...
1인이 다 감옥에 넣기엔 대상자가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fiore 2011-07-2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민호 죽은 건가요 ㅠ_ㅠ
드라마 시청 포기하고 살고 있는데 좋은 드라마였다니.. 뒤늦게라도 챙겨보려 애를 써봐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8   좋아요 0 | URL
뭐랄까 너무 분주한 드라마 였어요. 토요일 한겨레에도 나왔지만 연애도 하고 막 나라의 적도 처벌하고 친엄마한테 골수 이식도 하고 하도 주인공이 바쁘게 움직이니 감정이입이 어려울 지경이 되는 ^^;;

마늘빵 2011-07-2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티헌터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면들을 많이 다루어주었죠. 이 드라마 작가의 인터뷰가 곧 나올 거에요. ^^ 나오면 링크해드릴게요. 어느 정도는 작가가 의도한 거 맞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8   좋아요 0 | URL
오! 친절한 아프님 ㅎㅎㅎ
법이 죽은 건 사실인거 같아요...

sslmo 2011-07-2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티헌터는 모르지만...님의 생각은 위험하지만^^ 멋지십니다.
저, 치명적이어서 아름답다고 쓰려고 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9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이번에 3차 희망버스에 다녀왔어요..
아 내가 너무 관성적으로 앉아있구나, 우리가 저항을 관성적으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무거웠어요..

다락방 2011-07-3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이게 이런 드라마였어요? 전혀 몰랐어요. 한 회도 본적이 없는데. 어휴..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0   좋아요 0 | URL
팔다리가 긴 이민호가 막 엑션을 펼쳐요.. 범상치 않은 디자인의 옷도 잘 소화해내고.. 아름답더군요..
단지 이민호의 변장은 좀 --;;

노이에자이트 2011-07-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에는 이민호 같은 사나이가 없으니까 방송드라마라도 보고 대리만족하는 거죠.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4   좋아요 0 | URL
토요일자 한겨레에 보니 처음부터 완벽한 성장이 없는 주인공이라 몰입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동감.
자신과 관련된 아주 작은 잘못도 정정하기가 실생활에서는 쉽지가 않은거 같아요.

pjy 2011-07-3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방 테레비는 채널선택권없어서 안타까웠던....그래서 케이블연결은 안되지만 정규방송이라도 볼려고 방에 쪼매난 테레비장만했는데..벌써 끝인가요-_-;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채널 선택권은 가정 권력의 향배를 상징한다던데 ㅋㄷㅋㄷ
인터넷으로 보시면 되죠!

2011-08-0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시티헌터 앞부분만 잠깐 봤을 때, 결식아동 삥 뜯는 국회의원과 공무원 얘기에 오호~ 활극드라마에 이런 소재가! 그랬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나저나 주인공이 진짜 너무 바빴을 거 같은 드라마예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3 12:31   좋아요 0 | URL
네 섬님.
사실 이민호의 의부등은 분단 상황 때문에 조국에서 버림을 받아요.
이 시작부터 심상치 않죠.
 

아침 일곱시에 출근을 했다. 

등산화에 등산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폭우속을 나선다. 

좋았다... 내방까지는... 

내방역에서 방배역을 거쳐 산사태가 난 방배 레미안이 우리 회사 바로 뒤다 --;; 

8시 부터 40분간 걸어서 회사로 이동했다. 

위대한 월급쟁이들... 

맨홀 투껑이 열리며 폭포처럼 하수가 쏟아져도 묵묵히 우리는 출근을 한다. 

출입통제선을 뚫고 회사로회사로 

250명중 오전 11시까지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출근했다.  

젖은 바지는 방배역 매점에선 산 쫄쫄이 바지로 갈아입고, 

물찬 등산화는 뒤집어 두고 정전이 된 사무실에서 잠시 대기한다.

출근안한 3명중엔 사장님(?)이 있다.  

오다가 길이 막혀 다른지역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그리로 보고하러 오라고 직원들을 불렀다 --a 

보고하기 위해 직원들은 임시전력을 끌어다 노트북에 보고서를 어찌어찌 정리하여  

전쟁터로 나간다... 

두시까지 대기하다 퇴근해 지금 집으로 왔다. 

사장님은 왜 그럴까?  

그리고 이 위대한 월급쟁이들을 회사가 어려워지면 왜 제일 먼저 자를까? 

정말 우리가 저 사장님 1/10 월급 받으면서 그만큼도 공헌을 못하는게 맞을까? 

여하간 집에 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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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7-2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월급쟁이들 흐흐흐흐흐흑흑흑 막 웃기면서 눈물 나요. 담담하면서 온갖 애환이 다 담겨 있다는. 저는 오늘 새벽부터 꽃시장 갔다가 샵 나와 있는데, 다들 괜찮냐며 연락 와서 왜그런가 했어요. 신논현은 다행히 안전.

무해한모리군 2011-07-27 16:53   좋아요 0 | URL
산사태로 토사가 넘어오면서 하수가 넘쳐나서 그런듯 해요.
새벽부터 여기저기 다니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전 회사 갔다가 아무 일 안하고 왔는데 너무 피곤 --
지금은 김치찌개 끓여서 감자전 붙여 먹을려구요 ㅋㄷㅋㄷ

하늘바람 2011-07-2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험한 곳에 있으셨네요 전 2~3년전까지 사당살았는데 우면산 근처를 그리 자주 다녔건만 이런 일은 첨이라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7-27 19:00   좋아요 0 | URL
사실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들고 제 시간에 출근해야지 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ㅎㅎㅎ

회사에 도착하고 보니 비피해가 제 생각보다 심각해서 깜짝 놀랐어요.

마늘빵 2011-07-2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거주하는 지역과 직장 위치는 아마도 좀 상황이 나은 곳인가봐요. 뉴스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사진들 보면 장난 아니던데. 난 그냥 신발과 바지 다 젖는 정도에요. 구두는 빨수도 없고 난감...

무해한모리군 2011-07-27 19:01   좋아요 0 | URL
방배동 우면산은 무슨 공사도 하고 있었고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지도 넘치고 그래서 피해가 컸나봐요.. 저수지가 넘쳐도 이런데 어서 서울시장이 한강에 크루즈 띄울 생각을 포기해야할텐데 걱정이예요 ㅎㅎㅎ

삼디다스 슬리퍼를 지하철역 매점에서 많이들 구매하시더라구요

무스탕 2011-07-27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해서 출근하고 고생해서 퇴근하고.. 정말 위대한 월급쟁이들이에요 ㅠ.ㅠ
10년도 더 전에 회사 일로 남태령부근 전원마을 근처(수방사 건너편이죠?)에 자주 다녔었는데 거기가 폭격(?)당했다는 뉴스를 듣고 놀랐어요. 그 부촌도 어쩔수가 없구나! 그러고요.
오늘 고생 많이 하셨으니까 저녁 맛있게 많이 드세요. 보아하니 안주가 좋은듯 싶은데 반주도 곁들여서.. ^^

무해한모리군 2011-07-27 19:03   좋아요 0 | URL
회사에 임시전원만 들어오는 상태라 인터넷이 안되서 저도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는데 퇴근길에 깜짝 놀랐어요. 엄청 큰 아름드리 나무가 방배 아파트촌에 떡하니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난간이로 막 대피하고 아휴...

어떤 아저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흙을 뭍힌채 아내를 못찾겠다고 중얼중얼 너무 끔찍했어요... 이런걸 개기로 자연앞에 좀 겸손해져야 할텐데요..

꿈꾸는섬 2011-07-2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 정말 많이 내렸죠. 고생 많이 하셨네요.
위대한 월급쟁이....공감요.^^
무사히 집에 돌아오셨다니 다행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1-07-27 19:04   좋아요 0 | URL
정전으로 일찍와서 약간 신났다는 ㅎㅎㅎ
지금은 찌개 다 끓이고 쉬는 중이요..
내일 어떻게 출근할지 벌써 걱정이예요 --;;

감은빛 2011-07-27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월급쟁이들 맞아요! 대단한 하루였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7-28 08:4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도 무사 퇴근하셨지요?
내방에서 방배에 불빛이 모두 사라진 모습도 놀라왔어요..

라로 2011-07-2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저도 직장 생활 하면서 그런 생각 했었어요...암튼
제 친정아버님이 8시 쯤 안부전화 하셨더라구요.
난리가 났는데 너희는 어떻냐시면서..
내일은 출근 안 하셨으면 좋겠다.

무해한모리군 2011-07-28 08:42   좋아요 0 | URL
저희도 온 식구들이 다 전화하고 난리났어요 ㅎㅎㅎ
오늘도 콸콸콸 쏟아지는 흑탕물을 건너건너 겨우 출근했어요..
그래도 전기가 들어와서 다행이예요..
군인들도 물통들고 와서 열심히 복구하고,
각구에서 물차를 지원해줘서 청소부 아저씨들도 열심히 청소하시고,
소방서 아저씨들도 경찰 아저씨들도 모두모두 수고가 많아요..
정말 모두 수고가 많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어요..

마녀고양이 2011-07-28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무사귀환해서 정말 다행이예요.
오늘 비가 공포스럽더군요. 내일은 좋아져야할텐데.

무해한모리군 2011-07-28 08:43   좋아요 0 | URL
오늘도 비가 계속 오네요.
복구하시는 분들 덜 힘들게 이제 그만 왔으면 좋겠어요..

가슴뭉클 2011-07-2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남부순환로는 통제라 안되고..
휘모리님~
내방에서 마을버스 다니나요?
7번 15번이요.
금호아파트 가야되는데--;;

무해한모리군 2011-07-28 11:27   좋아요 0 | URL
다닙니다 ^^ 일부구간만 통제예요.. 방배역까지는 갑니다.

가슴뭉클 2011-07-28 11:3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방배역까지만 가요?
그럼 방배빌딩은 안가겠네요.
우씨 거기서 양재역가는 17번도 운행 안하겠네요..
이런 줸장ㅜ.ㅜ

무해한모리군 2011-07-28 12:12   좋아요 0 | URL
방배빌딩은 가기도 하고 안가기도 해요.
방배빌딩 바로 옆이 지금 난리라서요 ㅎㅎㅎ

BRINY 2011-07-2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는 사당역 근처 직장인데, 그 도로사정에도 불구하고 기사 딸린 회사차 고집하신 임원들이 제일 늦게 출근을 했다고 하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1-07-29 08:4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어느 회사나 그런가봐요..
지 목숨은 귀하고 남 목숨은 우스운지 우리 사장보세요..
그 난리통에 보고하러 지있는데 오라잖아요 ^^;;

saint236 2011-07-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기가 막일뿐입니다....조심하세요. 아직도 비가 더 온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