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통화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오래 전화를 해봤자 한번 만나서 보는 것만 못하단 소리다.

상대의 외모가 내 타입이 아닐 땐 "그냥 전화만 할 걸"이란 후회를 하기도 하지만

상대의 얼굴을 모른 채 채팅이나 전화로만 진행되는 건 엄밀히 말하면 사랑은 아닐 것이다.

긴데스 버팔로스라는 철학자가

"사랑은 먼저 상대의 외모를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을 남겼듯이

남녀가 사랑을 하기 위해선 일단 한번 만나야 한다.

 

그렇다고 그녀를 만난 게 사랑을 하고자 함은 아니었다.

무릎 사진에 호감이 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오랜 세월, 풍파에 시달리는 동안 내 마음은 완전히 닫혀버려

어떤 여인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라고 믿고 있었다.

지난번 선자리에 나온 사자머리를 한 여인도

캣우먼을 닮은 우리학교 여선생도

내 가슴에 어떠한 파문도 일으키지 못했으니까.

댓글을 주고받던 중 그녀가 "다이하드 4.0 같이 볼래요?"라고 했을 때

내 첫 반응은 당황스럽다는 것이었다.

남녀가 유별한데 왜 영화를 같이 보자는 걸까.

미심쩍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죠"라는 댓글을 남긴 건

역시나 무릎 사진의 여파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메가박스 인터넷 발매기 앞에서 그녀를 봤을 때,

난 경솔하게 초대에 응한 걸 후회했다.

영화나 보고 술 한잔 하면서 밥 먹고, 이렇게 생각없이 헤어지는 게 내 목표였지만

그녀 얼굴을 보고나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대, 대단한 미녀십니다. 이런 분이 왜 저같은 사람을...?"

그녀가 베지색 정장에 어울리게 베시시 웃었다.

"왜요? 전 부리님 좋아하면 안되나요?"

다이하드 4.0은 별반 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관심은, 어떡하면 살짝 손이라도 닿아 볼까에 집중되어 있었으니.

 

영화가 끝난 뒤 내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게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여자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와인인 '벨라 M'을 마셨다.

평소와 달리 그녀는 말을 했고, 난 주로 듣는 쪽이었다.

아쉽게 그녀와 헤어진 뒤부터 난 어떻게 또 만날 수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돼요. 저 7월 26일날 일본 출장 가요. 음, 공항 배웅나오면 모를까 그전에는 못봐요."

이성을 약간 잃어버린 난 정말 배웅 갈 거라고, 비행기 시간이 언제냐고 물었다.

"진짜 오시면 제가 점수 많이 드리죠"

 

26일 아침, 난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일찍 인천공항에 갔고

혹시나 그녀가 왔을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차에서 내리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달려가서 짐을 받아주려는 찰나, 그녀의 등 뒤에 뭔가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꼬리였다.

놀라서 화들짝 비명을 지르는데 그녀가 뒤를 돌아 날 봤다.

눈 주위가 온통 까맸다.

 

 

내 눈앞에는 새초롬한 너구리 한마리가 우뚝 서서 날 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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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리님의 맹점
    from Love Conquers All 2007-08-07 11:23 
    다음은 부리님의 SF + 로맨스 + 미스테리물에 대한 맹점을 집어낸 것입니다.   1) 부리 : 26일 오전 새초롬너구리를 공항으로 배웅나갔다. 새초롬너구리 : 26일 오후에 알라딘에 여행간다는 글을 썼다.   2) 부리 : 새초롬너구리의 무르팍사진에 일부마음에 동요되어 영화를 보러갔다. 다시 보자고 제의하니 새초롬너구리는 '26일 출장을 간다고 했다' 새초롬너구리 : 24일 침대에서 떨어져서 25일 오전에 사진을 올렸다.
 
 
마늘빵 2007-07-3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어 삼류소설입니까?

chika 2007-07-30 23:28   좋아요 0 | URL
설마 부리녀석도 서재지존 마모님처럼 삼류소설을 쓸라구요 ㅡ,.ㅡ

파비아나 2007-07-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부리녀석이 연애를 시작한다고 만천하에 알리는거 맞지요?

날개 2007-07-3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나....^^

부리 2007-07-31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어 안녕하셨어요? 인사도 못드리고......
치카님/아 치카님도 오랜만이군요!! 제주도는 어떤가요
파비아나님/아앗 살짝 예리할 뻔...^^
날개님/제마음 아시죠?

chika 2007-08-01 09:43   좋아요 0 | URL
제주도는...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었어요! 왜 너구리님은 제주출장이 아니라 일본출장인거죠? 왜? 왜? =3=3=3

다락방 2007-07-31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음...음....

삼류소설인지, 연애의 시작인지, 분명히 해주세욧!
그리고 이거 2부도 있나요? :)

무스탕 2007-07-31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 아침부터 즐거워지네요.
계속 보고하셔야 합니닷~! :-)

2007-07-31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7-3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너구리님이 여자셨나요?? 잠을 안잤더니 모든 것이 환몽적으로..보이네요..
긴데쓰 버팔로스의 철학사상에 반기를 들어 정반대의 학설을 세운 철학자도 있어요
니오넴 파이더스 라고요..

JTL 2007-07-3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기대했는데 말이죠 음음... -_-;

세실 2007-07-3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마도 부리님께 사랑이 찾아온 듯 ^*^
아 기대됩니다.
알라딘분 결혼식에 한번도 간 적 없지만 부리님 결혼식엔 꼭 가렵니다~~
뭐 너구리면 어떻고, 곰이면 어떻습니까~~

Mephistopheles 2007-07-31 21:14   좋아요 0 | URL
저기요 세실님...저...그....핑크빛 페이퍼는 아닌 듯 싶습니다만..^^

미즈행복 2007-08-0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초롬 너구리님과 사랑에 빠지신거예요?
뒷얘기가 나와야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인가요?
어쨌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축하!!! -근데 메피님의 댓글은 무슨 말인지? -

Mephistopheles 2007-08-01 17:00   좋아요 0 | URL
제 댓글에 대한 의문사항이 궁금하시다면 먼저 부리님의 페이퍼에 명시된 철학자의 이름을 살펴봐야 합니다. 긴데쓰 버펄로스는 실존하는 철학자가 아닌 부리님이 만들어낸 환상의 인물이죠..^^ 더 정확히 말하면 일본 프로야구 팀이름이에요.. 긴데쓰 버펄로우스라고요...ㅋㅋ 그래서 저 역시 있지도 않는 철학자인 니혼햄 파이터스란 일본 프로야구 팀 이름의 가상의 철학자를 내세웠던 겁니다...ㅋㅋㅋ

부리 2007-08-01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제겐 미즈행복님밖에 없어요! 저 믿지요?
메피님/예리하세요 니혼햄 파이터즈에서 간만에 폭소^^
세실님/흑, 님이 일찍 결혼하시는 바람에 저는.... 이렇게 오랫동안 허공을 맴돌고 있답니다
택님/앗 그러셨군요!
새벽별님/저...열자이상입니다^^
무스탕님/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락방님/2부는 당연히 있지요!! 130부 예정입니다^^

프레이야 2007-08-01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130부씩이나요...
기대할게요^^

2007-08-01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7-08-0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되어요, 부리님^^ 연애를 시작하셨다면 더더욱 기대가 되고..
아니라도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페이퍼, 기대만빵이죠^^

BRINY 2007-08-0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너구리네요. 저 사진은 직접 찍은신 거, 아니면..?

Kitty 2007-08-0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리님 연애 시작!!!!!!!!!!? 축하드려요!!!!!!!!!!!!!!!!!!!!!!!!
 

더워서 그럴까요.

요즘엔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구 피곤해 죽겠군요 (제가 간만에 온 건 다 날씨 탓...)

아침에 승주나무님의 글과 거기 달린 지기님의 답변을 보고

몇개의 글을 더 찾아서 읽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더군요.

"알라딘 측에서는 100명의 서포터즈를 뽑아 그들이 행하는 추천 수로 이주의 리뷰를 뽑는다"

여기에 대한 알라디너 분들의 고민은

-인기서재만 추천이 많이 달리므로 공정하지 않다

-변방의 리뷰 중에도 좋은 리뷰가 많은데, 그런 게 발굴되지 못할 것이다

 

뭐, 충분히 일리가 있는 걱정이긴 하지만

갑자기 제가 존경하는 어느 분이 쓰신 '이주의 리뷰 당선되는 법'이 생각났습니다

'들어온지 얼마 안되면 된다, 베스트셀러를 사라고 분위기를 띄우면 된다...'

몇가지가 더 있지만 기억나는 건 이것밖에 없네요.

어찌되었건 그 글은 알라딘이 철저히 상업적이라는 걸 비꼬고 있었지요.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사람에겐 계속 알라딘에 있어 달라는 차원으로 당첨을 시켜주고

책을 사고싶게 만드는 리뷰 역시 알라딘에 이익이 될 테니까요.

그 글에 많은 분들이 추천을 때리며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역시 처음 들어와 쓴 리뷰 중 하나가 금새 이주의 리뷰가 되는 바람에

기분도 좋았지만 계속 쓰면 계속 될 거라는 착각을 가졌었지요.

나중에야 그게 아니란 걸 알았지만 말입니다.

 

그 이후에도 간간이 나오는 리뷰 관련 글들은 이주의 리뷰에 있어서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들 뿐이었습니다.

좋은 리뷰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를 테니,

누가 되어도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제가 생각했던 문제는 이런 거였습니다.

바람구두님, 플레져님, 파란여우님같이 리뷰를 기가 막히게 잘쓰는 분들은

쓰기만 하면 전부다 이주의 리뷰에 뽑혀야 공정한 게 아닌가...

하지만 실제로 그분들의 당선 횟수는 일년에 한번, 많아야 두번이 고작,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한번 된 사람은 향후 6개월간 당선작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은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사람마다 안배를 해서 리뷰 당선을 시켜주는 듯한 느낌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마찬가지지만

이주의 리뷰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다들 포기를 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냥 재수가 좋으면, 때가 되면 주는 거, 이런 게 이주의 리뷰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리뷰 서포터즈제는 그런 관행을 타파하려는 하나의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직원 몇분이서 그 많은 리뷰를 다 읽고 판단을 하는 것보다는

100명이 한다면 숨은 리뷰도 발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그분들의 사명감이겠지요.

과연 그분들이 알라딘 직원분들만큼의 사명감이 있어서

친소관계에 휘말리지 않고 공정하게 선정을 할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교봉에서 잠시 모니터 요원을 했을 때,

전 제가 뭐라도 된 양 기쁘게 일을 했고

제가 일을 잘하는지는 교봉에 의해 일일이 체크되었지요.

이주의 리뷰 서포터즈는 권한을 갖는 직책이지만

그럼으로 인해 갖는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신청은 안하겠지만 제가 서포터라면 가까운 사람의 리뷰는 오히려 박하게 매길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분들이 행한 추천은 아마도 알라딘 측에 의해 체크가 되고

얼토당토않은 리뷰에 추천을 한 서포터즈는 나름의 조치를 당할 겁니다.

 

언젠가 마모씨가 드 보통의 책에 할머니랑 설렁탕을 먹었다는 글을 리뷰라고 단 적이 있습니다

거기 달린 20여개의 추천은 사람들을 경악시켰고

그 사건은 추천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추천을 한 분들은 대개 마모씨와 친했던 그런 분들이고

서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 중에서만 서포터즈가 나오는 건 아니겠지요.

특정 성향의 리뷰에 대한 걱정은 100명이라는 숫자가 어느정도 희석시켜 줄 거구요.

서포터즈 선정을 할 때 평소 쓴 리뷰와 페이퍼를 훑어보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로 서포터즈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겁니다.

 

모든 제도는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점수로 뽑는 게 아니라 리뷰의 질을 가지고 선정을 하는 건

누가 해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제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서 나온 게 바로 서포터즈 기획일텐데

한번 믿고 맡겨보면 어떨까요?

한 석달 정도 해보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또다시 바꾸면 되지 않을까요?

이주의 리뷰제도가 한번 고정되면 2-3년은 못바꾸는 그런 건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전 리뷰 서포터즈안을 지지하렵니다.

 

 

* 뒤늦게 덧붙이는 글: 마지막 구절은 취소해야겠군요.

전 서포터스만의 추천으로 이주의 리뷰를 선정하는 줄 알았는데

누구나 추천할 수 있다는군요

그렇다면 서포터즈라는 단체가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군요

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걱정 대열에 동참하겠습니다..

역시 사람은 머리가 좋아야 이해력이 좋고, 이해력이 좋아야 이렇게 봉창을 뚫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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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7-07-28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면서 추천 한 방 쎄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셨군요. 어쩜 글을 이렇게 잘 쓰시나요? 비결 좀 알려주셔요.

부리 2007-07-28 10:07   좋아요 0 | URL
앗 KJ님 촌철살인의 대명사께서 왜이러십니까. 그나저나 님 말이죠, 서포터즈 되셔서 제 리뷰 추천 좀 해주세요! 제가 요즘 많이 어렵답니다^^ -비밀글입니다-

부리 2007-07-28 21:40   좋아요 0 | URL
하날리님, 안녕하셨어요^^

마늘빵 2007-07-2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우려에도 일단 시행해보고 보자.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저도 걱정하는 바가 많아 신청은 보류하고 있습니다. 시행해보고 보완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전 이번엔 빠질랍니다. 요즘들어 다시 '서재권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서재지수가 다른 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 저는 조심스럽습니다. 그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 말려들어갈까봐. 그렇다면 서재지수 낮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 의해서 시행했을 때 문제가 있는가,를 따져보면 될테니까요. :)

하나 또 우려는, 분명 자기가 관심갖는 분야의 리뷰들만을 볼텐데, 아예 분야별로 인원을 나눠보는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마법천자문 2007-07-28 10:10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도... 관심 분야별로 나눠서 모집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군요. 어떻게 머리가 그리 잘 돌아가시는지???

부리 2007-07-28 21:39   좋아요 0 | URL
모든 게 다 오해구요,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지지하는 거 취소할래요. ㅠㅠ

moonnight 2007-07-2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렇군요. (끄덕끄덕;;) 요즘 이런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네요. 난 뭐한다고 몰랐을까. -_-a;;; 그나저나, 오랜만이어요. 부리님!!! ^^

부리 2007-07-28 21:39   좋아요 0 | URL
잇몸이 안좋아 계속 고생하고 있어요 흑흑 님도 일말의 책임을 느끼셔야 한다구요!!!

라주미힌 2007-07-28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네요. ㅎㅎㅎ

부리 2007-07-28 21:39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안녕하세요. 여전히 아름답게 알라딘을 지켜주고 계시는군요

미즈행복 2007-07-2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와요. 부리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부리님은 뭔 말씀을 하셔도 다 너무 옳은 말씀만 하시니 ^^
재밌는 글 자주 올려주세요~
-저야 알라딘을 잘 모르니 리뷰나 뭐 이런 제도에 대해 할 말은 별로...-

부리 2007-07-28 21:38   좋아요 0 | URL
미즈행복님이 늘 지켜봐주시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오늘 치과에서 이빨 뽑았습니다ㅠㅠ

Kitty 2007-07-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진짜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

부리 2007-07-28 21:38   좋아요 0 | URL
오오 오랜만에 오니까 키티님도 뵙는군요!! 반갑습니다

무스탕 2007-07-2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부리님이시닷! 건강하게 지내고 계시죠? ^^*
이제 방학 했는데 좀 더 자주 뵐수 있는건가요?

부리 2007-07-28 21:38   좋아요 0 | URL
전 이상하게 방학하고 나니까 더 바쁜 것 같습니다 마노아님도 안녕하셨어요

무스탕 2007-07-29 12:50   좋아요 0 | URL
오라버니. 저 무스탕이어요.. ^^*
방학중 더 바쁘시다니.. 학기중에 못 만나본 미녀분들 만나시느라 분주하신가봐요 ㅋㅋ

새벽별을보며 2007-07-2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님 페이퍼 부리님 댓글에도 댓글 달았는데 여기에도 다시 한 번만...
"이주의 리뷰 서포터즈"가 아니라 "서재 서포터즈"로 알고 있습니다. 서재 서포터즈 100인의 추천에 의해 이주의 리뷰를 뽑는 것이 아니라 서재 서포터즈 100인은 의무적으로 추천을 해서 숨은 리뷰를 발굴하는 책임을 맡고, 거기에다 추가되어 있던 한 줄은 앞으로 이주의 리뷰를 선정하는 방향은 추천수에 따라 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추천수라는 것을 "서재 서포터즈의 추천수"라고 규정한 것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 했습니다.
다양한 관심을 갖는 서포터즈의 모집. 잘 돌아간다면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전체 알라딘 이용자의 추천수에 따른 이주의 리뷰 선정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별개로 이주의 리뷰에 대한 부리님 말씀은 일정 정도 동의합니다.

부리 2007-07-28 21:37   좋아요 0 | URL
제가 잘못 이해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추천수 조작, 얼마든지 가능하겠군요...

새벽별을보며 2007-07-29 09:5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이. 뭘 부끄럽기까지~~~.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다락방 2007-07-2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부리님 부리님 부리님
정말 보고싶었어요. 흑 ㅜㅡ

2007-07-30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7-07-3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바람구두님! 님도 요즘 서재 뜸하시잖아요!! 하여간 제가 더 보고싶었어요!
다락방님/제 마음 아시죠??? 저야말로.....
 

-6월 중순부터 "써야지" 했던 논문을 드디어 어제 탈고했다. 6월 말까지 쓰려던 계획이 산산조각난 건 순전히 윔블던 때문, 결국 난 이번 월요일날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며 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 오늘 아침, 지도교수한테 논문을 제출하며 어찌나 기쁘던지, 천안에 내려가 매운탕에 낮술을 한 잔 했다. 한창 논문을 쓰던 감각이 살아났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인데, 오늘 쓴 논문이 의미있는 건 공동으로 한 연구가 아닌, 나 혼자의 힘으로 일군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하고 싶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연구를 하니까 좋긴 한데, 남들처럼 연구비를 따서 한 게 아니라 월급을 털어서 한 거라 생활이 좀 궁핍했졌다. 연구원 분한테 "돈 아끼지 말라"고 큰소리를 치긴 했지만, 이따금씩 지불하는 돈이 크게 느껴진다. 어제는 피펫과 슬라이드박스 값으로 15만원을, 오늘은 저번에 찍은 전자현미경 값으로 20만원을 지불했는데, 시시때때로 지불하는 쥐값과 시약값 등을 합치면 꽤 많은 돈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건 윔블던 기간 중 집구석에만 있느라 돈을 별로 안쓴 것인데, 이게 다행일 수만은 없는 게 윔블던이 끝난 이번주부터 다시금 술 행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술을 잠시 동안 끊는 건 아랫돌 빼서 윗돌을 궤는-이거 표현이 맞는지?-거라, 금주 기간이 끝나면 엄청난 술 폭풍이 몰려오곤 한다. 그럴 때면 "술은 역시 평소에 착실하게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술일기를 통 안썼더니 도대체 지금 몇번이나 마셨는지 파악이 안된다. 부디 작년보다 나은 올해가 되었기를.

-할머니의 상태가 좀 심각해졌다. 집구석에서 테니스만 보는 내게 오셔서 말을 붙이는 건 이상할 게 없지만, 말의 내용이 좀 이상해졌다. "벌레가 기어다녀 한잠도 못잤다"거나 "벌레 때문에 백만원짜리가 천원짜리로 변해 버렸다"고 한탄하는 걸 들으니 이것이 치매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할머니를 돌보는 분은 할머니가 떼를 쓰는 통에 심신이 지친 상태,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힘들어 죽겠는 표정이다. 결국 우리는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는데, 엊그제인가 집에 와보니 할머니가 짐을 싸고 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할머니가 "엄마가 나더러 요양원에 가야 한다고 하기에"라고 하시던데, 그게 어찌나 안스러운지 눈물이 나올 뻔했다. 할머니는 늘 손자인 날 보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시는데, 난 할머니를 볼 때마다 가식적인 응대를 하곤 내 갈 길을 가곤 했다. 할머니가 젊으실 때 내게 베푼 사랑을 생각하면 내가 좀 잘해야 하는데, 어찌된 게 그때 일은 싹 까먹고 당장의 귀찮음만 떠올리는지, 내가 자식 무용론을 펴는 이유는 순전 나 때문이다.

-할머니에게 어느 곳이 좋을까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일산 근처에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 의사가 상주하는, 그러니까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그런 곳이고, 이용자들의 평도 괜찮은 듯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종교단체에서 하는, 의왕시에 있다는 좀 싼 곳을 생각하고 계신다. 그곳이 30만원 싸기 때문인데, 지금 우리집이 아주 어렵거나 그런 건 아니니 그 정도 돈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음에도 어머니와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일산이면 우리가 쉽게 갈 수 있고, 또 괜찮은 곳에 모셔야 우리 맘이 좀 편하지 않느냐는 게 내 주장인데, 어머니한테 별반 보태드리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사실 좀 죄송하긴 하다. 사실 어머니가 그러시는 게 당신이 호사롭게 살기 위함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더 많이 물려주기 위함,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다시 한번 이런 생각이 든다. 자식은 다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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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1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7-07-28 10:05   좋아요 0 | URL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수술 했다고 끝이 아닌 거 아시죠? 이제부터 한팀이 되어 병마의 잔재와 싸워 나가야 한답니다. 화이팅!

마늘빵 2007-07-1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연구비를 부리님 돈으로 내세요? -_- 어마어마할텐데 조금씩 나가긴해도. 다른 사람들은 연구비 따도 일부를 삥땅쳐먹는데 부리님은 너무 하세요. 청구하세요.

부리 2007-07-28 10:03   좋아요 0 | URL
어, 그니까 다른 분들은 연구비를 따서 연구를 하는데요 전 연구비를 못딴 관계로....ㅠㅠ 제 돈으로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는....

承姸 2007-07-1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드디어 논문을 끝내셨군요.
중간과정이 길고 지루할수록 끝내고나면 더 시원할거에요.
그간 고생 많으셨어요.오늘밤은 홀가분하게 즐기세요.
하지만 술은 적당히...하심 좋겠어요.

그리고 할머님은 편안한 곳으로 모시는게 좋을 듯하네요.
어머님과 이야기 잘 하셔서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길 바래요.

부리 2007-07-28 10:02   좋아요 0 | URL
지금은 새로운 논문을 쓰고 있답니다 논문킹 부리! 아자아자

Joule 2007-07-1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저도 일산 노인 병원 광고를 몇 번 보고 저희 아빠 병원을 그곳으로 옮기는 게 어떻냐고 언니에게 물었다가 뜨끔한 말을 들었지요.저야 일산에 계시면 제가 좀 자주 가서 들여다 보겠다고 한 건데, 저희 언니는 저를 안 믿더라구요. 저희 집은 형제가 많아서 십시일반으로 돈을 보태고 있습니다. (십시일반이라고 해봤자 대개는 언니들과 잘 나가는 막내 동생이 돈을 거의 다 내고 있는 실정이긴 하지만서도요.) 병원 시설이 안 좋으면 신경이 아무래도 많이 쓰이나 봐요. 모셔다 놓고도 마음도 안 편하고. 저희 언니가 그렇더라구요.

부리 2007-07-28 10:02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글구.... 가깝다고 자주 들여다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마음이겠지요. 그나저나 쥴님을 볼 때마다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Mephistopheles 2007-07-1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식을 좀 더 키워보고 자식이 정말 소용없는지 소용있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

부리 2007-07-28 10:01   좋아요 0 | URL
음, 전 소용없는지 어케 알았냐면...저희들이 엄니한테하는 걸 보고 알았답니다.^^

2007-07-11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7-07-28 09:59   좋아요 0 | URL
아, 제 오랜 친구 xxxx님, 애정어린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할께요

다락방 2007-07-1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의 술폭풍에 몸이 상하지 않으셔야 할텐데요.
저도 이왕이면 좀더 시설 좋은 곳으로 모시는게 나을 듯 한데, 부디 어머님과 의견차이 좁히셨으면 좋겠네요. 할머니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울컥해진다는 파란여우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부리 2007-07-28 09:58   좋아요 0 | URL
술폭풍은 지나갔구요 지금은 견딜만큼만 마신답니다^^ 전 다락방님 얘기만 나오면 울컥 대신 두근거린다는....^^

비자림 2007-07-1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쓰셨네요. 그래도 마음이 개운하시죠? 당분간 푹 쉬시며 에너지 충전하시길!

근데 할머님 일로 어머님도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그런 경우를 안 겪어봤지만 대학 2학년때까지 증조할머니랑 한 방을 쓴 경험이 있어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비로그인 2007-07-1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할머니를 돌봐주시는 분을 격일간이나 그런식으로 나눠서 하시면 안될까요? 아무리 자주 들여다 본다고 해도요...

춤추는인생. 2007-07-1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리사랑이라고들 하는데. 그게 남는분에게는 씁쓸한 일이 되어버리는것 같아요. 할머님이 눈치채지 않으시게 잘 해결되시길....

아참 부리님 사진 이제야 봤어요 춤인생에게 굉장히 호감가는 외모를 지니셨어요^^



2007-07-12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7-07-1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 쓰시고 후련하신 님이 무지 부럽습니다요.
그리고 할머님은...님에게 후회가 가장 적을 방법이 좋겠죠? 어떻든 내가 최선을 다했나라는 후회는 있을 테지만요...
글코 보니 가끔 용돈이나 드리는 걸로 손녀의 도리를 떼우고 있는 저도 반성하게 됩니다.;;;

꽃양배추 2007-07-12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유령놀이. 할머니 말씀이 카프카적이에요.ㅋ 벌레 때문에 백만원짜리가 천원짜리로 변해 버렸다니. 효성 지극한 부리님..

마노아 2007-07-1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좀 푹 쉬셔야 할 텐데 두루두루 마음 쓰이는 일들이 있군요. 할머니 일은 참 안타까워요. ㅠ.ㅠ

미즈행복 2007-07-16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효자시네요.
저는 용돈은 커녕, 전화도 안드리는데...
내리사랑? 다들 내리사랑이 맞다고 하는데 글쎄, 내리사랑이 의심스러운 경우도 많더라고요.
가족? 가장 정의내리기 어려운 단어같아요. 힘들고...

부리 2007-07-2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열이틀만의 댓글입니다^^ 제가 여기 글에 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평소 전 할머니한테 잘 못해드립니다. 가족에 대해서는 저 역시 어렵답니다^^
마노아님/저야 뭐 늘 잘 쉰답니다 님이야말로 휴식이 필요할 듯...
꽃양배추님/오 제가 존경하는 양배추님. 카프카적이라는 님의 표현이 정말 놀랍습니다 그런 게 내공이군요!
해적님/전 용돈도 잘 안드리는데... 드리면 다 삼촌한테 빼앗겨서요..
속삭님/아아.... 상태 안좋으면 내쫓길 수도 있군요....
춤인생님/마지막 구절이 절 기쁘게 합니다. 흠, 님의 눈은 참 특이하세요^^
너구리님/음, 그게 말입니다 엄니가 너무 돈을 안쓰시려고 해서요...
비자림님/님 말씀대로 푹 쉬었...지는 않지만 하여간 말씀 감사합니다!! 증조할머니랑 한방이라니 상상이 안가요

 


대학입시가 끝난 후 친구와 <터미네이터 1>을 보면서 "이렇게 무서운 영화는 처음 본다”며 감탄에 감탄을 했었다. 아무리 총을 쏴도 죽지 않던 그 사이보그는 불에 다 타서 앙상한 몰골만 남은 상태에서도 주인공을 괴롭혔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지금, 난 그 당시 느꼈던 공포감을 다시금 체험했다. 조금 있으면 열릴 라파엘 나달과 페더러의 결승전이 주는 긴장감을 해소하고자 <검은집>을 봤던 것. 사실 난 한국 영화 중 호러 장르에는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여고괴담>1과 그 속편, 이렇게 두편의 예외를 제외하곤 한국에서 만들어진 호러영화는 주인공만 무서워하고 관객은 쓴웃음을 짓는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곤 했다. 아무리 황정민이 나온대도 <검은집>을 볼 마음은 없었는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긴장감 해소를 위해 영화를 고르던 끝에 평점이 좋아서 보게 된 것. 이런 걸 보면 난 참 점수에 연연하는 놈 같지만, 그 덕분에 <택시 4> 대신 머리칼이 쭈뼛한 무서운 영화를 볼 수 있었으니 좋은 거 아닌가? (참고로 ‘택시4’의 평점은 4.58).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면서, 잔혹한 장면에선 부채로 얼굴을 가려 가면서 영화를 봤는데, 정말 무서울 땐 옆에 앉은, 어여쁜 여인과 같이 온 남자를 껴안고 싶단 생각도 했다. 공포영화에 유난히 연인들이 많은 이유도 거기에 있을 텐데, 애인과 안고 싶다면 <검은집>을 보시라. 이 영화는 여러번 당신을 도와줄 테니까.


아쉬운 점 한가지. 늘 하는 생각이지만 선과 악이 대결할 때는 사생결단으로 싸워야 하는데 너무들 마음이 모질지 못한 것 같다. 나쁜 놈들은 우리 주인공을 사로잡은 뒤 바로 죽이지 않고 수돗물이 방안에 가득 차 죽게 한다든지, 자루에 넣어 바다에 던진다든지 해서 살아날 가능성을 부여한다. 반면 좋은 쪽 사람들은 지나치게 생명 존중 사상이 뛰어나, 적군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예컨대 병으로 머리를 때려 기절을 시킨 뒤 추가로 두들겨 패 재기할 기회를 박탈하는 대신 그대로 방치하고 다음 코스로 가는데, 잠깐 기절했던 나쁜놈은 대개 정신을 차린 후 주인공들을 쫓아 곤경에 빠뜨린다. 선과 악이 치열하게 대결하는 이 영화 역시 착하디착한 주인공은 ‘쓰러진 적은 다시 때리지 않는다’는 프로권투의 원칙을 지키려다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때라면 모르겠지만 생명이 걸린 싸움에서 그런 자비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짐작이 가지만, 가끔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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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7-0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부리님 말씀대로라면....영화의 러닝타임이 반에 반으로 확 줄어들 꺼에요..^^
주인공을 사로잡자마자 순식간에 죽여버린 악당 -러닝타임 30분-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인공이 악당에게 하는 잔인한 복수 -러닝타임 40분-

이매지 2007-07-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를 보며 애인을 안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쿨럭.
이건 뭐가 반대가 되도 한참 반대가 된 -_-;;
검은집은 후반에 쬐금만 더 끌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프레이야 2007-07-0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이랑 봐야되는 거에욤?? 부리님.
추천이에요^^

다락방 2007-07-0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공포영화는 '의미없는'남자와는 보면 안되는것 같아요. 무서워 죽겠는 장면에 끌어안지도 못하고 오히려 저 혼자 부들거려야 하니 말예요. 부리님 말씀대로 끌어안을 수 있는 남자와 함께라면, 저는 공포영화를 참 무서워라 하지만, 봐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완전 찬성이요!!

미즈행복 2007-07-0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라기공원1 이 너무 무서웠어요.
대학때 의미없는 남자와 봤는데, 엄청 놀라는 저를 보고 그 오빠가 야, 이런 영화는 꼭 너랑 봐야겠다. 너랑 보니까 공포가 확 전이된다며 좋아했지요.

2007-07-09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7-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보신거 다 압니다.

부리 2007-07-11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서님/빙-고!
속삭님/누구 부탁이라고 거절하겠어요^^
미즈행복님/의미없는 남자랑 보셨다구요 호호. 그땐 그 남자가 의미없을지 있을지 모르는 상태 아닌가요??? 님이 그때 저 만나셨으면 아마 쳐다도 안보시지 않았을까...
새벽별님/페이퍼에 나와 있잖아요. 양쪽에 애인 있는 남자가 있었다면...혼자 본거죠
너구리님/어맛 비밀로 하기로 해놓고선... 안아주지 않아 서운했삼
다락방님/오...의미없는,의 어원이 님이셨군요. 공포는 나누면 반이 되는데, 의미없는 남자랑 보면 안되죠 언제 저랑 공포영화라도.... 흐흐

혜경님/리뷰의 대가이신 님께서 추천을 해주시니 감사하옵니다..... 더 열심히하겠습니다
이매지님/어엇 님은 그전에 안아보시지 않았나요? 공포영화는 한번도 안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더 의미가 있을 듯 싶어요 호홋
메피님/그, 그렇긴 하네요. 너무 예리하신 메피님.....ㅠㅠ

비로그인 2007-07-11 23:27   좋아요 0 | URL
부리님, 아무도 안믿으세요. 아무래도 좀 더 큰 스캔들을 저질러야 믿어주시기 않을까요 ^.,~ 큭
 

주술적인 면이 있어서 뭔 일이 있으면 머리를 안깎는다.

두달이 넘게 자란 머리라 무겁기도 하고 더운데다

눈을 찌르는 등 난리가 아니지만

이번 윔블던에서 페더러가 우승할 때까지 자르지 않기로 한 탓에

계속 방치하고 있다.

하지만 머리가 길다고 해서 다 나처럼 지저분해 보이는 건 아니다.

그걸 난 지난주 어느날 깨달았다.

일이 있어서 분장을 했는데 한 5분 정도 분장을 했다고

내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달라보이는 것.

보시라.

 

 

오늘이면 윔블던도 끝이 난다.

2주간 매일같이 새벽 3시에 자는 힘겨운 나날도 덩달아 끝이 난다.

그리고 결과에 관계없이 난 내일이면 내 치렁치렁한 머리를

자를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붓글씨를 쓰는 한석봉의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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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7-07-08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틱하게 달라 보인다고 했는데 사진을 보니 역시 나는 나구나...ㅠㅠ

하이드 2007-07-0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얼마전 바람구두님의 서재 2.0 재미없어 라는 페이퍼에 내공 높은 ㄷ님이 글 남기시길, 마태도 없고... 블라블라블라. 이벤트 하면 마태님이고, 항상 책 읽는 계획 세우고 열심히 읽는 사람이니깐, 내 이벤트 참가해줘요. ㄷ님이 콕 찍으셨던 중복리뷰 이후 남은 앙금.. 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떡할래요? 하실래요, 마실래요?

아, 나도 여기서 윔블던 봤어요. 거의 문외한이라, 비오면, 코트덥고 사람들 우산 쓰던 것만 생각나지만서도. 영화 윔블던에서 ' 영국인들이 물오리로 진화하지 않은 것이 놀라워' 라는 대사가 생각나더만요.

Mephistopheles 2007-07-08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부리님은 어두운 곳에서 숨죽이며 윔블던을 보셨겟죠..^^

물만두 2007-07-0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블던과 머리가 뭔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쁘게 자르세용^^

stella.K 2007-07-08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게 머리 자르고 웃는 미소가 좋습니다.부리님.^^

부리 2007-07-0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앗 머리 자른 게 아니라 잠깐 넘기기만 한 겁니다
물만두님/그건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지요 옛날에 삼손이란 사람이 있었는데요..
메피님/주로 새벽에 경기를 하니 어두운 곳이 맞고, 다른 사람이 깨면 안되니 숨죽여 봤지요^^
정아무개님/긴머리를 유지하는 건 참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박지성 닮았다 그러면 팬들이 저 뭐라고 욕합니다^^
하이드님/그 영화 봤는데 그 대사는 기억이 통 안나네요. 뜻도 모르겠구...윔블던을 직접 가서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저야 영국 갈 일이 앞으로도 없겠지만, 다른 운동처럼 테니스도 직접 보면 훨씬 재밌더군요... 이벤트 참가라, 흐음, 님이 간만에 말씀하시는데 말 잘 들어야겠죠?^^

chika 2007-07-0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짱구머리스딸~ 워뗘요? =3=3=3

프레이야 2007-07-0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모자 벗은 모습 올만에 보는 것 같아요. 좋아요.^^

다락방 2007-07-0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반갑습니다 부리님. 그런데 부리님의 댓글이 더 재미있어요. 왜 우세요, 울지마세요. 머리 자르면 또 사진 올려주세요 :)

비연 2007-07-0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날이 멋져 지시는군요^^

미즈행복 2007-07-0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분장하실 일이 생기셨음 당장 공지를 하셔야지요!!!
-편집의 두려움때문에 안하셨나요? 이번엔 어머님이 전화 안 돌리셨어요?-

마늘빵 2007-07-0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머리 다듬었어요. :)

비로그인 2007-07-0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달이 이길 때까지 머리를 기를 예정입니다 =..=

비로그인 2007-07-1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 뵈니 반가워요.
볼수록 박지성 ,아니 철이 분위기네요.

2007-07-09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7-0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만나는 님의 얼굴!!!
너무 반가워요.
머리자른 님의 모습도 공개해 주실거죠?

부리 2007-07-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저...아직 머리 안잘랐습니다. 자르면 공개 못합니다. 짧게 자를 거라 공포분위기가 연출되거든요
속삭님/으, 으윽.... 들켰군요....
민서님/철이 옆에 그 누구죠? 메테인가 ...그 여자는 어디 있을까요^^
너구리님/음, 내년 프랑스오픈까지 기다려야 하겠군요
여우님/분장 이유는 역시 방송출연이지요. 글구 저는 부리랍니다. 서재이름 바꾼 걸 알아채시다니 놀랍습니다. 글구 박지성이 페더러보다 잘생겼고, 저는 박지성을 닮았으니 제가 페더러보다 나은가요?
아프님/님은 어떻게 해도 잘생기셨잖아요
미즈행복님/한번 충격받은 뒤로 엄니한테 안알리기로 했답니다. 글구 지방방송이라 서울서는 못보는 겁니다 호홋

비연님/나날이 비연님이 좋아지는군요...^^

새벽별님/갠적으로 아시나요???

다락방님/제가 우는 건 슬퍼서 우는 게 아니옵니다. 제 마음 아시죠?
혜경님/헤헤 간만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군요 호호
치카님/전 짱구과가 아니라서 말입니다^^

비로그인 2007-07-11 23:28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나달 곧 이길 수 있습니다! 님이 페러더를 사랑하시는 건 알겠지만, 나달은 꼬옥 다음번에 그러니까 US 오픈이 언젠가요. 그때까지는 꼭 나달이 이기지 못하면, 된장. 제가 머리를 기를 예정이라고 했지 다듬지는 않는다고는 않했으니까...여하간...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