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가함이... 오늘로 끝난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쩝.

 

이번 주는 그동안 못 만난 사람들, 못 간 곳들 싹 모아서 저녁마다 가야 하는 피곤한 한 주다. 머리도 해야 하고 (파마를 한 지가... 흠... 흠.... 반년?? ㅜㅜ) 간만에 마사지도 받고 (그러니까 마사지는.... 정말 백만년 전의 일이었다) 사람들도 만나고, 병원도 가고 (아흑)... 그러고도 꽃놀이 가려고 하루는 휴가를 낼까 하고 있다. 어차피 일 시작하면 휴가 못 내니까 그냥 이김에. 쓱.

 

한가하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예전 경험도 있긴 하지만, 맨날 한가하면, 혹은 목표없이 한가하면 좀 힘들다. 하지만, 뭔가 하던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난 후의 짧은 휴식은, 꿀맛이다. 물론 이것도 길어지면 힘들어진다. 회사를 팍 그만 못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단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시간을 투여할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아 쉬고 싶어 라는 마음만으로 회사를 그만둬버리면 거의 공중에 붕 뜬 느낌으로 지내게 된다. 좋은 건 딱 며칠뿐. 그 이후에는 스트레스 작렬이다.

 

넌 하고 싶은 것도 없니? 쉬면서 그런 거나 슬금슬금 하지 그러니? 라고 묻는다면, 그게... 일에 치이고 회사가 싫고 이럴 때는 한가득 생각나던 것들도 막상 회사를 그만 두고 시간이 남아돌면 그다지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기도 하다는 거다. 심지어 경제활동이라는 걸 조금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초조해지는 것이고.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그만두고 싶은데도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거다... 못났다 못났어 비연.

 

장가계 다녀온 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온 몸이 쑤시던 것도 좀 잦아들었고, 하지만 어제는 거의 오후 내내 잤더랬지. 식음을 전폐하고. 쌓인 피로가 만만치는 않은 모양이다. 좀더 쉬고 좀더 여유를 가져야겠다 생각이 든다.

 

어제는 배우 김영애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제 내가 알아온 많은 배우들이, 가수들이 세상을 뜨고 있다. 누구는 조금 이르게 누구는 천수를 누리고... 김영애씨는 만으로 66세. 사실 요즘 같이 오래 사는 시기엔 너무 이르게 간다 싶다. 췌장암이라는 질병이 수이 나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결국. <변호인>에서의 모습이 내게는 마지막이었는가. 나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TV에서의 모습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를 그렇게 애절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흔치 않은데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연기에 최선을 다했던 모습... 존경스럽고 부럽기까지 하다. 다 준비하고 평안히 가셨다 하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세상 떠나 하늘나라에서는 평안함만이 있기를.

 

그렇게, 사람은 나이가 들고 죽음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나 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고, 내가 낯익어하는 인물들이 또 하나둘씩 가는 걸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겠거니 하며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사는 건가.. 싶다. 일년 반 쯤 전에 나의 가장 친한 知人을 잃고 나서는 더 그런 생각이 짙어졌다... 그 아이에게 다녀온 지도 꽤 되었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소홀했다. 한가해진 틈을 타, 훌쩍 다녀와야겠다. 김영애씨가 묻힌다는 분당 메모리얼파크에 있으니. 더 기억이 났다는...

 

한가하게 도닥거리다 보니 이얘기 저얘기 두서가 없다. 그냥 하릴없이 생각나는 대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오늘은 칼퇴근해서 예약한 마사지에나 가야겠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나는 마사지 받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가끔씩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몸을 내가 움직여서 살도 빼고 근력도 키우고 해야 하는데 말이다. 천성이 게으른 탓일 수도 있겠다. 오늘은 야구도 없고 하니 마음껏..................아. 두산. 4연패다. 속이 쓰라리다. 왠지 조짐이 좋지 않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