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신부 네번째 단편집 "비밀"

비밀 ㅣ 브라운 신부 전집 4
G. K. 체스터튼 지음, 김은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신부란 직업이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에 인간의 본성과 사건에 대해 많이 알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 탐정으로서 그리 매력적인 직업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존경받는 신부님이 사건을 해결한답시고 옷에 흙을 무치면서 돋보기를 들고 이곳 저곳을 쑤시고 다닌다면 아마 교구민한테 외면을 당하고 주교님한테 호출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G.K 체스타톤이 창조한 인물인 브라운 신부덕분에 후배 작가들도 카톨릭 신부를 탐정으로 하는 추리 소설을 쓸수 있게 되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윌리엄신부와 <캐드펠 시리즈>의 주인공 캐드펠 수사가 아닌가 싶다.

앞서 말한대로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신부란 직업 특성상 라이벌인 셜록 홈스처럼 돋보기를 들고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물적 증거를 수집하고 추리해서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고 접하는 직업의 특성상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뛰어난 통찰력과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으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특히 뭔가 신기하고 기이한 사건들의 진상을 알고 보면 일상의 진실을 외면하고 돌아보지 않은 우리의 무지때문으로 사건의 핵심은 우리들이 생각지 못한,아주 뻔히 보이는 곳에 있다는 것이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물적 증거를 통해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하지 않다보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약간 머리를 갸웃할수 있는 해결이 많긴 하지만 오히려 미드 CSI와 같이 물적 증거만이 최고인양하는 현대의 추리 소설에 비해 인간의 본성을 갈파한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오히려 지금 읽더라도 고루한 감이 없지 않고 신선하단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른 명탐정들고 달리 신부라는 직업 특성상 범인을 알더라도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격언처럼 가끔은 범인을 일부러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뭐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신부답게 나중에 결국 신의 심판을 받을거란 판단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점이 이 책이 다른 추리소설과 다른 차이점으로 오히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란 생각이 든다.

4번째 단편집이 브라운 신부의 비밀은 모두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브라운 신부의 비밀

보드리 경 실종사건

배우와 알리바이

최악의 범죄

마른 후작의 상주

판사의 거울

두 개의 수염

날아다니는 물고기의 노래

메루 산의 레드문

플랑보의 비밀

4번째 단편집의 제목이 비밀인 이유는 맨 처음에 브라운 신부의 비밀이 마지막에 플랑보의 비밀이란 단편이 실려있어 그런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브라운 신부의 비밀은 브라운 신부의 추리능력에 관한 비밀이 벗기고 있는데 다른 이들의 행한 나쁜일에 대한 고백 성사를 듣는신부라는 직업 덕분에 얻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습득하게 된 범죄자의 동기와 범죄에 이르는 심리를 따라가는 놀라운 통찰력에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셜록 홈즈의 단편도 마찬가지지만 작가의 상황에 따라 각 단편들간의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4권까지 읽어본 결과 1,4권이 2,3권보다나는 낫다는 생각을 갖게된다.그렇다고 2,3권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1,4권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고 브라운 신부 전집이야 5권밖에 안되는 가급적 차례대로 다 읽어 보길 권한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