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은 대선 정국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독서 여건이 매우 좋지 않았다; 다른 분들도 많이 그러셨을 거라 생각한다.

 

 ◈ 완독 목록(순서는 내 맘대로)

이진우 의심의 철학

철학 하면 플라톤부터 시작해야 하나 대번에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인데 이 책은 가장 주목해 볼만 한 현대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각자 생각을 어떻게 정초해 볼 것인가를 제시한다. 


 

 

 

 

 

리처드 니스벳 무엇이 지능을 깨우는가 사회 문화적으로 지능을 탐구해 보는 책이라면, 이대열 지능의 탄생은 유전자와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지능의 내부 구조와 원리를 더 심도 있게 파고드는 책이다. 지능에 대한 책으로 단연 추천할 만한 책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베스트셀러 피해서 읽는 내 취향 따위 던져 버리고 읽게 만드는 저자!

최근 책들의 주요 이슈는 ‘4차 산업 혁명과 인공 지능인 거 같은데, 후속 이슈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은 거 같다. 하긴 예언자는 아무나 하나.

유발 하라리 씨 다음 책에서는 뭘 말할 생각이죠?

 

 

 

페이건 케네디 인벤톨로지

사람들은 어떤 것을 지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적절한 은유를 갖기 전에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토마스 쿤)의 말처럼 새로운 것이 다가와도 우리의 관점 전환이 없다면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겠지.

 

 

 

 

 

제임스 W. 페니베이커 단어의 사생활

문법이나 작법 기술을 배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문장을 구사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이 책은 내 문장에 대한 거울로 훌륭하다. 덤으로 다른 사람 문장 인생도 점쳐 보는 능력도 가질 수 있다. 은근히 판단하게 되더라도 당신이 이래서 이러쿵저러쿵하면 뒷일은 책임 못 짐ㅎ;

 

 

 

해리 G. 프랭크퍼트 개소리에 대하여

해괴해도 말이면 단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문제는 개소리하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안 읽는다는 게 곤란한 점. 내가 읽고 당신 이럴지도 모릅니다넌지시 알려줘도 씨도 안 먹힌다.

 

  

 

 

 

양효실 불구의 삶, 사랑의 말

타인을 이해해보자는 책의 취지에 맞춘 듯 왼손으로 필사하는 필사 노트를 받았는데, 맨 마지막에 점자 페이지가 있었다. 눈을 감고 아무리 더듬어 봐도 우리는 삶이라는 낫지 않는 병을 긍정하는 존재다라는 문장도 뜻도 읽을 수 없었다. 보고도 만지고도 읽지 못하면서 내가 무언가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 미술은 시대와 사람들이 규정하고 만든 양식이며 합의이다. 옮긴이 박이소 씨의 표현대로 "인간의 시각 경험은 무수히 복합된 다수의 현실일 뿐이다.  우리가 보는 것과 본 것을 해석하는 내용은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세워놓은 지식과 권력의 형태, 욕망의 통제체계 등의 질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시각과 진실 사이에는 자연적 관계가 아닌 사회적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다"


 

 

정철(), 장철영(사진) 노무현입니다

한국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 내 비약이기도 하겠지만 시민들이 나서게 된 촛불집회에 이 분이 가장 큰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어준이 그토록 열심이었던 거 노무현 대통령때문이었지. 어떻게든 해 보겠다고 속으로 약속하고 그 유명한 나꼼수를 시작하지 않았던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부터 계속 검정 넥타이 매고 투쟁해왔으니. 문 대통령 당선 뒤 흰 줄무늬 살짝 들어간 넥타이 맨 것에 사람들이 박수까지 쳐주고정치를 가깝고 절실하게 생각한다면 어느 하나 가벼운 게 없다

노무현입니다영화 보고 퉁퉁 부어 나올까 봐 겁먹고 있는 중.

 

마고 모탱 파리 여자도 똑같아요

멋진 그림, 멋진 인용구 가득~

시간 전에는 아직 시간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시간이 아니다”(속담)

창의력이 뛰어난 성인은 살아남은 어린아이다”(U.K. 르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없다. 우리는 이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헤밍웨이)

 

 

강미옥 디카시집 기억의 그늘

보고 느끼고 표현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느껴지는 책은 새삼스러운 감격을 주며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루이스 캐럴 동화, 토베 얀손 그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누구도 똑같이 쓸 수도 그릴 수도 읽을 수도 없는 이라는 형태. 그래서 모든 책은 사랑스럽고 존경스럽다. 물론 그렇지 않은 책에 대해 우리는 종이가 아깝다고 말하지.

      

 

 

 

 

김상혁 다만 이야기만 남았네

나는 한국시에 여전히 기대감이 있다. 눈여겨보고 읽어볼 만한 시를 쓰는 시인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읽어볼 만한 책이 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나는 더 열심히 찾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장은진 날짜 없음

종말은 내가 늘 써보고 싶은 소재인데, 장르 소설이 아니면 잘 구현된 작품이 없다는 게 아쉽다. 주제 사라마구 소설이나 카뮈 페스트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짐.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가장 놀라웠던 건 아서 C. 클라크가 구축한 라마 우주선 내부 묘사와 시스템이었다. 상상력을 이렇게 구체화하는 건 모든 창작자가 배워야 할 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악령

도스토예프스키 5대 장편 읽기에 도전하며 무엇이 가장 으뜸일까 기대 중이다. 아무래도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일까.

   

 

 

 

 

 

 

 

진행 중인 책

가라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

어렵게 읽히는 책은 아닌데 이 책 저 책 읽다가 자꾸 밀리고 있다ㅜ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건 인정!

다른 책 내용이나 이론에 대입해 볼 게 많다.

 

 

 

 

《우든북스 세트》

4월에 미란다 룬디 신성한 기하학만 완결해 읽었는데 얇은 책 묶음이라 언제든 읽어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등한시해 읽는 경향이 있다. 반성...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제목은 중요하다. 게으름을 피우며 읽고 있는 변명;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역시나 제목이 중요. 한 챕터씩 산책하듯 읽자니 게으르게 진행 중;

 

 

 

 

 

 

아즈마 히로키 일반의지 2.0

주요 소재로 가져온 것은 루소, 프로이트, 구글이다. 이 셋을 정치 맥락에서 엮는다는 게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는데 루소에서 벌써 발목이 잡혔다. 절대적인 개인주의, 주체의 자유를 주창한 낭만주의자인 루소가 어떻게 개인 의지의 집합체인 공동체 의지(일반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이상주의로까지 발전하고 만 걸까. 루소는 개인의 우위를 주장하는 문학자로서의 면모와 사회의 우위를 주장하는 정치사상가로서의 면모라는 두 가지 얼굴이 있었다. 인간의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지면 그 합은 옳은 것을 낳게 되고 일반의지의 질서 체계 속에서 살게 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자본주의가 붕괴할 거라고 장담한 마르크스의 도출과도 비슷하게 느껴지는데...사회계약론읽고 다시 읽을까 갈팡질팡 중에 시간은 흐르고 이 책도 주춤 상태.

 

 존 폴 레더락  《도덕적 상상력

 이 책은 위 루소의 견해와 비교해 볼 맥락이 있다. 칼 로저스는 "가장 개인적인 것에 보편성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객관성을 위해 개인적인 측면을 최대한 제거하려고 하는데, 저자는 그럴수록 "스스로에 대한 시야와 심도 있는 직관 그리고 세계에서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모습인지 이해할 수 있는 자원을 잃는 셈"이라고 말한다. 《도덕적 상상력》 은 '개인적인 이해의 진화 과정'을 탐구하며 평화와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이 일련의 과정이 루소가 말한 '특수의지'와 '일반의지'의 합이라 말할 수 있겠다. 여하튼 아직 끝은 안 보이고;;

  

 

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 책을 잘 요약한 옮긴이 이정하 씨의 말이다. "인물의 행위를 사전에 무력화하는 분열증적인 신체 징후들의 다발성, 행위의 무위와 노력의 무용함, 이를 대체하는 감각적 대상/기호들의 무차별한 연쇄와 조합, 문법의 법 밖으로 혹은 이전으로 탈주하는 말들과, 시간의 고리가 뒤엉킨 어두운 심연에서 분출되는 주어를 알 수 없는 목소리들...... 베케트의 인물들은, 들뢰즈식으로 말하면, 무언가 가능한 것을 실현하거나 실재화하는 능동적 주체들이 아니다. 실현하고자 하지 않으므로 이들에게는 실패의 가능성조차 없다. 이들은 오로지 주어진 가능한 것의 가능성을 무화시키는 혹은 소진시키는 집요한 유희에 몰두하면서, 가능한 것의 가능성 자체를 소진시키는 자들이다. 고치 속에 웅크린 번데기 유충처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가능성을 소진하는 것과 스스로 소진되는 것만이 이들의 주요한 소일거리이자 습관, 그리고 능력이다.˝

이런 문장에 거부감 있는 분이 책 제목에 혹해서 선택했다가 소진되지 않길 바라며 옮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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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5-29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밌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는 읽다 만 책이 열 권 이상 되는 것 같은데 그것들을 나열해 놓고 몇 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요런 내용이 있더라, 하는
페이퍼를 올리고 싶단 생각을 지금 합니다.

12월에 한 해 동안 인상 깊게 읽은 책 열 권쯤 뽑아서 페이퍼를 작성한 적은 있었습니다만...

‘알라딘이여! 맘에 드는 페이퍼를 봤을 때는 좋아요를 열 번 누르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외치며 그러나 세상에는 규칙이라는 게 있어서 할 수 없이 좋아요를 한 번만 누르고 가겠습니다.

AgalmA 2017-05-29 22:09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읽고 있는 중인 책을 정확히 따지면 수십 권이 되는데 다 올리자니 귀찮기도 하고 오래된 책은 내용도 생각 안 나고ㅋ 현재 집중하는 책만 올렸어요ㅎ;; 속도가 문제일까요, 너무 방만한 호기심이 문제일까요-,-;;;

소중하게 행사하는 한 표처럼 좋아요도 한 번이 더 좋은 듯ㅎ
공감 주셔서 캄사/

2017-05-29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29 22:12   좋아요 0 | URL
4월에 너무 책 진도가 안 나가서 5월에 열심히 읽고 권수를 좀 늘린 꼼수가 있긴 합니다ㅎ;;
이젠 더워지기 시작하니 날 핑계대지 않게 페이스 유지하자 생각합니다.
다들 열심히 읽고 생각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29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많이 읽으셨는데요? 저야 말로 전멸이네요 ㅋ 선거 나간것도 아닌데 어찌나 긴장되던지...

AgalmA 2017-05-29 22:14   좋아요 1 | URL
읽고 있는 중 책이 많으신 거 아닙니까ㅎ 제 기억엔 겨울호랑이님 리뷰 꽤 읽었던 거 같은데a....
나라가 편해야 정말 책읽기도 편한 듯. 대선 끝나고 책읽기 한결 편해졌어요. 칼날 같던 마음도 많이 누그러져서 좀 살 거 같아요.

북다이제스터 2017-05-29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독이세요. ^^
전 요즘 3권 동시 읽기에도 내용이 서로 헷갈랍니다.
책 읽기 즐감하시라는 말씀드리며 제가 그 느낌에 공감합니다. 그 즐거움에...^^

AgalmA 2017-05-29 23:23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은 굵직한 책을 많이 읽으셔서 읽기가 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독서목록 권수가 많아 보여도 두달 치라는 함정이 있으며 분량이 적거나 가볍게 읽을 만한 책도 꽤 있죠ㅎ; 윤활유가 필요하니깐요.
2000페이지 넘는 도선생 책읽기가 그걸 좀 무마해 주는 듯ㅎ 도선생 책읽기가 가장 뿌듯했습니다^^
다음달이면 올해 반이 지나가는 거네요. 요즘은 어째 책 따라 세월 가는 거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5-29 22:4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도선생님은 난공불락입니다. 그 분 책 잘 모르지만 큰 거대한 산이라 느껴집니다. ^^
경험 상 한해 절반은 한해의 끝이더라구요. 하지만 정신 바짝 차리면 올해 나머지도 좋은 책 많이 접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ㅎㅎ
 

 

 

그리기 싫었던 거야?
그냥. 아름답게 그리기 싫었어.
색까지 포기하지는 못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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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님과 한밤의 대화
    from 공음미문 2017-05-30 02:32 
    무서운 그림을 왜 그릴까요.그 원인으로 화가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 우울증을 동반한 정신병을 자주 거론하기도 하죠. 사람에 따라 매우 큰 요소이기도 할 겁니다.저는 더 큰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프로이트의 견해가 신빙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성 본능(에로스)과 자기 파괴를 향한 죽음 본능(타나토스)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죠. 우리에게는 아름다움을 즐기고 추구하는 만큼 어두움을 즐기고 추구하는 심리도 있습니다.기질적으로
 
 
초딩 2017-05-29 0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리기 싫으셨지만
표현 하셨네요 :-)
제5도살장의 표지가 떠 올랐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소진된 인간은 마구 소진할 때 꼭 읽어 보고 싶네요~

AgalmA 2017-05-29 14:52   좋아요 1 | URL
베케트-소진된 인간 매칭은 너무 정합적이라 새롭게 말하기 쉽지 않을텐데 싶었는데 역시 들뢰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글 잘 쓴다니까요.

저도 소진되었다 싶을 때 읽으려고 사두었는데 사두길 잘했다 싶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5-29 1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그림이 무섭게 느껴지네요.. 저는 밤에 무서운 그림 그리지 못할 것 같아요 ㅋㅋ

AgalmA 2017-05-29 14:55   좋아요 2 | URL
뭔가 무서운 걸 보거나 느끼면 그림이 저렇게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어제는 딱히 돌출적인 뭔가 없었는데 제 무의식적 심리가 담긴 듯. 제가 제일 당황요-,-; 내가 그려 놓고도 내가 모르니 이거야 원;

겨울호랑이 2017-05-29 14:58   좋아요 2 | URL
AgalmA님 말씀 듣고 보니, 그림 역시 자기 굽는 것처럼 의도대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되었습니다.. 역시 어렵네요 ^^:

yureka01 2017-05-29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색을 프레임의 경계가 되었네요~~~...

AgalmA 2017-05-29 14:55   좋아요 2 | URL
색을 얼마나 지울까가 저 그림의 최대 고민이었습니다ㅎ;

서니데이 2017-05-29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아웃인가요?? a님??

AgalmA 2017-05-29 22:50   좋아요 1 | URL
커피번 맛있죠(딴소리)

2017-05-30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30 0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미지는 현실에 부재하는 어떤 것을 형상화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원래의 사물보다도 더 영속적이라는 것이 점차 확실해졌고, 더 나아가서는 사물이나 인간이 어떻게 보였던가 또는 그 대상이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였던가도 나타내게도 된다.... 이미지는 과거의 그 어떤 유적이나 텍스트보다도 다른 시대의 다른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세계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증언한다. 이런 면에서 이미지는 문학보다도 훨씬 더 정확하고 풍부하다. 존 버거 보는 방법
 
박이소 작가가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옮긴이 서문을 열며 소개한 존 버거의 문장엔 구구절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존 버거 번역 문제를 듣기도 하고 겪기도 한 터라 이런 분이 존 버거 글을 번역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아쉽게도 그는 2004년에 작고했고 그의 작품집도 사후 2014년에 출간되었으나 현재 품절 상태라 아쉽다. 그가 번역한 존 스토리 문화연구와 문화이론도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보는 것을 믿고 믿는 것을 보는 이때에 내게 좋은 것을 보게 만드는 못 말리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5월이다.

 

강미옥 디카시집 《기억의 그늘》은 보는 것과 믿는 것의 간극을 예술 과정으로 재해석해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지의 1차 해석을 넘어 더 많은 것을 포착하기 위해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때 언어는 정확성이 아니라 포괄성을 추구하고 있기에, 이미지는 더 자유롭고 글은 시로써 더 자유로워진다.  

​요즘 같은 봄날 읽기 더없이 좋은 책이다. 인상적인 이미지가 많아 종종 꺼내 볼 거 같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마법 같은 책이다. 매번 다른 문장에 꽂히는데, 오늘은 이 문장에 꽂혔다. ​​

쥐가 가 버리다니 정말 슬픈 일이야!” - p47
루이스 캐럴 동화, 토베 얀손 그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무엇에 쓰'냐고 생각하는 앨리스를 위한 책답게 대화도 그림도 풍부한 책을 행복하게 읽다가 왜 이 문장에 유독 끌렸는지 모르겠지만 이 심상이 꺼지기 전에 그려야겠다 싶었다.

 

 

 1일 1그림 - 이상한 선물 나라의 A

 부담이 몰려오는 선물....이럴 줄 알았어ㅜㅜ

요즘 잘 안 풀리던 1일 1그림 영감을 주셔서 더 감사!

 

 

알라딘에는 선물의 귀재들이 많은데 리뷰 과제를 선물로 주신 분도 있다-ㅋ-);;; 

 

어제부터 알라딘이 새로운 유발 하라리 구매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역시 화제의 책은 좀 기다렸다 사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책 읽기도 힘든 독자에게 구매 시점까지 고민하게 만들다니 너무한 거 아님까!
선물로 받아 한편으로는 속 편한 나. 5/18일부터 배송 시작이라 그랬지. 기다리고 있다능. 어서 오라능! 열심히 읽어 주겠다능!

 

 

그러던 차, 오후에 《호모데우스》 도착! 우왕~씐난당~

아니, 이 책은 어떻게 소설책보다 재밌냐ㅎ;;

 

 

 

암튼 선물 귀재들에게 음악 선물로 약소하게나마 답례~

 

 

 

Mac DeMarco - For the First Time

 

 

 

 

 

 

Roy Hargrove Quintet - Strasbourg saint De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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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7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5-17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퇴근 후 <호모 데우스> 받아볼 생각에 기대 만발입니다. ㅎ^^

AgalmA 2017-05-17 15:36   좋아요 1 | URL
이거 누가누가 빨리 읽나 경쟁되는 거 아닌가 몰라요ㅋ

AgalmA 2017-05-17 17:41   좋아요 2 | URL
저 방금 받음^0^

북다이제스터 2017-05-17 17:59   좋아요 2 | URL
바로 읽으실거죠?
우연찮게 같이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
저도 빨리 퇴근해 읽고 싶습니다. ㅎ^^

AgalmA 2017-05-17 18:05   좋아요 1 | URL
파본이 와서 슬픕니다ㅜㅜ 부디 북다이제스터님껜 깔끔한 책이 도착하길/

북다이제스터 2017-05-17 19:57   좋아요 1 | URL
책 내용이 뭔가 이상해요. ㅠ
약 100페이지 읽었는데 신자유주의자 냄새가 폴폴 납니다. ㅠ

AgalmA 2017-05-17 19:59   좋아요 1 | URL
저도 9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이거 뭔가 아닌데 싶어요...-_-; 비관적 철학론 같기도 하고;;

북다이제스터 2017-05-17 20:30   좋아요 1 | URL
구매자에게 맛보기로 베푼 책 내용은 대충 여기까지네요. 군데군데 새로운 생각이 있어 역시 재미있습니다. 흡인력도 여전하고요.
빨리 퇴근해서 마저 읽어봐야 갰습니다. ㅎ^^

AgalmA 2017-05-17 20:33   좋아요 1 | URL
네. 흡입력 짱이죠. 막 1부 진입했는데 흥미진진~ 이러다 밤샐 거 같아요ㅋㅋ 살아서 낼 뵈어요ㅎ/

북다이제스터 2017-05-17 20:36   좋아요 1 | URL
전 낼 4시 반 일어나 출근이라 전 바로 자야 할 듯 합니다. ㅠㅠ
즐독하시고 스포없는 초기 리뷰 기대합니다. ㅋ^^

AgalmA 2017-05-17 20:38   좋아요 1 | URL
안 읽으셔도 뭐라 안합니다. 인류세 설명부터 막강 스포되는데 그럼 리뷰를 어찌 씁니까. 전 스포츠주의자가 아닌 스포주의자..우후훗)

겨울호랑이 2017-05-17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저는 <사피엔스>부터 시작해야하는데.. 1권 읽으면 2권이 쌓이니.. 읽은 책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읽어야할 책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누구 말처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독서법이라도 개량하지 않으면 책장의 책이 폭발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ㅋㅋ AgalmA 님은 좋은 뮤지션들을 참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부럽습니다.^^:

AgalmA 2017-05-18 16:11   좋아요 1 | URL
무어의 법칙은 정보 기술쪽으로만 정확하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최근엔 좀 느려진 편이라고ㅎ
뇌부분 잘 건드리면 지금이라도 엄청난 지능을 갖출 순 있기 하더라는ㅎ;; 일론 머스크가 적극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문제는 돈이 없어서 저는 이번 생엔 안될 거 같아요ㅎ;;
예전에 과학자들이 LSD에 취해 아이디어 개발에 열 올리던 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ㅎㅎ

자꾸 많이 읽다보면 좋은 책들을 알아가게 되듯이 음악도 자꾸 많이 듣다보면 늘어가는 거 같더라고요^^

호모데우스는 사피엔스 심화편 같아서 건너뛰어 보면 안될 거 같더군요. hurry up~^^

겨울호랑이 2017-05-17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잠시 생각해 봤는데, 책장의 책을 비우는 것보다 제 마음의 욕심을 비우는 것으로 하면 모든게 해결될 거 같아요.ㅋㅋ ‘선택과 집중‘을 가장한 빠른 포기의 길을 택하려고 합니다.ㅋ <사피엔스>부터 시작해야겠군요...ㅜㅜ

AgalmA 2017-05-17 17:11   좋아요 3 | URL
빠른 포기도 포기라고 볼 수 없는 게 그것도 전략적인 거죠. 빛보다 우리의 생각이 더 최단경로 찾기의 달인인지도ㅋㅋ
겨울호랑이님이 농땡이 공부형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포기하신다는 말씀이 그리 와닿진 않습니다만ㅎ...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하고 계시니 과부하 안되게 잘 하시리라 봅니다.

할 일이 태산인데 이 부족한 머리가 싫어, 더이상 안해! 할까봐 저도 즐거운 책도 읽게 해드리며 굽신굽신 중ㅎ;;

cyrus 2017-05-17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프티북 주신 분, 누군지 알겠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7-05-18 00:13   좋아요 0 | URL
탐정 마니아시라 쉬운 걸까요? 제가 힌트를 잘 보이게 한 걸까요ㅎㅎ

2017-05-18 0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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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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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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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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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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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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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21: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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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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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0 00: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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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0 0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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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를 가지 못했던 때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영감의 충동을 넘어 예술이 왜 속죄, 치유, 희망이 되는지 그리는 순간 깨닫게 된다. 정치도 참여하게 되면 그렇다.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잘 하든 못하든. 


 

 우리는 그가 9월 11일이라고 제목 붙인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림 자체의 구성과 그림이 창작된 상황, 색상 선택, 얼굴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의미하는 바에 첫눈에 매료되었다. 타지키스탄 이슬람교도인 이 화가(애크멀 미츠섀커롤)는 아프가니스탄 북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미국 반대편에서 그 사건을 접한 셈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반응했던 것이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을 때 예술가다운 열정에 차서 그는 이렇게 답했다.


무어라 설명을 너무 많이는 덧붙이기 힘들군요. 그림이 곧 설명입니다. 저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믿기 힘들었지만 비행기가 충돌하는 화면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마치 모두 일어나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 삶에 떨어질지 걱정스러웠습니다. 당신도 알고 있듯이, 저는 비행기가 되는 꿈을 자주 꾸는데 비행기가 추락하다가 충돌하기 직전에 잠에서 깨곤 합니다. 그 사건은 그 꿈과 너무나 흡사했습니다.


덧붙이길, ˝우리가 내란을 겪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매일,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고 다음에 무엇이 올지 걱정했죠. 그리고 더 나은 것, 싸움을 멈출 수 있는 것, 나쁜 꿈을 끝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길 바라던 때였습니다.˝
나는 애크멀의 작업실에서 우두커니 서서 그림을 보고 있었다. 다섯 사람이 뜰에서 원을 그리고 서 있었는데 무엇이 나타날 것인지 지켜보는 듯 세 여자와 두 남자는 위를 올려다본다. 한 사람은 분명히 당황한 얼굴이었다. 어떤 이는 걱정에 싸여 있었고 그들에게 일어난 일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찾는 듯한 느낌이었다. 근심 어린 눈과 불안에 가득 찬 표정이 보였다. 그러나 색감 때문인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희망찼다. 이런 종류의 희망과 근심이 바로 지구 반대편 사람들을 연결시켜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근심은 어떤 이에게 닥친 비극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일 뿐 아니라 인류를 위해 우리가 창조해낼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서 나는 폭력을 넘어선 인류 공동의 움직임을 촉발하고자 하는 초월성을 엿본다. 캔버스와 작가의 주변 상황을 통해 상호 존중과 치료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그림이 집필 중인 책의 제목과 논제의 아주 많은 요소를 포착하고 있었기에, 애크멀에게 「9월 11일」을 표지 그림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 레더락 《도덕적 상상력》

 

지금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나왔던 것은 9.11이란 상징적 사건도 밑바닥에 깔린 큰 동기였을 것이다. 911은 미국 응급구조 신고 번호다. 테러단은 그것도 염두에 두고 그날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니 인간이란 어쩌면 이토록 잔인한가 싶다.
오늘 대선 투표에 우리에겐 20140416 세월호가 있다.


어버이날 다음날이 투표일인 게 누구에게 더 이익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용돈을 드리며……
오늘은 슈퍼문이 뜨는 날이라고 했다. 흐리고 비가 오는 건 비를 뚫고 가야 하는 일과 닮아서라고 생각하며 도장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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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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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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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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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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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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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면 어찌 참을 만 하겠는데, 《노무현입니다》영화는 티저 영상만 보는 데도...
인터뷰하는 사람들이 다들 울먹여서 참...
  
며칠 전 끝난 전주영화제에서 개봉했다. 
5월 25일 전국 개봉한다는데 영화관이 아니라 울음바다가 될 거 같다.
요즘 맘 편하게 운 적도, 맘 편하게 웃은 적도 없다. 
언제부터 이리 된 걸까. 원래 난 울면서 태어났잖은가. 
왜 이렇게까지 돼야 했나.
 
지금 우리 맘도 모르고 오래전 흥얼거리며 뚜벅이 유세를 하고 있는 저 사람을 보라.
그때 나도 당신 맘을 몰라 줬기에 이 아픔은 당연한 수순이겠죠. 
당신이 정성스레 사람들의 손을 잡듯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래서 늘 힘이 부치고 늘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신도 그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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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5-08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분은 알고 계실까요..?
우리가 이렇게 마음 아파하며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AgalmA 2017-05-08 21:16   좋아요 1 | URL
(.........)

2017-05-08 2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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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8 2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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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05-08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얼거거리는 뚜벅이 유세..^^ 왠지 저 거리가 낯설지가 않습니다..ㅎㅎ

AgalmA 2017-05-08 22:02   좋아요 2 | URL
부산 덕천동 3호선 지하철 건설 때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서울에 있었지만 저 거리는 제가 어릴 적 지나봤던 곳.
흥얼흥얼 태평하고 공손하게 걷는 모습이 참... 저 사람 참... 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울리고 웃기고 혼자서 다 하고ㅜㅜ

북다이제스터 2017-05-08 2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몹시 맘 아파오는 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