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네로 꼬를레오네 이야기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신연희 옮김 / 두레 / 1997년 11월
절판


11월 17일 금요일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이 이야기의 무대는 이탈리아이다. 보통 재수가 없는 날은 '13일의 금요일'로 되어있다. 그날은 돈이 든 지갑을 잃는다든가 키스를 하려다가 거절당한다든가 아무튼 안좋은 날로 되어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 17일의 금요일이다. 더구나 11월은 불길한 달로 되어 있어, 11월 17일이 금요일이고 마침 날씨가 궂어 천둥 번개라도 치는 날이면 그야말로 최악의 날이다.
공교롭게도 그 11월 17일의 금요일 마돈니나가 새끼를 낳았다. 모두 네마리인데 그중 한마리는 온몸이 검정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온몸은 아니고 오른쪽 앞발만 하얀 숫놈이다. 검은 숫고양이가 11월 17일 금요일, 뇌성벽력치는 정오 정각에 태어난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름은 네로라고 붙여졌다. 네로는 검다는 뜻, 즉 검둥이가 된다.

=>왜? 검은고양이 네로일까? 궁금했는데 네로가 검은이라는 뜻이있었네요^^-.쪽

사흘째 되는 날, 네로는 살금살금 개에게 다가갔다. 늙은 개에게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꾸벅꾸벅 졸고만 있었다. 개는 네로가 코앞에 와서야 깜짝 놀라 깼다. 그때는 벌써 네로의 조그만 새하얀 앞발이 개의 왼쪽 눈위를 덮고 있었다.
"나다"하고 네로는 말했다.
"너 바보처럼 짖지마. 애꾸눈이면 이렇게 보이는 거다. 어때? 좀 생각해 봐야지."
"그게 무슨 뜻이지?" 늙은 개는 구시렁거리면서 보이는 한쪽 눈을 껌벅이며 그 새카만 고양이 새끼를 노려봤는데 그 모양이 매우 불안했다. 고양이한테 그런 취급을 당해본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건 말이다." 네로는 부드럽게 말했다. " 외눈 가지고는 두 눈처럼 잘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네가 다시 한번 이빨을 드러내고 짖든가 내가 낮잠을 자는 것을 깨우든가 하면 이렇게 해준다는 말이다." 네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하얀 앞발로 늙은 개의 가렸던 쪽 눈두덩이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었다. 개는 비명을 지르면서 펄쩍 뛰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말한 것처럼 눈깔 하나가 없어진단 말이야. 얘기를 알아들어서 다행이다. 그럼…"-.쪽

고향.
고향이란 말이 슬픔의 저 밑바닥에 있던 네로의 귓가를 스쳤다. 네로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고향, 이탈리아의 시골마을, 어머니 마돈니나, 늙은 개와 당나귀, 그리고 닭들. 올리브 나무의 은빛 잎사귀들이 바람에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드럽고 푹신한 건초더미와 그 마른 풀의 향기.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건초더미 속에 들어가 그향기를 맡을 때 느꼈던 행복.
싱그러운 풀들과 그 푸른 풀밭에 피어나던 온갖 아름다운 들꽃들, 그리고 향기. 풀밭에 떠 있던 하얀 뭉게구름들.
그리고 한여름 비가 지나간 후 넓은 풀밭 너머로 잡힐듯이 떠 있던 아름답던 무지개. 아, 그래, 그 아름답던 저녁 노을도 있었지. 맑고 깨끗했던 고향 하늘의 타는 저녁 노을. 도시의 탁한 노을이 아니라 맑고 밝은 선홍색 노을이었다.네로는 고향의 밤 하늘도 떠올려 보았다. 은빛 대기 속에 조용히 내려 앉던 그윽한 밤하늘, 그리고 대지의 고요 속에 들려오던 세상의 온갖 미세한 소리들. 풀벌레소리, 밤새들의 퍼덕이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나뭇잎 소리….
네로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고향 땅의 흙이 그리웠다. 쓰레기로 더럽혀진 흙이 아니라 깨끗하고 건강한 흙, 그 흙 향기를 다시 맡으며 그 흙 속에 누워보고 싶었다.
네로는 이곳에 온 뒤 이졸데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고, 음식을 가지고 다투지 않아도 되었으며 맛있는 음식을 얼마든지 먹을수 있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참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네로는 고향에 두고온 것들이, 그동안 잃어버렸거나 잊었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그것들에야 말로 참된 기쁨과 만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로는 역시 이탈리아의, 시골의 고양이였던 것이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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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희 2007-07-26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노래가 자세하니까 좋았구요. 너무 감동정이 였어요. 그리구 정말 재미가 있었 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