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먼지 때문에 콜록거렸다. 매일 걸레질을 하는데도! 이놈의 먼지! 먼지! 먼지! 미세먼지든 쁘띠먼지든 먼지는 다 싫어! 일어나자마자 진공청소기를 신나게 돌렸다. 청소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만 하다가 언제나 그렇듯 책을 집었다. 고민만 하다 끝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래 밑줄긋기는 초반 30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쯤 되면 추천은 물론이고 나도 이 책을 사야 하나 고민된다. 나는 왜 이렇게 재밌고 좋은 책을 잘 고르는가!(니체 <즐거운 학문> 패러디) 잘난 체 죄송ㅎ; 그래봐야 내가 쓴 책도 아니고ㅎ;;

경제를 주제로 한 어제 5차 대선토론에서 4차 산업혁명이 또 거론되었는데, 이상하게 이 얘긴 하는 사람들만 한다ㅎ 홍 후보와 유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얘길 꺼내지 않는다. 홍 후보의 ‘강성 노조‘ 운운은 사고의 구태의연함을 보여 준다. 심 후보는 그들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방식을 콕 집어 지적했다. 2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재벌 개혁 운동을 주도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에 합류한 김상조 경제학자는 <안철수의 생각> 속 경제론은 거의 김상조 자신의 생각이며 지금 안철수는 5년 전 안철수가 아니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가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눈여겨보게 된 건 손석희 씨가 JTBC 보도국으로 오기 전 13년간 진행했던 M 본부 라디오 아침방송 <시선집중>에 그가 패널로 출연했을 때였다. 괜찮은 사람은 괜찮은 사람을 쓸 줄 알며 끌어들인다. 요즘 더불어민주당을 보며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박근혜 정부의 틀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한 유 후보가 과연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무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온갖 걱정과 말들이 떠도는데, 이 책은 그런 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를 점검하게 만든다. 발명과 혁신은 무엇인가.


요즘 내 고민은 멋진 전자 스케치북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 펜슬!... 질러라, 질러라, 질러라.... 중얼중얼)))

 

 

 

 

* 밑줄긋기(p 1 ~ 30)

포스트잇 메모지를 처음 고안한 아트 프라이Art Fry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발명과 혁신을 구분했다.
프라이에 따르면, 발명은 생각을 사물로 옮기는 작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프라이는 발명에는 대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그 설계안이 실제로 구동되는지 실연해 보기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드는 과정이 포함된다고 지적한다.
혁신은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다. 프라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장애물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작업˝이 바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는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제작을 시작한다. 상상 속에서 그 구조를 바꾸거나 개량해 보기도 하고, 한 번 작동을 시켜 보기도 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지만 진정한 활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문 정신적 사고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1인당 특허 취득 수가 가장 많은 도시가 어디인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이 종종 순위의 최상단에 오른다) ..... 어쨌거나 네덜란드행 비행기를 타고 가서 에인트호벤의 그 매혹적인 수로를 따라 거닌다 한들 갑자기 천재성을 얻게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1870년대에 토머스 에디슨은 ˝아이디어 공장˝을 세운 뒤, 그 안에 공학자, 기계공, 화학자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어깨너머로 연구 진행을 감독했다. 이 같은 중앙 집권적인 원스톱 발명 방식은 20세기에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에디슨의 백열전구처럼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신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어떤 의미에서는 스스로 발명가라 자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AgalmA) 누구나 상당한 양의 책을 읽고 내공이 쌓이면 책에 대해 나도 서평가~ 할 수 있듯이.


1970년대 한층 소형화된 배터리와 트랜지스터가 등장하자, 쿠퍼는 모토롤라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과 함께 어설프나마 최초의 휴대전화를 조립해 냈다.......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쿠퍼가 입증해 보인 뒤에도, 모토롤라가 최초의 상용 휴대전화를 제품으로 출시하기까지는 10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쿠퍼가 들려준 이야기는 소위 ‘유레카의 순간‘과는 정반대되는 일화였다. 그는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으로 출발해, 마치 영화감독이나 소설가처럼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미래로 시간 여행을 했다. 실제로 많은 기술이 공상과학 소설의 줄거리처럼 시작된다. 발명가들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경로로 택해 자신의 ˝불가능˝한 아이디어가 실제로는 불가피한 미래임을 입증해 보인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분명 옳은 말임에도 이 격언은 허탈해질 만큼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대체 어떤 종류의 필요가 마침내 감추어진 문제의 윤곽을 드러내 주는 것일까? 어째서 어떤 좌절은 굉장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반면, 대부분은 그러지 못할까?


1970년대에 경제학자 에릭 폰 히펠은 아직 상용화된 해결책이 없는 문제로 고심하는 이런 사람들을 ‘선도 사용자Lead users‘라 이름 붙였다. 선도 사용자는 직업이나 취미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반복과 권태, 위험에 노출된다....... 1982년 카네기멜론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한 교수는 상호 공격이 난무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깨닫고, 온라인에서의 흥분을 가라앉히고자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최초로 고안하기도 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소년 2017-04-29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요즘 기침 때문에 문제인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아갈마님도 기침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습니다..

2. 홍후보의 강성노조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발언.. 노조에 대한 반감을 지닌 사람들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한 발언 같더군요. 실제로 노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별로 안 좋긴 합니다. 보수는 당연히 노조를 싫어하고 진보 중에서도 노조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니 노조에 대한 비판으로 표심을 많이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닌지요..

3. 안후보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었기에 대화에서 상대를 가르치려고 드는 자세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자세는 대부분의 엘리트 지식인, 교육 종사자, 나이부심 부리는 꼰대, 자신의 세계에 매몰된 소통불능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galmA 2017-04-29 10:35   좋아요 3 | URL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아서 먼지에 유독 민감합니다. 국가적 질환이 될까 걱정이네요.

노조가 없어서 삼성이 발전했다는 식의 억지 논조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에 표를 줘 낙수 효과 누리려는 전형적인 사고 방식이죠. 주인이 성공하면 내게도 떡고물 떨어지겠지 하는 식의 낙수효과 안 된다는 걸 아예 이해하지 못해요. 심 후보가 잘 찔러줬죠. 노조가 강한 독일이 그래서 못 사는가? 무엇이 삶의 기틀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죠. 자신에게 잘 해 주겠다 하는 사기성 공약만 믿으니 매번 당하죠. 낙수 효과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에디슨의 중앙집권적 원스톱 발명방식과 비슷하죠.

안 후보 말을 들으면 똑같이 돌려 주고 싶어요. ˝당신이 아니고요. 당신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대개 다 틀린 말였고요. 한참 잘못 알고 계신 건 당신입니다˝라고.

오거서 2017-04-29 11:03   좋아요 3 | URL
두 분 댓글과 응답글도 본문의 부록같아요. 김영성 님의 공감과 덧붙이는 의견에서, 맨스플레인의 일종, 안스플레인을 떠올려봅니다. 자기가 원하는 답을 들을 때까지 상대를 잡고 놓아주지 않으니까요.
삼성이 노조 없이 안하무인 식으로 경영되다보니 오너의 후계자가 대통령과 국정농단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 피땀으로 모은 국민연금을 써서 자신의 이권을 챙겼음에 분노하고 용서하기 힘듭니다. 노조가 있었다면 이재용의 구속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막 상상해봅니다.
오늘 초여름 날씨라고 합니다. 두 분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겨울호랑이 2017-04-29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먼지를 적폐로 규정하지않고, 제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ㅋ 청소하기 싫어요ㅋㅋ

AgalmA 2017-04-29 12:11   좋아요 1 | URL
영화 같은 데에선 먼지가 아름답게 부유하는 멋진 장면이 연출되지만 현실 속에선 바로 엣취~ 저도 쁘띠먼지로 예쁘게 볼 수 없는 게 슬픕니다ㅎ

겨울호랑이 2017-04-29 12:10   좋아요 1 | URL
^^: 그래도 먼지 쌓이는 것을 보면 불규칙적으로 날리지만, 신기하게도 같은 높이로 쌓이는 것을 보면 서 ‘브라운 운동‘의 규칙성도 발견할 수 있으니 조금 귀여운 면도 있는 것 같아요^^:

AgalmA 2017-04-29 12:15   좋아요 1 | URL
먼지 보면서 ‘브라운 운동‘을 느끼신다니ㅋㅋ 겨울호랑이님은 페르미 과이시군요ㅎ 그러나 자동 먼지 반응으로 배격 심리가 작동되는 것도 본능인 걸 어쩝니까ㅋ

겨울호랑이 2017-04-29 12:15   좋아요 1 | URL
^^: 제거해야지요! 저도 눈치가 들어오니 청소모드로 ㅋㅋ 즐거운 봄날 되세요^^!

아애 2017-05-0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명과 혁신을 구분한 내용은 참 좋네요.

AgalmA 2017-05-04 10:4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책 제목의 분위기와 달리 실용에 더 방점에 둔 내용이 많습니다. 본문의 ‘발명‘과 ‘혁신‘에 대한 정리처럼 고정관념적인 생각을 깨주는 부분이 많이 유익합니다^^

2017-05-02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거핀 2017-05-04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후보의 유행어는 4차 산업혁명(그렇게 말하는 억양도 생각날듯)이고, 홍 후보의 유행어는 칼빈슨호(ft. 정상회담) 같더군요. 요즘에는 어떤 사람이든 그가 외부의 말을 들을 수 있는가, 혹은 들으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를 보게 되더군요. 그런 면에서 김상조 교수의 (적어도) 여러 방송에서 나온 태도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더군요,

잘 지내시나요.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괜히 헛기침을 하게 되네요. 쿨럭쿨럭.

AgalmA 2017-05-04 10:07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맥거핀님^^ 종종 궁금해서 서재에 찾아가고는 했어요.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간판으로 밀고 있지만 거기에 관심이 있거나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오히려 노동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건 계산에 넣지 못했죠. 홍 후보는 트럼프를 벤치마킹해 이말저말 막 던지고 있는데 웃프기만 하죠.
대선 끝나도 이 소란은 끝나지 않을테니 맘이 참 그렇습니다.

아무튼 글로라도 맥거핀님 보니 반갑습니다.

2017-05-04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4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