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김재영 지음 / 창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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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더 잘살아보자고 도망쳐도 거기에서, 절망의 끝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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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4-0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니까 어제뉴스 생각이 나요.
여자가 폭식하는 확률이 남자보다 무려 18배나 높다네요. 왜 그럴까요?ㅠ

다락방 2012-04-02 11:2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폭식하는 대표적인 여자사람 입니다. 폭식과 과식은 저의 일상. orz

아무개 2012-04-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식이라면 저도 지지 않죠. 사람들이 저더러 왜 살이 찌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별로 먹지도 않으면서 왜찌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늘 먼저 취하던 사람들중에 한명이 그날따라 제정신이였는데 계산을 마치고 와보니 고기불판위에 거의 다 타고 차갑게 식어 있는 고기들을 미친듯이 쳐묵쳐묵하고 있는 저를 봤다더군요.그것도 일어서서 잠바는 반쯤 걸친상태로 말이죠.... 저는 그래요....술밥폭식종결자 였던것이였던것입니당. 사람들이 다 취해서 쓰러지고 나면 나머지 모든 음식을 흡입해주시는....
말이 길어졌지만....폭식..이거 또 장바구니로 폭~담아갑니다^^

다락방 2012-04-03 18:00   좋아요 0 | URL
저는 언제나 '그렇게 먹으니까 살이찌지' 라는 말을 듣는 여자사람입니다, 마중물님. 하하하핫. 제 육체는 솔직해요. 먹는대로 반응합니다. 하하하핫. 마중물님의 댓글을 읽노라니, 몇년전 뷔페식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좋아하던 남자에게 받았던 문자메세지가 퍼뜩 떠올라요.

[과식하지마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moonnight 2012-04-0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네 개다. +_+;;
주섬주섬 보관함으로. ^^;;;;

다락방 2012-04-03 18:00   좋아요 0 | URL
읽고 싶지 않게 생겼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문나잇님.
:)
 

나는 항상 이 책의 제목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했다.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을까, 갸웃했는데 오,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신감 없이 그러나 동시에 노련하게 대답한다. 자신의 삶이 하염없이 비만 내리는 날일 뿐이고 자신의 육체는 이런 날을 위한 우산일 뿐이라고 느끼는 그런 사람들이 저희를 찾아옵니다.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시는군요, 그렇죠? 발크하우젠 부인이 묻는다.

아 예, 그렇죠,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거죠. (pp.116-117)

 

이 책은 독특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팔랑팔랑 책장이 넘어가는 부류의 책도 아니고 아름다운 감동으로 내내 여운을 남기는 책도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 모르겠고 좋은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 책속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있고, 하루하루 권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50년대에 왜 레이저쇼가 없었냐 하면 그 당시엔 권태가 아직 오늘날처럼 세계를 지배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수잔네가 말한다. (p.188)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다가 이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니까 이런거. 가끔 내가 지리멸렬하다 느끼고 지겹다고 느끼는게, 그게 권태가 이 세계를 지배했기 때문인건가? 나는 권태가 지배한 세계로부터 정복.. 당한건가?

 

 

 

 

 

 

 

 

 

 

 

 

 

 

 

 

와- 이 영화는 어마어마하게 슬프다. 슬프다못해 끔찍하다.

 

서른 다섯 이후로 나이 세기를 멈춰버린 한 대학의 교수인 여자주인공은 자신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포르노영화 제작자인 오래전의 친구를 찾아가 포르노 영화에 출연하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에 친구는 니가 부족한게 뭐가 있어서 그런 영화를 찍느냐고 말한다. 너는 직업도 있고 먹여살려야 할 식구들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러자 여자는 대답한다, 심장이 뛰고 싶다고. 나에게도 심장이 있다는 걸 느끼고 싶다고. 그녀의 삶은 무료하기 그지없었다. 무기력하게 아이들에게 강의를 하고는 집에 돌아와 포르노 영화를 보는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포르노 영화의 감독 앞에서 오디션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차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지 못한다. 감독은 오디션 보기를 포기하려는 데, 그녀는 감독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 번도, 남자가 (나에게) 자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그녀는 마흔이 가까운 나이가 되도록 남자랑 자 본 적이 없다. 키스를 해 본 적도 없다. 그런 삶이 가치 없거나 무의미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누구나 어떤 경험은 하게 되고 또 어떤 경험은 하지 못할 수도 있는거니까.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경험한다는 것이 어디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그러나 당사자가 '나는 그것을 너무나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불행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슬프다. 이 나이 되도록 몸매를 가꾼것도 아니고 대체 뭐한거냐, 뱃살은 접히고 모아놓은 돈은 없고 남자랑 한 번도 자 본 적도 없고, 라고 자조하는 여자가. 그녀가 원하는 건 '진짜로 성관계'를 가진다는 포르노 영화를 찍는 것이고, 그러면서 파트너를 바꾸는 것이고, 그러면서 키스도 해보는 것이다. 남자랑 자기 위해 포르노 영화배우가 된다는 설정이야말로 영화적이지만, 그러나 이것이 그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라고는 말할 수 없는게 아닐까.

 

그리고 그녀가 처음으로 영화를 촬영하던 날, 하아- 그 날이 너무 슬퍼. 슬프다 못해 끔찍하다. 그녀는 '하고싶어 하고싶어'를 입에 달고 다니던 여자였는데, 아아, 그 날, 바로 그 날, 자신이 전혀 경험이 없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눈앞에 보이고 만다. 여자를 제외한 그 공간의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나는 그 장면에 슬퍼하는데-그러니까 그런것은 지극히 은밀하게 그와 나 사이에만 알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니까-, 아, 그녀는 그런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드디어 남자랑 잤다는 데에 비죽비죽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오,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랑에 '시작'만 있고 과정과 결과는 없었으니, 아, 이 영화는 정말이지 너무나 슬프다. 모아놓은 돈도 없이 접히는 뱃살만 가진 그녀의 삶이, 사실 뭐 나랑 별로 다를 바가 없어서, 그래서 가장 슬펐던건지도 모른다. 하아- 이 세계는 권태와 슬픔으로 가득차있는 걸까.

 

 

 

금요일에는 와인을 마시러 갔다. 스파게티를 파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이벤트중인 가장 저렴한 와인을 시켜두고 앉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남자 직원이 우리 테이블로 와인을 준비해 가지고 왔다. 그리고는 오픈해주겠다고 한다. 친구와 나는 그렇게 하라고 하고 말 없이 그가 와인을 오픈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프너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와인병 입구의 껍질을 힘주어 오려내는 그의 손이 무척 크다고 느끼면서, 그래도 몇 번 쯤 그어야지 저렇게 한 번만 긋고 저 껍질을 벗겨내기는 쉽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그는 그 큰 손으로 단 한번에 그 껍질을 벗겨낸다. 그리고 능숙하게 코르크 마개에 오프너를 박아 돌린 뒤 버벅대지 않고 코르크 마개를 병으로부터 빼낸다. 와- 엄청나게 멋있다. 나는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벗기는 것 보다 그 겉의 비닐을 벗겨내는 게 쉽질 않던데, 이렇게 능숙하게 해내다니. 손이 저렇게 크고 멋지게 생겨서 힘이 센걸까. 그래서 저게 가능한걸까. 그 전에도 또 그 후에도 나는 친구와 와인을 마셨던 바, 한 손으로 와인 병을 쥐고 따르는 것은 팔이 후달리는 일인데, 그는 와인 병을 오픈한뒤에 한 손에 병을 쥐고 힘들이지 않고 와인을 잔에다 따른다. 아우..짱멋있어. 나는 처음 레스토랑에 들어와서는 메뉴판의 금액들을 보고 기분이 별로 좋질 않았었는데, 커다란 손으로 와인을 오픈해주는 남자 직원을 보고는 마음이 몽글몽글 풀어져 버린다. 좋구나.

 

 

 

방금전에 남동생은 오늘이 만우절이니 자신의 회사 사장에게 전화해서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볼까, 라고 말한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너는 뻥쳤는데 사장은 뻥 안치고 그래라, 라고 하면 곤란하잖아. 그러다 깨달았다. 오, 나의 삶이 피폐하다는 것을. 맙소사. 만우절 밤의 21시가 지나가는데, 아무도 나에게 어떤 뻥도 치질 않고 있어!!!!!!!!!!!!!! 삶은 점점 더 권태로워지는걸까!

 

 

 

 

청포도나 씻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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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2-04-0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께 밤에 다락방님이 내 꿈에 나타났어요. 모델 뺨치게 날씬하고 아름다웠어요. 다이어트를 했나요? 하고 물으니 체중은 단지 500g 줄었을 뿐이라고 대답했어요. 비결이 뭘까요? 물었는데 대답은 기억나지 않아요.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내가 프로포즈할 뻔했어요. ^^

다락방 2012-04-02 08:4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500g 줄었는데 모델 빰치게 아름답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모델 뺨치게 아름다우려면 저는 500g 이 아니라 **kg(숫자 썼다가 지움 ㅎㅎ프라이버시) 가 줄어야 되는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슬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 2012-04-02 09:4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으하하하 너무 웃겨서 로그인도 못 함. 으하하하하하하. 두 분 다 왤케 귀엽소. 으하하하하.

다락방 2012-04-02 14:30   좋아요 0 | URL
귀요미 2인조라고 불러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진 2012-04-0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계문학전집이 읽고싶어서 미치겠어요. 어쩌면 저렇게 표지도 이쁘고, 문장도 이쁜걸까요, 하나같이.
만우절은 마태우스님의 글에 깜빡 속아넘어갔기에 더이상의 것은 바라지 않아요 ㅎㅎㅎ

다락방 2012-04-02 08:41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뭔가 속아넘어가길 바란건 아니지만 어젯밤에는 갑자기 오, 이렇게 싱겁게 하루가 끝나버리네, 싶더라구요. 하아..월요일이에요. ㅠㅠ

LAYLA 2012-04-0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영화도 다 보고 싶어요. 만우절은 일요일이라서 심심하게 지나가네요. 페이스북에서 연애중이라고 상태 변경 하는게 2012년 만우절 트렌드인가봐요. 아 심심해요 정말.

2012-04-02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3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2-04-0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날을 위한 우산 이거 읽고 저도 이게 무슨 느낌이지...그랬는데 아마도 그게 권태였나봐요.
자신의 삶이 하염없이 비만 내리는 삶이라고 느껴질때 나의 심장은 더이상 뛰지 않는 다고 느껴질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소망조차 귀찮은 상태가 권태인듯.

소설을 소설로만 봐야하는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먹고 살만하니까 이런 소리나 삑삑해쳐대는 거야! 라구요...
근데 아마도 제 자신에게 하는 욕이 아닐까 싶네요.
아...전 너무 빡빡하고...또 너무 권태로워요.

다락방 2012-04-02 14:33   좋아요 0 | URL
[이날을 위한 우산]은 읽으면서 어떤 느낌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좋다 싫다를 말할 수 없는 난해한 소설이었어요. 유머가 대단하다고 극찬이 좌르르 하던데 저는 그 책 속의 유머를 찾을 수도 없고 그래서 웃기지도 않더라구요. 처음부터 끝까지 흐음...하게되는 소설이었어요.

소설을 어떻게 소설로만 봅니까, 마중물님. 제가 어제 읽은 '김재영'의 [폭식]에서는 그 소설 자체가 다 현실 같던데요. 가난하고 소외되고 도망치는 삶을 사는 그런 사람들이요. 그런 사람들이 어찌 소설속에만 존재한다 하겠습니까. 소설은 언제나 현실의 반영이지요.

전 오늘은 권태 대신 바쁜 업무가 찾아왔어요. 하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Joule 2012-04-03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목을 가장 근사하게 짓는 사람 중 하나예요. (줄모 개런티ㅡ)

다락방 2012-04-03 18:0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이런 칭찬을 들어버렸으니 저는 앞으로 제목을 지을때마다 쥴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머리 좀 쓰게 되겠는데요?!!

가연 2012-04-0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우절이었군요ㅠㅠ 저도 상당히 권태로운 삶을 살았네요ㅎㅎㅎ 랄까, 요즘은 친구들끼리 거의 장난을 안쳐서.. 누가 갑자기 뻥치면 깜빡 속아넘어갈거같아요ㅠ

다락방 2012-04-03 18:02   좋아요 0 | URL
가연님, 저는 친구들끼리 장난을 안치는 건 아니고, 친구가 없어요. ㅎㅎㅎㅎ 대한민국의 외로운 영혼입니다. ㅎㅎㅎㅎㅎ(제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에요.....)

moonnight 2012-04-0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우절이 싫어요. -_-;;; 항상 속아넘어가는데 성격이 안 좋아서 호탕하게 넘기지 못하고 기분이 안 좋아져요. 올해는 일요일이라 아무일 없이 넘어가서 좋아요. (정말 재미없는 ;;;)

다락방님은 진짜 문학작품들 많이 읽으세요. 감탄감탄 +_+;;; 이 책 역시 첨 들어보는 작가에 제목 -_-;;;; 일단 보관함에 넣고;;;

저역시 와인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벗기는 게 훨씬 힘들더라고요. 오프너로는 안 되어서 칼-_- 들고 와서 몇 번이나 그어보기도 하고 손톱 밑에 찔려도 가면서(며칠 전에 찔렸는데 아직도 많이 아파요. 흑 -_ㅠ) 낑낑거려야 하는데, 그렇게 쉽게 죽 벗겨버리는 모습, 속이 시원할 거 같아요. +_+;;;


다락방 2012-04-03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싫고 좋고도 없이, 어어 뭐야 만우절이 이렇게 끝나? 했네요. ㅎㅎ

제가 문학작품을 많이 읽는게 아니라 비문학작품을 읽지 않는거죠, 문나잇님. 저는 대놓고 편식하는 스타일이랄까요. 고기도 잘먹고 야채도 잘먹는데 대체 왜 문학 외의 책들에는 아웃오브안중인건지....하아....

앗, 문나잇님! 저 역시도 와인 따다가 손 찔려서 피 난적 있어요. ㅎㅎㅎㅎㅎ 와인은 역시 남자랑 마셔야 해요. 따는 것도 남자가, 따라주는 것도 남자가, 같이 마셔주는 것도 남자가.............( '')
 

아......


나의 알사탕은 현재 580개.

알사탕 20개만 있으면 알사탕 600개가 되고, 알사탕이 600개면 3천원짜리 상품권으로 바꿀 수가 있는데,


20개를 겟하기 위해 틀린그림 찾기를 눈알 빠지게 했는데.....안 찾아져..............


틀린그림찾기에 정말 틀린그림은 존재하는걸까. 날 희롱하는건 아닐까.. 날 가지고 노는걸까. 


오늘 할 일이 태산인데, 업무가 쌓였는데, 알사탕 20개 때문에 집중이 안되고있어.....orz





알사탕 20개...아.......너무 간절해. ㅠㅠ



다른사람한테 원격으로 봐달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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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3-3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안타깝군요. 제 알사탕을 드리고 싶어염.
지금 나의 계정에 들어가 보니 알사탕이 백 개 있던데... ㅋㅋ

다락방 2012-04-01 21:17   좋아요 0 | URL
페크님, 500개 더 모으세요!! 그러면 삼천원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뭔가 부조리한 권유인 것 같아요. 하하)

꼬마요정 2012-03-30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틀린그림찾기로 그렇게 100개를 모았고... 이번에 책을 사서 1,000개를 모았고, 행운의 램프로 100개를 모아 6천원을 벌었습니다.^^

다락방 2012-04-01 21:18   좋아요 0 | URL
틀린그림찾기로 백개를 모으시다니, 대단해요 꼬마요정님! 저는 20개만 더 모으면 되는데 틀린 그림이 안 찾아져요. ㅠㅠ 눈알만 빠지겠어요. 세상이 너무 잔인해요. 흑흑 ㅜㅜ

하늘바람 2012-03-3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사실 무슨 더 큰일인줄 알았어여
^^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12-04-01 21:1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네, 화이팅해서 알사탕 20개를 반드시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cyrus 2012-03-3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모아놓은 마일리지가 얼마 남지 않아서 알사탕 틀린그림 찾기나 해보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냥 귀찮아서 안 하는 편이에요. 틀린그림 찾기 하나 하는데도
20분 이상 시간을 잡아먹게 되더군요 ^^;;

알사탕 20개를 간절히 원하시는거 같은데 20개 드리고 싶은데,,
알사탕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

다락방 2012-04-01 21:19   좋아요 0 | URL
그쵸, 요즘 틀린그림찾기 되게 어려워졌죠? 예전에는 틀린그림이 눈에 확확 띄었는데 이제는 얼굴을 모니터에 바짝 가져다대도 안보이더라구요. 멀리 떨어져도 안보이고. 종국에는 틀린 그림은 존재하지 않아, 하고 절규하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저야말로 방법만 있다면 알사탕 20개를 기부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ㅎㅎㅎ

기억의집 2012-03-3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십분이해해요. 저 또한 알사탕 500개.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100개가 있어야 삼천원으로 바꿀 수 있는데~

다락방 2012-04-01 21:20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저는 80개 모으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몰라요. 30개는 아마도 유효기일이 끝나갈 것 같아서 빨리 20개를 모아야 하는데..아...초조해요. ㅎㅎㅎㅎㅎ

blanca 2012-03-3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ㅋㅋ 지금 거의 육개월 째 500개의 알사탕이 그대로 있어요.

다락방 2012-04-01 21:20   좋아요 0 | URL
전 알사탕 기간 끝나서 날린적도 있거든요, 블랑카님. ㅠㅠ 이십개 빨랑 모아서 상품권으로 슝 바꿔버리고 싶어요. 아이참..

2012-03-30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1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너는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가 잘 대 나는 친숙한 냄새를 맡으며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미안해와 난 널 믿어와 언제나 곁에서 널 지켜줄게와 절대 널 떠나지 않을게,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네 심장을 감싸고 있을게가 뒤섞인 말을. 마침내 내 어깨와 가슴을 내리누르던 물이 나를 으스러뜨려 깨우고, 나는 사샤가 내 얼굴을 향해 절규하는 소리를 듣는다. 버텨! 버텨! 버텨내라고! (p.303)
















위 구절은 남자가 급류에 휩쓸려가면서 죽기 직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떠올리는 장면이다. 실제로 그녀에게 속삭인게 아니라, 죽음 직전 그녀에게 찾아가 속삭이는 환상. 이 장면은 나를 충분히 움직일만한 장면이었는데 아쉽게도 이 장면을 읽으며 내가 생각한 건 『올리브 키터리지』 였다.


소용돌이치며 두 사람을 집어삼키는 바닷물속에 다시 잠겼을 때 그는 패티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녀의 팔을 꼭 붙잡았다. 널 놓지 않을게. 파도가 칠 때마다 햇살이 반짝이는 짠 바닷물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케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올리브 키터리지, p.86) 


나는 이미 올리브 키터리지의 이 부분에서 감탄을 했고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었던 바, 『깡패단의 방문』을 보고 움직일 마음은 내게 남아있질 않았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되겠지만, 솔직히 제니퍼 이건의 이 부분을 보고는 뭐야, 올리브 키터리지 읽은거야?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이다.



2011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은 나쁘지 않다. 이렇게 다양한 인간들의 삶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작가에게 아이디어는 넘쳐나 보인다. 만약 이 작품이 '퓰리쳐상 수상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는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흥미로웠언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미들섹스』와 두고 두고 생각나는 '코맥 매카시'의 『로드』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가 그동안의 퓰리쳐상 수상작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나의 퓰리쳐상 수상작에 대한 기대치는 꽤 높았다. 이 소설 『깡패단의 방문』은 그런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 소설을 나는 (누구랑 비교를 해야할까),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보다는 더 좋은 소설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느끼지만 이 작품을 두고두고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누군가 좋았냐고 물어보면 별로라고 대답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기전에 이미 '퓰리쳐상 수상작'이란걸 염두에 두고 읽었었기 때문에. 그래서 생각보다 좋지 않음에 당황했다. 심지어 슬프기까지 했다. 왜, 왜 이정도밖에 안되는거지? 왜 로드나 올리브 키터리지처럼 나를 건드리지 못하는거지? 그런데 왜 이 작품에 대한 찬사는 엄청난거지? 숱한 찬사를 해댄 비평가들의 눈으로는 내가 보지 못한 다른걸 짚어낸 걸까? 중간중간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들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이 소설을 사랑할 수는 없다. 퓰리쳐상 수상작인데!! 아..속상하다. 맨부커상을 받은 줄리언 반스의 작품이 진짜 대박이라던데, 다음달 중순쯤에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 나는 줄리언 반스의 『나를 만나기전 그녀는』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될까?



아, 이 『깡패단의 방문』을 읽다보면 거의 끝무렵에 '빙충맞은'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응? 빙충맞은? 이거 이렇게 작품상 탄 소설에 써도 되는 단어인가? 속어 아니야? 싶어서 나는 네이버국어사전에 검색해봤다.


빙충맞다[빙ː충맏따]
[형용사] 똘똘하지 못하고 어리석으며 수줍음을 타는 데가 있다.

유의어 : 뱅충맞다어리석다어수룩하다



오, 있는 단어구나. 맞는 표현이었어! 오! 





'줄리아 리' 감독의 영화 『슬리핑 뷰티』를 봤다. 영화를 보다보면 답답해서 한숨이 나온다. 그 끝없는 가난 때문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연구실에서 실험하는 상대가 되고, 잠 자는 시간조차 부족한데도 여자는 여전히 가난하다. 월세조차 제 때 낼 수가 없다. 왜 그토록 열심히 일하는 데도 가난할까. 그런 그녀가 선택하는 건 번화가에 집을 구할 수 있을만큼의 돈을 주는 돈벌이다. 그녀를 고용한 사람은 그녀에게 이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고 적당한 때에 빠지라고 말한다. 한 두시간 깊게 잠이 드는 약을 먹고 잠을 자는동안, 상류층의 사람들이 그녀를 자기들 마음대로 한다.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 그녀가 잠든 새에 벌어지는 일이라 그녀는 알 수가 없다.


가난함과 고단함으로 시작한 영화가 중간에 기이한 옷차림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에는 멍하게 만든다. 이게 뭐지? 이래서 이제 뭘 어쩌라는거지? 영화의 결말은 뭐라 정의내리기 어려운 난해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러니까 이 영화는 다 본 후에 어떤 느낌을 가져야할지 좀처럼 정리가 되질 않는다. 사실 포스터도 그렇고 줄거리도 그렇고, 나는 이 영화에서 '에로틱함'을 기대한 것이었는데,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건 내가 생각하는 에로틱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속옷만 입고 음식을 서브하는 일을 하는 여자들이 나오는데, 그 속옷이라는 게 말이 속옷이지, 속옷이 보호해줘야 할 부분은 오히려 다 드러냈다. 아, 이 영화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어려운 영화구나 하고 그때부터 고개를 갸웃했는데 결말까지 보고 나니 오히려 아무런 생각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 영화는 가장 처음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끊임없이 가난하고 또 가난해서 그녀가 이 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그런 상황을 보여주는 그 부분들이.


















작년에 그토록 보고 싶다고 페이퍼에 썼던 영화 『심장이 뛰네』를 보고 있다. 아직 30분 가량밖에 보질 못했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아 다 보고나서 따로 하게 되겠지만, 영화 정보를 보고 알게 된 여자 주인공의 소식.


  • 출연 배우 유동숙 소개 : 부산여자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한 배우 유동숙은 연극와 영화에서 꾸준하게 활동한 연기파 배우로 영화 <사자성어>와 연극 <우동 한그릇>, <궤도열차>, <의자는 잘못없다> 등에 출연했다. 2010년 포르노적 일탈을 경험하는 여성의 성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 <심장이 뛰네>로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많은 주목을 받던 중 2010년 11월 11일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호흡곤란 증후군 심근염으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알라딘 출연진소개)






나는 유동숙이란 배우를 알지 못한다. 내가 그녀의 출연작 중 알고있고 본 영화는 이 영화 『심장이 뛰네』가 유일하다. 그녀는 이 영화로 인해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사망했다고 한다. 아....참.........어휴......그래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현재까지 내가 본 바로는 참 슬프다.


이래저래 슬픈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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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03-3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금요일에 비가내려요.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다락방 2012-03-30 12:56   좋아요 0 | URL
좀전까지는 비가 올듯 어둡더니 지금은 또 환해졌어요. 나도 집에 가고 싶어요. 흑흑.

하루 2012-03-3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리핑뷰티] 주말에 보겠어요. 이런 주말에 어울리는 영화 일 듯.

다락방 2012-03-30 12:56   좋아요 0 | URL
하루님은 아마도 저보다 이영화를 더 좋게 보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보다 더 많은 걸 영화에서 건지실 듯. 전 잘 모르겠더라구요.

dreamout 2012-03-3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깡패단도 샀고 킵도 샀는데. ㅎㅎ
줄리언 반스는 열린책들에서 나오지 않아서 좀 놀랐어요. 승부에서 진 것인지 아니면 반스를 놔 버린 것인지.
아쉽네요. 일관성있는 컬렉션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ㅋ
깡패단과 줄리언 반스의 새 소설. 번역가가 같다는 건 아시죠? ^^

다락방 2012-03-30 12:55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저도 킵은 살까해요. 킵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깡패단도 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깡패단은 다른분들의 리뷰를 보면 정말 대단한 소설인데, 저는 아무래도 퓰리쳐상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봐요.

오, 번역가가 같다는 거 전혀 몰랐어요. 저는 그러고보면 소설 읽을 때 번역가의 이름을 눈여겨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번역가의 이름까지 눈 여겨 본다는건 뭔가 고수 독자의 포스가 풍겨요. 전 서투른 독자 ㅎㅎ

마태우스 2012-03-3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리핑 뷰티가 그런 내용이군요. 포스터 딱 봤을 땐 인어인 줄 알았어요. 인어가 저런 포즈를 많이 취해서 그런 거겠죠? 그나저나 정말 책 많이 읽으시네요.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저로선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극도의 초초감에 사로잡혀 있답니다 흑흑.

Forgettable. 2012-03-30 15:05   좋아요 0 | URL
"좋아요"
페북만 하다보니 ㅡㅡ;;

다락방 2012-04-01 21:24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저도 최근에는 책을 안읽었어요.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질 않더라구요. 그런데 이럴 때 억지로 읽으려고 해봤자 재미있게 느껴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안 읽히면 읽지말자, 이러고 내팽개치기도 하고 그래요. 슬리핑 뷰티는 추천하기 곤란한 영화에요, 마태우스님. 인어같은 자태라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포스터가 예쁘죠?


근데 뽀게터블님, '좋아요'는 어디에 대한 좋아요에요? 슬리핑 뷰티 좋다는 거에요?

페크pek0501 2012-03-3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인들은 금요일을 제일 좋아하던데요...
저는 오전에 일이 있는 날, 그것을 끝낸 오후가 제일 좋아요. 휴가 같아서요.

이렇게 긴장을 풀고 편안히, 자유자재로 글 쓰시는 다락방님의 능력을 배워 갑니다. ㅋ

다락방 2012-04-01 21:25   좋아요 0 | URL
물론 저도 금요일을 가장 좋아합니다. 바빠도 스트레스 안받고 일할 수 있죠. ㅎㅎ
자유자재의 글 쓰기라기 보다는 뭐랄까 글 막쓰기 정도가 되겠네요. 이런건 능력도 아닐뿐더러 배울만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크님. ㅎㅎ

그나저나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밤이에요. 이즈음이 제일 우울해요. 흑흑 ㅜㅜ

기억의집 2012-03-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리핑 뷰티는 끔찍하네요. 수면제를 먹고 자는 동안 이 대목에서 갑자기 레퀴엠 생각났어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는 영화.


다락방 2012-04-01 21:26   좋아요 0 | URL
돈을 벌기 위해 여자가 선택한 방법이죠. 다른 수단을 아무리 써봤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무섭지 않아요? 내가 잠든 동안 어떤 변태들이 내 등을 핥을지도 모른다니. 아, 정말 싫어요. ㅠㅠ

2012-03-31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1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 앤 프렌즈
루크 그린필드 감독, 존 크라신스키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에서 애쉬톤 커쳐는 아만다 피트의 집 앞에 찾아가 '본 조비'의 노래, [i'll be there]를 부르며 사랑을 고백한다. 그 사랑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애쉬톤 커쳐는 '나중에 늙어 할아버지가 됐을 때 고백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고백을 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애쉬톤 커쳐와 꼭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한 적이 있다. 그것이 받아들여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에게 그토록 좋아했던 감정을 말하는 것이 말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을거라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상대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았던 까닭이기도 할 것이고 또 고백한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쩌면 내 고백의 타이밍은 조금 더 일찍 찾아왔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결과는 달라졌을거라 확신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자꾸만 그 사람과 보낸 시간을 곱씹으며 조금 더 일찍 고백했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혼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확실히 그때 내 고백의 타이밍은 늦었다.


It's too late.


이 영화속의 여자도 고백을 했다. 안된다고 생각하고 혼자 끙끙대면서 6년전에 자신이 고백하지 않아서 놓쳐버린 그를 떠올리며 다시 뒤돌아 비를 맞고 흠뻑 젖어서는 큰 마음을 먹고 사실은 너를 사랑한다고 고백을 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고백하기까지 숱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하고 수만가지의 가능성을 머리에 떠올려봐야 한다. 거절 당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안해볼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고백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는 상대 나름의 이유로 나를 거절하기도 한다. 내가 힘들게 고백했다고 해서 상대가 그것을 반드시 예스라고 할 이유는 없다. 여자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힘들게 고백했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남자는 이미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까.


It's too late.



영화의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나는 이 영화가 무척 슬펐다. 이미 다른 여자-그것도 여자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기로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너무나 슬퍼서. 그 남자로부터 사랑한다는 속삭임을 듣는 그 달콤함에 푹 파묻혔다가도 금세 다시 그를 약혼녀에게 돌려보내야 하는 그 마음이 안타까워서. 하루에도 열 두번씩 그와는 끝내는게 맞다고 결심하다가 이내 다시 무너져버리는 그녀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잊어야한다고 생각하다가도 바로 눈 앞에서 친구와 다정한 그 남자를 보는 여자의 마음은 대체 어땠을까. 남자 역시 마찬가지.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연애했던 여자와 결혼을 약속했고 그것은 순탄해 보였으나, 한 순간을 계기로 6년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그 여자도 자신을 사랑했었음을 알게 되고 갈등하게 된다. 이미 결혼을 하겠다고 모두에게 밝혔지만, 그의 눈이 좇는건 약혼녀가 아니다. 약혼녀가 아닌 여자를 만나고 싶고 그러나 약혼한 여자가 있고. 그런 남자가 우유부단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그 상황에서 어느 누가 우유부단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지 않을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고 우유부단은 내 성격에 별로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내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약속한 상황에서, 내가 사랑을 고백했던 상대가 나타나 나를 뒤흔든다면, 결혼을 뒤집을 수도 없고(나의 선택이었으니!), 이 남자를 만나는 것도 도무지 포기가 안되서, 약혼자에게도 그리고 남자에게도 못할짓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사람은 반드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쇼윈도의 마네킹과 똑같은 옷을 입고 싶다면 칼로리가 높은 근사한 저녁식사를 포기해야 한다.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노는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양쪽을 모두 선택할 수 없고 양쪽을 모두 손에 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속 남자에게도 그리고 영화속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에게도, 선택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결정을 빨리 하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영화는 내가 생각하는 뻔한 결말에 이르지는 않지만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는 지나치게 뻔한 우연들이 존재한다. 쳇, 마음의 찜찜함을 덜어주려는 설정이군, 하고 시큰둥하게 만들어 버리니까. 특별할 것 없는 영화지만 영화의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높은 빌딩 사이를 돌아다니는 바쁜 사람들, 집 앞에 찾아온 남자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거리, 친한 친구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벤치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지금 현재. 이런 것들이 내게는 몹시 사랑스럽다.



덧붙이자면,

고백은, 

상대로부터 It's too late 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하지 않는것 보다는 하는게 낫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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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3-2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빵터짐ㅋㅋㅋ 저 오늘 운전해서 학원왔어용ㅋㅋㅋ

다락방 2012-03-29 13:47   좋아요 0 | URL
위의 비로그인 댓글 받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비로그인 댓글 앞으로 차단할까 엄청 고민했네요. -_-

오, 운전이라니! 짱 멋지다, 뽀! 난 운전은 생각도 안하는데 ㅎㅎㅎㅎ 멋져요 멋져!! ♡

Forgettable. 2012-03-29 14:14   좋아요 0 | URL
요즘 유일한 스트레스가 운전 ㅡㅡ;;; 거리의 무법자들이 많아요!! ㅠ 덜덜덜
익숙해지면 드라이브 시켜주겠음ㅋㅋ

다락방 2012-03-29 15:03   좋아요 0 | URL
뽀도 거리의 무법자가 되어버려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나 말이죠, 꼭 뽀의 차를 타야 해요?

=3=3=3=3=3=3=3=3=3=3=3=3=3=3=3=3=3=3

아무개 2012-03-2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사랑해라는 비로그인 손님의 고백보다 뽀님의 차를 타는게 더 겁나시나봐요 ^^:::
비로긴 댓글의 고백에 대한 답글입니다... It's too late!!! ㅋㅎㅎㅎ


다락방 2012-03-29 16:1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마중물님, 제 대신 대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________^

(속닥속닥, 뽀님이 말이죠 성격이 막 차분하고 그렇질 않거든요. ㅎㅎㅎㅎㅎ)

Forgettable. 2012-03-29 22:59   좋아요 0 | URL
뽀=조신녀 넘사임

다락방 2012-03-30 13:06   좋아요 0 | URL
조...................조.................조신녀..orz

뽀는 조신녀의 뜻을 잘못알고 있는건 아닌가요? 네? ( '')

신지 2012-03-29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로그인 댓글은 단 적이 없습니다.
'이상한' 댓글이 달리면 저라고 생각하실까 봐 ㅠ

다락방 2012-03-29 22: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니에요, 신지님. 신지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편해 지셔도 되요!!!

가연 2012-03-2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무도가 결방이라서 보는 예능을 힐링캠프로 갈아탔는데, 최근 힐링캠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한 일에 대한 후회이고, 다른 것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라고 하던데, 이 중에 악질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래요. 일단 하고 나면 어떻게든 합리화를 하지만, 아예 안했던 일은 합리화할 수가 없으니..ㅋㅋ 참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은 19금이 빵빵 터졌지만(예능프로그램 상단에 19동그라미 그려놓은거 처음 봤어요ㅋㅋ) 고백도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하지만 저는 왠지 고백을 마음 깊이 삭힐 것 같네요.. 랄까, 지금은 고백할 상대도 없..고 앞으로도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다락방 2012-03-30 13:05   좋아요 0 | URL
우잉 가연님이닷! 최고로 반가운 가연님 ㅎㅎ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구요. 안해보고 후회하는 일에 대해서는 정말 돌이킬 수가 없잖아요. 여든살이 되었을 때, 그 때 고백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된다해도 그래서 그때 해봐야겠다고 생각해도 상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지금 현재 내가 숨 쉬고 있을 때, 숨 쉬고 있는 상대에게 고백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나를 거절했을지언정, 사십년 쯤 지난후에, 아, 그때 내게도 고백하던 여자가 있었지, 하고 돌이켜 볼 수 있는 추억을 저는 그에게 만들어 준거잖아요. 참 근사한 일인 것 같아요. 잘했다고 제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저 역시 지금은 고백할 상대가 없고 앞으로도 생길지.....확신할 수 없지만, 설사 생긴다한들 이제 다시 고백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 시간이 올까요, 가연님? 가연님에게도 제게도? 왔으면 좋겠어요. 두근두근하는 건, 꽤 근사하니까요.
:)

버벌 2012-03-30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제대로.. 고백을 해봐야겠구나. 제 이야기에요.

다락방 2012-03-30 13:01   좋아요 0 | URL
그 후의 일들이 암담하고 참담하고 눈물로 지속되는 시간들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회복의 시간이 오는만큼, 고백을 해보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스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그 상대에게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참 근사하지 않아요? 전 그 후에 많은 시간을 울며 보냈지만 그렇게 했던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나중에 나중에 조카한테도 말해주고 싶어요. 이모는 그런 시간들을 보냈었단다, 하고 말이지요.

꼬마요정 2012-03-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본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 떠오르네요... 사람과의 관계가, 마음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더 감성적이 되고... 아... 자꾸 비 탓만 하고 있네요 아침부터..ㅋㅋㅋ

다락방 2012-03-30 13:00   좋아요 0 | URL
비는 참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어요. 멜랑콜리하게 ㅎㅎ 저는 비도 그렇지만 봄바람도 그래요. 요즘엔 아주 가슴속에 사랑이 살랑살랑 거려서 ㅎㅎㅎㅎㅎ 봄바람도 무섭고 봄처녀도 무섭고. ( '')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그렇죠, 꼬마요정님. 전혀 쉽지가 않아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저를 힘들게 해요. 그게 가장 힘든일인 것 같아요, 꼬마요정님.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데, 상대의 마음이라고 내 마음대로 될까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