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다. 두 번의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 아빠의 입원도 그리고 수술도 처음은 아닌 터라 그렇게 걱정되거나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아빠를 두고 돌아다오는데에는 눈물이 나더라. 게다가 전신마취와 극도의 고통으로 인해 일시적 치매가 찾아올 거라는 간호사 선생님의 얘기도 들은 터라 걱정은 더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엄마는 내내 우셨다. 우리는 모두 남동생네 집으로 갔는데 남동생네 집에 가니 지난번과는 또 다르게 훌쩍 성장한 아가 조카가 방긋 웃으면서 제 할머니를 할미 할미 따라다녔다. 우리는 또 모두 함께 웃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누군가의 존재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은데 또 어느 누군가의 존재는 점점 커진다. 아빠가 수술을 무사히 받고 나오시길 바라고 회복되길 바라면서 그간 아빠에게 내가 너무 못된 딸이었던 것 같은 생각에 괴로워졌다. 그런 한편 내내 울던 엄마가 아가 조카의 존재에 웃는 걸 보면서 시간이 흐른다는 단일한 진실 앞에 오직 인간만이 저마다의 이유로 상실과 고통 그리고 행복과 축복을 느끼는구나 했다. 그리고 여기, 죽음을 앞두고 있는 윌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런 윌을 지켜보는 루이자의 이야기를 읽는다.



지난주 우리가 읽어야 할 분량에서 드디어 루이자가 윌의 안락사 결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루이자의 마음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찾아오며 괴로워진다. 영어로 천천히 읽었기 때문일까. 그간 나는 윌에게 정이 들어버려서, 이 결정을 알게 되는 루이자 때문에 울고 싶어졌다. 이제 어떡하지. 나보다 더 윌에게 정들었을 루이자를 어떡하지. 그런 한편, 오늘 출근하면서는 번역본으로 이번주 할당량을 시작했다. 윌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자식의 사고와 그리고 안락사 결정을 마주하는 엄마의 마음.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지점이었다. 그러니까 자식의 죽음이 고통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이 자식이 나에게 그저 지금의 어른 윌로서만 보이는게 아니라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마주쳤던 수많은 순간들과 그 순간들이 가져온 그 수많은 감정들, 그 모두가 윌이었던 거다. 윌의 엄마에게는. 그런 엄마가 윌의 안락사 결정을 듣고 그 결정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때, 그 때는 어째야 하나. 나는 오늘 이어폰을 통해 이 책을 들으면서 또 울고 싶어졌다.




몇해 전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책이 잘 쓰여진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재독을 하면서 '잘 썼구나' 했다. 무엇보다 내 팔과 다리를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과 불편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당사자가 아니면 이렇게나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구나. 루이자는 윌을 지켜보면서 윌의 불면에 대한 걸 알게 된다. 다음날 피로가 겹겹이 쌓인 눈을 보며 루이자는 생각한다. 밤에 잠이 안와도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그저 누운 그대로 그 밤을 지새야 하는 것에 대해서. 불면은 그 자체로도 불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인데, 그런데 오로지 뜬 눈으로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불면을 맞이하는 것은 얼마만큼의 불편일까. 그러게, 미처 생각도 못했어.


어제 친구는 이 영화의 어느 한 클립을 보내주었다. 영상 속에서 루이자는 슬픔과 서운함으로 윌을 두고 돌아서고 있었다. 나는 남겨진 윌을 생각했다. 저기에 저렇게 저 사람 두고 가면 어쩌라는건가. 오늘 아침 읽은 책의 분량에서도 엄마가 윌을 두고 나오면서 자신은 자신의 마음대로 윌을 두고 나올 수 있음에 대해 언급한다. 그저 돌아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조조 모예스가 보여주고 있다. 조조 모예스, 잘 썼구나.



이 책을 같이 읽는 친구와 윌의 선택에 대해 얘기 했었다. 윌의 입장에서는 안락사가 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데에는 우리 둘다 뜻을 같이했지만, 그리고난 후 뻗어나가는 생각들은 다른 방향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윌의 선택을 이해하고 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장 아메리의 자유 죽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만약에 나라면? 을 내게 물었을 때, 나는 바로 단호하게, 고민 없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택할 거야' 라는 답이 나왔다. 그러나 이 답은 나온 후에 그대로 머물지는 못했다. 그 다음에 대해서는 윌과 나의 상황이 달랐으니까.


윌은 부자였다. 자신이 일을 잘 해서 벌어들인 돈도 있지만 애초에 부자였다. 돈을 많이 가진 그리고 사회적 지위도 가진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윌이 치료받고자 한다면 그 모든 지원을 해줄 부모가 윌에게는 있었다. 지금도 윌의 부모는 간호사를 고용하고 그리고 이야기를 나눌 정신적 파트너인 루이자도 고용한다. 윌의 부모는 윌을 위해서 병원비도 대줄 수 있고 집에 별채를 마련할 수도 있고 윌을 위해서라면 최상의 도움을 줄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윌이 삶을 선택한다해도, 윌의 마음만 아니라면, 문제될 게 없는 거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달랐다. 내가 윌과 같은 상황에서 삶을 선택한다면, '그 다음은?'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거다. 나는 윌의 부모와 같은 부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내가 윌만큼의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해, 나는 돈이 없다. 윌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지원을 나는 받을 수 없다. 나는 좋은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고 나를 위해 일해줄 좋은 간호사나 보호사를 고용할 수도 없다. 설사 고용할 수 있다 해도 어느 순간 그만둬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진 돈은 윌만큼이 아니니까 윌만큼의 질적으로 좋은 간호나 케어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주변 그러니까 가족 구성원중에 누군가가 나를 케어해야 할 것이다. 나를 케어할 돈도 나 대신 누군가가 벌어야 할 것이고. 내가 선택한 삶은 나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의 돌봄 노동과 경제 노동을 필연적으로 불러올 것이다. 그것도 보통의 경우보다 더 심하게, 더 많이. 그렇다면 내가 선택한 삶은, 그것이 더 나은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살고자 함으로써 다른 누군가에게 더 고통스러운 삶을 준 것은 아닌가. 아니 그래도 사랑하는 네가 살아있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해, 그렇게라도 살아줘, 라고 언제까지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다 보면, 내가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나는 나 아닌 사람들의 힘든 시간들을 지켜보면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내 결정에 후회하게 되진 않을까?

막상 다른 가족을 놓고 본다면 나는 기꺼이 돌봄노동과 경제노동을 자처하겠지만, 그러나 내가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마음이 몹시 불편해진다.

아 몹시 괴로워지는 것이다. 



예전에 원수연의 만화 <풀하우스>에서 여자주인공 '엘리'가 자신의 집에 이미 살고 있는 '라이더'(주인공들 이름 정확히 기억 안남)를 보며 이렇게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 것을 찾는게 당신 것을 빼앗는 것이 되었네' 라고. 내 삶이 결국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아 버리게 되는 거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소중하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 몹시 괴로워진다.



책 산 얘기나 해보자.

책을 샀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은 일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평이 별로 좋지 않았던 걸 기억해 제껴두고 있었는데 최근에 이 책이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됐다. 오, 소설이었어? 흐음 그렇다면 읽어보자. 내가 생각하기에 내 독후감도 그 분과 별다를 바 없을 것 같지만(보면 소설 읽은 감상이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도 히틀러 관련 해서 하나씩 뽀개보자.


《가치 있는 삶》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마리 루티'의 책이다. 마리 루티의 책이라면 그간 두 권을 읽었고 지금은 마리 루티의 책 《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을 읽고 있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다. 다만, 다소 온건한 것 같아.. 그 점이 살짝 아쉽지만...


《오늘을 잡아라》는 장바구니를 결제하기 바로 직전, 짧게 이 책을 읽다 감상을 남기신 알라디너 b 님 덕에 부랴부랴 구매하게 됐다. 평소 신뢰하는 리뷰어분이라 뭐 고민할 게 없었다. 


《정치적 올바름》은 강준만의 책. 그간 읽어본 강준만의 책들이 나는 좋았고 이번 책도 어쩐지 그럴 것 같다. 아직 읽어본 것도 아니지만,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나 짜증에 대한 언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러나 '이렇게나 정치적으로 올바른 나'에 취하는 건 너무 싫은데, 바로 그 지점을 얘기해주지 않을까 싶다. 나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그 사람을 신뢰한다, 그렇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피씨한 나, 에 취한 인간들이 너무 싫다.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는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뭐, 다른 책은 안그랬냐마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일전에 읽고 아마도 뭔가 감상을 남겼을텐데, 내가 그 때 놓친게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볼라고 다시 샀다. 제기랄..


《숭배와 혐오》도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물론 다른 책들도 읽기 싫지만 산 건 아니다.


《어두운 시대의 삶》은 한나 아렌트 라서 샀다. 한나 아렌트 일단 닥치고 사고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도서관엘 갔다. 내가 사려고 한 책들이 이미 품절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는 이런 책들을 빌렸다.


















《감겨진 눈 아래에》는 여자가 군대에 가는 단편이 있다고 해 어떤 이야기를 하나 싶어 빌려왔다.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은 짐작하건대,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악과 게으름 그리고 멍청함과 연관된 글일 것 같아서 빌려왔다.


《중독 사회》와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는 둘다 구매할 의사가 이천프로 였는데 품절이어서 빌려왔다.




그리고 또, 다른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나란 사람... 


댓글(53) 먼댓글(0) 좋아요(5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그레이스 2022-10-12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수술 잘 받으시고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래요!

다락방 2022-10-14 10:0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님. 첫번째 수술 잘 마치셨고 두번째도 잘 이겨내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따라쟁이 2022-10-13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도할게요.

다락방 2022-10-14 10:01   좋아요 3 | URL
여러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첫번째 수술 잘 마치신 것 같아요. 두번째도 잘 이겨내시라고 기도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다 포기) 맨 첫 장만 읽고 포기했다. 스마트폰을 주운 남자가 그 폰의 배경화면에 있는 커플중 여자쪽을 보고 탐스러운 머릿결, 너무 예쁘다, 폰이야 남자 것이니 안돌려줘도 그만이지만 이 여자랑 어떻게 알고 지낼 수 있을까 방법 생각하는게 너무 스트레스여.. 이런 남자의 마음 따위 안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2-10-08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 책은 왜 사신 것일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10-08 14:43   좋아요 1 | URL
문제는 저도 제가 이 책을 왜 샀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

라로 2022-10-08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책 제목이었군요,,,ㅎ

다락방 2022-10-08 15:32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왜 샀능지능 모르겠지만 읽으려고 시도했다 포기했어요 ㅎㅎ
 

어제는 하루종일 히틀러를 생각했다. 유대인을 학살했던 잔인한 인간이라는 것 외에 그가 채식주의자이며 동물을 사랑했다는 것,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는게 없었는데,《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를 읽고 나자 그가 왜 그런 사람이 된건지 궁금해진거다.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으니 이래서일까 저래서일까 추측할 수도 없었지만, 나름대로 그가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만 나름의 결론으로 내릴 수 있었다. 내가 종종 글을 쓸 때 게으르고 멍청하면 악과 연결된다고 밝히곤 하는데, 이게 요즘 내가 아주 자주 생각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사소한 게으름-이를테면 쓰레기통 찾기 싫어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것-같은 게으름도 길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그 상황은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면 길은 지저분해지고 다른 사람들은 쓰레기 때문에 불쾌해진다'까지 생각하지 않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하지 않으려하는 멍청함에 기인한다고 나는 보는 거다. 쓰레기를 만들어낸 사람이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그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버려야 한다. 지금의 내 귀찮음과 내 기분 때문에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 그것은 사소할지언정 게으름이고 멍청함이다. 악이다. 몇해전에 나는 '무지는 죄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고나서였다. 토마스는 다른 여자랑 섹스를 하고난 후였다면, 아내에게 돌아오기 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어야 했다.


 무지는 죄다 (aladin.co.kr)


어제 하루종일 히틀러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러나 한 나라의 지도자였으며 그를 따르는 추종자가 많았는데, 멍청하다는 내 생각이 맞는 것일까? 를 생각했다. 누군가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하는게 아닌가?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영부인을 보면 그들은 똑똑한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하지 않나? 멍청한데 어떻게 한 나라의 우두머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고 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게 하는거지? 여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거다. 그렇다면, 히틀러는 똑똑한건가? 어제 걸으면서도 생각한거였다. 그러다 일전에 읽었던 소설 《낫씽맨》생각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불이 환하게 밝혀지는 것 같았다.



☞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가 옳았다. (aladin.co.kr)
















《낫씽맨》은 잡히지 않고 있는 연쇄살인범이 나온다. 아동일 때 연쇄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책으로 쓰게 되고, 그 책이 궁금해 사서 읽은 연쇄살인범은 성인이 된 작가를 역시 죽여버려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오히려 작가는 이 책을 씀으로써 연쇄살인범을 잡게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메세지가 나온다. 연새살인범은 결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사회에서는 커다란 악을 행한 범죄자에 대해 괴물이라니느 끔찍하다느니 하면서 주시하지만, 그러나 그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게 된 건, 다른 식으로 업적을 이루어서가 아닌 누군가를 죽여셔야 가능했다는 것. 그가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그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바로, 낫씽맨 이라는 것.



짐 도일의 삶을 짧게 축약하자면, 그는 전반적으로 별 볼 일 없는 남자였다. 그는 자신이 시도한 모든 일에 실패했다. 군대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경찰에서 진급에도 실패했고 경비로 일했던 슈퍼마켓에서조차 해고당했다. 내가 아는 한, 그가 죽은 날 아내의 얼굴에 난 상처들은 또한 그가 남편으로서도 실패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의 딸이 남은 생을 그가 진정 누구였는지 알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또한 아버지로서의 실패도 보장한다. 그를 아는 모든 이가 그를 싫어했고, 육체적으로도 그는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

반대되는 정보가 부재하는 것으로 보아, 그의 범죄 동기는 전형적연쇄살인범 동기 1번, 여성 혐오인 듯하다. 그가 여자들을 싫어한 이유는 그들이 그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그조차도 평범하다. 닥터 위어가 지적했던 대로, 낫씽맨은 연쇄살인범에게 특히 잘 맞는 이름이다. "그를 찾아내면, 아마 그가 사실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지에 대해 충격받게 될 거예요." 그녀는 내게 말했다. 그녀가 옳았다. -p.352



그녀는 이제 점점 더 크게 말하고 있었다. 더 강해 보였고, 자신의 요점을 명확히 하려고 팔을 휘둘렀다. "우리는 그들이 잡혔기 때문에 그 이름을 아는 겁니다. 이 남자들은, 그들은 살면서 다른 어떤분야에서도 무엇을 성취하거나 특별히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그들은 따분하고 별 볼 일 없는 실패자들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 점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낫씽맨 역시 그렇다는 걸요. 경찰은 그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고 해서 그를 그렇게 부르지만, 저는 그것이 그의 실체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릅니다. 낫씽. 별 볼 일 없는 사람, 실패자. 그리고 저는 그의 정체를 밝혀서 그 점을 증명하고 싶어요." - P163



"연쇄살인범에 매혹되는 건 괜찮아요." 그녀는 수업이 끝나고 자신의 연구실에서 내게 말했다. "나도 그러니까요, 분명히. 그들은 매혹적이죠. 우리와 똑같이 평범해 보이는데 우리는 결코, 절대 하지못할 짓을 저지르니까. 하지만 그들은 특별히 지적이지 않아요. 경찰보다 더 똑똑하지도 않죠. 데이비드 버코위츠 알아요? 샘의 아들?

그는 자신이 저지른 한 범죄 현장에서 주차 딱지를 떼는 바람에 잡혔죠. 그들은 지루하고, 평범한 실패자들이에요. 우리 모두가 10대쯤이면 그럭저럭 익숙해지는 세계에서 제대로 생활하지도, 사랑하지도, 자기들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지도 못하는 남자들 항상 남자들이지는 않지만 주로 남자들 - 이고요. 이들은 흑마술사가 아니에요. 특별한 기술이 있지도 않죠. 사람들은 그들이 잡혔기 때문에 우리가 그 이름들을 안다는 사실을 잊는 것 같아요. 사실, 그들에게서주목할 유일한 부분은 그들이 세상에서 앗아간 것들이죠. 그 희생자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건 그들의 이름이에요." - P293



나는 닥터 위어에게, 그녀가 아는 사실을 바탕으로 낫씽맨은 어떨 것 같은지 물었다.

"맙소사." 그녀는 말했다. "나한테 소위 ‘프로파일링‘을 시작하게하지 마요. 하지만 이 말은 할게요. 그는 지루할 거예요. 지루하고평범하고 별 볼 일 없고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결혼생활도 대단치 않을 거예요.

정말로 잘하는 것도 없을 테고, 너무나 지루하고 성취감 없는 직업을가졌을 테고요. 그런 직업으로는 암 치료도 못 하겠죠. 근본적으로, 그는 사람들을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사실 외에는 그다지 보잘것없을 거예요. 낫씽맨은 연쇄살인범에게 특별히 잘 들어맞는 이름이에요, 이브, 그를 찾아내면, 아마 그가 사실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지에 대해 충격받게 될 거예요." - P297



나는 히틀러에 대해 모른다. 그러나 히틀러를 위의 낫씽맨에 적용해도 바로 들어맞지 않는가 싶어지는거다. 그가 유대인을 학살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모를 것이다. 그가 수많은 인간을 죽여서야 비로소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은 무얼 말해주는가. 그는 결국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는 가진게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 아닌가. 소설 속 남자가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을 혐오하는' 여성혐오자였다면 히틀러는 그 개인적으로 단독적으로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죽인게 아닐까.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열등한 인간을 죽인다는걸 보여줌으로써 그 잔혹성으로 사람들을 옆에 있게 만들고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그 잔혹함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옆에 있는 그런 사람. 자신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옆에 둘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힘이 사라지는 순간 옆에 있는 사람들도 없어질 사람이라는 것. 그렇다면 그는 결국 아무것도 아니지않나.



여성혐오자들 그리고 여성대상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기를 무시해서, 자기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위의 낫씽맨속 연쇄살인범은 좋은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길은 살인이었고. 여자들이 나를 안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 좋아하게끔 자신이 노력을 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까, 내가 이런 모습이 되면 될까, '생각을 하고' 그런 모습을 갖추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서 지금의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부터 좀 더 달라지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저 사람과 알고 지내고 싶고 친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도 그 책을, 영화를, 음악을 들어보면 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얼마전에 SNS 본건데 누군가 짝사랑하는 상대와 어떻게든 대화하기 위해 그 사람이 언급하는 애니매이션이며 책을 다 보았더니 자기가 정말 그걸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 했다. 그거다. 상대가 깔끔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나는 매일 씻으면 된다. 그 씻는 성실성을 보이면 설사 상대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해도 깔끔한 내가 남는다. 그러니까 내가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설사 그 관계가 이어지지 않아도 성실하게 노력해서 이만큼이 된 내가 남는다는 거다. 그런데 이걸 안한다. 귀찮으니까. 저 사람이 뭘 좋아하는걸까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왜 나를 안좋아해!'라고 자기 기분만 생각하는 그 멍청함은 상대를 해한다. 


히틀러에 대해서 궁금해서 나는 앞으로 좀 더 읽어볼 참인데, 나는 히틀러도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음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다른 식으로 이름을 날리기 위해서라면, 다른 식으로 사람들에게 자기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식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옆에 있게 하려 했다면, 그는 '생각하고' '노력을 해야' 했을 거다. 이를테면 미친듯이 그림을 그린다든가 해서 예술에 자신을 들이붓는 일이 있을 수 있겠고 혹은 평소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행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밑에 사람을 부려 다 죽여버리는 일보다 결과는 사소하고 에너지는 더 드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는 소련의 비밀경찰인 '레오'가 주인공이다. 진짜 살인범을 찾는것보다 살인 누명을 씌워 살인없는 나라로 만드는 비밀경찰들. 레오는 자신이 뿌듯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고 진짜 범인을 찾고자 한다. 그런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데, 아내를 처음 만난 순간과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레오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좋아하고 회상하기 좋아하는 낭만적인 시간들이다. 그러나 나중에야 아내에게 그 때의 기억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내는 비밀 경찰인 레오에게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없어 데이트를 하고 결혼까지 하게된 것. 



나는 히틀러를 생각하면서 히틀러의 아내를 생각했다. 그는 레오의 아내처럼, 히틀러가 무서워서 결혼한걸까. 그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히틀러의 아내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의 아내와 비슷한 포지션인것 같다. 바라보는 눈과 방향이 비슷한 사람. 



히틀러를 읽어야겠다.

아니 제기랄, 게으름과 무지와 악에 대해 꽂혀 있었는데(요즘 이 생각을 진짜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눈앞에 나타난 히틀러 어쩔... 인생 뭘까?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10-05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차일드44 내용과 히틀러의 아내, 그리고 이장의 아내...소름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그러더라구요.
‘유대인혐오에는 단지 유대인혐오만 있는게 아니다‘라고요.
여성혐오도 여성혐오 그 이상이 있겠죠. 혐오하는 사람들은
그 이상을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그 공간에 있는게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끔찍해서가 아닐까싶네요.

다락방 2022-10-06 07:38   좋아요 2 | URL
여성혐오를 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여성혐오만 하지는 않겠죠. 자신보다 약자를 혐오하는 마음은 다른 약자를 향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혐오야말로 멍청함의 상징이죠. 조금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혐오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텐데 그저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 저지르는 행동들은 저는 멍청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그의 아내에 대해서라면 저는 이미 자기들 기분과 욕심 말고는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사건 있었을때도 걱정 하나도 없이 집에서 술이나 퍼마셨을 것 같아요. -.-

blanca 2022-10-05 1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하루종일 히틀러를 생각했다...아, 이 문장에서 역시 여긴 내가 있을 곳이야, 라고 생각했어요.

다락방 2022-10-06 07:39   좋아요 1 | URL
아이고 너무 좋네요, 블랑카 님. 저는 블랑카 님의 리뷰나 페이퍼 올라올 때마다 그게 너무 좋아서 아, 역시 문학을 읽는 사람은 이렇게 다른 글을 쓴다! 하고 감탄하는데 말이죠. 블랑카 님, 읽고 쓰기를 멈추지 마세요!!

- 2022-10-05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재자가 되는 법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있는 데 그거 1편이 히틀러예여. 전 히틀러에 대한 지식은 딱 그 영화 한편이 전부인데... 그는 분명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그냥 여성혐오자 였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 말대로. 근데 그런 종류의 인간을 옹호하는 논리도 되게 비슷하네요. 1차대전을 겪으면서 힘들어서 그래. 신자유주의 때문에 힘들어서 그래. 그리고 그런 선택적인 처지에 대한 이해력과 공감이 남성에 한정 된 것도 되게 웃기고요.
아, 역시 대단한 글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악의 게으름> 그리고 악을 옹호하는 이들의 게으름까지. 대 사상가 다락방!! 최고!!

다락방 2022-10-06 07:42   좋아요 3 | URL
히틀러에 대해서라면 저는 아는게 없지만 쟝님 말씀대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가장 강한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들의 편에 서서 약자를 어떻게든 혐오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누구나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상처들을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임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왜 어떤 사람들은 악으로 표출될까요? 역시 저는 게으름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요. 멍청함과 게으름으로 다 설명이 가능해지는 부분 같아요.

어제부터 마리 루티의 책 <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좋네요. 자꾸 푸코가 나와서 미치겠어요. 그런데 마리 루티는 푸코 보다 라캉이 좋대요. 아니, 또 라캉은.. 뭐여... 하아-

- 2022-10-06 08:3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제게도 그게 궁금한 이유이고 제 공부가 시작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프로이트에 기댔죠. ㅋㅋㅋㅋ 나는 왜 그것들을 참거나 두고볼 수가 없었나...ㅋㅋㅋㅋ 지금도 여전히 그 분노를 긍정적으로 풀기 위해 나를 다스리는가…. 어쨌든 저는 똑똑한 걸로 ^^
마리루티 책 저도 누가 선물해줘서 그 책을 살펴봤는데요, 엄청난 천재 대천재 더라고요. 라캉은 다락방님 즐겁게 읽으신 <여성괴물>에서 프로이트와 함께 바바라 크리드가 대차게 까는 프로이트의 적자인 것 같고… 루티는 정신분석학을 전공했으니 아무래도 라캉을 더 좋아할 거 같긴해요. 저도 라캉은 전혀 거의 몰라요. 그냥 상징계... 정도만 기억하고 있고… 저의 근본없는 직관에 의거하면 푸코는 사회학(권력)과 더 관련이 있고 라캉은 심리학(욕망)과 더 가까운 쪽인데 루티카 라캉이 더 좋다고 하면 정신분석 전공했기도 했겠지만… 뭔가 그 쪽이 더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데 이로웠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루티 책 온 것 같은 데 몰아서 뜯으려고 안 뜯고 있어요…. ㅋㅋ
전… 라캉까지는 안갈래요. 크리스테바로 충분함…

다락방 2022-10-06 08:56   좋아요 1 | URL
‘책의 논점이 진행되면서 주인공이 푸코에서 라캉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 두면 좋을 수도 있겠다. 푸코는 첫 두 장에서 펼쳐지는 신자유주의 비판과 책 중간의 주요 주제인 (이성애) 여성 주체성의 무감각을 설명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지만, 나는 언제나 푸코 보다는 라캉 쪽이다. 푸코보다는 라캉이 행위주체와 자기결정권self determination의 여지를 더 남겨두기 때문이다.
둘 다 포스트구조주의에 속한다고 아는 독자들에겐 의외일 수 있지만, 학계의 통념과 달리 라캉의 이론은 이성애가부장제를 매우 능란하게 비판한다.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마리 루티, p.56


저도 라캉 까지는 못갈것 같고요, 아니 어떻게 가, 나 히틀러 가야 돼 ㅋㅋㅋ 아무튼 근데 마리 루티가 저렇게 말했어요. 라캉의 이론은 이성애가부장제를 매우 능란하게 비판한대요. 이성애가부장제를 비판하는 프랑스 남자 철학자라니.. 좀 궁금해져 버리는 것. 안돼, 궁금해하지맛!! 그만 궁금해하잣!!

- 2022-10-06 09:04   좋아요 0 | URL
하,. 부장님은 어디까지 똑똑해질텐가....... 부장님은 심지가 굳세시기 때문에 히틀러.... <악의 게으름>에 대해서 더 탐구하셔야 할테니까, (악을 들여다 보다가 악을 닮을 것 같지 않으셔가지고요 ㅋㅋㅋ) 너무 멀리가지 말고.. 일단 악에 천착해주세요.... 욕망의 라캉은 단발님 드리도록 할까요? ㅋㅋㅋ 포트노이 좋아하시는 분이니까...
아 진짜 너무 책 읽고 싶어요. ㅜㅜ 너무 읽고 싶다. 미치겠다. (ㅠㅜ)
저 루티 신간 소개글 보고 눈물을 흘렸잖아요.... 한나 아렌트 나오는 거... ㅋㅋㅋㅋ 우리의 공부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데 분명한 건 천재인 사람들도 다 우리가 보고 있는 뭔가를 알아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저 어려운 말로 조리있게 쓰셨을 뿐...)

프레이야 2022-10-05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미 부분, 대한민국의 아내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의 아내. 오자 수정 바랍니다 다락방 님. ^^
쾅쾅! 좋아요 누르는 소리입니다.

다락방 2022-10-06 07:43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 님, 지적 감사합니다. 덕분에 얼른 수정했습니다. 후훗.

mini74 2022-10-05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큐멘터리에서 히틀러의 아내 본 기억이 나요. 동반자살하기 전에 정식으로 결혼했죠. 그의 블론디란 개보다 낮은 위치랄까 ㅠㅠ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이란 책도 재미있답니다. 일명 히틀러의 기미상궁들이라고 할까요 ㅠ

다락방 2022-10-06 07:45   좋아요 2 | URL
저도 찾아보니 히틀러의 아내와 히틀러가 같이 산 시간이 얼마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고 자살했다고.. 아니 .. 무슨일인가 싶어서 역시 히틀러를 좀 읽어봐야겠다 싶어요.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은 일전에 잠자냥 님 백자평에서 안좋은 감상 본 것 같은데, 잠깐만요, 찾아보고 올게요.

맞네요, 잠자냥 님이 별 셋 주셨던 책이네요. ㅎㅎ
앗, 저는 이 책 사실을 기술한 것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었군요? 오오...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아놔.. ㅎㅎ

2022-10-05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 감각의 가벼운 추리소설집.
내 타입 아님. 완전 아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의 저자 '정혜선'은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덴마크로 공부하러 떠난다. 내가 그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세계시민학교, 호이스콜레에 가 배우기로 한 것. 


호이스콜레의 교육 목적은 다음 세가지로 정리된다.

삶에 걸친 계몽, 대중 교육, 민주주의 소양 교육. 덴마크가19세기에 호이스콜레를 만들고 지금까지 세금을 투입해 학교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국민이 무지에서 깨어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 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 - P279


대부분이 십대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인 학생들이고 한 학기에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은 백명, 게다가 이 학교는 이 백명이 모두 한 기숙사를 사용한다. 그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거나 티비를 시청할 수 있는 커먼룸이 있고 그러니까 수업을 들을 때도 그리고 수업에서 벗어났을 때도 언제나 누군가와 계속 함께 있게 되는거다. 젊은이들인만큼 모든 하루 일과가 끝나면 파티를 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데 저자는 처음에 그것에 적응이 되지 않아 혼자 방안에 있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학기 끝에는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데 어쩌면 환경 속에서 사람은 자연스레 변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는 그렇게 살아본 적 없기 때문에 하는 말일 수도 있겠구나.


교육 과정은 대부분 프로젝트나 토론이어서 자꾸 그룹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게는 이 수업 과정이 전반적으로 너무 힘들어 보였다. 한 학기동안 나는 어떤걸 연구할까 생각하고 또 수업을 들으면서 그에 맞게 발표하고 다른 이들의 질문을 듣고 토론하는 일등은 주입식교육에 찌들어있는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싫은 것인데, 주인공은 어려워하면서도 그걸 너무 잘해낸다. 마지막에는 일본 학생들과 위안부 문제를 수업시간에 토론하고 나중에 일본 학생이 '우리 그걸 좀 더 얘기해보자'고 해서 일본학생들과 한국학생들만 따로 모여 그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그들과 이야기를 잘 하기 위해서라도 위안부를 비롯한 국내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 외국으로 공부하러 갈 때도 훨씬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다. 누군가 내 나라의 사정을 물었을 때 내가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것 보다는 아는 걸 말해주는 게 훨씬 나와 상대에게 도움이 될테니까. 외국에 나가서 외국말로 공부하고 젊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교류하는 건, 얼마전에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을 생각나게 했다. 두 저자 모두 나이 들어 혼자 외국으로 훌쩍 떠났고 젊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교류하고 그 과정을 써냈는데, 다 읽고 나면 정혜선의 글이 훨씬 더 좋다. 정혜선은 마지막 후기에 자신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친구들 모두에게 책으로 내기 전 이메일을 보내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너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될텐데 괜찮겠니, 라고. 그렇다고 답을 한 친구들의 이야기만 썼고 답을 보내지 않은 친구들에 대해서는 싣지 않았다고 한다. 


한학기를 마치고 다시 한학기를 더 다니면서 조교도 하고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정혜선은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몸에 질병이 찾아온 것. 그리고 그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지리산 대안학교에 가 교사를 하고 있다고.


지린산의 대안학교 교사를 한다는 것도 내게는 완전히 색다른 길이었고 덴마크의 시민학교에 가 배움을 받고자 하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 학생들은 모여서 기후 위기에 대해 얘기하고 성평등에 대해 얘기하고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할 일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며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운다. 세상 어딘가에 이런 가르침과 배움이 있다니, 그런데 여태 내가 모르고 살았다니. 세상엔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어서 지금껏 이렇게 세상은 유지되는가 보았다. 


수업에서도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항상 같은 얼굴을 보고 같은 얼굴과 지낸다는 게 내게는 좀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이 때는 참 좋았다.


그는 더 이상 매콤한 한국 음식을 보며 신나하던 표정이 아니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커먼룸에는 스크린이 설치되었다. 학생들은 의자를 한쪽으로 밀고 매트리스를 바닥에 가져와 깔았다. 이제 한 손에는 베개를, 다른 손에는 맥주캔을 거머쥐고 밤을 새며 미국 대선 결과 보도를 볼 것이다. 새벽 5시쯤 되면 정말 매튜에게 슬픈 날이 될지 아닐지밝혀질 것이다. - P264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설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어떡하지 라는 대화들을 하다가 미국인 학생과 그 친구들이 함께 대선결과를 보는 거다. 밤을 새면서. 이게 너무 좋았다. 이런건 같이 봐야 제맛이지!

















나는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너무 좋다. 이 책,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는 히틀러의 잔혹한 짓을 알게되어 그 존재를 알게된 책이지만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한 건, 자신이 히틀러의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들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 '잉그리드 폰 울하펜'은 엄마의 사랑은 물론 아빠의 사랑도 충분히 받지 못했고 그래서 언제나 엄마의 사랑을 갈망한다. 어느 순간 엄마는 자신을 보육원에 버려두고 편지만 주고받으면서 살기도 한다. 엄마 나 좀 데려가주세요, 라고 편지로 아무리 애원해봤자 엄마는 데리러 오지 않고, 나중에야 자신이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된다. 친딸이 아니고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본격적으로 찾아나서게 된 건 오십대가 되어서였다. 장애청소년을 돕는 일을 하면서 만족을 느끼고 살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 것.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치는 레벤스보른의 기록을 많이 삭제했고 게다가 그것이 독일 내에서만 이뤄진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잉그리드는 자신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거다.


레벤스보른은 나치의 순수 아리아인 혈통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순수 아리안인이 우수한 혈통이고 좋은 피이기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세상을 지배하려고 했던 것. 나치 친위대 백인 남성들에게 혼외 정사를 가지라고 권유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정부가 힘껏 지원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거나 우수함이 보이지 않을 경우 살해도 마다하지 않았다. 독일은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주변국들로부터 아이들을 납치한다. 순수 아이라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급을 나누고 그중에서 가장 우수한 혈통으로 보이는 아이는 나치 친위대 부부에게 위탁하는 거다. 자, 키워라. 그러니 나중에 그 프로젝트를 알게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걸 알게된 이 사람들은 그제야 자신이 누구인지 혹은 자신의 뿌리는 누구인지 찾으려해도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거다. 


잉그리드는 끝내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그 점에 대해 아쉬워하긴 하지만 예순이 넘어 드디어 자신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알아내었고 그 과정에서 친절하게 자신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느끼고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제 나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했다. 그것도 내가 들어본 적조차 없는 언어로. 더군다나 유고슬라비아는 이제더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철의 장막의 마지막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해체된 뒤 몇 개의 신생국들로 쪼개졌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한단 말인가?

나는 게오르크 릴리엔탈의 말을 믿기로 했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써서 안내를 부탁했다. 나는 내 과거를 찾는 여행 내내, 비틀거리며내딛는 걸음마다 기꺼이 내게 시간과 지식을 내줄 사람들을 만나는행운을 누렸다. 그들 중 릴리엔탈 박사가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길잡이였다. 그는 내게 베를린에 있는 독일 정부의 두 부처에 편지를보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외무부와 내무부였다.

나는 그의 도움을 받아 편지를 작성했다. 내 상황을 설명하고 내가 전 유고슬라비아에서 레벤스보른 프로그램으로 독일에 오게 되었으리라는 믿음을 피력했다. 그리고 동유럽의 외무부 및 내무부 직원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내 요청은 무시되었다. 두 부처 모두 퉁명스럽고 비협조적인 답장을 보내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이 제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슬로베니아 정부에 편지를 써보라는 것이었다. 한때 히틀러 제3제국이 지배했던 유고슬라비아의 중앙부에등장한 신생국가에 말이다. - P102



결국은 따로 정해진 우수한 피가 없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진행되었으며 끝맺게 되는 것 같다. 히틀러와 힘러가 주장한 우생학에 대해서라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도 미국 역시 자유롭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언급된다.


피의 순수성을 이유로, 한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위험한 생각은 19세기 말 수십 년 사이에 등장했다. 1920년대 초에는 이런 생각을 기초로 한 ‘과학‘이 서구 세계로 퍼졌다. 이른바 우생학은다른 사람들보다 더 우량한 특질을 지닌 부류가 있으므로, 우수 인종이나 계급은 더 많이 번식하도록 장려하고, 열등한 부류의 번식은통제함으로써 전반적인 인간의 유전형질을 개선하는 것이 당연히옳다고 주장했다. 지금으로서는 충격적인 주장이지만 당시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를 비롯한 저명한 영국 작가들과 현대 피임의 창시자 마리 스톱스, 미국 대통령 우드로윌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까지이런 주장을 지지했다.

우생학 관련 협회들이 속속 생겨났는데 종종 부유한 미국 재단의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1911년 카네기 재단의 후원을 받은 연구 논문의 표현에 따르자면) ‘결함 있는 생식질을 인류로부터 차단할 가장 실용적인 수단‘으로 불임수술과 안락사를 널리 장려했다. - P108


쉰여덟에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기까지 낮은 자존감과 수치심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으로 살아야 했던 다른 레벤스보른 아이의 고백은, 히틀러의 우수한 피에 대한 주장이 왜 틀렸는지를 보여준다.


2001년 쉰여덟 살이 되어서야 군트람은 친아버지가 어머니의 주장처럼 명예롭게 죽은 젊은 군인이 아니라 친위대 소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의 폴란드 서부에 주둔해 있었고, 그 기간에 수만명의 죽음을 감독한 사람이었다. 그는 1949년에 전쟁범죄로 재판에 넘겨져 폴란드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아르헨티나로 달아나서 1970년에 그곳에서 죽었다.


제 아버지는 전쟁범죄자였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모든 걸 할 수있는 사람이었죠. 친위대는 그에게 그런 권한을 줬고요. 아마 어머니는 권력 있는 군인을 사랑했던 것 같아요. 그는 평화롭게 죽었고장례식 때는 옛 동지들이 그의 무덤가에서 오른팔을 올리고 나치식경례를 했죠. 한 번 인종주의자는 영원한 인종주의자인가봐요.


군트람의 이야기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었다. 레벤스보른 시설에서 태어난 그는 ‘인종적으로 순수한‘ 유전자 덕택에 강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자랐어야 했다. 우수 인종의 미래 지도자로 말이다. 그런데 그는 60년 넘게 낮은 자존감과 외로움과 의혹에 시달렸다. 유일한 위안이라곤 다른 레벤스보른 아이들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 P212



자신에 대해 알고 싶고 그래서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 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그들은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에 계속 의혹을 가져야했고 결국 자신이 친위대의 자식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수치스러워했다. 잉그리드 는 나치에 반항했던 사람이 부모였다는 걸 알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일이 이들의 나이 오십에서 육십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을 때 일어나는 거다. 그들의 평생에 걸친 삶,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라는 의혹과 '그렇지만 그냥 살던대로 살자'했던 체념과 '아니야 나에 대해 알아야겠어' 라고 비로소 알아가는 그 시간은 결코 평범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겪어낸 잉그리드는 이렇게 책을 써냈고,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끝을 맺는다.



‘나는 마트코 가족에게서 보통의 가족이 서로 느끼는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너무 오래, 너무 멀리 떨어져있었다. 우리 사이를 가르는 심연은 단순히 언어만이 아니다. 나는슬로베니아어를 모르기도 하지만, 유고슬라비아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 사실 나는 세상을 떠난 의붓동생후베르투스에게 훨씬 큰 친밀감을 느낀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혈연관계도 아니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나치의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리는 깨달음이 있다. ‘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그 생각을 하며 웃을 수 있다. 어떻게 그토록 당연한 것을 이해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나는 평생 육체적·정신적 장애와 씨름하는 아이들과 함께했다. 어떻게 사랑과 인내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보았다. 양육이 모든 것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양육은 언제나 본성을 이길 길을 찾는다.

여러 해 동안 나는 찾을 수 없는 것을 찾느라 내 삶에 그늘을 드리웠다. 우리 모두에게는 원하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의 틈이 있다. 그리고 그 틈에는 회한이 무성하게 자란다. 나는 꿈과 현실 사이,

실망스러운 무인 지대에 오래 갇혀 있었다. 나는 우리가 태생의 조건이 아니라 살아가는 내내 우리가 내리는 선택으로 정의된다는 근본적인 진실을 보지 못했다. - P263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그러니까 나는 누구인가를 궁금해하고 찾아나서고 그리고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는지를 지켜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내가 그간 알고 있던 세계사 지식보다 더 많은 걸 여기서 얻어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릴적부터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에서 자신이 어디에서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를 2차 대전과 독일의 패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는 걸 덧붙이면서 얘기해주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히틀러가 궁금해졌다. 우생학 주장을 하는 것은 미국도 그러했고 세계전체가 그러햇으니 설사 그 흐름에 따라간 것이라고 해도, 그러나 우생학 때문에 다른 많은 인종들을 그렇게나 아무렇지도 않게 죽일 수 있었던 그 생각과 실행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것일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죽여놓고도 발 뻗고 잠이 오나? 그와 보통 사람들의 뇌가 완전히 다른건가. 어디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걸까. 


나는 보통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게 되는게 너무나 분명한 사실인데, 게다가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기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자기에게 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행을 하고 불법촬영을 하고 강간을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내가 들키거나 잡히지 않을 거라는 오만함이 거기에 있고 그 오만함은 무식함에서 나온다. 세상 사람들이 다 자기보다 멍청한 줄 아나? 그 멍청함이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 히틀러는, 어느 부분에서 무엇이 어긋나서 그런 사람이 되엇을까? 그게 너무 궁금한거다. 물론 우생학이 짱이야! 라는 히틀러에게 그렇다면 이런 방법으로 우수혈통을 늘리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실행한 힘러가 있지만, 그러니까 히틀러 같은 사람이 히틀러 하나뿐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그들의 대장이 되어 그 위에 있게 되었다는 것, 그게 너무 궁금한거다. 그래서 히틀러로 검색을 해봤다. 히틀러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그러니까 그의 자라는 과정이라든가 자라면서의 사고방식 같은 것들.

















아니 막 두 권씩 되고 그러면.. 굳이 히틀러를 두 권에 걸쳐서 읽어야 하나 싶고. 그런데 이런 책이 있더라.



156쪽 짜리다.. 

이걸로 읽어봐야겠다.












그, 무슨 책이었더라. 무슨 소설이었는데..아 뭐더라.

그거 보면 책의 마지막에 술집인가 까페에서 히틀러 만나는 이야기 나오는데. 히틀러가 그림을 그렸다고 한 것 같은데.

잠깐만.. 찾아보고 와야겠다. 문학동네 책이었던 것 같은데.


찾았다!!















이 책에는 까페에서 카프카와 히틀러가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히틀러는 화가지망생이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눠본 카프카는 '이 사람 위험한 사람이 되겠는데' 생각햇었다고 한다. 그리고 히틀러를 만난 걸 계기로 카프카는 <변신> 을 쓰게 되었다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 즈음에 이런 언급이 되어있었던 거다. 크- (그런데 이 책 진짜 진짜 어려웠다 ㅜㅜ)


여러분, 소설을 읽읍시다!!



자, 책을 샀다. 짜잔-

















《마틴 에덴》은 알라딘의 ㅈㅈㄴ 님이 리뷰를 넘나 재미있게 써주셔가지고 홀랑 반해서 읽으려고 샀다.

《에티카》는 스피노자가 궁금해지는 바람에 샀고, 스피노자 궁금하다는 내 말에 《스피노자 윤리학 수업》은 친구가 선물해주었다. 아니, 스피노자 궁금해서 책 사놓고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히틀러 궁금해지기 있긔없긔.. 이러지 말긔.. ㅠㅠ
















《한나 아렌트 평전》은 내가 살 책이었지만 친구가 선물해줬다. 세상에, 얼마나 인생을 잘 살면 한나 아렌트 평전을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다.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해.. ㅋㅋ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사고 싶어서 산거 맞는데 그런데 왜 사고 싶었지? 무슨 책 읽다 그런것 같은데.. 기억이가 안난다고 한다.

《엄마들》도 예전에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담아둔 지 한참 된 책인데 마침 중고 나와있길래 잽싸게 샀고 읽었고 잽싸게 팔아버렸다.



연휴를 이용하여 나는 혼자 호캉스를 했는데, 껄껄, 내가 시티뷰도, 마운틴뷰도, 오션뷰도 아닌, 공사장 뷰에 묵었다는 사실은 안비밀!! ㅋㅋㅋㅋㅋ




껄껄.. 내가 웃겨서 공사장뷰네, 사진 찍었는데 나는 또 왜 그래도 좋대? ㅋㅋㅋㅋ

친구에게 사진 보여주면서 야, 내가 묵는 호텔 공사장뷰야~ 했더니 친구가 막 웃다가 '그런데 너 그래도 좋지?' 했다. 나는 "응!!"이라고 답했다.


하룻밤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는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순대국이 너무 생각나(전날 과음..) 순대국 집을 찾아 나섰다. 순대국으로 해장을 하고 한참을 동네 산책을 하고 다시 객실로 돌아오는 길에 스벅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다. 그리고 객실로 돌아와서는 이번주 할당량을 마저 읽기 위해 미 비포 유를 펼쳤다.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 산 아이패드가 준비 되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진 올리고 나니, 누군가는 저기 어지러운 선들 때문에 잔소리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0-04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어지러운 선들 엄청 현실적인데요~? 게다가 공사장뷰라니ㅎㅎㅎ 그래도 호캉스 즐거우셨겠습니다^^
저는 종이책 원서가 여전히 어색합니다. 원서는 킨들로 대부분 읽어서~ㅋㅋ 예쁜 표지로 된 원서면 종이책에 관심이 가겠지만 제가 읽는 책들은 이쁘지 않는 표지들이 많거든요.
스피노자도 읽게 되실텐데 이제는 히틀러까지~ 히틀러는 워낙 관련 작품들이 많습니다. 발 담그시면 읽으실 것들이 많을텐데요ㅎㅎ 작가 정혜선님의 삶은 저도 꿈은 꾸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겠죠ㅠㅠ 그래도 꿈을 꿔야 나이를 덜 먹는 것 같아요. 꿈이라도 꿔야 살아갈 의미가 있을테니까요!

다락방 2022-10-04 09:30   좋아요 2 | URL
원서는 종이책으로 가지려고 하는데요 페이퍼백 특유의 금세 낡아버리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단어 좀 찾아가며 읽으면 책이 금세 낡은 책이 돼요. 저는 그게 참 좋습니다. ㅋㅋ 막 단어 찾고 밑줄 긋고 그러면서 읽어서 온전히 제 책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전 그러려고 원서를 사는건 아니지 .. ㅋㅋㅋ

그나저나 스피노자는 언제 읽죠? 저 한나 아렌트 책도 많고요 ㅋㅋ 스피노자도 읽고 싶고 히틀러도 읽고 싶은데 다 언제 읽죠? 게다가 계속 책을 읽고 있으니 또 알고 싶고 궁금한 사람 또 생기지 않을까요? 저는 평생 누군가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긴 한걸까요? 역시 퇴사가 답인것 같아요. 그렇지만 퇴사하면 호캉스를 못하겠죠. 하하하하하.

2022-10-0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2-10-0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고보니 범죄는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히틀러도 그랬고 다른 범죄도 그 끝이 뻔하지만 동조자들,
협력자들 아니면 적어도 방관자들이 있어야 동력을 얻어 완성되니까요.

공사장 뷰 뭔가 상징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비어있지만 저 곳을 채울 건물을
상상해볼 수 있잖아요. 뭘 상상하든 가능성이 무한히 열린공간^^*

다락방 2022-10-04 10:42   좋아요 1 | URL
정말 그렇죠, 미미 님. 최근의 신당역 살인사건만 보더라도 경찰이나 법관이 다른 식으로 대응했다면 그리고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우리 사회가 여성혐오 범죄에 얼마나 강한 벌을 내리는지를 보여줬다면, 그랬다면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신당역 사건을 놓고 보더라도 거기엔 수많은 동조자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 또 갑자기 빡치네요.. 휴..

앞으로 생길 건물이나 가능성까지 생각해보진 못했는데 그래도 좋았다면... 역시 제 미래는 밝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 미미 님!! ㅎㅎ

- 2022-10-04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ㅇ ㅏ.. 저 선보다는 저 반짝이 에티카가 너무 거슬려요. 저 반짝이 에티카를 사실 줄은 몰랐어요.... 아 나의 미감에 맞지 않는 표지다 정말...

저는 멍청함 보다는 혐오 혹은 멸시의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저 자신도 좀 경계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덕질을 함께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남욕을 함께하는 것이 주는 쾌감과 친밀감이 훨씬 크잖아요? 남자들도 지들끼리 쑥덕대며 여자를 혐오하는 쾌락을 포기를 못하고 나 역시도 미러링 그거 배워보서 똑같이 돌려주니까 어마 무시한 쾌락이 있습디다 ㅋㅋㅋ (물론 여성의 발화와 남성의 발화는 완전히 다르지만요) 그 쾌락을 참아야한다는 도덕적 언설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사람들을 묶어내서 어떤 힘있는 집단으로까지 만들어내는 (정치세력화 하는??) 과정에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한데 모으는 어떤 선동의 기술이 있고...(저는 그게 때로는 정의롭게 -이를테면 박그네를 미워하는...- 작용한다고도 봤는데 이제는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이 점점 기울어져요. 아렌트 읽고 싶음) 한국 사회에서 그것을 최근에 가장 잘한 것은 이준석입니다.

다락방님의 히틀러 읽기 완전 응원합니다. 낱낱이 읽어내주세요~

다락방 2022-10-04 12:47   좋아요 1 | URL
저는 그래서 멍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혐오와 멸시의 쾌락을 쟝님도 지금 말했다시피 함께 싫은 사람 욕하면서 느끼잖아요. 그런데 쟝님, 쟝님은 그 쾌락을 느끼지만 그것 때문에 감옥갈 짓을 선택하지는 않잖아요. 또 대상이 듣는 데에서는 욕하지 않잖아요. 대상이 듣는 데에서 욕을 하면 그건 대상에게 못할짓이라는 걸 아니까요. 그정도를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 지점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 그 쾌락은 쾌락이되, 그러나 이 쾌락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그 지점이 저는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번에 윤석열 만 보더라도 사실 사석에서는 욕할 수 있잖아요. 우린 없는 데에서는 나랏님도 욕하잖아요? 그런데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뱉어버리는 건, 그건 ‘여기서는 하면 안된다‘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멍청함이라고 생각한거예요. 저는 범죄가 이 지점에서 맥락이 이어진다고 봤어요. 내가 불법촬영을 하면, 강간하면, 살인을 저지르면 누군가는 괴롭고 힘이 들것이고 나는 죄인이 될것이며 감옥에 갈것이다 까지 가는게 아니라, 순간 자기 기분에 충실하는 지점이요. 이 지점이 저는 멍청하다고 생각한거거든요. 이게 범죄 심리학에서도 범죄자의 지능은 생각보다 낮다고 말한다는데, 그래서 저는 범죄심리학도 좀읽어보고 싶고요. 물론 범죄가 일어나는 지점은 위에 미미님과의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그 멍청한 한 사람과 그를 돕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게으름과 무지와 죄악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제 밥 먹으러 갑니다. 쓩-

- 2022-10-04 12:58   좋아요 0 | URL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넘어서는 다락방의 <악의 게으름> ㅋㅋㅋ 기대하겠습니다. 그 악은 게을렀다!!! 그 악은 순간적인 쾌락을 참치못하였다!!! 그 악은 멍청했다!!! 일단 점심으로 두메뉴 천천히 드셔야 사유를 더 구체화하실 수 있을 것 같고요, 해버나이쓰데이~입니다!!

독서괭 2022-10-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혜선 작가님 책 내용이 뭔가 익숙한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다락방님이 전에 페이퍼 쓰신 적은 없나요?(하고 찾아봤으나 아닌 듯.. 어디서 봤지..) 암튼 배움과 도전을 지속한다는 건 참 멋진 일입니다.
공사장뷰 호캉스 ㅎㅎ 그래도 책만 있음 좋으시죠?(순대국도?) 책탑에 마틴 에덴이 참 예뻐 보입니다. 아렌트 평전도.. 저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읽었어요. 별세개 줬던 기억이..? 내용은 전혀 기억 안 나고요 ㅋㅋ ˝기억이가 안 난다고 한다˝ ㅋㅋ

다락방 2022-10-06 08:43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정혜선 작가님의 책은 전에 쓴 적은 없고 아마도 위에 언급한 ‘박수영‘ 의 책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과 내용이 많이 겹쳐서 그런것 같아요. 저도 읽으면서 엄청 그 책이 떠올랐거든요. 둘다 늦은 나이에 유럽 학교로 가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ㅎㅎ
아니 세상에,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읽으셨다니.
요즘 저는 윤리, 도덕, 악.. 에 너무 꽂혀가지고 또 막 이렇게 책을 사네요. 껄껄.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휴..

그레이스 2022-10-0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사장 뷰
어차피 밖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이 많으실듯요.^^

다락방 2022-10-06 08:44   좋아요 1 | URL
네 사실 호텔에서 밖을 바라보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오션뷰 마운틴뷰 시티뷰 다 너무 나름대로 좋은데 공사장뷰는 빵터졌지만 뭐 괜찮습니다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0-04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라는 제목 보고 저는 아 히틀러 유겐트에(나치당 소년 조직) 대한 얘긴가보다 했는데 전혀 아니었네요. 인종주의가 극단으로 가면 참.... 왜 아르헨티나에서도 군부독재시절 자신들이 죽인 민주 인사들의 아이를 납치해서 정권쪽 인사들에게 강제 입양시켜버린.... 그 아이들이 커서 자신들에 대한 저항군이 될걸 두려워한건지....어쨌든 아이들을 데리고 이상한 짓 하는 것들은 다 죽일놈들이에요.

진지하게 글 읽다가 공사장 뷰에 빵 터집니다. ^^

다락방 2022-10-06 08:47   좋아요 1 | URL
히틀러가 생각보다 나쁜짓을 더 많이 했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나쁜짓을 저질렀어요. 악 그 자체인데 저는 그렇지만 그런 악으로 유명해진 사람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끊임없이 사회가 말해줘야 될 것 같아요. 때론 어떤 악들이 영웅시 되잖아요. 악들의 지도자가 되고요. 그거 결국 아무것도 아니야, 너네는 고작 그정도의 인간인거야 를 끊임없이 알려야 할 것 같아요. 아.. 빡쳐....... ㅠㅠ

공사장 뷰도 좋으니 호텔에 또 가고 싶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2-10-1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틀러에 대한 다락방님의 연구를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인종주의에 대한 연구는 거듭하다 보면 아렌트와도 연결될 거 같아 더 기대되네요. 공사뷰 어째요? 근데 그래도 호캉스니까요 ㅎㅎ

다락방 2022-10-14 13:50   좋아요 0 | URL
저는 게으름,무지,악에 대한 것이 결국 한나 아렌트랑 닿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진 않았지만, 한나 아렌트가 하는 얘기도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그래서 얼른 한나 아렌트도 읽고 싶어요! 책만 닥치는대로 사고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은가요.. 그나저나, 그거 아세요?
저희 아빠 퇴원하면 계실 방에 침대도 새로 놓고 또 얼마전에 천장에 물샌거 수리하고 도배도 해야 해서.. 제 서재방 책장을 잠시 빼야 하는데..책장을 빼기 위해선 책을 빼야 하는....

단발머리 님, 오셔서 책 좀 빼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0-14 13:59   좋아요 0 | URL
책 꺼내서 저희집 책장에 꽂으면 되는 거죠? 주소는 아니까 시간만 정해보세요! 나는 참~~~ 한가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12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짝이 에티카도 걸리지만 선 좀 정리해요.......... :P

다락방 2022-10-14 13:51   좋아요 1 | URL
반짝이 에티카 너무 눈에 띄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표지 저모양인가 몰라요 진짜. ㅋㅋㅋ
저는 정리 안되는 저를 볼 때마다 정리 잘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ㅋ 내꺼 정리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을 사람과.....

단발머리 2022-10-14 13:52   좋아요 0 | URL
그 분 오셨습니다! 많이 기다렸어요^^

다락방 2022-10-14 13:5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제 사무실 책상 보면 아무리 단발머리 님이라도 저한테 정떨어지실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0-14 14:02   좋아요 0 | URL
정 안 떨어져요 ㅋㅋㅋㅋㅋ 제가 더 어지를 자신이 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14 14:0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사진 보면 언제나 깔끔한 책상이던데요!! 책과 간식이 있는 아름답고도 깔끔한 풍경!!

단발머리 2022-10-14 14:09   좋아요 0 | URL
깔끔하기 위해 ㅋㅋㅋㅋㅋ 뒤, 옆을 모두 잘라내고 밀어내고 이리저리 치우는데 7-8분 걸립니다. 저의 노력과 집요함으로 이뤄낸 깔끔샷입니다. 이상 깔끔단발이었습니다.

다락방 2022-10-14 14:11   좋아요 1 | URL
앗! ㅋㅋ 저도 책 인증샷 찍을 때 주로 식탁 위에서 찍는데, 식탁 위 물건들 다 옆으로 다 치워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식탁도 지저분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어어~~기 책들이 쌓인 지저분한 책상 위로 인증샷 찍은 책들 다시 쌓아놓죠.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