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에 반대한다 - 희생된 진보의 새들은 연합할 수 있고, 우리는 소외를 거부할 수 있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우중몽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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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동안 속지 않을 수 있고, 몇몇 사람은 항상 속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항상 속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법하다. 139쪽

위의 발췌문은 슬라보예 지젝의 <진보에 반대한다>에 등장하는 구절로 에이브러햄 링컨의 격언 중 ‘그러나 모든 사람을 항상 속일 수는 없다’를 저자가 현안을 보며 수정한 것이다. 우리는 속고 있다는데 무엇에 속고 있는가. 우리는 그렇게 우매한 대중 혹은 시민이자 인류라고 비판하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을 자각시키고자 하는 책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재차 질문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현실은 무엇인가.
지젝이 그러했듯 보다 쉽게 접근하자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청소년들의 험한 말(욕설)을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들 뿐인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아름다운 말’ 대신 ‘반복적인 비속어’로 대화가 시작되고 끝이 난다. 지젝의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들에게 ‘좋은 말’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자 ‘권위 있는 부모 혹은 스승’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지젝은 <더 와이어> 영화를 통해 온통 비속어로만 가득채워진 수사 현장을 언급한다. 수사하는 당사자들의 지적 능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볼 때 ‘좋은 말’을 알지 못해서일까. 그렇지 않다. 상황에 딱 맞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진보에 반대한다>는 타이틀을 갑자기 소환하고 싶어질 것이다. 진보와 욕설, 그리고 속고 있는 우리는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만나지는 걸까.

내 전제는 이 모든 갈등이 사이비 갈등이라는 것이다. 그 갈등이 매우 위험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할지라도, 그 모두는 우리의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에 닥친 진정한 적대성을 회피하거나 모호하게 하려는 시도(…)’ 91쪽

우리는 속고 있으며, 당장의 위태롭지 않은 상황을 유지하고자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저 누군가의 잘못된 탓, 그것이 교육일 수도 있고, 능력부족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지도자의 자질’과 관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우리가 ‘고정된 진리’라고 말하는 것들에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변화되려고 하지 않으면, 누군가 어느 때에 적재적소에 나타나줄거라는 애매한 기대와 희망이 현실적 문제를 가중시키고 ‘파국’에 도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란말인가.

아무리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어도 결국 역사는 퇴보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좌파의 오래된 믿음 자체가 전 지구적 파국에 크게 일조했음을 자각하자는 메시지가 이 책에서 가장 울림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자 해설 중, 171쪽)

지켜보기만 하면 안된다. 귄위(있다는) 한 사람을 믿고 바라만 봐선 안된다. 참정권을 그토록 간절하게 외쳤던 사람들이 정작 자신에게 무언가를 바꿀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다소 거친듯한 타이틀에 물러서지 말길, 이보다 친절하고 쉽게 돌파구를 제시하고 안내해주는 철학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woojoos_story 진행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서평단 #우중몽 #슬라보예지젝 #진보에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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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치 있다 - 마음을 회복하는 자기 돌봄의 심리학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박병화 옮김 / 북파머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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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소리들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우리는 그 소리를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면 이미 익숙해져 깨닫지도 못할 뿐 아니라, 이미 알고 있다 하더라도 설마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 소리(비평가든 잔소리꾼이든)가 틀린 말이 아니라고 여겨진다면 어떨까? 소리가 시키는대로 나를 비판하고, 변하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 실패의 책임도 오롯이 자신에게 돌린다.

정말로 당신 자신을 비난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가?

타인과 비교하며 경쟁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 속에 살면서 그런 패턴을 버리고 ’지금 이대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기란 사실 어렵다. 또 오랜 기간 심리학에서 조차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었으며, 현실에서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 높은 자존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란 비싸고 좋은 차, 부러워할 만한 직업, 누가봐도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외모 등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사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이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왜 실패하는가에만 주목해왔다. 그런데 정말로 당신 자신을 비난 할 일인가? 우린 이대로 행복하면 안되는걸까.

내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심리학을 공부하거나 자기개발서를 읽을 때, 매번 걸려 넘어지는 부분이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데 다른 이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였다. 나는 지독히도 오랜 기간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다. 구체적이며 합당할 수준의 이유도 있었다. 그 부분을 고치지 않고선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생각이 커졌고, 때때로 일부의 사람들은 못난 부분까지 사랑해주면 된다고, 사랑해주지 못하는 포용력까지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런 내게 <당신은 가치가 있다>의 저자는 말한다. 정말 자기애란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느냐고. 그렇지 않았다. 이런 점은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까지다. 힘들게 애써서 고칠 필요는 없다. 물론 변화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온전히 나를 위해 변화할 수는 있는 것이다. 무작정 이런 점이 잘못되었으니 고쳐! 라고 나를 몰아세우지 않을 뿐이다.

내가 자기 돌봄을 하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나에게 친절한 사람이라면, 나는 지금을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나에게 된다고 말하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184쪽

저자는 반복적으로 ’내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우리의 인식을 깨운다. 우리가 무언가를 잘못한다거나, 무능력하거나 무가치하다는 마음의 소리에서 벗어나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지만 분명 우리안에 되고싶은 것, 하고 싶은 욕구들이 존재한다. 그 생각들을 부정적인것과 긍정적인 것으로 우선 나누어야 한다. 책에서 제시한 사례에서는 한 남성이 매일 야근하거나 바람을 피우는 것 등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면, 매주 하루는 무조건 쉬고, 아이와 좀 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과 절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구분하여 목록을 만드는 것을 추천했다. 이외에도 자기 돌봄을 위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눈을 감고 질문을 떠올려 보는 것 처럼 간단한 훈련부터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훈련까지 상세하게 나와있다. 돌봄은 누군가 상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이 책은 나를 포함해 부디 평온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 비난을 멈추고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당신은가치있다 #자기돌봄 #심리 #안드레아스크누프 #북파머스
@_book_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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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한 작가님으로 부터 손글씨 편지를 받았다. 내게만 보내주신 편지는 아니었지만, 그 편지의 적힌 다음의 문구가 참 좋았다.

이 소설을 읽는 시간이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즐겁고 또 위안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일부 발췌

다수에게 보내신 편지라도 전문을 다 보이고 싶진 않았다. <이상능력자> 작가분의 이 편지는 책을 읽기 전엔 ‘조금이라도 즐겁자’라는 마음이었고, 읽고 난 뒤에는 ‘잘 간직해야지’하는 마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상능력자, 수안이 그리고 예리. 그리고 이 두사람의 곁에 또 한 사람. 이제 막 정식 출간된 소설이니 과한 스포는 자제하면서 서평을 적어본다.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는 아이들이 있다. 폭발과 동시에 그들에게는 ‘이상능력’이 생기고, 문자 그대로 초능력이 아닌 이상능력이라고 명명된 것만 보더라도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안이의 경우는 이상능력자을 경계하던 사람이었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까닭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폭발할 가능성을 가진 이들을 미리 확인하고 예방할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으니 충분히 두려움을 가질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위험을 가진 사람들임과 동시에 이상능력자들은 사람을 구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능력을 과하게 사용하면 생명도 위험하기 때문에 조절장치를 이식한 까닭에 능력이 있다고 해서 아무데서나 마음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만 보면 마치 편가르기 식의 사회를 빗댄 것처럼 보이지만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사한 내용을 담은 만화와 드라마 그리고 영화도 떠올랐지만 이전 작품들과 이상능력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를 악용하는 세력과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불평하고 빼앗거나 선을 긋는 역차별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소설 속에서 이들을 가로막는 상대가 누구인지, 또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위험성을 낳을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상능력이 생긴 후 수안이가 느끼는 고민과 갈등 그리고 자신의 아픔이 지나치게 클 때, 타인의 상처와 아픔을 볼 수 없는 나약함과 한계까지 살피다보면 어째서 그들이 ‘초능력자’가 아닌 ‘이상능력자’가 되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또 보여지는 것에 집중하게 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보고자 했던 것을 결국 보고야말겠다는 직간접적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 배아를 선택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에게 후손에게 어떤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길 바라며 ‘날개가 있는 아이’를 원했다고 한다. 날개가 있다면 위험한 상황을 모면하기엔 좋은 장치가 될 수 있지만 날개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 속의 그 아이는 우생이 아닌 ‘돌연변이’로 살아가야만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상능력자>의 아이들은 과연 그 능력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까. 아이들이 능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조금이라도 즐거운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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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 - 아동심리치료사가 사랑으로 전하는 우리 안의 회복력과 성장의 힘
스테이시 섀퍼 지음, 문가람 옮김 / 두시의나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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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

읽고 나면 당신도 자신만의 스테이시를 찾고 싶어질 것이다. -추천사 중 일부

스테이시 셰퍼의 <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을 아물까>는 우선 아이를 키우거나,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자이거나 스스로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자신안의 어두운 동굴안에 머물고 있는 이들, 그리고 아동심리를 진지하게 학업 혹은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이들에게 권하는 것이 아니라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아동학을 대학원에서 수학중인 학원생이자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의 학부모이기도 하다. 지난 2월, 마지막 수강신청을 앞두고 아동심리와 관련된 과목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점수와 별개로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또 건강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결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터놓지도, 치유받지도 못하면서 다른 이의 마음을 들으려는 것, 자신의 한계 밖의 일을 하려는 것은 무모할 뿐 아니라 내담자에게도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마음속에 그 정도와 상황은 다르더라도 마음을 움츠리게 하거나 약물을 필요로 할 정도의 ‘병’이 있다면 가장 우선적인 것은 치유다. 치유를 위해 자신 앞에 앉은 심리치료사에게 털어놓아야 하는데 공감 혹은 역전이 상황이 발생한다면 내담자는 이전보다 더 깊은 동굴안으로 숨을 수 밖에 없다. 과거에 비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동들이 늘어났다기 보다는 어쩌면 마음의 병이 개인의 의지나 일시적인 상처가 아니라 치유의 대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았을 때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자는 어떤 방법으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까. 엄청난 화술? 누구보다 더 뛰어난 전문적인 실력도 맞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아픔을 치유한 경험, 여전히 치유하는 과정이자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내담자들의 ‘살아있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삼촌에 의한 성적학대, 이를 털어놓았을 때 울타리가 아닌 완벽한 벽을 만들어준 엄마, 고등학교 진학 전 1년간의 엄청난 학대를 받은 저자가 선택한 생존 방법은 철저하게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이었다. 외적으로는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만들면서 누구도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없게 만들면서도 정작 자신이 만들어 놓은 동굴 속에서 나오지 못한 그녀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다른 이들은 겪지 않기를, 이미 난 상처라면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생일초’와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바로 저자가 생일초가 되어준 아동들과의 만남과 그들의 마음을 열기 까지의 과정과 진행상황이 담겨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은 세상의 어떤 아이도 애초에 치유가 필요할 정도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들이 당한 학대는 그들의 잘못도, 그들만의 아픔도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라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상처로 인한 수치심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 말로 꺼내놓는 것이며, 그런 작업은 ‘나도 그럴 때가 있었어’와 같은 억지 공감이나 ‘내가 널 꼭 치료해줄게’ 라는 극단적인 접근이 아니었다. 내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결코 자리를 뜨거나 외면하지 않겠다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세상에 완벽하게 혼자인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결코 혼자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무조건 ‘네가 옳다’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 마음을 나누려 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 아동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선 내가 먼저 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평생 숨어 사는 습관을 들이는 대신 온전하게, 자유롭게,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삶의 시작점에 있는 아이들이 이런 길을 선택하도록 돕는 일이 내 직업의 핵심이다. 317쪽

내가 키우는 내 아이 하나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줄 수 있길 바라며 서두에 밝힌 그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woojoos_story 님으로부터 @dusi_namu 출판사의 도서를 제공받아 지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우주클럽 #온라인독서모임 #어린사람의상처는무엇으로아물까 #도서제공 #우주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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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오염의 시대 - 28년 차 환경정책 전문가가 진단한 오염의 과학
정선화 지음 / 푸른숲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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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오염의 시대



위험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면 대중의 인식 또한 과학과 발을 맞춰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위험 소통은 위험의 과학적 관리를 위한 핵심 요소다.(중략)

소통의 실패는 곧 과학의 실패이자 정책의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52-53쪽


생활의 편리를 위한 기술, 그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물품을 생산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경제적인 측면의 비용절감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선일 수 밖에 없다. 자본을 움직이는 기업들은 당장의 손해를 피하기 위해 ‘명확하게 증거가 존재하는 위험’이 아니라면 안전을 위한 명목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비용이 급격하게 오르는 선택을 자발적으로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과 제도 그리고 이를 감시하고 고발자로서의 역할을 가진 언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오염의 시대>의 시작은 과거와 달리 ‘보이지 않는 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며, <침묵의 봄> 출간 이후 직간접적으로 축척되어 온 오염에 대해 사례를 토대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수은이나 납 중독처럼 이미 잘 알려진 사건들도 있지만 ‘염색 샴푸’에 포함되어 있던 독성 물질에 대해서는 사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다만 독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제재하거나 동물 실험에서 발암 증상을 보였다고 해서 인간에게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험성과 비판을 받더라도 역학 연구가 여전히 필요하기 마련이다. 안타까운 건 위험 물질을 연구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다학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프레온 가스의 위험성을 증명한 특별한 경우도 존재한다. 또 앞서 자본주의와 관련해 비용(원가)절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만큼 최소 비용으로 생산량을 높이는 것 또한 주요한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러브버그 문제가 깊이 와닿았다.


까맣게 들러 붙은 러브버그들을 보며 살충제를 뿌려 일시에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 DDT와 같은 살충제의 무분별한 살포가 불러왔던 환경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부 지자체는 ‘친환경 방제’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105쪽


DDT와 관련된 문제가 무엇인지는 이전 부분에서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요약하자면 모기퇴치와 함께 농작물 생산량을 높일 수 있었던 DDT가 인체와 토양에 흡수, 오염을 일으키는 정도가 크며 무엇보다 생태계를 파괴하여 문제가 된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를 ‘화학오염이 생물다양성 손실이라는 훨씬 더 큰 문제의 일부(107쪽)’라고 언급했다. 그런가하면 잘 알려진 것처럼 나라별 규제의 정도가 다르거나 아예 없는 국가들도 있는데 비교적 최근 제재의 대상이 된 ‘과불화합물’ 부분도 집중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물, 그것도 생수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이런 오염물질의 위험성을 고발하거나 선동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진 않는다.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 앞서 프레온 가스처럼 극적인 상황을 놓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안내해준다.


위해성 평가의 편향이나 불확실성도 진전된 과학적 검증 과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역학, 독성학, 기전 연구를 통합해 각 분야의 편향을 검증하는 ‘삼각 검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205쪽


프롤로그 마지막 문단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자’(14쪽)라는 문구가 있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서평에는 어쩌면 가장 대중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내용은 일부러 넣지 않았다. 다만 위의 내용들을 토대로 무엇이 어떻게 문제가 되고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 놓여있는지, 또 이런 과정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대오염의 시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을 가족을 생각하는 눈으로 바라본 저자의 따스함 또한 느껴지는 책이었다.


#대오염의시대 #정선화 #푸른숲 #환경오염 #과학 @pruns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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