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혹 내가 한 권의 소설에 기대하는 바가 너무 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이야기이기를 원하고 좋은 문장들로 채워지기를 원하고 작가가 그 책에 너무 많이 드러나지 않기를 원하는데, 그 모든것들을 만족시키기가 정말이지 쉽지 않다.

















이 책, 『리틀 비』를 읽는동안 자꾸만 삐끗삐끗 나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의욕은 넘치고 전달하고자 하는 능력은 그러나 좀 서투른 작가의 작품이라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될까. 나는 감동을 주기 위해 혹은 독자를 울리기 위해 작가가 많이 개입하지 않기를 원한다. 거기에 어떤 강압이나 억지가 없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고 싶은 혹은 하고 싶은 말을 더 확실히 전달하고 싶은 욕망이 넘쳐서 심하게 꼬이고 오버가 된 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하는 식의 느낌이 전반적이랄까. 결말에 이르러서는 얼굴 표정이 찡그려진다. 



나는 왜 이 책에 만족하지 못할까, 만족할 수 없을까. 여기서 아주 먼 곳, 나이지리아의 난민에 대한 삶을,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를 이 책을 읽고서야 겨우 알게 되었으면서, 그러면서 왜 나는 좀 더 많은 다른 것들을 바라는걸까. 분명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이고 눈물이 고이기도 했으면서,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이 책을 읽다가 '리사 엉거'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생각났다. 리사 엉거의 책에서는 여자주인공이 자꾸만 독자들에게 확신을 구한다. 그게 나는 그 책을 읽는동안 내내 거슬렸는데, 이것은 작가의 성향이라고 정의내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이야말로 작가의 서투름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떠한 패턴을 의도하지 않게 보여주는 것, 그런데 그 보여짐이 독자에게 거슬리는 것. 이 책, 『리틀 비』에서도 그런점이 보였다. 



"오, 새라, 우린 서로에 대해서 실망하기엔 너무 오랜 세월을 함께했어. 결국 보스는 너야. 물론 네가 정말로 원한다면 난민에 대한 기사를 할 거야. 하지만 그런 기사에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눈을 감아버리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아. 그 주제는 누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아니라는 거, 그게 문제라고." (p.326)



새라에게 이 말을 하는 새라의 직장 동료가 틀렸다는 게 아니다. 이 직장동료도 그리고 새라의 애인도, 새라에게 모두들 '니가 잘 모르는 것 같아' 라고 말을 한다. '너는 잘 모르는 것 같아' 라는 문장이 이 책에는 '너무' 많이 등장한다. 내게는 신경 쓰일 정도로. 이 부분에서 '리사 엉거'의 책이 자꾸만 생각났던거다. 리사 엉거 같잖아, 하고. 그러고보니 리사 엉거의 책과 공통점이 또 찾아진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만큼은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 누군가는 얘기했어야 했다는 것. 



그렇지만, 단지 그런 이유로 내가 그 책들을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까지.




만약, 이런식의 문장들만으로 진행됐다면 나는 이 책을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불행이 맑고 푸른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행복한 여자였던 적이 없다. 내게 불행은 수많은 전조들과 셀 수도 없을 만큼 여러 번 일상이 파괴되고 나서야 서서히 찾아왔다. 면도하지 않은 앤드루의 턱, 어느 날 밤 뚜껑이 열린 채 널부러진 두번째 술병, 금요일 마감 칼럼에 쓴 수동태 문장. (p.48)



격렬한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문장들. 조용히 그러나 서서히 찾아노는 파괴를 말하는 덤덤한 문장. 마치 일상같은 문장. 아니 그 자체로 일상을 말하는 문장. 이 문장은 아주아주 좋았는데. 그리고 이런 문장도.


굳이 비밀을 밝히자면, 흉터가 아름다운 이유는 죽어가는 자에게는 생기지 않는 것이 흉터이기 때문이다. 흉터의 의미는 '생존'이다. (p.22)


흉터의 의미가 생존이었음을 나는 이 문장을 읽고서야 깨달았는걸. 무릎을 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그렇지, 흉터는 살아있는 자들에게, 살아 남으려고 애썼던 자들에게 생기는 것이지. 맞아, 그랬어. 흉터는 생존의 증거야. 아직 살아있다는 거라고!




나는, 이 책을 다 읽고서는 내가 까다로운 독자인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가 소설을 무척이나 사랑한다고 생각하는데, 소설을 그냥 단지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할 수는 없는 독자인걸까. 나는 바라는게 많은 까다로운 독자인걸까. 나는 그냥 좋게좋게 책장들을 넘기고 그저 좋게좋게 감상할 수는 없는걸까. 나는 까다로운걸까. 나는 소설을 읽을 때 그 속의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고, 누군가가 되지 못한다면 최소한 그들중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는데, 사실 나는 비판적 입장으로 소설책의 책장을 넘기는걸까? 나는 세상의 모든 소설들을 품을 아량 따위는 없는걸까.



나는 아직 나를 잘 모르는가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12-05-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그 모든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책들로 넘쳐난다고 생각해봐요.
음.. 난 지금이 딱 좋은거 같아. 그래야 보석같은 책들을 만나면 좋아죽지. ㅎㅎ

[리틀비]는 아흑.. 책장이 안 넘어 갔어요. 읽고 동감하고 싶고 그래서 기대했는데, 안넘어가. 중간에 포기. -.-


지금 읽는 [스노우맨]은 휙휙 넘어가! 막 넘어가! 그런데 등장인물들 이름이 어려워서, 이 사람이 어디 나왔더라 분명 나왔는데.. 아아아악..

다락방 2012-05-12 20:35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 ㅋㅋㅋㅋ 맞아요. 그래서 좋은 책들이 더 가치있게 느껴지는거겠죠. 레와님은 [리틀비] 읽다가 말았구나. 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좋아할 수 없더라구요. 간혹 '너무했다'는 느낌때문에 말이죠.

ㅋㅋ 맞아요. [스노우맨] 엄청 재밌죠! 재미있는데 이름이 어렵긴 어려워 ㅋㅋ 지금쯤은 스노우맨 다 읽었습니까? 주말인데 말이죠.

레와 2012-05-14 10:12   좋아요 0 | URL
스노우맨 다 읽고, 천명관의 [고래] 시작했다오.ㅎ

다락방 2012-05-14 10:17   좋아요 0 | URL
우앗. 그렇게 흥미로운 작품을 연달아 읽다니! ㅎㅎ
[고래] 아직 안읽었었어요? 그거 엄청 재미있어요. 읽고나서 뭐가 딱히 남지는 않지만. ㅎㅎ

2012-05-11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2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5-1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고민을 하시는 걸 보면 소설을 무척 사랑하시는 거 맞네요 뭐ㅎㅎ 저 같으면 인상 한번 찌푸리고 말았을 텐데 말이죠^^

다락방 2012-05-12 20:39   좋아요 0 | URL
후와님, 제가 소설에 바라는게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너무 욕심이 많나. 왜 다들 좋다고 별 다섯을 주는 책에 나는 고작 셋 정도밖에 줄 수가 없을까, 하고 말이지요. 하핫 ;;

... 2012-05-1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틀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요ㅎㅎ 물론, 너무 작위적이라는 점이 걸리긴 했어요.

니콜 키드만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던데 전 오히려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면 별로 일것 같다는 예감이... 아, 그래도 모르죠, 거장감독의 손에서 재탄생 될 지도.

다락방 2012-05-12 20:45   좋아요 0 | URL
우앗, 니콜 키드먼이 주연이랍니까? 흐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제 생각엔 괜찮을 것 같은데요. 이 책은 너무 작위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적이지 않나 싶었거든요. 저도 이 작품이 싫었다거나 나쁜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결코 좋다고 생각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나저나 영화 기대되네요. [헬프]는 영화가 메롱이었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흐음.

버벌 2012-05-1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왔어요 저왔어요 저왔어요 저왔어요.


다시와서 역주행할게요.. ㅡㅡ;;;;;; 읽을거리가 많다. 쒼나~

다락방 2012-05-13 23:09   좋아요 0 | URL
어디있다 이제야 온거에요!!

moonnight 2012-05-1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읽어도 재미있다. 재미없다. 이 두 가지 감정이 다인데. ^^; 다락방님의 글에서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리틀비는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만. ;;

정말 많이, 잘 읽으시는 다락방님. ^^

다락방 2012-05-15 13:03   좋아요 0 | URL
많이.......도, 잘........도 읽지 못하는 다락방입니다. 리틀비는 읽어보신다면 문나잇님은 펑펑 우실것 같아요. 흑흑 ㅠㅠ
 


남편이 죽고 자식들은 본인들의 생활에 바쁘고 말 상대도 없이 허전하고 외로운 날들에 '딸의 연인'이 친구가 되어준다면, 나 역시도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지 않을까. 까페에서 빵을 포장하고 쨈과 버터를 준비하고 예쁘게 선반에 담아 그에게 건네는 일이, 저절로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제는 나를 만져주는 남자가 아무도 없을거라고, 나는 축 늘어진 늙은 살덩어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나를 만져주고 옆에 누워주고 비명을 지르게 해준다면, 대체 내가 어떻게 그 남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포스터의 카피처럼 여자는 딸의 남자를 사랑했다. 그러나 딸의 남자는 여자를 사랑한 건 아니었다. 그녀가 해달라는대로 해주었을 뿐. 그러나 그가 해주는 것이 바로 그녀가 원했던 것. 그녀는 자신의 나이에도 자신이 여자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기뻐한다. '엄마도 여자다' 라는 명제는 기정 사실이고 물론 우리들이 그걸 평소에 잊고 지내는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는 그런 사실들을 다시 일깨워주면서 꽤 좋은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다. 심지어 남자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닌가! 


그러나 뻔하고 재미없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사랑에 빠진 여자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어리석어 진다는 것,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것만큼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어리석음은 거의 집착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것. 그러나 사랑에 빠짐으로서 나를 어리석게 만들어버리는 남자라면, 내가 자꾸 어리석어지고 멍청해지고 형편없어 진다면, 사랑하지 않는 쪽이 훨씬 더 낫다는 것. 그 남자는 내 남자가 아니라는 것.



내가 반한 남자가 나보다 젊고 나보다 잘생기고 나보다 매력이 넘쳐도, 그 앞에 무릎꿇고 당신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게요, 라고 말해야 한다면, 글쎄, 나는 반댈세.







친구가 연극표가 생겼다고 같이 보러 가자고 했을때,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게 바로 어제. 그러나 나는 대학로로 가면서도 젠장, 연극은 무슨, 술이나 마시고 싶다, 보지 말자고 말할까, 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연극은 내가 좋아하는 매체도 아닐뿐더러 요즘의 나는 ... 뭐 암튼 술이 더 땡겼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이 텔레비젼에 나왔던 유명한 사람이래요, 라고 하는데도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맹- 했는데, 오, 오, 이런 젠장! 마음의 준비를 할 걸! 연극이 시작한 후 등장한 남자 주인공이 짱 멋진거다! 그래, 나 저 남자 어디서 봤어, 봤단 말이야!


나는 맨 앞자리에 앉았었다. 남자가 연극을 하면서 흘리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게 그대로 보였다. 무대와 나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아니, 남자와 나의 거리가 가까웠다고 하는게 지금의 나에게는 더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맙소사. 영화로 봤다면 나는 이 남자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연극에서의 이 남자는 달랐다. 윽 맙소사. 이렇게 키가 크고 잘생기고 튼실한(!) 남자를 내 눈앞에서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이건 뭐 감동의 도가니. 게다가 연극의 장르가 '섹시 코미디'이니 만큼 그가 몇차례나 드로즈팬티(몸에 딱 붙는 사각쫄팬티-예전에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이거 입은거 보고 쑝갔었는데!)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아 씨.......................................

더 얘기하고 싶지만 예술을 보고 성희롱한다고 손가락질 당할까봐, 나의 천박한 본성이 드러날까봐, 그것이 두려워 참겠다. 그러나 나는 지하철역으로 가는 내내 친구에게 침을 튀겨가며 흥분해서 그 남자를 찬양했다.


그래, 키 크고 젊고 잘생긴 남자들을 그동안 봐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대체적으로 영화나 드라마등 간접적 경험이었다. 아 자꾸 욕이 나올라고 해...그런데 오랜만에(아니, 어쩌면 처음일지도 몰라) 두 시간 동안 키 크고 젊고 튼튼하고 잘생긴 남자를 아주 가까이서 본거다. 아주아주아주아주 훈훈했다. 


연극의 내용은 뻔했다. 뭐, 남녀가 만나서 섹스를 하고 사랑이란 감정이 생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는 일이 뻔하지 않겠는가. 물론 당사자에겐 특별한 사랑이야기지만 타인에겐 그거나 저거나 다 똑같다. 게다가 이 연극은 종종 웃게 만들긴 하지만 진짜 뻔하다. 굳이 또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내 무엇하나 싶을만큼 뻔하다. 그런데 재미있다. 아니, 재미있다 보다는 좋다. 그 좋은건 연극의 텍스트 때문이 아니라 훈훈한 남자가 튼튼한 육체를 드러내며 내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뛰다가 그러기 때문에.....................



연극은 참 좋은거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이 주연 남자배우를 검색해봤다. 이름은 여욱환.



몇해전 시트콤에서 봤을때는 비호감이었는데, 브라운관으로 보는것과 실물로 보는건 정말 차이가 있는건가. 이 얼굴이 실제로 보니 잘생겼더라. 1979년생에 189센치.


189

189

189

189



울랄라~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남자를 사귈 때 키따위는 관심도 없었는데, 이 남자가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걸 보고 있노라니, 이래서 키 큰 남자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완전 짱 멋지네 ㅠㅠ 눈이 부시구나 ㅠㅠ 팔다리도 길쭉길쭉하고 흑흑 ㅠㅠㅠㅠㅠ 청바지를 입어도 멋지고 트레이닝복도 멋지더라. 헤롱헤롱~ 수트를 입어도 멋지고 벗어도 멋지고. 연극을 보는 내가 더이상 연극의 관객이 아니라 사심품은 음탕녀가 된 것 같아서 스스로 부끄러웠지만, 뭐, 내 안에는 여자도 있고 사람도 있고 관객도 있고 독자도 있고 .....뭐 그런거 아닌가. 그 많은 내 안에 있는 것들중 음탕한 여자라고 왜 없을까.




이 남자를 보고 훈훈해하고 황홀해했던게 너무 요란스럽다 보니, 문득, 영화 [마더]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보는 그 엄마의 심정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어졌다. 거봐, 사람은 다 똑같다니까. orz




정말정말 매우많이 훈훈했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매지 2012-05-1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적인 하룻밤이란 말씀이죠. 음음. (검색중.) ㅋㅋ

다락방 2012-05-10 10:27   좋아요 0 | URL
네! 보세요, 이매지님. 두 시간동안 아주 훈훈하실겁니다. 움화화핫. 온몸에 에너지가 샘솟아요!

프레이야 2012-05-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영화가 있군요. 봉감독 '마더'와는 완전 다른 얘기 같아요.ㅎㅎ
나를 어리석게 멍청하게 형편없게 만드는 남자는 아무리 날 사랑한다고 말해도 아닌 거, 동감동감^^

다락방 2012-05-10 11:3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맞아요. 봉감독 [마더]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ㅎㅎ
나이든 여자가 사랑을 갈구하고 또 여자임을 느끼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쭈글쭈글해지고 축 쳐진 살만 갖고 있다해도 사랑을 갈구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를 그렇게 대해준 남자에게 감지덕지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사랑에는 자존심이 없는게 아니라 사랑이야말로 자존심을 지켜줘야 하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나를 어리석고 멍청하게 만드는 남자는 뻥 걷어차버리는게 맞지만요, 그런데 그 사실을 나중에야 너무 늦게 알게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그건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건데 왜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되는거죠. 그래서 연애는 할 때가 아니라 끝날 때, 그때 사람이 성장하는 것 같아요.

moonnight 2012-05-1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더 디비디 사놓고 두 번 시도했었는데 두 번 다 중간에 잤어요. -_- 꽂혀만 있는 쓸쓸한 다니엘 크레이그 ㅠ_ㅠ;;

저 총각 저도 티비에서 봤던 거 같아요. 연극하고 있었군요. 와, 저렇게 훈훈한 총각을 바로 코 앞에서 (것도 빤쮸;;만 입은 모습을!!!! ) 본다는 건... 늙은 대뇌에 너무 큰 충격일 것이 분명합니다. (_ _);;;;;;;


다락방 2012-05-10 11:39   좋아요 0 | URL
우앗. 저는 저 영화 본 사람 혹은 저 영화를 아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저 밖에 없을줄 알았는데 문나잇님은 무려 디비디를 사 놓으셨군요!!!!!!!!!!!!!!!! 다니엘 크레이그의 굴욕이네요. ㅋㅋㅋㅋㅋ 꽂혀만 있는... ㅋㅋㅋㅋㅋ

네. 티브이에서 본 저 총각은 관심밖이었는데 어우, 빤쮸만 입고 돌아다니는 저 총각은 진짜... 어휴...................미치겠어요!! 일이 손에 안잡히지 말입니다. 좀전에는 그냥 하릴없이 인터넷창을 열고 드로즈팬티를 검색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웽스북스 2012-05-10 16:38   좋아요 0 | URL
드로즈팬티 검색...... 아......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2-05-11 09:40   좋아요 0 | URL
그냥요, 그냥. 물끄러미 보면서 사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사서 무얼하나 싶어서 ... ( '')

새초롬너구리 2012-05-1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마더의 엔딩이 궁금하네요. 데미 무어와 애쉬턴 커쳐 이후로 무지 회의적으로 보여져서;;;

다락방 2012-05-11 09:41   좋아요 0 | URL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새드엔딩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남자와 '되느냐 안되느냐'가 해피와 새드의 유일한 기준은 아닐테니까요. 다만 마더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거라고,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될테구요.

레와 2012-05-1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 포스터의 키스 장면이 설레이고 참 좋네..부끄~

다락방 2012-05-11 09:42   좋아요 0 | URL
나도 저 포스터가 엄청나게 좋더라구요. 그래서 봤어요. 히히.

이진 2012-05-1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매우많이 훈훈한 남자군요...
후후후후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락방님 너무 재밌어 ㅋㅋㅋㅋ

다락방 2012-05-11 09:42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저처럼 늙지는 않아요. 세상엔 우아하고 교양있게 늙어가는 아주 많은 여자들이 존재합니다. ㅎㅎㅎㅎㅎ

달사르 2012-05-1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젼 자막으로 종종 보던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다락방님, 계 타셨네요~~~~~~~~~~~~~~~~~~~~~~~~~~~~~
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2-05-11 09:42   좋아요 0 | URL
유후~
기대하지 않았던 큰 수확(응?) 이었어요. 새삼 깨달았네요. 아, 나는 남자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말이지요. 하하하하핫

Jeanne_Hebuterne 2012-05-10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경인데도 어디에다가는 안된다고 말하는 그 마음.

다락방 2012-05-11 09:43   좋아요 0 | URL
안되는건 안되는거니까요.

nada 2012-05-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에뷔테른님 댓글이 정곡을 콱 찌르네요.

오랜 만에 저도 아는 영화가 나왔으니 살짝 끼어들어야징.
내용은 뻔하긴 한데,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인물의 거친 남성성이 너무 생생해서 저는 신선했어요.
이제는 유명해져 버려서 그런 신선한 느낌이 없지만, 저 영화 개봉 당시에는 전혀 유명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유럽 영화들의 낯선 느낌이 좋아요.
눈에 익은 헐리우드 배우들이 나오지 않아서 일단 새롭고,
연기를 다 잘하는데도 관습적인 연기가 아니라서 신선한 맛이 있어요.


다락방 2012-05-11 10:40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영화로군요!
네, 이게 2003년 영화더라구요. 그 당시에 이 영화를 보셨어요, 꽃양배추님? 오와-
전 이 영화가 너무나 그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용도 전개방식도 너무 뻔해서.. 그때 봤다면 아마도 신선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십년이 흐른 뒤에 본 저로서는 .. 그런데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이 정말 제가 다 모르는 배우들이더라구요! 딸은 어디서 본듯도 하지만... 특히나 여자주인공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이 영화를 촬영하기 쉽지 않은 몸(매)였을텐데..아, 이렇게 쓰다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져요. 그녀가 비명을 지르던게 생각나서, 그녀가 그 남자에게 침실로 데려가달라고 했던게 생각나서...아이고야 ㅠㅠ

icaru 2012-05-1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음탕한 남자라고 왜 없을까, 가끔 다락방 님 서재서 페이퍼를 읽으면, 여자들에게 대대로 구전되어 오는 '구비가요' 문학이라도 보는 듯 해요~ ㅋㅋ
두번째 것 그게 연극이었으니, 진짜 코앞에 왔다갔다 했었겠네요! 실감 100%였겠당 ^^

다락방 2012-05-11 13:22   좋아요 0 | URL
음탕한 여자요, 여자! ㅎㅎㅎ

네네네네 정말 좋았어요. 황홀했습니다. 제가 살면서 189센치의 남자가 드로즈팬티 입고 제 눈앞에서 돌아다니는 걸 몇 번이나 보겠습니까. 이건 뭐 꿈의 실현 ㅠㅠ
연극 보러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이매지 2012-05-11 15:1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티몬에 <극적인 하룻밤> 올라왔... ㅋㅋㅋ
http://www.ticketmonster.co.kr/deal/2783501/101008

icaru 2012-05-11 17:28   좋아요 0 | URL
아하하 네네네 여자요! 여자! 오타!!

네꼬 2012-05-1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9.....................................



다락방 2012-05-13 17:28   좋아요 0 | URL
유후~

삼십년 넘게 살아오면서 189가 드로즈 팬티 입은거 처음봤어요! 꺅 >.<
 
서툰 서른 살
멜리사 뱅크 지음, 심혜경 옮김 / 예문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린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번번이 연애에 실패하는걸까. 영화보다 재미없는 원작.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2-05-10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봐야겠네요 ㅎㅎ 알렉 볼드윈이 나오는 그 영화 맞죠? ''

다락방 2012-05-10 08:33   좋아요 0 | URL
오, 기억력 짱 수다쟁이님. 맞아요, 그 영화 맞아요. 아, 그런데 이 책은 재미없네요. -0-

moonnight 2012-05-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재미없었구나 -_- 사실, 다락방님도 언급하셨듯, 표지부터 재미없게 생겼어요. ;;; 다락방님 덕분에 책은 패쓰.

다락방 2012-05-10 11:56   좋아요 0 | URL
네, 뭐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박태원 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5
박태원 지음, 천정환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대의 희생을 담보로 예술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빌어먹을, 그따위것, 하지 않겠어!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2-05-0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의 희생을 담보로 예술하는 것... 한참 생각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2-05-08 11:17   좋아요 0 | URL
문체가 독특해요, 이 책은. 알라딘의 구차달님 생각나는 문체에요. ㅎㅎ

이 책은 단편집인데요, 글 좀 쓴다고 하는 능력 없는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돈을 타 쓴다고 해야할까요. 어떤 여자들은 웃음팔고 몸을팔고 돈을 벌고, 또 어떤이들은 돈을 벌 능력이 없어 그 돈을 그대로 쓰면서 그들의 직업을 손가락질하고 하는 이야기를 보노라니, 다른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예술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페이퍼로 쓸까 하다가 ..

만약 누군가가 창작을 하든 혹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그런 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거죠. 난 그냥 늦게 일어나서 밥 먹고 책 읽으면서 일하지 않고 게으르게 살거야, 라고 한다면, 누군가는 그 사람의 그런 생활을 위해서 일을 해야한다는거죠. 가장 이상적인건, 내가 먹어야 할 것을 내가 사고 내가 써야 할 것은 내가 벌어야 하는거지만,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누군가는 계속 사고를 치고 돈을 써대고, 누군가는 뼈빠지게 고생을 해서 푼돈이라도 악착같이 모으고. 실제 우리 삶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잖아요.

수다쟁이님도 읽어보세요. 이 책은 수다쟁이님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아요. 내용 때문이라기 보다는 문체 때문에요. 아마도 국문학도의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moonnight 2012-05-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국문학도랑은 거리가 멀지만 저도 읽어보겠어요. +_+;

다락방 2012-05-08 15:16   좋아요 0 | URL
네, 물론, 국문학도가 아니어도 충분히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막 답답하기도 하고 ㅠㅠ

기억의집 2012-05-0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한 사람의 희생으로 가정의 유지될 봐엔 차라리 살지 않는 편이 낫지 않나싶어요. 그리고 희생타는 언제나 여자.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결혼 하기전엔 한국사회가 얼마나 시댁문화쪽으로 기울어지는지 몰랐어요. 지금 세대 그리고 우리 아이들 세대는 많이 달라지겠지만, 지금 형태같은 여자쪽이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라면 저는 결혼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다락방 2012-05-09 14:1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가족 구성원들 중 어느 한 명의 희생으로 그 가족이 간신히 유지되는 걸 목격할때가 종종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답답해서 미치겠더라구요. 일전에 오프라 윈프리에서 그런 가족이 나와서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언니는 직장에 다니면서 계속 여동생의 빚을 갚아주더라구요. 여동생은 아이가 둘 있고 언니는 싱글이구요. 언니가 더 미치겠는건, 그렇게 힘들게 빚을 갚아주느데 여동생은 텔레비젼을 큰 사이즈로 바꾸는 거에요. 이런건 왜 그런걸까요? 언니에게 여동생을 도와주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나 또 언니가 도와주지 않으면 여동생은 누가 도와주나 싶고..

답답해요.

2012-05-08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2-05-09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여자의 희생으로 먹고산 사람들은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오히려 여자를 비난하거나 멀리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남자들의 좁아터진 속내는 정말이지 어떻게 넓혀야 할까요. 심혈관 같으면 풍선 카테터로 확장하겠지만...

다락방 2012-05-10 08:31   좋아요 0 | URL
꼭 그런 남자들만 존재하는건 아닙니다, 마태우스님. 여자들도 그렇더라구요. 이 소설집에서도 여급으로 일하는 언니가 번 돈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언니를 창피해하는 그런 여동생이 나와요. 가난과 희생과 멸시는 반복되는 것 같아요.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건지..
 
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깔도 예쁘고 코끼리 똥싸는 그림도 좋아서 조카선물로 만족. 울트라대만족은 아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rch 2012-05-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쁘다. 살짝 미리보기 했는데 코끼리 똥까지 안 나왔지만 좋더라구요. 내가 정말? 막 이러면서 댓글 달다가 재미없어서 지웠어요.

아치 센스 있구나.
내가 정말?
이런거?

너는 기적이야도 좋은데요. 최숙희씨 책 좋아요

다락방 2012-05-08 11:00   좋아요 0 | URL
네 이거 그림 예뻐요. 최숙희씨 책 다른거 [괜찮아] 인가? 그것도 조카 사줬어요. 빨간 표지. 이건 초록 표지. 근데 뭐랄까요, 이 책은 예쁘고 조카 보여주기에도 안성맞춤인듯한데 말이죠, 뭐라고 해야할까, 별 다섯을 주지 못하게 하는 그게 있어요. 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뻔함 이라고 해야하나...아, 적당하구나 예쁘다 조카줘야지, 까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와 완전 울트라캡숑나이스짱 이구나, 뭐 이런 생각은 안든달까요. 하하하하
이건 제가 그림책을 소설책 보듯 해서 그런걸까요? 그림을 잘 못보니까?

moonnight 2012-05-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보관함에 넣고;;
우리 조카도 좋아할 거 같아요. ^^

다락방 2012-05-08 15:10   좋아요 0 | URL
네, 조카를 위해서 가끔 책 한 권씩! ㅎㅎ 우리는 멋진 이모(고모)니까요! 히히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