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려면 아직 좀 더 가야하는데, 정류장에 서있던 마을버스가 막 출발하려고 한다. 나는 냅다 뛰었다. 사실 저 버스를 타지 않아도 괜찮다. 그 다음버스, 그 다음버스를 타도 나는 지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눈 앞에서 버스를 놓칠순 없지. 어느틈에 나는 입밖으로 소리내어 외치고 있었다. 가지마, 가지마!!


내 앞에서 뛰던 아저씨 때문에, 그 앞에서 뛰던 여고생 때문에 버스는 출발이 자꾸 늦춰졌고, 결국 나도 간신히 헉헉대며 그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으학. 감사합니다- 라고 외치며 버스에 타고 숨을 고른다. 크- 아침마다 빡 세...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갈치구이, 계란말이와 함께 밥을 먹고 왔는데 소화가 다 됐네? 버스에서 내린 뒤 까페에 들러 샌드위치를 산다. 그리고 사무실에 와서 커피를 내렸다. 



파트리크는 짙은 레드 와인으로 가득 채운 와인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에리카는 와인 향이 풍기도록 잔을 살짝 돌리고, 코를 잔 안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 입을 다문 채 향을 들이마셨다. 강한 오크향이 콧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발끝까지 쫙 퍼지는 듯했다. 기분 좋았다. 에리카는 와인을 조심스럽게 맛보았다. 입안에서 와인을 굴리며 공기를 약간 빨아들였다. 향만큼이나 맛도 좋았고, 파트리크가 와인에 꽤 돈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트리크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환상적이야!"

"그래, 지난번에 네가 와인 맛을 안다는 걸 깨달았어. 유감스럽게도 난 한 상자에 50크로나 하는 와인이랑 한 병에 수천 크로나나 하는 와인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너도 알 수 있어. 이건 습관의 문제이기도 해. 와인을 제대로 맛보려면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시간을 들여야 하거든."

파트리크는 부끄러워하며 손에 든 와인 잔을 바라보았다. 벌써 3분의 1이나 비어 있었다. 그는 에리카가 스토브에서 요리를 확인하려고 등을 돌렸을 때 그녀의 와인 시음법을 흉내 내려고 애쎴다. 정말 전혀 새로운 와인을 맛보는 것 같았다. 그는 에리카가 했던 대로 와인 한 모금을 입안에서 굴렸다. 그랬더니 갑자기 완전히 다른 맛이 났다. 심지어 아주 약간의 초콜릿 맛, 다크 초콜릿 맛, 다소 강한 레드베리 맛, 약간의 딸기 맛이 섞여 있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굉장했다. (pp.258-259)


















12월에는 약속이 가득차버렸다. 더이상 약속을 잡기 곤란해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약속이 없던 어제. 퇴근한 후 바로 들어가 드디어 와인을 입안에서 굴려보기로 했다. 아 설레인다. 집에 돌아가 옷을 후딱 갈아입고 손을 씻고 식탁을 앞에 두고 앉았다. 와인과 잔을 꺼내두고 흐흣 따랐다. 안주는 밥과 볶은김치였던터라(응?), 와인을 먼저 마셔보기로 했다. 김치를 먹은 후에 와인을 마시면 어쩐지 제대로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나는 언제나 급하게 마시는 사람인지라, 의식적으로 입안에서 굴려야 한다. 와인을 한 모금 입안에 물고, 안에서 굴려보았다. 어떻게 굴리는지 몰라서, 그러니까 굴린다는게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몰라서 그저 와인을 입에 물고 혀를 왔다리갔다리 해보았다. 혀 전체가 찌릿찌릿했다. 뭔가 살짝- 오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거기에서 다크 초콜릿 맛이라든가 뭔 베리..어쩌고 하는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아, 갈 길이 멀구나. 조금 더 연습해야겠어. 와인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집에 와인을 떨어지게 하지 말자. 언제나 쟁여두자. 지금도 책장에는 두 병의 와인이 날 기다리고 있다. 솔직히, 모든 약속을 모조리 다, 취소하고, 매일 집에 가서 와인을 입에 머금고 맛을 느끼고 싶다. 그렇지만...그렇게 되서 결국 와인 맛을 알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그러면 더이상 싸구려 와인을 사마시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싸구려 와인으로 충분히 만족하는데, 앞으로 점점 더, 더더더더 비싼 와인을 마시고 싶어지면 어쩌지? 난....그럴 돈은 없어...그냥 지금처럼 벌컥벌컥 삼켜버리기를 고집해야할까? 그게 사는 방법일까?




에리카는 한숨을 쉬며, 허리가 고무줄로 처리되어 있는 헐렁한 조깅바지와 간밤에 입고 잔 티셔츠를 그대로 입었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시작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오늘밤에 이미 세 코스짜리 저녁식사를 준비하려고 계획했던 데다, 요리로 남자를 매혹하려면 크림과 버터를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요일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이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웨이트 와처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따르겠다고 만 번째로 엄숙하게 다짐했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p.241)



아, 에리카, 사랑합니다. 나 역시 어제부터 108배를 매일 하고 잠들자고 새롭게(!!또 새로워!!) 다짐했던 터다. 그런데 어제는 안됐다. 어제는 와인을 음미해야 했기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 전에는 속히 와인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백팔배를 하지 못했고, 와인을 마시고 나서는 와인을 마셨으니까 하지 않았다. 그렇게 월요일이 지나버렸으니 이를 어쩐다. 에리카도 이미 밝힌 터다. 월요일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이라고. 그러니 다음 월요일부터 시작하자. 그러나 오, 다음 월요일엔 회사에서 전체 회식이 있다. 그렇다면 그 월요일도 그냥 넘겨버릴테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면 다시 그다음 월요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 새해다. 새해에 시작하자. 월요일보다는 새해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더 맞춤하지 않은가! 지금은 일단, 새해가 오기 전까지, 허리가 고무줄로 처리되어 있는 바지와 간밤에 입고 잔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지내자. 새로운 삶을, 2주후엔 시작할 테니까.


아니, 근데, 나 이 책 읽고 처음 알았는데,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는 크림과 버터를 준비해야 하는거냐? 그건 나를 유혹하려고 하는 게 아니란 말이냐, 정녕? 오호라. 



그녀는 잘 때 입는 티셔츠를 벗었다. 티셔츠를 입고 재면 항상 몇 그램 정도가 더 나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지어 팬티도 무게가 나가는지 궁금했다. 아니겠지.에리카는 오른발을 먼저 올려놓았지만 아직 바닥을 딛고 있는 왼발에 체중을 어느 정도 싣고 있었다. 그녀는 점차 오른발에 체중을 실었고, 체중계 바늘이 60킬로그램에 도달했을 때 그대로 멈춰 있길 바랐다. 그러나 아니었다. 마침내 모든 체중을 싣자, 체중계 바늘은 무자비하게도 73킬로를 가리켰다. 그렇군. 그녀가 걱정한 대로, 예상 몸무게보다 1킬로그램이 더 나갔다. 1킬로그램 정도는 더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난번, 그러니까 알렉스를 발견한 날 아침에 몸무게를 쟀을 때보다 무려 2킬로그램이나 더 찐 셈이었다. (pp.240-241)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항상 몸무게를 재고, 오늘도 그랬다. 저울 위에 올라가서 바늘의 눈금을 보는 순간 정확히, 늘어날 줄 알았지만 또 늘어났군, 했기 때문에, 엉엉엉엉, 에리카가 저울과 사투하는 저 장면을 도무지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다. 무게가 또 늘었다고 생각되는 날이면, 나 역시 옷을 벗고 다시 재야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옷을 벗고 재기도 했고. 그렇게 해서 몇그램 정도 빠졌다한들, 어마어마한 숫자가 바뀌지는 않는다. 아, 에리카. 우리 같이 질리안 마이클스 언니를 만날까요, 진득하게? ㅜㅜ
















난 이제 이 언니의 dvd 가 어디에 가 처박혀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여튼, 새 삶은 새해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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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7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12-1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 왜 태그에 아직도 얼음.공.주.가????

2.저는 평상복도 허리에 고물줄......쿨럭~ ㅠ..ㅠ

3.종로에도 와인빠가 있을까요?

4.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새해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고 살고 있네요....

5.혹시<오래오래>라는 책 읽고 페이퍼 쓰실 생각 없으신가요?
강신주 책에 <오래오래>라는 책이 나오는데 보자마자 다락방님이 떠올랐고
검색해보니 역시 다락방님도 관심이 있으신거 같던데.....
근데 난 왜?? 내가 이책을 읽고 싶은게 아니고
다락방님이 읽고 쓴 글이 읽고 싶은걸까요....하.하.하.

다락방 2013-12-17 11:32   좋아요 0 | URL
1. 저 책의 제목이 얼음공주 니까요. 하하하하

2. 저는 고무줄 조차 없는 항아리 치마를 입기도 합니다. 펑퍼짐한 원피스..( ")

3. 와인바가 있다한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차마 갈 수 없어요. ㅠㅠ

4. 전 늘 세워요. 다이어트..

5. 그 책은 오래전부터 보관함에 넣어두었고, 아무개님의 댓글을 보자마자 <중고알림등록>신청해 두었습니다. 중고로 나온다면 제가 읽고 페이퍼를 쓸 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시간을 정할 순 없습니다. 전 7년전에 산 책도 읽지 않고 있으니까요...orz

2013-12-17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8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9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태백 2013-12-2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혹시 다락방 님이 "이 유경" 작가 님이신가요?

우연히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라는책을 사서 보게되었는데 너무 좋와서 한 5시간을 웹서핑 끝에

겨우 "이 유경" 작가님의 블로그라고 생각되는 곳에 이렇게 찾아 오게 되었습니다.

혹시 맞으시다면 매우많이 영광입니다.

책 너무 잼있게 읽었어요 ^^...

재 주위에 짐승같은 녀석들이 많은데 그 매마른 정서에 불꽃이 될거같아서 설레였고,

그래서 이렇게 불쑥 방명록 남깁니다.

몇권사서 이 짐승들에게 나눠 주고싶어요.

다음책도 언제일지 몰라도 기대하고 물러갑니다. ^^

자주 들러서 눈팅할게요 감사합니다.!




PS. 검색하다가 Tstori 에 "레와 _ing" 다락방님? 친구분 티스토리에 방명록도 남겨보고... (방명록은 수정.)

밤새 뜬눈으로 책읽고 잠을청할려니 다락방님의 책속에 나오던 블로그 이야기 때문에 여기저기 뒤지다

드디어 오게 되었습니다.

흑... 이제 뒹굴거리로 가야겠습니다.

다락방 2013-12-22 00:19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제대로 찾아 오셨습니다. 다섯시간이나 걸리셨다니, 참 죄송하네요. 책에 주소를 넣는걸 제가 꺼려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네요.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책으로 내면서 여러가지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책이 재미있어 친히 찾아와주시는 분도 계시고..전 오늘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다음 책을 낼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누군가 기다려준다는 생각을 하니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헤헷 :)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one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1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혼자 하는 식사는 자유로워서 좋다. 내가 원하는 시간, 내가 원하는 메뉴를 정할 수 있고, 얼마만큼의 시간을 이 식사에 투자할 것인지도 내가 결정할 수 있다. 그건 그것대로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식사를 하는것이 즐거울 때가 있다. 좋은 사람과 좋은 메뉴, 그리고 함께 하는 이야기와 웃음들이 행복을 선사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같은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충족된 기쁨을 준다. 내가 맛있어 하는 이것을 당신도 맛있어하고, 함께 이것이 맛있으니 이야기는 더욱 무르익을것 같다.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자와 나와 비슷한 입맛을 가진자와 동시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면, 어쩔 수없이 후자로 기울고야 만다. 먼 길을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 나는 언제나 그 길을 내 친구 D와 함께하고자 한다. 그 친구가 지도를 잘 보고 내가 길을 묻는등의 역할 분배도 그렇지만, 우리는 그 낯선곳에서 '이것 먹자' 라고 했을 때 '그래 좋다'라는 답을 서로 할 수 있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잘도 먹는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다는 즐거움이 이 책에도 잘 나타나 있다.


"내가 자랄 때는 외가나 친가의 온 가족들이 브런치를 먹으러 모일 때가 많았어요. 베이글과 훈제 연어, 참치, 다른 훈제 생선과 키쉬를 먹었지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모두들 모여 있다는 건 참 좋아요." -일라이 서스맨 (p.30)


언젠가 [무한도전]의 '못친소'에서 김제동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부시시 일어나 함께 아침을 먹는데 김제동이 '아 좋다' 한거다. '다같이 모여서 아침을 먹으니까 좋다' 며. 혼자 먹는게 나빠서가 아니라, 정말이지 가끔은, 소중한 사람 여럿과 함께 먹고 싶어지니까. 그 때 행복함이 물씬 생겨나기도 하니까.


언젠가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파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내 집으로 초대하는 것. 그들이 내 집에 도착했을 때, 초대받은 모두가 서로를 아는 사이인 건 아니지만, 이 파티를 계기로 서로 알게되고 친근해졌으면 좋겠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다면, 그들이 서로를 싫어할 리 없을 것 같다. 우리는 한데모여 즐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거창한 파티를 준비하려는 게 아니다. 한 테이블에 모인 사람 모두가 둘러 앉아 술과 음식을 한껏 즐기며 이야기 나누고 싶은거다. 따뜻하고 정겨운 저녁 식사 한 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책장을 넘기다가,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식사 장면이 등장하는 것 같아서 행복해졌다. 아, 이렇게 말이야, 이렇게.





내가 초대할 인원은 열명이 조금 넘어갈 것 같은데, 그렇다면 흐음, 음식을 서빙할 도우미가 있어야 할까. 잠깐 생각해 보았지만 우린 서로가 서로의 도우미가 되는 것이 파티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이 테이블에 어떤 음식들이 놓이면 좋을까. 이런 음식들이면 정말이지 좋지 않을까.









하아- 이 사진들은 예술이며 고문이다. 음식 사진만 화면에 꽉 찬 게 아닌데도 얼마나 맛있을까 침을 흘리게 만드니 고통스러워. 이 모든 음식들을 내가 다정한 벗들을 초대할 저녁 식사 메뉴로 내고 싶은데, 나는 요리 머저리..도무지 자신이 없다. 이 책에는 당연히 혹은 친절하게도 레시피가 나와있다. 그러나 나와있다고 다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재료중에 한두가지 이상씩은 꼭 외계어(다진 붉은 러시안 케일 1다발 p.32, 아루굴라 4컵 p.74)같은 게 등장해서 멘탈이 잠시 멈추고, 그나마 이건 가까스로 준비할 수 있겠다 싶으면 무슨 오븐을 몇 도로 예열을 해놓고 어쩌고 해야하고...



위의 사진은 <스페인 오믈렛 토르티야>인데, 이건 큰 마음 먹고 언젠가 한 번 만들어 보리라, 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러다 이내, 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저 남자의 거친 손을 보며, 아 젠장, 이런거 만들어주는 남자가 나 좋다고 하면, 그 때는 앞뒤볼것 없이 확- 결혼해 버리는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닌가! 나는 늦잠자고 부시시 일어났는데, 아침에 저렇게 스페인 오믈렛 토르티야를 내게 내민다면, 우와- 진짜 짱행복할 것 같다. 마음놓고 잘난척할 수도 있겠지. 나, 이런거 아침마다 먹어, 라고.



사진 한 장 한 장이 아름다운데, 오, 아름다운 문장들도 툭툭 튀어나온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툭, 툭.



색깔이 예쁘고 맛이 신선한 이 샐러드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송가와도 같아요. (p.35)


이런 낭만적인 문장의 주인공인 샐러드는 이런 비쥬얼이다.



뭔가 진짜 여름의 송가 같다. 크-  몇 개의 문장을 더 옮겨보자면,


어느 날 로마의 노천카페에서 완벽한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이 오래된 열망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 순간 그녀는 이 세상 어디에서나 삶은 머그잔과 프렌치 프레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p.50)


매년 7월 말, 뉴햄프셔야 있는 호수 주위로 야생 블루베리가 익을 때가 되면 우리 가족은 블루베리를 따서 잼을 만들었어요. (중략) 아침에 리코타 치즈와 함께 통밀 토스트에 발라 먹거나 요거트에 넣어 먹어보세요. 일 년 내내 여름을 간직하는 좋은 방법이에요. (p.60)



브루클린과 코펜하겐에서의 저녁 식사 모임을 찾아간 이 책의 저자 '네이선 윌리엄스'는, 그러나 '여유있는' 사람들만 찾아갔던 건 아닐까 싶다. 가끔 그들이 요리하는 환경이 혹은 거주하는 환경, 밥을 먹는 그 환경이, 지나치게 '환상적' 이란 느낌이 들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들과 내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은, 그림속의 한 장면 같지 않은가.






내가 이렇게 안살어서 그렇지, 사실 저게 그렇게 꿈의 공간은 아닌건가. 얼마든지 저렇게 살 수 있나? 암튼 이쁘다. 


아, 저녁 식사를 초대하게 되면 빠지지 않고 꼭 생굴과 연어를 차려두고도 싶다. 화이트 와인과 함께하면 대박이지 않을까. 이렇듯 정갈한 연어를 보노라니 당장이라도 집어 먹고 싶어..



물론 내가 가장 먹고 싶은건, 바로 이 구운 토마토 였다.



이건 뭐 보기만 해도 미쳐버릴 것 같아. 술도둑..될 것 같다. 와인도둑.. 하아- 이런것들을 차려두고 멋진 남자들을 단체로 불러서 함께 술을 마시고 깔깔거리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그들을 초대할 때, 내 집에는 방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다. 화장실도 물론 여러개 였으면 좋겠고. 그나저나 저 토마토 옆의 메뉴는 레몬을 올린 닭가슴살인가, 뭐 그런 이름인데. 저것도 좋아 보인다. 히융 ㅠㅠ 매일 이것들을 먹기만 하고 회사에 출근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구나.



아름다운 음식과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진들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펼쳐져서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책장에 꽂아두고 간혹 꺼내보면 훈훈한 기분이 될 것 같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보다 더 좋은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을 다 보고나서야 2권을 예약판매중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아, 이게 앞으로 계속 나오는 시리즈라면, 나는 이제 어쩌면 좋아. 계속 정기적으로 돈을 지불하게 되겠구나. 이 사진들을 보느라고.


아 빨리 돈 모아서 커다란 집을 하나 사야겠다. 방이 많은 커다란 집. 부엌도 커다란 집. 그래서 파티를 하고 싶다. 배터지게 먹고 마시고 싶다. 웃다가 너무 좋아서 울고 싶을것 같은, 그런 밤을 만들고 싶다. 내 시선이 어딜 향해도, 그곳에 소중한 사람들의 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욕망을 부채질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 를 줄 게 아니라면, 이 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 물론 두 권 다 줘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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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12-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베트의 만찬이 떠오르네요.

다락방 2013-12-16 18:04   좋아요 0 | URL
저 메피스토님의 이 댓글 보고 으응 이것은 뭣이냐 싶어 검색하고 책을 오늘 구매했습니다. dvd 는 책을 본 다음에 생각해볼 예정입니다. 메피스토님이 말씀하신 건 책인가요 영화인가요?

Mephistopheles 2013-12-17 10:09   좋아요 0 | URL
둘 다지요.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책을 나중에 접했지요...

레와 2013-12-1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븐온도는 내가 맞출테니, 락방은 얼른 집을 사도록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책 소개글에 보면 나무가지에 빵반죽을 말아서 모닥불에 둘러앉아 구워먹는 장면이 나와요.
만드는 과정이 너무너무너무 간소한거야!! 이게 말이돼!!!! 어!!!!!
나는 빵 한번 만들라치면 부엌이 온통 밀가루 범벅이 되는데...ㅡ.ㅜ


무튼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다락방 2013-12-16 18:05   좋아요 0 | URL
나무가지에 빵반죽..모닥불..난 못봤는데 ㅎㅎ

음식이 잔뜩 차려지면 냄새도 정말 좋겠죠? 모두들 술마시고 꽐롸되는 밤을 만들자 움화화화홧
 

 

 


 

 

 

 

 

 

 

 

 

 

 

 

 

 

 

에리카에겐 사랑하는 여동생 안나가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치르고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려고 와있던 중, 에리카는 안나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부모님의 집을 팔아서 그 돈을 반 씩 나누어갖자는 거다. 부모님이 이 집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는 에리카는, 안나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이런 제안을 하다니, 그건 안나의 뒤에서 안나를 조정하는 루카스 탓이라고 생각을 한다. 에리카는 루카스가 싫었다. 동생이 왜 그 남자와 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린 두 자식들을 돌보는 것은 다 안나의 몫이었고, 안나는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빼빼 말라가기만 하는데, 루카스는 전혀 도와주려고 하질 않았고 늘 자기 이익만 생각했으니까. 네 삶의 주인은 네가 되어야 한다고 에리카가 안나에게 몇 번이고 말해보지만, 안나는 그런 언니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잔소리로 여기며 대화를 하고 싶어하질 않는다. 에리카에겐 집을 팔지 않을 권리가 없어, 어쩔수없이 집을 경매에 내놓기로 하는데, 그 집의 가격이 어느정도나 되는지 보려고 부동산 중개업자가 찾아왔을 때, 루카스가 갑자기 방문한다. 에리카는 그런 루카스가 꼴도 보기 싫어 집의 단점들을 하나씩 중개업자에게 말하고, 이 일은 장점만 부각해서 높은 값을 받으려던 루카스의 분노를 산다. 루카스는, 에리카가 짐작했던 것보다 더 '무섭고' '끔찍한' 남자였다.




그녀는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한 채로 서 있었다.

"다시는 그런 짓 하지마, 알아들었어? 날 바보로 만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 조심하라고!"

루카스가 단어 하나하나를 너무 세게 발음하며 으르렁거린 나머지 그녀의 얼굴에 침이 튀었다. 에리카는 얼굴에 묻은 그의 침을 닦아 내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그녀는 소금기둥처럼 움직이지 않고 선 채로, 그가 집에서 나가 사라져 버리기를 조용히 기도했다. 놀랍게도 루카스는 그렇게 했다. 그는 그러쥐었던 그녀의 목을 놓고 돌아서서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에리카가 안도의 한숨을 깊이 내쉬려던 찰나, 루카스가 한 걸음 만에 돌아와서 다시 그녀 앞에 섰다. 그는 에리카가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입술을 눌렀다. 루카스는 그녀의 입술을 강제로 벌려 혀를 집어넣으면서 가슴을 꽉 쥐었다. 에리카는 브래지어의 언더와이어가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그는 씩 웃으며 돌아서서 문으로 나간 뒤 겨울 추위 속으로 사라졌다. 에리카는 차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는 벽에 등을 기댄 채 바닥에 맥없이 주저앉아서 넌더리를 내며 손등으로 입을 닦았다. 루카스의 키스는 목 조르기보다 더 위협적이었다.(pp.142-143)



목조르기를 당하고, 강압적인 성폭행을 당하고나서야 에리카는 안나가 루카스로부터 왜 빠져나오지 못했는지를 알게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안나가 자기 의지가 별로 없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폭력적인 남편과 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에리카는 운다. 이 무서운 일을 자신은 이번에 처음 당했지만 안나는 매일 당하고 살테니까. 이 무서운 남자를 어쩌다 한 번 만나는 게 아니라 안나는 함께 살고 있으니까. 그 지옥같은 생활이 짐작되어 에리카는 운다. 그동안 보냈을 지옥같은 시간과, 앞으로 보내게 될 지옥같은 순간들이 짐작되어 에리카는 운다. 그 고통속에 동생과 조카들이 있기 때문에 운다.




 에리카는 몸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두 팔로 다리를 감싸 안고 무릎에 머리를 기댄 채 울었다. 자신이 아닌 안나를 위해. (pp.142-143)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을 완전히 알 수없다. 내가 누군가를 만나 속깊은 이야기를 나눈다한들, 그것이 그 사람을 구성하는 전부일 리는 없다. 게다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엔 상대가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우리는 상대가 하는 말만 듣고 판단해야 하고, 상대의 표정을 보고 짐작하는 것, 그게 전부다. 이 사실이 지독하게 끔찍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쁜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돕고 싶어도 '알아야' 도울텐데, 알지 못하면 도울수도 없을텐데. 상대가 내게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알 수가 없을텐데.



다음번에 여동생이 집에 오면 여동생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에리카가 안나 때문에 울던 장면에서 책장을 덮고, 어떻게 이야기할지를 떠올려 보았다. 에리카가 울었던 장면 까지를 이야기해준 다음에, 동생에게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고 말을 해야할 것이다. 물론 네가 어디에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바람이지만, 혹여라도 누군가가 너를 아프게 하거나 상처를 준다면, 네가 그것 때문에 고통스럽다면, 감추지 말고 바깥으로 드러내라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테니 나에게 얘기하라고. 물론 이런 얘기를 하면 동생은 무슨 소리냐며 콧방귀를 낄지도 모르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혼자 고통을 느끼며 몰래 흐느끼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잔인한 지옥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길이 도무지 보이지 않고 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낄 때,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구조를 요청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겠지만, 손을 뻗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지 않는 동생에게도 이렇게 얘기하고, 조카가 좀 더 자라면 조카에게도 말해야겠다.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너를 후려치려고 하면 반드시 나에게 말을 하라고.

 

 

자꾸만 에리카가 우는 장면이 생각난다. 안나 때문에 우는 장면이. 자신이 잠깐 동안 루카스로부터 그 공포를 맛보고, 그걸 매일매일 당하고 있을 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고통을 당하는 것도 끔찍하지만, 누군가 공포를 당할거란 걸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얼마나 더 끔찍한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무서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안나 때문에, 안나가 그렇게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에리카 때문에.

 

 

 

책 속에서 에리카는 와인의 맛을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다. 에리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파트리크는 와인을 사들고 에리카를 방문했던 날, 에리카가 하는대로 입안에서 와인을 굴려보다가 그 맛에 놀라고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미칠듯이 와인을 마시고 싶어져, 어제 부랴부랴 마트에 나가 와인을 사가지고 왔다. 집에도 그제 사다 놓은 와인이 있었는데, 반 병 밖에 남질 않아 모자랄 것 같았고, 나는 뭔가 모자란 건 정말이지 딱 질색이라, 나가서 두 병을 사가지고 온 것. 저녁에 친구들을 만날 약속이 있었는데, 다녀온 뒤 집에서 혼자 와인을 마셔야지, 생각했었다. 입 안에서 굴려봐야지. 나는 너무 꿀떡꿀떡 삼키니까, 오늘은 입 안에서 굴려봐야지. 뭔가 다른 게 있나 느껴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신이 났었는데, 친구들을 만나 소주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칵테일을 마시고 집에 돌아왔는데........눈 떠보니 오늘 아침이었다. 하아- 와인을 마시지 못하고 어젯밤이 지나가 버렸........................제대로 기억도 나질 않아 ㅠㅠ 내 토요일 밤은 어디로 간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술 마신 다음날은 역시 내가 끓인 신라면이 짱이다. 해장엔 최고!

 

 

 

 

(이십대 중반에 나도 얼음공주 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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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숨 2013-12-16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밤은 다크사이드로 사라졌지만 포도주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둘 다 없어졌다면(저는 종종 그렇습니다) 정말 슬픈 일이지요. 자, 그만 아쉬워하고 월요일 밤의 건배를!

다락방 2013-12-16 18:06   좋아요 0 | URL
오늘은 또 우울 쩌는 월요일이니까 포도주를 제대로 마셔볼 수 있겠죠! 안그래도 얼른 집에 가서 포도주 마실 생각에 들떴답니다. 하하하하, 안주는 김치볶음과 두부입니다. 아하하하하. (치즈도 있긴해요.)

아무개 2013-12-1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엥? 다락방님이 얼음공주? 엥????엥???????

2.습관적으로 폭력에 계속 노출이 되다보면
절대 거기에서 벗어 날수 없다고 자포자기 하게되죠.
그러면서 나름의 방어기제로 나는 어찌저찌하여 이렇게 살수 밖에 없다.
나름 우리 남편도 괜찮은 면이 있다...이렇게 스스로 세뇌하면서....

3.토일 이틀연속 엄마가 해준 시래기 감자탕과 소주를 마셨더니
꽤 한동안은 감자탕은 못먹을듯....

4.아침에 삼양라면으로 해장하고 왔는데 왜 벌써 배가 고픈걸까요 ㅜ..ㅜ

다락방 2013-12-16 18:08   좋아요 0 | URL
1. 방점은 '얼음' 이 아니라 '공주' 에 찍어주세요. 쿨럭.

2. 참 어려운 문제죠. 본인이 거기에서 나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말씀하신 대로 습관적으로 폭력에 계속 노출되면 의지 자체가 희미해질거고요. 그런참에 누가 계속 나와 나와 하는게 곧이곧대로 들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 아 속상해요.

3. 시래기 감자탕과 소주라니....아 미치겠네요. 먹고싶어..그치만 오늘밤은 김치볶음과 와인을 먹을텝니다. 후훗

4. 아침은 원래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거 아니던가요. 뭐 점심도 저녁도 다 그렇고요. -0-

단발머리 2013-12-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다가 새벽 3시에 일어나, 다락방님 글을 읽고는 잠이 확 깨서 무서워하다가, 겨우 다시 잠들었어요.
아침에 다시 이 페이퍼를 읽었어요. 나는 이 책은 못 읽을 거 같아요.
다락방님이 인용해주신 부분만 읽어도 너무 무서워서....

"대부분의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지 않는 동생에게도 이렇게 얘기하고, 조카가 좀 더 자라면 조카에게도 말해야겠다."

이 부분 너무 좋았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을 때에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네 편이다. 너를 지지한다' 이런 메시지를 계속해서 줘야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거든요.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내가 모르는 어떤 상황속에서 힘들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 라면 중에 신라면이 짱인데, 집에는, 라면이.... 없네요, 얼음공주님! ㅋㅎ


다락방 2013-12-16 18:11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시리즈더라고요. 2권도 있고, 2권에서는 여자주인공과 형사가 결혼해서 사건을 풀어가는가봐요. 궁금해져서 오늘 주문했어요. 사실 읽으면서는 읽고 팔아버려야지 생각했었는데, 다 읽고 나서는 계속 갖고있기로 결정했어요.
우리,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계속 주의깊게 관찰하도록 해요. 도움의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알아챌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아, 정말이지 사람들이 고통없이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폭력은 가장 시급한 문제고요. ㅠㅠ

아니, 신라면이 왜 집에 없나요? 저희집엔 언제나, 늘!! ㅎㅎ

2013-12-16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6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울 2013-12-1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끓인 신라면!!

부디 이번주에는 그런일이 많이 생기지 않게...해주옵시고.. ...얼음같은 해넘이모임만...가득하게 몸을 보살펴주시옵고...^^

다락방 2013-12-16 18:13   좋아요 0 | URL
오늘은 드디어! 와인을 입에서 굴려볼랍니다. 저도 와인맛을 느낄 수 있을까요? 아하하하.
그나저나 이번주에 그리고 다음주까지 계속 술약속이 있어서 큰일이네요. 하하하하.

왜이렇게 라면이 또 먹고싶을까요? ㅜㅜ

Mephistopheles 2013-12-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공주겠지요.

다락방 2013-12-16 18:13   좋아요 0 | URL
여기서도 물론 방점은 '고기' 가 아니라 '공주'에 찍히는거죠?

Mephistopheles 2013-12-17 17:50   좋아요 0 | URL
예.............................................(정녕 그리하길 원하신다면...훗!)

네퓨타 2013-12-22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 이 다음편인 프리처를 먼저 읽고 얼음 공주 읽어야 겠구나 다짐 했는데, 요기서 이렇게 얼음공주를 만났네요. 빨리 읽어야 겠어요.

다락방 2013-12-23 13:25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프리처 구매해놨습니다. 저는 좀 뒀다가 읽으려고요. ㅎㅎ
 
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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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비행기와 기차 혹은 배나 버스를 탈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오랜 시간을 들여 갈 수도 있다. 걸어서 도착하는 것도 한 방법일텐데, 이렇듯 다른 여러가지 방법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면, 나는 누군가에게 '이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 으로 보이겠지만, 실상 내가 누구인지 가장 잘 말해주는 건, 이 목적지에 '어떻게' 왔느냐 일것이다.

 

나는 이 책, <얼음공주>를 읽으면서 목적지와 목적지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자꾸만 생각해보게 됐다. 이 소설의 배경은 작은 어촌마을이고, 이곳에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 책속의 주인공 에리카는 희생자가 자신과 어린시절 각별했던 친구였던지라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형사와 함께 이 사건을 풀어나간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것, 이 이 책의 목적지라고 했을 때, 그러니까 이 책을 단순히 '추리' 라고 봤을 때 이 소설은 그다지 대단할것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러나 작가는 살인사건 하나를 풀어내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려고 했으면서, 실상 더 많은 사소한 일상들을 곳곳에 심어놓았다. 부인에게 질려서 언제고 부인 곁을 떠나고 싶어하는 남자가 그 마을에 있고, 사랑이란 감정만 믿고 남편에게 맞고 사는 여자가 있다. 결국 그 살인사건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얘기하려고 하면서도, 한 여자에게 호감을 품고 설레임을 받아들이는 남자를 보여주고, 와인을 입안에 넣고 굴려 그 맛을 음미할 줄 아는 여자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인물들과 이야기들 사이사이, 나는 이 작가를 점점 더 마음에 들어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든거다.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건, 내가 지금 여기 서있다는 자체가 아니라, 여기에 오기까지 어떤 길을 걸었느냐 하는 것이라는.

 

게다가 주인공 에리카는 너무나 나를 닮아서 정이 팍팍 든다.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즐기다가 몸무게를 재고 절망하는 게 그렇다. 와인을 입안에 넣고 굴리면서 행복해하는 것도 그렇고, 남자를 초대해놓고 어떤 속옷을 입을까 고민하는 것도 그렇다. 호감이 가는 남자와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 걸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문제들에 직면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도 그렇다. 물론 그녀의 해결이 언제나 올바르고 타당한 건 아니다. 때로는 무례하고 때로는 좀 지나치다는 감이 들지만, 그녀는 문제들과 사건들 앞에서 당당하게 마주하고자 한다.

 

대단할 것 없는 추리소설이었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는데, 덮고나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자꾸만 생각난다. 결국 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끝에 있었던 거겠지만, 이 작가가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떤 방향을 보고 있는지는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에 나와있었던거구나. 주인공 에리카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서-물론 다른점도 많다. 이를테면 끼니를 잊을 때가 더러 있다는 것 따위- 정다운 소설이었는데, 마지막, 결국은 아내로부터 몰래 도망치는 데 성공하는 남자를 보는 것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어촌 마을의 한 사람인 조연이 지긋지긋한 아내로부터 도망가는 내용은, 이 소설의 사건과 끝에 이르기까지 연관이 없다. 쓰지 않았어도 내용 전달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적어 주었기 때문에, 나는 이 작가를 조금 더 잘 알 수있게 된거다. 묵묵히 걸어서 혹은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서 우리 모두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일들을 마주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그 각자의 몫이 내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한 작가에 대해 궁금해져서 다음 작품을 찾아 읽어보려는 것도 결국은, 결말에서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결말에 이르기까지 그 작가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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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게 좀 있었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출근길 버스안에서 계속 그 일에 대해 생각하다가, 내가 내릴 정거장이 되어 카드를 찍고 문 앞에 섰다. 버스는 멈췄는데 문이 열리질 않는다. 나는 문 좀 열어주세요, 라고 기사님께 큰 소리로 말했고, 기사님은 문을 열어주시면서 "내리기 전에 벨을 누르세요!" 하셨다. 나는 속히 내리며 당연히 내리기 전에 벨을 누르는건데 왜 저런 말씀을 하시는걸까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 내가 벨을 누르지는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안눌렀구나. 내가 벨을 누르질 않았어. 맙소사. 하도 열심히 생각했더니 벨을 누르는 걸 잊어버렸어. 헐.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벨 누르는 것도 잊을 정도로 생각을 하다니...


그렇게 지하철 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직 생각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건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읽자, 생각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책 속에서 이런 구절을 만났다.



비 때문에 눈이 질퍽해지자, 에리카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제한 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운전했다. 실수로 들어간 히싱엔에서 빠져나오느라 거의 30분을 허비한 그녀는 이제 우데발라로 향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그제야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에리카는 우데발라 북쪽의 토르프 쇼핑센터에서 E6로 빠진 뒤 맥도날드로 차를 몰았다. 그녀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채 치즈버거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나서 곧 고속도로로 들어섰다.(p.54)

















아니... 이여자, 뭐야? 나는 버스에서 내릴때 벨 누르는 걸 잊긴 하지만, 맙소사, 끼니를 잊은 적은 없다. 아니 어떻게 자신이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사실을, 꼬르륵 소리가 나야 그 때 비로소 알 수있는 거지? 아니, 그게 가능해? 나로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이 된다. 


나는 매 끼니를 중요하게,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끼니를 거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텐데, 나는 끼니때를 조금 넘기기라도 하면 신경질이 나고 화가 나고 우울하고 초조해진다. 어떻게든 빨리 늦지 않게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그 때는 모든 판단들을 똑똑하게 내릴 수가 없다. 내 실수는 대부분 배고플 때 일어난다. 이건 우리 식구들 중에서 아빠와 나 그리고 여동생이 비슷한데, 우리는 굶어본 적도 없으면서 굶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나는 더한데, 몇 년전에 한의원에 가서 이런 증상을 얘기하며 '이런 저는 저혈당이나 저혈압 뭐 이런걸까요?' 라고 닥터에게 묻자, 나를 진료한 닥터가 '저혈압 같은거 없고요, 락방씨는 신경성인것 같은데요. 굶는거에 대해 신경쓰는거죠' 라고. 헐. 이런것도 있나. 뭔가 부끄럽고 챙피했는데...어쨌든 나는 매끼니가, 한 끼 한 끼가 무척 소중한거다. 사람의 수명을 백년이라고 봤을 때, 그마저도 한 살부터 스무 살까지는 주로 주는대로 먹게되지 않는가. 내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니. 그렇다면 내가 먹고 싶은걸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건 고작해야 팔십년 밖에 안되는거다. 그 팔십년의 끼니를, 고작해야 팔십년의 끼니를 나는 놓치고 싶지 않다. 어느 한 순간도. 내가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그 수많은 날들 속에서도 '굶기'를 선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나는 그 팔십년의 끼니동안(그래봤자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나 많아 졌으므로 남은 세월이 또 줄었다), 거르고 싶지 않고 맛없는 걸로 먹고 싶지도 않다.


'실버스타 스탤론'과 '산드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 <데몰리션 맨>은 미래가 배경인데, 실버스타 스탤론은 과거로부터 잠들어 있다 깨어난 상황이었다. 모든 삶들이 기계로 대체가 가능한데, 섹스조차 실질적인 몸의 접촉 없이 기계로 하던터라, 이에 실버스타 스탤론이 분노하며 산드라 블록에게 실제로 입을 맞추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산드라 블록은 그걸 처음 경험해보고 놀라워하고 좋아하는데, 나는 만약 끼니에 충분한 한 알의 알약이 세상에 나와도, 끝까지 음식 먹기를 고수하는 1人이 될 것 같단 생각이 오늘 들었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를 후후 불며 먹는 걸, 노릇노릇하고 기름이 좔좔 흐르게 삼겹살을 굽는 걸, 한 손에 나이프를 쥐고 한 손에 포크를 쥐고 스테이크를 써는 걸, 가끔은 포기김치를 손가락에 고춧가루 묻혀가며 좍좍 찢어먹는 걸, 정말이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점차로 알약으로 끼니를 때우기 시작한다면, 나는 인터넷으로 '음식 먹기 모임' 을 만들어 최대한 버틸 수 있는데까지 버텨가며 내 눈으로 음식을 보고, 내 코로 음식의 냄새를 맡고, 내 입 안에서 혀로 굴려가며, 내 이빨로 씹어서 음식을 삼키고 싶다. 내가 배 부르려면 내가 직접 음식을 씹어 삼켜야 하고, 내가 취하려면 직접 내 입을 통해 알콜이 들어가 혀 곳곳에 흔적을 남겨야 한다. 















음식은 위로다. 아니, 맛있는 음식은 위로다. 애인이 위로가 되는 순간도 분명 있지만, 그건 나를 폭 안아주거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거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눈을 맞출 때, 그 때뿐이다. 음식은 애인보다 더 빈번히 나를 위로한다. 무려 하루에 세 번이나 위로하니까. 그러니 애인하고는 헤어져도 밥하고는 못헤어지는 게 아닌가.


그런 끼니를, 밥 먹는 것을 잊다니! 배가 꼬르륵할 때야 내가 오늘 아직까지 아무것도 안먹었구나, 하는 걸 알다니. 맙소사. 이건 말도 안된다니까, 정말. 물론 나도 인간인지라 밥맛이 없었던 적은 있다. 그러나 그 때조차도 밥 먹는 걸 잊지는 않는다. 나는 밥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밥을..........




어제 퇴근 후 백화점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엄마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저녁 메뉴는 묵은지닭볶음탕. 어때 땡기지?>


나는 저 문자를 받은 그 시점부터 안절부절, 백화점에 갈 일은 다음으로 미루고 집으로 곧바로 갈테닷. 하고 퇴근후 고고씽, 가면서 동료에게 '나 묵은지 닭볶음탕 먹으러간다' 이러면서 신나게 나섰다. 묵은지 닭볶음탕이 기다리는 홈, 마이 해피 홈, 마이 스윗 홈, 너무 좋아. ㅠㅠ 완전 맛있어서 기절할 뻔했다. 엄마는 내게 너 백화점 들렀다 온다고 하지 않았니? 물으셨고, 나는 엄마에게 이렇게 답했다.



아니, 나 백화점 가게 할 거였으면 묵은지 닭볶음탕 해놨다는 문자를 보내면 안되는거지! 점심엔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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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12-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아무리봐도 토리코의 세계관과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시다면 "토리코"로 검색을 해보아요.)

다락방 2013-12-12 09:53   좋아요 0 | URL
검색해 봤습니다. 무려 토리코는 '미식 헌터' 로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크아이즈 2013-12-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될 수 있으면 안 먹으려고 노력해야 돼요. 부종에다 급격한 살찜 현상ㅠ
하지만 그게 어디 되간디유?

요리에 관심 없는 저, 오쿠 찜기 사서 편하게 요리 비슷한 거 하는데, 맹탕에겐 딱이네요.
특히 장아찌 종류요. 다락방님은 요리해주시는 엄마가 옆에 계시니.^^*

다락방 2013-12-12 13:22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ㅠㅠ 저야말로 이렇게 매 끼니를 미친듯이 먹어대면 안되는 그런 육체의 소유자입니다. ㅠㅠ 그런데도 역시나 끼니때마다 유혹에 굴복당하고 말아요. 흑흑.

제 여동생도 오쿠 장만하고 엄청 이것저것 해보며 좋아하던데, 오쿠는 신의 기계인가봐요. ㅎㅎ
저는 요리도 못하는데 엄마랑 같이 살아서 입이 호강입니다. 전 계속 엄마랑 함께 살고 싶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작나무 2013-12-1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래서 다락방의 음식공감이 출간되어야 하는 겁니다.

다락방 2013-12-12 14:42   좋아요 0 | URL
그건 독서공감이 12쇄를 찍으면 그 때....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13-12-12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ᆢ 묵은지닭볶음탕! 진짜진짜 먹음직스러워요.

다락방 2013-12-13 08:53   좋아요 0 | URL
아흙 행복했습니다 프레이야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