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4레벨 기말시험 결과였다. 나는 HD 로 통과했다. 4레벨 어려워서 처음에는 통과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는데, 잘해냈다. 지난 레벨 같이 HD 받았던 뚜안이 이번에 D 여서 내심 나도 D 받는거 아닌가 했는데, 그러면 자존심이 너무 상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나는 HD 였다. 아마도, 짐작하건대, HD 는 나 혼자일 것 같다. 하하하하하.



기말시험 마치고 시작된 level break 에 이번에는 싱가폴에서 좀 쉬는 시간을 갖다가 잠시 한국에 왔다. 여러가지 일들이 좀 있어서. 어제는 정형외과 갔다가 발에 반깁스를 했는데, 그건 너무 과잉치료인 것 같아 집에와서 좀 두다가 반깁스 풀어버렸다. 싱가폴에서 내 발가락이 있는데도 내가 문을 열어버리는 바람에 네번째 발가락을 다쳤는데, 피가 나거나 붓진 않아서 뼈가 부러진건 아니겠지 싶었다. 그게 11월 29일의 일이었는데, 그런데 아직까지도 욱씬거리는거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병원에 갔는데 엑스레이 찍어보니 뼈가 부러지진 않았고 인대가 늘어난거라고 했다. 뼈에 금이갔다면 엑스레이로는 안나오는데, 반깁스하고 지내다가 2주 지나도 계속 아프면 그 때 씨티촬영을 하자고 했다. 그리고 물리치료에 반깁스를 해준건데, 흠.. 일요일에 오픈한 병원이 여기라서 처음 찾아간건데, 어쩐지 .. 과잉치료같아. 굳이 이렇게 깁스까지? 물론 깁스를 하는게 더 낫긴 하겠지만, 깁스를 하고 다니려니 발의 높낮이가 왼쪽오른쪽이 달라서 허리가 아픈거다. 그래서 빼버렸다. 당분간 달리기도 못할것 같은데, 사실 발가락이 아픈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라서... 싱가폴 가면 그냥 내 마음대로 아무거나 하자, 하고 있다.


토요일엔 아가 조카를 만나러 갔었다. 물론 이제는 자기가 아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다섯살 조카. 외식을 하러 나갔는데, 하하하하, 밥 먹고 알라딘에 가자고 말한다. 아 너무 웃겨. 외식하는 장소 근처에 알라딘 중고샵이 잇었고, 나 알라딘 좋아해, 하는게 아닌가. 거기서 주로 스티커를 산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야 가자, 고모도 알라딘 좋아해, 하고 가서는 장난감 기차 하나 사줬다. 가는 길에 비가 왔고 조카는 앉아서 버스 유리창에 손으로 낙서를 했다.



자기 손바닥도 자꾸 찍어댔다.



너무 예쁘고 너무 귀여워. 난 진짜 얘 너무너무 좋다. 너무 예뻐. 그리고 내가 준비해간 이상한 손님을 두 번 읽어줬다.















그리고 책을 샀다.



오랜만에 책탑 되시겠다.















































김미소의 [언어가 삶이 될 때] 같은 책을 또 읽고 싶은데 마땅한 책들이 눈에 보이질 않는다. 싱가폴에 있으면서 친구를 통해 '고영란'의 [일본에서 국문학을 가르칩니다] 사서 받아 읽었는데, 김미소의 책만큼 좋지를 않다. 해외살이 책을 싱가폴 가기 전부터 즐겨 읽었기 때문에 [살아보니, 대만]도 샀다. 아직 읽기전인데 많은 생각과 통찰이 책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 [포식하는 자본주의]는 지금 당장 읽을 순 없을 것 같은데, 자본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사두고 싶었다. 내가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좀 더 많은 그리고 확실한 근거를 갖기 위해서라도 자본주의 관련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런 내가 자본주의에 완전히 찌들어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 한편, 난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스피킹 테스트에서도 난민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 난민, 이주민, 그러니까 태어난 나라에서 그대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그렇게 살지 않는, 혹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언제나 궁금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언젠가는, 궁극적으로는, 그들을 위해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게 언제 어떤 형식으로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일은 공부하지 않는 일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에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그렇다면 영어 실력이 나아져야 할텐데, 얼마전에 뚜안에게, 너는 너의 영어 실력이 improve 된 것 같아? 물어보니, 그건 모르겠지만, vocabulary 는 확실히 늘었어, 라고 말했다. 나 역시도 어휘는 가기 전보다 늘은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영어 실력이 향상된건지에 대해서라면 잘 모르겠다. 주말에 알라딘에서 조카에게 사준 기차장난감에는 [터널은 너무 무서워]라는 책이 같이 담겨 있었다.
















남동생은 '이거 영작해봐' 라고 했는데, 나는 tunnel is very horrible 이라고 했고, 그러자 남동생이 하, 이게 왜 horrible 이냐 scare 를 써야지, 하는거다. 그래서 곰곰 생각해보니 그게 맞는 것 같은거다. 그래서 내가 채경이에게 영작해달라고 했는데, 채경이가 이렇게 해줬다.


Tunnels are really scary.

I'm really scared of tunnels.

Tunnels scare me a lot.


이 결과를 얘기해주자 남동생이 "공부 그만하고 와서 나한테 배워"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쪽팔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어 공부한다고 거기 간지 4개월이나 됏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터널은 너무 무서워도 영작을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영어란 무엇인가, 나는 돌머리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끄럽기 짝이없다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이 계속 잔소리했다. 영어공부 처음부터 다시하라고, 편입영어 공부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거기 왜갔니, 나 거기서 영어 공부 뭐하고 있는거니. 하여간 남동생한테 엄청 놀림당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남동생이 나 한국에 있을 때 계속 막 전화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쓸데업이 전화한다 뭐하냐, 뭐할거냐, 뭐먹을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가 '쟤는 왜자꾸 너한테 전화하냐?'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번에도 한국에 안올라고 했는데, 여러가지 일들이 생겼고, 그중에 하나가 소송이 걸린건데, 그걸 대응하려면 내가 와야 되지 않나 싶어서 갈까말까 망설이는데, 남동생이 변호사 만나서 대응하고 와가지고 사실 또 내가 꼭 오진 않아도 되었지만, 그래서 코타키나발루 갈까.. 망설이는데 남동생이 자꾸 오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뱅기값 비싸다니까 뱅기값 줄테니까 오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결국 안받고 마일리지로 오긴 했다. 


그런데 이런 삶도 괜찮은 것 같다. 내가 애초에 싱가폴로  최종 선택하게 된 것도 한국에 자주 왔다갔다 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한달에 한 번씩 올려고 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는 안되었고, 자주 와서 부모님 들여다봐야지 하면서 싱가폴로 갔던거고, 그래서 지금 2개월에 한번씩 오고 있는데, 그런데 이거 괜찮다. 이런 식이라면 내가 싱가폴에서 직장을 얻어 살아도 되지 않겠나, 라는 생각도 이번에 오면서 해보았다. 거기에서 평생 있을건 아니고, 1~2년 정도 직장생활 하면서 2개월에 한번씩 한국 왔다갔다 하는 삶,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거기서 뭘 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사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책을 저렇게 많이 사가지고 사은품을 받았는데, 패드 거치대 가져가서 쓸라고 받았더니 너무 무겁고, 그래서 조카들에게 '너네 필요함?' 했더니 아무도 안필요하대 ㅋㅋㅋ 그런데 올케가 아가 조카 패드 본다고 해서 아가조카 쓰라고 주고 갈거다. 그리고 여동생 줄라고 커피잔세트 받았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받아보니까 어? 내가 가질까? 이렇게 되어가지고 내가 사용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2백프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붕어빵과 커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어빵이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염? 붕어빵 너무 맛있게 먹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일 다시 싱 간다. 가면 5레벨 수업 시작이다.



아 맞다. 저 책들 다 사느라고 적립금 예치금 상품권 다 써버려서, 싱가폴에 있는 동안 잘 쌓아뒀던 나의 계정에 잔고는 0 원...................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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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2-1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HD로 통과한 거 추카추카....
이 인간 공부 소질 있네?! 계속 해봐요.....(근데 영어는 남동생에게...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깁스요? 발가락?! 심각한 것 같지 않아도 깁스 하고 다니지 그래요?
저도 테니스 때문에 왼쪽다리/오른쪽다리 각각 ㅋㅋㅋ 근육 찢어진 적 있는데요,
근육 찢어진 정도라서 별거 아닌 거 같은데도 도무지 걸을 수가 없어서 한 달 반 가까이 깁스했었어요.
암튼 웬만하면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세요... 달리기 금지!

그나저나 알라딘 좋아한다는 조카 ㅋㅋㅋㅋㅋ 빵터졌습니다.
밥 먹고 알라딘 가쟤 ㅋㅋㅋㅋㅋㅋ 누구 조카 아니랄까봐..ㅋㅋㅋㅋㅋ

100자평에 백희나 그림책이 있어서 읽고 조카 주려고 샀구나... 하다가
아니 이 인간 한국 왔나 했더니 역시 왔어 ㅋㅋㅋ

암튼 싱가포르에 정착하더라도 공부는 계속 하고요, 단 영어는 남동생분에게...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12-15 16:41   좋아요 1 | URL
테니스 치면서 다치다니🥶 자 이제 잠자냥님도 저랑 같이 편안한 수영을 합시다 수영장으로 오세요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2-15 16:48   좋아요 1 | URL
비키니 입고 갈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12-15 16:49   좋아요 0 | URL
입뺀당하고 울지마세요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2-1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저 <마더링 선데이> 저 궁금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었는데 먼저 읽고 평 좀 남겨봐바........

망고 2025-12-1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번에도 1등 하셨군요👏👏👏 정말 축하드려요
깁스는 계속 하셨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발가락 아프면 진짜 신경쓰이고 걷지도 못 해서 답답한데ㅠㅠ
오랜만에 책탑을 보니 한국 오신게 실감이 나네요 그동안 그리웠던 거대 책탑ㅋㅋㅋㅋ
근데 남동생이 누나를 너무 좋아하네 계속 전화도 하고 이런 살가운 남매사이 뭔가 새롭다ㅋㅋㅋㅋㅋ보기 좋습니다

잠자냥 2025-12-15 16:48   좋아요 0 | URL
남동생분 사실 누나 없어서 같이 잔뜩 먹는 술친구가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12-15 16:50   좋아요 1 | URL
아하 이제야 납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2-15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한국에 책 사러 입국했어 ㅋㅋㅋㅋㅋ 알라딘이 다락방의 입국을 환영합니다 ㅋㅋㅋㅋ
HD등급이란 게 생소한데, 아주 최고 잘했다는거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한 보람이 있네요. 대단해요!! 5레벨도 화이팅!!
아가조카 넘 사랑스럽네요. 세상에 벌써 알라딘을 좋아하다니.. 너도 이 개미지옥에 ..?? 원래 다 스티커로, 굿즈로 시작하고 그런거야 아가야~
언제 다시 들어가십니까?

잠자냥 2025-12-15 17:18   좋아요 1 | URL
개미지옥 ㅋㅋㅋㅋ 미래의 플래티넘 ㅋㅋㅋㅋ 아가 닉네임은 ‘다락방jr.’🤣

독서괭 2025-12-15 18:36   좋아요 0 | URL
알라딘아 그때까지 건재해야 한다!!

단발머리 2025-12-1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HD 겁나 폼나는데요. 다락방님 혼자 HD라면 이번에도 1등인 것이며!! 짝짝 짝짝짝!!
5레벨도 나름의 애로사항 많겠지만 잘 해내실거라 믿어요~~ 1등도 해야지, 친구들 챙겨야지, 선생님 말씀도 전달해야지. 5레벨에서도 1인 3역 바쁜 싱가폴 생활 예상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분 유머 코드가 A+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영어도 잘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술친구, 농담친구, 영어친구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