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13바퀴_2011.08.14
(수 6:3-5, 개역) 『[3] 너희 모든 군사는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 [4]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행할 것이요 제칠일에는 성을 일곱 번 돌며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5] 제사장들이 양각나팔을 길게 울려 불어서 그 나팔 소리가 너희에게 들릴 때에는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지니라 하시매』
이미 앞에서 여리고성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방법론에 대해 묵상해보았다. 거기서 좀 덧붙여 여리고성이 무너지기까지 성을 도는데 있어 요구된 두 가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여리고성은 하루 한 바퀴씩 6일 동안, 칠일째 7바퀴를 몰아서 돌아 총 7일간 13바퀴를 돌아야 했다. 그것은 단순히 성을 7일 동안 돌았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음을 알게 한다. 7 일 뿐만 아니라 13바퀴도 채워져야 했다. 더불어 13바퀴만 도는 것으로 충분한 것도 아니었다. 7일이 소요되어야 했다. 이것은 여리고성이 무너지는데 필요한 두 가지의 충분조건이었다. 전도서에는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전 9:11, 개역)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
시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연도 필요하다. 그 시기에 그것이 맞닥뜨려지는 것. 세상의 모든 일이 이와 같은 순리에 절묘하게 부합된다. 행운도 불행도 그러하다.
우리는 종종 기막힌 사연을 듣는다.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나간 그날 폭우가 쏟아졌고, 하필 그날 지금껏 없던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그 산 아래 봉사단은 숙소를 정하고 쉬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봉사를 하러 간 그 시기에 폭우를 만났고, 산사태를 만났고, 그 산 아래 숙박함으로 생명을 잃었다. 그들의 봉사활동은 선한 목적과 동기에서 나아간 것이지만 그들은 실상 죽음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시기의 문제 때문에 심각할 정도로 시험을 당한다. 더디다는 사실만큼 우리를 공포스럽게 하는 것도 드물다. 우리는 기다리는 것에 너무나 익숙치 못하고 길들여있지 못하다. 자주 그런 경험을 했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 기다리다 기다리다 자리를 떠서 돌아다닐 그 때. 그 사람이 약속한 장소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빗겨나간다. 시간은 더 소요되고 지체된다. 참다 참다 이제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틀어버린 그 찰나, 목적했던 상황은 성취된다. 어쩜 시기와 우연은 그토록 우리를 빗겨 지나가고 또, 어처구니 없이 맞닥뜨려지는 것인지.
여리고성을 돌 때, 7 일째, 그 어떤 징조도 없었다. 13바퀴가 채워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만약, 그들이 6일만에 13바퀴를 다 돌았을지라도 여리고성은 견고히 서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에서 시기와 우연이 결합된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시기와 우연이 있다. 이 두 가지는 함께 만족되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위해 오래 기도하고 참고 기다리고 있는가? 한 가지 더 생각하자. 단지 오래 기다린 것만이 만족을 위한 충분조건일까? 아니다. 아직 13바퀴가 채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아직 7 일이 채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시기도 필요하지만 우연도 필요하다는 것을.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소망하는 바를 성취하는데 꼭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그것은 인내이며,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겸손한 것이다. 인내는 모든 성취의 밑거름이다. 포기는 모든 것을 불가능으로 만들어버리는 독초이다. 겸손은 인내의 뿌리이다. 겸손할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다. 객기를 부리고 만다.
당신은 7일을 채워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당신은 13바퀴를 돌아야만 한다. 그것이 고달픈가. 그것이 너무 지독한 조건이라 생각하는가.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생명을 담보로 한 치열한 사투가 없이 그 견고한 성을 손아귀에 넣었다. 우리의 사투는 인내하고 기다릴 줄 모르는 불평불만의 자아와의 사투이다. 우리의 싸움은 사실 그것일 뿐이다. 우리의 싸움은 포기하는데 익숙한 나약한 자아와의 사투이다. 겸손할 줄 모르고, 들레고 따지고 들고, 객기를 부리는 하찮은 자아와의 사투이다. 그것을 극복할 때 가장 견고한 성을 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