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사는 즐거움 - 시인으로 농부로 구도자로 섬 생활 25년
야마오 산세이 지음, 이반 옮김 / 도솔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지금 이 순간 이 곳에 집중하는 법을 깨우치게 되면 우리는 바로 여기서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되고 삶의 아름다움과 깊은 자각을 얻을 수 있다고 야마오 산세이는 우리에게 말한다. 그 자신은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도쿄에서 벗어나 자연 속의 삶으로 자신을 되돌리고 원시사회의 '부족'이란 개념으로 현대 사회의 대안 공동체를 주창하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온 자연 파괴와 환경 파괴 그리고 인간 파괴의 병폐를 극복할 또 하나의 희망을 꿈꿀 수 있다.

그는 자연 속에서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신적인 것이 깃든 존재를 '가미'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우리가 흔히 받드는 유일신의 개념을 벗어나 우리가 존재하는 자연의 풍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7200년의 역사를 버티어 오며 인류의 진화과정을 지켜온 조몬 삼나무도 그러하며 야쿠 섬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1400만년이나 오래되고 어쩌면 6500만년까지도 오래된 바위들도 그러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인간이 동물의 영장이 아니며 생명이 있는 것은 어느 것이나 영혼이 있으며 신적 존재와 닿아있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인간도 생명이 있는 것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써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음을 말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인간의 엄청난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자연 파괴와 환경 파괴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삶의 행복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어떤 거창한 가치와 지위에 수반되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8월에 세상을 떠난, 어쩌면 그의 만남이 가능했을런지도 모를 인연이 나에게 닿지 않았음이 안타깝다. 비록 유명인사가 되어 우리들에게 커다란 가르침이나 영적 계시로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잔잔한 일상의 즐거움과 삶의 행복은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정에 핀 야생화 한 송이도 이름없는 잡초 하나도 가벼이 지나치지 않고 눈길을 주면 어느새 그 대상은 나에게 큰 의미로 와 닿아 거기에 존재하고 있음을 외치고 있으며 거기에 사는 즐거움을 나에게 가르쳐 준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그로 인한 삶의 행복, 이렇게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