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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
우승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8월
평점 :
공자는 남을 위한 공부, “위인지학”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부, “위기지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는 세상에 대한 무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기 위한 길이어야 한다.
182쪽
우승희 저자의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의 부제는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로, 아이와 달리 어른이라고 하면 나 자신보다는 상대와 이웃을 더 많이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다 읽고보니 ‘너’와 ‘우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나’를 잘 아는 것, 제대로 들여다 볼 용기를 내야 하는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듯, 사용되는 한자도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 ‘사랑’이 맹목적인 것에서 이제는 좀 더 유연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무조건 ‘변함없이 곧아야만 할 것 같은’ 단어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정되어 있지 않은 삶, 행운과 고통이 언제든 교차될 수 있는 삶 가운데에서는 흔들릴 수 있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참지 못해 터뜨린 말은 결국 나를 더 무력하게 만든다. 나를 향해 들어오던 그 칼날이 사실은 바람결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인내는 그 깨달음을 미리 살아보는 감정이다. 40쪽
인내라는 단어를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뒤에 나오는 ‘의지’라는 단어의 의미를 읽고서야 저자처럼 나도 긴 세월을 자책하고 원망하고 그래서 방황하는 것조차 나의 나약함이라며 부정하고 살았구나 싶어 안쓰러웠다. 물론 그 시절 누가 내게 참아낸다는 것의 참의미와 흔들림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다한들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후회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보니 결국 후회란 건 무조건 나쁘거나 부정적인 것, 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상형문자인 ‘비참’이란 단어는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뜻한다. 생각만해도 아찔한데 그저 절절하게 슬프고 좌절한 모습이라고만 생각해왔다.
날 수 있음에도 날지 못하는 상태, 그때의 슬픔은 땅으로 나동그라진다. 갈 수 있었지만 가지 못한 길, 날 수 있었지만 추락한 순간, 그때 마음은 무너진다. 날개가 함께하지 못한 슬픔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떨어뜨린다. 82쪽
비참을 ‘질투’라는 단어를 읽을 때에 다시한번 떠올렸는데 질투라는 게 애초에 내가 바라는 이상향 혹은 나와 전혀 다른 대상을 두고는 갖지 않는 마음이라는 부분이 그랬다. 타인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너무나 먼 거리에 있는 성공을 보면서 비참한 기분이 들진 않는다. 오히려 ‘그때 나도 그런 선택을 했더라면’에서 출발할 때 질투가 생기고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을 떨쳐내려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그 여유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을 위해 중요한 과정중에 하나인데 버릴 것은 버리고, 기억할 것은 기억하는 것이 다름아닌 ‘망각’이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건 아마도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고독한 시간에서 들여다보는 진짜 나의 모습일 것이다. 나를 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타인을 위로할 수 있고 그 아픔에 지워지지 않을, 지겨워 하지 않을 연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아픔에 ‘아직도’라는 말을 붙이는 이들에게 다음의 문장을 꼭 읽히고 싶었다.
고통을 공유하려는 기꺼운 마음이 없으면, 연민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나 문턱을 넘으면,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된다. 나의 일을 지겨워하는 사람은 없다. 142쪽
서평에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소개된 단어와 그 단어를 이루는 부수 하나하나를 다 어떻게든 공유하고플 정도로 좋았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찾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간절해졌다. 간절이라는 단어에는 ‘슬픔’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한다. 왜냐면 나의 이 서평이 내 바람처럼 잘 전달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내 마음이 가닿지 않더라도 분명 어느누구도 아닌 내 자신은 ‘지금의 나를 살게하고 지금의 나를 어떤 것에 몰입하도록 만든(259쪽)’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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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grim.offi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