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서늘하더니만, 어제오늘은 날이 정말 눈부시다 라는 표현이 맞겠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요일의 투썸인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 살아있어서 참 다행이야 라는 생각이 들만치 좋다.

 

어젠 몸살 기운이 있어서 이 좋은 날에 집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잠만 잤다. 그 와중에 책은 읽겠다고 품에 안고 말이다. 무겁기까지 한 책을 가슴이 팍 안고 잤더니 어깨가 다 뻐근하다.. 쓸데없는 짓을... 쯧쯧.

 

 

그러나 그 와중에도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것. 상.하권 중에 상권 하나 다 읽은 걸로 뭐 그리 감격을? 하겠지만 이넘의 책 두께가 500페이지다. 그러니 앞으로 500페이지를 더 읽어야 한다는 것이고. 고전소설의 특징인, 초반 도입부에서부터 아주 느릿느릿 진행되는 전개과정에 중간쯤 까지는 이거 읽어 말어? 하고 있었는데, 상권이 끝날 때쯤에는 매우 흥미진진해져 버렸다. 그래서 상권 덮고 두말 없이 하권을 꺼내들었다. 뭐 아직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도스토예쁘스키의 소설들은 인간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는 것.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이고.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을 마치 경전인 듯 끼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이 작가를 매우 매우 좋아하고 읽을 때마다 감동하고 있는데, <백치>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악령>이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같은 소설을 볼 때의 감동은 아직 솟아오르지 않고 있다. 아마도 초기작품이라 그런 지도 모르겠다. 다만, 전개가 되면 될수록, 아.. 사람의 이 복잡미묘한 심리를, 때로는 병적일만차 오락가락하는 그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은 여지없이 느끼고 있다. 집에 <악령>을 사두어서 이 다음에는 <악령>을 읽을 참이라 워밍업이 되는 느낌이다.

 

 

<백치>의 두꺼운 상권과 하권 사이에 끼워넣어 읽겠다고 꺼낸 건 정유정의 <종의 기원>이다. 작년에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고 꽤나 감탄했던 터라 바로 <종의 기원>을 사두었더럤다. 이걸 읽지 않고 계속 미룬 까닭은, 알고보니 내용이 좀 섬찟해보여서 마음도 계속 울적한데 읽으면 그 울적을 더할까 두려워 다소곳이 책장에 그대로 두었다... 라는 거고.

 

 

이제야 읽을 마음이 든 건, 이젠 더이상 미룰 수 없을 만치 읽고 싶다는 욕망이 커져서였다. 왠지는 설명이 안되고..허허. 어제 새벽에 잠시 읽었는데, 오. 이 작가. 정말 문제적인 작가구나 싶다. 인간 심정의 밑바닥을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하구나 라는 생각. 우리나라 현대 작가 중에 꽤 괜챦은 작가로 남을 수 있겠다 라는 느낌.

 

물론 약 100페이지가량 읽은 내용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한유진이라는 사람이 일인칭 시점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들은... 결말까지 가기가 두려울 정도로 무섭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시커먼 구멍을 보는 것 같아서 두렵다고나 할까... 그래서 새벽녘에 읽다가 일단 덮었다. 더 읽으면 잠을 자기 힘들겠다... 내용의 흡인력도 대단해서 더 읽으면 정말 잠을 자기 힘들겠다... 일이 많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라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나오면서도 이 책을 꾸역꾸역 챙겨나온 건... 웅. 이래선 안되는데. 혹시 일하다가 피곤하면 잠깐 읽을까 라는 핑계를 대며 가방에 쓰윽 넣었다. 이거 읽기 시작하면 오늘 일은 끝.. 이라는 느낌도 있었으면서. 그래서 우선 일부터. 라며 자료들을 다 꺼내놓고 이 책은 저 멀리 두었다. 날 읽어 날 읽어.. 라고 쳐다보는 것 같아 애써 외면하며.

 

아 날도 좋은데... 놀러도 못가고. 라는 불평감은 버리기로 했다. 이 화창하고 평화로운 날이 일요일이라는 것, 그래서 내가 느즈막히 나와서 빛나는 햇살을 바라보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 내가 세상에 이렇게 버젓이 존재한다는 것에 안도감과 기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런 날, 두산은 야구를 이겨야 한다. (이 왠 삼천포???) 그러면 나의 이 멋진 일요일의 결말이 더욱 멋져질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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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9-17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치> 갈수록 재밌어질겁니다! 저도 <백치> 읽고 다음으로 <악령>을 읽으려고 했는데 텀이 많이 길어졌네요. <악령>도 보고 싶고 <7년의 밤>도 읽고 싶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비연 2017-09-17 13:55   좋아요 1 | URL
오 그렇게 말씀하시니 안 그래도 기대되는 하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네요~ 도스토예쁘스키 책들은 일단 길어서, 읽으려고 들면 작심을 해야 한다는 게 문제임다 ㅎㅎ 고양이라디오님도 좋은 하루요!^^
 
오랜만에 이벤트

 

다락방님이 오랜만에 마태우스님의 책을 5분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한다고 하는 페이퍼를 읽고,

문득 나도... 이벤트를? 이라는 따라쟁이의 마음이 생겨버렸습니다. 으하하. 따라쟁이 비연...우힛.

 

다만, 같은 책으로 이벤트를 하면 재미가 반감될 우려도 있고,

마태우스님의 책은 워낙 많은 분들이 아시니 많이들 사실 것 같기도 하고,

또 내가 꼭 추천하고 싶은 저자의 책이 나와서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소방공무원, 쌍용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생존 학생, 동성애자…
현장에서 이루어진 연구들, 함께 생존하고 함께 건강해지는 법을 말하다
“사회적 원인을 가진 질병은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 알라딘 책 소개 중에서

 

저자인 김승섭교수는 사회적 약자, 소외된 자, 그늘에서 외롭게 일하고 있는 자... 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젊은 학자입니다. 페북으로도 많이 알려진 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자신의 신념을 올곧게 쭈욱 밀어붙이며 그 깊이를 더하는 사람에게 큰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320페이지라는 짧지 않은 책이지만, 한번쯤, 사회적인 질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끔 하는 책일 거라고 생각되구요.

 

 

 

 

그래서, 이 책으로 이벤트를 하고자 합니다.

 

댓글 선착순으로 3명 까지 책을 보내드릴게요.

이름, 전화번호, 주소 3종세트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 가을, 좋은 책으로 마음이 흥하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뱀꼬리) 이벤트 했는데.. 아무도 대꾸가 없으면 어쩌나 문득 불안감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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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09-17 00:06   좋아요 1 | URL
제가 감사하죠~
좋은 책, 잘 읽으시고 감상평도 올려주세요~^^
지금 바로 주문했어요! 곧 받으실거에요~

2017-09-16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09-17 00:06   좋아요 1 | URL
읽어보고 싶은 책을 선물할 수 있다니 정말 좋습니다~^^
지금 바로 주문했어요! 곧 받으실거에요~

쎄인트saint 2017-09-18 13:13   좋아요 1 | URL
평안하시지요? 보내주신 귀한 책 ..잘 받았습니다.
차분한 머그컵도 함께 왔네요..잘 읽고..잘 쓰겠습니다.
몸과 마음 평안하신 날 되십시요~

비연 2017-09-18 13:14   좋아요 1 | URL
아 잘 도착했다니 다행임다~
즐독하시길요^^

북프리쿠키 2017-09-17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나눔에 박수를 ~ 짝짝짝!!^^

비연 2017-09-17 00:19   좋아요 1 | URL
우히히~^^;;
책나눔은 기쁨인지라~

2017-09-17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09-17 11:09   좋아요 0 | URL
제가 추천해서 읽어보고 싶으시다니..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는..^^;;
그래도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거에요~ 지금 바로 주문 들어갑니다~

다락방 2017-09-17 0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너무나 참여하고 싶지만 다른 분께 양보하겠습니다.
라고 썼는데 이미 마감된 것 같네요. 하핫.
응원합니다!!

비연 2017-09-17 11:10   좋아요 0 | URL
우히힛. 감사합니다~ 담엔 참여해주세요!^^

비연 2017-09-17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 분이 바로 신청해주셔서 정말 감격입니다~^^
이벤트할 때 불안불안했는데 말이죠. 다음엔 돈 많이 모아두었다가 더 큰 이벤트로..ㅎㅎㅎ
우선, 이번 이벤트는 세 분이 채워져서 마감.입니다~

단발머리 2017-09-17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이벤트도 너무 너무 좋은대요.
걱정도 잠시~ 금방 마감된거 축하드려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알라딘 이벤트^^

비연 2017-09-18 09:09   좋아요 0 | URL
다음에 또 이벤트 할게요~
책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했는데 금새 댓글이 달리는 걸 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에요^^

사랑은 야야야 2017-09-19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잘 받았습니다! 상자가 꽤 무겁다 했더니 예쁜 머그컵도 있네요! 책도 양장본에 묵직한 느낌이라 아껴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비연님 넘 감사드려요! 잘 읽을게요~

비연 2017-09-19 23:05   좋아요 0 | URL
잘 도착했다니 다행입니다^^
머그컵은 기념으로다가 ~ㅎ 재미나게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어제 회사에 출근해서 아침에 잠시 240번 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원래 이 일에 대해 올렸던 게시글과는 그 진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아이가 4살이 아니라 7살 정도이고 엄마가 어쩐 일인지 아이가 없어진 걸 10초쯤 뒤에 깨닫고 내려달라고 요구한 것. 그런데 그 때 버스가 손님을 내리기엔 부적절한 그러니까 사고가 날 만한 장소였던 지라 10초쯤 뒤에 길 쪽으로 대어서 내려준 것.... 버스기사가 부도덕하고 불친절했다거나 서로 욕설을 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아 그래. 진상은 그랬던 거구나. 하지만 아직도 모호한 게 많다는구나. 하고 평범하게 듣고 얘기하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한마디를 했다.

 

"그 엄마가 버스 안의 CCTV는 공개하지 못하게 한다네요?"

 

흠?

"아. 뭔 일이 있었나?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라고 대꾸했더니 갑자기 조용히 있다가 한마디 다시 덧붙인다.

 

"맘충이라고 있죠? 그런 거죠."

 

그 단어를 듣는 순간, 화가 갑자기 치솟았다.

 

"그런 단어는 쓰지 맙시다. 어떤 일이 있었는 지도 모르고, 또 여성한테만 그런 류의 단어들을 붙여서 규정짓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되네요." 라고 말했더니 막 짜증을 내면서 자기도 경험을 해봤지만 정말 그런 엄마들이 있다는 둥, 그렇게 불려도 뭐라 할 수 없다는 둥...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내가 "그런 사람은 있겠지. 하지만 그런 '명사'로 규정당하는 건 항상 꼭 여자들이다. 이건 여혐의 일환이고 그래서 이런 단어를 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얘기하니 하는 말이.

 

"아. 되었어요. 여기서만 그 단어 안 쓰면 되죠? 난 절대 동의 못하지만 여기서는 안 쓰도록 하죠."

 

이 대화가 어제 오늘 계속 머리 속을 맴돈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일이라서 속에서 막 뜨거운 화의 기운이 올라오곤 한다.

 

 

마태우스님이 이 책을 내었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이런 제목으로 이런 내용으로 책을 내다니 용감하신 마태우스님...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대화를 나눈 상대 남자는 40대였고 배울 만큼 배웠고 상대적으로 여자라고 누구를 혐오를 한다거나 차별을 하는 동료는 아니었다. 아니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교수가 여성 차별과 혐오에 대한 문제를 말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며, 여혐을 일삼는 남성들의 주장이 왜 잘못됐는지를 알려준다.

‘된장녀’, ‘김치녀’, ‘맘충’ 등 여성혐오를 표현한 단어들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으며, 남성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글에 동조하거나 그들의 행태에 침묵하는 이들은 많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가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현실이 남성들로 하여금 분풀이할 대상을 찾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만만한 약자, 즉 여성이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유리천장과 독박육아처럼 불평등한 여성의 삶이 존재한다. 혐오와 차별을 없애달라는 여성들에게 ‘여자도 군대 가라’며 역차별 운운하는 남성들의 주장이 억지에 불과함을 역설하며 남성들의 각성 또한 필요함을 강조한다.  - 알라딘 책 소개 中

 

남자들은 이런 말을 하면서 이게 '여혐'의 한 양태라는 것도 모르고 마구 내뱉는다.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성차별적 요소를 간과한다. 그런 얘길 들을 만하다고 자기는 상식선에서 판단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틀렸다고 얘기하면 화를 낸다. 자기가 하는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몰고 간다고 짜증을 낸다. 자신의 바닥을 보려 하지 않는다. 억지를 부리면서 억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말, 매번 피곤하다. 마태우스님의 이 책을 사다가 안겨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남자가 이런 얘기를 한다. 좀 깨달아라. 라고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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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7-09-14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화가 많이 나셨겠네요.. 요즘의 이슈들은 너무빨리 소비되어져서 오전에 화제가 되었던 이슈가 오후엔 또 다른 이슈로 대체되어지고.. 너무 빨리 떴다가 너무 빨리 잊어버리다보니 어쩌면 개중에는 확인이 아직 완전히 안된 일들이 화제거리가 되었다가 나중에 다른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채로 이미 잊혀지는 경우도 많기도 하죠. 그래서 이슈들이 너무빨리 소비되어지는 요즘현실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이라고 붙이는 것이 사람을 벌레로 규정짓는게 재미로만 생각하기엔 선을 넘어간 것 같아서 너무 싫어요. 대부분 이런 식의 분류가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 생겨난 재미와 비하의 표현으로 쓰는 말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커뮤니티 특성상 구성이 남초이기 때문에 이런 규정이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구요.. ㅜㅜ

비연 2017-09-15 08:55   좋아요 1 | URL
블랙겟타님... 저도 동의해요. 요즘 이슈들은 빨리 소비되기도 하고 그래서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에게 일파만파 너무 빨리 번지기도 해서 불편합니다. 무엇보다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확인없이 그냥 막 내지르는 언론의 태도나 지나치게 거기에 대해 표피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렇구요... 여성들에 대한 이런 표현들은 사실 화가 난다기보다는 서글퍼지는 일입니다. 이런 식의 그릇된 규정화, 막무가내의 비난 등이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라는 막막함도 있구요... 그 동료, 지금도 제 앞에 앉아 있네요..ㅜ

사실만 말하자 2017-09-15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귀막고 눈가리고 빼액빼액 여혐하지마~!
군바리 꼰대 한남 이건머냐?
맘충이란 단어가 모든 여자을 지칭하는 말이냐?
맘충이란 단어가 모든 엄마을 지칭하는말이냐?
일부의 잘못되고 이기적인 아줌마들을 지칭하는 말이고
맘충이란 말이 사실 여러맘카페에서 혐오적으로 들린다고 스스로 자신을 조심하게 만드는 역할도 하고있다.
맘충이란 단어을 제일 만이 쓰는 사람이 남자라고?
사실 미혼여자들이 제일 많이 쓰고 실제 인터넷 글중에 맘카페의 글들이 거의 맘충이란 단어을 스스로 쓰고있다.
맘충이란 단어가 최초에 어디서 만들어 졌다가 아니라 무개념 아줌마을 맘충이라고 부르고 맘카페에서 제일만이 쓰이고
있다는거 모르지? 어린 여성같은데 한번쯤은 바른소리도 하면서 살아라
그런 편향된 우김으로 살면 너또한 그소리을 듣게 될것이다. 그말을 하는 사람이 꼭남자일거 생각하냐?
그리고 귀막고 눈가리고 빼액빼액 하지말고 기사을 찾아 눈깔로 보고 글을 써라
국민들 대부분이 이미 실을 알고 거기에 말을 하는데 맘카페와 일부 여성들이 그걸또 무분별하게 여라라고 감싸냐?
도둑넘감싸면 너도 도둑넘이고 살인자 감싸면 너도 살인자되는거다.
행실의 자잘못을 따진후에 엄마던 여자던 찾아라
우리사회에서 여자라고 모든 도덕을 모든법을 아우르고 막가파로 살려고하냐?
그런 생각이 지금 맘충의 전형인거 모르냐?
성동구 맘카페 같은데 가서 봐라 도저희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더라
사회가 아무리 지 꼴리는대로 살아도 된다지만 아닌건 아니잔아

비연 2017-09-15 15:21   좋아요 1 | URL
잘 읽었습니다.

몇 가지 ‘사실만 말하자‘면..
1. 저는 ‘어린 여성‘이 아닙니다. 나이가 상당히 많습니다.
2. 제게는 ‘눈깔‘은 없습니다. ‘눈‘이 있을 뿐입니다.
3. 저는 ‘남자‘를 욕한 적은 없습니다. 누구든 상대를 작은 지식으로 규정하는 ‘사람‘을 경계한 겁니다.

이상입니다.

다락방 2017-09-15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위에 댓글 너무 후져서 제가 다 부끄럽네요...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비연 2017-09-15 22:34   좋아요 0 | URL
쩝...유구무언..입니다...

이하라 2017-09-1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이 여혐은 아닐겁니다 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기본의무이니까요 군가산점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역차별임에도 분명하구요 여성들 스스로도 그런 인식을 서서히 하고 있기에 최근 이슈가 된 여성의 군복무도 의무화해달라는 여성들 스스로의 청와대 청원도 있었던 것이겠죠 게다가 맘충이란 표현은 저는 알게 된게 며칠되지 않았는데요 아마도 그런 표현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여성들이 더 사용하고 있을듯 합니다 직업이 있는 여성들이 전업주부를 무시하며 처음 사용한 신조어가 아닌가 싶네요

비연 2017-09-15 22:37   좋아요 1 | URL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잘 읽었습니다. 아울러, 직업이 있는 여성이 전업주부를 무시하며 처음 사용한 신조어가 맘충이라는 건, 좀 지나친 억측이 아닐까 싶네요.

hellas 2017-09-16 0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겪으신 일도 화가나지만 댓글도 정신이 아득해지네요. 여적여 프레임으로 못박고 싶은걸까요. 얼마전 여성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했었는데 몇몇 남성분들이 여성의 연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간의 질투에 대해 더 빈번한 일 아니냐고 말하더군요. 나는 뒷짐지고 엣헴 할테니 너희들끼리 좀 싸웠으면 하는 심리인지 ㅡㅡ

비연 2017-09-16 22:39   좋아요 1 | URL
이런 류의 이야기들에서 참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하게 되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2017-09-16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6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마열 2017-09-19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베충으로 부터 시작된 단어가 ‘충‘ 이란 단어죠. 여자한테만 여혐이라는 이유로 ~충이라고 부르는건 아닙니다.

그 버스기사는 자살까지 생각했고,
딸아이들은 울면서 인터넷에 해명을을 적었답니다, 그리고 저 여자는 형사고발을 진행 하였던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맘충이라고 할까요?

특정부류에 규정을 지어라, 혹은 짓지마라. 라고 말하기 이전에
왜 세상이 이렇게까지 이기적이 되었는가, 왜 저런단어가 나올까를 먼저 생각해봤으면 좋겟습니다.


비연 2017-09-19 13:54   좋아요 1 | URL
잘 읽었습니다.

다만, 어느 사안이나 fact를 다 알 수는 없는 것이고
자기가 보는 혹은 아는 내용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생각해보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쓰게 된 것도 오래 된 일은 아니다 싶다. 주 5일제를 적용하는 회사들에 다녔지만, 항상 일에 부대껴서 주말 하루는 나가야 했었던 것 같고, 그렇게 회사 일을 하지 않더라도 정신없이 사람들 만나느라 허덕거리며 다녔던 적이 많았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 것도 '나의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내가 나 하나만을 바라보며 나의 일을 차분히 하는 시간들을 즐기게 되면서부터 '나의 시간'이 온전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일요일은 대부분 집 앞 투썸플레이스에 나온다. 노트북을 들고 나오기도 하고 그냥 책 한권만 들고 나오기도 하고. 가끔은 엄마를 불러서 팥빙수라도 하나 먹고 들어가기도 한다. 일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알라딘을 도닥거리기도 하고 어떨 땐 이메일 정리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이 평화로움이 너무 좋다... 라는 생각이 오늘따라 많이 든다.

 

 

 

에드 맥베인의 소설을 사두고 바로 읽지 않는 것은, 반칙이다... 라고 본다. 그래서 이번에 구매한 책 중에 제일 먼저 잡아 들어서 결국 어제 하루 만에 다 읽어 버렸다. 누누히 얘기하지만 이 그리 길지 않고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으며 상당히 일반적이고 시시한 농담들이 수없이 오고가는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가를 읽기 전에 꼭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맞아 이거야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미국 사람들이 딱 좋아할 만한 수위의 대화체 구성, 통통 튀기는 대화 속의 유머와 해학, 경찰을 '직업'으로 가진 다양한 연령층,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의 생활 모습... 유혈이 낭자하거나 대단한 추리나 엄청난 액션이 나오지 않아도 이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푹 빠지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는 있겠으나, 내가 좋아하는 류는 이런 책인 것 같다. 아 에드 맥베인의 책을 이렇게 열심히 내주는 피니스 아프리카에에게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르겠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찔끔찔끔 여기저기서 일관성 없이 나오던 이 시리즈를, 꽉 다잡고 쭈욱 내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거 중간에 안 내게 되면 서명운동이라도 할 참이다. 87분서 시리즈를 전부 내주세요! 라고.

 

 

오늘은 할 일이 꽤 많다. 이젠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일정에 쫓기고 있는 터라 아침에 작심을 하고 노트북만 하나 달랑 들고 왔다. 책을 들고 오면 자꾸 책을 읽게 되니, 과감히 일 다하고 집에서 읽으리라 하고 가방에서 빼버렸다. (훌쩍) 바빠지면 여기저기 다니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묘한 심정인지라, 괜히 가을여행에 기웃기웃거려보기도 하지만... 추석 때 부모님과 여행을 일주일 가기로 예약되어 있으니 (예약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멀리도 못간다ㅜ) 그거 하나 바라보고 열심히 이 일들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라고 굳게, 굳게... 마음을 다지고 나왔노라... 여기서 선포. (ㅎㅎㅎ)

 

다음 책은 뭘로? 잠시 고민하다 나왔는데, 아무래도 읽다 만 <백치>를 다 읽어야겠다 해서 다시 꺼내놓고 나왔다. 상권 거의 다 읽어가던 중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 저기 멀리 밀쳐두었었다는. 내친 김에 하권까지 완독해봐야지. <백치> 다음엔 <악령>을 읽고 싶은데, 그렇게 긴 호흡의 독서를 시간이 허락할 지 모르겠다. 한 달만 어디 쳐박혔다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헛된 희망을 다시 한번 품어보며... 이제 일하자. 휘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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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9-11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외출중에 이 글을 보고 ‘나도 빨리 까페가서 책 읽어야지, 그리고 그러고 있다고 댓글 달아야지‘ 생각했는데, 결국 그냥 집에 돌아왔어요. 책은 무겁게 계속 가지고다니고.... 집에 와서 책을 읽으려 햇지만 한 장 읽으니까 꾸벅꾸벅 잠이 오고.. ㅠㅠ
제 주말은 그래서 책 한 장도 안읽고 날려버렸어요 ㅠㅠ

비연 2017-09-11 20:2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다락방님 댓글에 웃음이~ 그런 날이 있어요. 책을 낑낑거리고 들고 다니다가 그냥 집에 오는 날. 어제가 그런 날이었던 모양이에요. 근데 정말이지, 요즘은 책 읽는데 왜 이리 졸린 걸까요. 꾸벅꾸벅ㅜ
 

 

아침에 스타벅스를 오면 대부분 조용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 여기 스타벅스는 지하에 공간이 있는데, 아 내려오는 순간 안심했다. 아. 조용하다... 그러나 그 순간은 잠시. 뒤이어 남녀 한쌍이 내려와 크게 떠들기 시작했고 할아버지 한분이 내려와 전화를 큰 목소리로 하기 시작했고, 여자 두명이 내려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다방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소리를 조금 낮추어서 하면 안되나. 속에서 짜증이 치밀어 오르면서.. 이어폰을 챙겨오지 않은 스스로에게까지 짜증의 화살을 돌리게 된다.

 

어쨌든.

 

최근에 두 권의 책을 연거푸 읽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글은 묘하게 찾아보게 된다. 100년도 전의 사람이고, 약간 고풍스럽고 어색한 어투이고, 그 사상 또한 고루함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생각의 방식이랄까. 내용의 참신함이랄까. 읽으면서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현암사에서 나온 책들을 하나하나 다 모으고 있는데... 이 책은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된 에세이집이다. 단편도 한꺼번에 쓴 게 아니라 초창기부터 사망하기 바로 전 해까지 띄엄띄엄 쓴 것들을 한데 모은 것이고, 표제인 <긴 봄날의 소품>은 그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다...

 

나쁘지는 않으나, 아주 좋지도 않은 그만그만한 에세이였다. 소설과는 달리 소세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챦았고. 특히 마지막 단편 <유리문 안에서>는 그 이듬해에 사망하는 소세키를 생각하면, 뭔가 쓰는 내용마다 애잔함이 스민다고나 할까. 알고 보면 이런 것이겠지. 자주 아프고 그래서 자주 병석에 누웠던 소세키인지라, 주변 사람들 주변 동물들 등등에 대한 감상들이 조금 남다르다고나 할까. 죽음에 대한 생각들도 그렇고.

 

 

 

이런 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안 읽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회찬 국회의원이 김정숙 여사에게 선물을 했다 하고... 지난 번에 경주 내려갔을 때 들렀던 '어서어서'라는 서점의 주인장도 옆에서 보니 극구 추천을 하길래, 그래, 그럼 한번 읽어볼까 하고 사두었던 책이다... 반나절 만에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과 내용이었다. 그냥 TV 프로그램의 사람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다면 그 나레이션을 읽는 느낌이랄까. 원래 방송작가 출신이라 그런 지 글 쓰는 것이 읽어 내려가는 데 부담스럽게 쓰지는 않으나, 대단히 임팩트가 있거나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좀 실망스러웠다.

 

내용이 술술 넘어간 것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주인공 김지영이 살았던 시대보다 조금 앞서 살았던 사람부터 김지영 세대까지의 우리나라 여자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들. 이제 여자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라고 해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 기대도 없고 결혼과 출산과 육아에 따르는 부담을 같이 안기도 싫고... 여성들의 자아는 커지고 있으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디에나 만연한 폭력적 상황 (말이든 신체접촉이든)에 노출되어 겁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

 

학교에서 회사에서 당했던 '여자'였기 때문에 일들이 내 머릿속에서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분개하면서도 거기에 대해 뭐라 딱 부러지게 말도 못하고 끼리끼리 모여 욕이나 하며 속을 풀던 우리들. 지금 같았으면 정말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들도 그저그렇게 눈감고 지나가야 했던 나와 내 주변의 많은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소화가 안되는 기분이 되었었다. 이제는 아니겠지.. 라고 하지만,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상승되고 어디를 가든 잘 해내는 여성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은 불평등하고 출산은 부담스러워하며 육아는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언제쯤이면 이런 것들의 평등이 이루어지 것인지 생각하면 갑갑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대단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으나 읽어볼만은 하다 라고 얘기해보련다. 이런 책들이 나오면, 너무나 일상적이라 그냥 잊고 지내던 것들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그래서 다시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읽는 사람이 나같이 여자인 경우, 특히나 저런 시대를 겪었던 여자인 경우는, 상당히 소화가 안될 정도의 갑갑함을 안고 읽게는 되지만.

 

이제 일을 좀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벌인 일들이 많아 주말마다... 내가 생각해도 고생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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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02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2년생 김지영》의 반 정도 읽었는데요, 여자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만한 남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을 남자들도 읽어보면 좋을텐데, 반은 이해를 못하거나 나머지 반은 페미나치가 좋아할만한 책이라고 비난했을 것입니다.

비연 2017-09-02 20:05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남자들 중에는 이 책을 읽고, 다 이해하지만 (과연?) 남자들도 힘들어... 라는 반응들이 있었어요.
그게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사는 건 다 힘들죠...)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겪어야 하는 내용들을 담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아쉬운 부분이에요. 이 책의 결말에서 그거 여실히 보여주죠. 그래서 책을 덮을 때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