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분석 작업이 진행되면서 일깨워져서 자각하게 된 자극과 공상의 재판이며 복제이다. 이때 과거의 어떤 인물이 의사 개인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과거에 겪은 일련의 심리적 체험들이 사라지지 않고 의사 개인과 현실적 관계를 맺으며 다시 살아난다. 대체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내용적으로 그 이전의 형상물과 전혀 차이가 없는 전이들이 존재한다. 이 전이들은 비유적으로 말해서 신판본 또는 내용적으로 가감이 없는 재판본이다. 다른 종류의 전이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이것들은 의사 개인 혹은 의사의 처지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실제로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 냄으로써 내용의 완화, 즉 순화 과정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자각하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이 전이들은 새로운 작업의 산물이지 과거의 재판이 아니다.
분석 기술에 관한 이론에 친숙해지면 전이가 필수적인 요구 사항임을 통찰하게 된다. 실제로 이 전이는 피할 방도가 없으며 그 이전의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마지막 작품인 이 증상마저도 퇴치 가능하다는 점을 최소한 확신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다루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 꿈들을 해석하는 작업, 환자의 착상에서 무의식적인 사고와 기억을 끄집어내는 작업, 이와 비슷한 번역 기교 등은 쉽게 배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환자 스스로 텍스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전이만큼은 사소한 근거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해답을 찾아내야 하며, 자의적 판단에 의한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전이를 다루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 이유는 전이가 요양에 필요한 자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온갖 종류의 방해물을 만들어 내는 데 이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 맥락이 올바르다는 확신은 전이가 해결된 뒤에서야 비로소 생겨나기 때문이다.
ㅡ 프로이트 <꼬마 한스와 도라> 중
프로이트 전집 중 <꼬마 한스와 도라> 표지를 제일 좋아한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 오면서 나는 이 색조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됐는데 이유는 모른다. 이 뿐이겠나. 매일 무언가의 이유를 찾아다니는 삶.
어제는 2차 대선 토론 이후 잘못된 것들의 이유를 종일 찾아다녔고, 울컥하게 만드는 사진을 발견했다. 세월호를 위해 헌신했고, 홀로 한밤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 조용히 이유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돕는다는 어려움과 좌절을 알면서도 겪으면서도 행동하는 사람들을 오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