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ㅡ˝단어는, 나를 보여주는 나의 <광고판>이다˝
ㅡ˝권력이 많은 사람들은 명사를 더 많이 쓸까, 동사를 더 많이 쓸까? -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명사 그룹에 속하는 단어들을 더 많이 사용하고 권력과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대명사와 동사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한다.˝


뜨끔 뜨끔.... 어쭙잖은 점집 가서 복채 내느니 이 책을 사서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미래는 몰라도 당장에 대한 충고는 꽤 될 테니까.
글의 내용보다 상대의 단어 사용만 봐도 상당한 분석이 된다. 자신에 대한 분석 도구로 사용한다면 더 좋겠지.

리뷰로 쓸 때까지 좀 참을 수 없니? 그렇다. 나는 마시멜로 실험에서 많은 인내심을 보여주는 성공형 인간은 아닌 거다. 흥흥. ˝나˝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써서 지위가 아주 낮다거나 우울증이 심하다 등을 어필할 수도 있겠지. 자기 희화는 상대에게 공격적이지 않으니까. 대선 토론에서 듣기 싫은 표현 중 하나는 ˝우리 ㅇㅇㅇ 후보님께서는....˝의 ˝우리˝. 상대에 대한 우대보다 위선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거북하다. 쓰는 사람에 따라 뉘앙스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라는 단어를 정치인이 사용할 경우 차갑고 딱딱하며 감정적으로 멀게 느껴지게 하므로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우리 ㅇㅇㅇ 후보님, 정말 실망입니다.˝ 이런 술어로 이어질 때는 가관이다. 뭘 하겠다고 나섰는데 말을 안 할 수는 없고 죽을 맛이겠지. 언어 능력이 하루아침에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농담이었습니다˝ 등으로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 시간은 바로 다음 문을 열고 그는 자신의 밀고자이자 폭로자가 된다. 말에는 평소의 모든 습관과 생각과 편견과 심리 상태가 바로미터로 담겨 있다. 바깥에선 방심하지 말 것. 그래서 사회생활은 참 피곤한 것. 입은 패션 스타일처럼 꾸미기 어렵다. 글을 아무리 잘 써도 막상 만나면 실망 대방출 하는 이들을 자주 보았다. 우리는 상대의 표정, 언어 사용 등에서 바퀴벌레의 탈출 반응 속도 14ms(밀리초) 만큼 빠르게 지각한다. 흠,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메모판을 들고 다녀야 할까.

아, 오늘도 대선토론을 보겠구나. 우리는 하루에 1만 6천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는데, ˝니가 그랬지!˝ 하는 동네 놀이터 싸움이나 ˝내가 다 알아봤거든˝하는 가맥집 13번 테이블 풍경 같은 거 말고 건실한 토론 좀 부탁한다! 원탁에 둘러앉아 말보다 표정 관리가 더 힘들지도. 머릿속이 하얗게 된 걸 상대가 눈치채면 곤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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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25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군소 후보들 토론 방송 보셨습니까? 역시 이들의 영향력이 적다 보니 타 후보를 지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공약을 많이 강조했어요. 홍익당 소속 후보가 ‘양심‘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고, 무슨 ebs 윤리 강의 방송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어제 후보 간의 설전이라고 해봤자 조원진-김선동 뿐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여기도 ‘과거의 일‘(이석기, 통진당 해산)을 가지고 싸우더군요.

AgalmA 2017-04-26 07:27   좋아요 0 | URL
cyrus님은 책읽기도 바쁘신데 군소 후보 토론까지 보시고 짝짝짝~입니다^^ 저는 시간 효용성 차원에서 <그것은 알기 싫다>를 듣습니다. 선거 때마다 여기서 하는 선거 데이터센트럴을 챙겨 듣는데 재미와 함께 아주 내실있는 프로그램이죠.

홍익당 후보는 공약에 ‘양심‘ 빠지면 시체ㅎ 이분이 대통령 되면 창조 양심부, 미래 양심부 생기겠다고ㅎㅎ 김선동 후보의 민중연합당 좀 무시무시하긴 한데, 나름 쓸만한 공약은 많아 보였습니다. 대기업의 주주를 국민 연금공단이 사들여 대기업을 압박하는 방법도 꽤 흥미롭다고 생각하고요. 정치력으로 어려우면 우리도 경제권으로 너희들을 압박해주마! 등등.


보빠 2017-04-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네요..리뷰보니.

AgalmA 2017-04-26 08:24   좋아요 1 | URL
아직 다 읽지 않아 리뷰는 아닙니다^^;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셨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여러가지 책을 교차로 읽는 버릇이 있어 마시멜로와 바퀴벌레 관련해서는 이대열 <지능의 탄생> 참고해서 나온 표현입니다.
<단어의 사생활>, <지능의 탄생> 두 책 다 그 분야의 일반적 양식과 차별적이라 독특합니다.
기존의 심리분석이 임상적이거나 학술 분석에 가까웠다면 <단어의 사생활>은 빅데이터를 통한 심리분석으로 보시면 되고요. <지능의 탄생>은 저자가 경제학을 전공한 것도 많이 반영되어 뇌과학 일반 분석만이 아닌 행동심리학-경제학까지 두루 얘기해주고 있어 흥미롭죠.

2017-04-25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4-26 09:06   좋아요 1 | URL
한국인은 토론 문화가 많이 부족하죠. 그러니 아집과 권위주의로 밀어 부치려는 정치 행태도 여전한 것이고요.
어제 홍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이보세요˝란 말 듣고 발끈해서 ˝버릇없이˝ 운운하던데, 자기가 찌른 건 안중에 없고 남이 자기 찌르면 발끈이라니ㅎㅎ... 전통적 가치관 따지는 보수라고 자칭하면서 자기가 문재인 후보보다 2살 어린 건 아는가 모르겠어요ㅎ
말과 글이 같이 가는 게 자연스럽죠^^ 교육이 이 부분을 많이 바꿔 줘야 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4-25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토론회에 후보들보다 손석희 진행 진가가 더욱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AgalmA 2017-04-26 06:59   좋아요 0 | URL
늘 이런 토론 나오면, 100분 토론이 그립죠. 오랜만에 손석희씨가 진행자로 거기 있으니 참 좋더라는. 후보자들도 어쩐지 손석희씨 앞에서는 깨갱 분위기인 것도 같고ㅋㅋ
토론이 진행될수록 후보자들이 날로 적응하는 거도 같지만 우리도 더 날카롭게 보게 되었으니 늘 긴장 타시라~ ㅎㅎ

나와같다면 2017-04-26 0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함께. 세상을. 인간은. 사랑이. 순간을. 따뜻한. 마음. 너의. 슬픔. 있을까. 눈물이. 시간. 고스란히. 잊지 봤어. 과연....

제가 1년간 페이스북에서 많이 사용한 단어예요

AgalmA 2017-04-26 09:19   좋아요 3 | URL
<단어의 사생활>에서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여자들은 <따뜻한 우리>를, 남자들은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우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일베나 메갈, 수구 우익 결집 현상을 보면 그들의 ˝우리˝는 집단의 연대감으로 벽을 만들고 대립을 고조시키는데, 공감의 연대를 위한 ˝우리˝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여 안타깝습니다.

이 책에서도 소셜 미디어, 블로그 등등의 단어 사용 사례가 많이 등장하는데 사람의 생각 구조를 보는 건 참 흥미롭습니다.

커피소년 2017-04-27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글도 그렇고 이 글 또한 왠지 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ㅎㅎ

이 책 리뷰가 상당히 재미있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사람의 심리와 관련된 이야기는 역시나 재미있네요.ㅎㅎ

AgalmA 2017-04-27 03:49   좋아요 1 | URL
점집 가는 것보다 이 책 읽는 게 더 나을 거라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닙니다ㅎ
책 읽으며 제 생각 구조라든지 그간의 심리, 행동들을 많이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타인도 더 이해하게 되고요.
배우는 지식도 많고 실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책입니다.
자신있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