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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1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말을 잃게 되네요.
어느 시대에 사는건지... 원.

머큐리 2010-10-19 22:37   좋아요 0 | URL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신자유주의시대에 살고 있는거죠..^^:

순오기 2010-10-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살펴보고 추천 한방~ 꾹!

머큐리 2010-10-20 14:03   좋아요 0 | URL
누님...땡스 투에요..^^

카스피 2010-10-20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예 통행금지를 다시 시행하는것이 어떨까요^^;;;;

머큐리 2010-10-20 14:03   좋아요 0 | URL
그럴거 같은 분위기에요..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능~~

전호인 2010-10-2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20를 핑계삼아 얼렁뚱땅 넘기려는 저들의 의도가 참으로 한심합니다.
ㅠㅠ

머큐리 2010-10-20 14:04   좋아요 0 | URL
호시탐탐 노리다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게지요...
 
[블루레이] 아이언맨2 (2disc) : 스틸북 케이스
존 파브로 감독, 기네스 팰트로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시간이 남아 돈다고 해도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는 영화도 있다. 아마 이 영화가 그런 영화가 아닌가 한다. 최첨단 강철 슈트와 무기를 겸비한 아이언 맨의 활약은 전 지구를 커버하고 있다. 그리고 그 활약으로 지구에 평화가 왔단다.... 오 이런~  고마운 일이.... 

미국이 탄생시킨 영웅이 한 둘이 아니지만 아이언 맨처럼 단순하고 철저하게 미국의 한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영웅은 없다. 아니 태생부터 군산복합기업의 CEO이자 손에 피를 묻히고 타인의 죽음을 담보로 돈을 버는 죽음의 상인이 이 시대의 영웅으로 추앙 받는 그 태생적 한계는 그대로 영화의 스토리의 한계로 규정되어 버린다. 더구나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군산복합의 밀애는 보기조차 역겹다. 열광하는 대중은 그냥 그대로 바보들의 함성일 뿐이다.  

이 영화를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오락으로 봐도 좋다. 하지만 영화속에 드러나는 이미지들은 그저 그냥 오락영화로 치부하기에 많이 불편하다. 어떤 점에선 역겹기까지 하다.  

장면하나
국회 청문회에서 아이언 맨을 국가로 귀속할 것을 정부에서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은 단호하게 거부한다.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무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통제하에 두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신자유주의가 극성을 부리는 최근에 아주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기업의 재산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무력화시키는 시도는 이제 영화에서도 당연시 되고 있다. 정부의 통제를 요구하는 정치인들을 바보로 만들면서 말이다.  

장면 둘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인류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란 과학기술 만능주의가 영화의 바닥에 흐르고 있다.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 아닌가? 과학과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과학과 기술은 지구 환경의 파괴와 오염의 주역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들이 있다. 그들에겐 아직 지구는 무한하게 약탈할 수 있는 대상에 불과하다. 그런 메시지를 영화 내내 흘려주고 있다.  

장면 셋
악당이 나온다 (사실 언놈이 악당인지는 잘 구별이 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악당을 처단하는 주역은 아이언 맨 수트를 착용한 주인공과 그 친구다. 주인공은 군산복합기업의 오너이고 그 친구는 미군 장교다. 그림이 확실하지 않은가? 미국의 무기생산 기업과 미국의 군인이 악당을 물리치고 평화를 가져온다는 이야기... 그러니 군산복합체에 대한 비판을 멈추라는 메시지... 

영화에서 볼거리는 풍부하다. 화려한 비쥬얼에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나고 만다. 마지막까지 영화는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선전을 멈추지 않는다. 처음 청문회에서 아이언 맨을 국가로 귀속하기를 주장하던 정치인이 악당을 물리친 공로로 주인공에게 공로 훈장을 수여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국가의 전면적 항복....브라보~~~  

어찌하여 내 눈에는 악당을 물리치고 시민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는 영웅이 사라지고 그저 미국의 거대한 군산복합체를 응원하고 그 존재의 합법성을 주장하는 이야기들로만 보이는지...역설적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잘 보여주는 영화가 또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양 날의 칼이 아닌가 한다. 생각없이 즐기면 베이고, 잘 살펴보면 경계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기 위해 비쥬얼이 그리도 거창했나 보다. 영화가 선전하는 그 내용에 비해 포장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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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19 15:4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좋은 생각이에요..ㅎㅎ

마녀고양이 2010-10-1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별 하나 주기도 쉽지 않은데, 제가 그만 폭소를 터뜨리지 않았겠습니까!

과감하게 별 하나도 주실 수 있는 머큐리님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머큐리 2010-10-19 22:37   좋아요 0 | URL
저도 별 한개는 처음인 듯...--;

카스피 2010-10-2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이언맨 자체가 머큐리님 말하신 그런 배경에서 태어난 만화인데요^^

머큐리 2010-10-20 14:0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태생적으로 맞지 않는 영화였어요..ㅎㅎ
 

평상 시 얼마나 집회와 시위를 하겠냐마는....
촛불에 대한 공포는 아직도 한나라당을 떨게 만들고 있는것 같다.  

야간집회와 시위를 다시 규제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모양인데... 정말 이해가 안되는 건 집회와 시위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사람들 아마도 길거리에 잘 나다니지 않고 고급 승용차만 타고 다녀서 모르는 모양인데... 요즘에 집회하자고 하는 사람도 시위에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다. 혹시 외국의 귀빈(귀찮은 빈대라는 뜻이다)들이 왔는데 그 정체를 알아채서 혹여라도 시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이야 충분하게 이해한다지만, 그 걱정으로 특별법까지 제정해 놓고 이제와서 다시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야간집회금지 규정을 부활시키려 하는 심사는 도데체 무슨 심사인지 모르겠다. 역시 길거리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러는거 아닌가 한다.  

요즘, 전단지건 유인물이건 무언가를 나눠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일단 받는다. 아무런 필요가 없더라도 그냥 받게된다. 그건 목요일마다 내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4대강 개발이 문제가 있다고 전단지를 나눠줘도 관심 갖는 사람들 별로 없다. --;
다들 자기 갈길이 바쁘다.  

사람들은 정말 바쁘다. 그냥 조용하게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거나, 핸폰이나 PMP로 영화를 보거나 방송을 보면서 걷는다. 그들의 눈과 귀는 기계에 접속되어 있지 타인에 접속되어 있지 않다. 그걸 방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오히려 짜증스런 얼굴을 한다.... 왜 방해하냐 이거지....
가끔가다 친절하게 유인물을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러니 나역시 뭔가 나눠주는 사람들에게 친절해질 수 밖에.... 

공공의 영역으로 진입하기에 사적인 장애물들이 첩첩하게 쌓여 있는게 우리의 일상이 아닌가 한다. 공적의제는 그저 의제일 뿐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허한 무언가를 메우기 위해 바쁘다. 그러나 대상은 사람이 아니고 기계이며, 진지함보단 그날의 피로를 풀어줄 재미난 무엇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탠다는 것은 그냥 부담일 뿐이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부담까지 지고 가지 않아도 잘 굴러간다. 채소값이 오르고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자유가 조금 상실되도 당장 내 몸을 죄는 것이 아닌 이상 크게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촛불 집회를 생각해 보면 먹는 것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일 줄 알 것 같다. 당장 먹어야 사는 현실은 먹는것 가지고 장난치는 통치자를 용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야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일까? 아니 거대한 공감의 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단순하면서도 뭔가 원초적인 듯해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게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살기도 바쁘다. 한나라당이 그리 노력해서 막지 않아도 야간에 모여서 집회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고 있다해도 그들이 걱정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이 먹는 거 가지고 장난만 치지 않으면 별 걱정거리 없으니 괜히 힘빼지 말고 그냥 집시법 좀 그냥 놔두었으면 한다.  

한 2년 집회신고 없이 역 앞에서 촛불들다가 G20이 가까와지니 갑자기 신고하고 집회하라는 경찰서 정보과 형사의 연락을 받았다.... 열 좀 올라갔지만... 법에 야간집회가 허용되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면서 울컥한 거 참았다. 제기랄 이거 규제되면 평화롭게 집회하는 사람을 잡아채가도 법적으로 아무 할 말 없어지는 그런 상황보단 나으니까....암튼 그렇다는 것이다. 난 이런 평화를 좀 더 누리고 싶고...그래서 야간집회를 규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싫다는 거다.  

딴나라당아... 좋은 법은 그냥 두면 안되겠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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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절대 공감공감.
사람은 하지 말라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인데,
머가 그리 걱정되어서 저러는걸까여? 많이 겁나나봅니다.

머큐리 2010-10-19 15:50   좋아요 0 | URL
켕기는게 많으면 저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들은 알고 있겠죠!

2010-10-19 0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19 15:50   좋아요 0 | URL
서울 가본가 넘 까마득해서요...한 번 돌아다녀야 할 텐데...
 
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게이고는 참 애증이 교차하는 작가다. 무언가 부족한 듯 하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읽어 나가는 걸 보면 애정이 좀 더 많다고 해야 하나?  일단 다른 작가들에 비해 망설임없이 책을 집어드는 걸 보면 그래도 많이 애정을 가지는 작가라고 해야겠다.  

그런 작가가 "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 고 고백했다는 작품이고, 문예지 연재 후 8년 만에 '해금'되어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는 작품이라고 하니 어찌 솔깃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읽어야 할 게이고의 소설들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 이 작품을 손에 들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들이 겹겹이 둘러싼 셈이니 우선적으로 읽어내려 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게이고가 "다시느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고 고백한 것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느껴지며, 도대체 이 책이 왜 해금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른 작품에 비해서 과도한 성애적 표현이 있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그 정도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이 작품이 범작이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다만, 좀 과장된 상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일 뿐이다. 여타의 추리 소설에서 보이듯 이중적 플롯은 정교하게 짜여져 있으며, 죽음을 앞에둔 사람의 절박한 마음과 원한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몇 푼의 보상금만 주어지면 양심의 가책따위는 사라져도 상관없는 현실적 냉정함도 잘 그려지고 있다. 우리가 흔하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일상의 재난으로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일련의 심리적 통찰도 음미 할만하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사건이 갖는 의외성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그리고 그러한 의외성은 오히려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느끼지 못한 일들이 끔찍한 경험으로 재생될 때야 비로소 느끼게 된다. 재생이 되지 않으면 무감각하게 그냥 묻혀지거나 사라지는 것이다. 대규모의 인간이 군집하는 도시에서 그런 무감각은 일상적인 일이고, 이러한 일상이 정상적으로 여겨진다. 

정상적 사회에서 일탈하겨 생명에 대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마주쳤을때, 그 공포를 느꼈을 때 오히려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취급을 당한다. 그러나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어떻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일까? 가해자들의 행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지만, 가장 인간적인 행태는 가장 광기에 찬 행태임을 이 작품은 드러내는 듯하다.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애도가 없는 이 사회의 행태 속에서 진정한 애도는 그 희생자의 삶의 의지와 공포를 그대로 인정하고 감싸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은 결국 공포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되고 말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게이고는 나에게는 2% 부족하다. 닥치는대로 읽다보면 그 2%를 채워줄 작품을 만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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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4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15 14:04   좋아요 0 | URL
정말이요????^^

다락방 2010-10-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2프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저 역시 그렇거든요. 게다가 [붉은 손가락]같은건 좀 찜찜하기도 하더라구요. [회랑정 살인사건] 이랑 [11문자 살인사건]은 재미도 없었고.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래도 게이고라면 또 그냥 부담없이 읽게 돼요. 그런데 이 소설이 게이고가 "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 라고 한 책이로군요! 이제 게이고 읽지말까, 하던 참이었는데 또 이 리뷰를 읽고보니 이것만 읽을까 싶어지네요. 흐음.

머큐리 2010-10-15 14:06   좋아요 0 | URL
오히려 다락방님이 페이퍼를 쓰신 모든 책들이 저를 유혹하고 있어요..꾹 참고 있는 중이죠..^^ 락방님 따라가가단 가랑이가..ㅎㅎ

뭐 읽으셔도 무난하실 겁니다. 나름 에로틱하기도 하구요..^^;

다락방 2010-10-15 15:12   좋아요 0 | URL
에로틱.....강한 한방이군요!

다락방 2010-10-19 16:06   좋아요 0 | URL
이거 땡스투 들어온거...저에요, 머큐리님. ㅎㅎ

머큐리 2010-10-19 22:31   좋아요 0 | URL
땡스투에요..^^
 
인문학, 세상을 읽다 - 인문으로 읽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박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을 것이다.
관점은 창과 같이서 테두리가 한정되어 있는 그 너머를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테두리를 넘어서지 못할 망정 관점이 가진 효용성을 알기에 그대로 진화했나 보다.  

인문학은 어쩌면 고답적인 학문이다. 그때 그때의 시류도 중요하지만, 뭔가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가 우선이기에 정체되어 보이기도 한다. 최근의 인문학 위기 담론과 더불어 인문학을 실용과 결합시키려는 경향성이 눈에 많이 띄인다. 광고를 통해 인문학과 창조성의 문제를 연관시킨 책도 있고, 인간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려는 경영과 인문학과 접합시키려는 시도도 보인다. 결국 인문학이 무용한 학문이 아니고 적용하기에 따라서 무궁한 쓰임새(?)가 있다고 주장하는 폼새인데 글쎄다... 난 무용한 인문학이 더 맘에 와 닿는다.  

그럼에도 인문학이 아무런 용도가 없음은 아닐 것이다. 근원을 파헤쳐 무엇인가를 궁리한다는 것은 무용해 보임에도 그 속의 유용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실용적으로 판명되지 않을 지라도 인간과 인간이 섞여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이 시대를 읽어나가는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일 테다. 그렇지 않다면, 인문학이야 말로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이 책의 부체가 '인문학으로 읽는 정치,경제,사회,문화'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이 사회의 전반을 두루 살펴보겠다는 의도이고 시도이다. 그건 고답적인 학문이지만 현실에 대한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인문학을 통해 깊이있는 통찰을 할 수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여타의 실용을 강조하는 인문학 서적과는 그 의도가 틀린 이 책의 장점은 역시 사람을 소외시키는 제반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주시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환경의 동물이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태도와 생활은 변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통찰해 내기는 쉽지 않다. 환경에 적응하다보면 환경자체를 당연시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힘은 그 당연함을 낯설게 보게 하는 힘일 것이다. 그럴때 자신의 인식의 틀 너머에 있는 새로운 것을 알게된다. 이 책의 역할은 결국 그러한 새로움으로의 초대인다.  

경제가 만능인 사회에서 정치와 경제의 관계를 묻는다. 경제가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일어나는 모순된 현상들에 대한 고찰은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세상을 보는 관점은 욕망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경제에 관한 시선도 참신하다.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주도하며 성장한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자유무역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 땅에 대한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그런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인 문제를 경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경제도 결국 인간의 활동이라서 그렇다.  

가장 참신했던 시선은 노마디즘에 대한 비판이라 하겠다. 내가 즐겨 읽는 많은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에게 보기 힘든 들뢰즈에 대한 비판은 신선하기 까지 하다. 노마드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결국 신자유주의적 질서로 회귀하게 된다는 분석은 참고할 만 하다. 예전에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라고 주장한 어느 책이 혹독한 비판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아직 들뢰즈는 이 땅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이론과 사상은 없는 법! 들뢰즈의 소수자에 대한 애정과는 별도로 한 번 따져볼 건 따져봐야 할 듯하다.  

총체적인 난맥상으로 병든 사회를 진단하는 글들도 탁월하다. 전문화의 환상과 노동의 소외를 다룬 글들도 그렇고 디지털 시대의 인간의 문제, 광고와 언론에 대한 분석도 좋다. 결국 이러한 문화적 환경이 현대인들을 얼마나 병리적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결국 개인의 병리적 현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에 도달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설정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이고 이건 결국 인문학이 영원이 풀어내야 할 숙제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시류적인 글 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부단한 탐구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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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0-1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들을 읽으면서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람의 위치 설정에 대해서 입니다.
관심가는 책이고 관심가는 리뷰입니다~^^

머큐리 2010-10-14 18:25   좋아요 0 | URL
아마 평생토록 고민해야 할 부분이 사람의 위치 설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양철댁님 힘 내세요..^^

호우 2011-12-0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문학으로 보는`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글들이 참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저도 하나 의뢰받았는데.. 한참써놓고 보니 인문학으로 보는 글이라는게 어떤건지.. 먼저 알아야겠더군요. 물론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데 의뢰받은 주제라 그렇습니다. 아무튼 이런 숙제를 해결해 나가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