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시작에서 나온 은폐수사2: 수사의 재구성을 우연찮게 작년말에 구매해서 읽었다.미도리 책장 시리즈 15번째로 은폐수사 2라고 하니 은폐수사 1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 날개를 보니 8번째 작품으로 나와있다.
물론 은폐수사 1,2는 별개의 독립된 작품이므로 2편를 보고 1편을 봐도 무방하겠지만 아무래도 연속되는 내용-예를 들면 주인공 류자키가 좌천되는 것등-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일편을 본뒤 2편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1편의 책 표지를 보지 못했지만 2편의 책 표지는 사시 그닥 탐탁치가 않아 보인다.표지 가운데는 주인공 류자키 경시정으로 보이는 제복 차림의 인물이 있고 그 위에는 형사로 보이는 남자 3명이 아래는 특수 기동대원들이 보인다.책을 읽어보면 표지의 인물들이 책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음을 쉽게 알수 있지만 솔직히 겉 표지만 보고 이 책을 집어들 사람이 그닥 없어 보인다.
글씨체도 크고 책도 흔히 말하는 라이트 종이라 매우 가벼워서 좋아 보이고 가격도 만 천원이라 싸지도 비싸지도 않는 가격이다.이 책 옆에 시공사에서 나온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있는데 은폐수사2도 책 크기가 크진 않지만 밖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긴다이치 시리즈 정도의 책 크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폐 수사시리즈는 흔히 말하는 경찰 소설이다.추리 소설에서 경찰 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미국의 87분서 시리즈가 가장 유명한데 이 소설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그 주인공등을 범죄와 맞서는 이른바 말단 형사들이다.물론 콜롬버 반장 같은 이들이 있지만 이 역시 말단에서 시작해 아마 20년 정도 근무해서 경감정도 승진했을 테니 그 역시 말단부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서도 역시 경찰 소설하면 말단들이 주로 활약하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처럼 경찰 소설하면 말단 형사가 주인공인데 이 책은 희안하게도 주인공 류자키 신야는 경시정이다.경시정은 일본 경찰 체계에서 경시총감>경시감>경시장밑에 있는 4번째로 높은 계급으로 한국 경찰의 경무관에 해당하며 경찰서장 또는 본부 과장직을 맡는 직책으로 소설속에서도 일본 경찰청 장관관방 총무과장을 지내다가 좌천되어 경시청 오오로리서 서장으로 가게된다.

은폐수사2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관할 지역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벌어지고 도주하던 범인 한 명이 지역 내 식당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인질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 급박한 상황으로 사건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수사대를 급파하고 지역 경찰서와 공조한 수사본부가 설치하게 되고 사건을 두고 같은 경찰 조직 내에서 주도권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류자키는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으며 사건 해결을 위한 효율성과 원칙으로 일관한다.수사팀이 줄기차게 범인과의 접촉을 시도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는 상황속에서 갑자기 인질이 잡혀 있는 식당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고 현장의 지휘 책임을 맡고 있는 류자키의 명령으로 기동타격대가 범인을 진압하지만 그 과정에서 범인이 사살된다.
하지만 인질 구출에 성공하여 무사히 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범인의 총에 탄알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잉진압이라는 추궁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언론의 질타와 함께 여론의 방향도 좋지 않자 사건에 개입된 경찰 관료들은 책임을 벗어날 궁리만 하게 되고, 경찰 내부에서는 관할서의 서장이자 현장 책임자였던 류자키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류자키는 어찌보면 별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도쿄대 외에는 대학이 아니며, 집안일은 모두 아내 몫이고 아무리 유능한 부하일지라도 절대 마음을 허락하지 않으며, 관료끼리의 개인적 친분은 필요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확신하지만 국가 공무원으로서 목숨을 바치더라도 국가의 치안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공언하는 사람이다.이처럼 경찰 고위직인 류자키 경시정은 우리가 흔히 경찰 소설에서 봐았던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는 고위 경찰이 아니라 부정이나 부패가 통하지 않는 융통성 제로의 원칙주의자로 경찰소설의 역사의 새로운 캐릭터임을 알 수 있다.

작품속에서 류자키 경시정은 논 캐리어 출신인 노마지키 관리관-직책은 경시로 경시정보다 한단계 아래-의 태클에 고생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논 캐리어 출신의 순사부장 도다카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이처럼 소설속에선 캐리어와 논 캐리어간의 차별과 쟁투가 그려지고 있다.
일본 경찰 채용에는 캐리어(영어 career에서 나옴) 제도라는 것이 있는데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시험 I종 합격자 중 경찰직에 배속되어 경부보로 임관된 사람을 캐리어라고 부르는데 한국으로 치면 경찰대학 출신이나 경찰간부시험 합격자와 비슷한, 고속 승진이 보장되는데 일본에선 보통 토쿄대 법학부 같은 명문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일본 영화 춤추는 대 수사선을 보면 보통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면 이른바 경시청 캐리어들이 등장하고 행당 경찰서의 논 캐리어 형사들은 그들을 서포트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처럼 논캐리어에게는 사실상 어느 한도 이상 진급이 막혀 있다는 것은 일본 경찰이 대단히 엘리트 중심적, 학벌주의적인 조직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어쩌면 일본 경찰내에서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류자키 경시정의 저 독특한 캐릭터가 아마도 일본내에서 이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된 이유중의 하나기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철두 철미한 합리주의자이며 부정과 부패를 허용하지 않는 융통성 제로의 주인공 류자키 경시정의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1편에서 마약 문제를 일으켰던 아들 구니히코와 어느 정도 마음의 교류를 하게되고 아픈 아내를 걱정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책을 읽는 한 재미라고 할 수있다.

일본에선 3부도 출간되었다고 하니 어서 1부를 읽고 3부도 국내에서 하루 빨리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Good:수직구조하의 경직된 일본 경찰 세게에 대한 통렬한 비판!
Bad:추리소설의 트릭은 다소 미흡
Me:1부도 읽어보고 3부도 빨리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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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11-01-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는 저도 읽을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카스피 2011-01-10 18:41   좋아요 0 | URL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읽으면 좀 실망하실듯 싶은 작품입니다.다만 일본 경찰 제도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류자키 경시정이 얼마나 엉뚱한 사람인가 하며 재미있게 읽을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