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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가 읽은 연애소설 - 쉽게 풀어쓴 우리 고전 열한 편
조성진 지음, 이호 그림 / 앨피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에 관한 고전 11편을 엮은 책이랍니다.
옛날의 사랑하면 왠지 지고지순한 사랑이 떠오르는데, 고전속의 사랑은 순애보적이긴 보다는 시대적인 한계, 신분의 차이, 사대부주의에 빠진 남성들의 나약함에 대해서 비꼬기도 하고 지배계층의 행포로 힘없는 자의 울분을 토해내기도 하여서인지 때론 우습지만 때론 한심한 생각도 들게 하더군요.
약간 과장되어 보이는 책속의 삽화도 그런 느낌을 더 해주는것 같습니다.
읽기 쉽게 한문을 현대어로 풀어서 설명해서 읽는데 어려움없이 잘 읽었어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우리 고전도 재미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고전을 소개한것 외에도 지은이의 약력, 시대적배경과 해석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고전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어요.
몸을 낮춰 사랑을 구하다 - '눈을 쓸다(掃雪)' 



눈을 쓸다.. 무척 아름다운 제목이다..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문득 내리는 눈에 사랑을 깨닫고 신분의 천함이 없이 만난 도령과 기생. 그리고 기생으로 인해 과거 급제, 용서를 구하고 기생에서 첩으로 신분 상승합니다.남녀사이에 사랑의 의리는 남자에게 애시당초 해당되지 않던 때에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지킬수 있었던 두사람의 열정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담은 뛰어넘었으나 신분에 발이 걸려 - '심생전(沈生傳)' 



앞편은 신분을 넘은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이번편은 신분을 넘지 못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고 열정을 지닌 사랑이지만 아녀자의 사랑에 비해 왠지 가볍게 느껴지는것은 사랑에 책임지기에 용기 없는 사대부 집안의 남자의 철없는 청춘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어쩌랴, 사랑이 마음대로 날아드는 것을 - '주생전(周生傳)' 



삼각관계를 그린 고전인데, 역시나 여자의 지조는 중요하지만 남자의 지조는 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남정네의 유유부단함이 느껴져 좀 짜증났어요.
하룻밤만 자고 오너라 - '김영감(金令監)' 




어느날 보쌈당한 선비집안의 아들. 그는 조강지처가 있지만, 찌저지게 가난하고 궁상한 부인보다 김영감님의 딸에게 마음을 빼앗긴것을 보면서 왠지 씁쓸하네요. 양반의 체면만 중시하는것도 우습지만, 물질에 변해가는 모습 또한 달갑지 않아서인가 봅니다.
사랑, 그 쓸쓸한 꿈 - '조신몽(調信夢)' 



꿈속에서의 사랑. 예전에 안성기와 황신혜 주연의 '꿈'이 생각나는 고전입니다. 인간사의 사랑. 삶이 한바탕 꿈인것 같습니다.
그대는 가도 나는 보내지 않았으니 -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浦記)' 



유명한 고전이지요. 귀신과의 사랑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허무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뛰어난 재주를 가졌음에도 세상과 화합하지 못한 주인공은 그래서 이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나 봅니다.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라 - '도미(都彌)'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 고전이예요. 제가 읽었던것은 그래도 해피엔딩이었는데, 이 고전은 권력에 대항한 사랑의 초라한 결말에 마음이 아프더군요.
죽어서야 이룬 사랑 - '우렁각시' 



우렁각시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는 고전이죠. 엔딩은 각 지방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예전에 읽었던 '도미' 역시 그런 고전 중에 하나였나봐요. 이번편 역시 해피엔딩이기보다는 권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산산이 나뉜 거울을 다시 맞추다 - '최척전(崔陟傳)' 



전쟁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가족애를 그린 고전인데, 우리나라의 슬픈 현실을 알수가 있었어요. 지나친 우연과 주인공의 운이 현실감을 떨어뜨리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 좋더군요.^^
이년을 가만두었다가는... - '변강쇠가(歌)'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고전으로 읽으니 외설적이기보다는 무척 희극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유교적인 관념에서 적나라한 성에 과한 이야기를 그렸지만 그 속에 성에 관해 남성은 괜찮지만 여성은 안된다는 정절개념을 보면서 옹녀는 시대적인 희생양일수밖에 없는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너 같은 절개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오 - '춘향전(春香傳)' 



춘향전만큼 유명한 고전도, 판소리도 없는것 같아요. 대표적인 열녀로 인식된 춘향전을 통해 이 책은 춘향이를 연려의 표본으로 보기보다는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신데렐라형 인간으로 해석하는 점이 시대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생긴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