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의 약속
문태준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년 혹은 백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숲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뿐, 마음은 늘 빈집이어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_


오늘 밤, 저는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갑니다. 거의 이십 년 만에요.
벽지가 다 마르지도 않았는데 집을 비우려니
저 없는 동안 다들 집정리 마치시고 어디 모여 잔치라도 거하게 하실까봐,
그러느라 이 고양이 따위는 까맣게 잊으실까 봐 걱정입니다. -_-+

바닷바람을 고양이 폐에 가득 채우고 돌아오겠습니다.
제 빈집에 독사가 들어와 살던 때, 늦눈보라가 몰아쳐 서럽던 때,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했던 건, 님들이셔요.


다녀올게요.

저 없는 빈집을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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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메리칸 숏헤어인가요? 귀엽다~

네꼬 2007-06-18 11:51   좋아요 0 | URL
저도 종은 잘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귀엽죠? ^^

치유 2007-06-1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빈집은 절대로 안봐 줍니다..메~롱~~~~~~~~~!!

네꼬 2007-06-18 11:52   좋아요 0 | URL
지켜 달란 말씀은 배꽃님을 타깃으로 한 거였는데. ^^ 에잉. 사설 경비업체를 부를 걸 그랬군요!!

마노아 2007-06-1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양이가 네꼬님처럼 느껴져요. 잘 다녀오셔요. 행복하게 기다릴게요^^

네꼬 2007-06-18 11:53   좋아요 0 | URL
"행복하게 기다릴게요" 이런 예쁜 말은 도대체 어디서 배우는 거예요? ♡

비로그인 2007-06-15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가고파 부산~~~~ ㅠㅠ
나도 델고 가지~

네꼬 2007-06-18 11:54   좋아요 0 | URL
오옷, 우리 교주님도 모시고 갈걸 그랬군요! 고양이들끼리 바다여행이라, 꼭 한 번 가요.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어디 가셨어요? ㅠ_ㅠ

Mephistopheles 2007-06-1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 가신다는게 걱정이 되지만..^^
잘 다녀오세요..가끔 먼지 털러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네꼬 2007-06-18 11:54   좋아요 0 | URL
제가 바닷가에 가는 게 어째서 걱정이신 게죠!!!!! ㅋㅋ 메피님 덕분인지 집이 먼지 없이 깨끗하네요. : )

춤추는인생. 2007-06-15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참 맑아보여요 네꼬님처럼요.^^
잘 다녀오세요. 부산 해운대는 지금은 하늘나라로 올라간 제친구와 함께 갔던곳이였어요

네꼬 2007-06-18 11:55   좋아요 0 | URL
(전 맑지 않습니다. -_-) 해운대에 그런 기억이 있으셨군요.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면서 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춤추는 님의 그곳의 기억도 그런 것이길 바랍니다. ♡

2007-06-16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8 11:58   좋아요 0 | URL
그러실 줄 알았어요! 핫핫핫!! 고맙습니다.

다락방 2007-06-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양이도 이뿌네. 잘 다녀오세요, 네꼬님.
:)

네꼬 2007-06-18 12:0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나도 예쁘단 거죠? 응, 잘 다녀왔어요. : )

2007-06-18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7-06-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어요? 바닷가 갈메기들은 모두 잘 지내고 있다 하던가요?
네꼬님은 고양이 콧속에 비릿하고 짭쪼롬한 바닷내음을 담아 오셨나요?
저도 가고 싶어요...

네꼬 2007-06-18 12:02   좋아요 0 | URL
해운대엔 비둘기가 많아서 놀랐는데, 자갈치시장엔 갈매기가 잔뜩. 역시 다들 먹고살 생각은 하는구나 싶었어요. 네, 잘 다녀왔습니다. 눈에도 폐에도 바다를 잔뜩 넣어서요. 당분간 이걸로 버티겠다 싶을 만큼요. : )

nada 2007-06-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꼬님 방에서 다시 읽으니까 느무 좋다.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건 정말 특별하게 느껴져요, 그져? 저 순진한 눈빛을 보니 갑자기 헤드락이 걸고 싶어진다는..ㅎㅎ (가끔 제 애정 표시가 좀 과격할지도 몰라요. -,.-)

네꼬 2007-06-28 21:55   좋아요 0 | URL
배추님처럼 멋진 글로 쓴 것도 아니고 그저 갖다 놓은 건데요 뭘. (쑥스. 긁적긁적.) 하지만, 과격한 애정 표현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이에요. (어쩌면 네 발을... 그건 좀 웃긴가?)
 



Norman Rockwell <<Runaway>>

 

침착하려고 노력했지만 새 동네에 적응이 아득하다. ㅠ_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서글픈 심정으로, 마음 속으로 "난 몰라"를 수십 번 되뇌면서 방황했다. 그래서 가출한 소년이 자길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식구들 주위를 얼쩡대듯이 이집 저집 기웃기웃했다.

어떤 분들은 나처럼 울고 있었고 (와락!) 어떤 분들은 씩씩하게 새 서재에 적응하고 있었고 (부럽!) 많은 분들이 반반의 심정으로 애쓰고 계시는 게 보인다. (글썽)

화면을 삼단으로 나누는 게 마땅치 않아 이단으로 했더니 글을 읽는 동안 내내 왼쪽에 뭐가 너무 많아서 또 이렇게저렇게 고쳐보고 난리. 다들 예쁜 스킨을 잘도 고르셨네. 나는 그냥 기본으로 뒀다가, 그래도 새 집인데 너무 성의없어 보이잖아. 입으로 끙끙 소리를 내며 이 벽지 저 벽지 발라보고 심지어 내가 직접 꾸미겠다고 시도했다 당연히 실패하고 기성품 중에서 제일 무난한 것으로 선택. 지붕은 회색으로 할까 연두색으로 할까 고민. 그래 좀 장난기 있는 색깔이 좋지, 그래서 연두색 선택.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하고 사는 거야? 또 울면서 이집 저집 전전.

마노아 말씀따나 그래, 새 체제에 또 적응하고 보면 좋은 점들을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겠지. 그 시간이 길지 않길 바라는 게 좋겠지. (오늘따라 유난히 마노아님이 훌륭하게 느껴진다! 싸부!) 나 역시 잘 적응해서 (내가 또 적응력 하나는 끝내주는 고양이) 더 재미있는 이웃이 되어야겠다. 적응중에 남기는 새 서재의 0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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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6-14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첫번째 댓글???
와우 감사..

치유 2007-06-14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첫번째 댓글 놓칠세라 얼른 누르고 다시 시작..
이사 잘 오신것도 축하드리구요..길 헤매고 다니는것은 누구나 다 그럴거예요..
저도 네꼬님 서재 오는데 얼마나얼마나 헤매고 왔는걸요??
천천히 적응해 가며 또 모두들 사이좋게 지내기로 해요..^^&
서재가 깔끔해요..님의 맘처럼요..

네꼬 2007-06-1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1 / 앗 배꽃님이 첫글의 첫댓글! 제가 감사하죠. ^^

배꽃님 2 / "천천히 적응해가며 또 모두들 사이좋게" 이런 말씀, 너무 뭉클합니다. (글썽끌썽) 감각이 없는 사람은 적게 꾸미는 것이 최상책이다, 하는 심정으로 만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

다락방 2007-06-1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네꼬님.(일단 부등켜 안는다)저도 적응이 잘 안되요. 이것저것 스킨 적용해보고 있지만 마땅치 않아서 계속 갈아입고 있어요. 얼른얼른 정착하고 싶어요. 빠른시일내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전 집을 나가버릴것 같아요. 벌써부터 집나가고 싶어요. 흑 ㅠㅠ

네꼬 2007-06-14 15:05   좋아요 0 | URL
꽉 마주 안아버리겠어요. 적응을 못해 울지언정 도망은 못 가요. 울어도 내 앞에서 울어요. (이게 무슨 폭력 남편?)

마늘빵 2007-06-1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요고 이쁜데요. 스킨. 기존것과 가장 비슷한 색감. 저도 다시 찾아봐야겠군요.

네꼬 2007-06-14 15:07   좋아요 0 | URL
전 무난한 배경이 좋아요. 질리지도 않구요. : )

비로그인 2007-06-1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저도 이것저것 해봐야 하는데 정신없고 뭐가뭔지 잘 모르겠네요.

네꼬 2007-06-14 15:08   좋아요 0 | URL
이것저것은 둘째 치고 있던 것들 단도리하는 것도 벅차요. ;;;; (뭐 사실 하는 건 없습니다만.)

2007-06-14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4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6-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래서 나의 네팡님이 내 서재에 와서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아놓고 가셨구나..(글썽)
제가 있잖아요!! 나의 네팡! 으샤으샤. 같이 화이팅하자구요. 응? ^^
(...라고...하지만..내 서재에만 들어가면 정신을 놓아버리는...털썩 ㅜ_ㅜ)

네꼬 2007-06-14 15:09   좋아요 0 | URL
나의 쿠션!그대에게 얼굴을 묻고 울고 싶었어요.

마노아 2007-06-14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응력도 강한 싸랑스런 고양이 네꼬님! 오늘도 와락이에요^^

네꼬 2007-06-14 15:09   좋아요 0 | URL
오, 싸부!! 그 현명함을 본받겠어요. : )

향기로운 2007-06-1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잘 이겨내실거에요. 저도 정신없지만... 노력하고 있어요. 아자아자!!

네꼬 2007-06-14 15:10   좋아요 0 | URL
네, 어색함을 잘 이겨내고 우리 새 동네에서 신나게 놀아보아요~

Mephistopheles 2007-06-1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라잖아요...
하지만 고양이는..??

네꼬 2007-06-14 15:11   좋아요 0 | URL
자꾸 이러시면 물어버릴 거예요.-_-+ 착한 고양이로 지내겠다고 다짐했건만!!

2007-06-1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4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7-06-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바로 적응하는게 이상한거에요 ^^ 우린 모두 돌고 도는 지구에 살기때문에 어지러울수밖에 없어요. 자~ 이제 중심잡고!! 놀아보아요~~ :)

네꼬 2007-06-14 15:27   좋아요 0 | URL
고양이는 수염으로 균형감각을 유지한대요. 아닌가? 꼬린가? 암튼 전 둘 다 있으니까요, 뭐. 우리 같이 놀아요~~

비로그인 2007-06-1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야 네꼬야 힘내라 네꼬야.

네꼬 2007-06-14 16:43   좋아요 0 | URL
테츠야 테츠야 얼렁 스킨 완성해라. 만일 그렇지 않으면 구워서 먹...

테츠님, 반갑! : )

Heⓔ 2007-06-1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어떡하죠... 전 바로 적응해버렸어요;;;;;
먼저 적응한 제가 잡아드릴테니 걱정 말고 새 서재에서 방방 뛰어다니세요~ :)

네꼬 2007-06-14 16:43   좋아요 0 | URL
그러게, 아까 슬쩍 가보니 히-님은 아주 물 만나셨더군요. 흥. 젊다 이거지!!!

(^^)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요. 자주 오가면서. : )

비로그인 2007-06-1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두색 지붕이라..
연두색 물감을 흰 도화지에 칠하면 좀처럼 곱게 칠해지지 않았지요.
연두에서 노랑으로 옮겨가는 지붕색이 독특합니다.
연두는 새싹 빛깔이지요.


네꼬 2007-06-14 16:46   좋아요 0 | URL
핫, 한사님 안녕하세요? (다른분들 서재에서 종종 뵈었어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새 집의 첫 게스트셔요. ^^ 위에도 썼지만 연두색은 장난기가 느껴져서 좋아요. 새싹들도 어딘가 개구지게 생겼잖아요. : )

도넛공주 2007-06-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헉....네꼬님 서재도 겨우 찾았다.....풀썩.

네꼬 2007-06-14 16:53   좋아요 0 | URL
어머, 전 방금 공주님 서재에서 도넛 먹다 왔는데. (찌리릿~ 통했어요!)

홍수맘 2007-06-14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단 훨~씬 잘 적응하고 계신듯 합니다.
저는 아직도 헤매고, 알라딘 들어와서 서재를 클릭하려면 아직은 머뭇거려지게 되네요. ^^;;;

네꼬 2007-06-15 09:23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서는 맘편히 아무거나 막 눌러봐야지, 하고 놀아주셔요. 머뭇거리시다가 안 놀러오시면 완전 서운. -_-;;;

에디 2007-06-14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침착하게. <- : )


네꼬 2007-06-15 09:24   좋아요 0 | URL
저 그 개 너무 좋아요. (간만에 엉뚱한 결론.)

토토랑 2007-06-1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녕하세요 ^^;;
그냥 첨으로 인사드려요 ~~

네꼬 2007-06-15 17:34   좋아요 0 | URL
토토랑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실은 저 몰래 님의 서재도 구경 갔더랬어요.) 그냥이라뇨! 2.0 기념으로 가깝게 지내 주시어요. 제가 좀 웃기는 고양이거든요. : )
 

 

뭐 그리 대단한 얼굴이라고..

"살짝 귀여운 것 같다"가 이었다는 것만 고백하면 되지 싶어서

졸린 오후에 잠들 쫓으시라고 문제의 사진을 깜짝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요 컨셉은 체셔님 따라.)

각오들 하셔야 할 거예요. -_-

아니, 각오는 제가 해야죠.

전문가에게 맡긴 게 이정도냐!! 하는 힐난과

즐찾 -10을 각오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너무 무반응이면 콱 기절해버릴 거예요.)

 

[6월 13일 오후 5시 25분 수정]

 홋.

애초에 따라했던 체셔님의 컨셉대로 깜짝 공개를 마칩니다.

아~ 달짝지근한 시간이었어요.

페이퍼만 비공개로 할 수도 있지만 그랬더니 이 달콤한 댓글들이 안 보이네요.

울적할 때마다 이 댓글들을 다시 보며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자아도취에 빠지기 위해,

무엇보다 못 보신 분들의 (댓글로 인한)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사진만 바꿔치기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서재 2.0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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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6-1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예쁘셔욧~☆★*

비로그인 2007-06-1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연예인 누구 닮았는데!!!!! @_@
날 조련해주어요 어서!

2007-06-12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님 / 헤헤. 무척 떨렸는데, 첫 반응이 좋으니 다행입니다. 감솨.

체셔님 / 자, 채찍 들어갑니다아~ (으응? 누구요? 이상한 사람 떠오르면 비밀글로 남기셔야 함. -_-)

속삭님 / 그러면 추천하세요. ㅋㅋ

무스탕 2007-06-1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잠이 확 깨네요 ^^

약속대로 정성이를 상납(?) 하지요 :)




네꼬 2007-06-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 아이고 (덥석!) 냉큼 받아버림. ㅋㅋ

향기로운 2007-06-1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럴수가... 모종의 거래를..^^;; 그나저나 무스탕님 정성이가 이 사실을 알고있어요???ㅋㅋㅋ

비로그인 2007-06-1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귀엽다아~ !! 커트라기보단 단발인 것 같은데요? (웃음)
(어서 빨리 6월 개봉 영화를......중얼중얼..)

네꼬 2007-06-1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님 / -_- 제가 이런 용감한 일을 괜히 하겠습니까요? 하하핫.

엘신님 / 네, 아주 짧은 단발이어요. 고맙습니다. 하핫!

무스탕 2007-06-12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님. 모르지라잉~ ^^;; 알면.. 알면.. 네꼬님께 가버린다면 어쩐다냐? -_-;;

향기로운 2007-06-12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런줄 알고 있었는데요.. 히힛 사실은 정성이한테 엄마 일러줄까 하고요^^ 헤헤헤

이매지 2007-06-1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런 짧은 머리하고 싶은데 얼굴이 큰 관계로. 네꼬님 너무 귀여우셔요 >ㅁ<

네꼬 2007-06-1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 향기님 / 정성과 저의 앞날은 저희가 결정하겠습니다. 맡겨주세요. (이런 음흉~)

네꼬 2007-06-1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 얼굴 사이즈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좀 자르고 싶어서요. ^^ 힛. 고맙습니다.

Mephistopheles 2007-06-1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시네요..^^
(요로코롬 댓글을 달아버리면 오히려 어리둥절 하실 듯 하여 오호호)

다락방 2007-06-12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아아아~
너무너무너무너무 예뻐요. 너무 예뻐. 완전 맘에 쏙 들어욧. 내가 안을래요, 네꼬님. 덥썩~

네꼬 2007-06-1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아앗, 님이 이러시면.... 이러지 마세요!! (이럴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거지?-_-)

다락님 / 안아주세요, 와락~

** 그런데 이분들.... 추천도... 안 하시고.........글썽. (쭈그리고 앉아 흙장난을 한다.)

향기로운 2007-06-1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는 추천했다고요. 첫번째로요^^ㅋㅋ

네꼬 2007-06-1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향기님 / 원망의 화살표는 메피님과 다락님께 던졌던 것이어요. 호호홋. (첨부터 빛나는 반응 보여주신 거, 알죵~ 콧소리.)

2007-06-1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나~ 웃는모습이 예쁘세요~ 즐찾 +10~~ ㅎㅎ

마늘빵 2007-06-1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분위기가 확 바뀌었군요! 지금 요 머리 아주 이쁩니다. 잘 어울리세요.

마늘빵 2007-06-1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밤 12시 즐찾수의 변동내역을 공개하세요.

Heⓔ 2007-06-1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시네요..^^ 2
어머나? 저는 추천했다고요. 일곱번째로요^^ㅋㅋ

전호인 2007-06-12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기만 하고만......
웃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정이 넘치실 것 같아요. ^*^
즐찾안하면 혼나겠지요.ㅋㅋ

프레이야 2007-06-12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넘 귀여워요. 근데 저 정도면 소년 고양이 아니잖아요 ㅎㅎ
소녀고양이에요!!

네꼬 2007-06-1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션님 / 고맙습니다. 그런데 있던 분들은 깜짝 놀라 나가시고, "야, 이 서재는 유머 서잰가보다~" 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좀 계셔서 전과 동일이나 하면 다행이다 싶어요. (쿵.)

아프님 1 / 응? 전에는요? 사실은 내 머리가 미웠던 게야? (그래도 예쁘다니 흐믓)

아프님 2 / 이따 봐서요. ㅋㅋ

히-님 / 요즘 부쩍 따라컵셉이심. ㅋㅋ 아이, 고마워요.

전호인님 / 음, 그분들 중 한분이 님이시군요. 호호홋. 고맙습니다. 저는 반가울 때 꼬리를 흔들 줄 아는 고양이예요. : )


네꼬 2007-06-1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진짜요? 그럼 이제부터 소녀고양이할까봐요. 호호홋 (웃을 때도 조신하게.) 고맙습니다아~

마노아 2007-06-1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토크토크에 등극할 거야요. 너무 귀여운 거 있죠~ 아, 꼭 끌어안고 싶은 상냥한 고양이에요. 와락!

네꼬 2007-06-1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 품으로 달려듭니다, 와락! 크흣. 부끄러움을 무릅쓴 보람이 있어라.

2007-06-12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07-06-1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즐겨찾기 추가를 : )

너무 귀여우셔요 +_+


2007-06-13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3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06-12 22:23 에 속삭이신 님 / 셋 중 하나가 아니라 셋 단 거죠? 히히힛. (주책맞은 웃음을)

주이님 / 오옷. 즐찾이 망하진 않겠군요. 고맙습니다. : )

2007-06-13 01:35에 속삭이신 님 / 알고 보면 제가 마음은 더욱..... 쿨럭. 슬그머니 엉덩이를 갖다 붙입니다. : )

stella.K 2007-06-1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네꼬님이시구나. 인상 좋으시네요.^^
근데 아프님 서재에서 본 거랑 많이 다르시네요. 내가 착각한건가...??

네꼬 2007-06-1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 고맙습니다. 하핫. 근데 아프님 서재에서는 '미인'이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그것과 많이 다르다면........... 그래서 '인상 좋다' 정도로 얼버무려주신 건가요......? 털썩. (제가 알고 보면 소심해요. =__=)

비로그인 2007-06-1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7곱마리중 어느 고양이가 네꼬님이죠??

다락방 2007-06-1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츠님. 밑에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고양이가 네꼬님이세요. 흣.

2007-06-13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츠님 / (센스 있는 질문이셔.) 에이, 척! 보면 아셔야죠. =^^=

다락님 / 빙고! ♡

네꼬 2007-06-1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녜~ (아이 좋아.)

2007-06-14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님/ 음, 찾으실 줄 알았는데!!! (^^) 그리고 네, 바로 그렇습니다. 이 단어가 들어간 어떤 그림책하고도 상관이 있고요. : )

2007-06-14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 넘버 2007-06-14 13:10 님 / ㅠ_ㅠ

비밀 넘버 2007-06-14 13:19 님 / 미친 하트와 미친 키스를 보내요. (진지.)
 

 

1.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한 동네에서 보낸 나는 병원 갈 일이 있으면 꼭 ‘**의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 한 분, 간호사 선생님 한 분이 계시는 작은 병원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처음 그 병원에 갔던 열 살 무렵에 이미 연세가 지긋하셨기 때문에

내가 대학에 다닐 때쯤 병원 문을 닫으셨다.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거나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거나 하면

꼭 나를 돌봐주시던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

 

내가 언제 아팠고, 어떤 주사를 맞았는지는 물론이고

가루약과 물약을 잘 못 먹는 것까지 알고 계셨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아침을 잘 먹고 다니는 것을 예뻐라 하셨고,

재수하고 대학에 합격했을 땐 장하다 칭찬하셨던 선생님. 

 

말하자면 그분은 나의 주치의였던 셈이다.

얼마나 신뢰가 가는 말인가. ‘주치의.’

어느 날 내가 감기에 걸려서 주사를 한 대 맞았으면 좋겠는데

그 병원이 문을 닫았다고 생각하자 막막해졌다.

아, 이제 누구에게 나의 몸을 맡긴단 말인가! 하는 걱정이 덜컥 든 것이다.

 

2.

 

내겐 중학교 시절부터 내 머리를 잘라준 헤어디자이너 언니가 있다.

물론 그 당시엔 그 언니도 ‘스태프’ 딱지를 겨우 떼고 이제 막 컷을 시작했을 때였다.

중학교와 모 여대 사이에 있던 그 미용실은

나날이 손님이 늘어서 2호점, 3호점을 낸 큰 미용실이 되었고

그 언니는 지금 본점의 점장이 되었다. 여대생들에게 인기도 높다.

언니와 나는 디자이너와 손님의 관계라기보다 언니와 동생에 가깝다.

(저녁에 파마를 하고 좀 기다렸다가 같이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이 언니의 특징은 친분이 있는 손님의 머리는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것.

 

특히 나의 경우, 내가 머리숱이 매우 많다는 것, 모발이 매우 튼튼하다는 것,

머리가 놀랍도록 빨리 자란다는 것, 그리고 놀랍도록 관리를 한다는 것을

나보다 그 언니가 더 잘 알고 있다.

주로 무슨 색으로 염색을 했으니까 이번엔 다른 색으로 한다든지,

파마머리가 지겨우니까 이번엔 다른 식으로 한다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엔 머리를 길러본다든지 하는 결정들은 모두

그 언니가 내려준다. (무슨 색으로 염색하는지 모르고 맡긴 경우는 허다하다.)

이 전문가의 선택은 거의 언제나 대만족이다.


나는 헤어디자이너들이 “어떻게... 몇 센티 정도 잘라드릴까요?”

하고 묻는 말이 무섭다. 우리 대부분은 비전문가 아닌가.

이건 마치 의사가 “이 주사를 맞으실래요, 저 주사를 맞으실래요?”

“위를 수술해드릴까요, 장을 수술해드릴까요?”

이렇게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단 생각이다.


일산으로 이사를 오고도 굳이 내 헤어스타일의 주치의를 찾아

서울까지 가서 머리를 자르는 이유는 바로 그것.

주말에 머리를 하러 갔다.

 

“언니, 나 머리가....”

“너 좀 잘라야겠다.”

“어떻게... 좀 많이 자를까?”

“확, 커트해버리자!”

그래서 나는 오래간만에 짧은 머리가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살짝 귀여운 것 같다.

숱 많은 소년 고양이가 되었다고나 할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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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2007-06-1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기대중]

비로그인 2007-06-1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무조건 사진! :)

프레이야 2007-06-1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숱많은 소년고양이, 넘 보고싶어요!! 올려주세요, 사진을!

다락방 2007-06-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오옷.
오옷.
오옷.

숱많은 소년 고양이, 원츄~

마노아 2007-06-1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진짜 사진이 필요한 페이퍼잖아요! 우정을 뛰어넘은 신뢰랄까... 와방 부러워요^^

네꼬 2007-06-1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 여러분, 이렇게 나오실 줄이야!
핵심을 봐주신 건 마노아님 1/2뿐. ㅜ_ㅜ

Mephistopheles 2007-06-1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전속 어물전을 만들지 못하셨나요...

비로그인 2007-06-1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핫. '개인 주치의'나 '개인 디자이너' 등이 있으면 아무래도 편하죠.^^
그런데, 컷트머리 궁금합니다. 우리, 언제 영화보러 만날까요? (씨익)

네꼬 2007-06-1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저 놀리시는 거 재미있으시죠? -_- 저도 알아요. 흙.

엘신님 / 무슨 영화 볼까요? (싱긋)

마늘빵 2007-06-1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사진!!!

네꼬 2007-06-1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 아시겠지만, "살짝 귀여운 것 같다"가 가당키나 합니까! 들통나서 안 돼요.

비로그인 2007-06-1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번 달에 개봉할 영화를 수소문해야겠습니다!

네꼬 2007-06-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 기대기대 ^^

무스탕 2007-06-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궁금해 죽으라는 것이여!!
정성이 사진이랑 네꼬님 사진이랑 바꿀까요? :)

2007-06-1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 하하하. 너무 떨리는 제안인데요!

속삭님 / 아시죠? : )

Heⓔ 2007-06-1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영화 볼까요? (싱긋) 2

네꼬 2007-06-1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님 / 글쎄, 뭔가 신나는 게 좋겠는데요. : )
 

 

어제는 휴일이지만 출근해서 일하다가 들어가는 길에 혼자 장을 보았다.


새송이버섯 한 봉지      2,200원

아픈 기억 때문에 안 먹으려고 했지만, 오래간만에 버섯볶음을 먹고 싶어졌다. 용기를 냈다.


애호박 1개      550원

3개 팩이 1400원이어서 무척 갈등했지만, 경험상 호박은 금방 무르는데다가, 식구 둘인 우리 집은 한 개를 사도 마지막 1/3은 먹기 곤란한 지경이 되므로 꾹 참았다.


홍고추(국산) 1봉지      1,401원

고추 역시 많이 사봐야 다 먹기 전에 시들기 때문에 제일 적게 들어 있는 걸 고르고 또 골랐다. (개인적으로 홍고추가 들어간 음식은 뭔가 근사해보여서 좋아한다.)


대림진종합어묵(420g) 1봉지      1,750원

오뎅국을 먹고 싶기도 하고, 오뎅조림을 먹고 싶기도 해서 한 봉지 샀다. 나중에 정리할 때보니까 두 가지를 다 하기엔 너무 작은 봉지를 사온 것 같아서 이걸로는 국만 끓이기로 했다.


밀크캔디(115g) 1봉지      2,800원

내가 좋아하는 일본 사탕 한 봉지. 대충 계산해도 어묵은 100g당 대략 400원 /사탕은 100g당 대략 2,000원. 이런 걸 속으로 계산해보는 나는 살림꾼인가, 아줌마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어쩐지 서글퍼져서, 살까말까 했던 이 사탕을 사버렸다.


시금치 1단      700원

시금치는 한 단을 사면 된장국도 끓일 수 있고, 무침을 해서 심심한 반찬으로 먹을 수도 있다. 게다가 몸에도 좋잖아. 알통 멋진 고양이가 되는 거야!


1.5L 자몽에이드 + 1.5L 레몬에이드 기획세트      2,980원

나는 레몬에이드를, 동거녀는 자몽에이드를 좋아한다. 다행히 아직도 행사중인 묶음이 있어서 얏호 소리를 내며 얼른 집었다. (따로 사려면 한 통에 1,850원인가 그렇다.)


참외(국산) 1망      3,800원

작은 참외 5개가 들어 있는 한 망을 골랐다. 나는 과일을 예쁘게 깎지 못한다. (고양이발이니!) 그래서 참외 같은 과일은 잘 먹지 않는데, 요 며칠 참외 먹는 데 재미가 들어서 나도 모르게 덥석, 고르고 말았다. 냄새가 달고 좋다.


토마토(국산) 1팩      2,030원

계절이 이래서 그런 걸까, 토마토 먹으라는 권유를 여기저기서 보고 들었고, 여기저기서 얻어먹기도 했다.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 나는야, 주스 될 거야~ 나는야, 케찹될 거야~’ 하는 토마토송을 부르는 나를 발견했다. 이 얼마나 단순한 고양이인가!


즉석두부 (550g) 1팩      1,950원

두부 한 팩에 1,950원이면 비싼 편이지만, 이 두부는 특별히 맛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 매장 내에 가게를 두고 파는 ‘원당 손두부’. 뭐, 오가닉 어쩌고 하는 두부는 한 모에 5,000원이라잖아. 이쯤 사치는 뭐 어때.


무 1개      1,300원

제발 무는 1/3쪽씩만 팔았으면 좋겠다. 무가 있으면 소고기 무국도 끓일 수 있고, 오뎅국에 넣을 수도 있고, 파래 무침에 넣을 수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일주일 내내 무로 만든 음식만 먹는다고 해도 1/3이면 족하다. 고만큼씩 팔아도 1,300원을 주고 살 텐데. 여기까지 생각하면 농부아저씨들이 애써 키운 것들을 너무 싸게 넘기셨겠단 생각이 들어 맘이 짠하다.


1회용 봉투      50원

장바구니를 가져가면 오히려 50원을 깎아주기 때문에 원래 그렇게 하지만, 어제는 갑자기 장을 보는 거라 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21,511원어치 장을 보았다.

패밀리 레스토랑에라도 가면 접시 하나 값 정도이지만,

이걸로 며칠은 든든하게 됐다. 뿌듯하다.


집에 와서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시금치를 무치고, 버섯을 볶아서

전날 해둔 김치볶음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설거지를 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전화하셔서 택배를 찾아 가란다.

나가는 길에 재활용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택배를 찾아왔다.

동거녀와 함께 주문한 현란한 여름 반바지가 도착한 것이었다.

(톰과 제리가 잔뜩 그려져 있다.)

 

네꼬 씨, 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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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7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7-06-0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정말 다행이예요. 잘 지내서.
삼겹살도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놓고 아침마다 궈 먹어요. 하루가 힘차도록.
우리 네꼬님이 더 잘 지내도록, 다락방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힛.

네꼬 2007-06-0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음... 반바지 사진은 다음 기회에. 남들한테 보이긴 약간 부끄럽지만, 저는 너무 좋아하고 있어요. ^^

다락님 / 바로 그 삼겹살(몬지 아시죠?) 생각이 둥둥... 다락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은 바로.... (몬지 아시죠?) 핫.

도넛공주 2007-06-0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오뎅끓이실때 무도 큰 덩어리로 넣어 같이 푹푹 삶아주세요.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지만요)

네꼬 2007-06-0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주님 / 애초에 무를 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그거였어요. 오뎅국은 이상하게 무가 더 맛있죠?

프레이야 2007-06-0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알차게 장 보셨네요. 전 어제 친정엄마 아빠 모시고 마트 가서 님 가격의
열배값으로 장을 봐드렸어요. 오랜만에 옆지기가 마음 썼지요. 쇠고기만 해도 십만원어치..톰과제리 반바지 예쁘겠다... 보여주세요.^^

2007-06-0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알뜰하신 네꼬 님. 재료만 봐도 맛있는 밥상에 침이 절로.
혼자만 먹고, 흥!

네꼬 2007-06-07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우왓, 열 배! 소고기 십만원어치라니, 제 로망이어요. ♡.♡ 저도 누가 그런 선물 해주면 좋겠네요. ㅠ_ㅠ 반바지는... 하하핫.

션님 / 우리집에 오세요. 된장찌개 끓여서 같이 먹어요. 네? ♡

Mephistopheles 2007-06-0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 보신 식재료를 보면서 가츠오부시로 우려낸 미소된장국이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요.? (네꼬짱때문이에요 네꼬짱)

네꼬 2007-06-0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펠레스님 (처음으로 길게 다 써봤어요.) / 저도 그 미소국 좋아라해요. 언제 한번 해보고 싶어요. 네꼬짱이라니 훗, 좋아라. 어쩐지 '그 고양이 정말 짱이야!' 할 때의 짱 같은데요? : )

비로그인 2007-06-07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살뜰한 조련사님이네.
내가 남자였으면 색시감으로 1순위인데...:)
참, 이미 동거중인 사람이 있지!!!

비로그인 2007-06-07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 알뜰쟁이 나의 '괴도 네팡'님. 여전히 고등어는 안 샀군요!!! (웃음)

네꼬 2007-06-0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 색시감 1순위인데, 어떤 남자가 좀 알아보겠지요. 하하핫. (제 동거녀가 저랑 결혼할 것 같진 않습니다.)

엘신님 / 알뜰쟁이까진 아닌데 어젠 장을 그렇게 보았어요. 고등어라니 무슨 그런 말씀을!! : )

Heⓔ 2007-06-0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살뜰한 네꼬님이네.
내가 또래였으면 색시감으로 1순위인데...:)
참, 이미 동거중인 사람이 있지!!!

암튼, 잘 지내신다니 다행이에요 :)

네꼬 2007-06-0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님 / 앗!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 ) 그리고 암튼, 고맙습니다. : )

Heⓔ 2007-06-0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나이는 중요하지 않군요. :) 그러면 정말, 고맙습니다. :)

Heⓔ 2007-06-0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다른 분들 댓글을 따라하게 될까요 -_-;;;
아 이 빈약한 창조력이란..-_ㅠ

마노아 2007-06-0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훠, 완성된 요리를 인증샷으로 올렸어야죠. 주부 9단 벌써 되셨어요. 이제 참한(?) 그 넘만 찾으시면 되어요(>_<)

치유 2007-06-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알뜰하게 장을 보셨네요..전 왜 꼭 생각했던 금액초과에 ....하나라도 더 덤으로 준다는것에 또 손이가서 사고...님처럼 알뜰하게 장을 봐야하건만...
반바지도 주문하시며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퇴근하시고 두분이서 톰과 제리 반바지 입으시고 편안하시겠네요..~

2007-06-08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님 / 별 말씀을요. 그냥 제 주문이죠. 하핫.
또 히-님 / ㅈㄱㅈㄱ 님께 저도 그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그건 따라하는 게 아니라 '공감하는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 )

마노아님 / 믿고 사는 사회가 밝은 사횝니다~ 참한 분, 우리 같이 찾아보아요. ("엄훠" 같은 말 나도 가끔 따라해요. 넘후 재밌어요.)

배꽃님 / 전 잘 마시지도 않는 우유를, 두개 묶어서 몇 백원 깎아준단 말에 혹해서 샀다가 내다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장보기 전에 아예 "결씸"을 하지 않으면.. 흑. 네네, 더워도 어떻게 살아보겠다고 반바지 주문하고요. : )

속삭님 / 1. 그렇다니까요. (아니 제 말은, 일산이.) 2. 그럴게요. 3. 맞아요, 추임새! 쭈욱, 찌익, 헤이! ㅈㅇ군 자라면 꼭 시켜보아요. ♡

춤추는인생. 2007-06-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저도 혼자 살아서 저런거 잘 알아요^^ 주로 용산 이마트에 가서 장보는데 가득 담아도 솔직히 패밀리 레스토랑 한번 간것보다 조금 더 나오거나 덜 나오거나 하죠. ㅎㅎ 그때 그 뿌듯함이란..ㅎㅎ

네꼬 2007-06-0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 인생님 / 어므낫, 반갑습니다! 여기 오신 것도, 혼자 사신단 것도. 홋. 저는 장보고 나면 밖에서 술 먹을 경우, 비싼 것 사 먹는 경우 등등을 떠올리며 기뻐해요. 그 기쁨을 아시는군요. : )

네꼬 2007-06-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이 글 보고 며칠째) 훌쩍.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