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사람
















같이 읽는 친구중 한 명은 이 책을 종교서적을 읽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친구의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교훈적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리 정희진 쌤이라도 …' 가 되었다. 아무리 정희진 쌤이 추천한 책이라도 그렇지, 나랑 안 맞을 수 있지. 이 책을 읽는 일이 고될 것 같았다. 길게 느껴질 것 같았고 그래서 빨리 진도를 빼고 싶었다. 지루하고 교훈적이고, 사실 읽기 전에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바로 그 모든 내용들이 이 책안에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선하고 좋은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사실, 모든 책이 그러하다.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정리해둔 걸 우리가 읽을 뿐 아니던가.


정확히 이 책이 좋아진 지점은 어떤 관계도 실수가 아니라고 말할 때부터였다. 


우리는 어떤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면 그 관계가 실패했다고 여깁니다. 마치 완벽하고 성공적인 삶이란 95년 동안 지속된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성공적이고 완성된 관계란 영원히 지속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계가 단지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그 관계는 성공적이고 우리 자신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관계가 필요치 않을 때, 관계 그 자체는 성공적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 P79


사람들은 헤어졌다가 또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아직관계가 끝나지 않았고 치유해야 할 상처들이 남아 있을 때 일어납니다. 하지만 때로 겉으로는 관계가 이미 끝났지만 마음속으로 그것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삶에서는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마무리란 관계의 완성과 실패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관계에 실수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정해진 대로 일어납니다. 첫만남에서부터 마지막 작별 인사까지,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관계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랑하는 관계에서 자신이 미리 갖고 있는 기준을 버릴 때, 누구를 얼마나 오래 사랑할 것인가의 문제에서도 해방될 수 있습니다. 신에게 선물 받은 위대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이런 한계들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 P80



There are no mistakes in relationships; everything unfolds the way it's supposed to. From our first encounter with one another to our last good-bye, we are in relationships with each other. We learn through them to see our souls, with their rich topograpy, and to deliver ourselves to healing. Wen we let go of our preconceived agendas in loving relationships, we set aside questions of whom we will love and for how long. We transcend these limits to find a love that is magical and created by a force greater than us, just fo us. -p.54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관계에 실수란 없다'고 말해주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마리 루티'가 생각났다. 내가 이별 직전과 이별후 한창 힘들었을 때, 나는 사랑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공부하면 사랑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잘 행하고 무엇보다 사랑으로 인해 생기는 다른 모든 부수적인 감정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접한 책이 '마리 루티'의 《하버드 사랑학 수업》였고, 그게 내가 읽은 첫 마리 루티였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책이었고, 그 책에서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다는 것이 나에게 '사랑의 실패'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사랑이 결실을 맺는 것, 행복한 끝을 결혼 혹은 함께 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니, 더이상 함께 하지 않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그것 자체가 하나의 사랑이었다는 거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준으로 연애의 성공을 측정하곤 합니다. 남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지속석 외에도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영혼을 건드리지 않는 밋밋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가느니 아주 잠깐이라도 무모한 열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안정한 관계를 좇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감, 편안한, 신뢰감이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근본적인 소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좌절은 인생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좌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인 셈이죠. (pp.22-23)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언제고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엄연한 이면일 뿐입니다. 사랑은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아도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은 오히려 그런 사랑입니다. (p.230)



그러니까 뜨겁게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의 이면이라는 거다. 



아주 오래전에 '스칼렛 요한슨'이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보았더랬다. 언급했다시피 스칼렛 요한슨은 그 영화에서 조연이었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단역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영화속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셰프인 남주가 만드는 음식을 다 맛보고 실수로 인해 절망하고 실패한 셰프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사람이었다. 그 당시 주인공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고 중요한 사람은 스칼렛 요한슨이었는데, 그런데 스칼렛 요한슨은 그 뒤에 그 남자와 다른 어떤 특별한 관계가 되지 않는다. 당시에도 연인은 아니었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 후에 더는 비중있게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남자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성공하게 되는데, 그러니 만약 남자가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았을 때, '현재 내 옆에 그녀는 없지만 그러나 그녀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할 수 있을 것이었다.


먼댓글 링크한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그동안 특별했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가장 절망한 주인공에게 나타나 다시 힘을 내 살아보기를 격려해주는 단역. 


내 인생을 하나의 극으로 놓고 보자면 나는 당연히 주연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비중 있는 상대역을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것이었다. 내 가족과 베스트프렌드들이 그럴 것이고 연인도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도 특별한 엑스트라가 있었다. 아마 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정말 강렬한 영향을 미쳐서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거나 혹은 나의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사람. 그래서 너무나 고맙고 특별한 사람이지만, 그러나 더 길게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사람.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었다. 하는 말마다 내 가슴에 날아와 꽂혀서 실제로 내 육체에 영향을 주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주 오래 고통받고 있었고 아주 오래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었고 아주아주 오래 나를 원망하고 죄책감과 고통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이 괴로움은 누구도 알지 못할 거란 생각에, 그보다는 아마도 모두가 나를 내가 그랬듯이 손가락질할거란 생각에 바깥으로 내뱉지 못하며서 나를 원망했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연히 그 친구와 그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 때 그 친구의 한마디 말이 나를 크게 위로해주었다. 내가 그동안 나에게 잘못했다는 것을 그 친구 덕에 알았고, 비로소 나는 오래 고통받았던 나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그 뒤의 나는 그전의 나와는 다르게 육체적으로도 치료가 되어 있었고, 나는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아주 가장 중요한 치료를 그 친구가 해주었다고 믿고 있고 확신하고 있고 또한 감사하지만, 그 친구랑 연락하지 않고 지낸지가 오래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내 인생에 아주 중요한 사람으로 나에게는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렇다. 친구든 연인이든 그렇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어쩌면 인생을 바라보는 눈과 방향까지 달라지게 만들지만, 또 인생 그 어떤 때보다 큰 행복을 느끼게도 해주지만, 그러나 그 관계가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이어지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그렇게 다정한 사람들의 손을 놓고 더이상 보지 않는 사이가 되었을 때, 그러니까 관계가 더이상은 이어지지 않고 끝났을 때 이 관계가 실패라고 생각해 절망하고 울고 아파할 것이다.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을 알고 지냈던 일은 내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은 일들이 될 때가 있다. 나 역시도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왜 나타났을까', 혹은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해서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이렇게 오랫동안 후회하는가'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더러 있다. 내 인생에 그 관계가 혹은 그 사람이 없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내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을까. 내가 어디에서 잘못한걸까. 



그런데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와 그리고 마리 루티가, 내가 실수한 게 아니고 실패한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는 거다. 이 모든 일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혹은 미워하고 헤어지고 하는 일들이 이 모든 관계들의 이면, 이 관계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는 거다. 어떤 관계에도 실수는 없고, 그 관계는 그 관계일 뿐이라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책 속의 활자로 만나는 순간 내게 커다란 위로가 되었고 삶의 지혜가 되었다. 내가 당신을 만나 괴로웠고 후회하는 것도, 내가 당신을 만나 한껏 즐거웠다 안타까워하는 것도, 내가 당신을 만나 내 인생의 상대역 주인공으로 놓거나 특별한 엑스트라로 만들어두는 것도,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거쳐가야 하는 일들인 것이다. 이렇게 여기까지 온 내 인생은, 겪어야 할 것을 겪어낸 하나의 고유하고 온전한 삶이었다. 그 삶 속의 관계들은 실수도 실패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 

나는 일전에 나의 강박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두려움을 언급한 적이 있다. 강박은 두려움에서 나오는데, 이 책에서 fear 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 


Fear is a warning system that, on a primal level, serves us well. If we're walking late at night in a dangerous part of town, fear warns us to be on guard against the genuine possibility of trouble. In potentially dangerous situations, fear is a sign of health. It is a protector. Without it we would not survive long.

But it's easy to experience fear where there is no danger. -p.111


두려움은 우리에게 위험한 상황을 경고해주기도 하고 그러므로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하는 감정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솟아나는 감정이다. 바로 그래서 강박이 생기는 것. 

나는 분명 어떤 두려움들을 가지고 있고, 내가 강박적인 습관들을 가지고 있고 또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이 바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걸 안다. 내가 나를 판단할 때 나에게 가장 취약한 것, 나를 가장 약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내가 나의 치명적 약점이자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나의 두려움이다. 그 무엇도 나를 판단할 수도 평가할 수도 없다고 당당하다가도 두려움으로 인한 불안이 차오르면 안절부절하게 된다. 나는 너무 극심하게 두려움과 불안이 찾아오면 가만가만 내가 나를 진정시키려고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괜찮아, 일어나지 않은 일이야, 괜찮아,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하는데, 그런식으로 진정되지 않을 때면 처방받은 신경안정제를 먹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는걸까?



This type of fear is based in the past and triggers fear of the futres. -p.111


이러한 유형의 두려움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번역서가 지금 없어서 구글 번역기 돌렸다.)


그냥 생겨나는 두려움이 아니고 그냥 생겨나는 불안이 아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뿅- 하고 두려움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도 놀라는 거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더 강해지면서 저것은 솥뚜껑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날이 오겠지만, 아주 많은 경우, 미래에 보게 될 자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엊그제, 여동생에게 '등'에 대한 얘기를 했다. 내가 기억하는 좋은 등이 두 개 있다고. 하나는 어린 조카의 등이다. 둘째 조카가 어렸을 때 블루베리를 좋아해서 잘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길래 '아가야 이제 그만 먹어야 될 것 같은데?' 했더니 내게서 등을 돌려 반대편을 보면서 먹는 거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그 등을 사진 찍었었고, 그 등을 보고 웃었었고, 그 등을 기억한다.




또 하나의 등은 연인의 등이었다. 새벽에 잠들다 깨서 내게서 돌아 누운 연인의 등을 보았을 때, 그 등이 나는 너무 좋았었다. 자면서 여러차례 자세를 바꾸는거야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마침 자다 깼을 때 내가 보게 된 건 그의 등이었는데, 그의 그 큰 등이 그 순간 그렇게나 좋았던거다.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안심이 되고 안전하다는 그 느낌을. 그와 함께하는 동안 나는 어떤 위협을 느끼고 실제로 그가 보호해주는 등의 행동을 경험했던 적은 없다. 그가 실제로 나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상황은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등이 앞으로 내게 닥칠 위험에서 보호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거다. 그러니까 그라는 사람으로부터 그 등을 사랑하게 된 것은, 내게 있었던 어떤 과거, 그렇게 형성된 내 현재가 한 일일 것이었다. 다른 연인을로부터는 등을 보고 좋았던 적이 없었는데 유독 그 연인으로부터는 그 등에 반하고 여전히 기억하게 되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데에는 '사랑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라는 말로 모든 이유를 없는 것처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태어난 순간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자라는 동안 겪었던 일들, 그렇게 형성된 '내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며 선택하지 않았을 상대이기도 하다. 나였기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했던 것이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처음부터 좋았던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다. 처음에 좋지도 않았는데 좋아하려고 애쓴다고 해서 좋아지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좋았다면, 거기에는 그럴만한, 그러나 나조차도 모르는, 나만의 이유가 있었던 거다.



자, 다시 인생 수업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좋지 않았던 사람을 좋아하려고 애쓴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경험으로부터 배웠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 아닌 나의 경험. 내 인생이 내게 알려준 것이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이 책을 통해 인생이란 것이 매순간 내게 가르쳐주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매순간 내 인생으로부터 깨닫고 배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얘기한다. 다 아는 얘기지만, 다 아는 얘기를 누군가 정리해둔 걸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때때로 필요하다. 아직 읽어야 할 많은 분량이 남아 있지만, 나는 어떤 관계도 실수가 아니라는 말이, 그리고 우리의 두려움이 멈추는 건 우리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라는 말이 그렇게나 좋았다.



Our fears don't stop death, they stop life. -p.112

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나갈 것이다. 멈추고 싶지 않다.




사족인데, 

저 아가 조카 사진 찾으려고 내 사진첩에 '뒷모습' 검색했더니, 이거 한 장 딸랑 나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남동생 12년전 사진이다. 지금은 육아로 많이 야위었는데 …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허락없이 올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f you were an unhappy single person, you‘ll be an unhappy spouse.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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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3-05-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그래요. 요새 가끔씩 사랑하는 사람들 죽음 생각하면 막 두려워요. 저 쪼꼬미 발 어떡해요! 남동생분 헉, 헬스하시나요?

다락방 2023-05-08 10:22   좋아요 0 | URL
남동생 헬쓰 열심히 했다가 결혼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몇 년 못했고요 최근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ㅎㅎ
저렇게 쪼꼬미 아가 조카가 지금은 초등학생이 되어서 열심히 복싱을 하고 있습니다!! 아 세월 … ㅋㅋ

잠자냥 2023-05-08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연휴에 베트남 다녀오신 줄 알았더니 인도 다녀오셨군요...? ㅋㅋㅋㅋ
다부장 득도하셨다.

다락방 2023-05-08 10:21   좋아요 3 | URL
어휴 쓸 거 왜이렇게 많아요. 저 책탑 사진도 올려야 되고(얼마 안되지만요), 여행기도 쓸 생각인데.. 바쁘네요?
잠자냥 님, 자전거 여행은 다녀 오셨어요? 비 와서 연기하셨나요?

잠자냥 2023-05-08 10:32   좋아요 2 | URL
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단 부처님 오신 날 그때로 미뤘어요. 연휴는 진탕 마시고 놀았 ㅋㅋㅋㅋㅋ 허무하다 ㅋㅋㅋ

다락방 2023-05-08 10:33   좋아요 2 | URL
진탕 마시고 놀라고 연휴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2023-05-08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라랑 💕 좋은 글 잘 간직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8 14:42   좋아요 1 | URL
인생수업 번역본으로만 읽었으면 저는 별 셋 줬을것 같아요. 하핫.

햇살과함께 2023-05-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 발바닥 어떡해요. 너무 귀여워.. 저 발바닥에 얼굴 막 문지르고 싶네요!
인생 뭐 있어요...

다락방 2023-05-08 14:43   좋아요 1 | URL
저게 벌써 7년전이지 뭡니까!! 아이는 저때 이후로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귀요미 ♡
 
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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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성공했다. 이 리뷰는 여러분 미래의 퍼핏 쇼 독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친절해 … 샤라라랑~)



영국 컴브리아 지역의 환상열석에서 불에 탄 시신들이 연달아 발견된다. 그 시신들은 살아 있었을 때 심한 고문을 당했을 것이고 불에 탔을 것이다. 피부를 날카로운 것으로 긁어 고문을 했던 것도 그렇고 육체를 불에 더 잘타게 촉진제를 부은 것도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아서, 소설의 초반 이 시신과 시신에 남겨진 흔적을 보고는 으, 이렇게 잔혹한 고문과 화형이라니, 어떤 미친놈이 또라이처럼… 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간 읽어왔던 많은 형사, 프로파일러들이 등장했던 책처럼, 추리와 미스터리 책들이 으레 그랬던 것처럼, 이 소설 속 등장하는 범죄자이며 가해자인 인물도 소시오패스에 싸이코패스이겠거니 생각했다. 범인은 언제나 그런 보잘것 없는 놈이고, 이제 어떻게 그(들)를 잡느냐가 관건일 것이었다.


액션/추리/스릴러/미스테리로 분류되는 장르들의 소설을 내가 즐겨 읽는 까닭은,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 때문이다. 크게는 범죄가 나오지만, 그 범죄를 추적해 범죄자를 잡는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를 쫓는 경찰들과 프로파일러, 가해자와 피해자 주변의 사람들까지, 그들이 살아온 삶과 그로 인해 형성된 성격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양한 인간을 잘 보여주고 캐릭터도 생생하게 드러난다면, 그야말로 잘 쓰여진 추리 소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게 추리 소설을 읽는 재미는 '범인은 바로 너지!'를 추적하는 과정에 있는게 아니라, 그 범죄가 일어나고 벌을 받게 되기까지 참여한 모든 인간과 그들로 구성된 구조, 삶의 이야기 속에 있었다. 


환상열석의 시신들중 하나에는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그 지역의 경사 '포'의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포로 말하자면 이전 수사 과정에서 엄청난 실수를 해 정직중이었다. 그런 포가 이 사건에 소환되는데, 과연 가해자는 그를 '왜' 불러낸것일까. 이 연쇄살인에 포는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일까? 다음 피해자를 가리킨 것일까, 아니면 포가 어떻게든 관련되어 있는 살인이라는 것일까. 알지 못한 채로 이 수사에 포가 참여하게 된다. 


소설의 처음부터 흥미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상당히 높은 아이큐의 소유자, 열여섯에 대학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두 개나 딴 여자, 그러나 친구가 하나도 없는 괴짜. 통계와 데이터로 모든 걸 다 추측해낼 수 있는 '틸리'가 '감'으로 증거를 따라 다니는 '포'와 파트너가 된다. 성별도 성격도 경험도 당연히 그동안의 삶의 과정도 모두 상반된 이 둘이 파트너가 되지만, 그러나 그들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이 수사에 함께 임한다.



액션/추리 소설이 아니라도, 소설은, '어떤' 이야기를 '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를 왜 하느냐가 바로 작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심과 사고일 것이다. 작품에는 어쩔 수 없이 작가의 사상이 들어가고, 독자인 나는 그걸 읽으면서 그에게 동의하느냐 설득하느냐 혹은 반목하느냐로 작품의 재미가 결정될 것이다. 좋은 문장은 당연히 소설에 있었으면 좋겠고 나는 확실히 좋은 문장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매혹당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완전히 매력적이라면, 좋은 문장쯤은 건너뛰고 갈 수도 있다. 《퍼핏 쇼》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만약 이 책이 이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했다면 나는 별을 넷을 주었을 것이다. 사실 별점이 뭣이 중한디… 그러나, 다섯을 줄 수 밖에 없었으니, 그건 'M. W. 크레이븐'이 하고자 하는 《퍼핏 쇼》의 이야기가, 그 이야기속에 담긴 사상이, 내가 가진 사상과 닮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말에 나는 우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한다면 아마 폭력은 절대 끊어지지 않겠지. 그런데 자, 이 책을 읽다 드러나는 폭력을 만나면 어떻게 되느냐하면,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이 왜 안돼?' 가 되어버리는 거다. 아니, 그럴 수도 있지, 이건 이래야 하는거 아니야? 가 되어버리는거다. 분명 잘못된 건데, 그리고 그러지 않는 쪽이 낫다는 걸 아는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는 걸 이해하게 되는거다. 우리는 또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고 말한다. 나 역시 당연히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 말에도 모든 가해자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가해자에게는 서사를 주고 어떤 가해자에게는 주지 않는 것은 누가 결정하는 일일까? 그건 아마도 그 사건을 맞닥뜨린 제삼자가 할 일은 아닐 것이다. 피해자가 결정하는 일일까? 글쎄 그것도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정의가 불의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 세상일은, 사람이 사는 일은 겉으로 드러나는 면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라서, 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보고 하게 되는 말과 그러나 그 이야기의 다른 면까지 알게된 후에 하게 될 말이 다를 수 있는 거다.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가해자를 응원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 미친 또라이 가해자를 안타까워했기 때문에. 이제 그쯤에서 멈추라는 말 대신, 내가 다른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책을 마저 다 읽지 못하고 범인을 쫓는 과정의 포와 틸리를 보고난 후 잠들었는데, 새벽에 벌떡 일어나서 나는 가해자가 누군지 갑자기 알았다. 아니, 정확히 가해자를 맞혔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이 사람이어야 해, 그래야 맞아!' 가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범인을 맞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것이 이야기이고 결국 삶이며 그 안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통의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고통 받은 사람은 누구일지를 깨달은 까닭이다.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작가도 안다. 그래서 등장 인물의 입을 통해서도 여러번 얘기한다. 포가 괴로운 까닭은 잘못임을 알기 때문이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돌린다면 자신은 같은 '실수 아닌 실수'를 다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반복해 얘기해주고 있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야, 그렇지만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어, 라고. 독자인 내가 가해자의 편이 되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면 과연, 정의는 무엇이고 불의는 무엇인가. 정의는 선이며 언제나 나는 정의와 선의 편에 서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정의와 불의로 감춰진 인간을 맞닥뜨리면 그러나 정의가 선인가를 고심하게 되고, 불의는 정말 불의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어떤 불의는 불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자명한 진리를, 퍼핏 쇼는 보여준다.



최근 내가 읽은 추리/스릴러/형사물 중에 가장 좋은 책이었다. 처음 인물들이 등장할 때부터 마음에 쏙 들었는데 그들이 사건을 쫓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그들 하나하나가 가진 이야기들과 그리고 이 잔혹한 사건이 가진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내가 잘못하는 거라는 거 나도 알아, 그렇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아? 를 묻는 것도 그렇다. 응징이 어느 틈에 나에게 정의가 되었다. 나는 포가 마지막 버튼을 누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하지 않겠지만)어떤이의 간절한 '생'을 바라면서 소설의 마지막장까지 내처 읽었다. 


다음 시리즈가 얼른 번역되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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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04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거 다른 분들 리뷰 슬쩍 눈 감고 봤는데(응?) 이 시리즈 기대된다, 파트너 캐릭터 조합이 재미나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언젠가는 읽어보려고 합니다.....
시리즈라는 것에서 일단 놀람. 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4 11:51   좋아요 4 | URL
정말 오랜만에 불쾌함없이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에요. 작가가 캐릭터에도 애쓴것 같아요. 전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막판에 계속 울었네요 ㅠㅠ 시리즈 죄다 챙겨볼 참입니다!! 으하하하.

리뷰대회 하려면 그러니까, 이렇게 재미있는 책으로 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래야 리뷰 쓰는 사람 마음이 평온하죠.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3-05-23 16: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혹시 이거 현금 10만원 받음? (문득 궁금해서 지금 찾아봄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23 16:17   좋아요 3 | URL
22프로 세금 떼고 준대요. 아직 못받았고 5월달 내로… 내 돈 22,000 원 ㅠㅠ

잠자냥 2023-05-23 16:21   좋아요 2 | URL
와우 만천하에 자랑해야죠! ㅋㅋㅋㅋㅋㅋㅋ
돈 받는 날 자랑하시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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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추리/미스터리/형사물 중에 가장 재미있다. 캐릭터도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서 문장이 다소 아쉬운 걸 가볍게 덮는다. 무엇보다 이, 내가!!
가해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시리즈 빨리 나와라, 내가 다 읽어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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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03 18: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진짜요? 급 궁금 ㅋㅋ

다락방 2023-05-03 20:17   좋아요 0 | URL
이 책 읽게 되신다면 잠자냥 님은 별 넷 주실 것 같고요, 저도 넷을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데 저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 잔혹한 이야기와 가해자에게 마음이 끌려버렸습니다. 하아-

독서괭 2023-05-03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게 출근길에 읽으며 회사 들어가셨다는 그 책이군요!! 궁금하네요!

잠자냥 2023-05-03 19:04   좋아요 1 | URL
이게 아닐까 추리했는데 ㅋㅋㅋ 이걸 줄이야! 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3 20:17   좋아요 2 | URL
네 뒷부분 읽는 중이어가지고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걸으면서도 읽었어요!! 후훗.

잠자냥 2023-05-03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금 수령을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3-05-03 20:18   좋아요 3 | URL
이게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뷰는.. 잘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시간이 없어요. 요즘 회사에 일이 너무 많아가지고 ㅠㅠ 그리고 연휴에는 놀러갈거고 ㅠㅠ 현금아, 너랑 내가 만날 수 있을까? 훌쩍. ㅜㅜ

잠자냥 2023-05-03 21:37   좋아요 2 | URL
다녀와서 써요. 9일까지인가 그렇던데

잠자냥 2023-05-04 10:12   좋아요 1 | URL
아 그러고 보니 이 책 제가 부장님께 알려줬죠? ㅋㅋㅋ 리뷰대회 있다고 ㅋㅋㅋㅋ
일단 재미나게 읽으셨다니 뿌듯합니다. 그리고 30만원 챙기시길....꼭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3-05-04 10:41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출근해서 다다다닥 리뷰 썼는데(도저히 다음주엔 시간이 안될것 같아서요) 역시 저는.. 안될것 같아요, 아놔... 리뷰는 제 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제 길일까요? 그것을 찾는 것이 인생... =3=3=3=3
 
코스타리카 라 알퀴미아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아 … 증맬루 세상 귀찮다 커피 내려 마시기. 캡슐커피 만세입니다. 돈 주고 사먹는 아메리카노 만세!
그리고 오늘 왜때문에 홍삼 맛이 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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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03 0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전 오늘도 갈아서 내려왔습니다. 홍삼맛 ㅋㅋㅋㅋ 가끔 한약맛 나긴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6:58   좋아요 2 | URL
전 너무 귀찮아서 못마시겠어요. 여동생 주기로 했습니다. 두 번 내린 나의 원두~ ㅎㅎ

은하수 2023-05-03 0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렇게 산미 있는 커피는 아무래도 못 마시겠어요. 위가 약한 저는 마시고나면 바로 싸하니... 기분나쁜 느낌이...

다락방 2023-05-03 16:59   좋아요 2 | URL
저도 핸드드립 처음 내려 마시면서 산미가 너무 낯설고 어색했거든요. 그런제 이제는 익숙해져서 산미가 없으면 좀 서운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귀찮아서 핸드드립 안할래요 ㅎㅎ

- 2023-05-03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산미나는 커피는 아아로 마시길 좋더라고요 저는 !! ㅋㅋ

다락방 2023-05-03 16:59   좋아요 2 | URL
저는 여름에도 아이스 커피는 잘 안마십니다. 냉면에 얼음 넣어주는 것도 싫고요. 커피는 따뜻하게.. ㅎㅎ

책먼지 2023-05-03 1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맙소사ㅋㅋㅋ 따로 홍삼 챙겨먹을 필요가 읍군요!! 홍삼맛 궁금해서 이 커피 시켜보고 싶으면 제가 좀 이상한거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00   좋아요 4 | URL
ㅋㅋ 책먼지 님, 저도 귀찮아서 원두 안사다가 알라디너분들이 풋사과 향이래놓고 풋사과향 안난다~ 이러셔서들.. 아니, 내가 한 번 보자 나나 안나나.. 이래서 사게 되었고 역시나 귀찮아서 캡슐로 돌아갑니다. ㅋㅋ
 

몇해전부터 헤어스타일은 언제나 짧은 컷트였다. 처음 컷트를 잘라주었던 미장원 원장님은 내 머리가 짧아지는 걸 아주 좋아하셨다. 짧은 머리가 훨씬 잘어울리네요, 라고 하시면서. 이 원장님은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바로 내 마음에 들게 확- 해주셔서 내가 믿고 가는 미장원이었는데 어느날 먼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시는 바람에 나는 그 뒤로 맞는 디자이너를 찾아 방황하기 시작했다. 회사 근처에서도 여기 저기 가보고 여동생이 사는 동네, 친구가 사는 동네, 그리고 집 근처에서도 끊임없는 방황에 방황을 거듭했다. 그 어디도 흡족한 곳이 없어서 한 번은 먼데로 이동한 그 원장님을 찾아간 적도 있다. 그렇지만 오고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어서 다시는 못오겠다 싶어진거다. 그래서 방황, 또 방황.. 하다가, 어느날 집 근처 시장을 가는 길에 있는 미용실을 보게 되었다. 컷트도 그간 내가 갔던 그 어디보다 저렴한거다. 어라, 네이버 예약도 되네? 나는 네이버로 원장님께 컷트를 예약했다. 그 때쯤 내 머리는 갈곳을 잃고 엉망진창이었지만, 뭐, 나는 언젠가부터 그러든가 말든가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그래서 처음 잘랐을 때는 그냥 여기에 정착하자, 하면서 '가격이 저렴하니까' 라는 이유를 댔다. 단발 비슷한 머리 길이었는데, 그런데 이게 아무리 해도 너무 귀찮앗다. 그간 짧은 머리를 하다 약간 길어지니 영 불편한거다. 나는 이번에 가서 예전 내 머리스타일을 보여주며 이렇게 짧게 컷트를 쳐달라고 했다. 원장님은 단발인 내 머리를 컷트로 잘라주셨고, 그 과정에서 이미 나는 만족하고 있었다. 짧은 머리가 되어갈수록 내 인물이 살아나는 거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나도 느끼고 원장님도 느껴서 둘다 웃었다. 확실히 짧은 머리가 낫네요, 네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 다음부터는 그냥 이 미용실이 고정이 되었는데, 딱히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러니까 그 미용실을 찾고 원장님과 대화하게 되면서, 아마도 처음 시작은 그러니까, 내가 퇴근후에 예약도 하지 않고 전화로 '혹시 지금 가면 컷트 되나요?' 물었고 안된다는 답을 들어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는데, 5분도 안되어서 '혹시 오실 수 있냐, 예약자가 취소했다'고 해가지고 '갈게요!' 해서 갔더니 미용실에 원장님과 내가 둘만 있었고, 어쩌다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족발 덮밥 얘기를.... (네?)


아무튼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퍼 보고 너무 궁금해서 족발 덮밥 만들어 먹어 봤다고 원장님은 얘기하셨고, 나는 '그거 보고 족발 덮밥 먹으러 태국 갔다왔어요' 해가지고 둘이 너무 웃었다. 나는 미용실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태국식당 을 알려드렸고, 아니 이 근처에 그런게 있었어요? 원장님은 놀라셨다. 그렇게 헤어졌다가 다음 컷트하러 갔을 때, 원장님은 내가 추천한 태국식당에 가서 똠양꿍이랑.. 또 뭐더라, 아무튼 뭔가를 드셨다고 했고 아주 맛있게 드셨다고 했다. 그렇게 대화는 주변 맛집으로 이어졌는데, 아니 알고보니 우리가 나이대가 비슷했고(서로 나이는 모름) 식성도 비슷했고, 게다가 둘다 싱글인 거였던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원장님은 순댓국집을 추천해주셨더랬다. 거기 너무 맛있고, 대기해야 할 수도 있고, 본인은 정말 거기 자주 가고, 장사가 너무 잘되어 지점도 냈고... 등의 이야기를 하시는거다. 그래서 내심 '다음에 컷트 오기 전에 그 순댓국집에서 순댓국 먹고 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가게 되질 않았... 저녁에 혼자 가서 순댓국 시켜 소주 한 잔 먹어야지 했지만, 그게 우리 집근처 였기 때문에 회사 근처 순댓국 집에서 먹고 오거나 집근처에 오면 자꾸 집으로 들어가버려.. 친구라도 만나면 거길 갈까 했는데, 당분간 나 자신 외에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모드.. 이기 때문에.. 여태 못가고 미루고 미루고, 거길 못가니 미용실도 못가겠는 거다. 그렇게 머리는 길고 길고 또 길고... 이젠 너무 길어져버린 부분. 가기 전에 반드시 순댓국 체험하고 가야한다, 그게 원장님에 대한 예의다!! 하다가,



어제 5월 1일 쉬는 날. 오후에 미용실 컷트를 예약해두고 점심에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둘이 그 순댓국집을 찾았다. 걸어서 15분 거리면 가능한 곳이지만, 아버지가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으셔야 하고 또 가다가 쉬기도 하셔야 해서 가는데 50분이 걸렸다. 그렇게 도착한 순댓국집에서 앞에 세 테이블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었고, 나는 아빠의 몸보신을 위해 삼이 들어간 순댓국을 주문해 드렸다.




나를 위해서는 일반 사골 순댓국




일단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철판 계란후라이를 주시는데,




어머 이게 뭐야 터뜨려서 먹고 있었더니, 직원분이 오셔서는 '섞어서 스크램블 해 드세요' 하시는게 아닌가. 그래서 아빠, 섞어 섞어 해서 섞어서 먹었는데, 아니 계란.. 늘 먹는 계란이 뭐 이렇게 맛있을 일이야? 희한하게 맛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아빠랑 순댓국을 맛있게 먹고 다시 한시간 걸려 집에 갔다가 집에서 좀 쉬고 머리를 하러 갔다. 원장님께 당당하게 '순댓국집 다녀왔어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순댓국에 대한 감상을 나누면서 생각했다. 잠자냥 님은 이런 나를 보며 정말 이해 안된다고 하시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돌아와 영어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너무 졸렸다. 사진을 찍어 동생들에게 보냈다. 지금 공부중이야. 졸 멋지지?





그리고 책을 샀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어의 무게》는 친애하는 알라디너 ㅊㅁㅈ 님의 글을 보고 사게 되었다.


《The Bromance BOOK CLUB》는 번역본을 재미있게 읽고 사게 되었는데, 박스를 뜯고 꺼내자마자 후회했다. 안읽을 것 같아... 하아-


《기척》은 제인 에어를 다시 쓴거라길래 궁금해서 사봤다.


《해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은 한나 아렌트 책장에 꽂아 두려고 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고수가 무럭무럭 자라는데, 따먹어도 될 때가 언제일지를 잘 모르겠다.. 지금인가요?




우리 엄마의 최애는 방울토마토.




나는 요즘 고수 옆에 치커리 자라는 게 또 그렇게나 예쁘다.





어휴, 하루 쉬고 왔는데 일 겁나 많아서 이제부터 일 겁나 열심히 해야 한다.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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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02 1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댓글 1등일 것 같은 예감입니다.
늘 꼴찌로 댓글을 달고 있었기에..언제쯤이면 1등으로 달아보나? 싶었거든요ㅋㅋ
바쁘실테지만 곧 댓글 알람이 뜰겁니다ㅋㅋ
컷트는 저도 지금 몇 달째 진행형인데 머리가 넘 빨리 자라 미용실을 넘 자주 가야하는 단점이 있던데, 순대 국밥집을 찾아가 먹어 보고 미용실 찾아갈 것이란 계획은 다락방 님의 인성이 돋보입니다.
다락방 님을 바라보는 콩깍지는 언제 벗겨질까요?
어떤 행동을 하셔도 아름다워 보이시니...ㅋㅋㅋ
아버님 기력을 많이 찾으셨군요?
함께 식당을 찾아가실 정도면...^^
얼마 전 저는 구순이 넘으신 큰 이모를 뵈었는데, 허리가 꼬부라져 바깥 외출이 넘 어려우셔 오랜만에 외출을 나오시니 어리둥절 하시면서 아이가 되셨더군요.
외출을 하실 수 있다는 것도 복일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를 부축하며 느린 걸음으로 순대 국밥 집을 찾아간 부녀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상상되어 집니다.
그나저나 고수 어마어마하게 자랐네요?@.@
고수 향에 쓰러지셨겠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03   좋아요 1 | URL
원장님도 다녀오시고 후기를 들려주셨는데, 최소한 한 번은 저도 그렇게 해야 예의를 지키는 것 같아서 말이죠. 뭔가 당신의 말을 씹어 삼키지 않았습니다, 를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았어요. 덕분에 머리가 길어졌네요. ㅎㅎ
컷트는 미용실을 자주 가는 단점이 있는데요, 가면 짧게 끝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파마 안한지 진짜 오래됐어요. 미용실에서 파마하고 앉아있는 그 순간을 못견디겠어요. 그걸 견디려고 책도 가져가보고 그랬지만 전 아무리 그래도 너무 힘들어서 ㅠㅠ 그래서 몇년째 파마 없는 숏컷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달 가지만 고작 30분 정도면 모든게 다 끝나버려서 너무 좋아요!!

아버님 걷기 운동 열심히 하셔서 이젠 지팡이 짚고 걸으실 수 있어요. 지팡이 없어도 절뚝대지 않고 걷는게 목표이긴 한데, 그 길까지는 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래도 본인의 의지가 있으니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그리고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ㅎㅎ

잠자냥 2023-05-02 10: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순댓국 먹었으면 먹은 거지 뭘 대화를 해요! ㅋㅋㅋㅋㅋㅋ 거참 이해 안 되네. ㅋㅋㅋㅋ
전 금요일부터 4일 쉬었거든요. 그중 이틀은 또 부여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정말 인생 순댓국집을 만났어요!!!!!!!!!!!!!
아 이건 증말 다락방님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언제 부여 가시면 제가 알려드릴 테니 꼭 드셔보세요.
난 이 가게가 서울에 없다는 게 넘나 슬프네...요. 또록......
또 먹고 싶다 또 먹고 싶어!!!!!

다락방 2023-05-03 17:04   좋아요 1 | URL
오오, 부여 가게 되면 잠자냥 님께 꼭 여쭐게요. 순대국 맛집이 어디입니까? 하고 말이지요. ㅎㅎ 순댓국은 그런데 왜이렇게 먹어도 먹어도 좋을까요? 그거 아세요? 저 이십대 초반에 ㅋㅋ 아니 중반이지 ㅋㅋ 회사에서 단체로 순댓국 처음 먹었는데, 순대로 국을 끓여먹다니 너무 충격받고 그 국 못먹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3 18: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02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물들 쑥쑥 크고 있군요. 근데 나머지 식물 화분 사진도 궁금하다는 생각이!ㅎㅎㅎ

커트 머리가 어울리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머리를 포기한 지 오래고 귀찮아서 미용실 안간지도 음... 10년이 넘은 것 같아요^^;;; 그냥 대충 제가 집에서 머리를 일자로 잘라버리고 있는!

저희 아버지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셔야 해서 아무래도 같이 다니면 시간이 꽤나 걸린답니다. 요즈음은 친정에 가면 어머니 음식 안하게 하자고 ˝나가서 먹죠˝ 이러는데 아버지가 오래 걸으면 힘들어하셔서 거리 생각해 음식점을 찾곤 해요. 그래도 함께 나가실 정도가 되어서 다행입니다^^

계란 얹은 순대국 넘 고소할 것 같아요!ㅎㅎㅎ 저희 집도 그렇고 회사 근처에도 순대국집 하나같이 맛이 없어서 넘 우울합니다.

다락방 2023-05-03 17:06   좋아요 0 | URL
제가 나머지 식물들도 사진을 다 찍기는 찍었는데 사진 올리고 글 쓰는게 너무 귀찮아서 이번엔 그냥 세 개만 올렸네요. 제가 다음주에는 다 찍어서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쵸.. 제가 이렇게 저의 식물들을 차별하면 안되는건데 말입니다.

제가 컷트 머리 하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미용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가 싫어서였어요. 파마 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컷트를 치면 파마도 안하고 바로 휙 자르고 나와도 돼서 너무나 좋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염색도 안합니다. 미용실에 있는 시간은 짧게, 가급적 짧게.. ㅎㅎ

계란은 스크램블로 따로 먹는거고요, 저는 회사 근처에 맛있는 순댓국집에 두 군데나 있어서 넘나 좋아요. 오늘 점심은 돈까스 먹었지만요. ㅋㅋ

건수하 2023-05-02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순대국을 먹어야 미용실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다니.. 정말 다락방님 매력적이십니다 ☺️ 아버님도 다락방님과의 나들이 그리고 외식 좋으셨을 거예요.

순대국집에서 계란 후라이 주는 건 처음 봐요! 그것도 스크램블로.. 태국 음식도 맛나겠고 점심 전 침 폭발 중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05-03 17:07   좋아요 2 | URL
아버지는 당연히 너무나 좋아하셨어요. 저랑 같이 있는 시간 좋아하시는데, 너랑 같이 있으면 아프지도 않고 즐겁기만 하고.. 막 이런 얘기 하실 때면 저는 근데 또 너무 도망치고 싶어져요. ㅠㅠ

수하 님, 저 주말에는 베트남 음식을 먹을 예정입니다. 자랑할테니까 딱 기다리고 계세요!! ㅎㅎ

잠자냥 2023-05-03 18:30   좋아요 1 | URL
다부장 가는구나! 이번에는 넓은 침대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03 20:41   좋아요 0 | URL
베트남 음식 먹으시는 구나 했는데 그게 그 뜻이었나요? 연휴에 베트남!! 딱 기다릴게요 흑흑 부럽다…

단발머리 2023-05-02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대국 정말 좋아합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좋네요. 집에 갈 때 하나 포장해 가겠어요^^
언어의 무게, 계속 눈에 띄어서 목차 보러 갑니다. 두께가 심상치 않네요.
저는 텃밭 키우게 되면(베란다에) 방울 토마토 심고 싶어요!!!
- 이상 웨이브 단발이어서 단발이라 할 수 없는 단발머리 드림

다락방 2023-05-03 17:08   좋아요 1 | URL
순댓국은 포장해가셨는지, 맛있게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요즘 순대는 뺀 ‘고기만‘으로 시켜서 새우젓하고 먹는데 어찌나 꿀맛인지 모릅니다. 공기밥은 절반 정도는 그냥 먹고 절반 정도는 말아서 먹어요. 아 또 먹고 ㅣㅍ네요..

방울토마토 얼른 자라서 열매 맺었으면 좋겠어요. 얼마나 귀여울까요? 단발머리 님도 베란다 방울토마토 도전!! ㅋㅋㅋㅋㅋ

이상 컷트머리 다락방 드림.

그레이스 2023-05-0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맛있게 먹은 순대국은 병천 아우내장터 안에 있는 순대국집에서 먹은 거예요
10년도 더 되었네요^^
일때문에 독립기념관 갔다가 함께 간 사람들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다락방 2023-05-03 17:09   좋아요 2 | URL
저는 순댓국을 요즘 제일 맛있게 먹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의 소설에 순댓국 나온 순간부터 제가 순댓국 마니아가 되었어요. 어떤 글은 사람의 식성을 변화시킵니다.. ㅎㅎㅎㅎㅎ

blanca 2023-05-0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점심은, 순대국으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3 17:09   좋아요 0 | URL
오, 오늘 점심은 순댓국으로 드셨습니까? 저는 오늘 돈까스 먹었는데 내일은 순댓국 먹을까봐요. ㅎㅎ

2023-05-03 0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5-03 0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건강이 좀 나아지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어딜 가나 맛과 멋과 웃음을 퍼뜨리는 다락방님이시군요!! ㅎㅎ 맛집으로 대동단결 ㅋㅋ 전 미용실에서 말하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두분 깔깔 웃으시는 거 상상하니 괜히 흐뭇합니다.

다락방 2023-05-03 17:11   좋아요 1 | URL
아버님 건강은 차츰 회복중이시긴 한데요, 순간순간 막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수시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요즘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돌봄 노동이 할당되어있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저는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없어서 눈누난나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는데 늙으신 부모님을 부양합니다. 인생이란 그런것인가 봐요. 하하.

저도 미용실에서 대화하는 거 너무 싫어서 말시키는 미용실이면 바꾸곤 했는데, 그 날, 족발덮밥이 모든걸 바꿔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5-03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순대국을 꼭 먹고 머리 하면서 그 썰을 풀어야 해서 반드시 들렀어야 하는 그 마음 너무 이해됩니다!!! 제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원장님과 저는 빵순이라는 어마어마한 공통점을 발견해버려서 동네 빵지순례 정보를 주고 받곤 하는데 비슷한 부채감 느낀 적 있어요ㅋㅋㅋ (원장님은 먹는 것뿐 아니라 만드는 것도 잘하셔서 크리스마스 무렵에 가면 직접 만든 슈톨렌까지 다과로 내주십니다ㅋㅋㅋ)
으아 쫌쫌따리 땡투가 있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휘둥그레했는데!!! 땡투 적립금 받고 책 지르고 싶어져서 정말 큰일입니다!!
고수가 진짜 고수 모양인 게 너무 신기해요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화분에서 자라는 고수를 본 게 처음인 것 같아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13   좋아요 2 | URL
그런거 있잖아요, 당신의 말을 내가 허투루 듣지 않았습니다, 를 보여주고 싶은거요. 그래서 한없이 미루다 보니 머리가 너무 지저분하고 길어져서 더이상은 미룰 수 없다! 이렇게 되어네요. ㅎㅎ

세상에.. 슈톨렌..을 만드신다니요. 원장님 능력자시네요!!

책먼지 님 땡투 제가 드렸습니다. 책먼지 님, 부자 되셔가지고 책 많이 많이 사시고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그러면 또 땡투 들어오고 또 부자가 되고.. 부자의 연속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거 비문..이지요? ㅋㅋㅋㅋㅋ)

저도 고수 싹 틔우고 잎이 자라면서 고수향 진하게 뿜는 걸 보면서 아니 고수에서 고수향이 나~ 하고 넘나 신기해했답니다? 당연한데 너무 신기한... 후훗.

책먼지 2023-05-04 10:46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저 문장 저대로 완벽해서 절대로 다른 문장으로는 지금의 축복을 다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저 맞춤법과 비문 조심하지만 공식문서나 간판 같이 기본적으로 맞춤법을 꼭 지켜줬으면 하는 곳외에 다른 글쓰기에서는 오히려 문법 파괴하며 시원하게 메시지 전달당할(?) 때 쾌감 느낍니다!! 정작 저도 맞춤법 많이 틀린다는 게 또 함정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5-04 10:49   좋아요 2 | URL
그리고 다락방님 말씀 듣고 보니 기본은 진짜 당신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습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네요ㅜㅜ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썰푸는 게 신난건 줄 알았는데 그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어요!! 다락방님 덕에 또 언어를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