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분 / 코미디,드라마,로맨스,SF / 미국
감 독 미셸 곤드리
출 연 짐 캐리(조엘 바리시), 케이트 윈슬렛(클레멘타인 크루진스키), 키어스틴 던스트(매리), 톰 윌킨슨(닥터 하워드), 일라이자 우드(패트릭)
* 시나리오가 마음에 참 들었는데, 역시나 '존 말코비치되기'의 같은 작가였습니다.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5쪽
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것조차 모르는 게 보통이다. 어느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리 속에 새겨 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 내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11-12쪽
복원 일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돌이키는 세계에서 유일한 직업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작업...-21쪽
내가 복원한 작품이 천 년 후에 또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의해 복원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천 년 후의 사람들에게, 나는 배턴을 건네 줄 임무를 맡고 있다. 내 이름은 후세에 남지 않지만, 내가 품었던 뜻은 확실히 남겨질 것이다. 내가 되살려 낸 명화의 생명이 또 다시 후대 사람의 손에 의해 더 먼 미래로 이어져 가는 것을 꿈꾸어 본다. 그것이 지금 내 삶의 의미이다. 나는 화가가 살았던 먼 과거를 현대로 끌어와서, 다시 미래로 보내는 시간의 우체부인 셈이다.-22쪽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니까." 선생의 눈동자를 가만히 엿보았다. "그렇지만 그 미래에는 희망이 별로 없어요." 선생은 미소를 거두었다. "내게는 고통스런 미래지요." "... 희마잉 적건, 고통스럽건, 가능성이 제로가 아닌 한 포기해선 안돼." 그렇게 말하고 내 어깨를 탁탁 쳤다."자아, 이 거리를 잘봐. 이곳은 과거로 역행하는 거리야. 누구든 과거를 살아가고 있어. 근대적이 고층 빌딩은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잔니. 일본의 교토만 해도 새로운 빌딩이 있잔니. 파리도 그래. 그렇지만 이곳은 중세 시대부터 시간이 멈춰 버린 거리야. 역사를 지키기 위해 미래를 희생하 ㄴ거리."-50쪽
메미는 물결 치는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녀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의 충격을 상상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83쪽
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90쪽
나는 과거를 쫓아가도 좋은 건지, 또한 미래를 믿어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약속. 그 주술적인 올가미에 묶여 있는 나 자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과거에 발이 묶인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도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100쪽
사람은 모두 미래를 향해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140쪽
"그렇지만 난 예술가가 아닌걸요. 기술자지요. 예술가가 만든 것을 고치는 복원사잖아요." "그렇지 않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선택한 일은 예술을 단순히 소생시키는 마법의 지파잉 같은 일이 아닐거야. 시간을 만들어 내는 예술이라 생각해. 복원사는 멋진 예술가야. 그것도 시간을 소재로 하는."-176쪽
"얼마나 기다렸니?" 하고 남자가 물었다. 몇 시간 기다렸느냐는 의미이겠지만, 나는 10년,하고 대답했다. 두 사라므이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232쪽
두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끌어안고 있는 것일까. 내가 안고 있는 것은 8년전의 아오이였다. 아오이도 필시 8년전의 나를 아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과거와 잔 것이다. 1초라도 빨리, 현재를 과거로 물들이고 싶었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거대한 계곡을 메우고 싶었다. 임시로라도 다리 하나 놓고 싶었다. 그러나 계곡은 생각보다 깊고 험했다. 과거는 고통이나 증오심조차도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그래서 나는 아오리를 안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나의 눈물은 아오이의 어깨를 적셨다. 그러나 그녀도 울었는지도 모른다.-245쪽
왜..., 뭔가가 머리 속을 가로질렀다. 그렇다, 왜, 왜 아오이는 이 곳으로 왔을까.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이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런 바람이 광장을 불어 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돌 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254쪽
아가타 쥰세이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 눈동자도, 그 목소리도, 불현듯 고독의 그림자가 어리는 그 웃음진 얼굴도. 만약 어딘가에서 쥰세이가 죽는다면, 나는 아마 알 수 있으리라. 아무리 먼 곳이라도.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어도...-5쪽
해질녘이면 나는 목욕하기를 좋아한다. 공기에 아직 따스함이 남아 있는 시간.-14쪽
지나와 파올라가 사들이는 앙티크는 정말 멋지다. 하나하나가 그 안에 담겨있을 사연을 환기시킨다. 늙은 자매는, 액세서리는 사랑받은 여자의 인생을 상징한다고 했다.-21쪽
"책은 좋아하면서, 정작 사지는 않는단 말이야, 아오이는."마빈은 종종 이상스럽게 여긴다. "읽고 싶을 뿐이지, 갖고 싶은건 아니거든요."-49쪽
소유는 가장 악질적인 속박인걸요.-50쪽
한 시간쯤 지나자 비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고, 부슬부슬 빗방울이 떨어졌다. 흙 냄새가 물씬 났다. 책을 덮고, 나는 잠시 그 자리에서 비를 바라보았다. 뽀얀 연둣빛 목련 잎을 한잎 한잎 적시는 비. 집으로 돌아와 따스한 목욕물에 몸을 담갔다. 사락사락 공기를 휘감고, 물통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57쪽
"예쁘네." 안젤라는 말하고, "누구의 눈길도 끌지 않는데." 라고 신비로운 조용함으로 덧붙였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는 비가 잎을 흔들고, 공기를 흔들고, 7월의 거리를 적시고 있다. 사륵사륵 희미한 빗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고, 시간도, 장소도, 모든 것이 형태를 빼앗기고 만다.-69쪽
여름은, 모든 거리거리 위에 평등하게 군림하고 있다. 유리창 밖도로에도, 뒷문 앞 쓰리게장과 도둑 고양이 위에도, 일을 끝내고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딘 순간의, 밤공기의 달콤하고 눅눅한 냄새와 벌레 소리 속에도.-76쪽
오후, 안개비가 내렸다. 소리도 없이 공기에 휘감기는 보슬비.-160쪽
상처를 입으면 공격적이 되는 것은 남자들의 본성일까.-199쪽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페데리카는 내 얼굴도 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거의 혼자 중얼거리듯.-210쪽
누군가의 가슴속.비 냄새 나는 싸늘한 공기를 들이키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누구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 가슴속에는 누가 있는 것일까. 누가, 있는 것일까.-211쪽
고독할때, 친절과 우정은 고독을 더욱 조장한다. 겨울은 기억을 소생시키는 계절이다.-213쪽
어찌보면 금성무를 닮은것 같다.
나는 이 모습이 가장 좋다. 저 장난기 있으면서 촉촉한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