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이 들려주는 DNA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09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이흥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3월
구판절판


DNA는 사슬 분자라고 할 수 있지요. 조그만 분자들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이루어진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여러분 녹말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지요? 녹말은 포도당이라는 작은 분자가 사슬처럼 연결되어 이루어진 사슬 분자입니다.

단백질 또한 아미노산이 이어져서 된 사슬 분자이고요. DNA도 녹말이나 단백질처럼 커다란 사슬 분자랍니다.

DNA는 반듯한 사다리 모양을 하고 있지 않고 다음 그림처럼 꼬인 모양을 하고 있지요. 이런 모양을 좀 어려운 말로 '이중나선구조'라 하지요. '두 겹으로 꼬여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는 뜻이지요. 바로 이것이 내가 동료 학자 크릭과 함께 발견한 DNA 구조랍니다.-.쪽

게놈(Genome)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은 게놈이란 말을 들어 보았는지요. 좀 어려운 말이긴 하지만 잘 이해해 두길 바라요. 미래는 유전 공학의 시대라고 하니까 게놈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될 것입니다. 우리 말로는 유전체라고 번역되기도 하지요. 세포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짝을 이뤄 들어 있다고 했지요? 그리고 각 쌍의 염색체에는 같은 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고 했지요? 결국 사람의 세포에는 2세트의 염색체가 있으니 모든 유전자는 2세트가 있는 것이지요.
이중에서 한 세트의 염색체가 갖는 DNA를 모두 합한 것을 게놈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세포는 2개의 게놈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아참, 정자에는 보통 세포의 DNA의 절반이 들어 있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정자에는 한 개의 게놈이 있는 거네요? 맞습니다. 정자나 난자에는 한 개의 게놈이 있고 수정란에는 2개의 게놈이 있습니다. 알아 둡시다.

보통의 세포에는 2개의 게놈이, 정자와 난자에는 한 개의 게놈이 들어 있다. -.쪽

사람의 유전자는 다른 생물과 비교하여 얼마나 많을까?
사람의 유전자는 다른 생물보다 월등히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복어의 일종인 자주복의 유전자 수는 약 3만 2,000~4만 개 정도로 사람과 비슷합니다. 예쁜 꼬마 선충이라는 벌레는 땅속에 사는데, 세포 수가 1000여 개 정도로 1mm도 되지 않는 작은 벌레랍니다. 유전 연구에 널리 이용되는 아주 유명한 벌레이지요. 이 벌레의 유전자 수는 2만 개나 됩니다. 꼬마 선충의 크기를 생각할 때 아주 놀라운 유전자 수이지요. 유전 연구에 널리 이용되는 또 다른 동물인 초파리의 유전자는 1만 4000개이고, 효모는 6000개입니다. 사람의 복잡성과 우수성, 행동을 생각할 때 유전자 수가 하등한 생물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지요?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은 유전자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고요. 유전자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조절하는 장치가 우수하기도 하고, 뇌와 같은 우수한 기관을 만들 수 있으므로 더 우수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손을 교육할 능력이 있어서 유전자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요. 어쨌거나 사람의 유전자 수는 다른 생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답니다.-.쪽

정자나 난자 안에 들어 있는 염색체의 일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정자나 난자가 수정하여 생겨나는 아기는 분명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태어나기 전에 죽을 수도 있습니다. 염색체가 잘려 나가는 돌연변이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병이 태어난 아기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병입니다. 그리고 지능이 아주 낮고요. '고양이 울음소리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요. 생각해 보세요. 그 아이를 낳은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이 병은 5번 염색체의 일부가 잘려 나가서 생기는 병입니다. 5번 염색체란 23쌍의 염색체 중에서 다섯 번째로 큰 염색체입니다. 염색체는 크기에 따라 번호가 붙여져 있거든요. 그렇다면 1번 염색체가 가장 크겠지요? 아무튼 정자나 난자가 일부가 잘려나간 5번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면 아기가 고양이 울음소리 증후군을 나타냅니다.
염색체가 잘려 나가는 돌연변이가 있는 반면 염색체 수가 더 많거나 적은 돌연변이도 있지요. 이 경우도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기거나 어릴 때 죽게 됩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인 경우입니다. 지능이 아주 낮고 수명이 짧은 돌연변이지요. 여러분 혹시 <제8요일>이라는 비디오를 보았는지 모르겠어요. 정상인과 다운증후군인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다운증후군인 사람의 순수한 마음이 무척 기억에 남아요.
혹, '염색체가 많으면 더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염색체가 많으면 정보의 혼란이 온답니다. 그래서 비정상적인 사람이 나오는 것이지요.-.쪽

DNA는 자르고 붙일 수 있다
여러분이 종이를 자르고 붙일 때 무엇이 필요하지요? 가위와 풀이 필요하지요? DNA를 자르고 붙일 때에도 가위와 풀이 필요하답니다. 물론 우리가 종이를 자르는 데 이용하는 가위와 풀은 아니지만요. 사람이 DNA를 자르고 붙일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DNA를 자르는 가위와 풀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그 가위와 풀이 어떻게 생겼나고요? 세포 안에 있는 효소 중의 하나랍니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소화 효소가 나와 큰 영양소를 작게 자르는 것을 알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DNA를 자르는 효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효소는 원래 세균이 가지고 있던 효소이지요. 세균이 자기에게 침입하는 바이러스의 DNA를 잘라 자신을 방어하는 데 이용하는 효소이지요. 참, 세균보다 더 작은 것이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그럼 박테리아는 무엇인가요? 세균을 영어로 박테리아라고 하지요. 사람이 세균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DNA를 자르는 데 이용하지요. 이 효소를 제한효소라고 한답니다. DNA를 붙이는 풀은 어디서 구할까요? DNA를 붙이는 풀은 보통 세포에도 많이 있답니다. 이 풀은 DNA 연결효소라고 하지요.

한 생물의 DNA의 일부를 잘라 다른 생물의 DNA에 연결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DNA를 받은 생물에게서 DNA를 준 생물의 특징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기술을 DNA 재조합, 또는 유전자 조작이라고 하지요. 사람이 DNA를 재조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신과 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어떤 사람은 DNA 재도합 기술 발견은 '불의 발견'과 맞먹는다고 했습니다-.쪽

이제 인간은 생명의 비밀을 조금 알아차렸습니다. 1953년 DNA의 이중 나선 구조가 발견되고 난 뒤부터 '신의 것'이라고 여겨졌던 생명의 비밀에 한층 접근했지요. 하지만 DNA가 어떤 방법으로 일하는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아직 먼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DNA를 자르고 붙여서 새로운 생명 현상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능력은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걱정을 낳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술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선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어깨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이 DNA 조작 기술뿐 아니라 과학이 가진 능력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잘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습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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