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소설 전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
이상 지음, 권영민 엮음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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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문학과 예술-미술,음악등-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일반인의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이런 분들이 오랜기간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으면 대 문호가 되던가 아니면 위대한 음악가 혹은 미술의 거장으로 그 이름을 날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대문호나 예술계의 거장에게는 대체적으로 천재란 칭호를 붙이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인 든다.문학계나 예술계에서 천재는 아무래도 어린 시절 범인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붙여지는 칭호다 보니 수십년에 걸쳐 자신의 실력을 연만한 분들에게는 다소 안맞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게다가 문학이나 예슬계에서 천재라고 부르는 이들은 대부분 요절한 분들이 많기에 더욱 이런 칭호를 붙이기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음악계에서 모짜르트,문학계에선 보를레느처럼 뛰어난 능력이 있어 미래가 기대되던 분들중에 일찍 요절하신 분들을 가리켜 천재라고 많이 칭하는데 우리 근대 문학계에도 천재라고 부를만한 분들이 다수 있겠지만 아마 그 분들중에서 절대 이상을 빼놓을순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27살에 세상을 떠난 이상은 짧은 활동기간으로 인해 사실 그의 천재성에 비해 이상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편이다.개인적으로 영화 금홍아에서 나오는 김갑수가 연기한 이상의 모습은 뭐랄까 광기어린 천재임에는 분명하지만 문학가로서의 모습을 잘 조명하지 않아서 그런지 문학자로 이상은 좀 낯선 느낌이 든다.

이처럼 문학가 이상을 단지 광기어린 천재로만 사람들이 얼핏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작품들이 대부분 난해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3인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러오로 시작되는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는 1934년 조선 중앙일본에 연재될 당시부터 독자들로부터 시가 난해해서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수 없다는 항의가 빗발쳐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중단되었을 정도의 문제작인데 발표한지 70년이 훨씬 넘은 이상의 시 오감도를 과연 15호까지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될 정도인지 의문이 일 정도로 시 내용이 상당히 암호처럼 어려워서 과연 무슨 의도로 썼는지 궁금할 정도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상의 무한건축육면각체란 시는 그 난해성으로 인해서 시속에 무슨 보물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가 암호로 된 시로 되었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읽었던지 안 읽었던지 이상은 시인으로 유명한데 사실 단편 소설을 쓴 소설가이도 하다.이상이란 문학가를 대부분 처음 알게 된 것은 교과서에 실린 날개란 소설에서인데 역시나 그의 소설중 가장 이해하기 쉽다는 날개이기에 교과서에 실렸겠지만 그래도 난해해선인지 읽은듯 안읽은듯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상이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대부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상의 책은 89년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이상문학전집중 시가 많았던 1권을 헌책방에서 구한적이 있는데 일단 한문이 많이 있는데다 내용이 난해해 중도해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난다.

 

그러다 몇권씩 사모우던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의 300권째로 이상 소설 전집이 나왔길래 이번에는 한번 제대로 읽어보자는 각오로 책을 구입하였다.

이상소설전집은 말이 전집이지 이상의 짧은 문학 시절의 몇 안되는 작품이 다 들어 있다.
지도(
地圖)의 암실

휴업과 사정(事情)

지팡이 역사(轢死)

지주회시(蜘蛛會豕)

날개

봉별기(逢別記)

동해(童骸)

종생기(終生記)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단발(斷髮)

김유정(金裕貞)

십이월 십이 일

 

이상의 소설은 아주 짧은 단편부터 그나마 좀 긴 것까지 다양하게 들어 있는데 페이지 수가 많든 적든간에 모든 소설에는 난해한 이상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책의 뒤편 해설에도 나오지만 책을 보면 알겠지만 이상의 문학세계는 당시 유행하던 사실주의와는 상당히 먼 것을 느낄수 있다.
“..
그의 소설은 리얼리티에 대한 효과 대신에 자신의 주관적 감정과 경험적 요소들을 종종 과장하기도 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은 현실을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거기에 어떤 합리적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과는 거리가 멀다."

개인적으로 이상의 반 리얼리티와 언어의 유희성은 그의 시 오감도에서 잘 느낄수 있는데 그의 오감도를 보다보면 알프레드 베스터가 타이거 타이거에서 시도한 언어의 파괴가 이상의 시를 보고 따라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날개와 지주회사에도 등장하는 아내와의 관계에서 연상되듯이 이상의 분신이라고도 생각할수 있는 남편들의 모습은 무능력하고 허문한데 아마도 일제치하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식인의 자조적인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사상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나 동경에서 죽은 사실에서 알수 있듯이 이상은 자기 나름대로 일본 제국주의를 조소하고 비꼰 기개있는 문인이기도 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12 12일에서도 이상 나름의 언어 유희를 느낄수 있는데 십이월 십이일은 한국인들은 흔히 십이 십이라고 읽는데 이를 빨리 강하게 읽으면 씹이라는 욕이된다.이상은은 12 12일을 조선 총독부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연재했는데 이건 아무도 모르게 자기 나름 내놓고 일본제국주의 욕한 독립 행위라고 볼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의 작품 세계는 확실히 독특하고 난해하다.이상 소설 전집을 읽으면서도 확실히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아마도 이 책을 여러 번 읽어봐야 그가 말 하려는 것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을까?

다만 이 같은 좋은 작품을 쓴 천재 이상이 그의 작품 세계를 더 넓혀 가기전에 죽은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만일 그가 더 살아서 그의 작품 세계를 넓혔다면 아마 현재 우리 문학계도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해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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