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가족 대산세계문학총서 158
고지마 노부오 지음, 김상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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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은 가족붕괴의 원인이 아니라 현상일 뿐. 불륜때문에 무너진게 아니라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불륜도 일어났다.
딱히 재미는 없는 책. 집에는 가정주부가 필요하다고 등장인물들이 하도 부르짖어대는 통에 다 읽고나면 여성 소설가의 주체적인 작품이 읽고싶어진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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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래되어서 줄거리를 까먹었을 것 같은데, 지난번에는 잭과 로리가 눈오는 날 키스했다. 크- 그래서 나를 들뜨게 했지. 밥먹으면서도 그들의 키스를 생각해야 했다.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뭘 세냐, 그만 세자. 여튼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느냐.


잭은 로리와의 키스를 잊을 수가 없어 괴롭고, 그런 잭을 로리는 타이른다. 안돼 그러지마 우리는 그것을 잊어야만 해. 그리고 로리는 일을 그만두고 슝 - 뜬금 태국으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오롯이 혼자 휴가및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 갑자기 태국 나올거 예상 못했다가 읭? 태국? 이랬는데, 아니, 이 젊고 아름다운 보랏빛 눈동자의 로리는 네, 여행지에서 남자를 만납니다. 그의 이름 오스카. 그리고 여행지.. 해변가.. 우리는 서로를 처음 보는 낯선 이들.. 그러므로 로리는 그저 열정에 나를 맡겨 둠칫두둠칫 그와 태양 아래에서 뜨거운 로맨스를 겪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 야한 부분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태국에서 진행되는 부분인 것이다. 아직 이 책의 절반정도 읽었을 뿐이지만 이 책 끝까지 이만큼 야한 부분이 더 나올까요, 안나올까요? 나는 답을 알지만 안알랴줌. 여튼 얼마만큼 야하냐면, 여러분, 주변에 미성년자 있다면 저리 보내시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미성년자라면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읽으세요. 그러니까, 그의 뜨거운 입에 his mouth 에 뭐가 들어가는데, 그게 뭐냐, 그것은 로리의 nipple....


그만두자 아침부터 이런 얘기는.. 


여튼 그리하여 대낮에 안고 또 안고 끌어안고.. 무릇 태양 아래에서는 뫼르소처럼 살인을 저지르는게 아니라 이렇게 섹스섹스 하는 것이 진리 아니던가. 그리고 이렇게 뜨거운 해변가의 섹스섹스 살아가면서 몇 번이나 겪겠어요? 태양 아래서 어쩔 수 없이, 태양 때문에.. 라는 변명을 할거라면 살인이 아니라 섹스.. 뫼르소야, 알겠니? (갑분뫼르소..)


자, 그리하여 그들은 사랑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사랑을 하고, 그리고 잭은 질투를 한다. 왜냐하면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일단 사랑을 했는데 알고보니 오스카 금융맨에 부자인 부분.. 좋은 집에 사는 부분.. 멤버십 클럽 같은데 가입되어 있는 부분. 잭이 질투하는 부분. 잭은 오스카가 너무 싫고, 오스카가 돈자랑 하는 것 같아서 싫고,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도 못하고 오스카한테 싫은티를 팍팍 낸다. 으..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보이는데, 그런 잭은 교통사고가 나서 다치게 되고 몸을 제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자 자신을 사랑하는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인다. 일도 못하게 되어 이제 막 새로 차지할 수 있었던 일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그는 자신의 삶이 비참하기만 하고 그래서 사라에게도, 로리에게도, 엄마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화를 내고 못나게 군다. 로리는 그런 잭에게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은 잭의 진짜 모습이 아니야, 라면서 그를 어떻게든 믿고자 한다. 나를 폭력적으로 대했는데, 나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잘 모르겠다. 물론 그와의 좋은 기억 즐거운 기억 있었고, 그것은 잊지 못할만큼 소중하고, 저기 저 안에 깊게 넣어두고 언제나 꺼내볼테지만, 그런데 지금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역시 이 사람인데.. 이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한 사람이 한 일인데..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 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


많은 물



비가 차창을 뚫어버릴 듯 퍼붓는다

윈도브러시가 바삐 빗물을 밀어낸다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저녁때쯤 길이 퉁퉁 불어 있겠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윈도브러시는 물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밀어내고

있으므로

그 물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저렇게 밀려났던 아우성

그리고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


















자, 이제 잭은 정신을 차리고자 한다. 로리에게 상처를 입힌게 자신인 걸 너무 잘 알고, 그래서 로리가 돌아간 뒤 마루에 누워 정신을 차린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자, 정신을 차린 잭은 그 후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이며 로리와 어떤 관계가 될것인가. 물론 로리에게는 뜨거운 태양아래에서의 로맨스남이 있다. 게다가 지금 그와 동거중이나. 눈누난나~ 그래서 난 눈누난나~ 나는 여행 로리보다 훨씬 많이 다녔지만 태양 아래서의 로맨스 없었고, 심지어 돈 많은 .. 그만두자, 이런 얘기. 이것은 로맨스 소설이니까...



금요일에는 점심 먹으면서 이메일을 체크했다. 언제나처럼 개인이 개인에게 보내는 어떤 유의미한 메일 따윈 없었다. 그저 수두룩한 광고나 알림 메일들 뿐. 나의 메일은 이제 이런 용도일 뿐이련가.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쇼핑몰에서 온 이메일이 눈에 띈다.




쿠알라룸푸르의 쇼핑몰에서 온 이메일. 

몇해전 쿠알라룸푸르에 갔을 때 그와 나는 쇼핑몰에 자주 갔다. 그곳에서 와이파이를 쓰려면 이메일을 입력해야 했고, 그러고나니 수시로 저 쇼핑몰에서는 이렇게 메일이 오는 거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어느 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자꾸 메일 오지? 하면서 서로 쿡쿡대고 웃었는데, 그게 몇년전인데, 정리정돈에 능력 1도 없는 나는 여전히 그 메일을 받고 있다. 스팸 처리도 하지 않고 그저 오면 또 왔네, 하고는 휴지통에 버린다. 가끔, 아주 가끔은 클릭해볼 때도 있는데, 그렇다해도 금세 닫아버리곤 한다. 

금요일에 저 이메일을 보고서는 아 또 왔네, 하고 여느때처럼 넘기려다가, 그도 여전히 받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 나랑은 다른 성향의 사람이니, 어쩌면 진작에 스팸처리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자신의 메일 계정 자체를 삭제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저 메일을 더이상 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여하튼, 저 메일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네, 상황극 돌입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여느때처럼 저 메일을 보다가 문득 '다시 갈까, 쿠알라룸푸르?' 하게 된다. 업무에 지쳐 회사를 때려친지 몇개월 되었는데, 그래, 이 12월에 여름 날씨인 쿠알라룸푸르에 가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거이 맞이하자, 하고는 휙- 말레이시아로 날아간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해서는 몇해전 이곳에 왔던 것처럼 거리를 걷고 또 걷고 온 몸으로 태양을 받는다. 숙소에서 늘어지게 자기도 하고 가져온 요가매트를 깔고 요가를 하기도 하고 까페에 나가 책을 읽기도 한다. 그렇게 쿠알라룸푸르에서 지낸지 닷새쯤 되었을 때, 거리를 걷다가 인도 한 복판에 통유리로 된 작은 맥줏집을 보게 된다. 아, 이거 몇해전에도 여기 있었고 그 때도 한 번 와봐야지, 했다가 못들렀었지. 오늘은 들어가서 이 더위를 피하면서 맥주 한 잔 할까. 그렇게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주문한다. 시원한 맥주가 나오고 크- 좋구먼, 하면서 한모금 마신 뒤 턱을 괴고는 천천히 바깥을 둘러본다. 사람들은 움직이고 거리는 밝다. 그런데 갑자기 눈 앞에 누군가 다가선다. 응? 하고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니, 몇해전 나와 말레이시아에 함께 왔던 그가 서있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나는 깜짝 놀라고 그는 앉아도 되냐 묻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만났네."

"아니, 여긴 어쩐일이야?"

"며칠 여행왔어. 그리고 어쩌면 당신을 만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

"당신, 설마 나를 만나려고 무작정 여길 온거야?"

"음. 그렇다기 보다는, 어쩌면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당신 SNS를 보니 당신이 말레이시아에 간다고 되어있길래, 당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니지만, 만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지."

"나는 우리 그 쇼핑몰에서 온 메일을 보고 충동적으로 다시 왔어. 여행으로."

"언제 돌아가?"

"나는 글피. 당신은?"

"나는 모레."



나와 그는 이틀간 식사를 함께 하고 같이 걷고 이야기를 나눈다. 맞아, 그와 같이 다니는 건 이렇게나 좋았지,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즐겁다. 그는 쇼핑몰에서 오는 메일을 더이상 받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 SNS를 보고 어떻게든 이렇게 나와 만나게 되었다. 어쩌면 신은 이 시간 이곳에서 우리를 만나게 다 정해둔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일, 그가 돌아간다. 꼬박 이틀도 채 같이 지내지 못했는데 어쨌든 그는 돌아간다. 우리가 만나려고 날을 정한게 아니니 이런건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지도 못했으니 하루하고 반나절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에 운이 좋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깊은 밤, 그들은 레스토랑에 앉아 와인을 마신다. 그도 이번 만남이 뜻밖이지만 또 바라왔던 만남이기 때문일까 즐거워 보인다. 깊어가는 이야기 끝에, 그는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 아니."

".. 혹시 결혼한거야?"

"아니."

"그러면.. 이제는 내가 추억속의 사람이기 때문에?"

"음.. 아니."

"음..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없어?"

"응 없어."

"왜?"

"..."

"이유를 말하기 어려워?"

"음.. 그건 아니고.... "

"....."

"사실... 나... 자연인이 되었어."

"...뭐라고?"

"들은대로야. 나 자연인이 되었어."

"내가 아는 그 자연인 말하는거야? 산속에 사는 그런 사람들?"

"어. 나.. 일자산으로 들어갔어."

"....."

"나 산에 집 짓고 살아."

"당신 지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응. 나 산에 집 짓고 혼자 살아."

"일자산.. 핸드폰 잘 안터지지 않았어? 나 당신 SNS봤는데?"

"응. 그거 공항 오는 길에 작성한거야. 핸드폰 잘 안돼서 가끔 술 떨어져서 술 사러 산 바깥으로 나오면 그 때나 핸드폰 들여다보고 그래. 집에 사두고 안읽은 책 다 산으로 가져가서 그거 읽으면서 보내. 새소리 듣고, 바람을 느끼고, 책 읽고, 술 마시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

".... 너무 당황스럽네. 그렇지만, 그게 다시 시작하지 못할 이유가 돼?"

"응. 나는 자연인으로 살고 싶거든. 그렇지만 당신에게도 자연인으로 살라고 할 순 없으니까."

"만약 내가 그럴 수 있다면?"

"안돼. 그러면 다른 산에서 자연인 해."

"왜?"

"당신하고 같이 있으면 매일 씻어야 되잖아. 싫어."

"그럼 당신 지금은 매일 안씻어?"

"응. 자연인 되고 나서부터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그것으로 샤워 퉁쳐. 그래서 내게서는 늘 냄새가 나지."

".........."

"걱정마. 이렇게 문명사회로 나오면 거기에 맞춰 살아. 오늘은 샤워해서 냄새 안나. 하하."

"그리고 당신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거라는 거지?"

"응. 그래서 연애고 뭐고 그런걸 할 자신은 없어."

"..그래."

"그렇다고 아예 연 끊고 살진 않아도 돼. 바로바로 답할 순 없지만 이메일이라든가 뭐 그런걸 보내면, 도시로 술 사러 나올 때마다 들여다보고 답 할 수 있어."

"..응."

"그리고 나름 집도 괜찮으니까 혹여 놀러오고 싶다면 미리 말만 해줘. 씻고 준비해야 하니까."

"..그래."

"멧돼지를 잡아놨어."

"뭐라고?"

"응. 매일 산을 오르락내리락 운동하거든. 여자에겐 근육운동이 필수잖아. 그래서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지난번에 멧돼지를 딱 마주친거야. 나는 가급적 그냥 지나치고 싶었는데 이놈이 나한테 덤벼들더라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때려잡았어. 아주 큰 놈이라서 훈제해 저장해뒀어. 당신 놀러오면 구워줄게."

"어..그...그래...... 멧돼지도 때려잡는구나."

"응. 하늘 아래 내가 때려잡지 못하는 건 없어."

"... 그래."


그는 한참을 말이 없다 다시 묻는다.


"그러면 다시 도시인이 될 생각은 없는거야?"

"알 수 없지. 내가 내일모레 갑자기 도시인이 되고 싶을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리고 그들은 빠이빠이하고 헤어진다. -THE END.

(넷플릭스 이거 영화하고 싶으면 연락하세요. 서재 메뉴 왼쪽 프로필 사진 밑에 이메일 주소 보이시죠? 제목은 '러브 인 쿠알라룸푸르' 혹은 '러브 인 말레이시아' 면 다른 시리즈들과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로맨스인가 아닌가. 나는 왜 이딴 상황극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말레이시아에 언제 또 다시 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저 메일을 기어코 계속 받을것인가. 인생...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사둔 책 다 싸들고 산으로 들어가야겠다. 멧돼지를 만나도 쫄지않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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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07 1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ㅋㅋㅋㅋ 아침부터 nipple, 섹스ㅋㅋ 게다가 갑분뫼르소?? 여기서 빵 터졌네요 ㅋㅋ
상황극 무슨 일이예요? 진짜 산으로 갔네요!! 아니 다락방님의 연애세포가 오늘은 잠자고 있는 건가요! 아님 대상이 현빈이 아니라서..?? 멧돼지 먹으러 놀러가도 되나요? ㅎㅎ

다락방 2022-02-07 12:11   좋아요 3 | URL
저는 태양.. 을 생각하면 자꾸 뫼르소 생각이 나버리는 바람에. 뫼르소를 이길 태양아래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껄껄. 태양.. 뫼르소.. 이것은 공식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저의 연애세포는 겨울잠 중입니다. 하하하하하. 밥 먹으면 살아나려는지 원 ;;

자연인 다락방네 집에 놀러오세요. 멧돼지가 너무 커서 아직도 고기가 많이 남았어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2-07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 뫼르소. 오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러브 인 말레이시아. ㅋㅋㅋ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2-02-07 12:12   좋아요 1 | URL
제가 지금 러브 인 아프리카.. 였나 크리스마스 아프리카 였나.. 여하튼 아프리카를 보고 있는 바람에 그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2-07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나.. 일자산으로 들어갔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이 상황극 미드나 영드 분위기로 생각하면서 읽어갔는데 ˝글피˝부터 약간 한국 드라마 냄새 폴폴 나더니 일자산에서 넘을 수 없는 한드의 향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0 | URL
˝언제 돌아가?˝
˝3days later. and you?˝
˝the day after tomorrow.˝

이제.. 미드 느낌 나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2-07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자산으로 들어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 나는 웃는 것인가. 우는 것인가.
잭이 졌어요. 로리도 졌고요. 오스카 저리 가세요. 일자산 자연인이 짱이야!! 👍🏼👍🏼👍🏼👍🏼👍🏼👍🏼👍🏼👍🏼👍🏼👍🏼👍🏼👍🏼👍🏼👍🏼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0 | URL
앞으로 일자산 자연인 다락방 이라고 불러주세요. 엣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2-07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일자산에 핸드폰이 안터지나요?
거기서 자연인으로 살기에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1 | URL
일자산의 어느 지점은 터지는데 어느 지점은 안터지고 그러더라고요? 깊거나 높은 산도 아닌데 잘 안터지는 지역이 있어요. 저는 거기에 사는걸로 설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2-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자산 자연인ㅋㅋㅋ
어뜨케!!!
멧돼지까지 때려잡는 그였어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다락방 2022-02-08 07:5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멧돼지까지 때려잡는 건 접니다. 그가 아니라 저예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2-08 08:15   좋아요 1 | URL
헐~~~ㅋㅋㅋ
어젯밤 막 졸면서 읽었나 봐요?
어쩐지????
왜 그가 다락방님 잘 쓰는 말을 하지? 했네요ㅋㅋ
미래는 예측불허!~~ㅋㅋㅋ
다른 분들 댓글 보니까 모두들 제대로 해석하셨군요??
나만 오역!!
근데도 어젯밤 졸려도 전 좀 웃겼거든요ㅋㅋㅋ
울동네 언니는 멧돼지 맞닥뜨렸을 때 나무처럼 가만 서 있었더니 그냥 가더라고 하던데...때려잡는!!!!!
인생은 역시 예측불허!!!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8:35   좋아요 2 | URL
제가 산에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게다가 돼지가 달려들었기 때문에..
근데 멧돼지는 기생충이 많아서 꼭 익혀 먹어야 한다고 책에서 봤거든요. ㅋㅋㅋ 그러니까 익혀서 먹어야 돼요. ㅋㅋㅋㅋㅋ

그럼 이만. =3=3=3=3=3

- 2022-02-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에서 (야한거다!) 손에 땀을 쥐고 읽기 시작했는데… 맷돼지 사냥으로 끝나…. 하늘아래 때려잡지 못하는 건 없대… 나 일자산을 아는데…. 거기 그렇게 오지(?)는 아닌 아주 아주 야트막하고 낮은 곳인데….

다락방 2022-02-08 13:58   좋아요 1 | URL
일자산에도 멧돼지 나온다굳!!! 핸드폰 안터지는 곳도 있다굳!!!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멧돼지를 내가 만난 적은 없는데 현수막 붙어있어요. 멧돼지 출몰지역이니 조심하라고..
문학적 과장으로 봐달라굳!!!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nipple 같은거 한 번 더 써줘요? ㅋㅋㅋㅋㅋ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2-08 14:10   좋아요 0 | URL
문학적과장이라기엔 아마존 밀림 느낌이잖아요! 오두막짓기엔 너무 문명과 가까운 대도시 한복판에 공원도 잘 조성된 그런 산 아니었던가!!!!!! 자연인이라기엔 너무 도시야 ㅋㅋㅋㅋ 다음편엔 맷돼지옆에서 술도 담궈줘요. 술을 사러가는 자연인은 아직 부족해!!!

다락방 2022-02-08 14: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원래 뱀술도 등장시킬랬거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뱀술은 나도 못먹겠어서 ㅋㅋㅋ 그러면 무슨 술을 담글까나~ 더덕주 담글까요? 일자산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더덕 있으면 캐가지고 더덕주 담가야겠다. 딱 기다려요~ 후훗.

- 2022-02-08 14: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자산 자연인에 진심인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주에는 책을 '조금' 샀다. 이렇게 네 권.

















'로널드 드워킨'의 《자유의 법》은 <시사인 749호>를 보고 구입하게 됐다. 로널드 드워킨은 그의 성과 같은 '안드레아 드워킨'과는 달리 포르노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고 했다. 내가 포르노 관련 책을 읽고 리뷰나 페이퍼를 쓰면 어김없이 거기에 대한 태클이 달리는데, 그것은 대부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것이었다. 우에노 지즈코 의 책을 여러권 읽었는데, 우에노 지즈코도 자신의 책에서 포르노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어긋난다고 쓰고 있었다. 그러면서 '다만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고한 것이다. 나는 '다만 이것은 안된다' 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큰 회의를 갖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느냐, 하는 것 때문에 그렇다. '아동 포르노'가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성인이 아동 흉내를 낸 포르노는 괜찮은가? 그것은 결국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나는 포르노에 반대하고 있는데, 시사인에서는 포르노를 규제해야 한다는 '캐서린 매키넌'의 주장을 가져오고 또 그에 반대되는 '로널드 드워킨'의 주장을 가져온다.














일군의 페미니스트들이 보기에 포르노의 본질적 해악은 '호색'같은 성적 방종이 아니라 '여성을 향한 폭력'이었다. 여성단체는 '포르노 금지법'을 제안했다. 인디애나 폴리스시의회는 이 내용을 담은 조례를 통과시켰다. 조례는 여성이 △고통이나 굴욕, 성폭행을 즐기는 것처럼 묘사된 것 △고문당하거나 음란한 존재로 그려지는 것 △멍이 들거나 피 흘리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 △봉사하거나 복종하거나 전시되는 자세로 그려지는 콘테느의 생산·판매·노출·배포를 금지했다. 하지만 1985년 미국 제7연방고등법원은 이 조례를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듬해 연방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당시 법안을 주도한 이는 캐서린 매키넌 미시간 대학 교수다. 여성주의 법학 분야의 댁로 널리 알려진 그는 2019년 한국을 방문해 "포르노 금지법을 도입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 사법부 결정에 따라 인디애나폴리스시 조례가 폐기된 뒤 매키넌 교수는 <포르노그래피에 도전한다>를 펴내고 포르노 규제의 당위를 재차 주장했다. 포르노는 남성의 언어로, 여성이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언어'를 배우도록 강요하고, 이에 따라 여성의 자기주장(발언권)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포르노는 '여성의 거부는 거부가 아닐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퍼뜨려 여성의 발언권을 훼손할 수 있다. '남성의 표현의 자유'가 '여성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다. 매키넌을 포르노 금지로 사회가 잃을 것은 '여성의 족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사인 379, p.56-57

















자, 이제 내가 《자유의 법》을 사서 읽어보자 했던, 로널드 드워킨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들어보자.


드워킨은 이처럼 전통적 '표현의 자유'관점에서 포르노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뒤에 정반대 방향의 주장을 펼친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다리를 벌린 나체의 여자 사진을 쳐다보는 남자를 변호할 수밖에 없다."

드워킨이 자신의 이런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앞서 나온 인디애나폴리스 '포르노 금지법'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1986년)이다. 당시 대법원이 포르노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르노 금지법이 단순히 '외설적'인 표현을 금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법은 특정 '내용(여성이 고통이나 굴욕을 즐기는 것으로 묘사하는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뒤 이를 딱 찍어 금지했기 때문에 위헌으로 판단됭ㅆ다. 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에 기반한 규제'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위배한다고 본 것이다. 드워킨 역시 정부가 '내용'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보면서 다음과 같이 쓴다. "정부는 인민이 사상을 스스로 평가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노골적이든 교묘하든, 사상은 그 청중이 허락하는 한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연방대법원의 '포르노 금지법'위헌 판결의 정신은 '법률은 국민이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금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 '무언가'가 다수 대중으로부터 비난받는 위험한 생각이라도 그렇다.

드워킨은 포르노가 여성 발언권을 약화시켜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매키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규제하지 않아야 평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취향과 신념을 가지고 국가와 같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살아간다. 그런데 이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환경'은, 과연 누가 결정할 것인가? -시사인 749, p.57



나는 드워킨 교수가 하는 말의 뜻을 너무나 분명히 잘 알겠다. 나 역시 어떤 영상 혹은 글의 '내용'을 법이 판단하게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너희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그러니까 읽지마 혹은 보지마 하는 것은, 법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건 보는 내가 읽고 판단할 일이다. '법률은 국민이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금할 권리가 없다'는 것에 나 역시 이의 없이 동의한다. 그렇다면, 포르노 역시 포르노를 제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유통하는 사람들의 표현이므로 그대로 두어야 하는걸까? 어떤 규제없이 그 사상을 그저 판단하는 너희들의 몫으로 둔다, 하는 것은 그러므로 마땅한 것이 되는걸까?



다 읽으면 페이퍼를 쓸 생각이지만, 어제 읽기 시작한 소설에는 주인공의 고등학생 시절이 나온다. 남자 고등학생들이 포르노 사진을 돌려보며 낄낄대는 장면과, 그리고나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는 일. 벽에 기대어 서서 지나다니는 여자애들에게 남자아이들 각자 점수를 매기고 그것을 평균 내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여자아이에 대해 얘기한다. 그중 한 남학생 '코리'는 자신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 여자아이가 6점을 받는 것에 분개해 그걸 뒤집어 9점으로 만들고, 그것을 내심 뿌듯해한다. '나는 너를 구해준 영웅이야' 그리고는 그 여자 아이의 옷 안에 숨겨진 구멍들에 대해 생각한다. 저 옷 안에는 구멍이 있겠지. 여자아이들에게 있는 당연한 구멍들. 나중에 그 여자아이와 연인이 되고 나서는 '먼훗날 내가 낮은 점수에서 그녀를 구해줬음에 대해 알려줘야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 연인이 된 후부터는 포르노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포르노를 일찍 접은 셈이다.



'데릭 젠슨'은 자신의 책 《문명과 혐오》에서 포르노를 본 이후에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했었다. 이건, 소설이 아니다.




포르노는 나의 무의식적인 공상까지 바꾸어놓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나의 판타지는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즉 어떤 여성을 봤는데 관심이 간다면, 즉시 ‘저 여자에게는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하고 생각했다. 어떤 창조적이고 열띤 대화를 할 수 있을지를 상상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포르노를 보았을 뿐인데도, 가끔 여자를 보면 저 여자의 음모는 무슨 색일까, 성기는 어떤 모양일까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건 질색이다. 나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다.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데릭 젠슨, 《문명과 혐오》, P179







'게일 다인스'는 자신의 책 《포르노랜드》를 통해,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포르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예전의 포르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을 거라 얘기한 바 있다. 요즘의 포르노는 그런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잔혹한 내용이라는 것.  게다가 디지털 성폭력이 급속하게 퍼지는 이 때에, 강연을 가면 혹여라도 강연 영상에서 자기가 당한 일이 나오지 않을까 겁먹은 여자들이 찾아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태껏 강연하면서, 발표가 끝난 후 내게 찾아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자기가 어린 시절 당했던 강간 장면이 찍힌 사진이 분명 화면에 뜰 거라 생각했다고 말한 여자가 최소 스무 명은 있었다. 이 불안감에서 이들이 겪은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지가 드러난다. 나는 강연에서 아동 포르노 사진을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수백만 장의 사진 중에서 특정 사진을 고를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확률의 법칙은 트라우마를 겪는 개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들은 자기를 강간한 사람이 전능하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찍힌 사진이 의심의 여지없이 반드시 수면 위로 떠 오를 거라고 확신한다.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 P207







'로널드 드워킨'은 그렇다고 포르노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그도 포르노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면, 로널드 드워킨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로널드 드워킨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은?



'정치적 평등'이라는 이상에 적합한 답은 하나밖에 없다고 드워킨은 쓴다. 모든 구성원 각각에게 표현의 권한을 허용해서, 서로 영향을 미치도록 놔두는 것이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을 역겹게 만든다는 이유로 사적 선택, 취향, 견해가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 타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 침해항지 않는 이상(가령 아동 포르노는 출연 아동이 직접 해를 입는다)이 원칙에서 예외를 둬선 안 된다는 게 드워킨의 견해다. 해로운 표현은 사법 제재가 아니라 공론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혐오, 분노, 조롱으로 그들이 신뢰를 잃게 해야 한다." -시사인 749, p.57


나 역시도 드워킨의 견해에 동의한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와 조롱을 되돌려줌으로써 스스로 그런 영상들을 제작하거나 유통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포르노를 본다 라든가 디지털 성폭력 영상을 다운 받은 적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세상 그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것이 아마도 그것을 그만두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먹힐까? 그 방법이 먹히지 않으므로 법적으로 규제하자, 는 것은 나 역시도 답이 아닌 것 같다. 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저 돈을 벌고자 할 뿐이고, 그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성격이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그 영상을 보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그런 문화속에서 살아가는 바, 조롱과 분노가 그들을 배척할 수 있을까? 심지어 그것을 만들고 유통하고 시청하고 소장하는 사람들이 이토록이나 다수인데, 조롱하는 문화가 과연 가능해질까? 드러내놓고 보는 사람들과 말하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하나 되어 여성혐오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과연 그들을 공론장에서 퇴출하는 일이 가능할까? 이미 공론장이 그들의 것이 되어버렸는데? 그렇다면 어떤 답이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게일 다인스도 개인의 저항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우리 문화의 포르노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내게 마법 같은 해결책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건 없다. 우리는 거대한 경제 구조와 맞닥뜨리고 있다. 포르노 산업과 싸우려면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적 운동으로써 저항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저항은 개인적 층위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희망적인 시작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는 포르노를 이용하는 남자와 데이트하지 않겠다는 여자 청년, 자녀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길러주는 모부,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교사, 섹슈얼리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포느로를 보이콧하는 남자도 있다. 더 넓은 층위의 사회적 움직임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러한 개인적 형태의 저항이 현재로서는 가장 의미 있다.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P.320


나는 캐서린 맥키넌의 편이고 안드레아 드워킨의 편이고 게일 다인스의 편이며 포르노 자체가 혐오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로널드 드워킨의 말이 결코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로널드 드워킨의 해결방법은 아마도 궁극적인 해결방법일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미 여성들을 혐오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지금 시대에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수긍되어 지지가 않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샀다.




박정자 의 책은 앞으로 박정자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싶어 일단 샀다. 나머지 두 권은 그냥 샀다. 언제 읽을지는 알 수가 없는데, 또 이런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나란 사람..
















특히나 《엄마가 죽고 나는 의학자가 되었다》라는 책은, 내용을 전혀 모르는 바, 제목만 보고서는 영화 《언더 워터》가 생각났다. 















이 영화의 유일한 주인공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의대생이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자 의사가 되는 일에 회의를 품는다. 어차피 의학은 엄마를 살리지도 못했으니까. 그러나 고립된 바다 위에서 상어와 맞서 싸우고, 다리가 부러진 새를 치료해주고, 그리고 간신히 살아남은 그녀는 의사가 된다.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도 상당한 바, 추천한다.



오늘 상황극 적을라 했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 상황극에 대해서는 곧 다른 페이퍼로..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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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2-07 0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명과 혐오>는 꼭 찾아서 봐야겠어요. 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봤던거 같은데, 오늘은 더 관심이 가네요.
페미니즘 주제 중에서도 ‘포르노‘는 무척이나 다루기 어려운 주제인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되서도 ‘아동 성학대‘와 관련된 부분도 그렇고요. 저도 <페이드 포>, <포르노랜드> 읽어봤지만 정말 읽기에도 어려운 텍스트라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쪼금은 짐작할 수 있어요.
다락방님이 계속해서 묻고 읽고 글을 써줘서 고마워요. 저도 더 찾아보고 더 읽어봐야겠어요.
다음 페이퍼 곧 올라온다고요? ㅎㅎㅎ

다락방 2022-02-07 12:14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문명과 혐오는 정말로 강력추천하는 책입니다. 읽기에 쉽지 않고 책장도 쉬이 넘어가질 않지만 너무너무 좋은 책이예요. 저자는 자신이 기득권 남성임을 인지하고 글을 씁니다. 특히나 포르노에 대한 저 솔직한 고백이 좋더라고요. 포르노는 포르노일뿐! 이라는 것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캐서린 맥키넌과 안드레아 드워킨의 책이 제발 좀 빨리 재출간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하여 모두와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 출판사들 대체 뭐하는거예요. 맥키넌 책 좀 내줘 진짜 ㅠㅠ

다음 페이퍼까지 모두 마치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잠자냥 2022-02-07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다부장님, 다부장님에게 ‘조금‘이란 혹시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보다 넘게˝를 의미합니까? 아, 여기 알라딘 서재에서 ˝나 오늘 책 조금 샀어˝의 ‘조금‘은 모두 이 의미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2-07 10:19   좋아요 1 | URL
동의합니다 오바

다락방 2022-02-07 12:15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거죠? 저는 증맬루 이해할 수가 없네요? 저에게 ‘조금‘은 다른 이들의 ‘조금‘과 같은데요? 꼴랑 네 권 샀잖습니까? 정말 조금 이잖아요?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거죠? 흥!!

독서괭 2022-02-07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다락방님의 생각을 계속 들려주셔서 저도 같이 생각해보게 되어 좋아요. 표현의 자유라는 게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는 늘 중요하고 어려운 이슈 같아요. 아동포르노 외의 다른 포르노는 출연자들이 자발적인 동의 하에 찍는 거니까 “타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것에 해당한다고 드워킨은 보고 있는 것 같고 사실 법률적으로는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겠지만, 사회 전체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발성”이랄지 “안전과 이익의 침해”를 겉으로 드러난 데에만 한정해서 보는 게 타당한지는 의문이네요.
저도 제시하신 책들 모두 읽어보고 싶어요.
근데 저 상황극 페이퍼 먼저 읽고 왔는데, 오늘 상황극이 엉뚱해진 건 아마도 이런 진지한 페이퍼를 먼저 쓰셨기 때문..?ㅋㅋㅋ

다락방 2022-02-07 12:17   좋아요 4 | URL
독서괭 님, 아주 유의미한 댓글 달아주셨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전체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르노를 표현의 자유로 보고 그것의 판단을 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어느만큼의 효과를 가져올까요? 이미 매체들은 여성을 포르노화 시켜 보여주고 여성들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포르노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말예요. 그런 영상들을 찍고 보는 너희들은 정말 한심하다고 조롱하고 싶은데, 그 조롱이 과연 포르노의 수요를 줄일까요? 택도 없는 소리 같아요. 휴..

상황극을 금요일에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똭- 썼어야 되는데 주말 내도록 귀찮아서 미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산에 가는 건 그러니까, 나름 반전을 넣고 싶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그만... 산으로 가버리고 말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출근길부터 필리스 체슬러의 이 책을 읽고 있다. 1940년에 태어난 여성이 나이 일흔이 넘어서 이렇게 자신의 일대기를 적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시작부터 좋아서, 우리가 이렇게 늙어가야 할 거라고, 적어도 나는 이렇게 늙어갈 거라고 생각했다. 읽다 보면 젊은 시절 필리스 체슬러의 일기가 인용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바로 부끄러워졌다. 내 종이 일기장(다이어리)에는 필리스 체슬러의 젊은 시절 치열한 의식 같은 건 적혀있지 않으니까. 죄다 어떤 놈이 좋다 어떤 놈이 그립다 어떤 놈이 너무 싫다..이런 것 뿐인데, 언젠가 날 잡아 내 일기 다 태워버려야겠다. 부끄러워..


얼마전에 다른 분의 댓글에도 썼지만, 나 역시도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중에도 당연히 여성이 있다. 나를 지독히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한 건 남성이지만, 여성때문에 오래 괴로웠던 적도 있다. 여성주의 책을 읽어오면서 나 역시도 여성에게 더 많은 걸 기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너는 여자니까 이럴 땐 여성의 편이 되어야지, 여기선 이쪽 편을 들어야지, 라고 생각했던거다. 남성이 편들지 않는다면 남자는 어쩔 수 없다니까, 하고 기대도 하지 않고 바로 돌아설 수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당연한 상황에 여성이 등을 돌리면 너무 심하게 내가 상처를 받는거다. 그러면서 나를 자꾸 다독여야 했다. 

또한 내가 편들어준 여성이 내 뒤통수를 치는 일도 생긴다. 그 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그 미움은 오래 갔다. 나야말로, 여성들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거라고, 여성은 다르다고 그렇게 여성에게 더 많은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나 스스로 늘 되뇌이는게 도덕코르셋을 벗자는 것이었으면서 다른 여성들은 더 선량하고 상냥하게 무조건 여성의 편이길 기대했던 거다. 여성도 인간인데. 나에게도 이렇게 성차별적인 시선이 있었다. 여성도 질투할 수 있고 짜증낼 수 있고 욕할 수 있고 나쁜 마음을 품을 수 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는것인데. 인간이니까, 다른 인간들이 하는 그 모든것들을 그대로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그래서 '우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해도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계속 주입시키고 있다. 그래야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안에 연대하지 않는 사람들, 내 선택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 좀 덜 힘들어지니까. 내 우선순위가 다른 사람의 우선순위일 순 없다, 고 스스로에게 매일 속삭인다. 물론 그렇다해도 서운하거나 속상한 일이 덜어지는 건 아니지만 훈련을 하고 있달까.


필리스 체슬러는 평생 자신의 삶을 걸쳐 바로 그런 걸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본인 역시 다치고 힘들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편들거나 혹은 원망하면서, 그러면서 우리가 비록 같은 목적으로 모였지만 우리도 인간이었다, 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 하면 될까.


그런 마음으로 반성과 깨달음을 가져가며 첫번째 꼭지를 끝냈는데, 두번째 꼭지에서 나는 갑자기 이런 내용을 맞닥뜨린다.


1964년에는 저널리스트 리사 하워드를 인터뷰했고, 10대들이 보는 잡지 《앤저뉴ingenue》에 내가 쓴 인터뷰 기사가 나갔다. 한때 배우로도 활동했던 하워드는 ABC에서 미국 최초의 뉴스 프로그램 여성 앵커가 됐다. 하워드는 흐루시초프, 케네디, 애들레이 스티븐슨, 이란의 왕 샤shah,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를 인터뷰했다. 미시시피 옥스퍼드에서 발생한 폭동을 보도하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 그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었느냐고, 소설을 쓰고, 배우가 되고, 여성단체에서 강의를 하고, 인터뷰한 인물들을 연구할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게다가 하워드는 아이가 둘 있는 엄마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갈고닦아야 할 자질을 꼽는다면 단연 자기 절제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나가고 어떤 경우에도 굴하지 말아야 해요. 프로임을 증명하는 건 준비, 끈기, 인내죠. 남자들보다 뛰어나야 합니다.

열심히 하고 용감해야 해요."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자 하워드는 내게 다정한 감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1965년, 하워드는 ABC 방송사에서 해고되고 유산까지 한 뒤 10개월이 지나 자살했다. 불과 서른아홉의 나이였다. 앞서1962년에는 서른여섯의 메릴린 먼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사람 모두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성년이 된, 젊고 아름답고 재능 있고 독보적인 캐릭터로 성공한 여성들이었다. 그런데도 페미니즘이 확산되기 이전인 1960년대를 사는 여성에게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 P44~45



1964년 필리스 체슬러가 이십대 중반, 그녀는 야망도 있고 매우 똑똑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이 일 저 일 여러가지 일에 도전해 다 해보고 있는 중인데, 그러다 인터뷰한 뛰어난 여성이 자살을 하게 된거다. 나는 갑자기 여성의 자살이 나올 줄 몰랐고, 자기 절제를 이야기했던 여성이, 어떻게 그 모든 일을 감당하느냐는 질문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이, 남자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고 답했던 여성이 자살해버렸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 지하철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왜, 왜 뛰어난 여성은 자살해야 하는가. 하워드 스스로가 말했듯이 '남자들보다 뛰어나야'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에 그녀는 엄청난 노력을 했을 거다. 남들보다 잠도 덜 잤을거고 남들보다 공부도 더 했을거고 치열하게 싸우는 일도 많았을거다. 그랬는데 왜, 왜 자살하는거야. 서른아홉의 하워드가 자살하고 서른여섯의 메릴린 먼로가 자살했다. 갑자기 여성들의 자살을 책에서 마주치자 너무 가슴이 아픈거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좋은 이야기만 듣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칫하면 명성이 땅에 떨어져버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서른아홉, 서른여섯 모두 이른 나이지만, 아마 그녀들로서는 그만큼 버티기도 애써왔던 게 아닐까. 


뭐야, 갑자기 왜 이래. 나는 울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지 못하고 삶을 끝내버린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속 등장인물 생각도 났다.
















But he remembered where he was-right outside the main gorcery store here in town-when he found out that she had vinished Vassar and then killed herself. It was Trish Bibber who told him, a girl they had been in school with, and when Denny said, "Why?, " Trish had looked at the ground and then she said, "Denny, you guys were friendly, so I don't know if you knew. But there was sexual abuse in her house."

"What do you mean?" Dinny asked, and he asked because his mind was having trouble understanding this.

"Her father," said Trish. And she stood with him for a few momints while he took this in. She looked at tim kindly and said, "I'm sorry, Denny." He always remembered that too: Tisht's look of kindness as she told him this.

So that was the story of Dorie Paige. -p.144-145


하지만 그녀가 바사를 졸업하고 자기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장소가 어디였는지는 기억했다-타운의 큰 식료품점 바로 앞이었다. 그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트리시 비버였다. 데니가 "왜 그랬대?" 하고 물었을 때 트리시는 땅을 내려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데니, 너희 둘이 친하게 지내서 혹 알았는지도 모르겠는데, 집에서 성적 학대가 있었대."

"무슨 뜻이야?" 데니가 물었다. 자신의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랬대." 트리시가 말했다. 그리고 데니가 그 말을 이해하는 동안, 잠시 그와 함께 서 있었다. 트리시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참 안됐어, 데니." 그는 그것 역시 늘 기억하고 있었다. 소식을 전할때 트리시가 보여준 다정한 얼굴.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책 속에서



짧은 시간을 살다갔는데 그것이 그녀의 이야기 전부라니 너무하지 않은가. 《다시, 올리브》를 읽었을 때에도 저 부분을 읽다가 '더 긴이야기를 쓰도록 하자'고 페이퍼를 썼었는데,

우리 더 긴 이야기를 쓰도록 하자.


필리스 체슬러 처럼 여든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나의 태어남이 어땠는지 그리고 자라오는 과정이 어땠는지, 무수히 많은 일들이 어떤 식으로 일어났는지, 나의 인생에 후회는 무엇이고 또 기억할만한 일은 무엇이었는지, 기쁨은 무엇이었는지, 성취는 무엇이었는지, 무엇이 나를 괴롭혔는지, 그걸 어떻게 이겨냈는지, 여기까지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지, 내게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인지, 나는 누구에게 혹은 무엇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는지, 그런 삶의 순간순간들과 과정을, 그리하여 지금의 내가 된 모습까지를 일흔이 되어서도, 여든이 되어서도, 그리고 백살이 되어서도 쓸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진행되는 책의 마무리는 '내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도록 하자.


아니, 내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가 더 좋겠다.


내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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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2-04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워드 이야기 저도 너무 가슴아팠어요. 훌륭한 여자도 결국은 인간이니까요. 더 뛰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지만 가끔 그 무게를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겠구요.
전, 하워드의 자기 절제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더라구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나가고 어떤 경우에도 굴하지 말아야 해요.˝ 저는 포기가 빠르고 쉬운 편이라서, 이 문장 읽는데, 결국 내게 감동을 주는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이 책도 뒤로 읽어갈수록 체슬러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알 수 있거든요. 1인 6역 정도라고 할까요. 너무 쉽게 사는 제 자신을 반성하는 그런 시간이 되기도 했어요.

이 책은 앞으로도 할 말이 많을 것 같아요. 아직 쓰지 못한 이야기가 많구요. 저도 계속 쓰려고요.
다락방님의 이어지는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다락방 2022-02-04 10:23   좋아요 2 | URL
주변 사람들이나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좀 더 버텨주길 바랐겠지만(저는 지금도 바라지만) 그렇지만 당사자에게는 더이상은 못하겠다는 한계점이 왔던 거겠죠. 너무 애를 써서요.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어요. 늘 신문 기사에도 나오고 우리 사회에서는 보기에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은 맞닥뜨릴 때마다 어김없이 아파요. 성공한 여자라는 타이틀은 쥐기 너무 힘들고 반면 바닥으로 밀어버리기는 얼마나 쉬운가요.

젊은 시절의 필리스 체슬러도 정말 열심히 살더라고요. 열심히 살고 열심히 생각도 하고요. 좀 더 일찍 제가 철이 들고 좀 더 일찍 필리스 체슬러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러면 제 젊은 시절도 좀 더 열심히 살 수 있었을까요? 이제라도 좀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살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읽고 써야겠어요.

우리 계속 이어나갑시다, 단발머리 님!

잠자냥 2022-02-04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훌륭한 페이퍼에서 저는 왜 유독 이 문장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요?
˝죄다 어떤 놈이 좋다 어떤 놈이 그립다 어떤 놈이 너무 싫다..이런 것 뿐인데, 언젠가 날 잡아 내 일기 다 태워버려야겠다. 부끄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2-04 10:19   좋아요 3 | URL
일기 태우기 전에 각색해서 책으로 출판해주시면 바로 구매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2-04 10:20   좋아요 3 | URL
이분들 왜이러시는거예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남자를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남자라면 대환장을 했죠.. 남자랑 술을 제가 좋아했던 시절이 꽤 길었습니다. 뭐, 지금도 ‘어떤‘ 남자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먼 산)

책읽는나무 2022-02-04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논쟁이 발생할 때, 뭘 어떻게 조목조목 합리적인 대화가 이어지는 건지 잘 몰라, 불의를 보고도 너무나 잘 참고,어쩌면 못본 척 넘어가는지라, 여적 상처받은 적이 좀 없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다락방님은 아무래도 상처 받으실 일이 많으셨을 것 같아 좀 맘이 아팠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알고 지내온 사람들이라면 늘 올바르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행동하는 다락방님이시란 걸 알고 있기에 뒤에서 더 큰 응원을 하고 있으니 잊지 말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야 읽는 사람들도 또 고민을 하게 되고, 행동을 바꾸어 보려 같이 노력하게 될테니까요^^

똑똑한 여성들이 세상에 이렇게 많았단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의 나날들입니다.
다락방님도 그 중 한 사람이시구요!!
똑똑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을 바로 알아보잖아요?^^

다락방 2022-02-07 10:38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댓글은 언제나 깊다고 생각하지만 이렇듯 오늘 또 깊은 댓글을 받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책나무 님. 저 역시도 제 주변의 사람들은 저의 그동안의 행동으로 저를 판단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걸 미리 짐작하시고 적어주신 댓글 같아 오늘 댓글은 특히 더 감사합니다, 책나무 님.

똑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 공유해야겠어요. 그것이 이미 이 거친 세상을 살아온 똑똑한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세상을 헤쳐나갈 앞으로의 똑똑한 여성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요.
:)

그레이스 2022-02-0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
우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우선순위는 다를수 있다.
멋진 말이예요!
동의 합니다
외워야지 ^^

다락방 2022-02-07 10:38   좋아요 1 | URL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싸우기도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제 자리에서 제 우선순위를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할 뿐이겠지요.
한 주 힘차게 시작합시다, 그레이스 님!
 

자신감이란 근거 없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금세 무너지기도 한다.

중,고등학생적에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했지만 대학시절부터 처참하게 무너져버려 지금은 두려움을 갖게 됐다.

번역본 없이 잭 리처를 한 번 읽어보겠다, 하고서는 우습게도 다음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두려워하고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 해 간신히 종이와 글자만 구분할 수 있다면 어떡하지? 괜찮아 그럴 땐 번역본 보면 돼, 라고 하면서도 두렵다. 두렵고 떨린다. 그래서 책을 펼치기가 다음 페이지를 펼치기가 겁이 난다. 쫄지마, 라고 하면서도 쫄고 있다. 그러다가 이런 대화가 나오기도 한다. 책이 없어 정확한 구절들은 아니고 대략 이런 대화였다. 잭 리처가 늦은 밤 기차에서 내려 근처의 모텔에 찾아가 숙박하려는 장면이다.


"오늘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데"

"60달러."

"내가 그동안 모텔 많이 다녔어."

"그래서?"

"너무 비싸."

"너 여자랑 잘 거 아니야?"

"아니야 나 혼자 자."

"윗방은 다 그래."

"나는 윗방 아니어도 돼."

"그럼 1층 줄게. 40달러."

"20 달러."

"30 달러."

"20 달러."

"25 달러."

"딜."


아 진짜 눈물나게 좋지 않나. 백프로 해석됐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겁나 쫄아가지고 으으... 나는 이해할 수 있을까, 하고 펼쳤다가 저렇게 딜! 로 마무리 되는 대화라니. 이해하지 못할 바가 전혀 없어서 기뻐서 눈물이 났다. 흑흑 ㅜㅜ
















많은 부분들을 놓치고 가겠지만 앞부분만 읽은 지금 흐름은 파악할 수 있었고, 큰 덩치의 시체를 파묻으며 이정도면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놈들이 있는 곳에 우연히 잭 리처가 내렸기 때문에 '니넨 이제 다 뽀롱났다~'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전에 번역본 잭 리처를 읽어둔 게 큰 도움이 되었다.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으니까. 방금 번역본 뒤졌더니 '본능을 관장하는 뇌와 이성을 관장하는 부위'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나는 이걸 이대로 해석하지 못했지만 brain 나오는 순간 눈치챘다. 잭 리처 시리즈 읽다 보면 이쪽 뇌와 저쪽 뇌가 싸우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러는데... 한쪽 뇌가 '책 사지마!' 라고 하고 다른 뇌가 '사두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돼!' 하는 것... (응?)

게다가 잭 리처 맨날 커피 마시면서 잔뜩 밥 먹는 장면 나오는 것도 내가 잭 리처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다. ㅋㅋㅋ 이번에도 초반부터 에그, 베이컨, 팬케익 먹고 커피 리필 계속 먹는다. 으하하하. 많이 먹어, 잭 리처! 언젠가 만난다면 내가 밥 한끼 사줄게요. 삼겹살 먹어봤어요? 후훗.


2022년의 목표를 이 책 한 권 스스로 완독으로 잡았는데 이렇게 매일 펼치기가 두려워서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뜻밖에 짧은 대화들이 나올 수도 있으니 용기를 내서 도전해봐야겠다. 한 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좀 더 수월하겠지.


마침 어제 날 따라 잭 리처 읽겠다던 분도 있어, 언제고 한 번 해보려고 했던 잭 리처 시리즈 정리를 한 번 해볼까 한다. 나도 네이버 검색해서 누군가 정리해둔거 보고 알게된거다.






























































































































































































































































































































































우와.. 생각했던 것보다 시리즈가 더 많다. 나는 한 열권쯤 되려나 했는데 번역안된걸 포함하면 스무권이 넘네.

리 차일드는 은퇴준비중이며 그래서 2020년 출간작부터는 동생인 앤드류 차일드와 잭 리처 시리즈를 함께 쓴다고 한다. 그러다가 앤드류 차일드 혼자 쓰게 될거라고. 위의 리스트는 ONLY 리 차일드 작품. 일단 리 차일드 만의 잭 리처를 다 읽어보고 그 후에 앤드류와의 합작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캐나다 뷰(프롬 양재동..)




잭과 로리, 내가 잊지 않았어. 아직 이번주 분량을 다 못읽었는데 어휴 마음이 바쁘다.

오늘 트윗에 친구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oh william> 을 살짝 번역해 일부분 올려두었는데, 그걸 보니까 그것도 너무 읽고 싶고. 오늘 아침 퍼뜩 생각난건데, 내가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영어본으로 안읽었다는 것도 생각났다. 그것도 영어로 한 번 읽어봐야지. 와 세상에 읽을 거 왜이렇게 많아. 내 몸뚱아리는 하나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읽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미치겠다. 올 한해 make me 한 권을 완독 목표로 잡으면 속도가 너무 더디겠는걸? 그래도 욕심 내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필리스 체슬러 읽었는데, 이건 따로 페이퍼 쓸거다. 


여러분, 씨 유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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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2-04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다락방님의 글은 역시 유머러스~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는 것 같은 편안함과 유머 !!! 여성학 페이퍼 읽을 때는 진지함이, 이런 가벼운 페이퍼는 유머러스해서… 아침부터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하루입니다~

단발머리 2022-02-04 09:18   좋아요 1 | URL
기억의집님의 댓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댓글로 달고 싶네요^^
진지함과 유머러스를 동시에 가지기란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님, 좋은 하루 되세요^^

기억의집 2022-02-04 09:47   좋아요 1 | URL
우와~ 단발머리님 덕분에 저 기분 더 업되고 있어요!!!!

다락방 2022-02-04 10:26   좋아요 2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님 단발머리 님.
저는 다른 무엇보다 제 글이 재미있다는 칭찬을 듣는게 좋더라고요? 나름 유머를 넣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 유머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정말루 행복해집니다. 으하하하하. 앞으로도 더욱 유머러스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필승!!

수이 2022-02-04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어 쫄보는 영어 천재가 된다 두근두근 💞

단발머리 2022-02-04 09:18   좋아요 1 | URL
두근두근 쾅쾅, 두근두근 쾅쾅!!!

다락방 2022-02-04 10:25   좋아요 2 | URL
과연 될까요? 이렇게나 쫄보여서.. 흑흑 ㅜㅜ

거리의화가 2022-02-0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세상에 읽을 거 왜이렇게 많아. 내 몸뚱아리는 하나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읽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미치겠다.˝ <- 너무 공감이^^; 몸이 열개였으면 좋겠어요...ㅋㅋㅋ
시리즈 한 권씩 읽을 때마다 독파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예전에 원서 읽기 시작할 때 한참 모으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다 처분하고 왔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네요...ㅎㅎ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여러 플친님들 글에서 본지라 저도 담아두었는데 하나씩 둘씩 아주 천천히 읽어보려구요.

다락방 2022-02-04 10:25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원서를 너무 열심히 사 모으고 있는데 이러다 금세 다 처분하진 않을까 겁나네요. 아 몰라몰라 영어 몰라도 사는데 지장없어 안해안해 팔아팔아 이렇게 되진 않을지. 일단 지금은 소박하게 저 한 권만 완독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으하하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너무 좋아요, 거리의화가 님. 원서로 읽으면 더 좋을 작가예요. 저도 잭 리처 다 읽으면(언제가 될지..) 스트라우트 원서 읽어보려고요. 후훗.

잠자냥 2022-02-04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근데 잭 리처랑 다부장님 만나서 함께 밥 먹으면 그날 식비 얼마나 나올까요? 궁금한데 어서 한번 만나보세요~

다락방 2022-02-04 10:24   좋아요 1 | URL
제가 그래서 소고기 사준다고 안하고 돼지고기 한건데.. 이것도 너무 많이 나올까요? 떡볶이랑 순대로 바꿀까요? 그렇지만.. 그건 너무 없어보이죠? 순댓국으로 할까.. 순대를 새우젓에 찍어먹는 거 알려주고 싶긴 한데.. 아, 일단 순댓국으로 배 좀 채운 다음에 삼겹살 먹으러 가야겠어요. 안그러면 삼겹살 비용이 감당 못할 정도가 될듯요 ㅋㅋ

단발머리 2022-02-04 10:34   좋아요 1 | URL
아흐 ㅋㅋㅋㅋㅋ 많이 안 나와요.
잭 리처 4인분에 다부장님 2인분… 계산 딱 나오죠? 소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4 14:05   좋아요 0 | URL
흐음. 잭 리처 4인분이면.. 될까요? 5인분 까지도 커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소주도 곁들어야 하는데 소주도 많이 마시겠죠? ㅋㅋㅋㅋ 그래도 합이 삼겹살 7인분에 소주 열 병 정도면.. 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화화화핫. 화이팅!! 잭 리처, 컴온!!

책읽는나무 2022-02-04 19:29   좋아요 1 | URL
무한리필집으로 고고씽!!!

라파엘 2022-02-04 1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씀대로 한권만 완독해도 이전보다 원서읽기가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같은 한권 내에서도 전반부만 넘기면 후반부는 훨씬 수월하게 읽힙니다. 작가의 문장에 익숙해지고 배경지식도 생기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동일한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는 것도 좋은 읽기 방법입니다 ㅎㅎ 어떤 영역에서든지 학습의 과정에서 가장 큰 방해요인은 실력의 부족이 아니라 심리적 저항입니다. 불안이나 두려움 등 스트레스 요인이 학습자의 기존 수행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새로운 학습도 일어나지 못하게 하거든요. 외국도 나가보신 다락방님이 두려워하실 건 전혀 없어요. 무엇보다, 영어원서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다락방님께 있습니다!! ^^

다락방 2022-02-04 14:04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라파엘 님. 저는 사실 두려워하는 게 별로 없는데 왜 영어원서 페이지 넘기는 걸 두려워하는 걸까요. 쫄보.. 라파엘 님 말씀하신대로 제 주도권을 인지하고 해나가야겠어요.
한국어로 쓰여진 책 읽어도 처음엔 좀 시간 걸리잖아요. 등장인물이나 배경 파악하느라고요. 그러다 중간을 좀 넘어가면서부터 속도가 붙고요. 영어도 그렇다는 말씀이시네요. 자신감을 가지고 읽어봐야겠어요. 작가의 문장에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파악도 더 쉽고 실력도 늘 수 있겠죠? 조언 감사드려요, 라파엘 님. 열심히 해서 영어의 왕이 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영어 뭔데 이 나이가 되어도 포기를 못하고 있는걸까요? 휴우-

PersonaSchatten 2022-02-04 14:08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해리포터 시리즈 읽은 후에 원서를 즐기게 되기도 했고 지금도 어느 책이든 앞에 챕터 2개 정도는 심하면 한두달도 걸리는데 후반부는 반나절 안에 다 읽을 때도 있어요. 아는 작가면 전반부 금방 읽지만 모르는 작가나 처음대한 작가면 전반부는 많이 느리게 읽히더라고요.
잭리처로 시작하시면 금방금방 익숙해지실걸요? 파이팅입니다!!

다락방 2022-02-04 14:18   좋아요 2 | URL
으앗 감사해요 페르소나 님. 저는 쪼는 제 자신이 싫은데 쫄아가지고...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힘차게 도전해보겠습니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