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이라 얼핏 제목만 봐서는 무슨 소설책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것도 상당히 유머러스한 내용일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뭐 나 역시 제목만 보고 재미있는 소설일거란 생각에 책을 펼쳤지만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은 뇌신경의 일부가 손상되어 '기이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닌 환자들의 힘든 투병생활을 마치 소설처럼 생생히 그리고 있는 책이다.


 

<이런 그림들이 들어 있어 이 책이 의학관련 서적이 아닌 마치 소설책같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런 그림은 이 책이 정신 질환관련 책임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정신 질환자에 관한 책이다.복잡한 현대에 있어서 정신 질환은 그다지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우리내 어미니가 앓았던 홧병이나,많은 연예인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우울증 역시 정신 질환의 하나다.

우리는 흔히 정신 질환에 대한 오래전부터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과거에는 정신 질환자의 경우 귀신이나 마귀가 들렸다고 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기도 했으며 어느 정도 의학이 발달한 1930년 같은 경우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정신과 환자들의 전두엽을 손상시키면 증세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서 전두엽 절제술을 행하기도 했다.그 결과 정시 질환 환자들의 난폭한 행동은 없어져 비록 얌전해지기는 했지만 그들은 매사에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아무런 판단을 내릴 수가 없는 인간이 되어 단순 작업 밖에는 할 수 없게 되어 환자들은 사회적으로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물론 이젠 전두엽 절세술같이 위험한 수술을 행하지 않는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이젠 정신 질환이 단지 마음의 병인 부분도 있지만 뇌와 관련된 병이란 것이 차츰 밝혀지게 되는데 이 책은 과거같으면 마음의 병으로 치부했을지 모를 정신 질환이 실제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 뇌의 문제란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의 1부 상실을 보면 여러가지 정신 장애를 앓는 분들이 실례가 나오고 있는데 유머 소설로 착각하게 만든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경우 환자는 음악교사로서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기억력, 유머 감각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시력도 좋았으나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고, 사물의 구체적 형태를 변별하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진찰 결과 병명은 시각인식 불능증으로 눈으로 보는 것을 뇌가 기계적으로 모을 뿐,사물의 실체와 개별성을 인지하고 판단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일반인들이 볼수 있는 사물을 보지 못하는 마치 피카소의 작품을 q는 듯한 일종의 추상적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길 잃은 뱃사람에서 한 중년의 남자는 군대 제대 직후인 스무 살 무렵부터 현재까지의 기억이 상실되었은데  스무 살 이전의 일들은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으나 그 뒤의 시간들은 전혀 존재하지 않은 것이며 현재의 기억도 1분을 채 넘기지 못한다.진단 결과는 알코올로 인한 유두체 신경세포 일부 파괴로 인한 기억상실증이자 중증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이다.

몸이 없는 크리스티너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이며 하키와 승마를 즐겼던 27세 여성은 쓸개절제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고 수술 전날 항성제를 투여받은 후 갑자기 자신의 움직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데 진단 결과 급성 다발신경염으로 인해 인간의 제6감인 고유감각 상실. 말초신경에서 중추신경으로 향하는 흐름이 막힌 것으로, 근육, 관절, 힘줄 어디에도 감각을 느낄 수 없으며 발성법조차 상실하게 된다.

2부 과잉의 큐피드 병을 보면 90세 여성의 경우 2년 전 갑자기 전에 없던 원기를 느끼게 되고 성적 욕구와 관심도 고조되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이전에는 구사하지 않았던 저속한 언어들이 무심결에 튀어나와 진단한 결과 20대에 앓았던 매독 균이 70년 가량 잠복해있다가 신경매독으로 발병한 사례였다.

4부에 나오는 자폐증을 가진 예술가편에 나오는 21세 남성 환자는 8세 때 심한 고열을 앓은 이후 지속적 발작 상태로 학교도 자퇴하고 집 안에 갇혀만 지내다보니 지능이 매우 낮아져 말을 하거나 남의 말을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진단 결과는 급성 뇌손상 및 자폐상태로. 관자엽의 질환으로 언어청각인식불능증과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였다

 

위에 열거한 정신 질환들은 보면서 환자들이 참 힘들 삶은 살았겠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더불어 과연 저런 병들이 치료가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은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작가는 의사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각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파고들어 그들의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혼란에 빠진 이들을 치료의 과정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책속에서 작가는 이들의 병을 완치시키지 못하고 있다.작가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편의 환자에게는 환자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음악 선생이기에 시각을 음악으로 대신토록 권하며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음악에 기대어 생활할 것을 권고했으며 환자는 실제로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가르치며 살 수 있었고 길 잃은 뱃사람의 경우 환자는 현재의 기억도 1분을 넘기지 못하지만 음악이나 자연, 예술에 몰입하는 순간 더할 나위 없이 안정과 평화를 되찾는 것을 발견하고 일반적인 일자리 대신에 요양소의 정원 가꾸는 일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영혼의 안식을 취하게 만든다.

그리고 몸이 없는 크리스티너에서 저자는 시각과 기억에 의존하는 방법으로 다소 힘들고 어색하지만 몸을 움직이게 하고 부정확한 발성이지만 일상 생활에 어느 정도 대화가능토록 해서 컴퓨터 작업도 재개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며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에선 수차례의 관찰을 통해 s환자가 그림에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개발토록 도와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하면 연구서이자 임상보고서이다.하지만 의사들이 주로 보는 딱딱한 전문 용어들이 나열된 임상보고서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질병에 걸렸지만 그것을 이기려고 싸우는 당사자인 환자들이 모습-신경장애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릎꿇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적응을 모색하며 자신의 감추어진 능력을 일깨워나가는 모습-과 그들의 병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의사들의 겪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를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 책속의 영웅은 환자들의 병을 고치려고 노력했던 저자 올리버 색스나 현대의 뛰어난 의료 체계가 아니라 갑작스런 신경 장애앞에 좌절하거나 무릎 꿇지않고 장애에 적응을 모색하면서 자신의 감추어진 능력을 일깨워나가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이라고 할수 있겠다.그들은 어느날 갑자기 닥친 끔찍한 재앙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려고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은 비록 원하지 않는 장애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한 삶이 아닌 불행한 삶을 살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은 이를 극복하려는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그런 노력의 과정이 인간을 보다 존엄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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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검은 숲에서 앨러리 퀸 재간소식을 전해 드린바 있지요.그러면서 1차로 검은숲에서 앨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 전 9권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하면서 우선 2권이 출간되었지요.
사실 앨러리 퀸의 작품은 오래전부터 국내에 상당수 간행되었는데(ㅎㅎ 대부분 시공사 시그마 북스에서 출간되었네요),이상하게도 유명한 앨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가 전부 다 번역된 적은 없습니다.
1929 로마 모자 미스터리 The Roman Hat Mystery
1930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The French Powder Mystery
1931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The Dutch Shoe Mystery
1932 그리스 관 미스터리 The Greek Coffin Mystery
1932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The Egyptian Cross Mystery
1933 미국 총 미스터리 The American Gun Mystery
1933 샴 쌍둥이 미스터리 The Siamese Twin Mystery
1934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The Chinese Orange Mystery
1935 스페인 곶 미스터리 The Spanish Cape Mystery


그간 출간된 국명 시리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70년대 구 동서 추리 문고:
네더란드 구두,이집트 십자가,차이나 오렌지의 비밀 -3권
80년대 자유 추리 문고:
로마 모자의 비밀-1권
90년대 시그마 북스:
로마 모자의 비밀,프랑스 파우더의 비밀,네덜란드 구두의 비밀,그리스 관의 비밀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중국 오렌지의 비밀-6권

2천대 동서 DMB:
로마 모자의 비밀,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그리스 관의 비밀,차이나 오렌지의 비밀,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5권


보시다시피 앨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중 3권 미국 총 미스터리,샴 쌍둥이 미스터리,스페인 곶 미스터리는 이상하게 번역된바 없습니다.그중 샴 쌍둥이 미스터리는 80년대 중학생 잡지에 축약되서 번역된바 있습니다.본격 추리 소설의 대표자중 한 사람인 앨러리 퀸의 국명시리지가 2011년 현재까지 다 번역되지 못한 것은 국내 추리 시장의 협소함을 잘 반영하는 증거지요.

물론 현재 국내의 추리 소설 시장 여건상 외국 작가의 전 작품이 다 번역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현재까지 작가의 추리 소설이 전부 번역된 것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시리즈,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이 전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셜록 홈즈나 브라운 신부등은 단편소설이기에 번역이 다 되었다 쳐도 뤼팽은 전작이 20권 정도여서(물론 뤼팽도 그 명성에 비해 전작이 번역된 것은 21세기 들어서 입니다),출판사가 어느 정도 적자를 감안하고 출판한 것이겠지만 아가사 크리스티 전작 80권을 해문이 모두 출판한 것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아무리 국내에서 인기가 많았어도 매우 유례가 없는 일이지요.그러면에서 열린 책들이 메그레 시리즈 전작 출간도 대단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검은 숲 측(앨러리 퀸 기획은 추리 소설 홈 페이지로 유명한 데카님이 기획하셨다나봐요)에선 이미 앨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6권 번역한바 있기에 나머지 3권만 번역하면 되기에 기획 및 출간에 큰 부담이 없겠지만 추리 소설 애독자의 입장에선 출판사의 공수표에 여러 번 당한 적이 있어 앨러리 퀸의 국명시리즈가 다 번역되길 기대해 보지만 혹 다 출간 안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앨러리 퀸 미국 추리 소설사에서 쌍벽을 이루는 S.S 밴다인을 들 수 있습니다.밴다인의 경우 추리 소설이 통틀어서 12권에 불과한데 국내에서 지난 수십년간 이 12권의 작품조자 제대로 번역된바 없지요.
벤슨 살인 사건(1926)
카나리아 살인 사건(1927)
그린 살인 사건(1928)
주교 살인 사건(1929)
스카라베(딱정벌레) 살인 사건(1930)
케닐 살인 사건(1933)
드래곤 살인 사건(1934)
카지노 살인 사건(1934)
가든 살인 사건(1935)
유괴 살인 사건(1936)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1938)
겨울 살인 사건(1939)

그간 출간된 밴다인의 파일로 번스 시리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70년대 구 동서 추리문고:
그린 살인사건,승정 살인 사건-2권
80년대 자유 추리문고:
벤슨 살인사건,카나리아 살인사건,딱정벌레 살인사건,케닐 살인사건,가든 살인사건-5권
2천년대 동서 DMB:
벤슨 살인사건,카나리아 살인사건, 그린 살인사건,승정 살인 사건,딱정벌레 살인사건-5

2천년대 해문:
드래곤 살인사건,카지노 살인사건,가든 살인사건-3권

2천년대 북스피어
스카라베 살인 사건,겨울 살인 사건, 주교 살인 사건,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


위에서 보시다시피 각 추리 문고별로 밴다인의 책들이 제각각 나와 있어 추리 소설애독자들이 구하는데도 문제가 있지만 다 모아도 출판사별로 제각각이어서 진열하기도 애로사항이 큰 편입니다.
해문의 경우 처음 번역되는 2권(드래곤과 카지노)를 내놓으면서 후속작도 출간할 뜻을 비추다가 판매 부진탓인지 조용히 사그라들었고 북스피어도 멋진 양장본을 내놓으면서 역시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는 겨울 살인사건과 그레이시 앨런 살인사건을 출간하면서 밴다인의 추리 소설 전 12권을 번역한다며 추리 소설 애독자들을 들뜨게 했지만 역시 판매 부진탓인지 2009년이후 밴다인의 책을 출간하지 않고 있네요.
그러다 보니 밴다인의 추리 소설도 구 동서추리,자유 추리,동서 DMB,해문,북스피어별로 가지고 있고 앞서 말한대로 판형이 제각각이라 한데 진열하기도 애매한편이지요.게다가 북스피어에서 유괴 살인 사건을 출간하지 않는한 또 어느 출판사에서 언제 밴다인의 책을 출간할지 참 답답해 지지요.

위에 앨러리 퀸의 국명시리즈도 각 출판사별로 다 갖고 있습니다.개인적으로 이번 검은숲에서 전 9권이 다 출간되지 못할 것 같으면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미국 총 미스터리, 샴 쌍둥이 미스터리,스페인 곶 미스터리만이라도 우선 출간 되었으면 하네요.
아마 웬만한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퀸의 국명 시리즈는 이미 갖고 있을터이기에 기존의 책을 내놓으면 독자들이 구매를 안해 출판사가 판매 부진을 이유로 다음 책들을 출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국내에 처음 번역된 3편을 포함 앨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가 이번에는 정말 다 출간되었으면 합니다.그러면 비록 다소의 돈이 들더라도 몽땅 구입할 터이니까요 ㅜ.ㅜ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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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1-12-06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긴 하지만,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는 더 안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나쁜사람들... 기다리고 있는데. 역자가 바빠서 그런지...ㅠㅠ
 
EBS에서 방송한 중국정통 만화 삼국지 [전26권]
자이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가전 제품을 사는 것과 관련해서 하는 농담중에 이런 말이 있다.가장 싸게 가전 제품을 사는 방법은 죽기전에 사는것이는 것이다.책도 마찬가지라 요즘은 신간이 나온후 1년 6개월이면 30%할인이 들어가고 출판사의 마케팅에 따라서 생각지도 못하게 50%이상 세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책을 산 독자들은 매우 좋아할 일이지만 정가를 주고 산 책이 갑작스레 할인이 들어간다면 그 독자들은 아마 배가 좀 아플것이다.물론 좋은 책을 남보다 일찍 읽는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요즘 처럼 책값이 만만치 않게 오른 시점에서 매번 정가대로 사는것도 좀 거시기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책을 샀다가 배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책들중의 하나가 바로 EBS에서 방송한 중국정통 만화 삼국지가 아닌가 싶다.(정가는 아니지만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음으도 상당히 비쌌던데 지금 알라딘 판매 가격이 43,000원이니 너무 싸서 좀 배가 아픈긴 하다)

주변에 친인척의 아이들이나 지인들의 아이들에게 책 선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장난감이나 오락기(솔직히 말하면 책가격보다 이런 것이 훨씬 비싸다)보다는 책 선물을 하는 것이 아이들이 부모한테 점수를 많이 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책을 좋아하기에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경우는 그림 동화책을 사주기도 하지만 초등학교쯤 들어가면 사실 책 사기도 좀 애매한 경우가 많다.비록 글을 깨우쳤다고 해도 글이 많은 책들은 선물하면 흥미를 잃을수도 있고 그림 동화책을 사주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럴경우 학습 만화를 사주는 것이 제일 좋은데 그간 신세를 많이 졌던 지인의 아들 생일에 선물한 책이 바로 EBS에서 방송한 중국정통 만화 삼국지인데 이 만화 전집을 사주고 아이 어머니가 상당히 고마워해서 마음이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오로라 북스에서 나온 만화 삼국지는 중국 CCTV의 에니메이션은 만화로 만든것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도 EBS에서 방영한듯 싶다.총 26권에 올 칼라인 만화 삼국지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지만 어른들이 함께 보기에도 상당히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삼국지는 동양의 고전으로 많은 이들이 보아온 책이지만 워낙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고 사건도 많은 방대한 분량의 대하 소설이기에 어른들도 정독하면서 읽지 않으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읽다가 포기하는 책이니 만큼 초등학생들이 쉽게 도전할 만한 책은 아니다.
초등학생들도 읽기 쉽도록 축약된 형태의 삼국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쉽게 읽을만한 것은 아닌데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아마 읽다가 지루해서 곧 포기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역시 제일 좋은 것이 만화로 된 삼국지를 읽는 것인데 국내에서도 만화 삼국지가 다수 발간되어 있은데 국내 작가로는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이희재의 만화 삼국지등이 있고 외국 작가로는 요꼬야마 미쯔데루의 만화 삼국지,첸웨이둥의 만화 삼국지를 들수 있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성인용이다보니 아이들한테 읽히기는 좀 어렵단 생각된다.
아이들이 읽으만한 만화 삼국지는 의외로 드문편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책이 바로 오로라 북스에서 나온 만화 삼국지가 아닌가 싶다.

오로라북스의 만화 삼국지는 26권(페이지수는 100쪽안팎이다)이란 책이 권수가 말해주듯이 비록 만화라고 하지만 나름 원작을 충실하게 옮겼단 생각이 든다.그리고 만화라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만화체 캐릭터가 아니고 중국의 국영 TV인 CCTV가 자국의 어린인들을 위해 중국이 자랑하는 고전인 삼국지를 에니메이션화한 탓인지 그림의 내용이 무척 사실적인 것이 상당한 고증을 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영상을 책으로 옮긴 탓인지 그림체가 세밀하고 정교하며 무척 사실적이고 색감또한 올 컬러여서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할 만하다.
이 책은 여러면에서 상당히 세심한데 에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이 말하는 부분은 흰색의 말풍선으로 나와있고 아마도 나레이터가 해설했을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모두 노란색 표로 구분하고 있은데 아마 아이들이 보다 쉽게 내용을 이해할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고사 성어라든가 어려운 군사 용어들이 나오는데 사실 이런 부분들은 어른들도 잘 모르기에 책을 읽다가 잘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면 아이들이 묻는경우가 있는데 사실 이런때에 부모들도 적지않게 당황하게 되지만 이 책은 다행이도 속에 어려운 말의 경우 작은 별 모양으로 표시를 하고 해당 페이지의 밑단에 해석된 내용을 보여줌으로서 아이들이 사전이나 부모한테 물어보지 않고 혼자 내용을 파악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오로라 북스의 만화 삼국지는 사실적 그림체로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한 책이지만 아동용이란 생각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책 뒤편 부록에 [창의력을 길러요], [응용편]이란 항목을 두어서 아이들이 삼국지 만화의 내용을 읽은 것을 토대로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책 앞의 똑같은 상황의 만화에 글자만 제거하고 자기 스스로 아야기를 꾸미도록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조력 개발에 도움을 준다.

사실 삼국지란 소설은 어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그러다 보니 옛 선조들은 삼국지를 몇번이나 정독해야 될 책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현대처럼 바쁜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어려운 글들이 난무하는 고전을 정독하기란 쉽지 않다.어른들도 그러할진데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힌다고 삼국지를 권하는 것은 좀 온당치 못하단 생각이 드는데 강요하면 아마 책에 대한 흥미를 더 잃지 않을까 우련된다.
하지만 오로라 북스의 만화 삼국지는 활자 위주의 책이 아닌 만화로 되어져 있어 글의 전개가 빠르고 각 인물들과 사건을 그림으로 볼수 있어 아이들이 보다 쉽게 사건의 흐름을 이해 하며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만화이기에 그간 여러 사정으로 삼국지를 읽지 못했던 어른이 읽기에도 적당하고 아이가 읽기에도 만화로 되있어 재미있게 볼수 있는데다 가격도 엄청 착하기에 아이들이 읽는 가정이라면 한질쯤 필히 가지고 있어야 될 책이 아닌가 싶다.
얼마 안 남은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 가장 좋은 산타의 선물이 될 것 같은 책이라 강추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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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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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몇 년전에 나온 책이다.해외에서 상당히 유명한 책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이 작품은 원작보다는 에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다.
87년에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에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사람은 30분 짜리 단편 애니매이션에 불과했지만 감독은 일초에 24장의 그림을 일일이 그리면서 이 작품을 나홀로 만들었고 일본 에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 영화를 보고는 우리는 아직 부족해! 하며 극찬한 애니매이션이라고 하는데 그래선지 88년 아카데미 단편영화(만화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하면서 캐나다 전 지역에 나무심기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30분의 짧은 에니메이션이지만 일반적인 상업 에니메이션과는 다른 감동을 주었는데 이 작품의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읽은 책이 바로 동명의 나무를 심는 사람이란 책이다.원작 에니메이션이 30분밖에 안되게 짧은 것처럼 원작역시 150페이지 안팎의 짧은 책이서(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실제 한 페이지에 10줄밖에 내용이 없고 삽화까지 많이 있어 단순히 활자 위주로 재 편집한다면 아마 60페이지 안쪽이 될까 말까하단 생각이 든다),읽는데 그닥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 편이다.
내용 역시도 단순해서 저자가 프랑스의 알프스여행길에서 물을 찾아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매며 불모의 땅을 걸어가다 양치기 노인을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데 다음날 그는 양치기 노인을 따라 도토리파종하는 것을 보러 간다.
양치기 노인은 쉰 다섯의 엘제아르 부피에로서 평지에 농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곳에서 평생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하나뿐이던 아들을 잃었고 이후 아내도 잃자 외롭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양들과 개를 데리고 조용히 산다.그는 그 지역이 나무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고 느꼈고 바삐 해야 할 다른 일도 없었으므로 누구의 땅이든 상관없이 도토리파종을 시작하고 파종한지 3년이 지났다.
저자는 다음날 떠났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 한 뒤 5년뒤에 다시 그 외로운 고지대를 찾았을 때 그는 전쟁의 참생에 대해 전혀 모른채 꿀벌을 키우여 여전히 나무 심기를 하는 부피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매년 그를 찾아가게 된다.
1935년 부피에의 '나무심기'는 정부의 보호를 받게되고,부피에의 나무심기 덕분에 그 지역은 풍요롭게 되고 그는 1947년 89세의 나이로 바농에 있는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내용이다.

비록 얼마 얼마안되는 내용의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과 인간의 의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과연 부피에 노인은 어떤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던 것일까?
아마 처음에는 죽은 자식과 부인을 잊고자 나무를 심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자기가 심은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죽을 자식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혹은 나무를 심는 것이 하느님이 자신에게 준 소명이란 생각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아니 굳이 종교적인 의미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나무를 심는 사람 부피에를 통해서 우리는 인내와 성실이란 삶의 자세를 배울수 있었다.부피에 노인이 수십년간 해온 나무심기는 얼핏 보면 무모하고 아루런 의미가 없단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노인은 마치 우공이란 노인이 산을 옮기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끊임없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작업을 자신의 신념을 믿으면서 인내를 하며 실행한 결과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파괴된 자연을 혼자서 치유한 한 노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수 있는데 전쟁으로 황폐화된 땅에 노인은 작가는 황무지에 도토리를 심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같다고 생각하는 나무 심기를 우직하게 해나가면서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성에 의해서 황무지를 평화와 풍요의 땅으로 꽃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으면 인간의 의지와 힘이 얼마나 대단하지 새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줌과 동시에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생존할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이 책속에서도 나오지만 인간들은 과거에 비해 발전하고 문명화되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인간의 이익을 위하여 자연을 마구 훼손하는데 땔감을 위해 나무를 벌목하고 전기를 얻는다고 댐을 만들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고,자동차 운행을 위해 석유를 채굴하는등 여러가지로 자연을 이용하고 파괴하는데 그러다 보니 온실효과에 의한 이상 기온으로 많은 피해를 입는가 하면 브라질 원시림의 파괴로 공기 문제도 염려할 정도가 되었다.하지만 우리는 걱정말 할뿐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 나무를 심는 남자를 읽으면 자연과 인간은 하나이고 단 한 사람의 힘이라도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면 한사람 한사라미 부피에 노인과 같은 마음을 가질 때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바뀌지 않을까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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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이 있지만 앨러리 퀸이 재간되었습니다.검은숲에서 로마모자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라가 출간되었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검은숲은 시공사의 임프린트입니다.시공사는 이미 90년대 중반 시그마 북스란 이름으로 앨러리 퀸 선집을 출간한바 있지만 절판되어 많은 퀸의 팬들이 헌책방을 전전하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다시 십수년이 흐른후 시공사에서 검은숲을 통해 엘러리 퀸 컬렉션(Ellery Queen Collection)이란 이름으로 다시 앨러리 퀸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컬렉션이란 말에서 퀸의 전작을 다 출간하지 않을 것 같네요(ㅎㅎ 열린 책들에서 메그레를 다 선보이다는데… ㅜ.ㅜ)

1차로 퀸의 1기 작품인 이른바 국명 시리즈 9권을 전부 선보인다고 하는군요.퀸의 국명 시리즈는 국내에 다수 번역되었지만 9권이 전부 번역되진 않았지요
1929 로마 모자 미스터리 The Roman Hat Mystery
1930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The French Powder Mystery
1931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The Dutch Shoe Mystery
1932 그리스 관 미스터리 The Greek Coffin Mystery
1932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The Egyptian Cross Mystery
1933 미국 총 미스터리 The American Gun Mystery
1933 샴 쌍둥이 미스터리 The Siamese Twin Mystery

1934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The Chinese Orange Mystery
1935 스페인 곶 미스터리 The Spanish Cape Mystery

<빨간색이 국내에서 미 번역된 작품들입니다>

아무튼 얼른 9권이 다 출간되길 기대해 봅니다.그나저나 퀸의 국명시리즈는 번역안된 3권을 제외하곤 출판사별로 있는데 또 사야되는지 고민되는군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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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1-12-0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입한 적이 없으니, 그런 고민은 안해도 되는거네요. ㅎㅎ

카스피 2011-12-04 22:35   좋아요 0 | URL
ㅎㅎ 넘 부럽습니당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