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깊은 상심

 

어그러진 것을 곧게 할 수 없고

치는 것에 대항할 수 없으며

막다른 골목에

그 모퉁이에 사로잡혀

모든 자의 조롱과 비웃음을 받게 하소서.

실컷 비웃고 실컷 조롱 당하게 하소서.

그럼에도 그 어떤 것에도

더 이상 비굴해지지 아니하며

떳떳할 수 있도록.

모든 수치가 허옇게 밑바닥을 다 드러내어도

숨길 줄 모르는 그 처절한

절망의 끝에 이르기를

어떠한 힘 조차 쓰는 것이

무모하다 여겨질 만큼

그렇게 무기력하게 해주시기를.

그러므로 가장 정직해지며

그러므로 가장 정결해지게

이 처절한 사방에 갇혀

어떻게 손을 뻗어 구원할 수 없는

가슴을 치다 지치고

울다 지치고 스러져가는

그것밖에 할 것 없는 자아.

그런 나 되게 하시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On a windy Road

 

위에는 바람이 분다.

아직 가야 길이 저만치 남았는데

갓길에 섰다.

 

위에서 사람들이

그저 갓길에 서 있다.

갓길에서는 뛰지 않는

 

바람의 소리가 말해주었다.

리더를 만나면

비전을 품게 된다고.

 

바람의 소리가 다시 말해주었다.

비겁해지지 말아라고.

 

2013.01.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기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랑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사랑을 말할 수 없는 것은 사랑이 결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때로는 경솔하게 내뱉을 수 있었지만, 사랑이라 말하기에 앞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사랑을 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적잖이 두려워집니다.

사실 그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랑 안에는 겸손과 존중, 용서와 이해, 관용과 용납 그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에 사랑은 곧 섬김임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복종하고 순종하라는 말씀보다 더 어려운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마땅히 순종이 안 될 때 억지로라도 복종할 수 있지만, 사랑은 억지로 했다가는 가증히 여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기에 앞서 겸손을 먼저 배우게 해 주시옵소서.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순종하란 말씀을 상기시킬 수 있겠지만 그런 단편적인 의무를 일깨우려고 하기 보다 사랑을 먼저 실천하며, 기도하고 기다리는 인내심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자매님을 정당하게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것조차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한다면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정당하게 사랑함으로써 그 분 역시 동일하게 사랑하고 순종하게 하여 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또한, 사랑을 지켜가게 해주실 것을 기도 드립니다.

사람이 행하는 그 어떤 것에도 꾸준히 반복되는 수고와 노력이 없이는 유지됨이 없습니다.

여전히 변치 않고 오랜 시간을 사랑하고 싶다면, 동일하게 변치 않고 오랜 시간을 사랑을 위해 수고하고 헌신해야 함을 알게 해주십시오.

희생 없이는 달콤한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진리는 사랑 안에서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향하여 성실함으로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나의 기쁨이 소중한 것인 만큼 상대방의 기쁨도 마땅히 소중한 것임을 진지하게 생각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

완전한 사랑은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희생, 수고와 배려, 인내와 노력.

그 과정의 반복을 통해 이뤄져 가는 것임을 명심하게 해주십시오.

무엇보다 서로 정직함으로 사랑하게 해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정직은 온전한 사랑을 위한 최소한이자 최선의 배려임을 기억하길 원합니다.

정직 안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정직은 가장 온전한 사랑의 배려임을 알 때, 서로의 사랑은 더욱 깊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은 슬픔이나, 분쟁이나 용납치 못한 일이 생긴다라면

잠시 불편할 수 있지만 속히 회개하는 가운데 하나님 앞에 마음이 부어지게 해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어려워하지 않으며,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라고 말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

회개하는 마음과 자존심을 버리는 것은 화평을 얻는 가장 빠른 길임을 알 때,

더 큰 불씨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사그러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삶, 그리고 노력. 인내와 수고. 기도와 희생. 꾸준함.

서로를 향한 동일한 성실과 격려.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할 때 따르는 고달픔과 그 못지 않는 기쁨.

희로애락의 그 끝자락에서 늘 변함 없이 우리를 용납하시고 사랑해주셨던 그리스도의 귀한 사랑을 재발견하게 되길 기도 드립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 미처 몰랐음을.

그리고 또 알게 되길 원합니다.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이 얼마나 큰 자기 부인과 희생으로 말미암았던 것인지.

그럼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더욱더 그리스도를 배우고 경험하는 가장 소중한 기회임을.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하신 목적과 뜻을 행하게 되는 가정되길 기도 드립니다.

마지막 궁극의 목적은 곧, 하나님의 뜻하신 바를 이루는 것임을.

우리를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 가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영광을 받게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우리 두 사람이 사랑하는 마지막 기쁨은 바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그 안에서 발견되기를 기도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RINA FLOWER

 

 

기다림의 계절들이 지나고

힘찬 물살이 만든 인내의 굴곡을 건너

푸르른 숲

맑고 시원한 폭포 찬란한 태양

그 안에 넘치는 무지개

 

신앙의 뿌리 깊은 터전에서 피어 올라

오랜 계절의 향기를 머금은

순결함과 순박함

그 서투름

그래서 더 아름답다

 

떨어지는 파도를 품은

절편의 저 모퉁이

손 닿지 않은 그 곳에서 반짝이는

한 송이 나의 룻

 

이제 내 가슴에서 꽃피운다.

 

 

- 2012.04.12.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E BEING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이게 하소서.
당신이 세운 거룩한 몸 안에서
그저 소리 소문 없는 자이기를

 

유능함이 있을지라도
유능함을 입지 말게 하시며
가르치는 자리를 두려워하여
그저 배우는 사람이기를

 

언제든지 주목받는 최고이기보다
그 옆에 선 조용한 선두이게 하시며
그림자이게 하시기를

 

화려함을 입기 보다
잘 조련 받는 훈련을 입으며
깊은 곳까지 매끄럽게 다듬어지는
내공을 입게 하시기를

 

쉬웁고 탄탄한 길을 걸으며
실없이 웃기보다는
모진 길을 걸을 줄 알아
구도자의 우러나는 깊은 것을
탐구하는 고뇌의 영을 주시기를

 

보잘 것 없이 보이는 굳은
고치 속에 갇혀
죽은 것처럼 무모해 보이는
초라함을 개의치 않으며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이게 하소서

 

반복되는 허물을 벗는 고달픔을 거쳐
연단 받은 아름다움의 오묘한
광채를 머금은 새로운 존재되게 하시기를

 

- 2012.01.29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