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급 많아져서 - 사실 일 양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조금 신경쓰이는 일들이 늘어나서 인 것 같기도 하다 - 요즘은 그저 책을 들고 앉기만 하면 꾸벅꾸벅 거리다가 정신 화들짝 들어 깨나면 새벽 1시 2시... 이러니 책이 진도가 나갈 리가 없다. 10월은 독서에 무지하게 좋은 달인데 어떻게 된 게 10월만 되면 바빠지는 지 모르겠다. 덕분에 10월에 하는 맨날 가고 싶다고 징징대는 축제들, 자라점재즈페스티벌, 부산국제영화제 등등을 못 가서 마음에 상처를 안고 만다.

 

지금도 회사. 일 시작하려니까 급 우울해져서 에잇 커피 마시면서 머리나 식히고 하지.. 하는 마음에 알라딘을 기웃거린다. 현재 시점으로 이 층에 나만 있다는 이 암울하고도 속 썩는 현실.

 


 

요즘 밤마다 꾸벅대며 읽는 책이 요것. 최근에 자기계발서니 하는 것들에 싫증이 나서 소설만 읽어대고 있다. 이 책은 콩고에 선교활동을 하러 간 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딸이 무려 넷. 그리고 엄마 아빠. 이들의 생각들을 번갈아 이야기하며 콩고에서의 생활을 풀어나가고 있다. 사실, 뭔가 큰 일이 있어서 인생이 변화한다는데 아직 초반이라 콩고라는 곳이 들어가 살기 힘든 곳이겠구나 이 정도 느끼다가 꾸벅 얘네들 어찌 되려나 꾸벅... 뭐 이 지경이다.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이 와중에 집어든 건 약간의 오기인 듯. 바쁘더라도 난 두꺼운 책을 읽고 말거야 뭐 이런? 암튼간에 좀더 읽어봐야 어떤 책인지 알겠다. 사실 하도 꾸벅거려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면도 없지 않고. (이건 뭥미..=.=;;;)

 


 

 

요 책은 버스 탈 때 읽는 책. 통계가 3대 거짓말 중의 하나라는 거 - 그러니까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통계 ㅋㅋ - 잘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신문이나 언론 매체에 나온 통계들이 얼마나 잘못 분석되고 있는가를 짧게 짧게 쓴 책이라 들고 다니면서 읽기 쉽다. 난 이런 면에 관심이 좀 많은데...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이라든가 그것의 잘못된 점이라든가.. 그 현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뭐든 간에 말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아직 진도가 많이 나간 건 아니다..=.=;; 근무처가 집에서 매우 가까와졌고 그래서 버스 체류시간이 적은 데다가 퇴근 즈음에는 얼이 빠져서 책을 꺼내들 여유조차 가지지 못한다고 변명 열심히 궁시렁...

 

 

 

 

 

 

그래도 위안은 맛난 음식들. 어떨 땐 책보다 더한 위안을 줄 때가 있다. 며칠 전에 서산으로 출장 가서 먹은 싱싱하기 짝이 없는 대하들... 꿀꺽. 차만 안 가져갔으면 소주 일잔과 먹었을 터이나, 그저 대하를 날것으로도 먹었다가 구워서도 먹었다가... 역시 제철의 대하를 서산에서 먹는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이렇게 맛나고 큰 대하는 첨 봤다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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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25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책보다 대하가 눈에 들어 옵니다~~~
청주에서 서해바다가 가까운데 올해는 한번도 못가네요.

비연 2013-10-28 08:3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대하 정말 맛나던데...
짬 내셔서 다녀오시면 정말 후회 안 하실 듯.
 

 

어제 주말의 추리소설이라며 노리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를 단숨에 읽고는 심정이 상해버렸다. 아버지의 수기로 시작해서 그걸 파헤쳐가는 린타로 탐정의 활약상(?)이 더해진 내용이었는데 첫 몇장을 읽으면서 아 반전이 이렇게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대로 전개되어 그닥 긴장감이랄까 궁금함이랄까도 없었다. 특히나 이런 류의 반전.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찝찝함만 남더라는.

 

그래서 이걸 상쇄시키고자 조금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어야겠다 싶어 펼친 책이 <페티그루 소령의 마지막 사랑> 이라는 소설이다.

 

 

 

 

 

 

 

 

 

 

 

 

 

 

 

 


 

그러니까, 6년 전에 아내를 잃고 이젠 동생마저 잃은 68세의 페티그루 소령이라는 전형적인 영국인이 근처 가게를 운영하는 남편 잃은 58세 파키스탄 여자와 늘그막에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된다..라는 게 주요한 내용이다. 그런 내용만 있다면 절대로 재미있을 수 없겠지만 그들의 사랑이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동안, 영국이라는 나라의 분위기, 작은 마을의 사람들 관계, 그 속에 묻혀 사는 이주민인 파키스탄 사람들과의 이질감, 조심스러움, 다른 문화, 다른 생각.. 이런 내용들이 함께 버무러져 꽤 재미있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괜챦은 선택이었다고 나름 만족하고 있는 중.

 

"운전을 좋아해요."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로지 나와 엔진뿐이니까요. 내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죠. 장부도 없고 물품 목록도 없고... 그저 열린 길이라는 수많은 가능성과 보이지 않는 수많은 목적지 뿐이에요."

 

 

나도 운전을 좋아하는데, 왜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갇혀진 공간에 나만 있을 수 있다는 자유로움 정도. 주인공 미시즈 알리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 걸 보면 나도 이런 이유를 가지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일대일 대면의 즐거움. 나와 차. 나와 엔진. 그래서 얻어지는 자유로움, 조용함, 격리감...

 

 

소령은 며칠 사이 비탄이 더욱 격해진 것에 놀랐다. 비탄이 수학책에 나오는 그래프처럼 직선으로 또는 완만한 곡선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님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되는 대신, 몸이 묵직한 흙덩이와 뾰족한 가시덤불 - 그가 마음을 푹 놓고 있을 때 그를 찔러대곤 하는 - 이 가득한 커다란 정원의 쓰레기 더미가 된 것 같았다. 미시즈 알리가 들렀다면 - 그리고 그는 그녀가 들르지 않은 것이 다시 약간 얹쨚아졌다 - 그 사람은 이해했을 텐데. 미시즈 알리라면 자신에게 버티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주었을 것이라고 소령은 확신했다. 땅속에서 이미 분해되어가는 죽은 몸뚱이가 아니라 예전의 버티에 대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이라는 말의 의미가 조금씩 달리 느껴진다. 젊었을 때는 불타는 감정, 없으면 못 살 것 같고 보고 싶고 옆에 있고 싶은 심정으로 늘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근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감정들만으로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설명되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되어간다. 지나온 세월이 길어서일까. 그 지아노 시간들에서 켜켜이 쌓인 감정들, 느낌들을 말하고 싶다는 게 사랑과 동치된다. 아 말하고 싶다기보다는 공유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이해해주고 싶은 느낌이 더 적확하려나. 그리고 확 타오르는 감정은 없어졌지만, 은근히 조금씩 진전되는 느낌이 더 편안해졌다.

 

 

"친애하는 미시즈 알리, 나라면 당신보고 늙었다고 말하지 않겠어요. 당신 나이라야 여성의 성숙함이 한껏 피어난다고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 거창한 말이긴 했지만 소령은 그녀가 놀라서 얼굴을 붉히기를 바랐다. 그러는 대신 그녀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무르익은 중년의 주름과 지방층 위로 그렇게 두꺼운 아첨을 바르시다니, 소령님. 들어본 적도 없는 아첨이시네요." 그녀가 말했다. "난 쉰여덟이고 전성기는 훌쩍 지났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제는 그저 변치않는 부케로 건조되기만 바라는 처지죠."

"나는 당신보다 열 살이나 많아요." 그가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난 진짜 화석이게요."

그녀는 다시 웃었다. 소령은 미시즈 알리를 웃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값진 일은 없다고 느꼈다.

 

이런 게 사랑의 시작이란 걸까. 무엇보다 남자의 아첨 아닌 아첨에 얼굴을 붉힐 수 있는 것은 젊은 처자의 통통한 볼이 어울릴 터. 나이든 여자에게는 웃음으로 화답할 내용이라는 데 동감. 그러나 모든 사랑의 처음은, 상대가 웃어주는 것이 가장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로구나. 젊으나 늙으나. 상대가 나의 말에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 그의 얼굴에 웃음이 만연하게 해주는 것. 이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역시나 사랑이로구나.

 

 

소령은 버티의 유언을 엘릭에게 들려준 것을 후회했다. 부당하다는 생각에 다시금 억울한 마음이 든 소령은 백나인 어딘가에서 슬쩍 이야기를 흘렸다. 사람을 믿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당신이 들려준 이야기를 항상 기억한다. 그래서 몇 년 후 거리에서 마주쳤을 때에도 그 이야기는 여전히 당신 얼굴에 단단히 붙어서, 당신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의 음성에도, 당신의 손을 잡는 손길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당신은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에게 나를 안 보여주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을 속에 꽁꽁 넣어둔 채 들려주고 싶은 말만 골라서 얘기하고자 머리를 쉼없이 굴린다. 그래서 피곤하고 적막하다. 어쩌면 이 소설의 페티그루 소령도 그래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과 관심사(책과 작가)가 비슷한 미시즈 알리에게 은근한 사랑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이제 한 1/3 정도 읽었는데 이 일요일을 하루 들여서 다 읽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다. 작가인 헬렌 사이먼슨의 데뷔작이라는데, 노년의 섬세한 감정의 결을 잘 짚어서 무리없이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일요일을 무난하게 만든 헬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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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학습만화라는 게 엄청 많이 나온다. 나에게도 초등학교 3학년짜리 조카가 하나 있는데, 사실 아직까지 글자로만 된 책보다 만화로 된 책에 더 눈이 반짝인다. 우리 엄마나 올케는 조카가 만화를 보는 게 마뜩치 않은 눈치이지만, 나는 그것도 그런대로 좋다고 생각해서 가끔 사주곤 한다.

 

만화.. 라고 하면 싫어하는 이유가, 그 옛날의 만화방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작은 골방같은 공간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지저분한 만화책들과 바람도 잘 통하지 않고 음습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 그리고 거기에서 넋을 잃고 만화를 보고 있는 아이들, 혹은.... 어른들...(ㅎㅎ). 그런 곳에 있으면 분명 불량한 학생이거나 백수이거나 뭐 그런 이미지가 커서인지, 만화방이라는 데나 만화라는 것이 그닥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 세대가 있다.

 

나만 해도, 만화를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만화카페라는 곳에서 만화를 봤다. 밝은 조명에 넓은 공간, 하얀색으로 칠해진 책장에 종류별로 꽂혀진 만화책들. 그 때 소파 위에 거의 드러눕듯이 앉아서 책상위에 하나 가득 만화책을 놓아두고 커피 한잔이나 라면 한사발을 먹던 기억이 난다. 순정만화부터 무협만화까지 안 본 만화가 거의 없지 않았나... 만화는 나에게 상상력의 보고였는데 말이다. 그 때 허영만을 알았고 박봉성을 알았고 이현세를 알았고 이두호를 알았다. 강경옥을 알았고 김혜린을 알았고 신일숙을 알았다. 기타 등등의 수많은 만화가들이 있었지. 김동화나 한승원도 있었고.... 더 나이가 들어서는 일본만화에 심취했었지. 하긴 지금도 만화책은 가끔씩 사다본다.

 

암튼, 개인적으로 만화책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보지는 않는다. 글자를 너무 안 읽으려 한다면 모를까 만화는 만화 나름대로의 순작용이 있는 게 아닐까. 오히려 만화라서가 아니라, 학습만화를 빙자해 나온 허접한 내용의 책들이 문제가 아닌가 한다. 그건 만화 뿐 아니라 그냥 책도 마찬가지니까 만화에만 국한해서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조카에게 사주다보니, 꽤 괜챦은 시리즈물이나 단권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내가 자주 사는 학습만화들은 아래와 같다.

 

 

1. 마법천자문 시리즈

 

 

 

 

 

 

 

 

 

 

 

 

 

 


이건 뭐 너무 유명해서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 보고 한문 익히는 게 한두명이라야 말이지. 그냥 마법천자문만 있는게 아니라 단어마법편도 나와서 둘다 사줘야 하는 부담이 백배지만..ㅎ 마법천자문은 26권까지, 단어마법편은 13편까지 나온 걸로 확인.



 

 

2. Why 시리즈

 

Why 시리즈는 워낙 종류 자체가 많다. 일단 그냥 Why 시리즈만 보더라도 다밤면의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주제들이 그득이다. 최근 것은 <한국사 우정과 경쟁>이나 <해부학> 등이 되겠고.

 

 

 

 

 

 



 

인문고전학습만화라는 것으로도 나온다. 주로 유명한 철학자들이나 고승들의 책이나 사상들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플라톤이니 일연이니, 홉스 리바이어던 (이 사람은 나도 생소하니..ㅜ)이니 하는 사람들의 철학적인 내용들을 잘 정리해두었다.

 

 

 

 

 


 

한국사 시리즈도 있다. 왕비 이야기, 신화와 전설 이야기 뭐..기타등등.. 주로 한국사에서 주제를 잡아서 그에 대한 얘기들을 쭈욱 나열한 형식이다. 영웅 이야기나 역사를 바꾼 사건 이야기나 다양하다.

 

 

 

 

 

 


 

요즘엔 세계사도 나온다. 중국과 인도는 조카에게도 사주었는데, 중국편을 읽더니, 중국돈 얘기가 나오니까 위안화를 대뜸 이야기해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책에서 봤다고..ㅎ 내가 보고 챙겨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위인전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위인들만 있는 게 아니라 최근의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리처드 파인만이나 제인 구달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데서 나오는 책들도 있던데, 여기서 나오는 책의 내용이 깔끔한 것 같다.

 

 

 

 


 


 

3. 내일은 발명왕 시리즈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과학의 원리를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4. Who? 시리즈

 

위의 'Why People' 시리즈와 비슷한 맥락의 위인전들이다. 출판사가 다르고 인물이 많이 겹치지 않아서 가끔 보고 필요한 책들을 고르곤 한다. 오프라 윈프리까지 나오다니. 요즘의 위인상이란 얼마나 다양한가 말이다.

 

 

 

 

 


 

 

 

5. Why+ 시리즈

 

이건 일본 아사히 신문출판사의 시리즈이다. 일본 서점에 가면 이런 류의 과학 만화 비슷한 것들이 꽤 된다. 워낙 만화가 생활에 깊게 뿌리박힌 나라인지라 어색하지 않은 느낌이다. 조금 더 전문적이라고나 할까.

 

 

 

 

 



 

 

6. 내일은 실험왕 시리즈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도 좋아한다. 다양한 과학 원리가 폭넓게 소개되고 간단한 실험 키트가 포함되어 있어서 눈으로 손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우주의 원리라고 한다면, 해와 달과 지구 모형을 우주 그림이 그려진 판 위에 놓고 빛이 어떻게 비치는가를 볼 수 있게 하는 키트들이 제공된다. 우리 조카 같은 경우는 꽤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7. 보물찾기 시리즈

 

보물찾기 시리즈는 세계 각국을 보물찾기의 명목으로 소개하는 탐험 겸 여행 만화라서 세상은 넓고 우리와 다르지만 같은 것들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만화다. 미국, 스웨덴, 러시아, 그리스, 터키 등등등등 없는 나라 없이 다 나와 있다.

 

 

 

 

 

 


 

 

8. 기타 등등

  

 

 

 

 

 

 

 

 

 

 

 

 


 

 

시리즈가 아니라도, 어린이 대상만 아니라도 꽤 괜챦은 만화들은 또 있다.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도 좋고 먼나라 이웃나라도 좋고 그리스신화를 만화로 각색한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보면, 나의 개인적인 경우는 메이플 스토리나, 영어/수학 제목 붙은 책이나 보물섬 등의 만화는 같은 만화라도 잘 안 사주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대략 훑어 보면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다른 것들로 채워주곤 한다. 이건 뭐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니까. 생각난 김에 조카 책이나 몇 권 사야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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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12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는 아이들한테 학습만화 아니면 만화가 아닌 듯 읽히는데
'학습'이라는 이름이 붙을 때에는
아이들한테 얼마나 즐거운 책이 될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른들이 '학습소설'이나 '학습문학'을 즐기지 않듯
아이들도 '만화'라고 하는 문화나 예술을 누리도록
단행본 만화책으로 '이야기'를 찾게 해 줄 때에
즐겁게 책하고 사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비연 2013-09-12 06:50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맞는 말씀이세요~ 저도 만화 앞에 '학습'이나 교과목 이름 붙는 것엔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답니다. 다행히 '학습' 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아도 괜챦은 만화들은 요즘 많이 나오고 있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카스피 2013-09-1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20~30대 젊은 엄마들의 경우 어린시절 부모님한테 야단을 맞으면서도 몰래 만화를 보신 세데들인텐데도 여전히 자녀들한테 만화를 안 읽히는 것 같더군요.아무래도 만화보면 공부룰 안할 거란 편견이 뿌리깊이 박혀 있나봐요.
개인적으로 책만펼치면 자는 아이들한테는 차라리 학습만화가 나을거란 생각이 드는데 재미있는 만화를 보다보면 알게 모르게 공부에 도움이 될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죠.
뭐 일본의 경우는 수학의 정석같은 책도 만화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비연 2013-09-13 10:4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자기는 만화를 읽어도 애들이 읽는 건 싫어하는 경우도 있는 듯. 사실, 만화로라도 책을 가까이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정말 만화로 많은 걸 해결하는 나라인 듯. 심지어 관공서에서도 다 만화를..ㅎㅎ
 

 

원래 성격이 까칠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흠.. 분명, 남들보다는 '좀' 까칠하다.. 인정..ㅜ) 요즘 들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것 같다는 것을 오늘 아침, 갑자기 느꼈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나니 왠지 혀끝이 씁쓸하고 뭔가 내가 대단히 잘못 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온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금요일에 결국, 회사에서 업무를 빌미로 크게 부딪혔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하고 많은 사람 중에서 그 사람에게 나의 스트레스와 화가 터진 것은, 아무래도 좀 만만해서가 아니었나 싶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가 그렇게 심하게 얘기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불러놓고 난리를 칠 수 있었을까... 조금 망설여지는 기분이 없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람은 화를 낼 때도 사람을 가린다는 거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는 거고. 만만한 구석으로 열이 나간다는 거지. 순간, 내가 상당히 나쁜 사람으로 여겨졌고 계속 머리에 그 생각이 붙어 떨어지질 않고 있다

 

어제도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면서 난 너무 많은 얘길 했고 내 속을 너무 보였다. 누군가가 싫다거나 누군가를 피하고 싶은 이유는 다 있는 법. 그걸 표를 내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나는 표를 내고 있고 거기에 더해 어제의 만남에서 구차하게 왜 그런가에 대해 장황한 이야기들을 했다. 그게 맞는 얘기냐 틀린 얘기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 얘길 내 입을 빌어 했냐 안 했냐가 중요한 거지. 후회되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내가 요즘 사소한 일에 상당히 예민하고 그걸 말하고 싶어 안달날 정도로 까칠해져 있구나 라는 걸 느꼈다는 거다. 좀 calm down하고 스스로를, 남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겠다.

 

 

요즘 이 책을 읽고 있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고 이제 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하는 이 즈음. 김화영 교수의 이 글은 정말 나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나는 이 사람이 너무 부럽다. 평생을 카뮈와 함께 하고 그의 글을 번역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공명을 줄 수 있다. 자신의 글 또한 유려하고 자유로우며 사색적인 여행에 재주가 있다. 어제 그런 얘기를 했었다. 누가 부럽냐... 난 이런 사람이 부럽다. 그 자리에선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김화영 교수를 모를 것 같았다..ㅜ) 나는 김화영 교수의 인생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

 

"어제는 여름이었는데, 벌써 눈앞에 가을!" 보들레르는 이렇게 노래했다. 가을빛 속에 몸을 잠그고 지나간 여름을 생각한다. 보들레르의 가을 노래, 그 마지막 연을 생각한다.

"아! 부디 그대 무릎에 내 이마를 기대고 / 하얗게 작열하던 여름을 그리워하며 / 노랗게 물든 늦가을의 다사로운 빛을 음미하게 해주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김화영 교수는 엑상프로방스라는 곳에서 박사학위를 밟았고 젊은 날 가난한 유학생으로 아내와 함께 살던 그곳에 이제 40년이 지나 다시 가 그곳에서 추억과 문학을 음미한다. 40년의 세월동안 그에게는 두 딸이 생겼고 사위가 생겼고 손자가 생겼으면 흰머리를, 나이든 아내를 남겼다.

 

집 안내. 아래층엔 밖의 눈부신 빛과 대조적으로 어둑한 그늘 때문에 더 안락해 보이는 거실과 침실. 훤칠한 주방. 저 안쪽의 깊숙한 서재. 입구의 욕실. 에나멜같이 반짝이는 주황색 타일 계단을 딛고 오르면 조붓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방 세 개와 욕실. 창살 너머로 눈물겹도록 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프로방스의 숲. 인적이 없다. 코케 부인이 오래된 나무 벽장문을 열고 그 속에 차곡차곡 쌓인 시트들을 보여준다. 확 끼치는 신선한 광목 냄새에 나는 비로소 프로방스에 도착했음을 실감한다. 이곳으로 돌아오는 데 40년이 걸렸다니. 그 먼길 위에 흩어진 내 청춘의 발자국이 간데없다.

 

아... 내 청춘의 발자국이라. 청춘을 얘기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건, 이제 남보다 좀더 나이를 먹었다는 뜻이고, 그것은 노교수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닐게다. 왜냐하면... 청춘은 짧고 청춘이 아닌 시간은 기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청춘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겠지.

 

화자 마르셀이 어린 시절 바캉스를 보내는 콩브레 마을에서 소금 가게를 열고 있는 사람의 성이 카뮈다. 알베르 카뮈도 젊은 날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한 여름날 고요 속에서 먼지 앉은 통을 탁탁 두드려 터는 소금 가게 주인이 자신과 같은 성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때로 이런 정치한 묘사는 우리에게 현실보다 더 강렬한 삶의 일부분이라는 느낌을 준다. 문학은 삶에 형태와 윤곽을 부여함으로써 우리를 참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프루스트의 이 대목을 다시 읽을 때면 프로방스의 2층 방, 가볍고 서늘한 어둠의 감촉이 떠오를 것이다. 또한 프로방스에서 보낸 여름날 기억의 한구석에서는 언제나 프루스트가 그려낸 빛의 '노란 날개'가 떨리고 있을 것이다.

 

프로방스에 머물면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책 한 귀절을 떠올리고 거기에 등장하는 동명이인인 카뮈 아저씨에게서 알베트 카뮈를 연상하다. 그냥 읽고만 있어도 이리 마음이 푸근해지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야 만날 수 있는 그들을 거리낌없이 여기 이 자리로 끌고 와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김화영 교수가 다시한번 부러워진다. 그리고 나도 엑상프로방스라는 곳을 다녀오고 싶어진다. 시끄러운 도시가 아니라 정말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그곳.

 

이런 책을 읽노라면 산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느긋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가부좌 틀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고행할 필요가 없다. 그저 이런 구절들 속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화가 되는 느낌이다. 이 가을의 문턱에서, 그리고 일에 치여 나날이 예민해져만 가는 나라는 사람을 바라보며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제 첫 몇 장을 읽었고 나머지를 다 찬찬히 읽어나갈 생각을 하니 마음에 기쁨이 스민다. 마치, 염색물감이 천을 따라 스며드는 것처럼. 이 책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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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09 0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길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웃는 이야기
엮어
어떤 일 있어도
홀가분하게 마주하시기를 빌어요.
곁에는 고운 책들이 있으니까요.

비연 2013-09-09 08:53   좋아요 0 | URL
^___________^

함께살기님, 좋은 말씀 감사해요~

그렇게혜윰 2013-09-09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나올때 확 궁금했다가 잊고 있었는데 비연님 글 읽으니 김화영샘의 유려한 문장들이 떠올랐어요..^^

비연 2013-09-09 08:54   좋아요 0 | URL
앗. 책만먹어도살쪄요님.. 첨 뵙겠습니다^^
김화영 교수의 글들은 참 좋아요, 언제 봐도.
그나저나 아이디가 완전 인상적이세요!

Mephistopheles 2013-09-0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성격 죽었다는 것에 내 스스로가 놀라는 중이랍죠....

비연 2013-09-09 13:20   좋아요 0 | URL
흠... 저도 좀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왜 이리 안 죽는 건지.
주말에 마음을 잘 다스리고 왔다고 생각했으나 회사 오니 다시 울컥 중..ㅜ
 

 

그러니까 지금 멘붕 상태라는 거다. 열라 바쁜데, 도와주는 이는 없고 요구하는 이만 많고 아주 스트레스에 짜증이 몰아닥쳐서 밤마다 악몽을 꾸어대고 있다. 어제는, 막 좇기고 막 잃어버리고 막 늦고..  내가 싫어해서 이젠 안 만나는 친구들도 나오고 내가 가급적 안 만나려고 피하는 선배들도 나오고... 계속 깨어댔더니 지금 머리도 아프다.

 

이럴 때는 복잡한 책을 읽으면 절.대. 안되는 거다. 설사 필요하다고 해도 옆으로 밀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머리를 쓰다가는 방전이 되어 버리는 거지. 지금 방전 되면 정말.. 큰일이다. 그래서 어제 밤에 집어든 게 리 차일드의 소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리 차일드의 소설이다. 일단 읽어보고 재미있어야 다른 책을 사지.. 하면서 오래 전에 사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 <잭 리처>라는 영화가 나왔고 영화가 그닥 재미가 있진 않아서 책도 다시 안 끌리길래 바로 젖혀두었는데... 어젠 갑자기 눈에 띄었다. 그래. 이거다. 이걸 읽으면 다 잊을 수 있을 거야.

 

왜 하필 61시간일까. 2일도 아니고 3일도 아니고 2일 하고 13시간? 이런 애매한 시간일까, 왜. 암튼 무슨 사건이 나기 61시간 전부터의 일들을 쭈욱 쓰고 있고 지금 20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나름 흥미진진은 하다. 뭔 일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악당으로 나오는 플라토는 철학자 플라톤의 이름을 가져간 것 같은데.. 플라톤이 알면 아주 자지러질 얘기지. 자기 키 작다고 놀린다고 발목 아래 부분 잘라서 그걸 포름알데히드에 담아 배달시켜주는 사람이니까. 이 사람이 뭘 꾸미는 지 아직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정의로운 영웅 잭 리처가 다 해결해주리라 믿으니 마음이 편하다.

 

이런 류의 소설이 나에게 주는 안도감이란, 절대, 선이 이긴다는 거. 아무리 힘들어도 끝내는 주인공이 정의롭게 이기고 유머를 남기며 떠난다는 거. 그래서 읽으면서 긴장은 되지만, 매우 최악의 심정은 되지 않는다는 거. 그런 거다. 현실은 아니니까. 현실은, 애매모호하고 잘 모르겠고 예측 불가하고 선인지 악인지 구별도 잘 안되고 선이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답답하고 멘붕이고 짜증이고 스트레스이니까, 책에서라도 이런 안도감을 느끼면 좀 신경학상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도 이 상태 그대로 집에 가서 라면 먹으면서 다 읽어주리라.

 

뱀꼬리 1) 지금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내 앞으로 오락가락 하면서 이야기를 종알종알 하고 있다. 사람이 싫으면 발자국소리도 싫은 법인데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날 지경이다. 내가 저 사람 안 보기 위해서라도 여기 플젝은 다신 안 나오리라 결심하고 있다..ㅜ

 

뱀꼬리 2) 리 차일드 번역본이 꽤 많네. 근데 표지가 다 이 모양이냐...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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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9-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속의 잭 리처와. 영화 속 잭 리처는..어찌 그리 괴리감이 오는지요....
톰 아저씨의 무리수가 아닐런지..

비연 2013-09-03 11:2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이... 톰 아저씨와 정말 안 맞는...;;;; 무리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