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그리고 와이너리!
화이트 와인 5종, 로제 와인 1종, 레드 와인 2종을 마셨더니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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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5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군요!
맘껏 즐기고 오시길^^

세실 2017-10-0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를 만끽하시는 다락방님! 부럽도다~~~

clavis 2017-10-06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는 그대는...♡♡♡

transient-guest 2017-10-12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 하고도 와이너리라니.. 정말 좋습니다. 여긴 얼마전에 큰 불이 나서 나파밸리 일대가 다 타버리고 있네요..-_-:
 















이소라는 자신의 노래 '바람이 분다' 에서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라고 했더랬다. 맞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어디 추억만 다를까. 나와 너 사이에 있었던 아주 많은 일들은 우리 서로에게 완전히 다른 식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섹스가 그렇지 않을까. 숱한 남자들이 섹스 후에 '좋았어?'라고 묻는건 사실 대체적으로 '네가 만족했는지 알고싶어'의 물음이 아니라, 이미 답이 정해진 물음일 것이다. '응 좋았어.' 이 말을 듣기 위해 묻고, 그 말을 기어코 들어낸 후에는 '나는 섹스머신이지 우후훗' 하려는 게 아닐까. 여자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과 섹스를 한 남자들이 자신이 섹스를 아주 잘하는 줄 알고 있다는 데에 깜짝 놀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럴때마다 당황스럽다고. 그러나 어릴 때부터 남자의 자신감을 죽여서는 안된다고 배운 우리는 응 좋았어, 라고 말해버리고 만다.



나나는 육체적 매력이 어마어마한 여자다. 비너스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했는데, 세상에, 많은 남자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 거다. 첫 공연 후에만도 집에 찾아온 남자가 여럿이다. 스무살도 안된 어린 남자부터 유부남까지, 나나와 잠자리를 가진 남자는 많은데, 나나는 그중에서도 뮈파 백작과 꼭 연애를 하고 싶었다. 뮈파 백작이 우아해보이고 돈도 많아 보여서 어떻게든 꼬셔보고 싶었다. 그게 잘 안되어서 마침 자기에게 구애를 하던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심지가 굳은 뮈파백작은 흔들리지 않으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나의 관능미에 굴복하게 되고, 그렇게 허구헌날 괴로워하다가 드디어 뮈파백작은 나나랑 자게 된다. 



그날 밤 그녀는 뮈파 백작과 잤다. 그러나 재미는 없었다. (p.254)



아.... 재미가 없었다니........ 쓰읍....... 그랬구나.... 하고 다음장을 넘기는데, 석 달 뒤가 나온다. 석 달 뒤의 뮈파 백작을 보자.




게다가 그는 석 달 전부터 관능의 도취 속에 살았기 때문에 그녀를 소유하겠다는 욕망 외에는 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뒤늦게 눈을 떠서 허영심도 질투심도 자리잡을 곳이 없는, 마치 어린아이 같은 탐욕이었다. 오직 구체적인 느낌만이 그를 자극했다. (p.257)




재미는 없었다고 나나가 생각한 그 시점부터 뮈파 백작은 관능의 도취 속에 살았단다. 나나는 재미없는데 뮈파 백작은 어린아이 같은 탐욕에 시달려 살았단다. 뮈파 백작은 나나를 잃을까 두렵고 나나가 거짓말 하는 게 괴롭고 나나가 자기를 버릴까 걱정된다. 아,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뮈파 백작은 어린아이 같은 탐욕에 시달리는데, 나나는 재미없었어...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제르베즈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나나》에 대한 기대가 몹시 컸는데, 중간까지 읽은 지금 나나는 재미없다. 그만읽을까 생각할 정도로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 그리고 나나에 대해서도 또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딱히 공감이 되질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공감되지 않으면 멀찌감치 떨어져서라도 뭔가 재미가 있어야 되는데 재미가 없고 지루해. 화려한 연극 무대와 자기 육체에 흠뻑 빠진 나나 라는 여주인공이 나오는데도 아아, 재미없어.... ㅠㅠ 이 책 두꺼운데 아직 절반 밖에 못읽었고, 그만 읽을까 싶지만, 아니야, 그래도 에밀 졸라니까 끝까지 읽어보겠어! 한다. 먼저 읽은 친구가 《제르미날》은 정말 재미있다고 하는데, 아아, 나나가 재미 없으니까 제르미날에 대한 욕망이 1도 안생긴다. 목로주점이 짱인 것이야. 나는 얼른 나나 읽고 남동생에게 권하려고 했는데, 남동생한테 굳이 읽으라고 하지 않아도 되겠다. 쩝...





어제는 퇴근 무렵에 몹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별 거 아닌 일이었지만 어쨌든 보쓰 때문에 나는 확 짜증이났고, 그러자 어묵탕이 먹고 싶어졌다. (응?) 사실 인과관계가 그렇게 되는 건 아닌데...어쨌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어묵탕에 소주를 먹고 싶었고, 일전에 제부가 어묵탕을 맛있게 끓여줬던 게 인상깊었던지라 퇴근하면서 제부에게 전화를 걸어 어묵탕 끓일 때 뭐 넣었었어요? 물었고, 제부가 말해주는대로 아이폰 메모장에 적었다. 뭐 사실 적을 것도 없이 국간장, 다시다, 무우, 고춧가루 약간...같은 거긴 했지만. 어쨌든. 나는 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내 퇴근 후 바로 집에 갈거라 알렸고, 집에 가서 어묵탕 끓여먹을 거라 어묵 사갈거다 얘기했다. 엄마는 알겠다며 지금 아빠랑 시장에서 칼국수를 먹고 있다 하셨다. 나는 그참에 시장에서 어묵 좀 사다달라고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엄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가 칼국수 먹고 들어가면서 어묵 사갈까?



나는 씐나서 응, 안그래도 부탁하고 싶었어, 엄마 집에 무우 없으면 무우도 사다줘, 했더니 엄마는 응, 엄마가 들어가면서 어묵이랑 무우 사갈게, 하시는 거다. 나는 이 사소한 일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감사했다. 그리고 엄마는 집에 제육볶음 있는데 상추 사갈테니 싸먹을래? 하셔서 내가 응!! 했다. 집에 소주는 있으니 안사도 되고, 시장에 들리지 않아도 되니, 나는 시간을 절약한 셈이었다. 우후훗. 엄마는 한차례 다시 전화해서는 집에 김밥도 있는데 계란물 입혀 부쳐 먹으라는 거였다. 알겠어, 그건 집에 가서 생각해볼게, 하고는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서 집에 가는 길에 이 일에 대해 칠봉이에게 말하니, 칠봉이는 혹시 엄마가 어묵탕도 끓여두시는 거 아닐까, 했고, 나는 아니, 설마... 그리고 내가 그걸 부탁할 순 없지. 내 술안주인데, 엄마가 어묵을 사다주기까지 했는데 어떻게 끓여달라고까지 해...하고는 집에 갔는데, 엄마가 어묵탕을 끓이고 계셨다!!!!!!!!!!!!!!!!!!!!!!!!!!!!!! 엄마 사랑해 ♡




나는 정말 지쳤었고, 우울하고 짜증이 났었고, 스트레스 가득했었는데.... 왜 내게 이런 보쓰가 내려져서 나는 이토록 힘이든가, 하면서 또 스스로에 대한 원망도 했었다. 어째서 내 성격은 이모양이어서 그냥 넘기지를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가, 내가 지금보다 좀 더 무심한 사람이었다면 좋았을것을... 같은 거 생각하고 집에 왔는데, 엄마는 나를 위해 어묵탕을 끓이고 계셨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이 작은 일에 어쩐지 폭풍감동 하게 되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랑 마주보고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엄마 고맙다고 했다. 이러이러했는데 엄마가 이러이러해주니 너무 고마워. 그리고 덧붙였다. 엄마, 나는 부모복, 엄마복이 있는 것 같아. 엄마가 나를 사랑해주는 거 내가 너무 잘 알아서 이렇게 화가 나도 버티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 라고. 엄마는 어묵탕 가지고 뭘 그러냐고 하는데, 아니 엄마, 너무 화난 채로 집에 왔는데 엄마가 나 먹으라고 어묵탕 끓이고 있는 걸 보니까 아아, 나는 이 사랑으로 견딜 수 있는거구나 싶더라고. 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엄마복 아빠복 형제복 다 타고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엄마랑 얘기하다가 엄마 처녓적 얘기도 하고 신혼 무렵 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퍼뜩, 분노의 포도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로저샨의 선택에 대한 부분에서 내가 빡쳤다는 페이퍼를 얼마전에 썼는데, 그 때 나는 '내가 로저샨이라면 그 선택 하기 싫다'고 했더랬다. 댓글들로 여성분들이 그 부분 자신들도 찜찜했다고 하셨는데, 어느 분이 '어느 엄마가 딸한테 그런 선택을 하게 하겠냐' 하셨던 게 기억난거다. 그 댓글 읽고 나는 '어? 그러네? 나는 내가 로저샨일 경우만 생각했는데, 로저샨의 엄마라면? 하게 된거다. 내가 로저샨의 엄마였으면 나는 로저샨의 엄마같은 생각, 그 선택을 딸에게 무언으로 부탁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별 고민의 여지도 없이 '아니'인거다. 그래서 나보다 더 오래전에 태어난(이라고 해봤자 고작 이십년 정도긴 하지만), 그리고 더 어렵고 가난하게 살았던 엄마한테 물어보고 싶어진 거다. 일단 딸의 선택이 어떤 것인지는 나는 밝히지 않았었으나, 요즘 좋은 글을 한껏 써주고 계신 syo 님의 페이퍼에는 나와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은 그 분의 최근 페이퍼를 읽어 보시면 되겠다.



나는 책의 줄거리를 말하고,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말하고 또 마지막에 이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엄마에게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로저샨의 선택에 대해 말을 시작했는데, 내가 엄마한테 '엄마는 어떨 것 같아?' 묻기도 전에 화를 내시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어떤 엄마가 그러냐!' 하시는 거다. '나라면 너한테 그러라고 하지 않아!' 하시면서, 음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나누어줄 수 있다, 죽어가는 사람을 그렇게 살릴 생각은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딸한테 젖을 먹이라 한다고? 야, 안돼. 그걸 왜 하냐. 야..그걸 ... 하시면서 엄마는 엄청 분노하셨어. 아아... 엄마......... 


그러니까 딸이 되는 나와, 엄마가 되는 우리 엄마 모두가 '그러기 싫다' 하는 일, 그것을 스타인벡은 자신의 책에 결말로 떡하니 써놓은거다. 나는 엄마랑 얘기하다가 그랬다.



젖도 없는 놈이 왜 남의 젖가지고 함부로 그러는걸까, 엄마?






















오늘은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 나의 스트레스를 다스리자고 생각한다. 연휴가 끝나면 매주 수요일에 페미니즘 강의를 두달간 들으러 다니기로 했고, 연휴가 끝나면 한 청년과《제2의 성》을 함께 읽기로 했다. 아아 바뻐.... 바쁘구나..... 바쁘네? 나 너무 바빠서 막 쓰러지면 어떡하지? 보약 한 재 지어먹어야 하나 진짜? 제2의 성은 2017년 안에 완독이 목표인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어이쿠, 구몬이 또 밀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휴동안 여행이 계획에 있고 긴 비행이 당연히 따르는 바, 그래, 이렇게나 밀린 구몬, 추석연휴라고 2주치를 줘서 양이 엄청 많아져버린 구몬, 비행기 안에서 해버리겠어!! 했지만, 나의 친구들이 말렸다고 한다..... 심지어 한 명은 구몬을 끊어버리라고 했어... 아아.............아니야, 내가 해보이겠어, 기어코 해보이겠어, 영어의 신이 되겠다!!!!!!!!!!!!! 나는 이제 막 be going to 와 will 을 마친 참인데, 아아, 이제는 어떤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영어의 신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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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7-09-29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나나는 재미 없었대.

2.어묵탕

3.젖도 없는 놈이..

결국 젖에서 저는 미친 x처럼 웃었네요.ㅜㅜ
엉엉-사람들 다 나 이상하게 봐요.

다락방 2017-09-29 10:05   좋아요 2 | URL
1. 나나는 그렇지만 끝까지 읽어보려고 합니다. 불끈!
2. 어묵탕은 소주 안주로 끝내주죠!
3. 젖도 없는 놈이 왜 남의 젖 가지고 그러는가 몰라요. 흥!!

knulp 2017-09-2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남자의 역할, 남자의 말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글입니다. ㅎㅎ 저도 좋았어 질문하는데. 쩝...

다락방 2017-09-29 10:06   좋아요 0 | URL
좋았어 질문은 저도 하는걸요. 그 질문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의견을 끊임없이 묻고 나누는 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저 질문이 아주 많은 경우 답을 미리 정해놓고 한다는 데에 있죠. 저는 그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겁니다. 하핫.

2017-09-2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제르미날과인간짐승은재밌습니다. 2.나나는 읽다말았어요.
3.구몬은 끊지 마시고
4.여행 페이퍼는 기대하겠습니다^^^^

다락방 2017-09-29 10:07   좋아요 0 | URL
1. 제르미날과 인간짐승은 그렇다면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요 ㅠㅠ)
2. 나나는 저만 재미없는 게 아니군요. -0-
3. 구몬 계속 해보겠습니다. 영어의 신!!
4. 네네, 다녀와서 꼭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하하하핫.

단발머리 2017-09-2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제르미날과 인간짐승, 나나, 목로주점은 모두 다 아직이예요.
2. 구몬은 끊지 마시고
3. 여행 페이퍼는 당근 기대하고 있어요~~
4. 젖, 문제는 .... 요즘 좋은 글을 한껏 써주고 계시며 더 자주 써주셔야할 syo님의 페이퍼 보고 알게됐는데,
잠깐 눈을 의심했습니다. 제목으로만 알던 명작 <분노의 포도>의 결말이 그렇다는데 전 잠시...
분노의 포도, 혹은 분노의 복숭아 내지 분노의 수박이 되었습니다.
5. <제2의 성> 진심 응원합니다. 전 어제 304-338 읽다가 두 번 잠의 유혹과 포기의 속삭임과 마주쳤습니다.
청년과 함께라면 전진, 전진하시리라 믿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9-29 10:10   좋아요 0 | URL
1. 단발머리님이라면 목로주점 읽고 페이퍼를 연달아 몇 개나 쓰실 수 있을 거라 감히 확신합니다!
2. 영어의 신이 되겠습니다!!
3. 가자마자 아름다운 풍경 북플에 올릴 수 있도록 할게요. 최선을 다하겠어요. 불끈!
4.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다가 끝에 진짜 너무 놀랐습니다. 지금 시방 이것이 뭐라는겨???????????????? 하고 말이지요. 저는 너무 당황하고 놀라고 나중엔 화까지 났는데, 그 느낌을 알라딘에 기록하자 다른 분들도 그랬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분노의 포도 결말이 그럴 줄은 몰랐어서..진짜... 지난번 필립 로스 처럼,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 해놓으면 참... 하아 답이 없는 것 같아요 ㅠㅠ
5. 단발머리님을 보고 자극받아 청년과 저도 시작하려는 겁니다. 단발머리님 아직 많이 남으신거죠? 우리 청년과 단발머리님과 저와 이렇게 셋이서 이번 해 안에 완독합시다!!

독서괭 2017-09-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의 어묵탕에 함께 감동받던 중 젖도 없는 놈이.. 에서 푸훗 터졌습니다. 어머니와 친구처럼 많은 얘기를 나누며 사시는군요. 복 받으셨습니다^^
우린 왜 남자의 자존심을 상처주면 안 된다고 교육받으며 자랐을까요. 우리 자존심은 어쩌고. 여자는 자존심 따위 없고, 모성 본능으로 모든 걸 극복해낼 수 있는 존재인 것처럼.

다락방 2017-09-29 11:02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저도 엄마의 사랑을 엄청 느낀 하루였어요. 진짜 엄마복 있구나, 생각했어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엄마랑 책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좋았고요. 엄마가 저랑 같은 지점에서 분노해서 되게 신나더라고요.

왜 어릴 때부터 남자 기죽이면 안된다고 학습되어졌는지, 왜 남자 기살리기 위해 우리는 솔직함을 감춰야 했는지 모르겠어요. 많은 것들을 참아오며 살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아마도 그래서 지금 남자들이 성평등을 외치는 페미니스트가 못마땅한게 아닌가 싶어요. 계속 자존심 살려주고 우쭈쭈 해줘야 되는데 ‘싫어!‘라고 해버리니 말예요.


clavis 2017-09-30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도 엄마 보고싶네요ㅠㅠㅠㅠ엄마아~~!!
2.저는 락방님이 저를 좋아하시는줄 알았는데ㅠㅠ
3.구몬은 끊지 마시구요
4.여성적 글쓰기,영어의 신,사유의 귀재 락방님 만세!
5.제가 그래서 늘 스트레받았던거네요.싫다고 말하면서 솔직하게 살거에요!젖도 없는 놈들이ㅋㅋㅋ아 정말 락방님이 스트레스 받았던 이야기 덕분에 스트레스 막 풀린다요♡♡♡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맙습니다

다락방 2017-10-01 13:40   좋아요 1 | URL
클래비스님, 추석연휴에는 엄마 보러 가시나요? 보고 싶은 사람 보면서 삽시다, 우리. 엉엉 ㅠㅠ
당연히 클래비스님을 좋아하지요.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히히. 구몬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물론 아직 밀린 구몬 시작도 안했지만...) 여성적 글쓰기는 하고 있으니 곧 영어의 신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충성!!
언제나 제 글을 기쁘게 읽어주셔서 참 기쁘고 고맙습니다. 클래비스님, 연휴 잘 보내세요. 지금 여기는 비가 옵니다. 조금씩요. 내일도 늦잠잘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너무 씐나요! >.<

2017-09-30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01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10-0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쭈쭈 해줘야하는데 싫어라고 했다가 완전 집으로 갈뻔했습니다ㅠ엄마대신 언니 볼거구♡사람의 한마디가 이렇게 크네요..그냥 뭐..남들의 즐건 명절처럼 보내려다 벌써 두어개나 실천했떠요
1.참새들의 합창,이라는 잼난 영활봤고요
2.계량컵에 맞춘 딱 맛난 라면을 밤 10시에 먹었습니다♥

아아 락방님♡♡싸랑스러우신분!!!

다락방 2017-10-11 07:57   좋아요 1 | URL
저는 여행 내내 밤마다 컵라면을 먹었더니 피부가 아주 난리가 났어요. 몸무게도 늘어났고요. 여행이란 무엇인가..어째서 사람을 이렇게 망가뜨리는가.. ㅎㅎㅎ

그나저나 연휴가 끝났네요. 하늘도 연휴가 끝난 걸 같이 슬퍼하는 모양입니다. 비가 와요. 흙흙흙 ㅜㅜ

비연 2017-10-0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 읽을까 했는데... 급망설여지는 페이퍼네요.
한청년과 <제2의성>을 읽기로 했다는 말에, 급부러워지기도 하구요.

다락방 2017-10-11 07:57   좋아요 0 | URL
저 아직도 나나를 다 못읽었어요. 연휴동안 책을 한 권도 아니, 한 장도 못읽었네요. 긴 비행이라 책 몇 권은 금방 끝낼 줄 알았더니 오며가며 무겁게 들고다니기만 하고 읽지는 못했어요. 하핫. ㅠㅠ

비연 2017-10-11 08:51   좋아요 0 | URL
여행을 갈 때는 정말, 바리바리 들고 가는 게 책인데, 정작은 한 권도 제대로 못 읽는 게 현실..=.=;;
근데도 여행 갈 때마다 꼭 가져가게 되는. 저도 이번에 타이완 갈 때 책 두권 가져갔는데 오는 비행기에서
첫 책의 5장인가 보고 깨꼬닥... 했다가 영화... 쩝...

에디터D 2017-10-0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를 읽다보면 책 내용보다 페이퍼가 재미있어서 재미없다는데도 읽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오뎅탕 먹으면서 꼭 나나를 읽고 싶네요.ㅎㅎ 아닌가. 분노의 포도를 읽어야 할까요.^^

다락방 2017-10-11 07:58   좋아요 0 | URL
둘 중에 한 권을 선택하시겠다면 분노의 포도를 추천하겠습니다. 나나는 아직도 제가 완독을 못하고 있어요. 긴 비행에 동반자로 선택했는데도 못읽었네요. 비행기안에서는 어찌나 잠이 쏟아지는지.... 하하하하핫

헤헷.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써야겠어요. 불끈!
 


















분노의 포도를 다 읽은 나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하다.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었는데, 중간중간 턱턱 걸리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래, 시대가 그랬으니 뭐 이런다고 내가 뭘 어쩌겠나, 하는 심정으로 재미있는 부분에 더 집중을 해서 읽었다. 그렇지만 결말까지 읽고나자 좀..... 슬퍼졌다. 기운이 빠졌다고 해야할까. 처음에 맞닥뜨린 결말은 헉! 뭐지? 이런거였는데, 그래, 어떤 취지인지 잘 알겠다, 아무리 힘들고 고단한 상황에 맞닥뜨려도 인간은 다른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우리는 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는 말을 하려고 한 것 같은데, 하아- 이 웅장하고 따뜻한 결말 앞에 나는 '대체 왜 이래야 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거 싫어.... '하게 되었다.


결말은 그 성격상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내가 여기에 밝히진 않겠다. 다만, '한 여자가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기회가 이쪽 과 저쪽에 대해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책에서 쓴 결말이 아닌, 다른 결말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 여기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최애캐, 수키를 생각했다.


























주인공 '수키'에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은 수키를 너무나 피곤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듣고 싶지 않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수키에게 참 힘든 일이다. 모르고 싶고, 알고 싶지 않은데 알아야 하니까. 그런 수키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다는 건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그렇게 뱀파이어 빌과 사랑을 나누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뱀파이어인 에릭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물론 중간에 호랑이로 변신하는 종과도 사랑에 빠지게 되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지만 수키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키의 솔직함에 있다. 수키는 착한사람 컴플렉스 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한다. 혹여라도 자기가 나쁘게 보일까봐, 혹여라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봐 자신에게 상처주는 일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그녀는 항상 입밖으로 할 말을 다 해낸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그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한다.


시리즈 몇 권에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그래서 그냥 죄다 링크해버렸다), 그녀의 능력을 알게된 도시의 경찰이 그녀에게 자신들과 함께 일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수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면 범죄자를 잡아내는 데 엄청 유리하게 이용될테니까. 그러나 수키는 거기에 '아니오'를 말한다. 아니, 나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아.


나는 이렇게 결정하는 수키가 너무나 놀라웠고 그리고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수키는 자신의 능력을 경찰과 함께 범죄자를 잡는 데 사용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키 개인을 위해서라면 수키는 힘들게 사는 것을 거부한다.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그 힘든 길을 가고 싶지 않다. 여기에 경찰도 수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수키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지만, 책 속에서 그 누구도 수키에게 나쁜년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앞으로 범죄가 일어난다면 니 탓이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게 아주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분노의 포도》로 돌아와 '로저샨'을 생각한다. 



로저샨은 어머니의 무언의 부탁, 눈으로 하는 부탁을 수락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리게 된다. 이렇게 끝을 맺으면서 분노의 포도는, 이렇게 역경이 닥쳐오고 닥쳐오고 또 닥쳐와도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니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이 결말은 대단하다고 생각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가 로저샨이 되는 순간 아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일단 내가 로저샨이라면, 나는 로저샨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선택은 내가 하기 '싫다'. 나는 어머니의 무언의 부탁이 내게 닥쳐와도, '나 그거 싫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할 것이다. 그 선택은 강제되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반드시 해야한다'고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싫다'고 당연히 말할 수 있다. 그 선택은 법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고 내 의지에 관한 것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 한 사람의 삶이 달려있다는 거다. 그러니 울며겨자먹기로 어쩔 수없이 '싫지만'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버리게 되는거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에 나에게 가해질 비난이 나는 두려울테니까. 


일단 나는 '싫다'고 할거다. 왜냐하면 내게는 싫다고 말할 자유도, 권리도 있으니까. 그런데 내가 싫다고 했을 때 그 다음에 나에게는 어떤 일들이 닥칠까? 그 시대적 배경상 많은 사람들이 내게 


'네가 다른 선택만 했어도 그 사람이 살았을텐데...' 라고 할 것이다. 나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졸지에 누군가를 죽음에 몰아넣은, 죽음을 방치한 사람이 된다. 문제는, 그렇다면 그것이 왜 '내게만' 선택해야 하는 일이 되느냐인데, 거기엔 그녀가 '여성'이라는 게 아주 큰 요소가 된다. 남자는 할 수 없었다. 남자에겐 애초에 선택의 기회, 혹은 선택의 의무 자체가 주어질 수 없는 결말이었다. 또한 '나이든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 일은, 로저샨 이기에 가능했다. 그러니 '네 선택이니 네 마음대로 해'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무도 '네가 꼭 해야만 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하지 않았을 경우에, '쟤가 그렇게 선택만 해줬어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거라는 걸 알면서, '나는 싫으니까 선택하지 않겠어'가 되기가 너무나 힘들다. 진짜 싫지만 나는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며 그 싫은 걸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걸 선택했고 한 사람을 살렸으므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옳은' 선택을 한, '숭고한' 여자가 될 것이다. 아, 너무 싫다. 나는 숭고한 사람도 뭣도 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왜 내가 그래야 하는가... 


로저샨의 선택은 로져산이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말 그대로 '빼도박도'못한 상황 에서의 선택이었다. 넌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지, 가 가능하다지만, 이래도가 아니라 저래도를 선택했을 때 내가 살아갈 그 다음 생은 과연 어떤 걸까.... 두 눈 딱 감고 이걸 하자, 이렇게 싫지만 한 생명을 살리자, 를 선택했다해서 내가 기쁠까? 나는 그 남자가 꼴도 보기 싫을 것 같고 세상을 우울하게 살 것 같다. 이걸 선택해도 저걸 선택해도 내가 마냥 기쁘고 행복할 순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들이 소위 옳다고 말하는 걸 위해서 정말 싫은 걸 해야했으니까. 그런데 만약 싫어서 선택 안했다면 죽음을 방치한 사람이 될테니까. 왜 로저샨에게 이런 상황이 닥쳐야하지? 왜 이렇게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상황속에 몰아넣고야 마는거지? 아 싫어... 정말 싫다...... 처음엔 충격적이었지만, 곱씹어볼수록 뭔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만든 결말이라, 너무나 짜증난다. 이것이야말로 성녀프레임 아닌가. 



















《식스 센스》는 내가 대학시절 우리 삼남매가 함께 극장에서 본 영화였다. 그 당시에 반전 때문에 엄청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되고 있고, 반전을 알고 난 후에 다시 보는 영화는 어떨까 다시 보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아직까지 다시 보지는 못했던 영화였다. 그런데 며칠 전에 텔레비젼에서 이걸 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오오, 이거 보자, 하고는 와인을 앞에 두고 홀짝이며 나는 남동생과 함께 이 영화를 중간즈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인 소년은 고작 초등학생인데 유령을 본다. 유령을 보는 게 너무 무섭고, 그래서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자신이 유령을 본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도 못하고(어차피 믿지도 않을테니까), 그래서 '어딘가 이상한 애'가 되어있다. 이 아이에겐 그래서 상담사인 브루스 윌리스가 찾아온다.


아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엄마도 아직 자신의 아들이 유령을 본다는 것을 몰랐을 때, 자신의 머리삔이 왜 항상 네 책상에 있는거냐며, 왜 가져갔느냐고 묻는다. 아이는 자신이 가져간 것이 아니라 말한다. 아이의 엄마는 일하고 온 뒤라 지치고 피곤한데 아이가 자신의 앞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 아이와 단 둘이 사는 곳인데 자신의 머리삔이 항상 아이 책상에 가있다. 자기가 자기 자리로 돌려놔도 또 가있고..그런데 아이는 자신이 가져간 게 아니라고 말하니, 이 얼마나 당황스럽단 말인가. 그러니 엄마는 아이가 내가 가져갔다, 잘못했다, 고 말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아이는 계속되는 물음에도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거다. 이에 엄마는 화가나서 아직 밥을 먹고 있는 아이에게, 


밥 다 먹었으면 일어나.


라고 말하고, 아이는 밥을 먹다 말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에 거짓말쟁이가 되어 자신의 방으로 우울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나는 이 영화에서 소년이 유령을 본다는 것, 엄마랑 둘이 산다는 것, 브루스 윌리스는 아이들을 상담해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등을 기억하고는 있었지만, 이런 상세한 내용들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던 바, 이 장면들을 보는데 너무 막 마음이 아픈 거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가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을 한다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런데 아이는... 아닌데 자꾸 자기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이 상황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외롭고 고독하겠다 싶은 거다. 아이는 외롭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데 마침 그때 또 유령이 나타나고, 아이는 너무나 무서워서 자기의 베개를 가지고는 다시 엄마에게 온다. 그리고 기 죽은 목소리로,



엄마. 혹시 많이 화나신 게 아니라면 저 오늘 엄마랑 같이 자도 돼요?



라고 묻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이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제발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지금 그 아이 너무 무섭고 외롭고 고독하다고, 지금 내치면 아이가 너무 아플거라고, 그러니까 제발 안아주고 함께 자달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내 기대를 그대로 받아들인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끌어안고서는,



엄마 화나지 않았어.


라고 말한다. 같이 자자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나는 진짜 눈물을 줄줄 흘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는 아이를 안고서는 너 그런데 왜이렇게 몸이 차갑고 떨고 있냐고 말하면서 아이를 꼭 안아주는데 너무 좋아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이런 장면들이 있었구나. 한 이십여년쯤 전에 이 영화를 볼 때는 이런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 같은데, 아아, 이걸 지금 보니까 미쳐버릴 것 같네, 나는 사람이 고독하고 외로운 걸 보는 거 너무 힘들고 아픈데, 그게 아이라면 더 미칠 것 같아 ㅠㅠㅠ 저 아이 얼마나 자기 마음을 다 꺼내보이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믿어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외롭고 고독하고 아플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서 미칠 것 같은 마음이 되었는데,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엄마에게 고백하기로 한다. 엄마, 저 유령이 보여요, 라고. 엄마는 트래픽 잼에 놓여있어서 짜증이 나있는데 대체 얘가 무슨 얘길 하는건가 싶어서 아이를 보고, 아이는 지금 저 앞에 교통 사고가 나서 우리가 이렇게 차가 막히는 거고, 그걸 다친 아줌마가 내 옆에 와서 말해주고 있다고 얘기한다. 엄마는 놀라서 아이를 보는데, 아이는 돌아가신 외할머니 얘기를 한다. 할머니가 항상 자신을 찾아온다고, 그리고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면서 할머니가 전한 말을 엄마에게 들려준다. 그것은, 엄마와 할머니만 아는 사실이었으므로, 엄마는 아이의 말을 듣고 믿을 수밖에 없고, 엄마에 대한 원망과 오해가 풀려서 그리고 아이가 그런 일들을 겪고 있다는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엉엉 운다. 아이도 엉엉 울고, 나도 엉엉 울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식스 센스가 사람 울리는 영화였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토요일 안산에 가서 여동생네 가족과 저녁상겸 및 술상을 앞에 두고, 식스센스를 다시 본 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 야, 그거 외롭고 고독한 영화더라, 하면서. 그러자 남동생이 여동생에게 말했다.



"큰누나 그거 보면서 대성통곡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부끄럽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아이가 힘든 거 너무 못보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성통곡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보고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보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휴, 아이 힘든 걸 어떻게 또봐. 식스센스가 이런 영화였다니. 흑 ㅠㅠ 영화가 끝나고 자막 올라가는데 사말란 감독의 이름을 보고, 아이고 사말란 이사람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이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든 그렇다.

책이든 영화든 그게 뭐든, 내가 어릴 때 봤던 거랑 지금 봤던 거랑 다르다. 내가 이만큼의 삶을 또 살아왔고 그만큼의 경험치가 늘었으며 또 생각과 시야도 달라졌다. 어릴 때 봤던 식스센스는 반전 있고 유령 나오는 영화였는데, 지금 다시 본 식스 센스는 아이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너무도 사무치는 영화였다.

분노의 포도를 내가 한 이십년전쯤에 읽었으면 어땠을까. 나는 로저샨의 선택이 숭고한 선택이었다고 추켜세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선택을 진짜 하기 싫다고 생각한다.




오늘 회사에 엄청 일 많아서 내가 이렇게 페이퍼 쓰고 있으면 안되는데, 그래도 어떤 사람들이 내 글 기다린다고 말하고 좋다고 말해줘서, 에에 일이 다 무어냐, 페이퍼를 쓰자~ 하고는 페이퍼를 쓰고야 말았다. 역시 칭찬은 다락방을 춤추게는 못하지만 글은 쓰게 하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큰일이다. 퇴근까지 세시간 밖에 안남았는데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이걸 다 어떡하지.... 시간을 돌리면 내가 페이퍼를 안썼을까? 라고 물어보면, 나는 그래도 썼을 사람....


그럼 이만 여러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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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5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9-25 15:38   좋아요 2 | URL
아, 님도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에 기분 안좋아지셨군요. 아 저 진짜 하루종일 찝찝하고 다음날, 그 다음날도 계속 생각나면서 생각날 때마다 더 싫어지더라고요 ㅠㅠ 왜 이여자한테 이런 상황을 줘서 이런 선택을 하게 하지 .. 이게 남자 작가가 쓴 거라서 이렇게 된거라는 생각이 너무 지배적이에요. 너무 싫어요 진짜 ㅠㅠ

저는 소설 속 그 남자가 그렇게해서 살았다면, 그 다음에 그 여자가 제여자인줄 알고 어떤 식으로든 폭력을 쓰진 않을까 너무 걱정돼요. 결말 싫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나와같다면 2017-09-25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에 깊게 배인 슬픔..
그때 그게 그런 의미였구나..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이렇게 인사를 해요

˝내일 만날 것처럼 인사해도 되죠?
그냥 척이라도..˝

다락방 2017-09-25 17:06   좋아요 0 | URL
아아... 나와같다면님은 영화를 자세히 기억하시는군요.
네, 마지막 장면이 그랬어요. 이제 헤어짐을 말하는 브루스 윌리스에게 아이는 ‘내일 만날 것처럼 인사해도 되죠? 그냥 척이라도..‘ 아아 ㅠㅠ 이건 진짜 폭풍눈물 흘리게 하는 영화예요 ㅠㅠㅠㅠㅠ
그리고 마지막에 브루스 윌리스가 나애가 잠든 틈에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도요. 흙흙 ㅜㅜ

망고 2017-09-2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분노의포도 참 좋아하고 대단한 소설이라 생각하는데 다락방님처럼 마지막부분에서 마음이 덜컥 했어요...그래서 전 이 마지막부분을 애써 잊으려 했고^^; 없는 부분 취급을 했었나 봅니당 그냥 휴머니즘을 상징하려는 강력한 한방 정도일 뿐이야 하면서요... 현실이라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아서요ㅜㅜ 근데 현실이라면 과연 딸의 엄마라는 사람이 그런 눈치를 줄 사람이 있을까...상상조차 하지 않을거 같은데 말이죠...ㅜㅜ 아무튼 분노의포도의 마지막부분에 대해 속으로만 생각했던걸 다락방님 글을 통해 다시금 떠올려본 시간이었네요 ㅎㅎ

다락방 2017-09-25 19:16   좋아요 1 | URL
망고님 댓글을 읽고나니 정말 그러네요. 어느 엄마가 딸에게 그런 걸 선택하게 할까 싶어요. 저는 제가 싫기 때문에 제 딸에게도 조카에게도 그걸 선택하라고 하지도 부탁하지도 않을텐데요. 어떻게 엄마가 딸에게 그걸.. 아 생각하니까 또 짜증나요 ㅜㅜ

비밀댓글님도 그렇고 망고님도 그렇고 저랑 같은 감상을 가지셨다니, 그걸 이 글에 댓글로 말씀해 주시다니.. 저는 제가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써야겠다고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쩐지 응원이 되는 댓글이네요. 우리 계속 얘기합시다.

비연 2017-09-26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포도> 마지막 장면은 참... 뭐라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에요.
특히 여자들에겐 좀 찝찝함?으로 다가오는 듯.
문득 그 영화나 소설이 떠오르는 아침이네요.
그나저나 <식스센스>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왠지 뭉클했던 기억이.

다락방 2017-09-26 09:02   좋아요 1 | URL
비연님도 찝찝하셨군요. 이렇듯 읽었던 여성분들은 결말에 다 찝찝함을 느끼셨는데, 이 책은 어떻게 지금까지 아주 좋은 고전으로 남아오게 되었을까요.... 흐음......
그럴수록 더 많이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비연님.
이건 찝찝해, 기분 나빠, 이런 말들을 느끼는대로 해야겠어요. 세상에 더 많이 저의 의견을 그리고 여자들의 감상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쩐지 불끈!!

오만년만에 식스센스 다시 보고 엄청 울었네요 ㅠㅠ

버벌 2017-09-2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포도를 우선 순위에 올려둬야겟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언제 끝날지를 모르겠지만요. ㅠㅠ 락방님 글을 보고 더욱더 보고싶어졌어요. 분노의 포도가. 그런데 그걸 꺼내려면... 앞쪽의 책을 다 끄집어 내야.... ㅠㅠ

다락방 2017-09-27 16:14   좋아요 1 | URL
ㅎㅎ 버벌님, 앞쪽의 책 다 끄집어내고, 또 읽었던 책 내다 팔고...그렇게 분노의 포도 꺼내어 읽읍시다. 그리고 다 읽고 내다팝시다. 우리는 북테크, 책으로 재테크, 물론 돈 얼마 안되지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요즘 읽는 족족 팔고 있어요. 읽는 족족 팔고 그 돈으로 또 책사고... 아하하하하하하하.

버벌 2017-09-27 16:27   좋아요 0 | URL
진짜 락방님... 처음 책을 팔러 갔을 때 그 기분이란... 적어도 한권에 천원은 받겠지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테크하렵니다. 저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첨엔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우울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것도 또 희미해지더라는... ㅡㅡ;;;

다락방 2017-09-28 08:20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 팔 때는 아아 어떻게 팔지... 하는 마음이 되어서 팔 책 골라내는 것도 힘들었는데, 한 번 팔기 시작하니까 그 다음부터는 안 읽을 책도 팔고, 읽은 책도 팔자.. 돈독이 올라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권이상 대량매입으로 팔기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읽는 족족 팔고 매입불가 상품일 경우엔 회원에게 팔기로 올려놓고 그래서 최근에도 4,500원 벌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엔 눈에 불을 켜고 팔게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학교 1학년 때였는지 2학년 때였는지, 그당시 옆에 있는 친구를 떠올리면 1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당시에 인기 있었던 에릭 시걸의 소설과 함께 우리 사이에서는 '주디스 크란츠'의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가 화제가 됐었다. 그 당시 어린 우리들은 차마 그 책을 살 순 없었는데, 누군가 그 책에서 66페이지인가 68페이지(지금은 기억이 희미하지만 저 둘 중 하나일 것 같다)가 야하다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하교하던 길에 서점에 들어가 그 책을 꺼내서 나란히 그 페이지를 읽어보았던 거다. 저게 우리가 살 수 없는 책이기도 했고, 또 책 한 권을 살 만한 돈도 없었던 우리는, 어쩐지 꺅꺅 거리면서 너무야해 너무야해 이러면서 호들갑을 떨곤 했는데, 그 야한 걸 읽어보겠다며 굳이 서점 가서 저걸 펼치고 서서 읽었던 거다.


어제 갑자기 저 책 생각이 났는데, 당시에 우리가 보기엔 너무 야한 부분이긴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어떤 내용이었던건지 진짜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 거다. 당시에 중학교 1학년이면 너무 어렸고, 나는 텔레비젼에서 키스하는 것만 나와도 고개를 돌릴 정도였었으니, 저 책의 저 부분이 야한 거는 강도가 그리 세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쩐지 지금 다시 확인해보고 싶지만 품절이네 ㅋㅋㅋㅋㅋ 그러니 저 책에서 저 페이지에 키스가 있었는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옷을 벗겼던 건지 진짜 기억이 하나도, 전혀 안나지만..... 그땐 그랬었지, 하다가, 음.... 그렇지만 이렇게 나이먹어버린 지금은, 어쩐지 내가 그 책에 쓰여진 것보다 더 거시기한(?) 것들을 했을 것 같군....하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뭐가 쓰여져 있던 간에 나는 그보다 더한 걸 했을걸? 하는 생각.... 그래서 이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나는 아직 그 책을 따라갈려면 멀었는지...넘나 궁금해서 읽고 싶은 것.... 그렇지만 품절인 것이었던 것이었다.






















다른 얘긴데,

얼마전에 영어권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와 possession 이란 단어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 됐다. 친구는 material possession 이란 단어에 대해 얘기했고 나는 '포제션은 소유란 뜻인데' 라고 말했는데, 영어권 국가에 거주하고 있던 친구도 며칠전에 처음 알았던 단어를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거에 놀라, 너 그거 어떻게 알았냐, 고 하는 거다. 그때 나는 한껏 거들먹 거리며, 


내가 좋아하는 소설 중에 '안토니오 수잔 바이어트'가 쓴 《소유》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의 원제가 포제션이거든, 했더랬다. 


아..너무 있어보여, 나 너무 멋져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는 크게 감탄하며 나한테 그 무슨 인도영화 얘기했는데. 아 쓰벌 잘난척 드럽게 할라 그랬는데 그 영화가 생각안나네...무슨 퀴즈프로그램 나오는건데 거기에서 가난한 소년이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정답을 맞춘다는 영화였는데, 그 영화속 주인공 같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것까지 딱 써야 잘난척이 완성되는데, 이 영화가 생각이 안나네. 퀴즈쇼? 이런 거 아니었는데..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나는 포제션이란 단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는데, 아아, 여러분 그래서 책을 읽는 게 이렇게나 좋다. 갑자기 퍼뜩 생각나는게,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이 영어였는데, 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중학교1학년 때부터 흠뻑 빠진 영화 《더티 댄싱》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을 다 외우고 다녔던 학생.... 영어쌤은 수업을 하면서 예문으로 'stay'란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고서는,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했는데, 내가 거기서 또 한껏 거들먹거리며,



머무르다



했던 거다. 쌤은 어 그래 맞아! 하면서 나를 다시 한 번 보고, 나는 또 한껏 잘난 척을 했지. 우하하하하하. 그당시에 더티댄싱 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 가사집이 있었는데, 너무나 친절하게도 제목 옆에는 죄다 번역된 제목까지 같이써있었던 거다. 이를테면 hungry eyes 옆에는 갈망하는 눈동자 이렇게 써있었던 것. 그 앨범에 실린 stay 옆에는 '머물러줘요' 라고 써있었던 것이었다. 가사를 달달 외운 나는 당연히 제목의 번역된 제목까지 달달 외우고 있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시에 반에서 아무도 모르는 단어를, 공부 잘하는 애들도 몰랐던 단어를, 나는 알고 있었어!!!!!!!!!!!!!!!!!!!!!!! 여러분, 팝송이 이렇게나 좋다. 들어야 한다.


아, 이 얘기가 왜 나왔냐면,



그러니까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 책을 생각하기 전에, 내가 헤어진 남자랑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 뭔가 생각을 했고, '우리가 이러이러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라고 하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는 till we meet again 이지... 


하고 있었던거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다보니까 till we meet again 은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의 원제이고, 그 책은 야했었지....이렇게 됐던 것. 아아, 이거슨 진정한 의식의 흐름.....



여러분 책을 읽자. 그러면 영어가 저절로 따라온다. till we meet again 은 내가 영작할 필요가 없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외운 문장. 책은 이렇게 언제나 어디서나 도움이 된다. 아아, 나는 어쩌자고 그 영어제목을 외우고 있었지? 아아, 나는 너무 짱인 것 같아... 짱이다!! 캡이야 진짜... 여러분 책을 읽으면 똑똑함은 그냥 따라온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거들먹거들먹)




그나저나, 이 페이퍼 쓰다가 소유랑 포제션 리뷰 넣으면서 줄거리 봤더니 완전 새롭네? 다시 읽어봐야겠다. 포제션 줄거리 보니까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나오는 것이여.... 난 이 소설 좋아했는데 왜 이거 기억에 없지.... 다시 읽어야할 책이 생겼군. 훗.




이제 다 쓰고 등록버튼 누르려는데, 내가 뭘 쓰기 위해서 이 페이퍼를 썼는지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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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9-21 1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껏 거들먹거리면서) 슬럼독 밀리어네어.

다락방 2017-09-21 10:50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그래 그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eanne_Hebuterne 2017-09-2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하러 와서 대기열에 있다가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어요.
--라고 쓰자마자 자리가 났어요. 세렌디피티!

다락방 2017-09-21 16:53   좋아요 0 | URL
오, 점심은 무얼 드셨을까요, 쟌님. 맛있게 드셨습니까?!

Jeanne_Hebuterne 2017-09-22 04:27   좋아요 0 | URL
새우튀김, 냄비우동, 두부튀김, 드래곤 롤, 녹차! 헤헷

단발머리 2017-09-21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뭔가 영어로 쓰고 싶은데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ㅠㅠ
뭔가 근사한 거 쓰고 싶은데...
에라 모르겠다.
난 요즘 <The Mother of All Questions>를 읽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09-22 07: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 모든 질문의 어머니.... 입니까?
아 영어공부해야지. ㅎㅎㅎㅎ 사람은 계속계속 공부해야 해요. 그쵸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7-09-22 08:24   좋아요 0 | URL
의역을 많이 했더라구요. <남자들은 자꾸~~>가 워낙 반응이 좋았으니까 그 느낌을 살리려다 보니 그렇게 된것 같기도 하구요.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보면 바로 레베카~ 하고 생각날테니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7-09-22 08:31   좋아요 0 | URL
아 이게 그 책이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원제만 보고서는 완전히 다른 책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솔닛 책인줄은 짐작도 못했네요. 아니, 여자들은 자꾸~ 이 책이... 원제가 이거였습니까?! 단발머리님 아니었으면 몰랐을듯요 ㅋㅋㅋㅋㅋ

clavis 2017-09-22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럼독!!이었네요 제가 올러려던 답은..퀴즈쇼??? ㅋㅋㅋㅋㅋㅋㅋㅋ락방님의 거들먹이 아름답습니다♡저도 오늘 잘 배우고 활용해보고파요!!

다락방 2017-09-22 07: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들먹거들먹 거들먹을 아름답게 여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클래비스님. 앞으로도 거들먹거릴 수 있도록 더 아는 것 많아지는 사람이 되겠어요. 불끈!!

버벌 2017-09-2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야하단 말이죠? 메모 메모

다락방 2017-09-22 18:17   좋아요 1 | URL
그렇지만 구할 수가 없어요 흙 ㅠㅠ
 


















길어서 다 인용을 하지는 못했었지만, 1권에서 트랙터 운전사와 농부의 대화가 압권이었다. 읽으면서 감탄을 했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을 읽으면서 감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2권에서도 마찬가지. 지금 이게 길어서 인용을 할까말까..엄청 갈등되는데, 왜냐하면 그러니까, 그거 인용할 시간에 뭔가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다가...그렇지만...이 박진감을, 그러니까 이 터질듯한 순간의 긴장을 너무나 알리고 싶어져서.... 아아, 어디 한 번 인용에 도전해볼까?



그러니까 상황은 이렇다. 작게나마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트랙터가 들어와 다다다닥 땅을 파헤쳐버림으로써, 이제 사람이 아니라 트랙터로 농사를 짓게 되면서 일을 할 수 없게되고,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고향을 떠나게 된다. 일할 수 있는 곳, 과일을 따면 돈을 준다고 했던 전단지를 들고, 그쪽으로 모든 짐을 싸서 차에 싣고는 온가족이 이동하게 되는데, 그 전단지가 한두장 뿌려진 게 아니라서 꿈의 땅 캘리포니아로 가는 사람과 차는 고속도로를 채운다. 쉼없이 달리다 멈춰서 밥을 해먹고 또 쉼없이 달려 그렇게 꿈의 땅까지 이르렀는데, 


아아,


여기오면 고생 끝 행복시작이겠지, 여기에 오면 이제 열심히 일해서 우리가 정착할 수 있겠지, 했던 바람은... 아아.... 여러분 책을 읽자.



당연히,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고민을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어, 우리 여기 잘 살고 있었는데, 저렇게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린 사람들이 몰려오면, 어어, 내 꺼 뺏기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하고, 아아, 나는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빚을 얻어 가게를 하고 있는데, 저렇게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린 사람들이 빚없이 시작한다면 나보다 더 잘살게 되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가진 걸 뺏기게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고향을 떠나 돈 좀 벌어서 살아보겠다고 이동했던 사람들, 그리고 약속의 땅에 이르러 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사람들, 도착해보니 자기들을 내쫓을 생각만 하는 사람들만 가득하고, 아아,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가.





자, 모두 21장에서 가져온다.




고속도로로 몰려 나온 이주민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서부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재산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재산이 어떻게 될까 봐 무서워했다. 배를 곯은 적이 없는 사람들은 배고픈 자의 눈을 처음으로 보았다. 뭔가를 간절히 원해 본 적이 없던 사람들은 이주민들의 눈에서 욕망의 불꽃을 보았다. 도시 사람들과 온화한 교외의 시골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한데 모였다. 그리고 자기들이 좋은 사람이고 침입자들이 나쁜 사람이라며 스스로를 달랬다. 원래 싸우기 전에는 반드시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야 하는 법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 망할 놈의 오키들은 더럽고 무식해. 놈들은 타락한 색광들이야. 저 망할 놈의 오키들은 도둑이야. 놈들은 뭐든지 훔칠 거야. 놈들은 소유권이라는 걸 전혀 몰라.

마지막 얘기는 사실이었다. 재산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재산을 가진 사람의 고통을 어찌 알겠는가? 마을을 지키러 나선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놈들이 병을 퍼뜨려. 놈들은 더러워. 놈들이 학교에 다니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놈들은 이방인이야. 자네 누이가 그런 놈하고 데이트를 한다면 어떻겠어? 

(중략)

대지주들과 기업들은 또 다른 방법을 고안해냈다. 대지주가 통조림 공장을 사는 것이다. 복숭아와 배가 익으면 지주는 과일 값을 키우는 값보다 싸게 후려쳤다. 통조림 공장 사장 자격으로 과일을 싼값에 사들인 다음 통조림 가격을 높게 유지해 이윤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통조림 공장을 소유하지 못한 소규모 농부들은 농장을 잃어버렸고, 그 작은 농장들은 대지주와 은행과 역시 통조림 공장을 소유한 기업들 차지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농장의 숫자가 적어졌다. 소규모 농부들은 도시로 이주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돈을 빌려 쓸 곳도, 그들을 도와줄 친구나 친척들도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 역시 고속도로로 나섰다. 도로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살인이라도 저지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기업들, 은행들도 스스로 파멸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몰랐다. 농사는 잘되었지만 굶주린 사람들은 도로로 나섰다. 곡식 창고는 가득 차 있어도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구루병에 걸렸고 펠라그라병 때문에 옆구리에서는 종기가 솟아올랐다. 대기업들은 굶주림과 분노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들은 어쩌면 품삯으로 지불할 수도 있었을 돈을 독가스와 총을 사들이는 데, 공작원과 첩자를 고용하는 데,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사람들을 훈련하는 데 썼다. 고속도로에서 사람들은 개미처럼 움직이며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아다녔다.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p.117-120)




주인공 톰 조드는 새로운 살 곳을 찾아 떠났다가 그 곳에서 자신들을 몰아내려는 세력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때마다 성질 같아서는 확 받아버리고 싶지만, 자기는 지금 가석방 신분이고 또 가족들과 함께 있으므로, 본의 아니게 어머님의 간곡한 부탁에 따라 성질대로 받아버리지를 못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지금의 상황 즉, 그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대하는 태도가 부조리하다는 것은, 톰 조드 뿐만이 아니라, 지금 거기에 천막을 치고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 모두에게 부조리와 불합리가 반복될수록 그것은 분노가 되어 쌓일텐데, 그러니 저 21장의 마지막,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는 예사로 보이질 않는 거다. 아아, 이것은 어마어마한 복선일 것이야... 그렇다면 22장부터는 어떤 얘기가 펼쳐지려는거지? 조마조마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역시 책은 진짜 소설이 짱이다. 소설이 최고되는 것이야. 소설이 좋다.



나는 소설이 좋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이렇게 이야기로 가득차고 생각할 거리가 가득찬 소설을 읽을 때마다,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 생각이 난다. 섹스파트너였던 여자와 남자가 각자 연애를 시작해보자며 상대를 찾으려할 때, 남자가 공원에서 책 읽고 있던 한 여자를 가리키며 '나는 저여자 꼬셔볼게' 라고 했더니, 그때 여자가 그러는 거다. '저거 소설책일걸?'


난 그 부분이 진짜 드럽게 기분 나빠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당시에는 니네가 빅토르 위고 소설을 읽어봤다면 진짜 그렇게 말 못한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또 그 장면 생각나면서, 니네가 분노의 포도를 읽어봤냐...읽었는데고 그렇게 소설 무시하는 발언 나오냐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면 진짜 모르는 상태에서는 욕하기가 너무 쉬운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되는데, 소설 안읽는 사람들이 꼭 소설을 무시한다. 이게 뭐가 됐든 그래, 모를 때 욕하기가 제일 쉽다. 모르면서 욕을 해 모르면서.....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은 또 사실인가보다. 어느 한 쪽이 소설 읽는 사람들에 대해 무식하게 욕을 했다면, 상대가 '야, 너 소설 읽어봤으면 그렇게 말못해' 라고 했어야지, 똑같다 똑같아 진짜....


아무튼지간에 분노의 포도 21장 너무나 멋지고요, 통찰력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아, 분노하는 이들이여, 행동할 것인가!!





나는 노동자이고, 근무 이래로 지금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빡치는 사람으로서, 내 가슴에도 분노 너무 들끓고 있고..그래서 나는 이 사람들이 분노에 들끓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나는...글쎄 모르겠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는. 내가 분노에 들끓는다고 해서 사람들을 모집해서 회사에 대고 반항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내가 그럴것 같진 않고, 아마도 나는 혼자서 사표내고 이 땅을 떠나지 않을까..

응?

이 땅은 왜 떠나?

회사 때문이라면... 이 회사만 떠나면 되지, 이 땅은 왜 떠나?

왜냐하면..

나는 다른 땅에서 살고싶어서?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일 대한극장에서 《여배우는 오늘도》관객과의 대화가 있는 모양인데, 너무 가고 싶은데.... 평일이고 다음날도 출근이라, 아아, 퇴근 후에 갔다가 영화 보고 대화하고 다음날 출근하면 너무 힘들겠지...싶어서 아침부터 계속 고민하고 있다. 집에서 쉬어야 되는 거 아닐까, 이제 이런 일정을 소화해내기엔 나는 너무 지쳤어.....




그나저나 얼른 분노의 포도 다 읽고 연애소설 좀 읽고 싶다. 분노의 포도에다가 페미니즘 서적까지 읽었더니 마음에 말랑하고 스위트한 부분이 사라져버려서...그 감각을 다시 일깨우려면 연애소설 좀 읽어야 쓰겄다. 내가 원래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인데, 아아, 요즘 너무 싸나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 어제는 갑자기 윤김지영 쌤도 막 보고싶고 ㅠㅠ 헬페미 충전받고 싶고 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헬페미 충전 넘나 필요하고요 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 근데 집에 어떤 연애소설이 있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 지금 그냥 후다닥 한 권 사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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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9-20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후다닥 한 권... 사버리세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7-09-20 16:20   좋아요 2 | URL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7-09-20 16: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