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심상정 대표의 한미 FTA 협상 건에 대한 토론을 찬찬히 읽어 봤다. 두 사람의 입장 차이를 객관적으로 보려 했다.
그런데 눈에 밟히는 건 노 대통령의 고뇌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말이든 글이든 지긋지긋하게만 느껴지는 내게 너무 와 닿았다. 소통의 피로와 좌절감에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의, 모든 문제에 관한 토론에 응한다는 것은 시간상으로나 능력상으로나 어려운 일입니다.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모든 토론이 다 가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노력은 했으나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심 대표가 주장한 만큼의 진보를 이루어 내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왜 그 정도밖에 가지 못한 것인지는 심 대표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심 대표가 이 나라의 주류 정치세력이 되지 못한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든 저는 좀 더 유능하지 못했던 점에 관하여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 대표는 제가 ‘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전임 정권의 책임자가 가진 역사적 임무를 다하는 일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제목을 보면, 전임 대통령답지 않다는 표현까지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전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에 있었던 일에 관하여 질문이나 토론의 제안이 있다 하여 일일이 응답을 하는 것이 가능한 일도 적절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래야 역사적 임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심 대표는 글 마지막에서 머지않은 기회에 토론의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제가 민주주의 2.0에 올린 글을 보고 토론을 제안했으니 이곳에 와서 이 글에 이어서 토론을 하면 안 될까요?
저는 심 대표의 글을 읽다가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에 노 전 대통령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대목을 발견하고 좀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심 대표님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중도 진보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았지요.
그런데 오늘은 저를 이명박 대통령과 구별하여 말해주니 고맙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과연 앞으로도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제가 혼란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토론이 부족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은 토론을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 주장, 그리고 욕설과 싸움을 한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그런 와중에도 여론 조사 결과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론이 엎치락뒤치락 춤을 추더니 마지막 협상을 타결하고 나자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이쯤 하면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승복이 안 되더라도 싸움은 그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개중에는 진정으로 의문이 있어서 질문을 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심 대표의 이 글처럼 비판이나 시비를 위하여 질문을 하거나 토론을 제안하는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시비조인 글들도 많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는데 꼭 이틀이 걸렸습니다. 재주도 부족하고 틈틈이 글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당하기 벅차다는 저의 말이 결코 변명이나 회피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췌 출처 :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List.do?blogid=0EuFi&categoryId=746532]


대통령직에서 물러 나서도 노 전 대통령이 소통 창구를 열어놔 이런 논의들을 볼 수 있게 돼 다행이었다.
5차 대선 토론도 그런 풍경이었지만 우리는 대개 토론이 아니라 싸움을 하고 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때에도 누가 말을 걸어오면 대꾸를 해야 한다. 길을 묻는 자에게, 카톡을 해오는 이에게, 직장 상사의 지시에, 부모의 전화에, 배우자와 자식과 친구의 요청에.....
말을 할 줄 안다는 건 대화와 토론에 임해야 할 당위를 만든다. 중요한 직책에 있다면 책임의 무게는 더 커진다. 노 전 대통령 옆에서 그 무게를 고스란히 봤을 문 후보는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의 인생행로를 보면 뜻에 맞는 행동(학생운동, 인권 운동)은 하되 자신이 빛나게 나서지 않았다. 사법연수원에서 수석을 하고도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채용되지 못했고 특전사로 강제 징집 당하고 감옥에 가는 등 많은 불이익을 당했으면서도 묵묵히 견뎌내기만 했다. 그런 훈장을 자랑하며 정치권에 들어간 자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었다면 노 전 대통령이 정계 입문할 때 같이 갔어야 했다. 머리도 좋고 꽃미남인데도 평범한 사람의 삶에 만족할 줄 알았던 사람 같다.
문 후보의 토론 실력을 보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인데 그의 고단함을 짐작해 한숨만 쉰다. 그는 순발력 넘치는 사고보다는 꼼꼼히 오래 생각하는 사람 같다.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합리적 보수에 가까운) 중도 진보 이상이 되진 못할 거다. 자기주장의 관철만을 앞세우는 세력들 속에 한국 정치 토양은 이조차도 제대로 나아가기 어렵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노 전 대통령이 한미 FTA 건에 대해 끝까지 시달렸던 것처럼 사드 재협상 건이 문 후보에게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모두가 짐작하다시피 개헌, 내각제 개편, 언론 플레이 등등 얼마나 많은 문제로 시달릴지 뻔히 보인다. 5월 2~3일 내내 시끄러웠던 문 후보와 세월호를 엮은 SBS 가짜 뉴스 보도는 전초전에 불과할 뿐. 시민들이 예전보다 많이 깨어 있다는 게 유일하면서도 가장 든든한 힘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승복이 안 되더라도 싸움은 그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라고 한 의미는 이해하지만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의 삶이기 때문에 말의 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이 토론의 마무리에서 심 대표가 ˝이 토론은 결국 제2의 심상정, 제2의 노무현이 바통을 이어갈 것이다..... 토론은 시대의 몫이 되었다.˝라고 말했듯이.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 자, 끝낼 수 없는 일은 어디든 있으니까.
그런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모두의 사유가 간단히 공유되는 시대가 오면 토론도 원시적인 소통 방법으로 판명될지 모른다. 토론은 없고 전략 싸움만 되는 건 아닐까.

 

˝ 과연 모든 게임에는 각각에 대한 최적의 전략이 존재할까?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발견한 이가 바로 [뷰티풀 마인드]라는 영화로 많은 이에게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다. 내시는 195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능한 모든 게임에 최적의 전략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즉, 아무리 복잡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최적의 전략이 최소한 하나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시의 경로를 기리기 위해서, 모든 선수가 최적의 전략을 선택한 상황을 ‘내시 균형 Nash equilibrium‘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내시 균형에 따라 각각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적의 전략을 ‘내시 균형 전략‘이라고 부른다.

인간을 괴롭히는 문제 중 많은 수가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모든 게임에는 최적의 전략이 존재한다는 게임 이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게임 이론을 통해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와 같은 기대는 게임이론이 등장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아 산산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게임 이론이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회의론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만 것에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 큰 역할을 했다.

맞대응 전략은 상대방이 이전 시행에서 선택했던 행동을 무조건 따라 하는 반면, 파블로프 전략은 이전 시행에서 상대방이 협동을 한 경우에는 자신이 이전 시행에서 선택했던 행동을 반복하고, 이전 시행에서 상대방이 변절을 한 경우에는 그 반대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대열 《지능의 탄생》

 



503호 님과 최순실 무리들은 ‘내시 균형 전략‘을 짠 상태겠지만 ‘죄수의 딜레마‘, ‘맞대응 전략‘, ‘파블로프 전략‘ 등 다양한 전략에서 얼마나 협동하고 변절하고 있을까.

인간의 이 궁지에 대해 유발 하라리는 좀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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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4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04 12:00   좋아요 3 | URL
두 사람의 토론을 보면 노 대통령은 좀더 큰 그림을 보려 하는 게 느껴진다면, 심 대표는 국익 추구를 내세우며 한국에만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의 토론에 대해 서동천 교수의 기고글도 그렇게 해석하고 있더군요.
판세는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와봐야 드러나는 것이죠. 한미 FTA보다 내수 시장 활성화를 더 꾀했어야 했다는 심 대표의 지적은 옳았다고 생각하지만,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가 아니었어도 이뤄질 일이었습니다. 당시 정황도 그랬고 한국은 결국 받아 들일 수밖에 없는 미국의존형이라는 게 딜레마죠.
한미 FTA는 체결 자체가 아니라 어떤 전략으로 짰어야 했나로 점검할 문제죠. 참여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된 건 참 안타깝게 됐죠.

네, 저도 오유 사건 잘 알죠. 지금 선거 유세에서 문 후보 표 빼오려는 전략이 아주 노골적이던데, 문 후보 당선되면 내각제로 또 그 힘 나눠쓰자 할 테지요.
정의당 정책들이 이상적이고 좋은 게 많고 다른 정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거 인정합니다만 정치적 이용, 계파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는 건 다른 정치 세력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7-05-04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04 13:46   좋아요 4 | URL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저를 칭찬하셨지만 사회에 대한 끝없는 이해의 노력은 ㅇㅇㅇ님보다 못한 소인입니다;;;
제 관심은 한국보다 ‘인간‘, ‘세계‘가 왜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과 걱정이 더 크기 때문에 실제 삶과는 동떨어진 건 아닐까 고민될 때도 많습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정상적인 절차와 타협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데, 그래서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단칼에 처리해주길 바라는 심리가 더 강해지죠. 이런 식은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고 앞으로는 더더욱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접근법입니다.
상식을 말하고 있지만 다들 자기가 상식이라 말하면 답이 없죠.
촛불집회의 힘, 시민의식이 더 성장하길 바랍니다.

제가 ㅇㅇㅇ님 댓글에 더 공감합니다👍저만 보기 아까운 글입니다.

2017-05-04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04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전한 소통을 위해서 열린 자세를 취하면 ‘소통‘으로 가장한 ‘비난‘이 거의 많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꼬투리 잡히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AgalmA 2017-05-04 21:42   좋아요 0 | URL
네,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에서 토론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일단 감정적으로 서로 마음이 상하게 되니 첫단추부터 쉽지 않습니다. 가치관과 개념과 지식 등 상이한 환경에 있으니 서로 협조하지 않으면 조율하기도 쉽지 않고요. 이론상으로야 충분히 이상적일 수 있지만 말씀처럼 현실은 말지옥이 되기 일쑤죠.

북다이제스터 2017-05-04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징검다리 연휴 잘 보내고 계세요?
뜸하셔서 어디 먼 여행이라도 가셨구나 생각했습니다. ^^
선거철이군요. 전 내일 일찍 미리 투표해야 겠습니다. 줄창 출근이네요. ㅠ
정하셨어요?^^

AgalmA 2017-05-04 21:45   좋아요 1 | URL
저도 계속 근무요. 날도 덥고 돌아가는 나라 상황도 성질나고 암튼 맘에 안드는 거 투성이라 뾰루퉁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ㅎ;
여행 가고 싶은 의욕도 안 나요ㅜㅜ 극장 나들이조차 귀찮아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요. 흑흑. 책 속에서 그 원인들을 찾아봐도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건 요즘 투표 밖에는 안 보이네요ㅎ
저도 낼 시간 나면 사전투표 하러 갈까봐요! 흥흥!
 

자다가 먼지 때문에 콜록거렸다. 매일 걸레질을 하는데도! 이놈의 먼지! 먼지! 먼지! 미세먼지든 쁘띠먼지든 먼지는 다 싫어! 일어나자마자 진공청소기를 신나게 돌렸다. 청소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만 하다가 언제나 그렇듯 책을 집었다. 고민만 하다 끝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래 밑줄긋기는 초반 30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쯤 되면 추천은 물론이고 나도 이 책을 사야 하나 고민된다. 나는 왜 이렇게 재밌고 좋은 책을 잘 고르는가!(니체 <즐거운 학문> 패러디) 잘난 체 죄송ㅎ; 그래봐야 내가 쓴 책도 아니고ㅎ;;

경제를 주제로 한 어제 5차 대선토론에서 4차 산업혁명이 또 거론되었는데, 이상하게 이 얘긴 하는 사람들만 한다ㅎ 홍 후보와 유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얘길 꺼내지 않는다. 홍 후보의 ‘강성 노조‘ 운운은 사고의 구태의연함을 보여 준다. 심 후보는 그들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방식을 콕 집어 지적했다. 2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재벌 개혁 운동을 주도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에 합류한 김상조 경제학자는 <안철수의 생각> 속 경제론은 거의 김상조 자신의 생각이며 지금 안철수는 5년 전 안철수가 아니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가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눈여겨보게 된 건 손석희 씨가 JTBC 보도국으로 오기 전 13년간 진행했던 M 본부 라디오 아침방송 <시선집중>에 그가 패널로 출연했을 때였다. 괜찮은 사람은 괜찮은 사람을 쓸 줄 알며 끌어들인다. 요즘 더불어민주당을 보며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박근혜 정부의 틀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한 유 후보가 과연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무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온갖 걱정과 말들이 떠도는데, 이 책은 그런 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를 점검하게 만든다. 발명과 혁신은 무엇인가.


요즘 내 고민은 멋진 전자 스케치북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 펜슬!... 질러라, 질러라, 질러라.... 중얼중얼)))

 

 

 

 

* 밑줄긋기(p 1 ~ 30)

포스트잇 메모지를 처음 고안한 아트 프라이Art Fry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발명과 혁신을 구분했다.
프라이에 따르면, 발명은 생각을 사물로 옮기는 작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프라이는 발명에는 대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그 설계안이 실제로 구동되는지 실연해 보기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드는 과정이 포함된다고 지적한다.
혁신은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다. 프라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장애물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작업˝이 바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는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제작을 시작한다. 상상 속에서 그 구조를 바꾸거나 개량해 보기도 하고, 한 번 작동을 시켜 보기도 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지만 진정한 활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문 정신적 사고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1인당 특허 취득 수가 가장 많은 도시가 어디인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이 종종 순위의 최상단에 오른다) ..... 어쨌거나 네덜란드행 비행기를 타고 가서 에인트호벤의 그 매혹적인 수로를 따라 거닌다 한들 갑자기 천재성을 얻게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1870년대에 토머스 에디슨은 ˝아이디어 공장˝을 세운 뒤, 그 안에 공학자, 기계공, 화학자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어깨너머로 연구 진행을 감독했다. 이 같은 중앙 집권적인 원스톱 발명 방식은 20세기에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에디슨의 백열전구처럼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신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어떤 의미에서는 스스로 발명가라 자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AgalmA) 누구나 상당한 양의 책을 읽고 내공이 쌓이면 책에 대해 나도 서평가~ 할 수 있듯이.


1970년대 한층 소형화된 배터리와 트랜지스터가 등장하자, 쿠퍼는 모토롤라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과 함께 어설프나마 최초의 휴대전화를 조립해 냈다.......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쿠퍼가 입증해 보인 뒤에도, 모토롤라가 최초의 상용 휴대전화를 제품으로 출시하기까지는 10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쿠퍼가 들려준 이야기는 소위 ‘유레카의 순간‘과는 정반대되는 일화였다. 그는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으로 출발해, 마치 영화감독이나 소설가처럼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미래로 시간 여행을 했다. 실제로 많은 기술이 공상과학 소설의 줄거리처럼 시작된다. 발명가들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경로로 택해 자신의 ˝불가능˝한 아이디어가 실제로는 불가피한 미래임을 입증해 보인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분명 옳은 말임에도 이 격언은 허탈해질 만큼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대체 어떤 종류의 필요가 마침내 감추어진 문제의 윤곽을 드러내 주는 것일까? 어째서 어떤 좌절은 굉장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반면, 대부분은 그러지 못할까?


1970년대에 경제학자 에릭 폰 히펠은 아직 상용화된 해결책이 없는 문제로 고심하는 이런 사람들을 ‘선도 사용자Lead users‘라 이름 붙였다. 선도 사용자는 직업이나 취미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반복과 권태, 위험에 노출된다....... 1982년 카네기멜론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한 교수는 상호 공격이 난무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깨닫고, 온라인에서의 흥분을 가라앉히고자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최초로 고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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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04-29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요즘 기침 때문에 문제인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아갈마님도 기침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습니다..

2. 홍후보의 강성노조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발언.. 노조에 대한 반감을 지닌 사람들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한 발언 같더군요. 실제로 노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별로 안 좋긴 합니다. 보수는 당연히 노조를 싫어하고 진보 중에서도 노조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니 노조에 대한 비판으로 표심을 많이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닌지요..

3. 안후보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었기에 대화에서 상대를 가르치려고 드는 자세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자세는 대부분의 엘리트 지식인, 교육 종사자, 나이부심 부리는 꼰대, 자신의 세계에 매몰된 소통불능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galmA 2017-04-29 10:35   좋아요 3 | URL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아서 먼지에 유독 민감합니다. 국가적 질환이 될까 걱정이네요.

노조가 없어서 삼성이 발전했다는 식의 억지 논조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에 표를 줘 낙수 효과 누리려는 전형적인 사고 방식이죠. 주인이 성공하면 내게도 떡고물 떨어지겠지 하는 식의 낙수효과 안 된다는 걸 아예 이해하지 못해요. 심 후보가 잘 찔러줬죠. 노조가 강한 독일이 그래서 못 사는가? 무엇이 삶의 기틀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죠. 자신에게 잘 해 주겠다 하는 사기성 공약만 믿으니 매번 당하죠. 낙수 효과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에디슨의 중앙집권적 원스톱 발명방식과 비슷하죠.

안 후보 말을 들으면 똑같이 돌려 주고 싶어요. ˝당신이 아니고요. 당신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대개 다 틀린 말였고요. 한참 잘못 알고 계신 건 당신입니다˝라고.

오거서 2017-04-29 11:03   좋아요 3 | URL
두 분 댓글과 응답글도 본문의 부록같아요. 김영성 님의 공감과 덧붙이는 의견에서, 맨스플레인의 일종, 안스플레인을 떠올려봅니다. 자기가 원하는 답을 들을 때까지 상대를 잡고 놓아주지 않으니까요.
삼성이 노조 없이 안하무인 식으로 경영되다보니 오너의 후계자가 대통령과 국정농단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 피땀으로 모은 국민연금을 써서 자신의 이권을 챙겼음에 분노하고 용서하기 힘듭니다. 노조가 있었다면 이재용의 구속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막 상상해봅니다.
오늘 초여름 날씨라고 합니다. 두 분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겨울호랑이 2017-04-29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먼지를 적폐로 규정하지않고, 제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ㅋ 청소하기 싫어요ㅋㅋ

AgalmA 2017-04-29 12:11   좋아요 1 | URL
영화 같은 데에선 먼지가 아름답게 부유하는 멋진 장면이 연출되지만 현실 속에선 바로 엣취~ 저도 쁘띠먼지로 예쁘게 볼 수 없는 게 슬픕니다ㅎ

겨울호랑이 2017-04-29 12:10   좋아요 1 | URL
^^: 그래도 먼지 쌓이는 것을 보면 불규칙적으로 날리지만, 신기하게도 같은 높이로 쌓이는 것을 보면 서 ‘브라운 운동‘의 규칙성도 발견할 수 있으니 조금 귀여운 면도 있는 것 같아요^^:

AgalmA 2017-04-29 12:15   좋아요 1 | URL
먼지 보면서 ‘브라운 운동‘을 느끼신다니ㅋㅋ 겨울호랑이님은 페르미 과이시군요ㅎ 그러나 자동 먼지 반응으로 배격 심리가 작동되는 것도 본능인 걸 어쩝니까ㅋ

겨울호랑이 2017-04-29 12:15   좋아요 1 | URL
^^: 제거해야지요! 저도 눈치가 들어오니 청소모드로 ㅋㅋ 즐거운 봄날 되세요^^!

아애 2017-05-0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명과 혁신을 구분한 내용은 참 좋네요.

AgalmA 2017-05-04 10:4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책 제목의 분위기와 달리 실용에 더 방점에 둔 내용이 많습니다. 본문의 ‘발명‘과 ‘혁신‘에 대한 정리처럼 고정관념적인 생각을 깨주는 부분이 많이 유익합니다^^

2017-05-02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거핀 2017-05-04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후보의 유행어는 4차 산업혁명(그렇게 말하는 억양도 생각날듯)이고, 홍 후보의 유행어는 칼빈슨호(ft. 정상회담) 같더군요. 요즘에는 어떤 사람이든 그가 외부의 말을 들을 수 있는가, 혹은 들으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를 보게 되더군요. 그런 면에서 김상조 교수의 (적어도) 여러 방송에서 나온 태도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더군요,

잘 지내시나요.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괜히 헛기침을 하게 되네요. 쿨럭쿨럭.

AgalmA 2017-05-04 10:07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맥거핀님^^ 종종 궁금해서 서재에 찾아가고는 했어요.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간판으로 밀고 있지만 거기에 관심이 있거나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오히려 노동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건 계산에 넣지 못했죠. 홍 후보는 트럼프를 벤치마킹해 이말저말 막 던지고 있는데 웃프기만 하죠.
대선 끝나도 이 소란은 끝나지 않을테니 맘이 참 그렇습니다.

아무튼 글로라도 맥거핀님 보니 반갑습니다.

2017-05-04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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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4 17: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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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엔 늘 보물을 만날 수 있었다.
가질 수는 없지만 볼 수는 있는, 풍경.

창마다 저마다 다른 파랑.
바닥까지 짙게 깔려 있던 푸름이 사라지는 현장.

잔뜩 웅크리고 있어 다친 건가 싶어 다가갔더니 먹을 것에 취해 누가 다가온 지도 몰랐던 고양이,
처럼 나도 풍경에 잠깐씩 깊이 취하기도 했다.


시간은 아끼는 것이 아니라 취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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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4-27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새벽인지 파란 색이네요.
a님도 좋은하루되세요.^^

AgalmA 2017-04-27 06:20   좋아요 2 | URL
방금 전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 색깔은 사라졌고 내일 아침에 또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죠.
굿모닝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4-27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겐 평범이, 다른 누군가에겐 신비가 되는군요^^: 어찌보면 우리 주변은 항상 신비로웠는데 우리가 몰랐던 것은 아닌지... AgalmA님 김어준과 함께 상쾌한 아침 여세요^^:

AgalmA 2017-04-27 06:55   좋아요 2 | URL
아침에 김어준 듣는 맛 쏠쏠합니다ㅋ 제가 아침형 인간이 되는데 도움이 되어 주었어요ㅋㅋ

돈은 못 줍고 저는 풍경을 줍줍 하는 한량 스타일~ㅋㅋ
모두 굿굿 하루 됩시다요/

커피소년 2017-04-27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의 신비
..ㅎㅎ역시 아갈마님은 낭만을 아시는 분이군요..ㅎㅎ

AgalmA 2017-04-27 07:54   좋아요 1 | URL
낭만 없음 살기 넘 팍팍 하잖습니까ㅎㅎ

2017-04-27 16: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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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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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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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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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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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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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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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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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4-27 2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 AgalmA님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색조네요..
깊고 서늘한 푸름..

AgalmA 2017-04-28 02:59   좋아요 0 | URL
히히, 제가 좋아하는 색감이라 멈춰서고 찍은 것이기도 하죠. 예리하게 보셨네요. 감사합니다^^

2017-04-28 1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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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7: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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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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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9 0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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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ㅡ˝단어는, 나를 보여주는 나의 <광고판>이다˝
ㅡ˝권력이 많은 사람들은 명사를 더 많이 쓸까, 동사를 더 많이 쓸까? -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명사 그룹에 속하는 단어들을 더 많이 사용하고 권력과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대명사와 동사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한다.˝


뜨끔 뜨끔.... 어쭙잖은 점집 가서 복채 내느니 이 책을 사서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미래는 몰라도 당장에 대한 충고는 꽤 될 테니까.
글의 내용보다 상대의 단어 사용만 봐도 상당한 분석이 된다. 자신에 대한 분석 도구로 사용한다면 더 좋겠지.

리뷰로 쓸 때까지 좀 참을 수 없니? 그렇다. 나는 마시멜로 실험에서 많은 인내심을 보여주는 성공형 인간은 아닌 거다. 흥흥. ˝나˝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써서 지위가 아주 낮다거나 우울증이 심하다 등을 어필할 수도 있겠지. 자기 희화는 상대에게 공격적이지 않으니까. 대선 토론에서 듣기 싫은 표현 중 하나는 ˝우리 ㅇㅇㅇ 후보님께서는....˝의 ˝우리˝. 상대에 대한 우대보다 위선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거북하다. 쓰는 사람에 따라 뉘앙스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라는 단어를 정치인이 사용할 경우 차갑고 딱딱하며 감정적으로 멀게 느껴지게 하므로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우리 ㅇㅇㅇ 후보님, 정말 실망입니다.˝ 이런 술어로 이어질 때는 가관이다. 뭘 하겠다고 나섰는데 말을 안 할 수는 없고 죽을 맛이겠지. 언어 능력이 하루아침에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농담이었습니다˝ 등으로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 시간은 바로 다음 문을 열고 그는 자신의 밀고자이자 폭로자가 된다. 말에는 평소의 모든 습관과 생각과 편견과 심리 상태가 바로미터로 담겨 있다. 바깥에선 방심하지 말 것. 그래서 사회생활은 참 피곤한 것. 입은 패션 스타일처럼 꾸미기 어렵다. 글을 아무리 잘 써도 막상 만나면 실망 대방출 하는 이들을 자주 보았다. 우리는 상대의 표정, 언어 사용 등에서 바퀴벌레의 탈출 반응 속도 14ms(밀리초) 만큼 빠르게 지각한다. 흠,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메모판을 들고 다녀야 할까.

아, 오늘도 대선토론을 보겠구나. 우리는 하루에 1만 6천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는데, ˝니가 그랬지!˝ 하는 동네 놀이터 싸움이나 ˝내가 다 알아봤거든˝하는 가맥집 13번 테이블 풍경 같은 거 말고 건실한 토론 좀 부탁한다! 원탁에 둘러앉아 말보다 표정 관리가 더 힘들지도. 머릿속이 하얗게 된 걸 상대가 눈치채면 곤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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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25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군소 후보들 토론 방송 보셨습니까? 역시 이들의 영향력이 적다 보니 타 후보를 지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공약을 많이 강조했어요. 홍익당 소속 후보가 ‘양심‘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고, 무슨 ebs 윤리 강의 방송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어제 후보 간의 설전이라고 해봤자 조원진-김선동 뿐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여기도 ‘과거의 일‘(이석기, 통진당 해산)을 가지고 싸우더군요.

AgalmA 2017-04-26 07:27   좋아요 0 | URL
cyrus님은 책읽기도 바쁘신데 군소 후보 토론까지 보시고 짝짝짝~입니다^^ 저는 시간 효용성 차원에서 <그것은 알기 싫다>를 듣습니다. 선거 때마다 여기서 하는 선거 데이터센트럴을 챙겨 듣는데 재미와 함께 아주 내실있는 프로그램이죠.

홍익당 후보는 공약에 ‘양심‘ 빠지면 시체ㅎ 이분이 대통령 되면 창조 양심부, 미래 양심부 생기겠다고ㅎㅎ 김선동 후보의 민중연합당 좀 무시무시하긴 한데, 나름 쓸만한 공약은 많아 보였습니다. 대기업의 주주를 국민 연금공단이 사들여 대기업을 압박하는 방법도 꽤 흥미롭다고 생각하고요. 정치력으로 어려우면 우리도 경제권으로 너희들을 압박해주마! 등등.


보빠 2017-04-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네요..리뷰보니.

AgalmA 2017-04-26 08:24   좋아요 1 | URL
아직 다 읽지 않아 리뷰는 아닙니다^^;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셨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여러가지 책을 교차로 읽는 버릇이 있어 마시멜로와 바퀴벌레 관련해서는 이대열 <지능의 탄생> 참고해서 나온 표현입니다.
<단어의 사생활>, <지능의 탄생> 두 책 다 그 분야의 일반적 양식과 차별적이라 독특합니다.
기존의 심리분석이 임상적이거나 학술 분석에 가까웠다면 <단어의 사생활>은 빅데이터를 통한 심리분석으로 보시면 되고요. <지능의 탄생>은 저자가 경제학을 전공한 것도 많이 반영되어 뇌과학 일반 분석만이 아닌 행동심리학-경제학까지 두루 얘기해주고 있어 흥미롭죠.

2017-04-25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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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4-26 09:06   좋아요 1 | URL
한국인은 토론 문화가 많이 부족하죠. 그러니 아집과 권위주의로 밀어 부치려는 정치 행태도 여전한 것이고요.
어제 홍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이보세요˝란 말 듣고 발끈해서 ˝버릇없이˝ 운운하던데, 자기가 찌른 건 안중에 없고 남이 자기 찌르면 발끈이라니ㅎㅎ... 전통적 가치관 따지는 보수라고 자칭하면서 자기가 문재인 후보보다 2살 어린 건 아는가 모르겠어요ㅎ
말과 글이 같이 가는 게 자연스럽죠^^ 교육이 이 부분을 많이 바꿔 줘야 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4-25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토론회에 후보들보다 손석희 진행 진가가 더욱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AgalmA 2017-04-26 06:59   좋아요 0 | URL
늘 이런 토론 나오면, 100분 토론이 그립죠. 오랜만에 손석희씨가 진행자로 거기 있으니 참 좋더라는. 후보자들도 어쩐지 손석희씨 앞에서는 깨갱 분위기인 것도 같고ㅋㅋ
토론이 진행될수록 후보자들이 날로 적응하는 거도 같지만 우리도 더 날카롭게 보게 되었으니 늘 긴장 타시라~ ㅎㅎ

나와같다면 2017-04-26 0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함께. 세상을. 인간은. 사랑이. 순간을. 따뜻한. 마음. 너의. 슬픔. 있을까. 눈물이. 시간. 고스란히. 잊지 봤어. 과연....

제가 1년간 페이스북에서 많이 사용한 단어예요

AgalmA 2017-04-26 09:19   좋아요 3 | URL
<단어의 사생활>에서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여자들은 <따뜻한 우리>를, 남자들은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우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일베나 메갈, 수구 우익 결집 현상을 보면 그들의 ˝우리˝는 집단의 연대감으로 벽을 만들고 대립을 고조시키는데, 공감의 연대를 위한 ˝우리˝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여 안타깝습니다.

이 책에서도 소셜 미디어, 블로그 등등의 단어 사용 사례가 많이 등장하는데 사람의 생각 구조를 보는 건 참 흥미롭습니다.

커피소년 2017-04-27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글도 그렇고 이 글 또한 왠지 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ㅎㅎ

이 책 리뷰가 상당히 재미있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사람의 심리와 관련된 이야기는 역시나 재미있네요.ㅎㅎ

AgalmA 2017-04-27 03:49   좋아요 1 | URL
점집 가는 것보다 이 책 읽는 게 더 나을 거라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닙니다ㅎ
책 읽으며 제 생각 구조라든지 그간의 심리, 행동들을 많이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타인도 더 이해하게 되고요.
배우는 지식도 많고 실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책입니다.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분석 작업이 진행되면서 일깨워져서 자각하게 된 자극과 공상의 재판이며 복제이다. 이때 과거의 어떤 인물이 의사 개인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과거에 겪은 일련의 심리적 체험들이 사라지지 않고 의사 개인과 현실적 관계를 맺으며 다시 살아난다. 대체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내용적으로 그 이전의 형상물과 전혀 차이가 없는 전이들이 존재한다. 이 전이들은 비유적으로 말해서 신판본 또는 내용적으로 가감이 없는 재판본이다. 다른 종류의 전이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이것들은 의사 개인 혹은 의사의 처지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실제로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 냄으로써 내용의 완화, 즉 순화 과정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자각하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이 전이들은 새로운 작업의 산물이지 과거의 재판이 아니다.
분석 기술에 관한 이론에 친숙해지면 전이가 필수적인 요구 사항임을 통찰하게 된다. 실제로 이 전이는 피할 방도가 없으며 그 이전의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마지막 작품인 이 증상마저도 퇴치 가능하다는 점을 최소한 확신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다루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 꿈들을 해석하는 작업, 환자의 착상에서 무의식적인 사고와 기억을 끄집어내는 작업, 이와 비슷한 번역 기교 등은 쉽게 배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환자 스스로 텍스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전이만큼은 사소한 근거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해답을 찾아내야 하며, 자의적 판단에 의한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전이를 다루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 이유는 전이가 요양에 필요한 자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온갖 종류의 방해물을 만들어 내는 데 이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 맥락이 올바르다는 확신은 전이가 해결된 뒤에서야 비로소 생겨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 <꼬마 한스와 도라>



프로이트 전집 중 <꼬마 한스와 도라> 표지를 제일 좋아한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 오면서 나는 이 색조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됐는데 이유는 모른다. 이 뿐이겠나. 매일 무언가의 이유를 찾아다니는 삶.

어제는 2차 대선 토론 이후 잘못된 것들의 이유를 종일 찾아다녔고, 울컥하게 만드는 사진을 발견했다. 세월호를 위해 헌신했고, 홀로 한밤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 조용히 이유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돕는다는 어려움과 좌절을 알면서도 겪으면서도 행동하는 사람들을 오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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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4-21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 한스와 도라> 표지에 쓰인 색이 어떤 블루인가요?^^: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전집>의 여러 색들은 참 멋지다고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늑대인간>의 파란 색과 <정신분석강의>의 붉은 색이 마음에 드네요...이런, 프로이트 이론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책표지만 말하고 있네요...ㅜㅜ

AgalmA 2017-04-21 10:32   좋아요 2 | URL
표정은 <정신분석강의>가 제일이죠ㅎㅎ 열린책 프로이트 전집 정말 표지 잘 뽑아냈다 생각해요^^
그...그러게요... 저도 이론적인 걸 말하기엔 너무도 부족하여... 이 전집도 꼭 독파할 날 오리라 생각합니다ㅜㅜ
폰으로 찍어서 제대로 나온 게 아니지만 <꼬마 한스와 도라> 색감은 에메랄드 블루라고 해야 할 듯~

단발머리 2017-04-2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박주민 의원 사진은.... 정말 울컥하게 하네요.
처음에 세월호 가족들이 노숙자인줄 알았다는 이야기.....
거기서 같이 자고 구석에서 조용히 일하고 그냥 또 옆에서 자고....

그래도 제일 좋은 그림은.... 헤헤.... 마지막 오른쪽^^이라고 작게 속삭이고 갑니다.
휘리릭~~~!!

AgalmA 2017-04-22 08:09   좋아요 0 | URL
박주민 변호사가 의원되어서 기뻤습니다. 정치계에 변절자들 진절머리나게 많지만 박주민 의원같은 분들도 있어서 그나마 희망적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올린 1일 1그림 중 가장 최단 시간 소요 그림이었는데, 그린 제가 위안을 얻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레삭매냐 2017-04-21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지역구에도 저렇게 멋진 국회의원님이 계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멋지십니다 정말!!!

AgalmA 2017-04-22 08:11   좋아요 0 | URL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각 지역구 의원들도 이번 선거엔 무척 노력해 주고 계시더군요. 지난번 대선 정말 안 도와주는 분위기여서 참 안타까웠는데 이번엔 정말 분위기 좋네요^^

2017-04-22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4-22 08:13   좋아요 1 | URL
예. 한국 정치에 이런 분들이 더 많이 진출하셔서 물갈이 대폭 되었으면 합니다!

나와같다면 2017-04-22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주민의원 그분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음 한편이 아픕니다

AgalmA 2017-04-24 15:48   좋아요 0 | URL
예, 저 사진 보니 그렇죠. 이번에 부산 유세현장에도 나타나셨던데 지난 총선 때 이런 분들이 뽑히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