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좋을 그림》 에서 정은우 작가가 독일 펠리칸 4001 블루블랙 잉크를 소개하는 사진 속에 내가 인도 갔을 때 썼던 수첩이 보여서 반가웠다.
수첩엔 내가 여행 전 빽빽이 메모했던 그 나라 언어가 남아 있었다.

해(年)는 वर्ष [살]이라고 발음했다.
시간(時間)은 समय; [간타]라고 발음했다.
빨리빨리 जल्दीजल्दी [잘디잘디]는 시장이나 기차역에서 흔히 들을 수 있었다.

낯선 언어가 이해되는 걸 신기해 했을 뿐 현지에서 이 단어들을 실제 써 보진 못하고 돌아왔다. 내 것이 되지 않은 것들은 그렇게 쓰기가 어렵다. 그런데 타인을 어찌 다 이해할까.
가끔 그곳 꿈을 꿨다. 현실의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들이 꿈속에서 음악처럼 울렸다. 꿈속의 나는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며 뛰어가고 있었다.

만년필로 글을 쓰는 데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정은우 작가 그림의`블루 블랙` 색감은 만년필로 그려 보고 싶게 한다. 《문구의 모험》 표지도 블루 블랙 잉크 색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이 보는 문구 이야기라면, 《문구의 모험》은 듣는 문구 이야기다. 정은우 작가의 만년필은 일상과 먼 나라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문구의 모험》에서 어떤 만년필은ㅡ흑심이 부러지면 사고 위험이 있는 연필 대신ㅡ우주로 날아갔다.
우주 만년필은 지구 만년필과는 퍽 다른 이야기를 썼을 것이다. 모두가 다른 필체를 가지고 있듯이.

쓰지 않은 글, 태어나지 않은 이미지를 상상한다.
그리고 사라진, 사라질 것들을 떠올리기도 하며
오래된 동전을 꺼내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2015년을 이렇게 끝내도 좋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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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31 0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해도 ..책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책 소개 잘 부탁드립니다. ^^..

AgalmA 2015-12-31 19:26   좋아요 1 | URL
처음엔 제가 읽은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감이라도 남기고 지나가자 싶었는데, 개인적 독서일기와 여기 리뷰를 동시에 쓰다보니 일이 점점 커져서 버겁고 부담스럽긴 합니다.
헌데 정말 좋은 책이다 싶으면 또 발동이 걸리고ㅎㅎ; 별점도 책 고를 사람 생각하다보니 제 취향으로만 별점을 주지 않게 되고 여러 모로 까다로운 일입니다. 여하간 좋은 책을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죠^^
내년 yureka01님 책 소개도 기대합니다/

초딩 2015-12-31 0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인도 ~ 저도 예전에 출장으로 북쪽이랑 남쪽에 꽤 오랫동안 있었어요 ㅎㅎㅎ
노이다 갔을 때 힌두어 단어 재미삼아 배운 것도 기억나네요 ㅎㅎㅎㅎ

AgalmA 2015-12-31 19:22   좋아요 2 | URL
전 북쪽만 주로 가서 남쪽 고야 이런 델 못 가서 아쉬웠어요. 가서 실랑이를 하며 여행했던 게 너무 피곤했는데, 다시 가고 싶긴 해요ㅎㅎ

초딩 2015-12-31 0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블루 완전 매력적이에요 !!!

AgalmA 2015-12-31 19:23   좋아요 2 | URL
초딩님도 블루 블랙 잉크와 만년필을 구매하셔야 겠습니다ㅎ

북다이제스터 2015-12-31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 한 해 감사합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015-12-31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31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31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바 2016-01-01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블루블랙 오랜만이에요. 많은 생각이 떠오르네요. 아갈마님의 인도 덕에 알라딘에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ㅎㅎ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잘 부탁드려요. 복 많이 받으세요 ^^

AgalmA 2016-01-01 01:04   좋아요 1 | URL
에이~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에이바님의 멋진 글과 열정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2016년 에이바님 글을 흥미롭게 볼 수 있어 복 받은ㅎㅎ
작년 한 해 감사했어요!

2016-01-01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1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1-2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문구의 모험이 길을 떠났다고 한다 ㅡ

AgalmA 2016-01-22 16:57   좋아요 0 | URL
부러웡~ 부러웡~
전 지금 세계사 공부 중ㅜㅜ...맨날 하고 나서 이 힘든 걸 왜 하나 나를 원망ㅜㅜ
 

처음엔 책을 배경으로 멋진 구도였는데(어디까지나 내 기준;), 아~ 맞다! 하며 하나씩 하나씩 생각난 걸 가져와 얹고 끼우고 눕히고....하다보니 알라딘 굿즈 피난 사태;;;
뭐가 더 있었던 거 같은데 .... 아, 보틀 하나 더 있는데! 다이어리! 달력! ...에이, 또 세팅할 생각하니 귀찮아서 생략)))
그런데 모아놓고 보니 내 알라딘 굿즈 선택은 파란색 아니면 흰색. 재밌군~ 그래봐야 알라딘 손바닥 안;


아무래도 이벤트 적립금 1000원 당첨일 확률이 높겠지만...재미죠 뭐~
이 사진을 보는 이웃들은 뒤에 무슨 책이 있나 보는 재미도 있을 테고~~ㅎ
미스테리성을 가미하기 위해 과학 코너를 특별히 선정ㅎ? 사실 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곳에 과학책을 채우고 있는 중입니다🤓 헌데 안 과학인 게 눈에 띄는 군요. 애덤, 에밀, 너희들 왜 거기 있어. 그러고 보니...

이왕 과학책 캠페인을 벌인 김에, 궁금하실 분을 위해 잘 안 보이는 책 중 서재에 안 올려봤던 책들만 나열했습니다. 북플에선 10권 이상 추가가 안 되니 아쉽...제일 고려한 것은 색 배열...으이구;;;
가장 많이 웃으며 봤던 책은 <우주 다큐> 그래서 이 중 제일 빨리 봄ㅋ 역시 느끼는 재미보다 주는 재미가 더 강력! 재밌다고 하면서 아래 가져온 내용은....좀....

*
나중에 로마넨코가 떠난 뒤, 라베이킨은 자살을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목을 매고 싶었어요. 물론 무중력 때문에 불가능하기는 했지만요.˝ (p 60)

무중력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무게는 마치 환각제 같다. (p101)
ㅡ 메리 로치 <우주 다큐> 중


제가 구매심리를 조작하는 사람으로 악마의 시도를 하는 게 아닌 걸 알아 주세요;_;)...악마는 아니고 임마! 정도면;;....이 와중에 끝까지 개그;;

사는 것보다 읽는 게 더 중요!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결국 사는 건 어쩔 수 없죠^^;;
도서관에서 빌린 책 오래도록 보고 있다가 대출정지 먹고 (그래서 또 책을 사고;) 며칠 전 정지 풀린 1인))
북플도 정지 기간 있으면 좋겠다. 마왕 고스 생각나네. 님 아이디 일주일 정지!

웃다가 슬픔을 또 끌어들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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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5-12-27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헐!! 알라딘 충성맹세 고객이군요.

AgalmA 2015-12-27 08:27   좋아요 0 | URL
참고 참은 게 이 정도입니다ㅎ;; 사실 중고책 구매가 신간 구매 5배 이상이라 알라딘 굿즈 놓친 게 많아요ㅎ;;

달걀부인 2015-12-2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이 100평은 아니신지?? 아님 따로 대형 이마트 창고같은게...혹은 중고서점을 경영하시는건 아니신지 궁금. ^^

AgalmA 2015-12-27 08: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보관이 너무 어려워서 읽고나서 다시 읽고 싶을 땐 도서관에서 빌려도 되겠다 싶은 건 반절 이상 팔아요;ㅋ; 신간 소설도 궁금해서 일단 사서 읽고 바로 팔 때도 많아요...아하하하;;; 제가 달리 저를 독서 난봉꾼이라고 하는 게 아니랍니다. 소장보다는 읽고 싶은 욕망이 더 큰 지라;;
점점 책을 자료로 모으는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돌궐 2015-12-27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췌할 거 많은 책 볼 때는 배트맨 북마크도 좋던데.... (먼 산)

AgalmA 2015-12-27 17:40   좋아요 0 | URL
배트맨 북마크ㅋㅋ 돌궐님 읽으시는 책들 생각하면 엄청 퓨전이네요ㅎ 한국 보물 제 358호 페이지에 배트맨 북마크가 끼어 있을 걸 생각하니 마구 웃음이ㅋ;;;
돌궐님의 재미난 얘기들이 뜸해서 궁금하기도 했는데, 댓글 재미도 선사해 주다니 감사요/

물고기자리 2015-12-27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온병을 보니 반갑네요. 제가 유일하게 장만한 굿즈^^ 흰색이 맘에 들었지만 안톤 체호프 문구 때문에 노랑으로 골랐는데 역시 흰색이 예뻐요ㅎ 저는 물건 쌓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모으진 않는데 희한하게 다른 사람들 걸 보는 건 좋더라고요ㅋ

AgalmA 2015-12-27 15:05   좋아요 1 | URL
처음 행사할 때 빨간색 보온병이 가장 먼저 품절돼서 그게 인기가 많은가 보다 했는데, 알라딘 굿즈 인증사진 보니 흰색이 더 많아서 좀 의외~ 겨울이라서 흰색 인기가 더 많아진 건지도 모르죠^^ 저는 문구보다 색 때문에 흰색을...잘 아시잖습니까. 제 색편집증ㅋ;;
책 미련하게 쌓아놓고 있는 상태를 노출한 거 같아 좀 부끄럽긴 한데; 과학도서 권장 캠페인 겸 저를 희생해 봤습니다ㅎㅎ;;;

물고기자리 2015-12-27 15:15   좋아요 1 | URL
캠페인에 영업당해야 하는데 엉뚱한 곳에 꽂혀서 죄송해요^^ 대신 프루스트는 지금 제게로 오는 중이에요ㅎ

AgalmA 2015-12-27 15:20   좋아요 0 | URL
오~ 물고기자리님 프루스트 리뷰 완전 흥미진진! 물고기자리님이 시작하신다면 포기는 안 하실테니 멋진 리뷰가 나오겠어요. 알라딘은 저한테 감사해야 함ㅎㅎ;;;;!!

물고기자리 2015-12-27 15:27   좋아요 1 | URL
설마, 농담이시겠죠ㅋ 분명 농담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도착할 거라 했지 읽을 거라곤 안 했어요! ㅋ 전 읽기 시작하면 멈추질 못 하는 성향이라 시작하는 게 겁난단 말이에요!! ㅎ 미로에서 헤매다 영영 돌아오지 못 하면 어쩌라고요^^

AgalmA 2015-12-27 15:34   좋아요 0 | URL
물고기자리님이 책 쌓아놓고 안 읽는 분은 아니라 저는 단호히 생각하렵니다!(나도 못 하는 걸 강요....;;) 돌아오지 않으시면 다음엔 제임스 조이스 시리즈로 제가 건져 드릴께요ㅎ 낚시..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가 닉넴도 물고기자리님인데 몹쓸 언행 같아 뒷걸음;;;

물고기자리 2015-12-27 15:40   좋아요 1 | URL
그냥 예쁜 장식품이라고 생각하죠 뭐ㅋ 그리고 단호함은 다른 때 쓰시라고요!!ㅎ 책 때문에 이런 앙탈과 협박을 겪어야 하다니.. ㅋ 프루스트는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게 확실합니다^^

좋아요 말고 나빠요 하트도 있었으면 좋겠어요ㅋ

AgalmA 2015-12-27 15:59   좋아요 1 | URL
나빠요는 친구끼리만 쓰도록 세심하게ㅎㅎ 그 느낌 아니까~ 솜방망이..헤헤

해피북 2015-12-27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문후에 그냥 마일리즈로 굳혀놨다가 책 살때 보태는 편을 택하는데..이렇게 무한 굿즈 상품을 보면 약간 후회가 들기도 해요 ㅋㅋ탐스러운 굿즈들이예요 ㅎ

AgalmA 2015-12-27 16:00   좋아요 1 | URL
저도 컵이 없는 것도 아니고, 보온병이 없는 것도 아니고 꼭 사야해? 속으로 108 혼잣말을 하는데요. 결국 삽니다-_-.....정신 건강을 위해 이젠 상황 되면 사고, 무리다 싶으면 깔끔히! 포기 덜하고 삽니다-_-.....
알라딘 굿즈 언더월드 뫼비우스 세계;;

cyrus 2015-12-27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로 글을 쓰면 책 열 권 이상 추가할 수 없어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AgalmA 2015-12-27 18:10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요즘 pc로 글작성을 못해서 북플의 불편함을 아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Clou:Do 2015-12-27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선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제법 됩니다. 신년맞이 업뎃 기대해봅니다.

AgalmA 2015-12-27 18:40   좋아요 1 | URL
네.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미지와 책 배열, 밑줄긋기가 무조건 하단부에 가는 겁니다. 이미지 사이즈 조절 안되는 것도 그렇고, 이미지와 인용구를 넣어 내용을 유연하게 전개할 수가 없더군요.

Clou:Do 2015-12-27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블로그 처럼 사용하고 싶은데 너무 sns틱한 구조입니다.

2015-12-29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리 없는 빛의 노래
유병찬 지음 / 만인사 / 201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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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
산에서 만난 점 하나 받잡고 사람이 점이 되니 비로소 산에는 사람도 하나의 점이라면 족한 줄 알겠더라.
(중략)
누군가 ˝사진은 찍는 것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감히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습니다.
대신, 가슴에 점 하나 찍기입니다.
점 점 점!
사진이 내 삶의 점 찍기 하나라면, 그리고 만족이라면 행복입니다.

ㅡ유병찬 <점 찍기>

현대미술에서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이 있지요.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는 기법. 회화 경우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수많은 점들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어떤 폭발 현장에 와 있거나 까마득한 우주에 떨어진 듯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건 또 어떨까요.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컴퓨터는 1과 0이라는 이진수의 세계입니다. 흐르고(1) 흐르지 않는(0) 전기적 연결들. 지금 우리의 대화도 그 속에 오가고 있습니다.

이 세계가 그런 점들이 모여 운행된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아득해지며 겸허해집니다.

제가 <실크로드>란 다큐멘터리에서 첫번째로 떠올리는 건 보이지 않는 점, 音입니다. Kitaro의 구슬픈 테마곡(http://youtu.be/on4OQCTO-n8)이요. 두번째로 강렬히 남아 있는 건 깊고 광활한 사막 속에 점.점.이.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사람은 왜 그토록 고된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하며 속절없이 그들을 바라 보았지요. 긴 시간 뒤 사람은 사람에게 갔고, 흙먼지와 주름 가득한 얼굴로 그들은 웃었습니다.

바둑은 또 어떤가요. 흰 돌, 검은 돌로 쌓고 무너지는 세계. 그것은 <미생>이란 작품의 훌륭한 토대였습니다.

마릴린 먼로의 애교점 생각도 해봅니다. 진짜다 가짜다 우스개소리도 하지만, 그 점은 그녀의 아름다운 상징이 되었죠. 금발 머리에 그 점만 찍으면 누구나 마릴린 먼로를 연상하게 됩니다.

˝점˝이란 화두에 세상의 많은 점들을 생각해봤고, 유병찬 작가의 ˝점˝은 `사진`이란 걸 공감했습니다. 허구의 점들로 더 강렬한 사실을 보여주는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들처럼 유병찬 작가가 점 찍어 왔고 앞으로 찍어 갈 세계도 찬사와 지지가 계속 함께 하리라 생각합니다.

˝점 찍기˝ 외에도 ˝나무가 지닌 빛의 심장˝(p70~71), ˝소리 없는 빛의 노래˝(p90~91), ˝내가 부르는 사진의 노래˝(p98), ˝비가 내려 빗물이고, 눈이 녹아 눈물이라˝(p102~103) 등등 긴 노력과 눈물 속에 얻었을 이미지와 언어 해학에 많이 공감 했습니다. 어렵게 다가오는 제목은 이미지와 글을 보면 단번에 이해됩니다. 직접 보셔야 실감하실 겁니다^^
카메라를 현(絃) 삼아 울림을 전달하는 점 찍기의 달인! 유병찬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독자의 글들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ㅡAgalma

* 감사
감사하게도 보내주신 책으로 이 리뷰를 썼습니다만, 전 아부는 장난할 때만 씁니다. 정색-_-)!

** 아쉬움
사진 이미지가 다음 책에선 좀 더 크면 좋겠습니다. 좋은 사진인데 편집에서 참 아쉬웠습니다. 단가 생각하면 흠...이해해야 할 부분.
제가 맞춤법 논할 주제가 안되는 걸 매우! 잘! 압니다만;;;; 짧은 글이라 비문이 좀 튀어 보입니다. 다음 책에선 더 신경 쓰실 거라 생각합니다/

*** ˝새˝ 기대
표지에서 알 수 있듯 ˝점(이면서 빛)˝ 못지 않게 ˝새˝도 유병찬 작가 세계의 주요 모티프더군요. 점처럼 홀로 있으나 비상을 품고 있는 존재. 그 주제도 계속 이어서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 궁금
이 책의 내용의 전부나 일부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나 만인사 양측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책에 써 있길래 겁먹고ㅎ;; 이미지는 생략했습니다. 궁금하면 보시오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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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7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7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7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8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2-1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럼요.아주 아주 감사합니다.흐

2015-12-18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일리지 차감하면 단가 문제는 크지 않을 거라 보고요. 내맘대로 단정; 보온병도 하는데 이쯤이야~ 이건 규모가 좀 되니 3000~5000원 사이? 신년 이벤트로 이만큼 특별한 아이디어 있으려나요ㅎ 세탁해서 계속 쓸 수 있어 환경도 생각할 수 있고, 선물용 구매자도 많을테니 알라딘 로고 박아서 널리널리 알리실 수 있습니다~

패브릭 달력에 포스트잇으로 그 달 읽은 책이 무엇인지 덕지덕지 붙여 놓을 게 벌써부터 예상됩니다;;;; 재밌겠음!

시중에서 그냥 사도 되지만 알라딘 디자인 기획력에 신뢰도 있고 이왕이면 패브릭 달력 사면 주는 책을 받고 싶어서ㅋ 그렇습니다. 늘 주객이 전도입니다;;

상단부는 고전철학자들, 하단부는 현대철학자들 얼굴 있는 철학 달력 강력 추천~ 들뢰즈 젊었을 때 사진으로 부탁요ㅎ/
문학 달력은 선정이 아주 골치 아플 지도~
참, 커튼형도 좋더라고요))) 세로형, 가로형 꼭 챙겨주시고ㅎ;;;
아이디어 차원에선 신나게 얘기하고 뒷수습은 알라딘이ㅎㅎ))
적극적인 알라디너 덕분에 알라딘은 오늘도 고단하다.

˝1인당 패브릭 달력 2개 이상 구매 예상합니다˝
ㅡ 알라딘상사 A 인턴사원의 예리하지만 퉁치는 기획보고서

짝짝짝, 자네 정규직 고용하겠네!!!를 바라는 건 아니고 패브릭 달력을....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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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12-14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뜻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전해주는 시각적 효과는 좋은데 X표 좍좍치는 손맛은 부족하겠군요 ㅋㅋ

AgalmA 2015-12-14 12:18   좋아요 0 | URL
달 달력 멋지지 않습니까? 과학공부할 때는 저 달력을 걸어놓고 싶습니다ㅋ;;
밤낮으로 달력을 바꾸어 달고 책을 읽을 지도요ㅋㅋ 어지간히 수선스러운 독서;;;

하늘바람 2015-12-14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넘 이쁩니다

AgalmA 2015-12-14 13:55   좋아요 0 | URL
이 안건이 잘 받아 들여지면 좋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5-12-14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브릭 달력 너무 이뻐요.
그런데 Agalma님 서재 연두색 깔맞춤도 완전 엄지 척이예요.
어쩜 이렇게 근사한지.... *^^+

AgalmA 2015-12-14 13:59   좋아요 1 | URL
패브릭 달력 보는 순간 이건 알라딘에 필요한 것이다! 전기가 찌르르르~~~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_-)
현실 책장이 저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실은 가로 세로 밉게 계단형ㅜㅜ 12월은 핑크로 꾸며볼까 했는데, 녹색들이 참 보기 좋아 좀 더 두고 보기로 한 거 잘했네요. 감사요😊

달걀부인 2015-12-1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이번달엔 어떤 사은품들이 있나요? 저 책상달력필요한데...아무래도 이번달엔 어떻게든 책을 주문해야할듯해요.

AgalmA 2015-12-14 16:18   좋아요 1 | URL
달력은 품절된 게 많아 두 종류밖에 안 남았던데요. 요즘 이벤트 선물은 다이어리를 더 미는 모양새인데, 저는 그동안 받아둔 게 많아 다이어리는 탐이 안 나서...무리해서 5만원 이상 사진 않고 있어요ㅎ
5만원 이상 사야될 책이 있으신 게 아니면 문학동네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달력도 그리 비싸지 않고 쓸만하게 보이더군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1729971
이번 달에 가격대비 쏠쏠한 이벤트는 겨울소설 추천 2권 사면 보온병 주는 이벤트랄까요? http://www.aladin.co.kr/events/eventbook.aspx?pn=151125_novel&start=16thheader
여기 책 두 권 살 거 있으시면 5만원 이상 받는 사은품이랑 해서 두 종류를 받으실 수 있죠^^
그리고 올해의 책 투표 지난 번에 하셨어도 또 투표하시면 적립금 2000원 받으실 수 있어요. 알라딘앱을 까셨으면 앱 들어가서 아무거나 책 클릭하면 1달에 한번 적립금 1000원 줍니다. 알뜰한 책 쇼핑 되시길 빌며^^

나 왠지 알라딘 인턴사원 모습 제대로;;; 알라딘은 나에게 뭘 해 줘라! ㅋㅋ

2015-12-14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4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2-14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브릭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빨래를 생각했어요 ㅠㅠ 이렇게 정서가 메말랐을까요 ㅎㅎ 커튼처럼 매달아 두면 멋지겠어요~~ 기왕이면 광목으로 ㅋㅋ 팍팍 삶아쓰게요 .

AgalmA 2015-12-14 18:17   좋아요 0 | URL
싸고 튼튼해서 거의 광목으로 만들더라고요^^ 근데 실크스크린 프린트가 삶으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1년은 얌전히 두고 봐야 지워진 날짜가 없을 듯합니다ㅎㅎ;;;

cyrus 2015-12-1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사은품으로 확정되면 패브릭 달력 한 장 펼칠 때마다 페브리즈 향이 나는 걸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AgalmA 2015-12-14 20:41   좋아요 0 | URL
우리 너무 김칫국 마시는 거 아닐까요ㅎㅎ;;;

2015-12-14 2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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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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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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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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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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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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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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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12-1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치가 있어요. 다 사용하고 나면 테이블보로 사용해도 좋아요.

AgalmA 2015-12-14 21:23   좋아요 0 | URL
오! 그것도 좋은데요. 가장자리에 프릴 리폼도 해서ㅎ;; 그 정도로 퀄리티가 나올 지는...사은품에 점점 기대가 커지고 있죠. 도서정가제 때문에 참 여러 가지가 파생되는....
 
예술가의 항해술
화이트 리뷰 인터뷰, 정은주 옮김 / 유어마인드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에 맥 놓고 있다 문득 이상한 발동이 걸릴 때 가 있다. 지금이 그렇다.
2015 올해의 책 - 인문, 사회, 예술 분야에 이 책이 후보로 올라와 있지 않아 나는 음, 흠, 아니, 나라도? 읽을 책도 할 일도 많은데 이 책에 대해 굳이 내가? ..... 중얼중얼 한참 뜸들이다 이 글을 쓴다.

선정 기준이 판매량/독자 리뷰, 별점 집계, 북플/알라딘 도서팀 추천이라는데, 그렇게 선정된 책 중에 이 책보다 함량미달인 책도 더러 보여 가만히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는 특히 가만히 있는 걸 매우 싫어 하게 됐잖은가.

먹고사니즘에 바쁜 시대에 ˝예술가˝ 라는 범주가 대중적인 공감대를 많이 모을 수 없기도 했겠지만, 본문에서 줄리아 크리스테바도 개탄하듯이 현대의 우리는 눈앞만 좇기 바쁜데 `시간`, `유한성`에 대해 사고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예술을 자세히 살피는 일은 여유로운 심신수양이나 여가생활로만 봐선 곤란하다. 우리의 인식과 시대를 점검하며 삶의 방향을 바꾸려는 치열한 노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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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타위만스(Luc Tuymans) 인터뷰](p148)

Q : 회화가 진화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회화가 다루는 건 예나 지금이나 특정한 공간의 한 순간이며 그것이 반드시 현실의 시공간일 필요는 없다고 보는가?

A : 회화가 다루는 것은 현실의 시간이 아니라 그려진 시간이다. 그것은 인간의 지각 자체에 내재하는 주요한 환상이다. 회화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말로 하기 힘든 시각적인 것들, 혹은 매우 물리적인 요소들로 만들어지며, 그림을 그리는 행위와 그 결과의 물질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잔상은 몹시 세밀하고, 되짚어내기가 극히 어렵다. 감상자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린 당사자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경우는 대부분의 작품을 어디서 끝냈는지를 여전히 알고 있기는 하나, 여하튼 대단히 복잡한 상황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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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항해술>은 내가 지금껏 봐 온 예술 관련 책 중에 예술가들의 창작 구동력을 인문, 사회, 과학 여러 관점에서 체감하며 살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세상 참 좋아졌지. 슈테판 츠바이크가 온 재산을 투자해 초고, 악보, 필적 등을 모으며 얼마나 예술가들의 영감을 파악하려 애썼는지 비교해 보면 눈시울이.... 이젠 발빠르게 취재된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언제든 편안히 볼 수 있게 됐어요, 츠바이크 씨ㅜ.ㅜ 작품보기 클릭도 얼마나 쉬운지...
이 책은 비평가들의 철학 번역기도, 삼단 구르기도 필요 없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생각, 진행 중인 창작이 중계되는 알찬 보고서이다.
알 만한 사람들은 슬쩍만 소개해도 알겠지 싶어 요약 정리 리뷰를 안했는데, 이런 좋은 책 묻히는 게 안타까워 또 오지랖....난 정말 참...



● 이 책의 단점은 열거되고 있는 작가들에 대한 정보 미흡, 저작권법 때문이지 싶은 작품 이미지 부족이다. 직접 찾아보며 얻는 수확의 기쁨을 생각하면 버럭 할 일은 아닌 듯.
아래 몸통만 있는 작품도 그렇게 찾아보다 발견했다. 뤽 타위만스(Luc Tuymans) <Body>(1990)
...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던 그림을 완성케 한 마지막 두 번의 결정적 붓질이 무엇이었는지 당신은 보는 순간 알 것이다. 왜 우리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엇을 표현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무엇을 느낄까. 그것을 철학하게 하는 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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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2015-12-10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판매량과 독자 평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전 투표는 하지 않았습니다만(100자평 쓰는 걸 안 좋아해서..) 이게 왜? 라는 생각이 드는 책도 몇 권 있더군요. 아쉽기도 하고...
원래 인터뷰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AgalmA 2015-12-10 16:01   좋아요 2 | URL
결국 변곡점은 마케팅 효과라는 소리가 되는데,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그렇죠~_~...
<작가란 무엇인가> 흥미롭게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도 얻을 게 많습니다. 추천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2015-12-10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1 0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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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0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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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0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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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0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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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12-10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작가보단느 아무래도 현대 미술작가에 대해서는 더 무지해서 인터뷰 내용을 이해할 슈 있을까 싶지만 책은 탐나네요.

AgalmA 2015-12-11 03:57   좋아요 0 | URL
줄리아 크리스테바, 리베카 솔닛 등 인문과 사회학에서 두각을 보이는 작가 인터뷰도 일상과 철학을 잘 풀어서 얘기해주고 있고요. 예술가들의 솔직하면서도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들은 어려움보다 흥미를 더 불러 일으킵니다. 최근 예술계 동향과 함께 그들의 사유 흐름도 살필 수도 있어 단순히 미술계 인터뷰가 아닌 인문교양서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