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바빠서, 있는 책도 못 읽고 있는 판에.. 알라딘에서 뿅뿅 메세지가 연달아 왔다. 뭐지?

 

 

 

 

 

 

 

 

 

 

 

 

 

 

 

 

 

아 정말.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신간 <목마름>.

 

오슬로의 짙은 어둠을 담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제11권. 《박쥐》《스노우맨》 등 지금까지 열 편의 전작을 통해 보아온 그 해리이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무엇보다도 그는 더는 경찰이 아니며, 오랜 연인 라켈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경찰대학교 강사 일도 순조롭다. 해리는 난생처음 ‘행복’을 느끼지만, 행복한 나날이 이어질수록 불안도 커진다. - 알라딘 책소개 중

 

외면할 수 없는 해리 홀레. 그리고 요 네스뵈. 이건 심지어 704페이지란다. 704. 도대체 요 네스뵈의 뇌구조는..ㅜ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의 <눈물점>.

 

한밤중. 첫째 형수가 둘째 사위의 방에서 몰래 나오는 광경을 목격한 가족이 이를 추궁하자 첫째 형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린다. 이때 첫째 형수의 눈 밑에 있던 눈물점이 톡 튀어나와 구석으로 도망치는 걸 알아차린 사람은 이 집의 막내딸뿐이었다. 며칠 후 새벽에는 둘째 형수가 셋째 누나의 남편을 덮친다.

혼비백산한 가족이 고함을 지르며 추궁해도 몽롱할 뿐인 둘째 형수의 눈 밑에서 또 다시 눈물점이 톡 튀어나와 도망치는 걸 본 사람은 역시 막내딸뿐이었는데. 핏기 없는 새하얀 피부에 검은 옻을 한 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매끈매끈 빛나는 눈물점. 난데없이 생겼다가 사건을 일으키고 도망쳐 버리는 눈물점의 정체는 대관절 무엇인가. - 알라딘 책소개 중

 

내가 사랑하는 '미시야마 시리즈'. 664페이지. 이 분들은 도대체 뭔가. 왜 이리 길게 쓰냐고.

 

이 책들이 날 유혹한다. 책 산 지 불과 일 주일도 안 된 것 같은데 또 유혹한다... 난 유혹에 약한 비연. 결국 장바구니에 푱푱 집어넣고 내일 다른 책들과 함께 (흠?흠?) 구매하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바쁜데 재미있는 책이 '또' 나오고, 여성주의 책읽기 '불량선행학습자'로 1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마저 시달리고 있는 이것. 이것이 진정 2.5단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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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9-03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실 수 있습니다!!!!! 1등 🥇 쭈욱~~~~~ :)

비연 2020-09-04 00:25   좋아요 0 | URL
흑흑. 자신감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나이다..ㅜㅜ

다락방 2020-09-04 0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량선행학습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님의 책지름을 응원합니다!

비연 2020-09-04 12:56   좋아요 0 | URL
전 아무래도 책지름신이 항상 상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ㅜㅜ 응원해주시니 바로..ㅋㅋㅋ

단발머리 2020-09-04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라에서도 ㄷㄷㄷ에서도 비연님에게 2.5단계를 요구하고 있군요. 하하하. 저 웃은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20-09-04 12:57   좋아요 0 | URL
ㅜㅜㅜㅜ 저도 2.5단계인데 나라도 2.5단계를 유지하네요. 슬플 뿐...

syo 2020-09-04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사 알 수 없지. 어제의 모범더덕이 오늘의 불량선행학습자...

비연 2020-09-04 12:57   좋아요 0 | URL
내일은 다시 모범더덕? ㅡㅡ;;
 
나의 사촌 레이첼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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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펴면 끝을 보게 하는 소설이다. 이렇게 흡인력 있는 소설도 참 간만이구나 하면서 새벽녘까지 주욱 읽어냈다. 필립의 호구잡힌 듯한 사랑과 열정이, 레이첼의 선과 악을 오고가는 듯한 오묘함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아니 덮고 나서도 한참 아연해져 있었다. 과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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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8-31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만 안 읽은 대프니 듀 모리에;;;;; 9월에는 꼬옥 읽어야겠어요. :)

비연 2020-09-01 11:37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스릴러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소설이라고 보고 읽으시면 될 듯. 재미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아는 선배 언니가 이 책을 읽었다며, 재미있다고 해서 사둔 책이었다. 어제, 와인이 먹고 싶은데 속이 좀 꿀렁거려서 못 먹는 게 넘 억울해서 자다가 이 책을 펼쳤다. 솔직히, 난 김혼비라는 작가를 몰랐고 그 사람이 여자 축구에 대한 책을 썼다는 것도 이 책 초반에 나와서 알았고 김혼비라는 이름이 (내가 느무나 좋아하는) "닉 혼비" 에게서 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요즘 우리나라 작가들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너무 외면해왔음에 깊이 반성 중인데, 이 책 읽으면서 다시 깊게 반성했다...왜냐하면....

 

 

이 책, 너어어어어어무 재밌다!!!!!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다가 다 읽고야 말았다. 아니 이렇게 글솜씨 좋은 사람을 내가 왜 몰랐지? 라는 생각과 함께 완전 솔직한 내용에 혼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책 보면서 웃은 지 한참 되었는데 김혼비가 날 웃긴 거다. 크크크크크. 특히 <첫술> 에서는 침대에서 데구르르 구르면서 웃었다. 배추, 김치.. 배추, 김치..ㅎㅎㅎㅎㅎ

 

그러고 보니 내가 처음으로 술을 먹게 된 때가 생각났다. 나는 술을 좋아하고 술자리를 사랑하고.. 그걸 그다지 부인하지 않는 사람 중 하나이다. (김혼비, 그 점이 맘에 든다. 그냥 직설적으로 술이 좋다고 하는 거) 그러다보니 이제까지 먹은 술의 종류와 양과, 술자리의 수와... 흠... 기억도 안나.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가 나한테 그럤다. 너처럼 술 많이 먹는 여자 첨 봤다고. 흠? 넌 도대체 본 여자가 몇 명인데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니? 하고 무시했지만... 그 말은 대개는 머리 한 구석에 쳐박혀 있다가 꿀꿀한 마음으로 술 먹을 때 아주 가끔 생각난다. 문제는, 그 얘길 누가 했는 지 기억이 안난다는 거지. (패스)

 

내가 처음 술을 먹은 건 대학교 1학년 6월이었다(고 기억한다). 그 전의 나는, 놀라울 정도로, 금주주의자였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갔을 때 누가 스파클링 음료 가져와서 술 대신 먹을 때도 비웃었었고 (아니, 정신 나갈 지도 모르는 저런 걸 왜 먹어? 흥) 대학교 입학했을 때 선배들이 술을 강권하면 조용히 물리치며 말했다. 전 술 한잔만 먹어도 쓰러집니다. 아무래도 성별이 여자이다 보니 더 이상 권하진 않았지만, 엄청 괴롭혔었다. 요즘이랑 달라서 예전(언제?ㅜ) 나 대학 다닐 땐 술 안 먹는 사람은 사람으로 치지도 않았었다는. 그래도 잘도 버티며 술자리는 다 좇아다녔었다.

 

왜냐고? 내가 첫눈에 반한 선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으홧홧)

 

지금 생각하면 그 선배에게 내가 왜 반했었나.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근데 정말 한눈에 뿅 하는 것도 있더라. 일생 한번의 경험이었지만. (사실 이런 경험을 여러번 하는 것도 이상하지...) 그렇게 잘도 좇아다니던 1학년 신입생 비연의 모습은.. 참으로 애처롭고 아는 사람은 다 눈치챌 수밖에 없는 그런 눈길이었고... 그래도 술만큼은 안 먹고 버티고 있었는데...

 

축제 때가 된거다. 축제에는 여친 남친을 데려오는 거고, 없으면 소개팅이라도 해서 데려오는 것인데.. 난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친구를 뿌리치고 혹시나 축제에 그 선배가 와 있나 하이에나처럼 헤매고 다녔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저어기 멀리, 정말 도저히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거리에 있던 그 선배가, 그리고 그 옆의 여자가 눈에 파팟 뜨인 거다. 어떻게 그게 보였을까. 그 때, 정말 발 아래 땅이 다 꺼지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한 달은 아팠나? 신입생 비연은 너무나 순진했던 거다. 

 

그리고 나서 술을 먹기로 자청했었다. 소주였고, 취했지. 그게 나의 음주생활 시작. 결국 첫사랑 때문에 술을 먹게 되었다. 라는 슬픈 스토리. 눈물 찔끔. 첫술을 생각하면... 그냥 이젠 첫사랑이니 이런 게 생각난다기 보다는, 정말 어렸고 순진했고 감정 컨트롤이 안 되어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흘리던 내가 생각나서, 괜히 애틋해진다. 요즘의 다차원적 시공간 감각으로 본다면,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일까, 라는 게 의심스럽지만(<인터스텔라> 영화를 생각해보라), 내 기억 속에는 그 아이가 아직 남아 있으니.  이 책을 보면서, 그 생각이 오랜만에 떠올라 아릿했었다.

 

자자. 이 책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냥 휘리릭 읽어보면 좋고 술 좋아하는 사람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밑줄이라도 좍좍 긋고 싶은 책이랍니다. 인용하지 않는 이유는, 한번 읽어보라고. 미리 말하면 김빠지니. 그래도 하나는 인용하자.

 

 

앞으로도 퇴근길마다 뻗쳐오는 유혹을 이겨내고 술을 안 마시기 위해서라도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렇다.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도 마신다. (p104)

 

 

오늘 저녁은 와인이다. 왜냐고? 내일을 위해 오늘도 마셔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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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8-26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혼비 영향인가요! 오늘 비연 님 글 재밌네요. ㅋㅋㅋㅋㅋ
근데 비연 님 술 늦게(?) 시작했네요? 전 중3 때 백일주 먹고 친구 집에서 뻗어서 새벽에 아빠가 데리러 왔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20-08-26 13:22   좋아요 2 | URL
이것이 제.. 흑역사라..ㅎㅎㅎ;;;
아마 술 먹는 시기가 이리 차이 나는 건, 세대 차 때문이 아닌가 싶은..^^:
술에 대한 얘기는 너무 많아서.. (김혼비에게 힘을 얻어) 저도 가끔 올려볼까 싶네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0-08-26 1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혼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 책 저자가 김혼비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완전 웃김이 예상되네요.
비연님의 첫사랑 플러스 첫술 이야기는 진짜 눈물없이 들을수가 없네요. 한 달이나 아프다니요... 20대 초반의 비연님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

비연 2020-08-26 16:53   좋아요 0 | URL
저도 말로만 듣던 김혼비인데 글을 맛깔스럽게 잘 써서 감명깊었던~
제 20대 초반...흑흑. 참으로 순진한 학생이었지 뭡니까..ㅜㅜㅜㅜㅜ

유부만두 2020-08-26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혼비연님!!! 여자축구도 읽어주세요!!!

잠자냥 2020-08-26 14:40   좋아요 1 | URL
김혼비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좋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20-08-26 16: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님. 김혼비연!
유부만두님의 응원에 힘입어 여자축구도 읽어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0-08-26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연님이 여러가지 이유로 좋지만, 술과 흥을 아는 분이셔서 더 좋습니다!!! >.<

비연 2020-08-26 16:54   좋아요 0 | URL
꺅. 다락방님 다락방님. 저두요 저두요~ 술과 흥을 아는 다락방님이라 넘 좋습니다!

수이 2020-08-26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을 부르는 페이퍼입니다 :)

비연 2020-08-26 16:55   좋아요 0 | URL
부릅니다 부릅니다.. ㅎㅎ 제 식탁 위에 늠름하게 와인 한병이 절 기다리고 있지요.
이따가 인증샷 올릴지도 모릅니다 ㅋㅋㅋ

syo 2020-08-2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비연님 안의 김혼비연을 꺼내 준 책이군요ㅎㅎㅎ

비연 2020-08-26 21:28   좋아요 0 | URL
크크크. 그렇게 되는 군요~ 아 제 안에 김혼비연이 있었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며..
이제, 와인 쨍! ㅋㅋ

공쟝쟝 2020-08-2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혼비연 너무 맘에 드는 닉네임인데요? 계속 마시고 읽고 써주세요 😻

비연 2020-08-28 21:41   좋아요 0 | URL
저도 마음에 드는 ㅎㅎㅎㅎ 마시고 읽고 쓰고~ 좋네요! 고고~
 
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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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만드는 소재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했는데, 읽어보니 그 속에 말이, 사람이, 추억이, 세월이 담겨있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어딘가에서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위해 꾸준히 소박하게 시간을 다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살만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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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카인드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존 코널리의 찰리 파커 시리즈는 이제 끝이다. 이 책 읽는데 도대체 뭔 말 하려는 건지 참고 읽기는 했으나 글자를 다 읽기 힘들만치 내게는 지루했다. 갈수록 약간 괴기스러워진다고 할까. 아무 연관성 없는, 그저 악으로만 가득찬 인간이 줄줄이 나오는 게 이제 힘들다. 찰리 파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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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8-24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바이-

비연 2020-08-24 10:57   좋아요 0 | URL
아낌없이...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