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가함이... 오늘로 끝난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쩝.

 

이번 주는 그동안 못 만난 사람들, 못 간 곳들 싹 모아서 저녁마다 가야 하는 피곤한 한 주다. 머리도 해야 하고 (파마를 한 지가... 흠... 흠.... 반년?? ㅜㅜ) 간만에 마사지도 받고 (그러니까 마사지는.... 정말 백만년 전의 일이었다) 사람들도 만나고, 병원도 가고 (아흑)... 그러고도 꽃놀이 가려고 하루는 휴가를 낼까 하고 있다. 어차피 일 시작하면 휴가 못 내니까 그냥 이김에. 쓱.

 

한가하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예전 경험도 있긴 하지만, 맨날 한가하면, 혹은 목표없이 한가하면 좀 힘들다. 하지만, 뭔가 하던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난 후의 짧은 휴식은, 꿀맛이다. 물론 이것도 길어지면 힘들어진다. 회사를 팍 그만 못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단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시간을 투여할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아 쉬고 싶어 라는 마음만으로 회사를 그만둬버리면 거의 공중에 붕 뜬 느낌으로 지내게 된다. 좋은 건 딱 며칠뿐. 그 이후에는 스트레스 작렬이다.

 

넌 하고 싶은 것도 없니? 쉬면서 그런 거나 슬금슬금 하지 그러니? 라고 묻는다면, 그게... 일에 치이고 회사가 싫고 이럴 때는 한가득 생각나던 것들도 막상 회사를 그만 두고 시간이 남아돌면 그다지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기도 하다는 거다. 심지어 경제활동이라는 걸 조금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초조해지는 것이고.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그만두고 싶은데도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거다... 못났다 못났어 비연.

 

장가계 다녀온 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온 몸이 쑤시던 것도 좀 잦아들었고, 하지만 어제는 거의 오후 내내 잤더랬지. 식음을 전폐하고. 쌓인 피로가 만만치는 않은 모양이다. 좀더 쉬고 좀더 여유를 가져야겠다 생각이 든다.

 

어제는 배우 김영애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제 내가 알아온 많은 배우들이, 가수들이 세상을 뜨고 있다. 누구는 조금 이르게 누구는 천수를 누리고... 김영애씨는 만으로 66세. 사실 요즘 같이 오래 사는 시기엔 너무 이르게 간다 싶다. 췌장암이라는 질병이 수이 나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결국. <변호인>에서의 모습이 내게는 마지막이었는가. 나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TV에서의 모습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를 그렇게 애절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흔치 않은데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연기에 최선을 다했던 모습... 존경스럽고 부럽기까지 하다. 다 준비하고 평안히 가셨다 하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세상 떠나 하늘나라에서는 평안함만이 있기를.

 

그렇게, 사람은 나이가 들고 죽음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나 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고, 내가 낯익어하는 인물들이 또 하나둘씩 가는 걸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겠거니 하며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사는 건가.. 싶다. 일년 반 쯤 전에 나의 가장 친한 知人을 잃고 나서는 더 그런 생각이 짙어졌다... 그 아이에게 다녀온 지도 꽤 되었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소홀했다. 한가해진 틈을 타, 훌쩍 다녀와야겠다. 김영애씨가 묻힌다는 분당 메모리얼파크에 있으니. 더 기억이 났다는...

 

한가하게 도닥거리다 보니 이얘기 저얘기 두서가 없다. 그냥 하릴없이 생각나는 대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오늘은 칼퇴근해서 예약한 마사지에나 가야겠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나는 마사지 받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가끔씩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몸을 내가 움직여서 살도 빼고 근력도 키우고 해야 하는데 말이다. 천성이 게으른 탓일 수도 있겠다. 오늘은 야구도 없고 하니 마음껏..................아. 두산. 4연패다. 속이 쓰라리다. 왠지 조짐이 좋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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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제까지 나흘을 여행 다녀왔는데, 오늘은 이렇게 회사 사무실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분명 장가계의 그 장엄함에 가슴 저릿했었는데 지금쯤 되니 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몽롱하다. 일장춘몽. 인생은 一場春夢이 아니라... 여행이 일장춘몽이네. 그러고보니 정말 봄이네. 봄의 꿈.. 흑. 여행 갔다온 거 맞나 싶다.

 

프로젝트 하나가 가뿐히 끝나고 나면, 한동안 조금 여유스럽기는 하다. 5개월 가까이 일했으니 (뼈가 부스러지게 일했다고 하면 대단히 오바이지만, 근로기준법에 정한 것보다 훨씬 더 일한 건 맞다 ;;;;) 며칠 여유부린다고 뭐 어때..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고. 하루이틀만 앉아 있으면 밥을 축내는 직원으로, 농땡이를 부리는 직원으로 째림을 당하곤 한다. 이젠 그런 데에 내공이 쌓일 법도 하지만, 이게 이런 취급을 당하면 스트레스가 만빵인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이거다. 지금도 날 누가 발견할까봐 수구리 하고... 애써 모두를 외면하며 총총히 다니고 있다. 오늘도 제발 무사히.

 

조금 이따가는, 병원에 가야 한다. 아 병원. 일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있는데 이게 갈 때마다 여간 긴장되는 게 아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계속 걱정되고. 괜히 그 부위가 아픈 것 같고. 신경성이겠거니 하지만, 소심한 비연. 지금 긴장 중이다. 어쨌든, 회사를 나가 얼른 병원에 갔다가, 날도 꾸물한데 집에 가서 야구를 보고 싶다. 야구. 그래 나에겐 야구가 있구나.

 

눈치 줘도 며칠은 이렇게 지내야지. 아침에 스타벅스 들러서 커피 한잔 따악 들고 오고, 이런 저런 자료 보면서 공부도 좀 하고 그간 소원했던 사람들도 한번씩 만나가며. 물론 지금 약속 스케줄을 보면, ... 다음 주까지 꽈악... 갑자기 급 피곤이 몰려온다. 그래도 만날 사람이 있고, 그들과 즐거울 수 있다면 그만한 행복은 없겠지.

 

영화가 보고 싶다. 가장 최근에 본 게 <파도가 지나간 자리>. 나쁘지 않은 영화였고. 지금 개봉한 것들 중에 몇 개 고르는 중.

 

 

 

<히든 피겨스>는 내용 자체가 흥미롭다. 꼭 봐야겠다고 꼽아둔 영화이고. 평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일포스티노>는 재개봉하는 영화... 예전에 이걸 봤을 때의 감동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평범한 우체부가 파블로 네루다라는 대문호와의 교류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눈과 문학적 감성이 일깨워지는 과정이, 참 잔잔하게, 아름답게 그려졌었다. 다시 꼭 보고 싶었는데 재개봉한다고 하니 시간 맞춰서 봐야지 싶다.

 

 

 

 

 

 

 

또 보고 싶은 건, <프리즌>, <분노>, <문라이트>, <행복목욕탕>, <지니어스>, <아뉴스데이> <파운더>... 써놓고 보니 이거 매일 봐도 안되겠네..;;;;; 영화를 계속 못 봐서 그런가. 왜 이렇게 영화가 보고 싶은 거지.

 

 

 

무엇보다, 장가계를 다녀오고 나니 <아바타>를 다시 봐야겠다 싶었다. 장가계의 일부, 원가계라고 하는 곳이 영화의 배경이다. 그런 사람 사는 곳 같지 않은 곳을 어떻게 골랐을까 했더니 그곳이 중국이었다. 사람이 만들려고 해도 그렇게 만들기는 어려울 정도로 깎아지른 절벽과 거기에 푸르게 난 나무들이 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아바타>를 볼 때는 배경에 그렇게 주의를 집중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보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이건 네이버 굿다운로더를 이용해서 다운로드 받아 봐야겠다. 예전엔 어디 불법 사이트 들어가서 받은 파일들을 이용했었었었었었더랬지만, 최근에는 그냥 돈주고 사본다. 큰 돈도 아니고, 그렇게 불법 사이트를 헤매는 나 자신도 별로 마음에 안 들고, 무엇보다 바이러스도 크게 걸릴 수 있고, 불법 사이트라는 게 자꾸 막혀서 여기저기 또 찾아다녀야 한다는 게 귀찮아서, 이제 네이버 굿다운로더로 안착. 돈은 몇 쳔원씩 들지만, 그냥 마음이 편하니까.

 

 

 

아. 슬슬 준비해서 나가야겠다. 여유 있을 때 공부도 좀 하고 책도 많이 읽고 그래야지. 이번에 여행 가서 얘기해보니 정말 내가 돈 벌어 쓰는 데라고는 책과 여행 밖에 없더라. 옷이나 화장품을 막 사대는 편이 아닌지라... 다른 사람들은 살림도 해야 하고, 이젠 나이를 먹어 보톡스도 맞고 (흠? 그렇게 먹진 않았는데 요즘 유행인가봐ㅜ) 피부관리도 받고 그러던데... 사진 찍으니 차이가 나서 좀 허걱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돈 벌어 쟁여둔 책들을 읽는 시간을 많이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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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4-06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안보이시는 동안에 여행 다녀오셨군요! 크-
여행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다니... 인생은 언제나 그런식이지만, 우리 다음 여행을 기다리며 또 버텨봅시다.

저도 네이버 굿다운로드 이용하고 있어요. 돈 좀 쓰고 편하게 살고, 돈 좀 쓰면서 정당한 대가 지불하며 살자,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필립 지앙‘의 [파문] 읽는 중인데요, 이게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네요? 그래서 굿다운로드 있나 찾아보려고요. 헤헷.

비연님, 우리 알라딘에서 자주 만나요!

비연 2017-04-07 07:50   좋아요 0 | URL
락방님, 어쩜 저랑 이렇게 같은 마음을...^^ 저희 정말 알라딘에서 쭈욱 보아요!

낭만인생 2017-04-06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톡스 맞을 나이가 되면 우울해 지지만 독서로 마음이 젊어지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비연 2017-04-07 07:50   좋아요 0 | URL
사진을 보면, 나이가 느껴져서 이거 보톡스라도?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책에 더 눈이 갑니다. ㅎㅎㅎ
 

 

장가계는...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크고 넓고 심오하고 깊었다.

함께 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추억으로 두고두고 남을 것 같다.

 

 

@원가계 - 아바타 촬영지

 

@천자산

 

@황룡동굴

 

@귀곡잔도

 

@천문산

 

@천문산

 

@장예모 감독 연출의 뮤지컬 (선녀와 나뭇꾼 비슷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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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4-06 0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국여행 다녀오셨군요. 여행 즐거우셨나요.^^

비연 2017-04-06 07:03   좋아요 1 | URL
즐거웠어요~^^ 자연의 장엄함에 다시 한번 놀랐고... 무엇보다 함께 한 사람들과의 케미가 좋아서 ^^

보슬비 2017-04-08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가계 가고 싶었지만, 신랑이 고소공포증이라서 절대 가지 않겠대요. ㅎㅎ 사진으로 보니 정말 멋지네요.

비연 2017-04-08 22:08   좋아요 1 | URL
저도 겁이 매우 상당히 꽤 많은 편이라, 가기 전부터 부들부들 떨고 가서도 계속 떨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었어요. 진정한 고소공포증이시라면... 흠... 무리일 수도 있을 듯 싶기도 하고 ^^;;;;;
가서 보면 계속해서 ‘와‘ ‘와‘ 거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구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보슬비님이라도 친구분들이랑 슝 다녀오심도 괜찮을 듯 ㅎㅎㅎ

보슬비 2017-04-09 01:07   좋아요 0 | URL
고소공포증 없으신 비연님도 부들부들 떠셨으니, 신랑은 무리겠네요. 예전에 진짜 넓은 다리인데도 가운데만 걷고, 도로쪽으로 걷다가 가로등에 이마 부딪히기도 했거든요. ㅋㅋㅋㅋ 그래서 신랑도 장가계는 처제랑 가라고 신랑이 그러더라구요. ㅎㅎㅎㅎ

비연 2017-04-10 07: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무래도 보슬비님은 신랑 말고 다른 분이랑 가셔야 할 듯...^^;;;;
케이블카와 리프트 같은 건 조금 무섭기도 했거든요...
 

 

오늘은 여러가지의 의미로 다가온다.

 

새벽에 잠이 깼다. 요즘은 11시만 되면 깜빠닥 잠이 와서... (체력 부족인가, 노화인가... 무엇인가) 새벽에 한번쯤 잠을 깨게 된다. 노인 다 되었다... 어쨌든 살짝 눈을 떠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늘은 확인할 게 있는 거다.... "구속". 스마트폰을 내려 놓고 다시 눈을 감았다. 기분이... 이럴 때 너무 기뻐요... 이런 철없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다. 착잡하고... 이제 우리나라의 역사도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겠나 라는 기대감도 있고... 해방 이후의 정경유착과 비선실세... 이런 것들이 법앞에 평등하다라는 기치 아래 단죄되는 현재. 이것들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향타를 잡아주리라 믿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이 날. 구속으로 수감되던 날. 세월호는 인양되어 목포로 출발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팽목항에서의 생활을 접고 배를 따라 가게 되었고. 공교롭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한다. 3년이 지나서 인양한 마당에 공교롭다 말하기도 멋적을 뿐이다. 나는, 사람들이 현정권(과거정권인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본격적으로 가지게 된 건 누가 뭐라뭐라 해도 세월호 사건 이후라고 생각한다. 무능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비선실세가 설치고.... 이걸 참는 것도 힘든데, 아이들이 그냥 수장되었는데, 그냥 바다에 묻혀버렸는데, 그날의 대응이나 그 이후의 대응들이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라는 마음들이 공감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모여서 beam처럼 그녀를 쏘아서 구치소로 몰아넣었다고. 세월호 이후로 문화계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고 자꾸만 비밀공작들이 일어났고 감찰이 일어났고 ... 도대체 왜 그랬는 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 지 모르겠지만... 생각하니 또 화가 나네..ㅜ 이제라도 미수습자들 다 수습되고 원인도 밝힐 수 있다면 좋겠다. 죽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나 승객들은 돌아올 수 없지만 그래도 알아야 정리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마음 좀 추스르고... 눈물 난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프로젝트 끝나고 잠실 첫 출근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렀다. 커피와 빵을 시키고 창밖을,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아침을 먹는데,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좋았다. 누군가에게는 지옥같은 날이었을텐데 나는 오늘 정말 간만의 릴랙스함을 느끼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야릇했다. 출근길에 마시는 스타벅스 커피는 좋았다. 무료 쿠폰 오늘까지였는데 쓸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

 

그리고 오늘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3월 31일. 그래서 표를 예매해두었다. 잠실야구장. 두산;한화. 몇 년 만에 개막전을 볼 수 있다고 들떠 있는데..비가와서 조금 걱정이다. 오후 되면 더 많이 내린다는데, 개막전부터 우천취소되는 건 아니겠지. 오늘은 니퍼트가 선발이고.... 비가 그쳐주기를 두 손 모아 빌고 있는 중.

 

책은...

 

 

 

 

 

 

 

 

 

 

 

 

 

 

 

 

 

 

어제부터 이걸 들었다. 물론 아직도 읽고 있는 여러 권의 책들이 옆에 놓여 있으나... 그래도 범죄소설 한권 정도는 늘 끊이지 않아야지... 하면서. 오늘 새벽무렵부터 꺼내든. 아직 초반이라, 잘은 모르겠다. 재미있을 지 아닐 지는. 그 외에 아직도 읽고 있는 책들은... 아래의... 이외에도 몇 권 더 있지만 주요한 책들이... 많네... 철푸덕.

 

 

이 중에서 <양의 노래>. 이 책에 대해서는 한번 더 애기하고 싶다. 올해의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지금 2/3 정도 읽어나가고 있다. 재미없을 수 있는 내용인데, 계속 끌어다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잘 모르는 일본 지식인들 이름이 끝없이 나와서 각주 읽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아하. 재미있다.

 

<백치>도 이제 슬슬 재미있어지려고 하는 대목이다. 공작이 외국 갔다가 돌아와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대목까지 왔는데. 이게 어떤 전개가 될 지 꽤 기대되는 전개이다. <사진강의노트>도 좋다. 사진책이라기 보다는 사진작가의 에세이. 사진을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준다. <로마의 일인자>는 읽다말다 해서 기억이 가물해지려는 찰나라...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하나 하고 있다.

 

 

이렇게 3월 마지막날 하루가 수없는 의미로 다가온다. 이럴 수 있다는 게, 간혹 신기하다. 어쟸든 오늘은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조금 여유롭게 지내보고자 한다. 마음먹은 대로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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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31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시즌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이승엽 한 사람을 위해서 보려고 해요. 경기를 볼 때마다 뒷목 잡는 일이 엄청 많을 것 같습니다... ^^;;

비연 2017-03-31 10:18   좋아요 0 | URL
ㅎㅎ;;;;; 어쩌다 이런... 하긴 이승엽 한 사람을 위해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요...
전 올해 두산이 얼마나 견고해지는 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참이에요. 작년에만 반짝이 아니었기를.
 

 

프로젝트가 끝났다. 정확히는, 31일날 끝나는 거지만, 송도에서의 근무는 29일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이틀만 지나면 서울로 복귀다. 4개월 반 정도 있는다고 얻었던 오피스텔도 지난 주말에 정리했고 무거운 짐들 낑낑대며 다시 가져왔다. 짐 하나도 안 늘린다고, 안 산다고, 안 가져간다고 했었는데, 이사나온다고 챙기니 뭐가 그리 많은 지. 과감히 아깝다 생각말고 다 버렸는데도 몇 번을 왔다갔다 해야 했다. 덕분에 며칠 째 파스 붙이고 온찜질하며 자고 있다는...

 

송도 생활 끝났다고, 힘들었던 프로젝트 끝났다고 와, 신난다. 뭐 그런 건 아니고. 누구는 그러더이다. 하나의 hell이 닫히고 또 하나의 hell이 열렸네. 그 말이 정답. 일할 땐 일하는 게 힘들고 본사로 복귀하면 일하러 나가라고 쪼임 당해서 힘들다. 들어가서 딱 2주 정도 있다 나오는 게 제일 좋은데... 사람 일이 그렇게 마음 먹은 대로만 된다면 스트레스 라는 말 따위가 생겼겠는가.

 

송도는... 잠깐 있기엔 나쁘지 않았다. 오래 있기엔... 잘 모르겠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저녁 무렵엔 나다니기 무섭다. 갈대밭은 왜 이리 많은 건지. 공원에는 사람이 왜 이리 없는 건지. 물론 내가 주말엔 여기 잘 없었고 있었다 해도 일한다고 새벽별 보고 밤별 보고 그래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정붙이기는 좀 어려운 곳이었다.. 라는 게 나의 느낌. 정말 여기서 집을 정식으로 구하고 살면 또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지. 내가 뜨내기니까 더 그런 지도 모르겠다.

 

일단 서울의 집으로 복귀하니, 살림을 안해서 좋고... 혼자 사는데도 왜 이리 살림할 게 많은 지. 쓰레기에 설겆이에 청소에 빨래에.. 남들은 매일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을 나는 내 한몸 지탱하기 위해 하는데도 힘들다 힘들다... 쯔쯔. 이래서 사람은 젊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해봐야 하는 것이거늘.... 살림이라는 게 은근히 사람을 짓누르는 면이 있어서 퇴근 길에 오늘 어떻게 시간을 쪼개쓰면 효과적으로 이 일들을 다 마칠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느라 힘들었다...

 

덕분에.. 독서량이 급격히 줄었어요... 라고 변명을.. 해본다. 갈 때는 바리바리 별별 책을 다 싸갔는데, 참으로 무안한 것이 그대로..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는 게다. 저녁에 그냥 일드나 보고 영화나 보고... 아마 일년 치 맥주와 와인은 4개월동안 다 먹어치운 느낌이다. 혼자 산다는 건, 참 적적하고 허전한 일이라 뭐든 손에 안 잡히기 일쑤였다... 독신 생활 계속 하려면 이런 것에 길들여져야 하고 씩씩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할 일을 하는 자세를 지켜야겠다... 라는 괜한 결심 한번 꾸욱.

 

요즘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 꽂혀서 즐거운 마음이다. 이런 시리즈를 발견하는 건, 보물을 발견하거나 로또에 당첨된 기분에 비견할 만 하다고 난 생각한다. 그러니까, 보물 발견과 로또 당첨과 인연이 없어서 그 환상적일 것 같은 느낌을 내 맘대로 짐작해서 하는 말이다. 10개로 딱 끝난다는 이 시리즈. 심지어 1960년대에 1편이 나왔고 1970년대에 10편 나온 후 끝났으며, 작가 중 한 명이 10편 (시리즈 마지막) 끝난 다음 해에 사망하는 바람에 더더욱 후속 시리즈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이 시리즈. 수십년 전 얘기이고 북유럽이라는 낯선 곳 얘기인데도 눈에 쏙쏙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건, 참 놀랍고도 신기한 일인 거다. 글이란 이렇게 세대를 관통하는 맛이 있다. 그래서 좋다. 지금 2권째 읽고 있고... 아까와서 조금씩 차근차근 꼼꼼히 읽고 있다. 크. 얼른 3권도 나오란 말이야... 라는 심정도 함께 품으면서 말이다.

 

 

 

 

 

 

 

 

 

 

 

이거 끝나고 나면 또 나에게 있는 시리즈가 있나니. 으하하하하.

바로 요것 ↓

 

 

 

 

 

 

 

 

 

 

 

올리퍼 푀치의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가 글쎄... 긴 침묵을 깨고 2권 연속 출간의 행보를! 바로 사주는 센스. 사실 이 시리즈는, 나에게 딱 맞지는 않다. 좀 잔인하고 좀 적나라하고 좀 옛날 분위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읽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팍팍 풍기는 내용이다. 소재가 특이하고 나오는 분들의 캐릭터도 독특해서 쉽게 끊기 힘든 매력이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것이 끝나면 또 나를 기다리는 시리즈... 바로 요것 ↓

 

 

 

해미시 시리즈! 아... 시리즈 8권이 또 나왔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어서 이렇게 큰 모양으로 붙임을... 왜냐. 이제까지는 해외서평만 싣다가 이번에 국내독자 서평을 싣기로 했는데 내 글 중 일부를 발췌해 써도 돼냐는 연락을 현대문학으로 부터 받았었고... 당연히 오케이 했더니만... 글쎄 이렇게 실린 거죠.

 

● 해미시 맥베스 순경이라는 캐릭터가 점점 좋아진다. 사람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힘, 어찌어찌하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해코지한 사람들에게도 보이는 따뜻함, 유머 그리고 마을과 주변 사람들의 평온함을 지키려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 슬쩍슬쩍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도 얄밉지 않게 넘어가고, 사랑 앞에 약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부러울 정도로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자세. 반하지 않을 수 없다. _알라딘 독자 <비연>

 

으쓱. 으하하. 더더군다나, 8~10권까지는 출판사에서 무료로 보내준다고 하여.. 이 책이 지금 내게로 오고 있지 뭔가. 아. 이런 즐거운 일이 생기다니. 그래서 소중히 간직하면서 읽을 생각으로 벌써부터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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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 2017-03-28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로재나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비연 2017-03-28 13:20   좋아요 0 | URL
앗. boooo님 (o가 몇 개인지 한참 본..^^;;).. 비슷한 시기에 같은 책을 읽으신다니 넘 좋아요!
전 어제부터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읽고 있는데 이것도 재밌어요~

samadhi(眞我) 2017-03-28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축하합니다. 탈 송도와 서평 실리게 되어 책을 받게 된 것도.

비연 2017-03-28 15:48   좋아요 0 | URL
우히힛. 정말 여러가지로 좋네요~^^

cyrus 2017-03-28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낯선 곳에서 책이 잘 안 읽혀질 때가 있어요. 익숙한 장소와 공간에서 책을 읽을 때가 제일 편안합니다. ^^

비연 2017-03-28 15:48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이상하게 적막하고 적적하고 허전하고.... 집에서 읽으니 쑹쑹 진도가 잘 나가는 걸 보면.

무해한모리군 2017-03-28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재나를 내일부터 읽을 참이예요. 저는 촌놈이라 송도는 영 정이 안붙네요. 죄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 삐까번쩍 가게들이라. 시장이나 골목이 좋아요.

비연 2017-03-28 22:38   좋아요 0 | URL
로재나! 송도는 번쩍거리긴 한데 정말 정이 안 붙는 곳이에요. 사람 사는 맛이 안 느껴진다고나 할까.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단발머리 2017-03-28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젝트 마치고 서울 컴백 축하드려요~~~ *^^*
서울엔 미세먼지가 아주 많지만... ㅠㅠ

서평 실리신 것도 책선물도 축하드려요~
으쓱으쓱~~~하실만해요~~ ㅎㅎㅎㅎㅎ

비연 2017-03-28 22:39   좋아요 0 | URL
우히히~ 미세먼지는 송도도 많았기에... 그저 서울컴백이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7-03-28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멋진 소식이네요! 송도에서 돌아오시는 것도 그렇고 책 받으시는 것도 그렇고요!
저는 지금 로재나 읽는 중인데 왜이렇게 재미가 없죠? 이걸 끝까지 읽어야하나 고민하며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어요... ㅜㅜ

비연 2017-03-28 22:40   좋아요 0 | URL
락방님, 감사감사~ 로재나가 좀 심심한 전개이긴 한데... 읽다보면 좋아질 지도 몰라요~^^;;;; 전 재미나게 읽은 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