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이거 한 권 읽는데 며칠이나 걸린건지. 요즘 회사에서 일이 터져가지고 ㅠㅠ 퇴근할 때 녹초가 되는 바람에 책을 못읽는다. 때문에 이 소설책 한 권 읽는데 오만년 걸렸고, 오만년 걸려 읽다보니 책이 재미가 없어... 휴.


그건 그렇고 이언 매큐언도 참.. 뭐랄까. 늙은 할아버지 작가들은 젊은 여성과의 로맨스가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고 그걸 현실에서 실현하지 못하면 소설에서라도 기어코 실현해내야 하는 것 같다. 박범신은 고딩 은교에 대해 성적 판타지 갖고 그걸 문학이라고 내놔서 하루만에 다썼다~ 밤에 읽으시라~ 이지랄 해댔었는데, 이언 매큐언은 그래도 미성년자가 아닌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 여성과 교수의 사랑을 그려냈다. 물론, 그것이 전부도 아니고 그 사랑이 끝까지 연결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십대 초반의 여자주인공은 그 늙은 교수랑 사랑했던 때를 내 인생에 다시 못올 때라고 생각하며 그리워한다.


지금의 내 나이에 그렇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 어른에 대해서라면 나는 당연히, 네버, 판타지가 없다. 싫다. 그렇지만 젊은 시절에 대해서라면 나이가 훌쩍 많은 이성에 대해 로망도 있었고 실제 사귀어보기도 했었다. 젊은 여성들이 이제 막 어른이 되어서 나보다 훌쩍 어른인 것 같은 사람에 대한 어떤 기대나 로망 같은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 자체가 그들과 더 잘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어른을 바라던 내 젊은 시절에도 내가 원한 건,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른이라고만 생각했지, 결코 할.아.버.지. 는 아니었다. 할아버지라니..


참 어쩌지를 못하나보다. 필립 로스는 자신의 소설 《휴먼 스테인》에서 젊은 여교수가 늙은 남교수를 짝사랑하는 걸 그려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심지어 이 여자는 페미니스트이고 그 사랑이 불발되자 엄청 쪽팔린 상황속으로 밀어넣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나원 필립 로스, 아니, 너무하지 않소? 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가지고...


존 쿳시도 마찬가지. 소설 《추락》에서 마음껏 여대생과 자유 연애 즐기는 늙은 남교수 나온다. 오, 신이시여.. 이 소설을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마지막 강간씬까지 생각해보면, 내가 이 소설을 다시 읽는다면 어떤 걸 느끼게될지 몹시 두렵다. 여튼, 이 남교수가 여차저차하여 교수직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되니 그저 평범한 늙은이가 되었고, 그저 평범한 늙은 남자가 되자 그에게 찾아오는 연인은 나이들고 뚱뚱한 여자였다. 아 쉬바 뭐 어쩌라고... 뭘 말하고 싶은건데?!


여대생은 교수를 좋아한다? 출세지향주의다? 젊은 여자는 늙은 남자랑 꼭 한 번 사랑에 빠진다? 젊은 여자는 늙은 남자와의 사랑을 잊지 못한다?


















아, 이쯤하고. 사실 나는 프라이업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프라이업.

스위티 투스에 나온 프라이업. 그러니까 등장인물들이 프라이업을 먹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각주로 설명이 되어 있는 거다.


프라이업 * 달걀과 소시지, 베이컨, 토마토, 버섯을 기름에 지진 영국식 아침식사.- P183


아니 이게 뭐여.. 달걀, 소시지, 베이컨, 토마토, 버섯...은 모두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심지어 기름에 지져버림? 대박.. 아 미치겠다. 자, 이미지를 검색해보자.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거 읽다가 당장 영국가서 프라이업 먹고싶다 하고 울부짖고야 말았는데, 아아 코로나 코로나 너무 싫어. 왜 나 한국에서 콩나물국밥 먹게 해? 물론 콩나물 국밥 베리 러블리 하지만, 그리고 그제 아침에는 삼겹살 먹었지만, 아니 그래도 나 프라이업 먹고 싶네? 아무튼 이렇게 되어가지고 부르르 온 몸을 떨었는데, 그러다가 어? 내가 몇년전에 런던 갔을 때 비슷하게 먹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고보니 그 때도 영국에 아침 먹으러 간거였다. 친구에게 야, 런던가자, 거기 되게 헤비한 아침 식사 있더라고, 그거 먹으러 가자! 했었던 거다. 그래서 친구가 그래! 해가지고 헤비한 브렉퍼스트 먹으러 갔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헤비한 브렉퍼스트 먹으러 간 식당이 마침 주말은 쉬었고, 우리가 갔을 때는 토요일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벙쪄가지고 우앗 어떡하지, 하다가 근처에 있는 겁나 큰 레스토랑에 '대신' 들어가게 되었는데, 오 세상에 여기는 수제맥주도 엄청나게 팔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대신'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수제맥주를 마시는데, 뭘 골라야할지 몰라서 직원에게 너의 패이버릿은 뭐니? 하니 뭐라고 찝어주길래 우리도 그거 한 잔씩 줘, 해서 모닝 비어 시작했다.




크- 사진을 보니 그날의 기억 선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브렉퍼스트를 시킨다. 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였나 그거 시키고 친구는 나눠먹자면서 에그 베네딕트 시켰는데, 나 왜 에그베네딕트 사진 저따위로 찍었지? 다시 가서 다시 찍고 싶다..




2017년 런던에 갔을 당시 내가 인스타 올려놔가지고 언제 갔는지도 알 수 있었네. 여하튼 이렇게 먹으면서 친구랑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예정대로 착착 되진 않았는데, 예정에 없이 찾아간 곳에서 너무 기분이 좋았던 거다. 모닝 맥주는 생각도 않고 있다가 모닝 맥주에 헤비한 아침식사 먹으면서 아 너무 좋다, 너와 함께 와서 다행이야, 우리가 이걸 또 기분 좋게 받아들이네, 이런게 여행의 묘미지, 하면서 실컷 즐겁게 웃으며 먹다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진 것이야. 그래서 우리는 와인을 주문한다. 아침에!




와인도 많이 따라줘서 씐난 우리는 식사도 다 했겠다, 안주를 시키고 싶다. 그런데 배는 부르다. 마침 연어샐러드가 디너 메뉴에 있어서 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우리에게 디너 메뉴인 연어샐러드를 해줄 수 있니? 물었더니, 셰프한테 물어보고 올게, 하고 다녀와서는, 원래는 디너 메뉴는 디너에만 줄 수 있는데 이번엔 특별히 해줄게, 라고 하는게 아닌가. 힝 고마워, 우리가 너무 오래있지? 했더니 노 프라블럼! 이라면서 즐기라고 했다. 그렇게 받아든 아침 연어샐러드.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저 헤비한 아침식사, 내가 먹어봤다. 세상에, 소시지를, 베이컨을, 버섯을, 토마토를, 계란을... 기름에 '지져' 버린대요. 와. 세상 모든 지져버림 중에 가장 황홀한 지져버림이 아닐까요...



아, 가고싶다. 여행.. 과거 사진 재탕해서 페이퍼 쓰는 거 말고, 새로운 사진을 올리고 새로운 이야기 펼치고 싶다. 흑흑. 여행 못가서 너무 짜증나. 스트레스 대박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 싫어 세상은 똥이야. 울라말라깽이다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점심에 육개장에 밥 말아서 그릇째 들고 먹어버리겠어 진짜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 안녕.

일하러 가는 다코타 부장님 되시겠다.


(ㅈㅈㄴ 님 예언대로 음식사진 곧 올라와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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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5-13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칼로리 폭탄 던졌어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5 10:59   좋아요 1 | URL
폭탄중에서 아름다운 폭탄은 칼로리 폭탄이 유일하지 않아요? ㅎㅎ

단발머리 2021-05-13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맛없는 된장찌게에 오뎅볶음, 무말랭이 아침으로 먹은 사람 여기서 웁니다 ㅠㅠㅠㅜㅠㅠㅠ 나도 칼로리 폭탄 맞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ㅜㅜ

다락방 2021-05-15 10:59   좋아요 0 | URL
오오 무말랭이 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물에 밥 말아서 무말랭이 하나 얹어서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쓰읍-
저는 오늘 아침에 냉동 순대국 먹었어요. 배불러요. -0-
폭탄은 역시 칼로리 폭탄이 최고죠!!

Falstaff 2021-05-13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국식 아침 먹고 싶어요! 몸매는 이왕 버렸으니 아무 상관 없습니다!!!

존 쿳시는 언제나 2% 불편하고, 필립 로스는 유대인이라 가점을 받았을 수 있다.....는 누명을 씌워버릴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5 11:00   좋아요 0 | URL
존 쿳시 추락으로 알게 되고 너무 좋아해서 연달아 몇 권 읽었었는데요, 지금 다시 읽는다면 저에게 매우 불편한 작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존 쿳시가 아니라 제가 변해서요... 하아-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에서 진짜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꼰대 늙은이..란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으윽-

새파랑 2021-05-13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점심전에 이 글을 읽어서 힘드네요 ㅜㅜ

다락방 2021-05-15 11:01   좋아요 0 | URL
빨리 코로나 끝나서 영국에 아침 먹으러 가고 싶어요. 흑흑 ㅜㅜ

잠자냥 2021-05-13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먹고 싶다. 다코타 부장님 너무해요... 아침에 와인 멋지다......... 다부장님.
저도 여행 가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 코로나 징짜.. 하..

암튼 책 이야길 해보자면, 필립 로스 제가 싫어하.....(아니 단발머리 님 때문에 표현 순화) 좋아하지 않는 작가 중 하나인데. 언급하신 부분 등등 너무 마초 같아서리.... -_-; 그래도 더 읽어봐야지.....

단발머리 2021-05-13 11:25   좋아요 2 | URL
이 댓글을 단발머리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점점 로스 싫어져서..... 정말 걱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5-13 20:08   좋아요 3 | URL
술김에 속 마음이지만, 솔직히 필립 로스보다 유대-미국인 프리미엄을 많이 누린 작가가 있긴 있나요, 씨.
솔 벨로우요? 흠.. 그렇네.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5 11:0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얼른 코로나 끝나서 여행 다녔으면 좋겠어요. 저는 모닝 맥주 모닝 와인 너무 좋아하는데, 문제는 저의 과민한 방광입니다. 포르투갈에서 모닝 와인 했다가 돈 내고 막 공중 화장실 들어가고 그랬어요 ㅠㅠ 영국에서도 공원에 있는 화장실 돈 내고 들어가고 막 ㅠㅠㅠㅠㅠ 저는 여행 갈 때마다 모닝 술을 너무 좋아해서 모닝 술 먹고 모닝 스테이크 먹고 쌩난리 치면서 낮 내내 화장실 찾아 삼만리... 랍니다. ㅠㅠ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이 진짜 너무 좋은 소설이었거든요. 너무 잘 썼단 말예요. 저는 그간 읽은 울분이나 에브리맨이나 포트노이.. 또 뭐였더라 여튼 휴먼스테인이 짱이더라고요. 근데 거기서 진짜 너무 늙은 꼰대인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젊은 페미니스트 완전 발라버리고... 아오 너무 짜증나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꼰대시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막 이러다가 그런데 그 소설 너무 잘썼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이렇게 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1-05-13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코타 부장님, 다 읽으셨다니 질문합니다. <스위트 투스> 속의 이 이야기 누가 쓴 거 같아요? 세리나? 톰 헤일리? ㅋ

다락방 2021-05-15 11:04   좋아요 2 | URL
아, 잠자냥 님!
저 잠자냥 님의 댓글 읽기 전까지는 아 그랬구나 하고 말았는데 이 댓글 읽고 나서 앗? 누가 썼을까? 하다가 저는 세리나로 결론 내렸습니다. 왜 그렇게 결론 내렸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5-15 12:17   좋아요 1 | URL
저도 세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유가 있었는데.... 까먹음.;

다락방 2021-05-16 12:53   좋아요 1 | URL
아, 저는 대부분의 것들을 비록 자신의 추측이긴 하지만 상대의 입장을 짐작해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톰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수학이요, 확률.. 그걸 끝까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렴풋하게는 짐작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진 못했으므로 쓸 수 없다..라는 생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5-13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든든히 먹고 봐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연어셀러드는 참~♡
여행 이야기도 너무 좋아용!ㅋㅋ

다락방 2021-05-15 11:05   좋아요 2 | URL
여행 이야기 너무 좋죠. 저는 여행갈 때마다 화장실 때문에 힘든 사람이라 언젠가 여행속 화장실 이야기만 엮어서 풀어볼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5-13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쉬바 뭐 어쩌라고 ㅋㅋㅋㅋㅋ 시원한 한마디네요 ㅋㅋ
다락방님 나쁩니다 나빠요.. 갑자기 급 배고파집니다 ㅜㅜ

다락방 2021-05-15 11:05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저 오늘 저녁에는 소고기 구워서 매운떡볶이에 생크림과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뒤에 와인과 한 잔 함께할 생각입니다. 아니 한 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5-13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배고파요 ㅠㅠㅠㅠㅠㅠ 이 페이퍼 ㅠㅠㅠㅠㅠㅠㅠ 뭐야어어어어어어우ㅜㅜㅠㅠㅠ

다락방 2021-05-15 11:06   좋아요 2 | URL
근데 저 헤비한 아침 식사는 쟝님 스타일은 아니지 않아요? 제가 그동안 파악한 쟝님은 프레쉬하고 가벼운 식사를 지향하는 것 같았거든요. 저건 너무 헤비하고 스트롱하고 ... ㅋㅋㅋ 한마디로 제스타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5-15 11: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ㅋㅋㅋ 저는 먹는 것 만큼은 대충 떼우자 주의인데 ㅋㅋㅋ 헤비하고 스트롱하고 한 식사 말고 안주로 ㅋㅋㅋ 그래도 가끔 당깁니다!!!

난티나무 2021-05-13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고 프라하에서의 오전 크레페 가 생각났어요.ㅠㅠ 여행 가고 싶따아~~~~~~@@

다락방 2021-05-15 11:07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우리는 언제 다시 여행갈 수 있게 될까요? 저는 여행가서 호텔 조식 먹는 것도 너무 좋아했거든요. 호텔 조식 먹고 어슬렁 호텔 주변 한 바퀴 산책하고 숙소 들어와서 책 보다가 까무룩 잠들고 그러고 싶어요. 흑흑 ㅠㅠ

붕붕툐툐 2021-05-13 2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상 모든 지져버림 중에 가장 황홀한 지져버림이라닛! 아~ 너무 웃겨요~ 근데, ‘헤비한 아침식사‘는 ‘역전 앞‘처럼 중복 표현 아닌가요? 원래 아침을 젤 잘 먹어야 하니까 당연히 아침식사는 헤비한 거 아닙니까?😝

다락방 2021-05-15 11:08   좋아요 2 | URL
툐툐님, 천재세요? 제 잘못된 언어습관을 완전히 바로잡아주시네요?! 역전 앞 처럼 중복적인 잘못을 저질렀어요. 맙소사, 헤비한 아침식사라니. 그렇습니다. 아침식사는 헤비한 거니까 굳이 헤비하다고 앞에 넣어 중복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반성, 또 반성하겠습니다. 에잇, 다락방 바보...바보..바보야!!!

아무튼 우리는 황홀한 지져버림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합시다. 이상 끝!!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5-14 0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콩나물국밥 먹을래요. 아침이든 점심이든 어쨌든 저 기름에 지진 음식들은 전부 다부장님 드리고 저는 저 중 하나만 먹는걸로... 저랑 가시면 다부장님 완전 좋으실듯.... 제가 다 양보하고 계란 후라이 하나만 가져감요. ㅎㅎ
이언 매큐언은 늙은 여자 판사와 미성년 소년과의 사랑도 썼어요. <칠드런 액트> 근데 이 소설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아 절대 절대 저의 판타지는 아닙니다. 저는 소년을 싫어합니다. 매일 만나는 놈들! 생각만 해도 끔찍!!!

다락방 2021-05-15 11:11   좋아요 1 | URL
콩나물국밥 너무 맛있죠! 저 며칠전에는 출근하다가 충동적으로 콩나물국밥 집에 들어가서 후루룩후루룩 밥 말아 먹었어요. 너무 맛있어요. ㅋㅋㅋㅋㅋ

저 칠드런 액트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우와 재밌다 하면서 읽었어요. 저는 그 소설에서 소년과 여성의 사랑에 방점이 찍힌다고 생각하진 않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스위트 투스 읽으면서도 그렇고 새삼 이언 매큐언은 종교를 계속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하게 되더라고요. 작가마다 골똘히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텐데, 이언 매큐언에게는 그게 종교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스위트 투스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은빛 2021-05-1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께서 지져드셔도 맛있지 않을까요?
휴일 아침에 와인을 곁들여 드시면 영국에 안 가고도 영국식 아침을 드실 수 있으실듯.

맛난 음식 사진 보니, 저도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네요.
어서 퇴근해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1-05-19 18:59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웃기네요 감은빛님. 제가 기름에 지져먹을까요? ㅋㅋ 저건 식당가서 여유롭게 먹어야 할 것 같은데요. ㅎㅎ

맛있는 것 드세요, 감은빛 님. 많이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요!
 

구약성서의 가혹한 철기시대 세계에서는 도덕률이 무자비했고, 질투 많은 신은 무정했으며, 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복수, 지배, 노예화, 집단학살, 강간이었다. 이 대목에서 일부 신도들은 주교가 침을 삼키는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 P177

프라이업 * 달걀과 소시지, 베이컨, 토마토, 버섯을 기름에 지진 영국식 아침식사. - P183

레스토랑 안이 습하고 따뜻해서 톰은 재킷을 벗고 있었다. 그가 테이블 너머로 내 손을 잡았다. 촛불 불빛을 받아 그의 눈동자의 초록색이 더 짙어지고 창백한 피부가 건강한 갈색이 도는 분홍빛을 띠었다. 언제나처럼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고, 입술은 말을 하기보다는 내 말을 기다리느라,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서 긴장한 채 벌어져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이미 알딸딸하게 취한 나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를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해적 같은 맞춤셔츠를 용서했다. 사랑은 꾸준한 속도로 커가는 게 아니라 파도처럼 휘몰아치고 번개처럼 날아오고 거칠게 도약하는 것이며, 이 경우도 그중 하나였다. - P355

나는 토니의 무덤가 풀밭에 앉아 그를 생각하고, 우리가 다정한 연인이었던 여름을 추억하고, 조국을 배신한 그를용서한다. 그 일은 선의에서 비롯된 잠깐의 어리석음이었고 실제로 해를 끼치지도 않았다. 공기와 빛이 깨끗한 쿰링에에서는뭐든 해결될 수 있기에 그를 용서할 수 있다. 베리 세인트 에드먼즈 근처 나무꾼 오두막에서 나를 무척 좋아해주고 요리를 해주고 이끌어주는 나이든 남자와 함께 보낸 주말보다 내 삶이 더낫고 단순했던 적이 있었던가? (??????????!!!!!!!!!!!! 좋아서 인용한 거 아님.)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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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5-1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이업 * 달걀과 소시지, 베이컨, 토마토, 버섯을 기름에 지진 영국식 아침식사.- P183
이건 좋아서 인용한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2 13:00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건 뭐야 꼭 먹어야겠다 잊지 않아야지! 이런 마음으로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미지 찾아보고 있었어요. 너무 제 스타일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

잠자냥 2021-05-12 13:19   좋아요 0 | URL
곧 음식 사진 올라올 거 같으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2 13:23   좋아요 0 | URL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올해 안에 영국에서 인증했을텐데요.. 하아-
 
드립백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예민한 방광을 가진 지인이 알라딘 디카페인 커피만 마셔서 부지런히 선물하고 있습니다. 디카페인 이라서 좋은데 디카페인인줄 모르게 찐커피 같아서 좋아요. 그렇지만 디카페인이면 디카페인 티가 나야하는 것이 사실은 정직한 거 아닐까 싶고..그렇다고 티내라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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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5-10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민 방광, 요즘 약이 좋아 비뇨기과 가서 처방받아 반 년 정도 먹으면 확실히 좋아집니다!
저도 약 먹고 고쳤습지요. 이젠 디카페인 커피 안 마십니다. ㅋㅋㅋㅋ
요즘 남자들 아무리 개판이라도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오줌 누는 놈들은 (거의)없습니다.
만일 그런 인간이 보이면, 틀림없이 예민방광 환자라고 생각하시고 오죽하면 저럴까, 불쌍하게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21-05-11 06:32   좋아요 1 | URL
후훗 저도 비뇨기과 가서 약 처방 받아 먹었었는데요, 병원 안가면 또.. 그래서 집이나 회사에서는 마음껏 커피 마시고 외출해서는 안마시려고 한답니다. 방광 때문에 곤란했던 일이 너무 많아서요 ㅜㅜ
저 예민방광 이고 제 주변에 예민방광 더 있지만 길에 쉬 안하는데요... 🥺

파이버 2021-05-10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크랜베리 원액사서 매일 물에 타마시고 있어요ㅜㅜ 아직 효과는 없지만 시작한지 한달도 안된지라 좀 더 먹어보려구요...
알라딘 디카페인은 저도 사랑입니다♡

다락방 2021-05-11 06:33   좋아요 2 | URL
오 크랜배리가 효과 있다고 하나요? 파이버님 효과 보시면 꼭 알려주세요. 저도 먹겠습니다!! 꼭이요!!! (간절)

이아영 2021-08-2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랜베리 말씀나와서 댓글 다는데요! 저는 방광염쪽으로 효과 많이 봤어요. 크랜베리 알약 먹고 있는데 방광염 사라지고 아직까지 튼튼 방광입니다! 브랜드 상관없이 한번 드셔보세요

다락방 2021-08-26 17:09   좋아요 0 | URL
저는 딱히 방광염이 아닌것 같긴한데 그래도 크랜베리 한 번 먹어봐야겠어요!! 추천 감사드려요!! 크랜베리 사러 갑니다. 슝 =3
혹시 이아영 님이 드시는 걸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거 종류가 너무 많네요. -.-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9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라 달이면 달마다 오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부터 9월까지의 선정 도서는 먼댓글 타고 가시면 보실 수 있고요, 자, 8월 도서를 바꾸겠습니다.

기존에 8월 도서는 6월 출간예정작인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였는데요,

6월에 출간되는 걸 확인하고 나서 10월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에 3월 출간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아직 출간되지 않았잖아요.

6월 출간예정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그 때 가봐야 아는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이 새치기합니다.

그 책은

바로바로~~ 두구두구둥~


쨘!
















'낸시 암스트롱'의 《소설의 정치사》입니다.


크- 증말이지 리스트가 죽입니다.


먼댓글에 자세히 썼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5월부터의 선정 도서를 쭉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차례대로  5,6,7,8,9,10 월의 도서가 되겠습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2018년 부터 하고 있고 그렇게 여기까지 오고 있는데, 매 연말이면 '이제 그만하자' 생각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딱 올해까지만, 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

같이 읽기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독서모임에 가입하자는 말도 나옵니다. 요즘 독서 지원금 주는 단체들이 많다며, 하던 대로 그대로 움직이면 될 것 같다고요. 지역 도서관이라든가 온라인상의 다른 단체, 혹은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독서모임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요. 우리도 지원받고 하자고... 우리는 현재 어떠한 지원도 없이 자비로 책 사고 자기 의지로 글 쓰면서 여기까지 오고 있었지요. 저는 마음을 열고 검토해보자, 라고 답했습니다.


지원금을 주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이번해까지만 하고 그만두는 것도 저는 다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어떻게되든 일단 하는 데까지는 열심히 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자, 여러분 리스트 잘 챙기시고 책도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저는 이제 불고기 먹으러 가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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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5-10 15: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좋은 글을 읽었는데, 거기에 이렇게 써 있었어요.

˝여러분, 여기까지면 안돼, 더 길게 가자. 우리, 더 길게 가자. 더 긴 이야기를 쓰도록 하자. 우리의 이야기는 더 길어야 한다.˝


다락방 2021-05-11 06:34   좋아요 0 | URL
힘을 내야겠지요.. 🥺

2021-05-10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0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주에는 두 편의 단편을 함께 읽기로 했었고 그 중 하나는 <산책 The Walk> 이라는 짧은 단편이었다.


데니는 저녁을 먹고 산책하러 나간다. 걸으면서 자신의 자식들이 이상한가에 대해 생각했고, 그 애들은 왜그렇게 결혼을 빨리했던 걸까, 생각한다. 다른 집 자식들은 좀 더 늦은 나이에 했고 늦은 나이에 해도 잘생긴 누군가는 예쁜 여자랑 결혼했던데. 내 아이들은 어딘가 좀 이상한가, 하고 생각하다가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린다.


고등학생시절, 그는 학교에 '도리 페이지'를 보기 위해 간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학생. 아름다움 그 자체였던 학생. 자신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그는 기쁜 마음으로 도리와 친구가 된다. 도리는 가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너에 대해 말해봐, 라며 그를 궁금해하던 학생이었다. 졸업할 때까지 그정도의 친밀함을 유지해왔지만, 둘은 갈 길이 달랐다. 도리 페이지는 너무나 예쁘면서 동시에 너무나 똑똑한 학생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도리 페이지는 당연히 대학에 진학할 터였다. 그러나 데니는 그렇지 않았다. 도리 페이지는 뉴욕주의 대학에 진학했고, 그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데니는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와 고등학교 졸업후 일년도 되지 않아 결혼했다. 그렇게 다시 만날 일 없었던 도리의 소식을, 어느날 데니가 일하던 가게에 찾아든 동창으로부터 듣게 된다. 도리가 바사대학을 졸업하고 자살했다는 거였다.



But he remembered where he was-right outside the main gorcery store here in town-when he found out that she had vinished Vassar and then killed herself. It was Trish Bibber who told him, a girl they had been in school with, and when Denny said, "Why?, " Trish had looked at the ground and then she said, "Denny, you guys were friendly, so I don't know if you knew. But there was sexual abuse in her house."

"What do you mean?" Dinny asked, and he asked because his mind was having trouble understanding this.

"Her father," said Trish. And she stood with him for a few momints while he took this in. She looked at tim kindly and said, "I'm sorry, Denny." He always remembered that too: Tisht's look of kindness as she told him this.

So that was the story of Dorie Paige. -p.144-145


하지만 그녀가 바사를 졸업하고 자기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장소가 어디였는지는 기억했다-타운의 큰 식료품점 바로 앞이었다. 그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트리시 비버였다. 데니가 "왜 그랬대?" 하고 물었을 때 트리시는 땅을 내려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데니, 너희 둘이 친하게 지내서 혹 알았는지도 모르겠는데, 집에서 성적 학대가 있었대."

"무슨 뜻이야?" 데니가 물었다. 자신의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랬대." 트리시가 말했다. 그리고 데니가 그 말을 이해하는 동안, 잠시 그와 함께 서 있었다. 트리시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참 안됐어, 데니." 그는 그것 역시 늘 기억하고 있었다. 소식을 전할때 트리시가 보여준 다정한 얼굴.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책 속에서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것이 전부이다. 

이 단편은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데니의 이야기니까.

저 학창 시절의 일을 생각하고 그간 생각하지 않았던 도리를 떠올리면서, 내 자식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데니는 자기네 집이 사실 괜찮은 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저 일과, 잘생겼던 마을 청년이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되어 마약중독자가 되어 길에 쓰러져있는 것을 보고서. 그러니까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렇게 지나가는 이야기이다, 데니에게는. 학창 시절 도리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그녀와 친한게 기뻣어도, 어느 순간 소식이 끊기고 죽고 나서야 죽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는 그만큼의 관계였다. 그렇게 데니 인생에 스쳐 지나가는 도리 페이지.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것이 끝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인생 자체가 끝나버렸으니까.

대학을 졸업하고 그녀가 더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지, 우리는 그녀의 가능성에 대해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자신의 소설 [롤리타]를 통해, 어린시절 성적 학대를 받았던 생존자는 삶이 어떻게 무너지는지에 대해 기술한다. 그 아이는 가장 잘할 수있는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없고 인생이 다른 식으로 진행되어 버린다. 성적 학대가 그녀로 하여금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게, 재능을 꽃피울 수 없게 만들었다. 롤리타는 험버트를 피해 도망쳐야 했고, 그랬기 때문에 자신의 학업도 특기활동도 더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재능있어도 그녀는 또다른 학대의 희생자가 되어야만 했다. 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는 그녀의 현재를 짓밟았으며 미래의 방향도 다르게 설정해버렸다.

나보코프는 그 점에 대해 자신의 소설에서 짚고 넘어가고 있다.




그녀는 테니스보다 수영을 좋아했고, 수영보다 연극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주장한다. 만일 그녀 내부의 어떤 것이 나에 의해 부서지지 않았더라면-아, 그때는 내가 그것을 깨닫지 못했지만!-그녀는 그 완벽한 폼에다 이기겠다는 의지를 덧붙여 진짜 여성 챔피언이 되었을 것이라고. 팔 밑에 라켓 둘을 끼고 윔블던에 있던 돌로레스. 아라비아의 낙타를 선전하는 돌로레스. 프로 선수가 되었을 돌로레스. 영화에서 여성 챔피언을 연기할 돌로레스. 돌로레스와, 흰 머리에 겸손하고 말 없는 코치인 남편, 늙은 험버트. (p.316)









성적학대의 생존자가 반드시 부서진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비극적인 결말만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당한 성적 학대는 그 희생자의 미래를 아예 다른 식으로 틀어버릴 수 있다는 거다. 만약 도리 페이지에게 아버지의 성적 학대가 없었더라면, 그랬다면 도리 페이지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메인 주에서 뉴욕 주에 있는 바사대학으로 진학한 것은, 순전히 학업 때문이었을까? 데니에게 형제가 많아 부럽다는 얘기를 했던 그 이면에는, 나에겐 나를 이 상황으로부터 꺼내줄 형제가 없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게 아닐까. 가장 아름다운 학생으로 그리고 가장 똑똑한 학생으로 소문난 채 학교에 다니면서 그녀의 내면은 얼마만큼 많은 걸 감당하고 겪어내야 했을까.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 내가 보여주는 게 내 전부는 아니라고, 나는 지금 어둠 속에 있다고, 나를 꺼내 달라고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 


뉴욕주의 바사대학까지 가서, 졸업까지 하고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살아보지 못하고 끝내 삶을 마감해야 했던 도리 페이지의 그 다음 생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바사대학을 선택하고 진학하기까지, 그리고 대학 내내 공부하면서, 일년만 더 일년만더, 그리고 졸업까지만, 하면서 그녀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텼던 것은 아닐까. 괜찮아질거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는 아마도 수백차례였겠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생을 스스로 끝내고 말았다. 그것이 그녀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왜 내내 버티다가 이제와서 죽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몇해전 보았던 티비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일이 나왔었다. 어린시절 성적학대를 당했던 여성이 대학까지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버틸 만큼 버텼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루만 더, 하루만 더, 나는 할 수 있어.. 하면서 그렇게 몇 년을 더 살아내었을 것이다. 



누구나 죽는다.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신디 쿰스에게 네 뒤에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 죽기 마련이라고, 네 다음이라고.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도리 페이지도 언젠가는 죽었을 것이다. 기어코 죽음은 도리 페이지에게 찾아왔을 것이다. 죽음에 예외는 없으니까. 그러나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닐 수는 있었다. 데니에게 '여기까지가 도리 페이지에 대한 이야기이다'가 아니라, 그 후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거다. 도리 페이지는 살아서, 살아 남아서 더 긴 이야기를 쓰고 더 화려하고 더 반짝이는 이야기를 쓰고, 아니 어쩌면 그저 소소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를 쓴다 해도, 조용한 이야기를 쓴다 해도, '여기서 끝'은 아닐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인게 너무 안타깝다. 누가 그녀의 이야기를 여기서 끝내도록 만들었는가. 왜 그녀가 여기서 그녀의 이야기를 끝내야 하는가. 우리의 이야기는 언젠가는 끝나지만, 그러나 그 이야기는 최대한 길게 이어져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더 길게, 더 길게.



그러므로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내가, 당신이, 그리고 우리 모두가,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지는 말자고. 누군가에게 '그 사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라는 말을 할 수 없도록 하자. 우리의 이야기는 살아서 계속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더 긴 이야기를 쓰자. 더 긴 이야기를 쓰면서 그 안에 더 많은 승리의 이야기들을 포함시켰으면 좋겠다. 당연히 고통이 있을 것이고 당연히 아픔이 있을 것이지만, 더 긴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기어코 승리를, 성취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는 그 다음으로도 이어진다, 로 계속해서 전해지고 전해지고 전해질 수 있도록. 


나는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인게 너무 안타깝다.



원서를 읽을 때는 소리를 내면서 읽는다. 어쩐지 소리를 내면서 영어 문장을 읽어야 머릿속으로 해석이 더 잘 되는 기분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눈으로만 보면 내가 읽는지 아닌지를 모르겠는 거다. 그렇게 혼자 내 방에서 소리 내어 읽다가, she had finished Vassar and then killed herself 를 읽는데 더 이상 소리를 내어 읽을 수가 없었다. 이미 번역본으로 읽어 아는 내용인데도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났다. 번역본으로는 울지 않았는데 원서로는 내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번,  so that was the story of Dorie Paige 에서 울었다. 왜, 왜, 왜!! 왜 이게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인거야, 왜. 더 다른 이야기가 있어야지, 어째서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는 이게 전부인거야. 그건 불공평해, 그래서는 안돼. 도리 페이지의 이야기를 더 들려줘, 더! 나는 한동안 소리 없이 읽었다. 그러나 마음 속은 한껏 시끄러웠다. 



여러분, 여기까지면 안돼, 더 길게 가자. 우리, 더 길게 가자. 더 긴 이야기를 쓰도록 하자. 우리의 이야기는 더 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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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5-09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흑.. 읽으면서 저도 울었어요.ㅠㅠ

- 2021-05-09 23:35   좋아요 0 | URL
저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 길게 가자. 더 길게 쓰자. 살아남자. 많이 쓰자.

다락방 2021-05-10 10:38   좋아요 0 | URL
너무 이른 나이에 여기까지가 인생이라니 너무 짜증나요. 우리는 오래오래 살아서 오래오래 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래 길게 가자, 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울지말고 힘차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