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스타디움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전을 치르기까지 온 국민이 열광했습니다. 그 영향은 교회 안에도 어느 정도 작용했습니다. 청년 형제들 일부는 함께 모여 응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저는 응원에 참여하지 않았고, 누군가는 그것이 ‘병훈 형제의 부족함. 아쉬운 점. 자기중심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를 따라 이에 대한 저의 의도를 변호하고 싶어졌습니다.
먼저, 제가 그 응원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요한 두 가지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3S정책을 모두 알고 있고, 스포츠는 세상의 한 문화조류로써 지나친 관심을 절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둘째,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새벽 3시에 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다음과 같이 질문했습니다.
‘나는 과연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나님께 기도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우리가 함께 모여 새벽 3시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미하진 않으면서, 세상 사람들과 같이 그 시간에 일개 축구경기를 위해 열광하는 것은 제 양심을 거스르는 것이었습니다. 형제가 함께 모여 그것을 응원할 만큼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응원하신 분들을 정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진리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각자 자기 신념에 합당한 대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14장은 이러한 성도개인신념의 중요성을 매우 적합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로마교회 안에 두 부류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에 중요성을 부여할 것인가(롬14:5)와 무엇을 먹는 점(롬14:6)에 있어서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에 바울은 어느 한 가지 의견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믿음에 따라 행동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롬 14:5-6) 『혹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혹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에 확정할지니라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바울의 놀라운 대답은 ‘각각 자기 마음에 확정하라’였습니다. 왜요? 그 목적이 주를 위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위배되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쉽게 말해, 전도란 목적을 위해 밥을 사든, 선물을 주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주를 위한 것’이 아닐 때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먹는 자든 먹지 않는 자든 판단하지 말라’(롬14:3)고 중재하고 나섭니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롬 14:22-23) 『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의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책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한 연고라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니라』
자기 마음에 확정하고 나면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축구응원이 옳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응원을 하러 나섰다면 저는 제 신념을 거스르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곳에 모인 모든 형제들이 양심의 거리낌없이 응원했다면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거스르진 않았던 것입니다. (그 이상의 문제는 하나님이 판단하실 문제이겠지만.)
또한,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다고 말합니다.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라고 선포합니다. 놀라운 말씀 아닌가요? 여기서 말하는 믿음이란 이런 겁니다. ‘스스로 옳다고 확신하는 믿음’. 즉, 자기 스스로 옳다고 확신할 수 있는 믿음이 없이 어떤 행동을 취한다면 그 결과를 무론하고 그는 이미 죄를 범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하와가 유혹에 빠졌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하와는 선악과를 먹는 것이 정녕 죽음을 갖고 올 것인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와는 ‘어쩌면 죽을 수도 있고, 어쩌면 죽지 않을 수도 있는’, 죄가 될 수도 있고 죄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그 중립의 상태에서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 채 과감한 행동을 취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의미에서 죄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험성을 감수해버린 것이죠. 의심가운데 행동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하십니다.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도다!’ 선악과를 먹고 불순종 하기 이전에 이미 그녀는 죄가 될지도 모를 어떤 행위에 확신도 없이 손을 뻗쳤습니다.
제가 만약, 그 월드컵 응원에 있어 스스로 그것이 옳지 못하다는 신념이 있었다면 그것은 저의 양심이며 저는 제 양심과 신념을 스스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의 저의 변명의 모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그곳에서 형제님들과 어울려 친목을 도모하며 함께 응원을 했을지 몰라도 저는 이미 제 자신의 신념을 거스르면서 ‘이게 잘못된 것 같은데?’라는 의심가운데 무모한 행동, 죄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신념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그것은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분들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고전 10:31, 개역)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