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와 대화하는 낮 / 데일 카네기 / 청아출판사

“성공의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뿐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36쪽

<카네기와 대화하는 낮>에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자기관리론 중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돌아보기에 좋은 ‘낮 시간대’에 어울리는 문장을 선별하여 담아냈다. 그렇다보니 책을 가급적 분주함이 조금 지난 오후에 읽었는데 서두에 올린 발췌문은 첫 번째 챕터이자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태도에 대한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어지는 대화기술 편은 앞서 언급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뿐 아니라 내 안의 가식이나 욕심을 덜어내고 무엇보다 무작정 비난하거나 부정적으로 건네는 말이 아니라 들어주고 공감하는 대화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육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를 자꾸 잔소리하고 마치 내 말만 옳고 전부라는 듯 하는 말투였다. 누구나 완벽하게 옳을 수 만은 없고, 지나친 확신은 상대방에게 수용보다는 반박하고자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로운 것은 물론 이미 아는 것을 수정하거나 조정하려 할 때 꼭 필요한 조언들로 가득했다. 이보다 더 와닿왔던 부분은 세 번째 챕터로 적절한 휴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함께 잘 쉴 수 있어야 오히려 생산성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부분이었다. 나는, 우리는 얼마나 잘, 제대로 쉬고 있는가.

“결국 사람을 가장 쉽게 지치게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니라, 걱정과 긴장으로 굳어 버린 마음과 몸이다. 149쪽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최고의 방법은 오늘에 모든 열정과 지혜를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며 완벽한 준비이다. 196쪽

성공적인 삶을 위해 알아야 또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일까. 우리는 일을 해서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자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었다. 수십 번 혹은 수 백번의 시행착오에 좌절이 아닌 도전으로 이어지는 이유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인간관계 및 자기관리를 위함이기도 하다. #인간관계론 #자기관리론 #데일카네기 #클래식루틴 @chunga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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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
캐롤라인 트레이시 지음, 김민정 옮김 / 일레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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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새치산맥 발치에 길게 늘어선 우리네 도시들처럼 이토록 눈부신 장관을 마주하고 사는데도, 왜 우리 중 대다수는 그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마치 이 거대한 우주적 신비 앞에서 느끼는 압도적인 경외감을 지워버리기 위해 무척이나 서둘러 살아온 것 같습니다. 47쪽

캐롤라인 트레이시의 <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를 읽기 전 예전에 적었던 호프 자런과 헬렌 맥도널드의 서평을 찾아보았다. 분명 동물을 비롯한 자연을 마주하는 일, 그런 소중한 것들을 상실하는 현실에 대한 보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저자들의 유년 혹은 삶 속에서 치유되지 못했던 부분들이 회복을 돕는 게 바로 ‘자연’이었다. 안타깝게도 두 저자의 에세이를 읽었던 나도 자주 자연의 힘을 망각하고 만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다는 건 비슷한 책을 읽는 지루함이 아니라 소중한 자연을 다시금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치유과정이었다.

저자가 처음 맞이한 소금호수는 목차 상으로는 두 번째에 등장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소금호수가 자연의 흐름에 의한 것이라 보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원주민을 몰아내기 위한 정착민들의 폭력일 수도 있고, 각각의 종교와 관련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인의적으로, 인간의 욕심으로 생겨난 소금호수의 경우 동물을 살리는 ‘물’이 아니라 동물은 물론 인류에게 큰 위해를 가하는 ‘독’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소금호수의 생성 배경과 분쟁 상황을 알리는 것 뿐 아니라 저자가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의 정체성 문제, 매일 지속되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가 어우러져 이 모든 것이 영상처럼 머릿속에 자연스레 재생되었다.

”사람들이 오언스호의 미래를 물으면, 바로 이런 모습일 거라고 대답해요. 인위적인 경계선은 점점 사라지고 공학 설계의 흔적도 흐릿해지겠죠. 우리는 자연 속에서 보이는 것들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을 배웠으니까요.“ 239쪽

최근에 읽었던 침묵과 자연과 관련된 인문서에서는 그저 조용히 숲 한 가운데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근심과 염려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다는 마법같은 내용을 말한다. 그 마법같은 경험이 저자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희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바라야 하는지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저자의 여정에 소금호수가 함께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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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미우라 시온 지음, 김은경 옮김 / 시공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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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미우라 시온

보통은 작품을 먼저 읽고 작가에 대한 사심이 커져 에세이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미우라 시온의 경우는 에세이를 먼저 만났어도 분명 그 매력에 빠졌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는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었기 때문에 주제는 조금 다를지라도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지점과 일치하는 내용이 등장할 때마다 열광하며 읽었지만 많은 이야기 중 ‘책과 독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감상을 나누고 싶다.

‘상도를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덕후’란 대개 이런 것이다. 나도 만화에 관해서는 친구와 도긴개긴 수준이라 “이사하는 참에 조금은 처분하는 게 어떨…..”하는 말은 입이 찢어져도 내뱉을 수 없다. 94쪽

유명 관광지 한복판에는 책방이 없을 때가 많아서 관광하며 책이나 잡지를 사고 싶은 나로서는 언제나 금단증상으로 괴로웠던 까닭이다. 161쪽

취미가 없다. 아니 책고 만화를 읽는 건 무엇보다 좋아하지만, 너무 좋아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이기 때문에 이력서의 취미란에 경솔하게 ‘독서’라고 써도 좋을지 자신이 없다. 밤새워 책을 읽고 늦잠을 잔 날을 셀 수가 없다. 207쪽

위의 발췌한 부분 외에도 저자의 책 사랑은 자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저 세 부분은 “저요, 저요!” 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먼저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 같지만 이사를 하거나 집안 정리를 할 때면, ‘책을 좀 버려!”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은 책을 처분한다는 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걸 알 것이다. 만난 횟수나 기간과 상관없이 사랑에 빠진 연인이나 영혼의 단짝 같은 사람을 집이 좁다고 하루아침에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함께였어도 좋았지만 혼자 떠난 런던과 도쿄 여행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블록마다 있는 서점을 매번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 무거운 책을 잔뜩 사는 내가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외서를 손쉽게 구할 수 없었던 20여 년 전에는 가져간 짐을 버리더라도 새 책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세 번째의 경우는 밤새 책을 읽으면서 돈도 버는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작가가 부럽고 부러울 뿐이다. 유사한 점도 있지만 또 나와는 다른데 싶은 부분도 당연히 존재했다. 겨울과 여름 중에 고르라고 했을 때 저자는 추운 것을 견딜 수 없어 여름을 택했지만 정확히 반대의 이유로 난 겨울이 좋다. 하지만 역시나 여름에는 ‘소면’을 찾는 취향은 또 같았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한여름에 물을 타고 내려오는 면을 건져먹는 장면은 봐도 봐도 침샘이 고이고 덩달아 더위가 가신다. 저자가 국수를 삶을 때 ‘추가 물’과 하는 눈치게임, 삶아본 자들은 알지 않을까.

출판사까지 운영하는 한 배우의 말처럼 진짜 재미있는 책은 OTT 마저 별거 아니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책을 덜 읽는 것만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렇게 공감도 되고, 때로는 다른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레 책에 빠져든다. 그리고 세상에는 저자가 추천해 준 작품들처럼 흥미로운 책들이 많다. 이름 모를 화분을 꾸준히 키우고, 빈틈이 보이지만 그 또한 곁을 내주는 것이기에 저자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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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예술가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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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예술가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술을 즐기는 예술가들의 일화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오래전 과제를 위해 밤새 술을 마시며 그림을 그렸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문학과 철학, 정신분석학을 넘나들며 작가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19세기 전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술을 오랜 시간 마셔야 하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금욕에 가까운 상태로 글을 써야했던 작가들도 있었다. 그런 대목들을 밑줄 치며 읽다 보니 다음 내용이 기대되면서도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덕분에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임에도 완독하는 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무엇보다 지나친 음주가 인간을 파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문학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술을 이야기해 왔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내게는 유익한 충격이었달까.

현대 작가는 매몰된 기억과 문장들이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게 해야 한다. 그는 연료 부족으로 기관이 정지된 상태라면 신을 향해 돌아서서 기도를 올리기보다는 새 술병을 딸 것이다. 61쪽

저자는 여러 시대의 작품을 통해 술이 단순히 인간을 망가뜨리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절망과 욕망, 반항과 자기파괴를 드러내는 매개였음을 보여준다. 어떤 작품은 술이 초래하는 비극을 경고하기 위해 쓰였고, 또 어떤 작품에서는 사회와 현실에 저항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 선택하는 마지막 반항의 방식으로 술이 등장한다. 저자가 설명하듯 19세기 문학에서 술은 인간의 혈기와 열정을 폭발시키는 불처럼 묘사된다. 반면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술은 오히려 인간을 차갑게 만들고, 삶의 의지마저 잠식하는 냉기의 이미지로 변한다. 술꾼은 점차 ‘알코올 중독자‘라는 존재로 바뀌고, 사회 역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시킨다. 지금 우리가 알코올 중독을 질병과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흐름을 보들레르, 케루악, 랭보, 베이컨, 뒤라스 등과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그리고 들뢰즈와 야스퍼스, 프로이트와 뒤르켐의 철학과 사상을 연결하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의 작품과 생애를 읽으며 찾아본 책들이 절판 상태일 때 찾아오는 허무와 아쉬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 알코올이 간절해졌다. 작품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과 철학이 서로를 비추며 인간의 취기와 욕망을 분석하는 과정 자체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작가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만나게 되고, 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추상적인 개념들이 문학 작품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뒤르켐이 쓴 충격적인 한 문장은 알코올 중독자를 주제로 쓴 건 아니지만 알코올 중독자의 성향을 완벽하게 요약하는 문장이다.
“해소되지 않는 갈증은 영원이 되풀이되는 자살이다.” 145쪽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긴 세월 ‘취한 자’들의 세상이었던 문학과 예술은 현대에 이르러 환각제의 등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 속에서 그 신비와 반항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이제 술은 예술적 영감의 상징이라기보다 중독과 질병, 그리고 금주와 금단 사이에서 오간다. ‘문체가 무엇보다 하나의 육체 속에 담긴 무엇임을 인정(37쪽)’ 해야 한다면 아마도 나는 술에 대해서는 그저 모든 일을 마치고 마시는 한 잔의 맥주의 시원함을 표현하는 데에 그칠 것이다. 저자가 말한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책은 빈 껍데기처럼 공허(178쪽)’ 할 것이란 말은 그런 점에서 지나친 겸손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이 책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이해하게 했고, 밑줄을 긋게 만들었던 수많은 문장들처럼 이전에는 단지 혐오하거나 외면했던 인물들을 다른 시선으로 읽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었을지 궁금해진다.

#알코올과예술가 #알렉상드르라크루아 #을유문화사
#작가 #문학사 @eul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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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
우승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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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남을 위한 공부, “위인지학”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부, “위기지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는 세상에 대한 무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기 위한 길이어야 한다.
182쪽

우승희 저자의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의 부제는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로, 아이와 달리 어른이라고 하면 나 자신보다는 상대와 이웃을 더 많이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다 읽고보니 ‘너’와 ‘우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나’를 잘 아는 것, 제대로 들여다 볼 용기를 내야 하는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듯, 사용되는 한자도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 ‘사랑’이 맹목적인 것에서 이제는 좀 더 유연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무조건 ‘변함없이 곧아야만 할 것 같은’ 단어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정되어 있지 않은 삶, 행운과 고통이 언제든 교차될 수 있는 삶 가운데에서는 흔들릴 수 있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참지 못해 터뜨린 말은 결국 나를 더 무력하게 만든다. 나를 향해 들어오던 그 칼날이 사실은 바람결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인내는 그 깨달음을 미리 살아보는 감정이다. 40쪽

인내라는 단어를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뒤에 나오는 ‘의지’라는 단어의 의미를 읽고서야 저자처럼 나도 긴 세월을 자책하고 원망하고 그래서 방황하는 것조차 나의 나약함이라며 부정하고 살았구나 싶어 안쓰러웠다. 물론 그 시절 누가 내게 참아낸다는 것의 참의미와 흔들림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다한들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후회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보니 결국 후회란 건 무조건 나쁘거나 부정적인 것, 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상형문자인 ‘비참’이란 단어는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뜻한다. 생각만해도 아찔한데 그저 절절하게 슬프고 좌절한 모습이라고만 생각해왔다.

날 수 있음에도 날지 못하는 상태, 그때의 슬픔은 땅으로 나동그라진다. 갈 수 있었지만 가지 못한 길, 날 수 있었지만 추락한 순간, 그때 마음은 무너진다. 날개가 함께하지 못한 슬픔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떨어뜨린다. 82쪽

비참을 ‘질투’라는 단어를 읽을 때에 다시한번 떠올렸는데 질투라는 게 애초에 내가 바라는 이상향 혹은 나와 전혀 다른 대상을 두고는 갖지 않는 마음이라는 부분이 그랬다. 타인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너무나 먼 거리에 있는 성공을 보면서 비참한 기분이 들진 않는다. 오히려 ‘그때 나도 그런 선택을 했더라면’에서 출발할 때 질투가 생기고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을 떨쳐내려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그 여유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을 위해 중요한 과정중에 하나인데 버릴 것은 버리고, 기억할 것은 기억하는 것이 다름아닌 ‘망각’이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건 아마도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고독한 시간에서 들여다보는 진짜 나의 모습일 것이다. 나를 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타인을 위로할 수 있고 그 아픔에 지워지지 않을, 지겨워 하지 않을 연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아픔에 ‘아직도’라는 말을 붙이는 이들에게 다음의 문장을 꼭 읽히고 싶었다.

고통을 공유하려는 기꺼운 마음이 없으면, 연민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나 문턱을 넘으면,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된다. 나의 일을 지겨워하는 사람은 없다. 142쪽

서평에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소개된 단어와 그 단어를 이루는 부수 하나하나를 다 어떻게든 공유하고플 정도로 좋았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찾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간절해졌다. 간절이라는 단어에는 ‘슬픔’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한다. 왜냐면 나의 이 서평이 내 바람처럼 잘 전달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내 마음이 가닿지 않더라도 분명 어느누구도 아닌 내 자신은 ‘지금의 나를 살게하고 지금의 나를 어떤 것에 몰입하도록 만든(259쪽)’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꼭 추천하고 싶다.

#한자가삶의위로가될때 #우승희 #동양고전 #마음 #심리
@chungrim.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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