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5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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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은 스코트 니어링과의 조화로운 삶의 연장선에 있다. 그들이 보여준 삶 속의 일부로서 식생활 역시 자연에 친화적이며 따라서 인간의 건강에도 좋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가 말하는 니어링 부부의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바로 이러한 자연친화적이며 조화로운 식생활습관에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녀가 제시하는 첫 번째의 권장 사항은 잔인하고 반 생명적인 육식을 멀리하고 과일과 채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육식은 부패하는 짐승의 살에서 독성물질을 생성시킴으로써 그것을 먹는 우리의 몸 역시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육식은 그 자체로 썩어가는 시체들의 무덤을 우리의 몸 속에 형성함으로 해서 우리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지구의 환경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 오게 한다. 육식 대신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인 곡물과 과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위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어 장수의 길로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일과 채소를 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그녀는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이 준 원형의 상태 그대로 섭취하거나 적어도 원형에서 될 수 있는 한 변형을 가하지 않고 우리의 몸의 일부로 만들라는 것이다. 열에 의해 가열하는 순간 또는 가루로 만드는 순간 그것이 가진 세포구조가 파괴됨과 동시에 영양소도 파괴되며 그것이 가진 좋은 면들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그녀는 과일과 채식 그리고 곡물을 중심으로 한 요리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대지와 양분을 받고 자란 좋은 원료라도 인간의 잘못된 조리에 의해 독성물질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음식 조리법은 우리 나라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과일과 채소의 조리법과 혼합법에 대해서는 눈여겨 보아야 하는 점들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커다란 매력은 식생활 습관에서 볼 수 있는 그녀의 자연친화적인 삶에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조화로운 삶의 속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흔이 훌쩍 넘은 그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읽은 독서량은 또한 우리에게 독서에 대한 아낌없는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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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사는 즐거움 - 시인으로 농부로 구도자로 섬 생활 25년
야마오 산세이 지음, 이반 옮김 / 도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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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 이 순간 이 곳에 집중하는 법을 깨우치게 되면 우리는 바로 여기서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되고 삶의 아름다움과 깊은 자각을 얻을 수 있다고 야마오 산세이는 우리에게 말한다. 그 자신은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도쿄에서 벗어나 자연 속의 삶으로 자신을 되돌리고 원시사회의 '부족'이란 개념으로 현대 사회의 대안 공동체를 주창하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온 자연 파괴와 환경 파괴 그리고 인간 파괴의 병폐를 극복할 또 하나의 희망을 꿈꿀 수 있다.

그는 자연 속에서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신적인 것이 깃든 존재를 '가미'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우리가 흔히 받드는 유일신의 개념을 벗어나 우리가 존재하는 자연의 풍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7200년의 역사를 버티어 오며 인류의 진화과정을 지켜온 조몬 삼나무도 그러하며 야쿠 섬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1400만년이나 오래되고 어쩌면 6500만년까지도 오래된 바위들도 그러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인간이 동물의 영장이 아니며 생명이 있는 것은 어느 것이나 영혼이 있으며 신적 존재와 닿아있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인간도 생명이 있는 것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써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음을 말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인간의 엄청난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자연 파괴와 환경 파괴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삶의 행복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어떤 거창한 가치와 지위에 수반되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8월에 세상을 떠난, 어쩌면 그의 만남이 가능했을런지도 모를 인연이 나에게 닿지 않았음이 안타깝다. 비록 유명인사가 되어 우리들에게 커다란 가르침이나 영적 계시로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잔잔한 일상의 즐거움과 삶의 행복은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정에 핀 야생화 한 송이도 이름없는 잡초 하나도 가벼이 지나치지 않고 눈길을 주면 어느새 그 대상은 나에게 큰 의미로 와 닿아 거기에 존재하고 있음을 외치고 있으며 거기에 사는 즐거움을 나에게 가르쳐 준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그로 인한 삶의 행복, 이렇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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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 나이듦과 변화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
람 다스 지음, 강도은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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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내가 맡고 있는 한 학생의 여동생이 백혈병에 걸려 병문안을 간 적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인 그녀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병에 걸려 절망적이고 두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처음 대하던 순간 그녀의 부은 얼굴에서 살며시 머금고 있던 미소는 커다란 불행과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여느 사람과 같이 일상생활의 작은 즐거움에도 웃음을 띨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는 참으로 놀랐다. 열 다섯 밖에 되지 않은 그녀의 의식은 이미 훌쩍 성장해버린 것이다.

이 책은 뇌출혈에 걸려 일상생활의 모든 것들을 남의 손을 빌려서만 생활이 가능한 한 수행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들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나이듦과 변화 그리고 죽음에 대해 그는 우리에게 좀 다른 시각의 관점을 제공한다. 그의 영적 스승 마하라지와의 수행을 통해 그가 갖게 된 의식의 변화는 자신의 삶을 영적인 관점에서 성찰하게끔 하였고, 그 성찰은 다시 이 책을 통해 나의 인생과 노년을 다시 성찰하게끔 했다. 자신이 가진 몸의 아픔을 깊이 느끼고 받아들여서 결국은 그 아픔을 끌어안아서 사랑의 기운으로 전환시키는 그의 놀라운 능력은 내가 살아오면서 가졌던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병들과 상처 그로 인한 아픔과 고통을 대하는 방식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비록 단정하지는 못하지만 아직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이와 입장에 처해 있지만 적어도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몸의 상처와 아픔들을 대하는 방식과 자연스럽게 쇠퇴해가는 몸의 상태를 좀 더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고 때로는 그것을 떨어져서 의식으로 응시함으로써 내 삶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차분히 성찰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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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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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 일과를 통해 본 그의 생활은 여러 가지 상품의 소비로 이루어지며 그 상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일생을 통해서 본 환경 파괴의 실태들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나의 하루 일과를 환경적인 삶의 관점에서 되돌아보게 한다. 만약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하나하나의 상품에서 이런 뒷면의 비밀스런 삶들을 모두 밝혀낸다면 우리는 죄의식으로 물건하나조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필요를 넘어 너무나도 많은 물건들을 소비한다. 불필요하게 차를 움직이고 음식물을 과잉섭취하며 하루업무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종이며 자원들을 많이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의 바탕에는 물질의 많은 소비가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켜며 그것이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의 미덕과 뿌리깊이 공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우리들의 소비가 과연 어떻게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우리들에게 어떠한 생태적인 재앙을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음식물의 소비를 통해 우리 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우리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물과 공기와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간접적으로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물건 하나하나를 소비할때마다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을 떠올리며 괴로워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 저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자원을 아껴쓰고, 환경파괴적인 산업에 대한 보조금에 대해 정부에 항의하고....등등...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자본주의적 경제 작동 방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 작동 방식에 의거해 소비만이 최고의 미덕이 아니라 좀 절제하고, 친환경적인 상품을 개발하면서 참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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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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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언어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전부터 서부 히말라야 고원의 황량하지만 아름다운 고원인 라다크에서 생활하며 서구의 물질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게 된다. '작은 티벳'이라고 불리우는 이 곳에서 그는 근대화 이전의 전통적인 사회의 문화와 생활이 주는 사회적, 심리적 안정감과 삶의 기쁨에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오염되고 공동체의 파괴와 해체를 경험하고 있는 서구 사회의 작동원리에 대해 원칙적인 회의와 의문을 갖게 된다. '우리 사회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회인가?' '우리 사회의 일과 노동은 과연 행복한 것인가?' 과로와 스트레스에 지쳐 생명의 뿌리를 조금씩 잘려가는 우리들의 삶에서 과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다. 오래된 미래.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라다크의 전통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둘째는 이러한 전통사회에 불어닥친 서구화의 물결과 그로 인한 사회의 변화이다. 셋째는 이러한 일련의 변화과정을 거치며 저자가 진보의 본질을 깊숙히 파헤치며 내린 정말로 값진 교훈들이다.

전통사회에서 라다크는 비록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나 땅과 자연물에 대한 소유관념은 없었으나 구성원들의 자급자족에 의해 운영되는 의식주생활과 자신이 공동체의 일부이며 따라서 공동체의 유지와 보존에 대해 갖는 깊은 애착이 있었다. 또한 풍요롭지는 않았으나 가족구성원간에 공동체 구성원간에 애정과 신뢰와 존중이 존재하였으며 이러한 자비와 사랑이 개인들간의 사소한 갈등을 조화롭게 중재하였으며, 자신들 또한 이러한 공동체로부터 어떠한 억압과 착취도 받지 않았다. 그들의 삶은 작은 노동과 많은 삶의 여유를 향유하였으며 진정한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서구화의 물결이 거세게 휘몰아치면서 젊은 세대부터 바뀐 의식의 변화는 라다크인들의 생활을 엄청나고 급격하게 변화시켜버렸다. 자신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지게 되었으며 편안한 물질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그들은 편안함을 추구하며 서구화에 편승해갔다. 그러면서 라다크의 경제는 외부경제에 더욱 의존성이 심화되었고 공동체는 점차 해체되어가는 과정을 밟게 되었다. 가족의 일부 구성원들은 도시로 돈을 벌러 가야 했으며 돈이라는 목표로 인하여 가족간의 교류는 더욱 드물어졌으며 공동체의 아름다운 미덕과 타인에 대한 자비와 사랑은 돈이라는 목표로 인해 사라져갔다. 더더욱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스스로 행복함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저자는 이러한 서구의 물질문화가 가진 편리함과 풍요로움 속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 본성을 파괴하는 악마적 요소를 보았으며, 짧은 인류의 역사에서 급속하게 이루어진 과학기술이 오랜 전통속에 쌓여 온 인류의 지혜보다 우월하지 못함을 보았다. 더욱이 제 3세계에서의 무분별한 서구화의 추종은 인간의 삶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고 있음을 그는 지적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좌절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는 환경을 보호하고 전통적 사회의 미덕을 지키고 물질문명에 대응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고 라다크 사람들로 하여금 물질문명에 맞서는 자생력을 내부로부터 심어 주고 있었다. 그는 서구화에 의한 원시사회의 개발이란 명분을 반대하며 '반개발'과 '적정기술'로서 일방적인 서구문명의 세계화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와 전통적 지혜에 근거한 대안을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과연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질 때가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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